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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 씨(사진)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건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KAL기 폭파 사건 30주년(29일)을 앞두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현지 시간)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북한은 원래 테러 국가이자 거짓으로 이뤄진 국가”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재지정과 함께 국제적인 제재를 강력하게 한다면 북한에서도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KAL기 사건으로 북한이 테러지원국에 지정됐다가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해제한 것에 대해선 “당시 공식 사과를 받지 않고 해준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테러와 관련해 북한에 책임 있는 태도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씨는 북한의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선 “(공작원) 자신들이 직접 손을 안 대고 배후에서 조종을 하고 빨리 자기들은 발 빼서 도망가려는 비열한 수법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공작원이 잡히면 결정적인 증거가 남기 때문에 증거를 안 남기고 발뺌하는 수법으로 조금 바꿨다”고 평가했다. 북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를 처음엔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하다가 나중에 본 적이 있다고 번복한 것에 대해선 “처음에는 요코타에게 피해가 갈까 봐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30주년에 대한 감회엔 “돌아가신 분들, 그리고 유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은 사건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고, 그 이후 15년은 좌파정부 때 가짜로 몰려서 탄압받고 (거주지가) 노출돼 쫓겨나 지금까지도 어려운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때문에 국회를 찾았다. 질의가 밤늦게까지 이어지자 저녁식사를 인근 식당에서 했다. 메뉴는 파스타였다. 장관이 국회 가서 파스타 먹은 얘기를 새삼 꺼낸 것은 당일 저녁을 먹은 장소가 잘못됐다는 생각에서다. 그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첫날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빈만찬이 열렸다. 만찬에는 우리 측 70명, 미국 측 52명 등 총 122명이 참석했다. 파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고급 식탁보가 깔린 큼지막한 테이블 13개도 마련됐다. 화제가 된 ‘독도 새우’도 식탁에 올랐다. 헤드 테이블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트럼프 대통령 내외,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등이 앉았다. ‘1 테이블’에는 임종석 비서실장, ‘2 테이블’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3 테이블’에는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출동해 손님을 맞았다. 부처 장관들도 자리했다. “주요 정부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외교, 기획재정, 국방, 교육, 과기, 산업통상자원, 행정안전, 문화체육 등 8명이다. 특히 행사 주무부처인 외교부에선 장관 외에 주미대사, 본부장, 국장급 관료에 주미대사의 부인까지 참석했다. 하지만 통일부 장관의 자리는 없었다. 장관 업무의 경중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핵심 의제는 북한 문제였다.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시간 대부분을 북한 얘기로 채웠다. 그런데도 자나 깨나 북한만 연구하는 통일부 장관이 만찬장 말석에도 앉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밥 한 끼 갖고 왜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겠다. 통일부 장관이 미국 측 인사들을 직접 만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북한 관련 해외 업무는 외교부가, 대북 업무는 통일부가 나눠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문제는 이미 세계적인 이슈가 된 지 오래다.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 얘기만 꺼내면 미국 측이 펄쩍 뛰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상황이다. 강력한 대북압박 국면에서 한국이 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통일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또는 핵심 측근들과 스킨십을 쌓고 소통하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열린 ‘공짜 기회’ 아닌가. 9월 26일 뉴욕의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 만찬의 최저 입장료는 3만5000달러(약 3900만 원), 트럼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원탁 자리는 25만 달러(약 2억8000만 원)였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은 만찬은커녕 트럼프 방한 1박 2일 동안 미국 측 인사와 전혀 접촉이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방문이라는 초대형 북핵 이벤트가 열린 상황에서 이른바 ‘조명균 패싱’이 일어나자 통일부 관계자들은 낙담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미국 인사들을 만나 ‘지금은 대북 압박이 중요하겠지만 나중에 분위기가 반전되면 각종 대북 경협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역할이 지대하다” “주도적 능동적 역할을 하라”면서 통일부에 한껏 힘을 실어준 것이 불과 석 달 전 일이다. 청와대가 통일부의 자존감을 최소한이라도 챙겨줘야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어깨를 펴고 상대하지 않을까 싶다.황인찬 정치부 기자 hic@donga.com}
정부가 국내 한 종교단체가 제출한 ‘무상 기부증서’ 한 장만 믿고 7년 만에 북한산 생수 반입을 허용한 것이 확인됐다. 통일부는 15일 북한의 500mL짜리 ‘금강산 샘물’ 4만6000병, ‘강서 약수’ 20병의 반입을 허용해 달라는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단통협)의 신청을 1일 조건부 승인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5·24조치로 북한 물품의 반입이 금지된 상황에서 이례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통일부는 “대북제재와 무관한 종교적 목적의 반입으로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 추진 차원에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단체는 20일 서울 등에서 열리는 행사에 해당 생수를 제단에 올리는 용도 등으로 사용하고 남는 것은 회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앞서 단통협은 9월 말 북측에 생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서 직접 보내는 게 불가능하자 북한산 생수의 중국 내 판권을 가진 한 조선족 무역상을 통해 건네받기로 한 것이다. 생수는 현재 인천항에서 통관을 기다리고 있다. 약 800만 원인 생수 대금이 이미 북한에 흘러들어갔는지는 불분명하다. 통일부는 기부증서에만 근거해 무상 제공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선족이나 단통협이 북한에 대가를 지불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통일부는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이 조속히 평창 올림픽 참가를 확정 짓고, 남북이 만나 평창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기 위한 제반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평창 올림픽 개최를 위한 유엔 휴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됨에 따라 평화로운 평창 올림픽을 위한 새로운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북한의 참가와 대화를 촉구했다. 유엔은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총회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참가국 컨센서스(의견일치) 방식으로 채택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인 157개국의 공동 제안을 통해 표결 없이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올림픽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로 명명된 결의안은 올림픽 기간 전후(평창 올림픽 개최 7일 전부터 평창 패럴림픽 종료 7일 후까지 52일간) 적대 행위 중단 촉구, 스포츠를 통한 평화 및 인권 증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정부대표단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한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은 “휴전 결의안 채택은 평화 올림픽을 실현하자는 약속을 전 세계가 다 함께 결의한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강로 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결의안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사회가 평화올림픽을 지지한 만큼 북한의 대회 기간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에는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관료 및 모든 관련 인사들의 안전한 통행, 접근 및 참가를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최근 한반도 전쟁 위기설에 따라 불참 가능성을 언급한 일부 국가들의 불안 심리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인 ‘피겨 여왕’ 김연아는 통상 결의안 채택 시 정부 대표 1인만 발언하는 관례를 깨고 추가 발언에 나서 주목받았다. 4분간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김연아는 “10세 때 남북 선수단이 (2000 시드니 올림픽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보면서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며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전 세계인을 한데 모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할 것으로 확신한다. 평창 올림픽은 남과 북의 분단선을 넘어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하려는 가장 진실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휴전 결의안 채택 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피겨스케이팅에서 북한 페어 선수들이 참가 자격을 획득해 기쁘다. 선수 시절 북한 선수들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기에 북한이 참가한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평창 올림픽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 “매우 영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유엔총회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휴전 결의가 채택된 것을 환영하며 북한의 대회 참가를 촉구했다. 통일부는 14일 ‘유엔총회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 입장’ 자료를 내고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길에 북한이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하며, 언제라도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한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돼 있지만 남북이 평창 올림픽에서 만나 대화하고 화합할 수 있다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김종석 kjs0123@donga.com·황인찬 기자}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우리 측에 넘어온 북한군 병사는 ‘엘리트 부사관(하사관)’으로 추정된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당일 “하전사 복장으로 넘어왔다”는 해당 병사는 일반병이 아닌 부사관일 가능성이 크다. ‘하전사’는 북한에서 부사관과 일반 병사 계급을 통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특수 업무를 띠는 JSA에 북한은 주로 부사관을 배치하고 있다. 군 당국은 해당 병사가 20대라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17세에 신체검사를 받고 입대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수년간의 복무 경험이 있는 노련한 병사일 가능성이 있다. JSA는 북한 내에서 인기가 높은 근무지이다. 남측과 인접해 주체사상이 이완되기 쉬운 까닭에 급식과 의복 등의 처우가 좋기 때문이다. 이에 비교적 좋은 출신이나 집안의 자제들이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병사가 왜 목숨을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었을까 하는 의문은 남지만 적어도 그가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했을 정황은 크다. 그는 총기를 휴대하지 않고 월남했다. 북한에서도 근무 중일 때만 총기를 지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비번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 3시경의 낮 시간을 택한 것은 경계가 느슨한 시간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밤에는 북한군의 경비가 강화된다. 그는 지프를 타고 군사분계선(MDL)으로 돌진했다. JSA 내에서 북한군이 지프를 운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한 관계자는 “짧지 않은 거리를 지프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가 장기간 차도가 없거나 혹 사망한다면 새 남북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북측의 가족을 동원해 인도적 차원의 귀환을 요구할 경우 우리가 거부할 명분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목숨을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행위’ 자체를 귀순 의사 표현으로 봐야 할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평창 올림픽이 평화의 새 지평을 향한 새 걸음을 내디뎠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 건설’이라는 제목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패럴림픽 휴전 결의안을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 총회에서 발표했다. 결의안은 올림픽 개막 일주일 전(2월 2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일주일 뒤(3월 25일)까지 52일 동안 물리적·군사적 위협을 포함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단은 올림픽을 통한 평등과 평화의 정신을 확산시켜 전 세계에 보다 나은 세상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평(New Horizon)을 열자고 호소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수석으로 한 대표단은 평창 올림픽이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첫 주자로서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1993년 이후 2015년까지 2년마다 올림픽 직전 연도에 채택돼 왔다. 평창 올림픽에는 차기 대회 개최국으로 올림픽기를 인수해야 하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찾아 올림픽 정신에 맞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 유치 이듬해인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회식에는 슈퍼마리오 복장으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 잦은 무력시위를 했던 북한이 결의안 채택에 따라 3월 말까지 도발을 중단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 국면이 유지될 수 있다. 한국은 이 시기를 이용해 동북아 협상 국면을 주도할 계획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동서 냉전시대의 벽을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듯이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은 동북아 평화에 일조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청와대는 무엇보다 북한이 참가해 꽉 막힌 남북 관계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 2014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참가를 통해 분위기를 극적으로 반전시켰던 예가 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기간(2∼3월) 중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키 리졸브’가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평창 올림픽 기간 우리의 평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 훈련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평창에 오겠다는 뜻을 밝히는 게 먼저지, 우리가 먼저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why@donga.com·황인찬 기자}

김정은이 잠잠하다. 9월 15일 일본 상공을 넘어 발사한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 후 두 달째 조용하다. 노동당 창건일, 중국의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한미 연합훈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까지 주요 ‘빅 이벤트’마다 도발이 예상됐지만 김정은은 지켜만 봤다.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이 참여하기 시작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진핑까지 참여한 제재에 김정은 위축된 듯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각종 대북제재 결의를 발표했지만 실질적 제재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중국도 “더 이상 도발은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서서히 제재 이행 페달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13일 분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의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이런 효과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5월 중국에 890억 원가량의 철광석을 수출했다. 하지만 올해 6∼10월엔 북한의 대(對)중국 철광석 수출액이 1∼5월보다 40%가량 줄었다는 것이다. 패널들은 주요 관련국이 보낸 통계 및 사설 업체에서 구입한 선박의 이동 자료까지 분석한 결과 석탄 등 다른 자원의 수출량도 대부분 줄어든 것으로 확인했다. 여기에 인도,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우회 자원 수출 루트도 상당 부분 차단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 금융기관 및 합작회사에 대한 외국 투자도 하반기를 기점으로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패널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이 참여 중이다. 이들은 향후 추가 자료를 수집해 종합 분석한 결과를 이르면 내년 2월에 보고서 형태로 낼 계획이다. 중국의 참여로 대북제재 효과가 나타나면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등 북-중 무역의 허브 역할을 하는 지역들은 최근 ‘붕괴설’이 돌 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게 현지 분위기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쥐 잡듯 접경 지역의 대북무역 기업들을 상대로 계좌 추적 등 불법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4, 5곳의 기업은 대북무역을 포기하거나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9일 기자들과 만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에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틸러슨 장관은 “제재가 북한 경제 내부와 일부 북한 주민, 심지어 군부 일부에까지 어떤 압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신호들을 보고 있다. 이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들이 있으며, 중국 측에서 자신들이 보고 있는 일부 신호를 우리와 공유해 왔다”고도 했다.○ 김정은 ‘정중동’ 속 경제 행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방한 시 국회연설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신랄하게 꼬집고 비무장지대(DMZ) 기습 방문까지 시도하며 어느 때보다 김정은을 최대한 압박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직접 대응하지 않았다. 그 대신 외무성 담화를 통해 “호전광의 대결 행각”이라며 상대적으로 차분히 대응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 외에 다양한 변수가 김정은의 긴 침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강력하게 전개되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압박이 꼽힌다. 미국은 지난달 ‘죽음의 백조’ B-1B 전략폭격기 편대를 북방한계선(NLL) 이북으로 전개하며 무력시위를 벌인 데 이어 10일 핵 항공모함 3척을 동원해 동해 인근 해역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그동안 정부 안팎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핵심 전략자산을 상시배치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많았지만, 최근까지는 이를 지키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력이 다음 도발 단계로 나아갈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그 다음은) 태평양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아직 실패를 무릅쓰고 감행할 만큼 기술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이 일부 성과를 거둬 김정은이 핵개발 못지않게 경제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는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김정은은 핵과 경제 개발이라는 병진 노선에 치중해 왔는데, 핵이 완성되더라도 경제를 놓칠 경우 북한 인민에게 성공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기 힘들다. 특히 미국 본토에 닿는 핵무기의 기술적 완성과 실전 배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이때까지 버틸 수 있는 경제력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렇다 보니 김정은은 일단 경제 중심 행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김정은은 도발을 멈춘 지난 두 달간 과수농장, 농업연구소, 신발공장, 화장품공장, 트럭공장을 방문했다. 그때마다 김정은은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만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신진우 niceshin@donga.com·황인찬·신나리 기자}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13일 국정원 명칭 변경을 포함해 연내 국정원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8일 주요 적폐 의혹 사건 15건의 조사 마무리를 선언한 개혁위가 이젠 ‘국정원 개혁’의 제도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위는 국정원 명칭 변경을 포함해 수사권 이관과 직무 범위의 명확화·구체화, 예산 집행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 내·외부 통제 강화, 위법한 명령에 대한 직원들의 거부권 활성화 등 개혁 관련 사항을 검토해 국정원법 정비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것. 이를 토대로 연내에 국정원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위 관계자는 “의원 입법으로 할지, 정부 입법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몇몇 의원이 발의한 (국정원법) 개정안과는 상관없이 (권고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혁위는 앞으로도 국회 정보위나 국정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들어오는 적폐 의혹에 대해서 예비조사 후 필요성이 인정되면 정식 조사하기로 했다. 아직 정식 조사에 추가로 들어간 사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상납을 지시한 혐의(뇌물공여 등)로 이병기 전 국정원장(70)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원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국정원 자금이 청와대에 지원된 문제로 국민들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남재준 전 원장(73)과 이병호 전 원장(77) 등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3명에 대한 조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황인찬 hic@donga.com·강경석 기자}
북한 노동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에서 38선을 “기적이 멈춘 선”이라고 연설한 것에 대해 “원한의 38선은 미국이 그었다”고 받아쳤다. 노동신문은 9일 5면 톱기사 ‘원한의 38선은 미제의 죄악을 고발한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은 제멋대로 38선에 인위적인 군사분계선을 만들어 넣고 절반 땅을 강점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조선의 분열은 철천지원수 미제가 우리 인민 앞에 저지른 가장 큰 반인권적, 반인륜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진격했던 곳, 즉 이곳으로부터 24마일 북쪽까지 미쳤다. 그리고 기적은 거기에서 멈춘다”면서 북한을 ‘교도소 국가’로 비난했다. 신문은 파주로 장 보러 갔던 새서방이 돌아오지 못한 사연, 젖먹이를 떼놓고 친정집에 갔던 며느리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것 등 분단의 아픈 사연들을 전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또 노동신문은 6면 한 면을 트럼프 비판 기사와 논평으로 채웠다. 톱기사로 여의도, 광화문 등에서 열린 반미(反美) 집회 소식을 현장 사진 9장과 함께 상세히 전했다. 성조기가 불타는 사진도 실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노동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국회에서 38선을 “기적이 멈춘 선”이라고 연설한 것에 대해 “원한의 38선은 미국이 그었다”며 받아쳤다. 노동신문은 9일 5면 톱기사 ‘원한의 38선은 미제의 죄악을 고발한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은 제멋대로 38선에 인위적인 군사분계선을 만들어 넣고 절반 땅을 강점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조선의 분열은 철천지원수 미제가 우리 인민 앞에 저지른 가장 큰 반인권적, 반인륜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진격했었던 곳, 즉 이곳으로부터 24마일 북쪽까지 미쳤다. 그리고 기적은 거기에서 멈춘다”면서 북한을 ‘교도소 국가’로 비난했다. 북한은 이런 트럼프의 발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분단 후 고립되며 낙후된 책임을 미국에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특히 파주로 장보러 갔던 새서방이 돌아오지 못한 사연, 젖먹이를 떼놓고 친정집에 갔던 며느리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것 등 분단의 아픈 사연들을 전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9살 소년이 10년 수감 생활을 시작한 사연, 중국인 아버지를 둔 아이가 ‘불순하다’(혼혈)는 이유로 바구니에 담긴 채 어디론가 끌려간 것을 전하며 ‘감성적 공격’을 했던 것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이외에도 신문은 6면 한 면을 트럼프 비판 기사와 논평으로 채웠다. 톱기사로 여의도, 광화문 등에서 열린 반미(反美) 집회 소식을 현장 사진 9장과 함께 상세히 전했다. 성조기가 불타는 사진도 실렸다. 논평을 통해서는 “트럼프는 즉각 파면시켜야할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에 대해 “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기 위한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한미 정상회담 다음 날인 8일 정세논설에서 “전쟁 미치광이인 트럼프는 전쟁 폭언들을 내뱉으면서 긴장 상태를 극도로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가 남조선에 날아든 것도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면서 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기 위한 의도적인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남조선 집권자가 ‘전쟁이 나도 조선반도에서 나는 것이고 수천 명이 죽어도 거기서 죽는 것’이라는 망발을 거리낌 없이 내뱉은 트럼프에 대해 항변 한마디 못하는 것은 매국 반역 행위”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반대하는 국내 단체들의 시위 소식을 별도의 기사 2건으로 상세히 다루기도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문재인 정부가 7월 6일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베를린 구상’을 발표한 직후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과 당국자 간 실무 접촉을 가졌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직접 대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6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7,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 당국자 간 접촉이 있었다. 우리 정부는 대북 접촉 경험이 있는 당국자를 보냈고, 북한도 직급을 맞췄다. 한 소식통은 “우리 정부는 저쪽(북한)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인사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 인사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여 만에 이뤄진 첫 남북 접촉에서 북측은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흡수통일의 상징인 독일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힌 데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 또 미-중-일-러 등 주변 강국엔 특사를 파견하면서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지 않은 것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걸었는데 많이 실망했다면서 특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이 첫 실무회담을 한 시기는 문 정부가 남북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을 동시에 제안한 7월 17일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남북 당국자뿐만 아니라 올여름엔 민간 전문가도 북한 당국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 접촉 사실에 대해 “통일부 장관이 국감에서 말한 ‘아직 북측과 유의미한 접촉은 없다’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12년 3월 초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을 깜짝 방문했다. 아버지 김정일이 숨지고 넉 달 뒤였다. 아직 뒤숭숭한 때였지만 김정은의 행보엔 거침이 없었다.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구역에 있는 판문각 전망대에 올라 쌍안경을 들고 남측 구역을 직접 살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남측에서 총 쏘면 닿을 거리까지 얼굴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나온 김정은 화보집 ‘인민의 위대한 하늘’에는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초병들과의 기념촬영을 앞두고 한 지휘관이 이렇게 보고했다. “전투근무(경계근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념사진을 2회로 나눠 찍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자 김정은이 소리쳤다. “최고사령관이 나왔는데 어느 놈이 감히 덤벼들겠는가. 최고사령관이 지켜주겠으니 걱정하지 말고 어서 다 데려오라.” 이에 초병 전부가 초소를 텅텅 비운 채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동행한 지휘관은 “초소가 빈 적은 처음”이라며 김정은의 담력을 칭송했다. 물론 우상화의 일환인 화보집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김정은이 만만치 않은 배포를 가진 것은 추정할 수 있다. 김정은의 판문점 시찰은 그 후론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도 김정은은 종종 최전방을 찾는다. 북-미 간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8월에도 중부전선 최전방 부대를 찾았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김정은 얘기를 꺼낸 것은 사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7일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비무장지대(DMZ)를 찾지 않는 다고 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신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의 캠프 험프리스를 찾는다. 이 관계자는 미 대통령의 DMZ 방문이 ‘상투적’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이나 캠프 험프리스 방문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강력한 대북 압박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발언 내용 못지않게 장소 또한 중요하다. 최전선과 후방이 주는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미 폭격기의 암살 공포에 시달리는 김정은이 위험을 감수하며 전방을 찾아 군인들을 격려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헬기로 DMZ를 찾아 서울과 DMZ가 지척인 것을 피부로 확인했으면 했다. 발아래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을 보며, 혹 마음 한편에 가지고 있을지 모를 대북 공격 카드를 접기를 희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일부 외신 보도처럼 실제 트럼프의 DMZ 방문을 만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캠프 험프리스 방문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DMZ행을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앞서 방한한 미국 대통령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찾았던 DMZ 방문은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때 와서 ‘상투적’인 것이 돼 버렸다. 한미 지도자가 강력한 대북 압박을 펼친다고 입을 모으면서 ‘DMZ 패싱’을 결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황인찬 정치부 기자 hic@donga.com}
최근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축전에 답전을 보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 동지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1일 답전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보낸 전문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7월 11일 ‘북-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 체결 55주년 때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달 25일 시 주석에게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을 축하하기 위해 축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축전을 보내준 데 대하여 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하여, 그리고 나 자신의 이름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위원장 동지에게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정세하에서 중국 측은 조선 측과 함께 노력하여 두 당, 두 나라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들에게 더 훌륭한 행복을 마련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공동의 번영을 수호하는 데 적극적인 기여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사회주의 건설 위업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당 대회 이후 고위급 대표단을 북에 파견했던 관례에 비춰 조만간 중국 대표단이 북에 파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을 앞두고 정부가 테러경보 단계를 가장 낮은 단계로 하향해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국무총리실 대테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외교부 등 21개 관계기관이 참석한 테러대책실무위원회에서 테러경보가 ‘주의’에서 가장 낮은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테러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다. 공항·항만 검색률이 15%에서 10%로 낮아진다. 정부는 2015년 11월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이후 2년 동안 ‘주의’를 유지해 왔는데 트럼프 방한을 10여 일 앞두고 돌연 경보 단계를 낮춘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구체적인 테러 용의점이 없는 상황이다. 장기간 ‘주의’를 유지해 (해당 기관의) 피로감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7일 방한에 임박해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경보단계만 ‘주의’로 복원하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상 시간이 없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대신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경기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찾는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한국과 중국은 찾지 않고, 일본만 방문한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정권 수립일(9월 9일)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 맞춰 김정은에게 축전을 보낸 외국 정상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준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30일 조선중앙통신의 9, 10월 축전 보도를 분석한 결과 28개국 정상이 총 30개의 축전을 보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개국 정상이 모두 43개의 축전을 보낸 것에 비하면 32% 감소한 것.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속에 북한에 우호적이던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조차 축전 보내길 꺼린 것이다. 포르투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우간다 등 16개국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 그 대신 말리 도미니카공화국, 벨라루스가 새로 축전을 보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2개씩 축전을 보냈다. 북한과 가까운 분냥 보라치트 라오스 대통령은 지난달 축전에서 “(정권 수립 후) 지난 69년간 조선 인민의 생활이 날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 우호 관계를 형성하려는 국가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축전 발송을 자제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을 ‘친노의 대모’로 지목하며 CJ의 사업 확장을 견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3년 8월 27일 ‘CJ의 좌편향 문화사업 확장 및 인물 영입 여론’이란 제목의 청와대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CJ 좌경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친노의 대모’ 역할을 해 온 이미경 부회장이 회사의 좌성향 활동을 묵인·지원한 것”이라고 꼽았다. 또 “국가정체성 훼손 등 정부에 부담요인이 되지 않도록 CJ측에 시정을 강력히 경고하고, 과도한 사업 확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이 제작한 영화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보고서에 담았다. ‘살인의 추억’, ‘공공의 적’, ‘도가니’ 등은 공무원과 경찰을 부패 무능한 비리집단으로 묘사하고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입한다고 평가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베를린’은 북한의 군인·첩보원 등을 동지나 착한 친구로 묘사해 종북 세력을 친근한 이미지로 오도한다고 했다.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저항 운동을 부추기며, 1000만 관객을 모은 ‘광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도록 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간접 지원했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개혁위는 또 국정원이 2014년 3월 19일 ‘문예계 내 좌성향 세력 현황 및 고려사항’이라는 청와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5개 단체, 249명의 문화계 인사들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보조금 지원 대상 등에서 배제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측근인 한 국정원 간부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고가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라”고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게 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국가정보원이 23일 밝혔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이날 배포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주요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한 자문·심의 내용’ 자료에 따르면 2009년 4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원 전 원장은 부서장 회의에서 국정 부담을 이유로 ‘불구속 수사’ 의견을 수시로 표출했다. 이에 원장 측근인 한 간부가 그해 4월 21일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을 만나 “고가 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시고, 수사는 불구속으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그러나 개혁위는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국정원 문건 및 관련자를 조사한 결과 해당 간부의 언급 외에 ‘명품시계 수수’ 및 ‘논두렁 투기’ 사실에 대한 언론 플레이를 지시하거나 실행한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기사를 최초 보도한 SBS 기자에게 “논두렁 투기 관련 내용은 검찰에서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7월 10일 (적폐청산 TF) 조사관과의 통화에서 ‘논두렁’ 등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지금 밝히면 다칠 사람이 많다”며 구체적 진술을 거부했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개혁위는 국정원 지휘부를 대상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첩보 검증 지시 및 언론 유출 여부를 조사했으나 조직적 개입을 입증할 자료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대신 혼외자 첩보를 수집한 국정원 직원의 단독 행위가 아닐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이 직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행위에 가담한 공범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7월 각 부처에 적폐청산 TF를 구성하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공문은 백 비서관이 기안하고 임 비서실장 명의로 발송됐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난달 14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마련된 유엔의 초강력 대북제재 결의가 나온 지 이틀 뒤 문재인 정부는 800만 달러(약 91억 원)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 추진을 밝혔다. “김정은의 핵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도 지원을 하고 있다”며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23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인도적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 선진국은 이미 대북 인도적 지원을 끊었거나 최소한의 명맥만 유지하며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평양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모든 돈줄을 빈틈없이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대북 인도적 지원 1달러도 안돼” 미국은 올해 국제사회에 가장 많은 32억7620만 달러(약 3조7046억 원)의 인도적 지원금을 내놓았다. 하지만 북한엔 전체 지원액의 0.03%인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만 줬다. 이것도 1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퇴임 전 지원을 약속했던 금액이다.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강력한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여태껏 북한에 단 1달러도 허용하지 않으며 철저히 압박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올해 전 세계 인도적 지원 목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내놓은 독일과 유럽연합(EU)도 북한에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영국, 일본도 수억 달러를 국제 기아, 질병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쾌척했지만 북한엔 아예 지갑을 닫았다. 전통적으로 인권을 중시하는 주요 서방 선진국이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까지 외면하는 것은 그만큼 북핵 문제가 절박하고, 해결을 위해서는 가장 강력한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달 15일 화성-12형 발사까지 4개월 동안 10번의 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은 최근 한 달 넘게 도발을 자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비핵화 관련 국제회의 참석차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았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은 22일 “핵 포기를 강요하는 대화엔 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미국과의 힘의 균형을 실현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김정은은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주체의 사회주의 한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여 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핵을 쥔 채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 기름값 지난해보다 3배까지 올라” 하지만 유엔 제재와 미국, EU, 일본 등의 독자 제재에 이어 주요국의 인도적 지원마저 대부분 끊기면서 북한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9월 말부터 북한에서 ‘727’로 시작하는 번호판 차량 외에는 급유가 금지됐다고 전했다. 일부 고위급 간부들을 제외하곤 차량 급유조차 하기 힘들 만큼 석유 수급 사정이 나빠졌다는 것.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역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의 기름값이 지난해의 3배까지 올랐다”며 “야간 상업시설들은 태양광으로 충전해 쓸 태양광 전지판과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외교 무대에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독일, 스페인, 멕시코, 페루, 쿠웨이트 등이 자국 주재 북한대사를 추방한 데 이어 미얀마, 베트남 등도 자국 주재 북한 외교관을 추방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비교적 북한에 우호적이었지만 우간다는 북한 회사 대표 등을 내쫓았다. 이런 상황에서 8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문재인 정부는 이제 집행 결정만을 앞두고 있다. 다만 내달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고려해 시기를 미루는 것을 검토 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지만 국제사회 기류를 고려해 집행을 미루고 있다”며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문재인 정부가 800만 달러(약 91억 원) 상당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하고 지원 시기를 고민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해오던 대북 인도적 지원 액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이 핵 폭주를 이어가자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주도해온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이 ‘평양행 지갑’을 닫은 것으로, 현 추세라면 북한이 올해 설정한 인도적 지원 목표액의 30%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23일 세계 각국의 인도적 지원금 내용을 담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파이낸셜 트래킹 서비스’(fts.unocha.org)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올해 세계 각국에 요청한 인도적 지원금은 1억1350만 달러(약 1283억 원)지만 이날 현재까지 3390만 달러(약 383억 원)만 모았다. 달성률은 29.9%다. 올해 각국에 요청한 전체 인도적 지원금 대비 평균 지원율이 현재 47.4%인 것을 감안하면 국제사회가 그만큼 대북 지원에 냉담해진 것. 특히 올해 전 세계 인도적 지원을 위해 32억7620만 달러(약 3조7046억 원)를 내놓은 미국은 북한에 전체 지원액의 0.03%인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를 지원했다. 유럽연합(EU)은 아예 이날 현재까지 대북 인도적 지원이 없다. 김정은 집권 1년차인 2012년엔 변화에 대한 기대 속에서 1억39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자 대북 인도적 지원은 2015년 2340만 달러, 2016년 3790만 달러에 그친 데 이어 올해는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연내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북한이 올해 최소 4190만 달러를 모금해 오히려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인도적 지원을 얻게 된다. 목표 달성치도 36.9%로 올라간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