“원유 차단, 대북 협상 가장 효과적” 틸러슨, 中에 재차 원유 제한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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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한 효과적인 수단이 원유 차단이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제한을 중국에 다시 촉구했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호 도발 이후 중국에 북한에 대한 원유 전면 차단이 아닌 일부 공급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이 이틀 연속 중국의 대북 원유 차단을 거론한 것이다.


●이틀 연속 북한 원유 공급 차단 대중 압박

틸러슨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과 회의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이 원유와 관련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이 북한 원유 공급을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원유 제재를 거론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75호 초안에 원유 제한을 포함시켰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석유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선에서 타협안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부터 미국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가 목소리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를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북한 원유 전면 차단 아닌 일부 제한 요구”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한 원유 차단과 관련해 “우리는 전면 차단이 아니라 원유에 대한 제한을 더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원유 차단은 지난번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낸 효과적이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금수가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고 북한 주민의 삶을 파괴하는 인도주의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단계적 제한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이에 대해 “평양 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정도로 합의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독자 제재 카드와 동맹국과 북한의 불법적인 해상 수출입 물품을 검색하는 ‘해상 차단’ 추진으로 중국을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유엔 추가 대북 제재’와 ‘미국 독자 제재’의 선택지를 중국에 던져놓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북 외교에 효과가 없었다고 말하지 않겠다. 미국은 끊임없이 유엔을 통해 대북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미 외교관들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군사옵션이 있기 때문”이라며 군사적 옵션으로 외교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또 불거진 ‘렉시트(Rexit)’ 변수

틸러슨 장관은 4~8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를 순방하고 세계 정세북한 시리아 이란 국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 등에 참석해 세계 정세를 논의하고, 프랑스에선 북한 시리아 이란 등 양국 현안도 의논할 계획이다.

흔들리는 틸러슨 장관의 입지가 변수다. 미국 언론이 틸러슨 장관의 ‘연말 경질설’을 제기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점치고 있다. 이에 따른 외교안보 수장의 연쇄이동과 업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신임을 잃으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틸러슨 장관은 성공적인 트럼프 행정부 첫 해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경질설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틸러슨 장관 경질설의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여기 있다. 렉스는 여기 있다”고 짧게 답했다.
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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