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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노사가 통상임금에 일부 수당을 편입시키는 대신 상여금은 제외하는 조건으로 올해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동국제강 노사는 28일 인천 동구 중봉대로 인천제강소에서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을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로써 동국제강은 1994년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후 20년째 분규 없이 노사협상을 마무리했다. 동국제강은 이번 합의로 통상임금이 약 27% 오른다. 이에 따라 임금을 동결했지만 직원들이 실제 받는 급여는 전년 대비 약 4%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월 말과 3월 초에는 삼성그룹과 LG그룹에서 각각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는 대신 임금상승률을 낮추기로 노사가 합의한 바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금호타이어가 사계절용 프리미엄 타이어 ‘솔루스(SOLUS) TA31’을 내놨다. 기존 솔루스 시리즈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솔루스 TA31은 기존 시리즈보다 소음을 줄이면서도 주행성능을 한층 강화한 제품이다. 마모에도 강하다. 솔루스 TA31은 14∼18인치까지 총 39개의 다양한 규격으로 구성됐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대형, 중형, 소형 차급별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규격을 고르면 된다고 금호타이어는 설명했다. 타이어가 바닥에 닿는 면은 최적의 블록 및 패턴 배열을 통해 소음을 최소화했다. 블록 강성을 높여 마른 노면에서의 핸들링과 제동 성능을 향상시켰다. 금호타이어가 이 제품에 대해 자체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경쟁사 대비 제동거리가 2m 단축됐다. 트레드 중앙부에는 4개의 넓은 직선형 배수 홈을 넣었다. 딤플(표면에 작게 옴폭 들어간 곳)을 적용해 젖은 노면에서의 배수 성능도 향상시켰다. 금호타이어는 솔루스 TA31에 차세대 고무화합물을 배합했다. 이 때문에 제품을 판매하면서 6만 km의 마모수명을 보증하고 있다. 솔루스 TA31은 현재 미국 크라이슬러 중형세단 ‘올 뉴 200’에 신차용 타이어(OE)로 공급되고 있다. 솔루스 TA31을 장착한 올 뉴 200은 미국 미시간 주 스털링하이츠 공장에서 생산돼 북미는 물론이고 남미, 중동,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1월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첫선을 보인 올 뉴 200은 연내에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소음성능, 내마모성, 승차감, 핸들링 및 연비성능 등 모든 면에서 최대 10% 업그레이드된 것”이라며 “고객의 차량 특성에 적합한 소음, 주행성능, 마모성능 밸런스를 구현한 새로운 프리미엄 타이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안전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각 기업 사업장에서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안전관리 투자 대폭 확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해 12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국내 대표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각 기업들은 올해 안전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당시 삼성전자, LG화학 등 국내 40개 기업은 올해 화학물질과 관련한 노후·취약시설을 개선하는 데 1조5464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 금액 1조811억 원(추정)보다 43.0% 늘어난 것이다. 이 계획은 올 들어 더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안전 분야에 12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현대제철은 올해 2월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이 예산을 5000억 원으로 늘렸다. 현대중공업그룹도 13일 총 3000억 원의 예산을 안전경영에 투입해 계열사별 재해 위험요인과 예방대책들을 점검하고 보완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이미 지난해 8월 2013∼2014년 화재예방 설비, 노후 설비 교체, 안전 교육 등 안전·환경 강화에만 총 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은 안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 또는 확대하고 권한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경총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국내 46개 화학물질 취급 기업들은 안전관리 전문 인력을 2012년 1126명에서 지난해 1763명으로 56.6% 늘렸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회사 전체의 안전·환경을 총괄하는 안전환경기획실, 안전보건기획팀, 환경방재기획팀 등의 조직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환경안전그룹을 본부로 격상시켰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환경안전보건 경영위원회를 매월 한 차례씩 열고 있다. LG화학은 각 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주요 공장들의 안전 관련 조직을 통합해 CEO 직속으로 이관했다. 또 안전환경진단팀도 신설했다. 한화도 비상사태 발생 시 그룹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개발하고 안전·환경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환경연구소라는 별도 조직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는 사고가 발생하면 글로벌안전보건그룹 재난관리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각 사업장의 전담부서가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현장 및 사무실에 배치된 안전관리 전담 인원을 총 150여 명으로 늘렸다.해외에선 이미 안전경영이 대세 글로벌 기업들 중에는 안전경영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곳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사업장’으로 꼽히는 미국 듀폰이 대표적이다. 듀폰의 안전경영 역사는 19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듀폰은 이때부터 쌓은 안전관리 역량을 1970년대 들어 아예 비즈니스로 발전시켰다. 듀폰 안전보호사업부가 자사 사업장의 안전을 위해 제작했던 각종 안전장비를 외부에 판매하기 시작했고, 사내 안전 전문가들은 다른 기업으로 가 안전관리 컨설팅도 하고 있다. 지난해 듀폰이 안전사업 부문에서 번 돈은 약 4조 원에 이른다. 다국적 에너지기업 셸은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세계 모든 지역에 단일한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하청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셸은 세계적으로 10만 명이 넘는 직원들의 모든 의료기록을 직접 관리하면서 작업 환경에 대한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동종 업계 최저 사고율을 자랑하는 오티스 엘리베이터(오티스)의 ‘2진 아웃’ 제도도 엄격한 안전 기준의 한 사례다. 오티스는 200여 개국에서 일하는 6만여 명의 전 직원에게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오티스 직원은 모든 작업현장에서 지켜야 하는 안전 수칙을 한 차례 위반하면 최소 일주일간 정직을 당하고, 2박 3일간 안전 아카데미에 들어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두 번째 안전 수칙을 어긴 직원들은 2진 아웃 제도에 의해 해고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추어의 다비드 넬리센 환경·건강·안전 담당 매니징 디렉터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전 세계 어느 공장을 방문하더라도 안전관리가 회사 DNA의 일부가 돼 있다는 점이 바로 느껴진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혁신에 할당된 예산의 20∼30%를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연구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0일(현지 시간) 변속장치 관련 케이블과 에어백 등에서 이상이 발견된 세단 및 크로스오버 차량 240만 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GM은 올해 들어서만 모두 1360만 대를 리콜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 1558만 대의 87.3%에 해당한다. 단일 기업이 연간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리콜한 기록도 GM이 갖고 있었다. 2004년 GM은 1075만 대를 리콜했다. 올해는 상반기(1∼6월)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기록을 깼다. GM은 당장 2분기(4∼6월)에 리콜 비용으로 4억 달러(약 4120억 원)를 써야 한다. GM이 적극적으로 리콜에 나선 것은 올 2월 중순 엔진 점화장치 결함을 10년 이상 숨겨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미 교통당국은 GM에 벌금 35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부과했다. GM으로선 적극적인 리콜을 통해 조기에 신뢰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콜 물량이 많아진 게 문제다. 고객들은 이제 GM 경영진의 진실성뿐 아니라 자동차 품질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추락을 거듭하다 최근에야 반등 조짐을 보이던 GM으로서는 치명적이다. 일본 도요타도 2010년 대량 리콜 사태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판매량에서는 세계 1위를 되찾았지만 엔화 약세를 무기로 한 신흥시장 공략이 빛을 본 덕분이었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선진국에선 얘기가 다르다. 미국만 봐도 도요타의 올해(1∼4월) 시장점유율은 14.0%로 리콜 사태 전인 2009년(17.0%)보다 3%포인트 낮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그만큼 회복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계 5위 자동차 업체로 성장한 현대·기아자동차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품질에 대한 시장의 잣대는 훨씬 엄격해진 반면 협력업체가 늘어나면서 품질관리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품질이 가장 기본”이라고 강조해왔다. GM과 도요타도 이를 모르진 않았을 거다. 다만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김창덕·산업부 drake007@donga.com}
“2012년 이후 저가 철강제품 수입 증가로 미국에서 400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철강 덤핑 공세로 미국 철강업체 실적이 악화돼 현재 일자리 58만3600개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미국 제조업연합회(AAM)는 13일(현지 시간) 이같이 주장하면서 미 행정부에 적극적인 수입규제 조치를 발동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이 최근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는 배경을 보여주는 사례다.○ 점차 심화하는 해외 기업 때리기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입법부와 행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크다. 미 상무부는 17일 한국산 무방향성 전기강판(NOES·소형 전기전자 제품에 주로 쓰이는 철강제품)에 대해 6.91%의 잠정 반덤핑 관세율을 부과했다. 수입 제품에 대한 미국 철강업체들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제소 건수는 지난해 38건으로 2001년(55건)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스콧 폴 AAM 회장은 덤핑 혐의로 제소된 한국산 강관이 최근 예비판정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자 “의회가 나서지 않으면 미국 내 에너지 개발 인프라를 외국 기업이 독차지할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조치들은 대부분 미국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연간 철강 수입량은 2011년 2850만 t에서 지난해 3200만 t으로 12.3% 늘어났다. 수입이 늘면서 미국 철강업체들은 2012년과 지난해 각각 3억8800만 달러와 11억98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에 물린 천문학적 규모의 배상금 역시 미국 자동차업계의 부진에 따른 반(反)외국기업 정서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계 ‘빅3’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01년 65.8%에서 지난해 45.4%로 20.4%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단기간에 급성장하자 경쟁업체는 물론이고 미국 정부의 견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 만연한 애국주의 지난해 8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을 미국으로 수입하지 못하도록 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조치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ITC 조치를 미 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26년 만에 처음이었다. 미국 정부는 IT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경제의 경쟁 여건 및 미국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산 세탁기가 너무 싼값에 팔려 손해를 본다며 미 정부가 반덤핑 관세 부과를 승인한 것 역시 보호무역주의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1월 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산업계에서 나타나는 ‘애국심 마케팅’도 미국 정부의 보호주의적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과거에도 국내 경제사정이나 여론에 따라 보호무역 정책을 펼친 전례가 있다. 1980년대 말 미국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은 한국의 자동차수입 중과세 정책을 비난하는 TV 광고를 내보냈다. ‘포괄적 무역법안 슈퍼301조’(교역국의 불공정한 무역제도나 관행에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법안)도 1989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발효된 법안이었지만 미국 경기가 악화됐던 1994∼1997년, 1999∼2001년 두 차례나 부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치인들은 노골적인 자국 산업 보호정책을 만들고 있다. 2009년 경기부양법안에 ‘바이 아메리카’ 조항이 삽입된 것은 미국 철강업계의 지지를 받는 피터 비스클로스키 민주당 하원의원 작품이었다.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도 최근 “미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추가적인 수입규제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올 3월 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서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의 예산을 약 8% 늘렸다. 또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제소 및 해결을 도맡고 있는 ‘부처 간 무역집행처(ITEC)’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15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학)는 “세계무역기구 등 다자간 협상을 통해 자유무역을 주도하던 미국이 자국 경기 하락으로 막상 자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에는 보호무역주의로 급선회하고 있다”며 “미국의 정책방향 선회로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보호무역이 확산되고 있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으로서는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최근 미국에서 해외 기업에 대한 천문학적 규모의 벌금 및 과징금 부과 퍼레이드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몬태나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011년 7월 현대자동차 티뷰론을 타고 가던 10대 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현대차에 유족 손해배상금 860만 달러(약 88억 원)와 징벌적 손해배상금 2억4000만 달러(약 2448억 원)를 지급하라고 13일(현지 시간) 평결했다. 일본 도요타는 미 법무부가 2009∼2010년 급발진 사고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는 대신 벌금 12억 달러를 내기로 3월 합의했다. 도요타는 2012년 12월 같은 건에 대한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이미 11억 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미국 정부가 자국(自國)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보호무역정책을 펼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2월 ‘바이 아메리카’(공공부문 건설에 미국산 제품만 사용한다) 조항이 포함된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했다. 상원과 하원이 제출한 원안보다 상당 부분 완화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보호무역으로의 회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후 미 정부는 바이 아메리카 조항을 자동차에 적용한 데 이어 철강이나 전기전자 수입 제품에도 과도한 반덤핑 관세율을 부과하는 등 수입규제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올 3월 기준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 제소 및 피소 건수가 각각 106건, 121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불합리한 보호무역조치에 대해서는 양국 간 협의 채널이나 WTO를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문병기 기자}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강화와 관련해 통상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시장 다변화’와 ‘효율적 사전조치’를 강조했다. 김주한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수입규제 조치는 갑자기 이뤄지는 게 아니고 사전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가 나온다”며 “기업들은 덤핑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미리 파악해 해당 국가에 대한 수출량을 조절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계의 전체 수출량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4월 16.0%로 지난해 12.7%보다 높아졌다. 미국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무역규제를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동남아와 중동 등에 대한 수출비중을 의도적으로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김 선임연구위원의 조언이다. 최정석 한국무역협회 미주실장도 “전기전자, 자동차 등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자꾸 약화되다 보니 궁지에 몰린 미국 기업들이 통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사전에 마찰 가능성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합법화돼 있는 로비스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미국 국회의원들이 앞다퉈 보호무역 조치들을 쏟아내는 데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환호 세종대 교수(경제통상학)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 국내 기업들도 로비스트를 활용해서라도 무역규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통관이나 검역 등을 강화해 수입을 억제하는 조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무역협회 등과 비관세장벽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 협의회를 통해 업종별 협회로부터 국가별 비관세 장벽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김태황 명지대 교수(국제통상학)는 “정부는 미국 등 선진국들과의 통상압력이 심화할 경우 다른 나라와 연합전선을 형성해 반덤핑 관세 남용 등에 강력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문병기 기자}

“포스코 철강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구조조정 검토 대상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현재 확정된 것은 없지만 누군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고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겠다면 (전체 또는 일부 매각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가능성이 처음 공식화된 것이다. 권 회장은 이어 “국내 1위가 아닌 사업이나 비(非)핵심 계열사 정리를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며 “경영권 유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우량 계열사 지분도 ‘블록세일’을 통해 매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격은 줄이되 체력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IPO)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시장상황이 좋다”고 말해 연내 상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 회장은 이날 IR에서 2016년 포스코그룹의 현금창출 능력(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을 8조5000억 원까지 높이고 신용등급 A를 회복하겠다는 중기 목표도 제시했다.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EBITDA는 5조7000억 원이었고 무디스 신용등급은 현재 Baa2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투자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8조8000억 원이었던 투자비를 올해 5조6000억 원으로 감축했다. 내년과 2016년에는 각각 4조1000억 원, 2조9000억 원만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권 회장은 “동부제철 인수는 이달 말 실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의 전체 사업구조는 철강을 핵심으로 하면서 원천소재와 청정에너지 사업을 중점 육성하는 형태로 단순화된다. 권 회장이 “그룹 내 계열사 간 사업 통합, 교환, 분리 등 내부 조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철강, 소재,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간 합병이나 사업 이관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사업의 경우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율을 지난해 31%에서 2016년 41%까지 늘리기로 했다. 권 회장은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공급하는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2016년까지 해외 철강생산법인 14곳 전체를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사업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국 발전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연료전지, 클린 콜(청정석탄화학) 사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가 진행 중인 리튬과 니켈 등 원천소재 분야는 기술 확보에 우선적으로 주력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중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종전 ‘소유와 경쟁’에 기반을 둔 인수합병(M&A) 중심에서 ‘연계와 협력’에 집중하는 전략적 제휴로 경영전략을 전환하기로 했다”며 “국내외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방안들을 모색해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교원그룹은 자사의 모든 유아용 교육 콘텐츠를 전용 태블릿PC로 접할 수 있는 스마트학습 시스템 ‘올앤지(ALL&G)’를 출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올앤지는 부모가 스마트폰을 통해 아이의 학습량과 학습패턴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자녀 안심 기능’도 갖췄다.LG전자는 미국의 유명 오디오 제작사인 하만카돈과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인 ‘LG 톤 플러스’(사진)를 공동 개발했다. 이 헤드셋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G3’ 출시에 맞춰 공개되는 것으로 금속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6월에 출시되며 가격은 10만 원대 후반에서 20만 원대 초반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기아자동차는 1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회사 공식 블로그 ‘펀키아’(fun.kia.com)를 통해 대학생 마케터 ‘펀키아 디자이너 8기’(15명) 지원자를 모집한다.삼성에버랜드는 식수 부족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우물을 만들어 주는 ‘아프리카의 꿈’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 캠페인은 생태형 사파리인 ‘로스트밸리’ 개장 1주년을 맞아 마련된 것으로 국제아동후원단체인 플랜코리아와 공동으로 진행한다.KT는 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인터넷 오피스’ 상품 요금을 최대 35%까지 할인하는 통신 요금 할인 이벤트를 6월 말까지 연다.}

“철강 사업 경쟁력을 보존하는 범위에서라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성역을 두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64·사진)은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정기이사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대폭적인 사업 구조조정도 감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권 회장은 이사들에게 2014∼2016년 포스코 중장기계획과 재무구조 개선 방향 등을 설명했다. 이는 2월 출범해 이날 활동을 종료한 ‘혁신 포스코 추진반 1.0 태스크포스(TF)’가 △철강 경쟁력 강화 △재무구조 개선 △신성장동력 발굴 △경영인프라 혁신 등 4개 핵심과제에 대해 마련한 실천계획들이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에서는 구체적인 사업 구조조정 규모나 계열사 매각 계획 등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특히 최근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60.3%) 매각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권 회장은 19일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이날 이사회에 보고한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지난해 삼성전자, 현대제철, LG화학 등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이후 안전관리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안전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처벌조항이 강화된 측면도 있지만 ‘안전은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서서히 확산된 결과로 분석된다.○ 안전관리 투자 해마다 40%대 증가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 화학, 전자, 반도체 등 국내 40개 대기업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노후·취약시설을 개선하는 데 투자한 금액은 1조811억 원(추정). 2012년 투자액 7589억 원보다 42.5%가 늘어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도 같은 분야에 지난해 대비 43.0% 늘어난 1조5464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경총은 지난해 12월 해당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현황 및 계획을 조사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8월 화재예방 설비, 노후 설비 교체, 안전 교육 등 안전·환경 강화에 올해 말까지 총 3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학물질 관련 시설 개선에 359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7550억 원을 쓸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잇단 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중대 재해 관련 안전관리 위기사업장’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월 당진제철소를 직접 찾아 “안전은 소중한 생명의 문제이고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대제철의 안전 분야 투자액을 5000억 원까지 늘릴 것을 지시했다. LG화학은 올해 안전·환경 분야에 총 1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경영환경이 어렵다 보면 편법에 대한 유혹이 많아지는데 이는 엄청난 손실로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며 임직원들의 안전의식을 독려하고 있다. ○ 안전관리 조직도 크게 강화 국내 기업들은 안전관리 전문 인력도 크게 늘리고 있다. 경총이 집계한 결과 국내 46개 화학물질 취급 기업들은 2012년 1126명이었던 안전관리 전문 인력을 지난해 1763명으로 56.6%나 늘렸다. 기아자동차는 3월 안전선포식을 갖고 회사 전체의 안전·환경을 총괄하는 안전환경기획실, 안전보건기획팀, 환경방재기획팀 등의 조직을 신설했다. 13일 안전관리 부문에 총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현대중공업은 지난달부터 3개조(2인 1조)의 사고위험특별진단팀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안전관리자 권한을 강화해 현장에서 안전수칙을 위반한 사실을 발견하면 즉각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도록 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환경안전그룹을 환경안전본부로 격상시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환경안전 조직의 위상을 높이고 기능을 확대함으로써 각 사업장의 안전 및 환경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처벌 강화하자 투자 나선 기업들 각 기업이 안전·환경 분야를 크게 강화하고 나선 것은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화학물질 관련 안전사고가 나면 해당 사업장 내 특정 생산라인 또는 공장 연매출액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물도록 하는 게 골자다. 국회에 계류 중인 환경오염피해구제법 역시 안전사고로 환경오염이 일어나면 기업이 피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한 법안이다. 기업들이 뒤늦게나마 안전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법과 규제에 등을 떠밀려 늘린 투자계획이다 보니 일회성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근오 한국안전학회 회장(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은 “국내 기업들은 아직도 안전에 대한 투자를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규제가 있어야만 집행한다”며 “기업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투자가 결국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포스코그룹이 에너지를 주력 사업 분야로 삼고 있는 이유는 기존 철강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포스코에너지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12일 인도네시아 반텐 주 칠레곤 시 크라카타우포스코에너지에서 만난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사장(56·사진)은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크라카타우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에너지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스틸의 발전자회사가 합작한 회사다. 두 달 전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에 취임한 황 사장은 포스코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황 사장은 “포스코에서 쌓은 마케팅 경험을 살려 이제 막 해외에 발을 내디딘 포스코에너지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가 가장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해외 첫 발전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에너지 부생(副生)발전소에 이어 이르면 올 6월에는 수도 자카르타에 300킬로와트(kW)급 연료전지발전소가 완공된다. 포스코에너지는 인도네시아 전력청이 추진하는 수마트라 섬 내 석탄발전사업에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황 사장은 13일에는 베트남으로 건너가 하노이에서 북동쪽으로 250km 떨어진 꽝닌 주 몽즈엉에 있는 1200MW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이 발전소 지분 30%를 가진 포스코에너지는 내년 7월 준공 후 25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2조9000억 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 4조2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인 인천 7∼9호기 건설을 마무리하고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내 2020년 매출액 12조 원, 영업이익률 12.8%를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 황 사장은 “포스코에너지는 국내외 발전사업 외에도 LNG 터미널, 연료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글로벌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칠레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포스코에 입사한 지 30년인데 최근 1년 반이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공장이 안정화된 걸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12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차로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반텐 주 칠레곤 시 크라카타우포스코. 민경준 포스코 상무(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는 최근 생산실적을 소개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인 크라카타우스틸이 7 대 3 비율로 합작한 크라카타우포스코는 국내 철강기업이 해외에 지은 첫 일관제철소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300만 t급 고로 두 개를 지을 수 있게 부지 388ha(약 117만 평)를 확보해 놓고 있다. 제1고로와 제강공장 등 1차 사업에만 약 3조 원이 투입됐다.○ 가동 초기 위기 완전히 극복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난해 12월 23일 가동에 들어간 지 일주일 만에 고로에서 쇳물이 새는 사고가 났다. 설상가상으로 현지에서 부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약 두 달간 정상 가동이 지연됐다. 민 상무는 “만약 포항이나 광양에서 똑같은 사고가 일어났다면 수습은 훨씬 쉽고 빨리 이뤄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1월 말 첫 후판 제품을 생산한 데 이어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슬래브(판형 모양의 철강 반제품) 생산에 들어가면서 제철소는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11일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생산한 쇳물은 8200t이었다. 정상 가동 시 하루 생산능력인 7800t보다 400t이나 많았다. 같은 날 슬래브와 후판을 합친 조강 생산량도 7400t에 이르렀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현재 하루 5000t의 후판 및 슬래브를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 100여 곳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 안에 하루 판매량을 평균 7000t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값싼 원료와 급성장하는 시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9일 해외사업장 중 가장 먼저 크라카타우포스코를 찾았다.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 이 제철소의 연간 생산량은 포항제철소(1800만 t)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유리한 조건이 많다. 인도네시아는 철광석과 석탄의 잠재 매장량이 각각 22억 t과 934억 t에 이른다. 이곳에서 나오는 철광석은 호주에서 수입한 철광석보다 질이 떨어지지만 값이 싸고 운송도 쉽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 수준인 조업기술을 활용해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쓰는 철광석 원료 중 약 30%를 값싼 인도네시아산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권 회장도 이번 방문에서 저(低)원가 조업기술의 적용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인구가 2억5000만 명인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동남아 지역 철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크라카타우포스코의 미래를 밝다고 보는 배경이다. 민 상무는 “규모의 경제를 가지려면 고로가 하나인 것보다는 두개인 것이 훨씬 낫다”며 “2단계 사업은 철강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당장이라도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 부생발전소로 시너지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향후 철강과 에너지라는 포스코그룹의 핵심 사업전략이 집약된 해외사업장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올 1월 16일 제철소에서 발생한 부생가스를 연료로 하는 200MW(메가와트·200MW는 6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 규모의 부생발전소를 준공했다. 약 3000억 원이 투입된 크라카타우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에너지와 크라카타우스틸의 발전자회사인 KDL이 9 대 1 비율로 투자했다. 포스코에너지의 첫 해외 발전소인 동시에 동남아 지역 첫 부생가스 발전소다. 3월 1일 상업가동에 들어간 이 발전소는 시간당 150MW의 전기를 크라카타우포스코에 공급했다. 제철소에서 나온 부생가스가 발전소를 거쳐 다시 제철소 전력원으로 쓰인다. 발전소는 또 시간당 70t(최대 생산능력 시간당 100t)의 증기를 제철소로 보내고 있다.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크라카타우포스코와 부생발전소는 포스코와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의 성공적인 해외 동반진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포스코에너지는 이를 발판 삼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민자발전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칠레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등 해외 사업장을 직접 점검하고 나섰다. 권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철강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로도 현장경영의 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9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 회장은 이날 인도네시아 칠레곤 시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슬래브(판형 모양의 철강 반제품) 및 후판 생산 현장을 찾았다. 권 회장은 값싼 인도네시아산 철광석을 원료로 쓰고 생산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등의 저(低)원가 조업기술을 집중 점검했다. 이어 그는 조선용 후판은 물론이고 중장비 및 풍력타워용 고급 철강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해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수익성을 조기에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스틸이 7 대 3으로 합작해 만든 연간 생산 300만 t 규모의 일관제철소다. 지난해 12월 완공된 이 제철소는 1월 22일 첫 후판 제품을 출하한 데 이어 3월부터는 슬래브 생산도 본격화하고 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현재 하루 5000t의 슬래브 및 후판을 인도네시아 현지의 10여 개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권 회장은 크라카타우포스코 방문에 이어 10, 12일에는 각각 태국 타이녹스(스테인리스 냉연강판 공장)와 미얀마포스코(아연·동 강판 공장)를 찾는다. 권 회장이 이처럼 해외 철강 생산 기지를 잇달아 방문하는 것은 철강사업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하루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다. 3월 14일 경북 포항제철소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취임식을 가졌던 그는 평소 임직원들에게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 때문에 취임 직후부터 포항·광양 제철소는 물론이고 포스코엠텍 포스코켐텍 포스코플랜텍 등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수시로 찾았다. 또 권 회장은 철강제품 영업을 위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주요 고객사들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은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에서의 품질 개선과 생산성 증대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이번 해외 출장을 통해 현지법인 임직원들에게도 ‘위대한 포스코’라는 기업 비전을 충분히 설명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회장은 14일 귀국하는 대로 ‘포스코 혁신 추진반 1.0’ 태스크포스(TF)팀이 마련한 사업구조 개편 방안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2월 초 구성된 혁신 추진반은 비(非)핵심 계열사 정리를 포함한 포스코그룹 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380여 개의 혁신 프로젝트를 발굴해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권 회장은 이 결과를 16일 포스코 정기 이사회에 공식 보고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기아자동차가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의 신차 러시에다 원-달러 환율 급락까지 겹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올해 1∼4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4만7010대로 전년 동기(14만9204대)보다 1.5% 줄었다. 현대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8∼23.9% 늘었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기아차만 뒷걸음질을 친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현대차가 신차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쟁 차종의 판매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지난해 11월 출시)와 경쟁하는 K7과 K9의 1∼4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와 6.9% 감소했다. 현대차 LF쏘나타가 나온 지난달 K5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9.0% 줄어든 4525대에 그쳤다. 기아차 관계자는 “6월 신형 카니발에 이어 하반기(7∼12월) 신형 쏘렌토까지 나오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기아차의 고민이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취약하다. 해외 판매량 가운데 국내 공장 생산 비중이 높아서다. 실제 올해 1∼4월 기아차의 해외 판매량 90만1201대 중 국내 생산량은 절반에 가까운 44만9113대(49.8%)였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해외 판매량(144만1080대)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29.6%였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기아차는 2분기(4∼6월)와 3분기(7∼9월)에 전년 동기 대비 달러당 70∼80원이 낮은 환율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타이어 업계가 올해 1분기(1∼3월) 나란히 좋은 실적을 거뒀다. 초고성능 타이어(UHPT)를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6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3994억 원으로 전년 동기(3816억 원)보다 4.7% 늘었다. 특히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0%, 12.8% 증가했다. 국내 1위인 한국타이어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0.7% 줄었지만 교체용 타이어(RE)의 글로벌 시장이 여전히 침체돼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타이어 3사의 1분기 매출액 합계(2조9868억 원)가 전년 동기(2조9910억 원)와 비슷한데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값비싼 타이어를 많이 팔았다는 뜻이다. 넥센타이어는 전체 매출액 4529억 원 중 UHPT 부문 매출액이 1703억 원(37.6%)이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넥센타이어의 국내 공장 매출액 중 해외 OE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5%에서 올 1분기 10.9%까지 높아졌다”며 “이 같은 제품 다양화가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자동차, 일본 미쓰비시자동차, 이탈리아 피아트 등 7개 자동차 업체 10개 차종에 OE를 납품하고 있는 넥센타이어는 2017년까지 이를 40개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현봉 넥센타이어 부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OE 공급을 확대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 앞으로도 양적 질적 고속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도 1분기 UHPT 부문에서 4818억 원(전체 매출액 중 28.8%)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15.5%)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OE를 공급하기 시작해 향후 UHPT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은 “현재 OE는 현대·기아차와 폴크스바겐, GM에 주로 납품하고 있지만 품질과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벤츠, 아우디, BMW 등에 대한 납품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올해 워크아웃을 졸업할 경우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동반 상승효과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미래고속 소속 160t급 여객선 ‘코비3호’는 2010년 3월 1일 오후 승무원 7명과 승객 205명을 태운 채 일본 하카타(博多) 항을 출항해 부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수중익선(水中翼船·물속에 잠긴 날개를 돌려 발생한 양력으로 선체를 수면 위로 띄워 항해하는 선박)인 이 배에 문제가 생긴 건 부산항 조도 방파제를 10마일(약 18.5km) 앞두고서였다. 우측 수중익 장치가 파손됐던 것이다. 수중익선은 보통 파고가 3m 이상일 때는 수중익을 활용한 고속 항해를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이를 무시한 결과였다. 200명이 넘는 승객은 선체 관리 부실과 선장의 무리한 운항 탓에 망망대해에서 극도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해양안전심판원이 선주와 선장에 대해 안전관리 체제 정비를 명령(2010년 6월 29일)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코비3호는 그해 10월 16일 또다시 어이없는 사고를 일으켰다. 하카타 항 방파제에서 34마일(약 62.9km) 떨어진 곳에서 수중익 방향조절 장치가 부서진 것이었다. 심판원 조사 결과 코비3호는 그해 3월 사고 후에도 파고 3m 이상인 해상을 총 21회나 운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숨 걸고 타야 하는 여객선 국내에서 발생한 해양 선박사고 10건 중 8건은 정비 불량이나 선체 관리 소홀, 운항 부주의에 따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년 10개월간 국내 연안에서 발생한 선박사고 8564건에 대한 해양경찰청 사고 분류 데이터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여객선 사고는 같은 기간 91건이나 발생했다. 여객선의 경우 운항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38건으로 전체의 41.8%였다. 정비 불량으로 인한 사고는 30건(33.0%)이었다. 2012년 5월 8일 우성훼리호는 울릉도 도동항에 입항하다 남쪽 방파제 끝단과 강하게 부딪쳤다. 승객 57명 중 10명이 다쳤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항구 인근은 짙은 안개로 시정이 1m도 채 되지 않았다. 안전한 장소에서 시정이 양호해질 때까지 대기했어야 할 선장이 무리한 입항을 시도하다 사고를 낸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지만 좋지 않은 기상 상황에서 운항을 강행한 청해진해운의 무리한 선박 운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운항을 포기할 경우 경영상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안전을 등한시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국내 9개 연안여객선 업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평균 453%였다. 지난해 33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두우해운의 부채비율은 2417%에 이르렀다. 대아고속해운과 청해진해운의 부채비율도 각각 564%, 409%였다. 항일해운이나 동양고속훼리는 지난해 겨우 3억 원씩의 매출액을 올리는 동안 26억 원과 4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렇듯 사실상 빚으로 회사를 운영하거나 당장 직원 월급조차 주기 어려운 곳이 많다 보니 안전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다. 코비3호의 연이은 사고처럼 무리한 운항 강행이 일상화됐다. 지상원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준공영제로 운영하는 버스회사처럼 여객선 회사들도 통폐합 등의 방법을 통해 대형화하고 안전 부문에도 국제 기준을 서둘러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철도·항공도 안전 사각지대 철도나 항공 등 한꺼번에 대규모의 승객을 운송하는 다른 교통수단도 안전점검을 소홀히 했다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12년 8월 부산 대티역 구내에서 일어난 전동차 화재 사고는 15년 넘게 차량을 운행해오면서 단 한 차례도 차량 지붕의 고압케이블 상태를 점검하지 않았던 게 원인이었다. 당시 화재로 승객 61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부상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2011년 12월에는 서울역에서 출발한 공항철도 전동차가 계양역 부근에서 선로를 보수하던 코레일테크 소속 근로자 6명을 들이받아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조사 결과 코레일은 작업 안전감독관을 지정하지 않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5월 25일 오전 승객 121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채 김해공항을 이륙한 에어부산 B737-500 항공기는 이륙한 지 6분 만에 회항했다. 3500m 상공에서 갑자기 오른쪽 날개 엔진이 멈췄기 때문이었다. 조사 결과 해외 정비업체가 엔진 부품을 제대로 장착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항공기나 고속철도는 초정밀 부품에 대한 안전 점검이 미진할 경우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며 “정부 부처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위기관리관이나 위기관리실을 별도로 두고 공공 및 민간의 핵심 기반시설과 시스템을 철저히 감독하고 있는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박진우 기자}
해양수산부가 국내 등록 여객선 중 사용 연한이 30년을 넘은 배가 7척인데도 이를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수부가 안전부문 관리감독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해수부 ‘선령별 선종별 등록선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등록된 여객선 224척 가운데 7척은 선령(船齡)이 30년을 넘은 노후 선박이었다. 이 중 4척의 선령은 30∼35년, 나머지는 35년 이상이었다. 현행 해운법에 따르면 국내 여객선은 진수된 후 30년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노후 선박은 안전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 노후 선박들의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선박들이 국내에서 운항되고 있다면 명백한 불법행위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한데도 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자 해수부는 뒤늦게 이 7척의 현황을 확인했다. 해수부는 이날 오후 자료를 내고 “선령 30년 이상 7척 중 2척은 이미 폐선돼 말소등록을 앞두고 있고 3척은 국내 항구에 장기 정박 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척은 현재까지 부산∼일본 하카타(博多) 항 또는 부산∼쓰시마(對馬) 섬 노선에서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미래고속 소속의 코비3호와 코비5호로 각각 1977년 2월과 10월 진수돼 선령이 37년이다. 해수부는 코비3·5호가 여전히 운항되는 이유는 국제 여객선의 경우 선령 제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 선박들은 ‘해상에서의 인명안전을 위한 국제협약(SOLAS)’에 따른 기준을 충족시켜 여객선 안전증서를 발급받았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해수부는 덧붙였다. 하지만 해운업계 관계자는 “노후 선박들의 경우 10∼20년 된 선박들에 비해 잔고장이 훨씬 많기 때문에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등록 여객선의 현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정부가 이들 선박을 얼마나 철저히 관리 감독하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원-달러 환율이 2008년 8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내수침체가 깊어진 데다 수출에서도 환율이란 암초에 걸리자 국내 기업들은 앞 다퉈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고 있다. ○ 경상수지 흑자와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 원인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4원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한 103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월말 결제일을 앞둔 수출업체들이 달러화를 외환시장에 대거 내놓으면서 오전부터 하락세가 이어졌다. 3월 경상수지가 2년 1개월 연속흑자를 이어갔다는 한국은행 발표가 나온 것도 환율 하락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달러화가 많아져 달러화 가치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월말, 연휴가 겹치면서 거래 물량이 집중된 데다 무역수지가 계속 흑자를 나타낼 것이라는 예상이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당국이 이제 원화강세를 차차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한다. 9일 원-달러 환율이 지난 수년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1050원이 깨졌을 때도 이 같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당시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환율이 우리 기업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이전에 비해 크지 않다”고 말해 이런 해석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외환당국은 “정부가 원하는 환율의 방향성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쏠림 현상만 막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소극적 환율정책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보다 환율이 더 떨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의 추가적인 수출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현 미국 헤리티지재단 연구위원)은 최근 기고문을 통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져 국내 일자리가 없어진다”며 “한국 상품의 브랜드 파워는 적당한 품질에 값이 싸서 생긴 것이므로 비싸지면 바로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조기 달성하기 위해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지만 정부당국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기업들은 경쟁력 비상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미 1분기(1∼3월) 실적부터 환율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122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3.7% 증가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2.9% 줄었다. 문제는 지난달 말부터 환율 하락이 더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담당본부장(부사장)은 25일 실적발표회에서 “2분기(4∼6월)에도 원화가치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경상예산 절감, 생산원가 절감 등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체제)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환율 변동성을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올해는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기대되지만 미국 경제 상황에 따른 이머징 국가의 통화 환율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더 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1100억 원가량의 매출을 낸 중소기업 A사는 최근 한 달 사이 이라크와 대만에서 발주한 발전소용 수전반 및 배전반 설치 프로젝트에 입찰했다 모두 떨어졌다. 원화로 비용을 계산한 뒤 달러당 1040원 안팎을 기준으로 환산한 게 패착이었다. A사 회장은 “환율이 1200원 정도는 돼야 한국 중소기업이 국제 입찰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일부 업종에서는 원화가치 상승을 호재로 보기도 한다. 포스코는 전체 철강 판매량 중 수출이 절반을 넘지 않지만 원료는 100%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 당시에는 적용 환율을 달러당 1070원 정도로 잡았는데 지금 1030원대까지 떨어졌으니 보다 유리해진 것”이라며 “35억 달러 수준인 차입금도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부담이 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이상훈·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