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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아메리칸 지골로(American Gigolo)’를 두고 기시감을 느낀 이들이 꽤 있을 듯하다. 1980년 북미에서 개봉해 리처드 기어를 당대 최고 스타로 만든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 영화를 비롯해 42년 만에 리메이크 드라마를 만든 이는 세계적인 스타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79). ‘탑건’(1986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2003~2017년) ‘블랙 호크 다운’(2002년) ‘아마겟돈’(1998년) ‘콘 에어’(1997년) ‘더 록’(1996년) 등 누구나 알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한 할리우드 큰손이다. 원작 영화는 그가 제작한 영화 중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할리우드에 그의 존재를 확실히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할리우드의 미다스 손’ ‘할리우드 지배자’ 등 여러 별명으로 불리는 제리 브룩하이머를 동아일보가 단독으로 서면 인터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최근 ‘탑건’의 속편, ‘탑건: 매버릭’을 36년 만에 내놓은 데 이어 42년 전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를 드라마화한 이유에 대해 “10년 전부터 드라마 제작 논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 제약으로 다루지 못했던 주인공 줄리언의 배경과 성격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싶었다”며 “OTT와 케이블 채널이 부상한 만큼 드라마로 만드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영화는 로스앤젤레스(LA) 부촌을 무대로 몸을 파는 남성을 뜻하는 ‘지골로’ 줄리언(리처드 기어)이 최상류층 여성들과 보내는 화려하고 은밀한 일상을 주로 보여준다. 줄리언이 살인죄 누명을 쓰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는 로맨스를 완성하기 위한 장치에 그친다. 반면 드라마는 그가 제작한 ‘CSI’ 시리즈처럼 범죄 수사물 성격이 짙다. 줄리언(존 번설)이 복역하던 중 진범이 밝혀지면서 15년 만에 출소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브룩하이머는 “원작은 줄리언의 현재 삶에만 집중했다”며 “드라마를 줄리언이 누명을 벗은 이후 이야기로 시작하면 그가 삶을 재건하는 과정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줄리언의 사회 복귀 과정, 그가 미성년자 시절 상류층 여성들을 상대하는 지골로로 키워지는 모습, 누명을 씌운 인물을 특정해가는 과정도 두루 보여준다. 아동 학대와 빈곤 등 뿌리 깊은 사회 문제도 녹였다. 그는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줄리언을 진범으로 몰았던 선데이 형사와 (줄리언과 사랑에 빠진 유부녀) 미셸 이야기도 자세히 담았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지골로’는 일부 남성들의 부러움을 사는 존재로 묘사되지만, 드라마는 이들에 대한 경멸과 초라한 모습을 부각한다. 브룩하이머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의 등장 등 시대의 변화로 성 노동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느냐”며 “줄리언 같은 사람이 아직 설 자리가 이 시대에 있느냐는 의문 역시 드라마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드라마는 LA VIP 지역의 고급 성 노동자라는 서브 컬처를 자세히 다룹니다. 누명을 쓴 사람이 기회를 얻는다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한국 시청자들이 이 이야기에 매료되길 바랍니다.” 영화는 ‘지골로’라는 단어가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선 북미 개봉 5년 뒤인 1985년 ‘아메리칸 플레이보이’로 이름을 바꿔 뒤늦게 개봉됐다. 이번에 원제 그대로 공개된다. 그는 “전 세계가 같은 타이틀을 쓰는 건 좋은 일”이라고 했다. 브룩하이머는 ‘아메리칸 지골로’ 외에도 1980년대 에디 머피를 글로벌 스타로 만든 영화 ‘비버리 힐스 캅’ 시리즈의 네 번째 편 제작에 나서는 등 과거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명작들을 되살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각색을 검토 중인 과거 작품이 몇 가지 더 있다”고 귀띔했다. 6월엔 ‘탑건: 매버릭’ 개봉을 앞두고 영화 홍보차 배우 톰 크루즈와 함께 방한해 탑건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할리우드 단짝’ 크루즈와 브룩하이머는 한국 관객들과 함께 ‘탑건: 매버릭’을 관람하고 레드카펫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한국 사랑을 과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탑건: 매버릭’은 816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올해 개봉한 외화 중 관객 수 1위를 기록했다. 탑건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흥행에 성공한 만큼 ‘탑건3’ 제작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는 “탑건3 제작 계획은 현재까지는 없다”며 “올여름 방한했을 때 열정적인 한국 팬들이 보여준 환대는 압도적이었다. 충성심 높은 팬들을 직접 볼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제 영화와 드라마를 한국에서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고 많이 즐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브룩하이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나 아카데미 작품상의 주역 봉준호 감독,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이정재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한국 감독과 배우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한국 영화와 TV 콘텐츠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나오는 모습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혁신적이고 독특한 감각을 작품에 불어넣는 사람들과 일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한국 유명 감독 및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의향이 가득합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K팝 콘서트가 비자 문제로 출연진의 절반가량이 참여하지 못한 채 파행 개최됐다. 이에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문제의 공연은 15일(현지 시간), 16일 LA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KAMP LA 2022 콘서트’다. 공연을 기획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 KAMP글로벌은 15일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아이돌 가수 15팀 중 7팀이 비자 문제로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녀시대 태연, 엑소 카이, 갓세븐 뱀뱀, 몬스타엑스, 전소미, 자이언티, 라필루스의 공연이 취소됐다. 태연과 카이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트위터를 통해 “주최 측이 공연 비자 업무를 진행해 필요한 서류를 모두 보냈지만 비자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KAMP글로벌이 비자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KAMP글로벌은 16일 정오까지 환불 신청하면 15일 하루 티켓은 전액 환불해주고, 이틀짜리 공연 티켓은 50%를 환불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해외에서 온 많은 팬들이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를 호소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K팝 콘서트가 비자 문제로 출연진의 절반가량이 참여하지 못한 채 파행 개최됐다. 이에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문제의 공연은 15일(현지시간), 16일 LA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KAMP LA 2022 콘서트’다. 공연을 기획한 한국 엔터테인먼트업체 KAMP글로벌은 15일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아이돌 가수 15팀 중 7팀이 비자 문제로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녀시대 태연, 엑소 카이, 갓세븐 뱀뱀, 몬스타엑스, 전소미, 자이언티, 라필루스의 공연이 취소됐다. 태연과 카이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트위터를 통해 “주최 측이 공연 비자 업무를 진행해 필요한 서류를 모두 보냈지만 비자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KAMP글로벌이 비자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KAMP글로벌은 16일 정오까지 환불 신청하면 15일 하루 티켓은 전액 환불해주고, 이틀짜리 공연 티켓은 50%를 환불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해외에서 온 많은 팬들이 금전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 피해를 호소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하교 후 집에 와보니 문이 잠겨 있다. 그땐 옆집으로 가면 된다. 옆집 아주머니는 자연스럽게 이웃집 아이의 저녁을 챙겨 준다. 아이는 이웃에게 보호받으며 부모를 기다리면 그만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탄탄했던 한국 사회 특유의 ‘옆집 돌봄’ 네트워크는 전래동화가 된 지 오래다. 팬데믹으로 어린이집이 휴원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돌봄 공백 상황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 맞벌이 부부는 많지 않다. 특히 주변에 도와줄 조부모나 베이비시터가 없다면 한 손에 육아와 집안일을, 다른 한 손에 직장 일을 들고 펼치던 불안한 저글링은 곧바로 중단되고 만다. 책은 ‘돌봄의 위기’를 직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육아, 간병, 간호 등 돌봄과 관련한 여러 분야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고령화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돌봄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공 돌봄 서비스를 받으려면 대기표를 쥐고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 문제는 결국 가족이 무보수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식으로 해결되기 일쑤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부편집장을 지낸 저자는 2015년의 한 통계를 근거로 영국에서 환자와 노인에게 제공된 무보수 돌봄 노동의 가치가 연간 206조 원에 달한다고 말한다. 2017년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돌봄 노동자의 자살률은 평균 자살률의 2배였다. 돌봄 노동을 저임금으로 후려치는 등 평가 절하하는 문화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저자는 “우리 사회는 돌봄을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으로 가내 돌봄으로 시작된 돌봄 노동은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치부돼 왔다. 돌봄 노동을 애써 가려놓는 ‘문화적 가림막’이 존재하는 셈이다. 저자의 육아 경험을 비롯해 자녀를 돌보는 부모, 부모를 돌보는 자녀, 간병인, 간호사, 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의 돌봄 현장 이야기를 5년간의 심층 취재로 생생하게 담았다. 돌봄의 위기와 원인을 진단하는 동시에 돌봄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문화는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짚어본다. 돌봄 노동을 과도하게 추켜세우지 않으면서도 누군가를 돌보고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돌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하려는 저자의 진심이 돋보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 리스트가 시끄러운 논쟁을 야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국 대중문화잡지 롤링스톤이 지난달 26일 ‘가장 위대한 TV 프로그램 100’을 공개하면서 덧붙인 설명이다. ‘논쟁적일 것’이라는 롤링스톤의 예측은 적중했다. 1951년 CBS 드라마 ‘아이 러브 루시’(36위)부터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95위)까지….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방영된 TV 프로그램을 총망라하는 이 리스트를 살펴보던 문화부 대중문화팀 손효주 이지훈 김재희 기자는 의문을 품었다. 주인공이 입는 옷과 신는 신발이 족족 패션 아이콘이 된 ‘섹스 앤드 더 시티’가 고작 78위라고? 1위를 차지한 ‘더 소프라노스’는 마피아 미화 논란이 일었는데? 롤링스톤 스태프와 배우, 작가, 감독, 평론가 등 56명이 만들었다는 이 리스트를 세 기자가 파헤쳐 봤다. ○ ‘오징어게임’ 차트 진입…“구색 맞춘 느낌도”▽손효주=95위라는 숫자보다 순위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반짝 화제작이 아닌 클래식 반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더라. 사회비판적 메시지와 오락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덕인 것 같아. ▽이지훈=미국 젊은 세대는 2008년 금융위기 후 빈부격차와 불공정에 눈을 뜬 세대야. ‘오징어게임’이 그 주제를 잘 공략했어. 낯선 시공간을 활용해 신선함도 줬고. ▽김재희=차트의 다양성도 고려했을 것 같아. 아카데미상이나 골든글로브상에 ‘백인들의 잔치’란 비판이 지난 몇 년간 쏟아졌듯, 이번 리스트에도 비영어 콘텐츠 한 편 정도는 상징적으로 넣자는 의도도 있었을 거야. ○ 섹스 앤드 더 시티 78위…“오락성 치중된 탓”▽김=‘섹스 앤드 더 시티’나 ‘프렌즈’(49위)처럼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순위가 낮은 드라마들도 눈에 띄었어.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스핀오프 영화나 시퀄 드라마가 망한 요인도 있는 것 같아. 롤링스톤도 ‘속편이 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원작에 물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언급했듯 속편의 ‘폭망’이 원작 타이틀의 힘을 약화시킨 거지. ▽손=깊이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 등장인물들의 패션, 여성들의 솔직한 성(性)에 대한 이야기 등 화제성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사회적 함의나 깊이 있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은 아냐. ▽이=다른 드라마들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지긴 해. ‘브레이킹 배드’(3위)처럼 인간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거나, 인생에 대한 고찰을 담은 드라마들과 비교했을 때 말이야. 2위를 차지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도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는 정치적 풍자로 가득한 블랙 코미디잖아. ▽김=TV 드라마도 블록버스터 영화 스케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왕좌의 게임’(31위)이나 아직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고전 중의 고전 ‘스타트렉’(22위) 등 레전드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해야 할까. ○ 넷플릭스 드라마 5편… 두드러진 OTT 성장세▽이=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많이 포함된 것도 놀라웠어.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더 크라운’(88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85위), ‘러시안 인형처럼’(57위), 애니메이션 ‘보잭 홀스맨’(41위)까지 총 5편이 순위에 들었어. ▽김=61위를 차지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오리지널 드라마야. 퓰리처상을 받은 소설이 원작으로, 학대받던 노예 소녀 코라가 지하철도를 타고 도망친 뒤 벌어지는 이야기야. ▽손=흑인 노예 이야기라고 하니 1977년 ABC에서 방영된 ‘루츠’(29위)도 기억 나. 아프리카에서 노예 사냥꾼들에게 잡혀 미국으로 온 쿤타 킨테와 그 후손의 이야기야. 미국 주류 미디어가 처음으로 흑인 노예의 비참한 운명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기념비적 작품이지. 한국에서도 ‘뿌리’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는데,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해. OTT가 소재와 장르의 벽을 허물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신선한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 ○ 상위권 작품 공통점은 ‘작품성’▽이=리스트의 톱10을 보다가 발견한 재밌는 점은 상위권 작품들이 예술성이 높은 드라마라는 점이었어. 올해 에미상에서 ‘오징어게임’을 누르고 작품상을 받은 ‘석세션’(11위)도 굉장히 심오해. 미디어그룹 회장이 죽으면서 가족들이 유산 상속을 두고 싸우는 과정이 현학적이고 철학적인 대화로 진행되지.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물고 늘어지는 대화의 향연이랄까? 중간에 끄고 싶은 순간이 많이 찾아오지만 꾹 참고 볼 가치가 있어. ▽손=1위를 한 ‘더 소프라노스’는 미국의 이탈리아계 마피아 조직을 주인공으로 한 마피아물이지만 어떤 드라마적 판타지도 없이 현실을 날것 그대로 묘사해. 삶과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담긴 작품이야. ▽김=롤링스톤이 2016년에도 ‘가장 위대한 TV 프로그램 100’ 순위를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더 소프라노스’가 1위였더라고. 롤링스톤이 ‘더 소프라노스’를 ‘반박 불가의 챔피언’이라고 언급했어. 반세기를 통틀어 챔피언으로 꼽힌 드라마는 어떨지 한번 보는 게 어떨까.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제2의 미나리.’ 14일까지 열리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된 두 영화에 붙은 별칭이다. 한국계 미국인 엄소연 감독(33)의 다큐멘터리 ‘LA 주류가게의 아메리칸 드림’과 한국계 캐나다인 앤서니 심 감독(36)의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그 주인공. 두 작품 모두 한인 가족의 이민 정착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배우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영화 ‘미나리’에 비견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혼인신고도 하기 전에 남편과 사별하는 바람에 싱글맘이 된 소영(최승윤)이 1990년 먹고살겠다는 일념으로 초등학생 아들 동현(도현 노엘 황)과 캐나다 밴쿠버로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동현은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왔다는 이유로 ‘라이스보이’라고 놀림받으며 인종차별을 당한다. 소영은 공장에서 내내 서서 일하며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이민 생활 9년 만에 얻은 건 췌장암 4기 진단. 실제 8세 때 이민 간 심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내가 겪은 이야기와 다른 이민자들의 경험을 녹여 만들었다”고 했다. 후반부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소영이 동현과 함께 10년 만에 시부모를 만나러 한국에 오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캐나다에서의 모습은 1.33 대 1, 즉 과거 TV 화면 비율로 답답한 느낌이 들게끔 담아낸 반면 한국은 탁 트인 화면에 담아냈다. 심 감독은 “캐나다라는 큰 땅에 사는 이민자들의 외로움을 강조하고 싶어 좁은 화면을 택했다”며 “한국 땅은 좁지만 해방감을 주는 만큼 큰 화면에 담았다”고 했다. ‘LA 주류가게의 아메리칸 드림’은 1960, 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주류가게를 연 ‘주류가게 1세대’와 이들의 자녀 이야기를 다룬다. 1980년대 로스앤젤레스 남부 지역 주류가게 운영자의 75%가 한인일 정도로 주류가게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다. 엄 감독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LA ‘주류가게 베이비’”라며 “내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다뤄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폴링다운’(1993년) 등 1980, 90년대 할리우드 영화 상당수는 한인 가게 주인을 우스꽝스럽고 편협한 캐릭터로 묘사해 왔다”며 “이민자 입장에서 우리를 제대로 다뤄 보고 싶었다”고 했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의 원인을 한인, 흑인 등 누구의 잘못도 아닌 미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로 짚어낸 점도 눈에 띈다. 주류가게를 이어받은 2세와 엄 감독처럼 꿈을 좇아가는 2세 등 자녀 세대의 다양한 모습도 보여준다.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싱가포르인 감독이 만든 영화 제목이 ‘아줌마’다. 영어 제목 역시 ‘Ajoomma(아줌마)’.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 14일까지 열리고 있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된 작품. 영화제 기간 3차례 상영이 모두 매진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공은 남편과 사별하고 성인 아들과 단둘이 사는 싱가포르 아줌마 림메이화(洪慧芳·훙후이팡). 그는 집안일을 할 때든 밥을 먹을 때든 늘 한국 드라마를 틀어놓는 K드라마 팬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대사를 따라 하는 것이 유일한 낙. 아들과 한국 여행을 가기로 한 림메이화는 한껏 들떴지만 이도 잠시, 아들은 회사 면접이 잡혔다며 여행을 취소하자고 한다. 환불이 안 된다는 말에 림메이화는 난생처음 홀로 한국 땅을 밟는다. 그러나 관광버스가 자신만 두고 떠나버리는 바람에 낙오되면서 여행은 시작도 못 해보고 꼬여버린다. 영화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첫 합작 영화. 부산에서 7일 연 기자회견과 관객과의 대화에서 허수밍(何書銘·사진) 감독은 “어머니가 한국 드라마 3, 4개를 동시에 볼 정도로 정말 좋아하신다”며 “이런 모습을 보며 나와 어머니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것이 영화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주인공은 싱가포르 국민배우 훙후이팡. 그는 “나도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사는 아줌마”라고 했다. 주연인 관광 가이드 권우 역의 배우 강형석을 비롯해 정동환 여진구 등 한국 배우들도 다수 출연한다. 훙후이팡은 “언어장벽 때문에 촬영이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눈빛만으로도 소통이 되더라”라며 웃었다. 영화는 80% 이상 한국에서 촬영됐다. 대사 대부분은 한국어다. 영화는 한국 관객을 상대로 이른바 ‘국뽕’을 자극하는 데 주력하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는 소재일 뿐, 중년 여성이 인생의 주체로 거듭나는 이야기가 핵심이다. 국적을 떠나 모두의 어머니 이야기인 셈. 영화에서 여러 번 나오는 주제곡 ‘여성시대’(다비치 등) 가사는 영화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아직 웃을 날이 많은데 여태 그걸 몰랐어. (중략) 내 인생을 사는 거야.” 허 감독이 영화 아이디어를 낸 뒤 실제 제작하기까지는 6년 넘게 걸렸다. 앤서니 천 프로듀서는 “아이디어가 좋았지만 제작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유명 감독, 유명 프로듀서면 수월했겠지만…”이라며 “지난한 협상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영화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등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7일 저녁 세계 최초로 영화가 상영된 뒤 허 감독은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정말 감동적이다. 평생 잊지 못할 밤이 될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엄마가 자식에게 헌신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중년 여성들에게 희망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데뷔작을 부산에서 처음 선보일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싱가포르인 감독이 만든 영화 제목이 ‘아줌마’다. 영어 제목 역시 ‘Ajoomma(아줌마)’.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 14일까지 진행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작품. 영화제 기간 3차례 공식 상영이 모두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공은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성인 아들과 단둘이 사는 싱가포르 아줌마 림메이화(홍휘팡). 림메이화는 집안일을 할 때든 밥을 먹을 때든 늘 한국 드라마를 틀어놓는 K드라마 열성 팬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대사를 따라 하는 것이 유일한 낙. 아들과 함께 한국 드라마 유명 촬영지를 돌아보는 여행을 가기로 한 림메이화는 한껏 들떴지만 이도 잠시, 아들은 회사 면접이 잡혀 여행을 못 간다고 한다. 환불이 안 된다는 여행사 직원 말에 림메이화는 난생처음 홀로 한국 땅을 밟는다. 그러나 관광버스가 자신만 두고 떠나버리는 바람에 홀로 낙오되면서 여행은 제대로 시작도 못 해보고 꼬여버린다. 영화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첫 합작 영화. 7일 부산 현지에서 연 기자회견과 관객과의 대화 등에서 허슈밍 감독은 “실제로 어머니가 한국 드라마 3, 4개를 동시에 볼 정도로 정말 좋아하신다”며 “이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나와 어머니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것이 영화의 시작이었다”라고 했다. 주인공은 싱가포르 국민배우 홍휘팡. 홍휘팡은 “나 역시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사는 아줌마”라고 소개했다. 영화에는 주연인 관광 가이드 역의 배우 강형석을 비롯해 정동환, 여진구 등 한국 배우들도 다수 출연한다. 홍휘팡은 “한국 배우들과 작업한다고 했을 때 언어장벽 때문에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눈빛만으로도 소통이 다 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영화는 80% 이상 한국에서 촬영됐고 대사 대부분은 한국어다. 영화는 단순히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아줌마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한국 관객들을 상대로 ‘국뽕’을 자극하거나 중년 여성의 쓸쓸함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방식의 신파로 흘러가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는 매개일 뿐, 중년 여성이 인생의 주체로 거듭나는 등 성장하는 이야기를 비교적 담담하게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다. 국적을 떠나 모두의 어머니 이야기인 셈. 영화에서 여러 차례 나오는 K팝 주제곡 ‘여성시대’(다비치 등)의 가사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아직 웃을 날이 많은데 여태 그걸 몰랐어. (중략) 내 인생을 사는 거야. 화장하고 머리를 자르고 멋진 여자로 태어날 거야.“허 감독이 이 영화 아이디어를 낸 건 2015년 12월. 실제 제작까지는 6년이 넘게 걸렸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데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투자받기 쉽지 않았다. 앤소니 첸 프로듀서는 “허 감독 아이디어를 처음 들었을 때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지만 제작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유명 감독, 유명 프로듀서면 일이 수월했겠지만…”이라며 “지난한 협상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등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7일 저녁 세계 최초로 영화가 상영된 뒤 허 감독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정말 감동적이다. 나에겐 평생 잊지 못할 밤이 될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엄마가 자식에게 헌신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중년 여성들에게 희망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제 데뷔작을 부산에서 처음 선보일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7일 낮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주변 소향씨어터. 영화제 상영관은 어디나 많은 관객이 몰렸지만 이곳은 유독 북적거렸다. 이날 천만 영화 ‘왕의 남자’(2005년)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데뷔작 ‘욘더’(티빙)가 상영됐기 때문. 2032년이 배경인 공상과학(SF) 로맨스물 ‘욘더’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뒤 사람이 숨지기 전 뇌에서 기억을 빼내 이를 바탕으로 가상현실 속 가상인간으로 부활시키는 이야기다. 상영 뒤엔 이 감독과 주연배우 한지민 신하균이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돼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황. 서울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진형 씨(19)는 “이 감독 팬인데 그가 만든 OTT 시리즈가 궁금했다”며 “스마트폰으로 보던 OTT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에서 보면 어떨지 체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 감독 역시 “OTT 시리즈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올 줄 몰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OTT의 바다에 풍덩 빠졌다. 14일까지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선 넷플릭스와 티빙,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등의 OTT 시리즈를 9편이나 선보였다. OTT 시리즈를 상영하는 ‘온스크린’ 부문을 신설해 3편을 초청했던 지난해보다 대폭 늘었다. 그간 영화계에서는 OTT 콘텐츠에 다소 부정적인 시선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영화와 OTT 시리즈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명망 있는 감독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물론이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광팬이라고 밝힌 ‘고어물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 일본 감독의 K콘텐츠 데뷔작 ‘커넥트’(디즈니플러스)와 영화 ‘은교’ ‘해피 엔드’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썸바디’(넷플릭스)도 초청됐다. 미이케 감독은 “OTT 콘텐츠가 영화제에 초청받아 너무 놀랐고 기뻤다”고 했다. 정 감독도 “부산 극장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영화와 달리 각 캐릭터와 그 관계들을 원 없이 그릴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공식 공개 전에 대형 스크린으로 미리 볼 수 있고, 한지민 신하균(욘더) 정해인 고경표(커넥트) 등 스타들을 직접 만날 기회도 마련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제를 ‘OTT 시리즈 축제’라 해도 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OTT 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지난해 초청됐던 넷플릭스의 ‘지옥’과 ‘마이네임’은 호평이 쏟아지며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공식 공개 뒤 넷플릭스 순위에서 세계 1위, 3위에 각각 올랐다. 한 OTT 업체 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 관객 중에는 소셜미디어에 앞다퉈 리뷰를 올리는 등 적극적인 이들이 많다”며 “구독자를 선점하고 화제성도 끌어올릴 수 있으니 이만한 홍보 무대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년엔 더 많은 OTT 시리즈를 받아들일 거란 관측도 나온다. 유명 영화감독들이 OTT 시리즈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데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게임’이 미국 에미상을 휩쓸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OTT 작품들의 치열한 홍보 경쟁이 영화제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제에 초청되는 OTT 초청작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7일 낮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 소향씨어터는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천만 영화 ‘왕의 남자’(2005년)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데뷔작 ‘욘더(티빙)’가 상영됐기 때문. 상영 뒤엔 이 감독과 한지민 신하균 등 주연배우가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돼 이날 상영은 일찌감치 매진이었다. 서울에서 ‘욘더’를 보러 왔다는 대학생 김진형 씨(19)는 “평소 이 감독 팬인데 그가 만든 시리즈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왔다”며 “스마트폰으로 보던 OTT 콘텐츠를 영화관 대형스크린에서 보면 어떨 느낌일지 체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욘더’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2032년이 배경. 숨을 거두기 직전 뇌에 저장된 기억을 모두 빼낸 다음 이를 바탕으로 죽은 이를 가상현실의 가상인간으로 부활시켜 남은 가족들과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줄거리다. 이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 및 오픈토크 등에서 “OTT 시리즈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게 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5~14일 진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등 OTT 시리즈는 모두 9편. 영화제 측은 지난해 OTT 시리즈를 상영하는 ‘온스크린’ 부문을 신설해 3편을 초청했는데, 이번엔 9편으로 대폭 늘렸다.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서 그간 영화계가 가진 OTT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거두고 영화와 시리즈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선 이 감독 작품은 물론 쿠엔틴 타란티노가 광팬이라고 밝혀 더 유명해진 ‘고어물의 거장’ 일본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K콘텐츠 데뷔작 ‘커넥트’, 영화 ‘은교’ ‘해피 엔드’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썸바디’(넷플릭스) 등 유명감독들의 첫 시리즈가 잇달아 초청됐다. 미이케 감독은 7일 기자회견에서 “OTT가 영화제에 초청받아 너무 놀랐고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지우 감독은 “부산 극장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영화와 달리 한도 각 캐릭터와 관계들을 한없이 그릴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했다. 특히 OTT를 통해 공식 공개되기 전에 큰 스크린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다는 점, ‘욘더’의 한지민 신하균, ‘커넥트’의 정해인 고경표 등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 등에 힘입어 관객들 관심이 OTT에 쏠리는 분위기. 영화제 부제를 ‘OTT 시리즈 축제’라고 해도 될 정도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OTT 업체도 영화제 초청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청된 넷플릭스의 ‘지옥’과 ‘마이네임’은 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바이럴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이후 공식 공개되며 각각 세계 1위, 3위라는 좋은 성적도 이뤄냈다. 한 OTT 업체 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앞다퉈 리뷰를 올리는 등 적극적인 이들이 많아 선공개에 따른 최고의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국내 구독자를 선점하고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데 있어 이만한 마케팅 공간이 없다”고 했다. 영화제 측이 내년에는 OTT 콘텐츠를 더 많이 받아들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방송계의 아카데미 에미상을 석권하는 등 OTT 시리즈가 K콘텐츠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국가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명망있는 감독의 시리즈 데뷔가 속속 이뤄지며 시리즈가 상영시간이 긴 영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문호를 더 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예측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영화제에서 벌어지는 OTT 작품들의 치열한 홍보 경쟁이 영화제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도 큰 만큼 향후 영화제에 초청되는 OTT 초청작 수가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부산=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6일 저녁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 ‘낙동강’이 최초로 대중에 공개됐다. 44분 분량으로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당시 한국을 대표하던 예술인들이 임시수도 부산에서 제작했고, 이듬해 개봉한 영화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최근 자료원 보존고에 있던 영화 원본 필름을 발굴해 복원에 성공했다. 전창근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6·25전쟁 당시 제작된 한국 극영화 14편 중 2013년 ‘태양의 거리’(1952년), 2020년 ‘삼천만의 꽃다발’(1951년)에 이어 세 번째로 발굴됐다. 앞서 발굴된 두 편에 비해 음향과 영상 유실이 거의 없어 기록적 가치가 높다. 영화는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뒤이어 소복을 입은 여성 무용가 조용자 선생이 강변에 나와 춤사위를 선보인다. 이때 흐르는 노래는 ‘낙동강’. “보아라 가야 신라 빛나는 역사”로 시작되는 노래로 낙동강의 역사와 6·25전쟁 당시 낙동강에서 일어난 참상을 함축했다. 흑백 유성 영화로 전반부는 벌거벗은 채 낙동강에 뛰어들어 노는 아이들 모습 등 낙동강 일대 주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보여준다. 주인공 일령(이택균)이 낙동강의 역사를 설명하는 모습도 나온다. 1950년 8월 북한군이 낙동강 모든 전선에서 공세를 시작하자 일령은 조국을 지키겠다며 참전한다. 실제 전투 장면을 곳곳에 삽입해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후반부는 재건의 희망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날 상영에 참석한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은 “전쟁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전한 영화”라고 했다. 복원 과정에서 영화음악을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 만든 사실도 밝혀졌다. 그가 생전 유일하게 참여한 영화음악인 것. 윤이상은 이 영화 원작이기도 한 이은상 시인의 동명 시에 세 가지 버전의 곡을 붙여 만든 주제곡 ‘낙동강’ 중 영화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노래를 작곡했다. 영화에 깔리는 관현악곡은 1956년 윤이상이 작곡한 ‘낙동강의 시’의 원형으로 분석된다.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태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바다의 절경이 펼쳐진다. 에메랄드 빛 바닷속 가득한 열대어 떼는 팔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눈앞에서 유유히 헤엄친다.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이 바다로 들어갈 땐 관객도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아바타’(2009년)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 주요 장면을 18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이 6일 공개되자 3차원(3D) 영화 관람용 안경을 쓴 관객들은 숨죽이며 스크린 속 세계에 빠져들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를 계기로 열린 이날 행사는 전편이 역대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인 만큼 특히 관심이 뜨거웠다. 행사에 참석한 존 랜도 프로듀서는 올해 12월, 13년 만에 후속편을 개봉하는 데 앞서 편집 영상을 먼저 공개한 배경에 대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영화를 아시아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완벽한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아바타’는 국내 개봉 당시에도 1360만 명이 넘게 관람해 역대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전편이 열대우림의 천혜 자연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바다 생태계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날 뉴질랜드에서 화상으로 관객을 만난 할리우드 거장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전편에서 열대우림을 배경으로 지구인이 광산 개발에 나서며 나비족이 위협받는 모습을 그렸고, 이번엔 바다가 위협받는 모습을 담았다”고 했다. 판도라 행성이 배경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빗댄 우화라는 것. 전편에는 나비족이 하늘을 나는 장면이 주로 나온다. 이번엔 환상 그 자체인 바닷속을 평화롭게 누비는 모습을 그렸다. 캐머런 감독은 “3, 4편에서는 사막과 극지방 등 판도라의 다양한 환경이 등장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걸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은 ‘아바타’를 총 5편으로 기획한 가운데 ‘아바타: 물의 길’을 촬영하며 3편도 동시에 제작했다. 4편 역시 일부 촬영이 진행됐다. 이번엔 전편에서 나비족의 영웅이 된 제이크가 나비족 여성 네이티리와 결혼한 뒤 꾸린 가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다룬다. 랜도 프로듀서는 “우리의 작은 선택이 가족은 물론이고 타인, 나아가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연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제아무리 아바타 후속편이라 해도 팬데믹으로 극장 관객이 줄면서 전편만큼의 흥행은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랜도 프로듀서는 “캐머런 감독은 가장 영화적인 영화를 만들어 왔고 아바타는 영화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라며 “관객을 상영관으로 불러들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영화적 경험입니다. 큰 스크린으로 다 같이 즐기는 경험이죠. 손꼽아 기다렸다가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영화, 그런 영화가 바로 ‘아바타: 물의 길’입니다.”(캐머런 감독)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연쇄살인마 역을 해보고 싶어요.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영화 ‘웨어 더 윈드 블로우스’ 감독님에게도 연쇄살인마 관련 대본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어요.(웃음)” 3년 만에 정상화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가 찾았다. 영화제 기간 열리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것.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6일 진행된 량차오웨이 기자회견장에서는 질문이 쏟아졌다. 특유의 미소를 머금은 량차오웨이는 “아직 안 해 본 역할이 많다.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악역 대본이 많이 안 들어온다. 연쇄살인마 역을 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며 웃었다. ‘양조위의 화양연화’에선 그가 직접 선정한 영화 6편을 선보인다. 그에게 아시아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화양연화’(2000년)를 비롯해 ‘무간도’(2003년) ‘2046’(2004년) ‘암화’(1998년) ‘동성서취’(1993년) ‘해피투게더’(1998년)가 상영된다. 작품 선정 배경에 대해 그는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골랐다”면서도 “‘비정성시’(1989년)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제2회 영화제가 열린 1997년부터 올해까지 총 네 번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올해는 개막 첫날인 5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그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왔을 때는 좁은 길에 작은 무대를 만들어 개막식을 했는데 이번 개막식은 정말 성대하더라.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현대화됐고, 높은 건물도 많이 생기고 바닷가도 예뻐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그는 “20년간은 배우는 과정이었다면 또 다른 20년은 배운 것을 발휘하는 단계였다.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배우라는 직업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개봉한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주인공 샹치의 아버지 웬우 역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으로 유명한 그가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큰 화제가 됐다. 올해 60세인 그는 이날 “10년 전만 해도 내가 아버지 역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며 “아버지 역이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여러 역을 소화할 수 있게 돼 즐겁다”며 “젊은 나이에 할 수 없었던 나이 든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K콘텐츠에 출연하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요즘 한국 문화계를 보면 정말 기쁩니다. K콘텐츠를 즐겨 보는데,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를 좋아해 기회가 되면 두 분과 영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언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언제든 K콘텐츠에 도전할 마음이 있습니다. 영화 ‘코다’처럼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역할이라면 더 좋고요.”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연쇄살인마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영화 ‘웨어 더 윈드 블로우스’ 감독님께도 연쇄살인마 관련 대본을 생각해보시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웃음)”특유의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한국 취재진 앞에 등장한 중화권 스타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 입에서 평소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연쇄살인마’라는 단어가 나오자 웃음이 터졌다. 6일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량차오웨이 기자회견 현장. 홍콩 영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에겐 이날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회견이지만 팬 사인회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질문 경쟁이 치열했다. 영화제 기간 진행되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아직 안해 본 역할이 많다.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악역 대본이 많이 안 들어온다. 연쇄살인마 역할을 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며 웃었다.그는 지난해 개봉한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주인공 ‘샹치’의 아버지 ‘웬우’ 역할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으로 유명한 그가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큰 화제가 됐다. 한국 나이로 60세인 그는 이날 “10년 전만 해도 내가 아버지 역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며 “아버지 역이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게 돼 즐겁다”며 “젊은 나이에 도전할 수 없었던 나이 든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어”고 했다.‘양조위의 화양연화’는 그가 직접 선정한 영화 6편을 상영하는 특별전. 그에게 아시아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화양연화’(2000년)를 비롯해 ‘무간도’(2003년) ‘2046’(2004년) ‘암화’(1998년) ‘동성서취’(1993년) ‘해피투게더’(1998년)가 상영된다.그는 작품 선정 배경을 두고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골랐다”며 “‘비정성시(1989)’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그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건 제2회 영화제가 열린 1997년부터 이번까지 총 4번째. 그는 5일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그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왔을 때는 좁은 길에 작은 무대를 만들어 개막식을 했었는데 이번 개막식은 정말 성대하더라.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현대화됐고, 높은 건물도 많이 생기고 바닷가도 예뻐진 것 같다”고 말했다.1981년 드라마로 데뷔해 데뷔 40년이 넘은 그를 두고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어떤 배우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에 출연했다. 굉장한 폭과 깊이를 동시에 가진 배우로 배우가 성취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는 특별한 배우”라며 극찬했다.그는 이에 “20년간은 배우는 과정이었다면 또 다른 20년은 배운 것을 발휘하는 단계였다.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배우라는 직업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벼 소회를 밝혔다.그는 기회가 된다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에 출연할 의향도 밝혔다. 그는 “요즘 한국 연예계를 보면 정말 기쁘다. 나도 K콘텐츠를 즐겨 본다”며 저도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를 좋아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두 분과 영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언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언제든 K콘텐츠에 도전할 마음이 있습니다. 영화 ‘코다’처럼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역할이라면 도전하고 싶습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5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 극장.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류준열이 말했다. 공동 사회를 맡은 배우 전여빈도 “팬데믹 때문에 관객분들을 만날 수 없어 아쉬웠는데 올해는 정말 감격적이다”라고 했다. 객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객석을 1200석만 운영했지만 올해 4500여 석으로 대폭 늘리면서 개막식은 열기로 가득했다. 대구에서 온 성주희 씨(34·여)는 “지난해에도 오고 싶었는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포기했다”며 “이제 마음껏 영화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이날 영화제는 3년 만에 100% 정상 개최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2020년엔 팬데믹으로 레드카펫 행사와 야외 개막식을 생략했다. 지난해엔 이를 부활시켰지만 상영관 객석을 50%만 운영하는 등 팬데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식은 올해 5월 별세한 강수연 배우에 대한 추모로 시작됐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연주하는 브람스의 인테르메조 선율에 어우러져 고인의 출연작과 배우 설경구 문소리 등이 고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지킴이였고 한국 영화의 거장이었다. 어떤 역경에도 함께해 준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2015∼2017년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이는 거의 마지막에 등장한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였다. 그는 이날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한다. 무대에 오른 량차오웨이는 트로피를 몇 번이나 들여다본 뒤 “영광스러운 상을 주신 부산국제영화제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 팬을 만날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배우 한예리는 시상에 앞서 무대에 올라 량차오웨이에 대한 헌사를 발표했다. 그는 “스크린 속에서 너무나 무해한 얼굴에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을 가진 한 배우를 오래도록 존경하고 흠모해 왔다. 그의 연기 앞에서 나는 늘 가장 순수한 관객이 된다”며 존경을 표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이어지는 영화제에선 개막작인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를 포함해 공식 초청작 기준 71개국 243편이 상영된다. 량차오웨이는 2000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화양연화’를 비롯해 ‘무간도’ ‘해피투게더’ ‘2046’ 등 직접 고른 출연작 6편으로 구성된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진행한다. 이 중 그가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2046’과 ‘무간도’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6일에는 13년 만에 개봉하는 ‘아바타’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의 주요 장면을 18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을 존 랜도 프로듀서가 직접 소개한다. 올해 5월 이례적으로 예고편 시사회를 연 데 이어 주요 장면 영상까지 미리 공개하는 등 12월 개봉을 앞두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이준익 감독의 시리즈 데뷔작인 티빙의 ‘욘더’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9편도 영화제에서 미리 만나 볼 수 있다.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5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류준열이 말했다. 공동 사회를 맡은 배우 전여빈도 “팬데믹 때문에 관객분을 뵐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정말 감격적이다”라고 했다. 객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객석을 1200석 밖에 운영하지 못했지만 올해 4500여 석으로 대폭 늘리면서 개막식은 축제 현장다운 열기로 가득했다. 대구에서 온 성주희 씨(34·여)는 “지난해에도 오고 싶었는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포기했다”며 “이제 정상화돼 마음껏 영화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이날 영화제는 3년 만에 100% 정상 개최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2020년엔 팬데믹 여파로 레드카펫 행사와 야외 개막식을 모두 생략했다. 지난해엔 이를 부활시켰지만 상영관 객석을 50%만 운영했다. 개막식은 올해 5월 별세한 고 강수연 배우를 추모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연주하는 브람스의 인터메조 선율에 어우러져 고인의 출연작과 배우 설경구 문소리 등이 고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지킴이었고 한국영화의 거장이었다. 어떤 역경에도 함께해준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2015~2017년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주인공은 행사 거의 마지막에 등장한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였다. 그는 이날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발전에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된다. 무대에 오른 량차오웨이는 트로피를 몇 번이고 들여다본 뒤 “영광스러운 상을 주신 부산국제영화제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팬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시상식에 배우 한예리는 “스크린 속에서 너무나 무해한 얼굴의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을 가진 한 배우를 오래도록 존경하고 흠모해왔다. 그의 연기 앞에서 나는 늘 가장 순수한 관객이 된다”며 존경을 표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이어지는 영화제에선 개막작인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를 포함해 공식 초청작 기준 71개국 243편이 상영된다. 량차오웨이는 2000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화양연화’를 비롯해 ‘무간도’ ‘해피투게더’ ‘2046’ 등 자신이 직접 고른 출연작 6편을 들고 영화제를 찾아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진행한다. 이중 그가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2046’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6일에는 13년 만에 개봉하는 ‘아바타’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의 주요 장면을 18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을 존 랜도 프로듀서가 직접 소개하는 행사가 열린다. 올해 5월 이례적으로 예고편 시사회를 연데 이어 주요 장면 영상까지 미리 공개하는 등 12월 개봉을 앞두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이준익 감독의 시리즈 데뷔작 ‘욘더’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9편도 공식 공개 전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다. 부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다시는 오나 봐라.” 학을 떼고 떠난 고향에 돌아왔다. 무려 16년 만이다. 기세(송새벽)는 고등학교 졸업 후 상경해 꿈꾸던 공채 개그맨 시험에 단박에 합격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7년 넘게 무명 개그맨으로 방송국을 떠도는 신세가 된다. 고생 끝에 콩트 주인공이 될 기회를 얻었는데, 하필 그때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된다. 설상가상으로 월세를 못 내 옥탑방에서 쫓겨나고 충청도 최대 조직폭력배 ‘팔룡회’를 이끌던 아버지(이경영)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마지못해 돌아온 고향, 기세는 아버지에 이어 ‘팔룡회’ 회장이 된다. 어린 시절 기세가 삼촌이라 부르며 따르던 조직 2인자 강돈(이범수)이 그에게 ‘바지회장’을 맡아주면 거액을 주겠다고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 5일 개봉한 ‘컴백홈’은 송새벽 이범수 라미란 등 한국 대표 코미디 배우 3인이 동시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코미디 영화.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고향에 돌아온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세가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이 누군지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주축이다. 웃음 일등 공신은 단연 송새벽. 그는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연기를 하지 않는 듯한 생활 연기를 선보이는데 이 모습이 상영시간 내내 관객을 웃게 만든다. 진지함에 억울함, 지질함을 더해 빚어낸 송새벽 특유의 코믹 연기가 빛을 발한 것.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코미디 영화라고 웃기려고 애쓰면 장면이 살지 않는다. 그냥 매 장면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기세의 첫사랑 영심 역의 라미란은 현재 상영 중인 또 다른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2’에서 맡은 강원도지사 주상숙과 180도 다른 생활 연기로 관객들을 웃긴다. 이범수는 빈틈 많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잔인하기 그지없는 악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악역은 합법적으로 나쁜 짓을 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라며 웃었다. 무명 개그맨이 고향에 내려와 조폭 두목이 된다는 설정은 참신하다. 반면 조폭 영화의 뻔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관객이 영화관으로 향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송새벽은 “‘컴백홈’에서 얘기하려는 건 고향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로, 조폭은 그 이야기를 위한 장치일 뿐이다. 상투적인 흐름이었다면 영화 출연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기세가 16년 만에 고향 친구들과 티격태격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인교진 이중옥 오대환 황재열 등 친구 4인방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오랜 친구 같은 호흡을 보여준다. 이들 친구를 중심으로 한 배우들이 충청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살려낸 덕분에 몇몇 장면은 대사만 들어도 웃음이 터진다. 이 영화의 미덕은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는데 웃기는 것. 고향 친구들을 만나러 열 일 제치고 훌쩍 고향으로 떠나고 싶어지는 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다시는 오나 봐라"라며 학을 떼고 떠난 고향에 돌아왔다. 무려 16년 만이다. 기세(송새벽)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경해 꿈꾸던 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7년 넘게 콩트 주인공 한 번 못 해본 무명 개그맨으로 방송국을 떠도는 신세다. 고생 끝에 주인공이 될 기회를 얻는데, 하필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된다. 월세를 내지 못해 옥탑방에서 쫓겨난다. 설상가상으로 충청도 최대 조폭 ‘팔룡회'를 이끌던 아버지(이경영)가 돌아가신다. 마지못해 돌아온 고향, 기세는 아버지에 이어 ‘팔룡회’ 회장이 된다. 어린 시절 기세가 삼촌이라 부르며 따르던 조직 2인자 강돈(이범수)이 기세에게 ‘바지 회장’을 맡아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 코미디영화 ‘컴백홈’은 한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 3인이 동시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고향에 돌아온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세가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이 누군지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이 이야기의 주축이다. 상영시간 내내 웃음이 터져 나오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단연 주인공 송새벽. 그는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마치 연기를 하지 않는 것처럼 연기하는데 이 모습이 큰 웃음을 끌어낸다. 진지함에 억울함과 지질함을 더한 송새벽 특유의 코믹 연기가 이번에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는 것.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특별히 웃기려고 애쓰면 오히려 장면이 살지 않는다. 그냥 매 장면, 그 상황 자체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코믹 연기의 비결을 밝혔다. 기세의 첫사랑 영심 역으로 출연한 라미란은 현재 상영 중인 또 다른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2’에서 그가 맡은 강원도지사 주상숙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긴다. 이범수는 빈틈 많아 보이지만 알고보면 잔인하기 그지없는 악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악역은 참 매력 있다. 합법적으로 나쁜 짓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무명 개그맨이 고향에 내려와 조폭 두목 자리를 이어받는다는 설정은 참신하다. 그러나 영화 소재로는 닳고 닳도록 활용돼온 조폭이 소재인 만큼 뻔한 조폭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영화 관람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새벽은 이에 “최근 한 친구가 연락이 와서 ‘지하철에서 영화 광고를 봤는데 포스터만 봐도 얘기가 뻔히 보인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컴백홈’에서 얘기하려는 건 고향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로 조폭은 그 이야기를 위한 장치일 뿐이다. 상투적인 흐름이었다면 출연을 생각해봤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기세가 16년 만에 고향 친구들과 투닥거리며 깊은 우정을 재발견하는 모습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인교진 이중옥 오대환 황재열 등 고향 친구 4인방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실제로 송새벽과 또래. 그런 덕분인지 다섯 사람은 실제로 오랜 친구 같은 호흡을 보여준다. 이들 친구들을 중심으로 한 출연 배우들이 충청도 사투리의 말맛을 맛깔나게 살려낸 덕분에 몇몇 장면은 대사만 들어도 웃음이 터진다.이 영화의 장점은 누구도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는 것. 관람차 안에서의 대결 장면 등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에서도 배우들은 진지하기만 하다. 배우들의 이런 능청스러움은 영화의 최대 웃음 포인트다. 이 영화의 단점은 영화를 보고 나면 오랫동안 못 본 고향 친구들을 만나러 열 일 제치고 훌쩍 고향으로 떠나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5일 개봉.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전 세계에서 2억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공연 제작사 ‘태양의 서커스’의 간판 연출가 프랑코 드라고네(사진)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이탈리아 출신인 드라고네는 1985∼1998년 ‘알레그리아’ ‘퀴담’ ‘오’ 등을 연출하며 ‘태양의 서커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0년에는 회사 드라고네를 설립해 팝 스타 셀린 디옹의 콘서트를 연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태양의 서커스’ 측은 “그는 ‘태양의 서커스’의 성공에 소중한 기여를 했다. 그의 죽음은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공연)산업계에도 큰 손실”이라고 애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방탄소년단(BTS), 지드래곤 등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가수들과의 협업으로 유명한 화가 킬드런(본명 김석원)의 개인전 ‘Man on the moon’이 열린다. 전시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 꿈에그린 GIFC몰 내 ‘스튜디오 제뉴인’에서 1~3일, 7~10일 개최된다. 이번 개인전에선 킬드런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개해 유명세를 탄 작품과 신작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열광할만한 작품 120점을 선보인다. 킬드런은 지난해 방탄소년단 멤버 뷔의 얼굴을 그린 작품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해 팬들의 큰 호응을 끌어내는 등 MZ세대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스튜디오 제뉴인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달에 홀로 외로이 서있는 듯한 작가의 내면세계를 담은 작품을 보여주고자 한다. 형식이나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작품들이 전시된다”고 밝혔다. 전시 시간은 오후 1시~8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