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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유족 일부가 정부가 일본 전범기업 대신 변제하기로 한 배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달 6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제3자 변제’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지급해야 할 배상금을 피해자 측에 지급하겠다는 해법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이다.12일 외교부와 피해자들에 따르면 재단은 이달 유족 2명에게 처음으로 배상금을 지급했다. 피해자 한 명당 지급된 액수는 2018년 대법원이 판결한 배상금과 5년간 지연된 이자를 합쳐 2억 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서류 등을 갖춰 정부 변제금을 신청한 피해자 측은 ‘판결과 관련한 금전을 한국 정부로부터 대신 지급받는다’는 취지의 수령 신청서도 제출했다.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는 15명이고 이 중 3명이 생존해 있다.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유족들이 배상금 수령권을 갖는다.정부는 해법 발표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 가족들을 잇달아 면담해 대법원 판결 관련 해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 해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수령 의사를 전달한 가족도 있었고 일부는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와 피고 기업의 직접 배상이 필요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일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를 만나려고 했으나 면담을 하루 앞두고 이 할아버지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이번에 일부 유족들이 정부 변제금을 받으면서 정부 해법에 긍정적이었던 피해자 측의 배상금 수령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단 등에 따르면 변제금은 정부 해법 발표 후 포스코가 재단에 기탁한 40억 원을 바탕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산 155mm 포탄 50만 발을 대여 형식으로 제공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지난달 한국 정부·방위산업 업체와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0만 발은 지난해 말 정부가 미국에 판매한 155mm 포탄 10만 발보다 5배 많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약 100만 발의 절반에 달하는 양이다. 소모성 무기인 포탄을 타국에 판매가 아닌 대여 형태로 제공하는 건 이례적이다. 1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지난해 한국 정부로부터 155mm 포탄 10만 발을 구매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10만 발 이상을 추가로 판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미국에 50만 발을 제공하되 대여해 주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소식통은 “한미 정부 관계자들이 지원 방식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정부 원칙을 지키면서 혈맹인 미국의 요구에 성의 있게 응할 방법을 찾은 끝에 포탄 제공 물량을 대폭 늘리는 대신 대여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50만 발을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일단 미군 비축분으로 채워 넣은 뒤 미군의 기존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한국에서 구매한 10만 발을 활용한 방식과 같다. 정부는 포탄을 대여하면 포탄 소유권이 한국 정부에 있고 나중에 돌려받아야 해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우려가 낮다고 본다. 그럼에도 사실상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간접적으로 무기 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韓 ‘살상무기 직접 제공 없다’ 원칙 유지… 美에 포탄 대여로 절충 포탄 판매 아닌 대여, 이례적 방식양은 작년 美구매의 5배로 늘려尹 방미 앞두고 명분-실리 챙기기러 감안해 외교적 리스크도 줄여 정부와 방산업체가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에 155mm 포탄 50만 발을 판매가 아닌 대여 형식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거듭된 지원 요청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을 고려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명분과 실리를 최대한 챙기기 위한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진위 논란이 있지만 미 뉴욕타임스는 감청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대통령외교비서관 간 대화에서 ‘미국의 포탄 제공 요청에 응하면 미국이 최종 사용자가 되지 않아 살상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어길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50만 발은 지난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포탄 약 100만 발의 절반에 달할 만큼 많은 양이다.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을 취해 한국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되지 않더라도 러시아가 반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尹 방미 앞두고 美에 이례적 포탄 대여지난해 정부는 미국에 155mm 포탄 10만 발을 수출할 당시 ‘최종 사용자를 미국으로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그럼에도 일단 판매한 뒤엔 미국이 포탄을 운용하는 만큼 한국산 포탄이 우크라이나로 들어가 살상용으로 사용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계속 나왔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무기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정부 소식통은 “올해 초부터 우크라이나 내 포탄 재고가 매우 부족해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을 비롯한 3억5000만 달러(약 4630억 원) 규모의 무기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며 동맹국의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역시 향후 12개월간 155mm 포탄 100만 발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월경 한국 정부에도 포탄 지원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미국 측에서 무기 지원에 무조건 나서 달란 식으로 요청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전쟁이 오래 걸릴 거고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우려한다는 식으로 우리의 참여를 독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미 관계를 고려해 우리 입장만 고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감청 의혹이 제기된 김 전 실장과 이 전 비서관 간 대화가 나온 맥락으로 보인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던 정부는 고심 끝에 대여 방식으로 지난해 말 판매한 포탄의 5배를 제공하기로 지난달 미 정부와 합의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하기로 예정돼 있는 상황도 포탄 제공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 “미-러 사이 외교 리스크 최소화 방안”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러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어 러시아가 반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대여라는 방식이 대러 관계 관리 차원에서도 합리적인 방식이란 분석도 있다. 판매가 아닌 빌려주는 형식을 취해 최악의 경우 러시아가 크게 반발해 러시아 내 우리 교민이나 기업인 등에게 보복 조치를 하는 상황 등이 발생해도 미국에 요청해 포탄을 돌려받는 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정부가 외교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소모성 무기인 포탄 제공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여 형식을 적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대여를 통한 간접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은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한국이 국제사회의 책임감 있는 일원으로 전쟁을 방관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1일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통일부 장관 성명이 나온 건 2013년 7월 류길재 전 장관 명의의 성명 이후 10년 만이다. 대북 정책을 이끄는 통일부 장관이 유화적인 대화 제의가 아닌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최근 북한의 도발이 잇따른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강경한 대북 압박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남북 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러한 위법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국제사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북한에 취할 법적 조치와 관련해선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권 장관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실질적으로 가능할 텐데 현장 측정을 직접 할 방법이 없어서 손해배상액 산정이 쉽지 않다”면서도 “불가능하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남북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 우리 측 연락에 응하지 않는 북한을 향해선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이는 결국 북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까지 닷새째 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 간 정기 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본이 11일 공개한 2023년판 ‘외교청서’(한국의 외교백서)에서 지난달 한국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에 대해 기술하면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언급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 표명을 싣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당시 기시다 총리의 언급을 두고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담긴 일본의 ‘반성과 사죄’를 계승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일본이 이를 자국 문서에 담지 않으면서 과거사 반성에 소극적인 일본의 모습이 재차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또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며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불법 점거’ 표현은 2018년 외교청서에 반영된 뒤 6년째 유지됐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구마가이 나오키(熊谷直樹) 주한 일본대사관 대사대리(총괄공사)도 초치해 부당한 영유권 주장에 항의했다.● 과거사 반성에 소극적인 日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격)에서 ‘2023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일본은 매년 4월에 최근 국제 정세와 자국 외교 활동을 기록한 외교청서를 발표한다. 2022년 외교 활동이 기준이지만 지난달 6일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와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등 올해 벌어진 중요한 외교 활동도 일부 포함했다. 일본은 이번 청서에서 한국의 징용 해법에 관해 하야시 외상이 “2018년 대법원 판결에 의해 매우 엄중한 상태에 있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한일 교류가 확대돼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담았다. 하지만 과거사 반성에 대한 부분은 누락했다. 당시 하야시 외상은 “일본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확인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 또한 “역사 인식에 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지만 이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일본은 독도에 대해서도 기존의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일본은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 없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한일-한미일 협력 중요성은 강조일본은 이번 외교청서에서 한국을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있어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청서에서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만 언급한 것에 비해 한국의 중요성을 더 강조한 것이다. 특히 북한 대응 등을 염두에 두고 “안전보장 측면을 포함해 한일, 한미일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논할 필요도 없다”고 담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도 영유권 등 터무니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 등 전향적인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그 자체로 평가할 부분들이 분명 있다”며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기대했다. 일각에선 일본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 부분을 고의로 누락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전문가는 “청서 초안을 외무성 초임자들이 작성하는 만큼 3월 중순에 실시된 한일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담아내려는 고차원적이고 정무적인 고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통령실은 10일 미국 정보기관이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한미) 양국의 상황 파악이 끝나면 필요할 경우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감청) 자료 일부가 수정되거나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2주 앞두고 불거진 돌발 악재가 한미 동맹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도 내부 보안 점검을 강화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미국의 감청 의혹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 확인과 합당한 조치 요청 등) 이런 과정은 한미 동맹 간 형성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 미국 국방부도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사항으로 사실관계 파악이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도둑이 있었는지, 도둑이 왔다 간 게 사실이라면 뭘 빼갔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둑이 들어왔다’고 먼저 말할 수 없다”며 “전 세계 국가가 모두 첩보 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도둑을 맞았다고 말할 이유가 국익 차원에서도 없다”고 했다. 국가안보실과 대통령 경호처 차원의 자체적인 보안 강화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평상시에도 대통령비서실은 보안 문제에 극히 조심을 하고 있다”며 “이런 논란이 불거지면 더욱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15일 미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의 이달 말 국빈 방미 일정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선다. 김 차장의 방미 때 한미가 감청 의혹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 등 실무진도 10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9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유출 문건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보안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진으로 촬영돼 (유포된) 문건의 유효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특정세력 개입 가능성” 보안 점검“정보활동 문제 삼기 어려운 측면도”野 “대통령실 졸속 이전에 보안 참사”대통령실 “용산이 靑보다 보안 탄탄” “문건이 생성되는 과정이 외신이 보도한 대로인지, 문건이 유출되는 과정이 어떻게 된 건지 아직 투명하게 밝혀진 게 없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최근 미국 언론에 제기된 미 정보당국의 한국 등 동맹국 감청 의혹에 대해 “한미가 동맹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시점에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대화를 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그러면서도 무선 통신 감청에 대한 보안과 경계 수위를 바짝 높이는 분위기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방미를 하루 앞둔 이날 방미 의제를 점검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가안보실의 회의 및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차례로 길어지며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도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의 보안 강화도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통령실 “NSC 상황서 대화 유출된 건 아냐” 대통령실은 이날 미 언론에서 보도된 의혹이 ‘확정된 사실’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양국의 상황 파악이 끝나면 필요할 경우 미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관계 확인 여부에 따라 미측에 우려와 항의를 전달하는 등의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둔 것. 다만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황에서 대화 내용이 유출된 것은 아니라고 잠정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로 발생한 공기의 진동이 창문이나 벽에 전달돼 나타나는 진동을 포착하는 방식의 감청으로 대화 내용이 유출됐을 개연성도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료 유출에) 특정 세력의 의도가 개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유출 사건 배후로 러시아 정부나 친러시아 조직이 지목되는 가운데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의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 대통령실은 2013년 전직 미 정보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당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참고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주미 한국대사관 감청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미측은 정보활동에 대한 재검토 방침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 이후에도 추가 폭로가 나오자 당시 외교부는 “미 정부에 이 문건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납득할 만한 설명과 조치를 신속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사실로 밝혀지면 미측의 해명과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활동이 세계 각국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다뤄져 온 만큼 이번 사안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심 ‘리스크’로 부각되지 않도록 고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부 소식통은 “정보 활동의 측면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공론화된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적극적으로 문제 삼기 어려운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졸속 이전 보안 참사” vs “용산, 靑보다 안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국의 대통령실이 도청에 뚫린다고 하는 것도 황당무계한 일이지만 동맹국가의 대통령 집무실을 도청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가장 안전한 청와대 벙커를 버리고 졸속적으로 이전한 결과 예견된 보안 참사”라고도 지적했다. 군 장성 출신 김병주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 개최 재고까지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청사 보안 문제는 완벽하게 준비했고, 점검이 이뤄지고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며 “NSC의 보안이나 안전은 청와대보다 용산이 더 탄탄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과장하거나 왜곡해 동맹 관계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면 많은 국민에게 저항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 청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가 있던 곳”이라며 “문재인 정부 때부터 군이 다 통째로 털렸단 말이냐. 민주당 주장은 국익에 대한 자해행위”라고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대통령실은 10일 미국 정보기관이 국가안보실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을 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한미) 양국의 상황 파악이 끝나면 필요할 경우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맑혔다. 다만 “(감청) 자료 일부가 수정되거나 조작될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2주 앞두고 불거진 돌발 악재가 한미 동맹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도 내부 보안 점검을 강화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미국의 감청 의혹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 확인과 합당한 조치 요청 등) 이런 과정은 한미 동맹 간 형성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 미국 국방부도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사항으로 사실 관계 파악이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도둑이 있었는지, 도둑이 왔다간 게 사실이라면 뭘 빼갔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둑이 들어왔다’고 먼저 말할 수 없다”며 “전 세계 국가가 모두 첩보 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도둑을 맞았다고 말할 이유가 국익 차원에서도 없다”고 했다. 국가안보실과 대통령 경호처 차원의 자체적인 보안 강화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평상시에도 대통령비서실은 보안 문제에 극히 조심을 하고 있다”며 “이런 논란이 불거지면 더욱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15일 미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의 이달 말 국빈 방미 일정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선다. 김 차장의 방미 때 한미가 감청 의혹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 등 실무진들도 10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유출 문건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보안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진으로 촬영돼 (유포된) 문건의 유효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 정보기관들이 감청 등을 통해 수집한 기밀 정보가 온라인에 대거 유출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속에 미국 기밀 정보 보안에 구멍이 뚫린 데다 동맹국에 대한 무차별 감청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외교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2013년 전직 미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이후 최대 기밀정보 유출 사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韓 국가안보실 대화 담긴 美 감청 문건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출된 문건에는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에 대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이 상세히 담겼다. 이문희 전 대통령외교비서관은 지난달 1일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한미 정상 통화에 대해 논의하며 “정부가 미국의 포탄 요청에 응한다면 미국이 최종 사용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김 전 실장과 이 전 비서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전격 교체됐다. 문건은 “이 전 비서관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 없이는 정상 간 통화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한국은 살상무기 지원 금지 원칙을 위반할 수 없기 때문에 (무기를 지원할) 유일한 방법은 이 원칙을 바꾸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고 했다. 문건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발표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관련 발표가 겹치는 것에 대해 “여론은 이 두 사안을 거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 전 비서관에게 “미국의 궁극적 목표가 우크라이나에 신속하게 탄약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폴란드에 155mm 포탄 33만 발을 판매할 가능성을 제안하자”고 말했다. 미국의 강력한 요청에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 금지 원칙 변경을 검토했으나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등으로 인한 국내 정치적 부담으로 폴란드를 통한 ‘우회 지원’을 논의했다는 내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9일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자 “한미 정부가 다양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문건에는 이 같은 내용이 미 정보기관의 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통해 확보됐다고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의 내부 논의에 대해 감청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다. ● 이스라엘 총리에 반기 든 모사드 등 유출된 문건에는 이스라엘, 튀르키예(터키), 아랍에미리트(UAE) 등 동맹국들에 대한 외교적 감청 정보들도 대거 포함됐다. CIA가 지난달 1일 감청을 통해 작성한 문건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지도부가 자국 정부를 비난하는 명시적인 행동을 포함해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 개편에 항의할 것을 모사드 관리들과 시민들에게 촉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조치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가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과 무기 지원을 위해 접촉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도 유출됐다. NYT 등에 따르면 유출된 문건은 100여 건으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미군 지도부 보고를 위해 미 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했다. 이들 문건에는 중앙정보국(CIA)과 NSA, 국가정찰국(NRO), 국무부 정보연구국 등 미 정보기관들이 수집한 정보들이 담겼으며 대부분 ‘일급기밀(Top Secret)’ 마크가 찍혀 있었다. 이들 문건은 소셜미디어 ‘디스코드’의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2, 3월 집중적으로 유출됐으며 이달 5일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과 미국 음모론 사이트인 ‘포챈(4chan)’ 등을 통해 확산됐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두 달 가까이 이들 문건의 유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데다 아직 유출된 문건을 모두 삭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9일 동·서해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남북 간 상시채널 ‘불통’이 사흘째 이어졌다. 북한의 계속된 통신 두절이 기술적 결함일 수도 있다고 봤던 군과 정부 당국은 의도적인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 소식통은 “추가 도발 징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각각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7일과 8일에 이어 횟수로 6번째 불통이다. 통일부가 담당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은 주말 통화를 쉬지만 군 통신선은 주말에도 운영해 왔다. 군 소식통은 “핵어뢰의 잇단 폭발시험 공개 등 ‘강 대 강’ 대결을 고수하는 북한이 4월로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함께 한미의 대응 수위와 최적 타이밍을 골라 전술핵으로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6일 오전 개성공단 내 통근버스 운영 등 한국 측 자산을 무단 사용한 데 대해 정부가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통지문을 보내려 했을 때 남북 연락채널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북한이 10일에도 연락사무소나 군 통신선 전화를 계속 받지 않을 경우 의도적 통신선 차단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군과 정부는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 및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 채택 등에 대한 시위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은 8일 ‘해일-2형’ 수중폭파시험을 진행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적의 각종 군사적 행동을 억제하고 위협을 제거하는 전략무기체계”라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부가 1992년 ‘서해사업’이란 이름으로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방일을 비밀리에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악화된 한일 관계 속에서도 정부 차원에선 일본과의 소통 강화에 나선 것. 이후 서해사업은 노태우 대통령과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이듬해 고노 요헤이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최초로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6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36만여 쪽 분량의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1992년 10월 14일 이상옥 외교부 장관은 오재희 주일본 대사에게 노태우 대통령 방일 추진 계획 및 날짜 확정 등 조치를 지시했다. ‘서해사업’이란 제목의 2급 비밀 전보를 통해서였다. ‘서해사업’은 시작 한 달 뒤인 11월 교토(京都)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후 종료됐다. 이후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일본은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이번 외교문서 공개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때 양국 협상 대표가 이 협정으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해결되는 건 아니란 공감대가 있었단 사실도 드러났다. 협정 체결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었던 민충식은 1991년 8월 한 국제포럼에서 “당시 교섭 대표 간에도 청구권협정은 정부 간 해결을 의미하며 개인의 권리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암묵적인 인식의 일치가 있었다”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1992년 ‘서해사업’이란 이름으로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방일을 비밀리에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악화된 한일 관계 속에서도 정부 차원에선 일본과의 소통 강화에 나선 것. 이후 서해사업은 노태우 대통령과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이듬해 고노 요헤이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최초로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6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36만여 쪽 분량의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1992년 10월 14일 이상옥 외교부 장관은 오재희 주일본 대사에게 노태우 대통령 방일 추진 계획 및 날짜 확정 등 조치를 지시했다. ‘서해사업’이란 제목의 2급 비밀 전보를 통해서였다.‘서해사업’은 시작 한 달 뒤인 11월 교토(京都)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후 종료됐다. 교토 회담 후 국내에선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부는 “격식 없이 쉽게 자주 만나는 새로운 정상외교의 관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일본은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1994년에는 일본 고교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이 포함됐다. ‘서해사업’이 한일 관계 진전에 기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번 외교문서 공개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때 양국 협상 대표가 이 협정으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해결되는 건 아니란 공감대가 있었단 사실도 드러났다. 협정 체결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었던 민충식은 1991년 8월 한 국제포럼에서 “당시 교섭 대표 간에도 청구권협정은 정부 간 해결을 의미하며 개인의 권리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암묵적인 인식의 일치가 있었다”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금융감독원이 지방자치단체에 파견된 직원 등에게 국장급·팀장급 등 ‘유사 직위’를 주는 방식으로 정원보다 46명을 초과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감원 정기 기관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금감원 감사는 2017년 이후 5년 만으로, 주로 문재인 정부 당시 금감원 업무 전반이 감사 대상이 됐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방만한 조직과 예산 운영을 지적했다. 하루만 근무해도 월 보수 전액을 지급하거나 명예퇴직자에게 퇴직금을 이중 지급한 사례가 확인된 것. 또 금품 수수나 채용 비리, 공무상 비밀 누설 등으로 유죄를 받고 면직한 직원에게 적게는 290만 원에서 많게는 985만 원까지 지급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개인 면책으로 면직할 경우 해고 예고 수당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금감원 직원이 모 증권사가 2019년 파생결합증권(DLS)을 분할 발행해 공모 규제를 회피한 정황을 알고도 금감원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또 금감원이 금융사 감독·검사 업무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전자감식(디지털포렌식)을 실시하거나 금융사 물품, 자료 등을 봉인한 사실도 이번 감사 결과로 확인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금융감독원 직원이 한 증권사가 2019년 파생결합증권(DLS)을 분할 발행해 공모 규제를 회피한 정황을 알고도 금감원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또 지방자치단체에 파견된 직원 등에게 국장급·팀장급 등 ‘유사 직위’를 주는 방식으로 46명을 정원보다 초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감원 정기 기관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금감원 감사는 2017년 이후 5년 만으로, 주로 문재인 정부 당시 금감원 업무 전반이 감사 대상이 됐다. 앞서 감사원은 2021년 금감원에 모 펀드의 DLS를 분할 발행해 공모 규제를 회피하고 투자자에게 4276억 원의 손실을 끼친 사례를 조사하라고 금감원에 통보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일부 증권사가 DLS를 분할 발행으로 공모 규제를 회피했는지 조사에 나섰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 A 팀장은 한 증권사에 대해 발행일과 만기일이 달라 기준 가격 등이 다르다는 사유로 공모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추가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결론지었다. A 팀장은 이 회사를 제외한 다른 3개 증권사에만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금융위에 안건을 상정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결국 3개사에만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최종 의결했다. 감사원은 “과징금 부과 시효가 지나 관련자 문책을 요구할 수 없게 됐다”며 “향후 발생 가능한 유사 위법 행위의 조사 및 처리에도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A 팀장에 대해선 경징계 이상인 문책에 해당하는 징계 처분을 하라고 통보했다.금감원의 방만한 조직과 예산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하루만 근무해도 월 보수 전액을 지급하거나 명예퇴직자에게 퇴직금을 이중 지급한 사례도 확인된 것. 또 금품 수수나 채용 비리, 공무상 비밀 누설 등으로 유죄를 받고 면직한 직원에게 적게는 290만 원에서 많게는 985만 원까지 지급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개인 면책으로 면직할 경우 해고 예고 수당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금감원은 또 금융사 감독·검사 업무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전자감식(디지털포렌식)을 실시하거나 금융사 물품, 자료 등을 봉인한 사실도 이번 감사 결과 확인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본의 계획은 분명 실패할 것이며 한국인들은 절대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1919년 8월 25일자 ‘뉴욕헤럴드’ 인터뷰 중)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존 모델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황기환 지사(사진)의 행적과 독립운동 활동을 담은 해외 자료들이 3일 공개됐다. 국가보훈처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과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황 지사의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입항 기록을 포함해 현지 언론 보도들을 통해 독립운동 자료 11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1904년 호놀룰루 입항자 명부와 입항자 등록 카드, 제1차 세계대전 미군 참전자 등록 카드와 미군 소집자 명단 등을 통해 황 지사의 출생일(1886년 4월 4일)과 하와이 입항 연도(1904년) 기록도 처음 발굴됐다. 이번 공개 자료에는 황 지사의 주 활동무대였던 미국과 프랑스 언론의 논평과 인터뷰 기사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그동안 황 지사 관련 기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교활동 자료에 수록된 문서들이 주를 이뤘다. 황 지사는 뉴욕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일본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은 일본과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며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완전한 독립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인터뷰는 ‘라 파트리’ ‘라 리브르 파롤’ 등 프랑스 현지 언론을 통해 재인용되면서 한국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1923년 4월 심장병으로 순국한 황 지사에 대해 프랑스 매체 ‘레 카이에 데 드루아 드 롬’은 부고 기사에서 “그는 자신의 작은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에 모든 정력을 쏟아 인간의 자유와 국제적 정의라는 대의에 영웅처럼 봉사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또 “극동의 믿음대로 그의 정신이 계속 살아남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의 애정 어린 존경과 조의를 표한다”고도 썼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번 자료 공개에 대해 “조국을 사랑한 황 지사의 삶은 물론이고 이국땅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황 지사 유해를 순국 100년이 되는 이달 미국 뉴욕에서 국립묘지로 봉환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본의 계획은 분명 실패할 것이며 한국인들은 절대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1919년 8월 25일자 ‘뉴욕 헤럴드’ 인터뷰 중)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존 모델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황기환 지사의 행적과 독립운동 활동을 담은 해외 자료들이 3일 공개됐다.국가보훈처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과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황 지사의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입항기록을 포함해 현지 언론 보도들을 통해 독립운동 자료 11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1904년 호놀룰루 입항자 명부와 입항자 등록 카드, 1차 세계대전 미군 참전자 등록 카드와 미군 소집자 명단 등을 통해 황 지사의 출생일(1886년 4월 4일)과 하와이 입항 연도(1904년) 기록도 처음 발굴됐다. 이번 공개 자료에는 황 지사의 주 활동무대였던 미국과 프랑스 언론들의 논평과 인터뷰 기사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그동안 황 지사 관련 기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교활동 자료에 수록된 문서들이 주를 이뤘다. 황 지사는 뉴욕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일본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은 일본과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며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완전한 독립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인터뷰는 ‘라 파트리’ ‘라 리브르 파롤’ 등 프랑스 현지 언론을 통해 재인용되면서 한국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1923년 4월 심장병으로 순국한 황 지사에 대해 프랑스 매체 ‘레 카이에 데 드루아 드 롬’은 부고 기사에서 “그는 자신의 작은 조국을 해방하기 위한 노력에 그의 모든 정력을 쏟아 인간의 자유와 국제적 정의라는 대의에 영웅처럼 봉사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또 “극동의 믿음대로 그의 정신이 계속 살아남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의 애정 어린 존경과 조의를 표한다”고도 썼다.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번 자료 공개에 대해 “조국을 사랑한 황 지사의 삶은 물론 이국땅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황 지사 유해를 순국 100년이 되는 이달 미국 뉴욕에서 국립묘지로 봉환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전격 공개한 28일, ‘바다 위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68)이 부산 작전기지로 입항했다. 332m 길이의 선체를 부두에 접안한 니미츠함은 F/A-18 전폭기를 비롯해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E-2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대잠전을 수행하는 헬리콥터 대대 등 항공 전력을 가득 채워 위용을 드러냈다. 니미츠함은 승조원 6000명, 함재기 90여 기 등을 운용해 국가 하나의 공군력 수준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니미츠함을 포함한 미 제11항모강습단은 전날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펼쳤다. 미 제11항모강습단은 니미츠함과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함(CG-52),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웨인 E 메이어함(DDG-108) 및 디케이터함(DDG-73)으로 구성됐다. 제11항모강습단장 크리스토퍼 스위니 제독은 이날 니미츠함 갑판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항모강습단 방한은 미국과 한국의 지속적 협력의 대표적 사례이며 한국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지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다양한 무기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도 그에 대응할 다양한 수단이 있다”며 “우리 항모강습단은 어떤 영역에서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정상 우린 (부산) 출항 뒤 한미일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상호 운용성 향상 등을 위해 일본 해상자위대와 훈련을 계속할 것이고, 한국과도 계속 훈련할 것”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외교안보 라인과 대통령비서실 인적 개편의 폭과 시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4월 한미 정상회담과 취임 1주년(5월 10일)을 전후해 참모진 개편과 개각을 단행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범 대통령의전비서관과 이문희 대통령외교비서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가안보실에 대한 개편은 이미 시작됐다. 정상회담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새 인물들로 진용을 꾸려 한미 정상회담을 완벽하게 치르고 국익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개편 범위는 북한 무인기 대응 등에 대한 난맥상을 드러냈던 국방 분야로도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 수장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교체될 경우 비서관급 추가 인사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다만 김 실장이 교체되더라도 그 시점이 윤 대통령의 방미 전이 될지, 이후가 될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국빈 방미라는 가장 중요한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방미 준비 등 외교안보 현안을 총괄하는 안보실장을 바꾸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했다. 다만 “비서관 2명이 사실상 경질됐는데 총괄 책임자가 자리를 지킬 수 있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 실장이 교체될 경우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면에 나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치인 출신인 박진 외교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과 맞물려 외교안보 라인 개편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조태용 주미대사, 황준국 유엔대사 등 외교안보 핵심 요직 수장들의 인선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장관은 “이럴 때일수록 각자 처신에 조심하고 문제 없도록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대통령비서실 개편과 개각이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비서관급 이상뿐만 아니라 일부 행정관도 5월을 시작으로 대통령실을 나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 1주년을 앞둔 윤 대통령이 외교안보 라인을 시작으로 순차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총선 출마 요인 등 교체 수요가 상당수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개각과 조직 개편에 대비한 기초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다음 달 국빈 방미 준비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국빈초청 특별 문화 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대응이 지연돼 한때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이를 대통령실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뒤늦게 파악하고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교체 검토 얘기가 나온 배경엔 이 문제를 포함해 외교안보 라인의 실책이 누적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주미 한국대사관 등에서 미국 측 요청을 담아 대통령실로 5차례 이상 전보 등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확답이 오지 않아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다른 외교 채널을 통해 이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할 문화행사를 미국 측이 제안했으나 관련 보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윤 대통령이 실망했다는 것. 대통령실 내부에서 김 실장 교체 검토 얘기가 나온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교체가 시기의 문제일 뿐 검토되는 게 사실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재외공관장 회의 ‘지속가능한 평화’ 토론 세션에서 강연할 예정이었지만 강연을 취소하고 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 이후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교체와 맞물려 외교안보 라인 전반을 개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정 동력을 새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이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취임 1주년을 앞둔 윤 대통령이 외교안보 라인을 시작으로 순차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여권 “외교안보라인 혼선 누적… 인적쇄신론 방아쇠 된듯” 尹방미 일정 조율 혼선블랙핑크-레이디 가가 만찬 공연질 바이든 여사 제안 조율에 문제尹, 방일전후 엇박자에도 불쾌감 “일본 정부의 언론 플레이가 나왔다면 적시에 대응해야지 논란이 확산한 뒤에 대응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불거진 일본 정부의 언론 플레이에 대한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대응에 대해 이 같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 문제가 거론됐는지에 대한 21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일본 말을 믿으시나, 한국 정부 말을 믿으시나”라고 반박했지만 논란에 선제 대응을 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 이처럼 여권 안팎에서는 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간의 혼선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 목전에 김일범 대통령의전비서관과 이문희 대통령외교비서관이 교체되고,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행사 준비 지연, 쇄신 여론 방아쇠”특히 방미 기간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만찬 관련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혼선이 개편 필요성을 절감하는 결정적 트리거(방아쇠)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한류 스타 블랙핑크와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한미 정상회담 국빈 만찬장에서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을 주제로 함께 공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K팝과 대중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질 바이든 여사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5차례 이상 한국 대사관이 미국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외교안보 라인에서 대응이 더뎌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빈 방문 행사 준비와 일정 조율과 관련해 지속적인 보고 누락이 있었다”며 “이에 비서관뿐만 아니라 김 실장도 함께 미국 방문 전에 거취를 정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커리어(직업) 외교관 출신 비서관이 둘씩이나 미국과의 정상 일정을 조율하다가 놓쳤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바이든 여사의 아이디어 등 대통령 부부 일정에 대한 중요도를 낮게 판단했다가 사고가 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 해법 과정에서도 뒷말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법 대응 과정에서도 대통령실 안보라인과 외교부 간 업무 공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 소식통은 “대통령실 일부 인사를 제외하고는 이번 강제징용 배상 협상 과정에서 외교안보 라인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안보실과 외교부 간 소통에서 엇박자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방일 준비 과정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잡음이 많았던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불편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 도발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핵심 외교안보 이슈에 최적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대통령실이 쇄신 필요성을 절감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외교안보 라인 인적 개편 확대 관측에 거듭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김 실장 교체 검토 얘기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취임 1년이 됐으니 여러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누구도 확답을 내놓기가 어렵다”고 했다. 다만 내부적으론 시기의 문제일 뿐 외교안보 라인 개편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한 관계자는 “인적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일본에서 내년부터 쓰일 초등학교 교과서에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이 대거 사라지거나 일본 책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모호하게 서술된다.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도 유지된다. 27일 한일 외교가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28일 오후 교과서 검정 조사 심의회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초등학교 3∼6학년 교과서 검정을 승인한다. 현재 일본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략) 다수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로 끌려와 공장, 광산 등에서 열악한 조건으로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았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새 교과서에는 ‘강제로’라는 표현이 사라지며, ‘끌려와’도 ‘참여해’ 정도로 바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교과서 검정을 승인하면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주한 일본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외교부로 초치할 방침이다.日, 강제징용 ‘끌려와’ 대신 ‘참여’ 표현 日교과서 ‘강제연행’ 뺀다징용 책임 회피, 독도 억지도 계속日교과서 왜곡 갈수록 대담해져 일본 정부의 교과서 왜곡은 해를 거듭할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2006년 아베 신조 정권의 교육기본법 개정 이후 4년마다 이뤄지는 초중고교 교과서 검정 때마다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 강제 동원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모호한 표현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은 2021년 각의(국무회의)에서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노동자가 들어온 경위는 다양하다’며 강제 연행, 강제 노동 같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국회 답변서를 채택한 뒤 교과서에 이 취지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최근 국회에서 강제 동원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기술한 교과서 대목도 수정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9종 모두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 외교 소식통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 셔틀 외교를 복원하며 대국적 결단을 한 상황에서 일본이 성의 있는 호응은커녕 불과 열흘여 만에 지금보다 후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양국 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입장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왜곡된 역사 인식이 한국의 대일본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몇 년 사이 한일 관계에서 우리가 좀 더 밀리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당당하게 해나가야 한다”며 “(일본 교과서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움직임에 대해 “해당 부처에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해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하는 방안이 대통령실 내에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일범 의전비서관 교체에 이어 외교안보 실무를 총괄하는 이문희 외교비서관까지 27일 교체한 윤 대통령은 다음 달 방미를 전후해 외교안보 국방 라인을 개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방미 일정 조율 과정 등을 비롯해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쇄신 필요성을 느껴 왔다”며 “김 실장에 대한 교체가 비중 있게 검토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방일 등 일련의 외교안보 정책 조율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점에 대한 경질 성격이 깔려 있다는 취지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안보실장 교체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경질 성격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여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의 표명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늘 각오하고 있는 일이지만 그런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여권 “한미 정상회담 조율과정 문제 생겨” “金 안보실장 사실상 경질 성격”외교안보 라인 추가 인적쇄신 고려 “한미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을 배려해 특별한 일정을 제안해 와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해 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교체가 검토되는 데 대해 “윤 대통령이 이에 따라 외교안보 라인 전반에 대한 개편 필요성을 절감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추가 인적 쇄신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이 국방 분야를 비롯한 대통령실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말 윤 대통령의 방미를 전후해 1기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 쇄신 작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한일 정상회담 직전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자진 사퇴하고,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정상 외교를 총괄한 김 실장 교체가 거론된 데는 정상 외교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큰 문제가 생긴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 비서관 교체 당시 이미 한 사람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문제를 삼는다면 외교부와 국가안보실 핵심 라인 대부분 문제가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 일정을 조율하는 데 책임자급에서 여러 번 지나쳐 버린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 사실을 나중에 대통령이 알고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실장 교체론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문제뿐 아니라 북한 무인기 대응 등 주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문제가 누적된 결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실장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과외 교사’로 불렸다. 윤 대통령의 대광초 동창으로 50년 지기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다자외교를 총괄하는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공은 일본 쪽에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7일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발표했지만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는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같이 답한 것. 이 당국자는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피해자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일본도 한국도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제동원 없었다’ 日 외상 발언 유감”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이 “강제동원은 없었다. 이미 다 끝난 일”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그런 발언을 하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야시 외상은 정부가 6일 제3자 변제안 해법을 발표한 뒤 9일 일본 국회 위원회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외교 경로로 항의했다.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한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제3자 변제안 등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2018년 대법원 판결이 서로 모순되는 걸 정부가 존중해 나가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과 일본의 불법 지배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한일 협정으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대법원 판결 간 모순된 부분이 있었던 만큼 그 안에서 정부가 도출한 최선의 해법이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대사는 또 “각 국가가 유엔 결의안 찬반 투표를 할 때 한일 간 의견이 거의 98% 일치한다”며 “한일은 역사 문제를 가지고 싸워 왔지만 전략적 이해관계는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냉전이라고 할 만큼 위협이 현실화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도 발발한 상황에서 전략적 이해관계가 거의 일치하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 관계를 방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7월 부임 당시) 신뢰가 무너져 있었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일본을 강하게 밀어붙이지도 않은 어정쩡한 관계”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좋은 시절로 돌리는 것이 제 과제였다”고도 했다. 또 “한일 정상회담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 10년간 외교전쟁을 했었지만 이제 정상적인 한일 관계로 전환되는 하나의 계기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일본 우익 일부도 한국과 협력 중요시” 윤 대사는 “역사를 미화하려는 우익은 여전히 한국에 부정적”이라면서도 “안보를 중시하는 우익 세력은 한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국에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 이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논조가 변했다”면서 “가장 한국에 비판적이었던 산케이신문의 사설도 한일 협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우익까지 일부 한일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생긴 만큼 좀 더 자신감 있게 양국 정부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 방일 기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사죄’ ‘반성’ 등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역대 내각의 담화를 전체 계승한다”고만 밝힌 것에 대해서 고위 당국자는 “일본이 역사 인식을 담은 담화를 전체로서 계승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그전에 그것(담화)이 지켜지지 않던 관계에서 (이제) 지켜지는 관계로 복원됐단 생각”이라며 “저도 한일 정상회담 후 대사관 직원들에게 ‘담화를 계승한다고 했으니 이를 토대로 역사 문제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도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