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최예나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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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유초중고와 대학 같은 학교 영역뿐 아니라 사교육까지 취재합니다. 2009년 입사해 법조팀과 산업부에서 일한 3년을 제외하고 교육팀에 있었습니다.

yena@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교육57%
사회일반27%
칼럼4%
인사일반4%
대통령2%
보건2%
노동2%
고용2%
  • 장애인 이동권 보장 못 하는 저상버스[현장에서/최예나]

    얼마 전 1급 시각장애 국어 교사인 제삼열 씨의 연락을 받았다. 그는 “너무 답답해서 푸념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윤현희 씨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볼 수 없는 남편과 걸을 수 없는 아내, 이 두 사람은 유럽여행을 다녀와 2018년 함께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유럽까지 다녀온 부부지만 한국에선 이웃한 지방자치단체로 이동하는 것도 힘들다. 아내 윤 씨는 서울 강남구의 한 광고회사에서 일한다. 집도 같은 강남구라 장애인 콜택시보다 저렴하고 자주 오는 저상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 서울은 저상버스 보급률이 전체 버스의 53.9%에 달한다. 그런데 다음달 이사 갈 예정인 경기 하남시에서는 저상버스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남에서 운영 중인 저상버스는 총 14대. 보급률이 5.7%에 불과하다. 그나마 윤 씨가 이사 가는 동네로는 단 한 대의 저상버스도 지나가지 않는다. 이사 간 이후엔 장애인용 콜택시를 부르는 것도 쉽지 않다. 서울에선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 바로 콜택시를 탈 수 있다. 하남에선 이틀 전 전화 예약이 기본이다. 올해부터 전화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즉시콜’ 서비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만약 콜택시를 타지 못하면 윤 씨는 가까운 서울지역의 버스정류장까지 2, 3km 휠체어를 타고 움직여야 한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은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 결국 이들 부부는 하남시와 국토교통부에 “한 노선에 집중된 저상 버스를 분산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하남시의 답변은 “앞으로 저상버스로 설계된 전기버스 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었다. 국토부는 일주일 넘게 답변이 없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26.5%다. 당초 올해까지 달성하기로 한 목표치(42.0%)에 한참 못 미친다. 보급률이 가장 낮은 충남은 9.3%에 그친다. 윤 씨처럼 자기가 사는 지역에 저상버스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 장애인도 많다는 이야기다. 이 문제는 국가가 저상버스 보급 비율을 의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지금은 ‘저상버스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수 이상으로 운행하는 자에게 우선 운송사업 면허를 준다’는 권고 규정만 있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운송사업자가 1명뿐이라 사실상 유명무실한 규정이 됐다. 장애인 단체 등에서는 “버스 노선별로 저상버스 운행 최소비율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유롭게 이동하는 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다. 게다가 저상버스는 장애인뿐 아니라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고령자의 이동도 돕는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내 가족 혹은 노후의 내가 이용하는 것이다. 교통약자가 언제 어디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저상버스를 노선별로 실효성 있게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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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이과 통합수능’ 고3 모의고사 6번 치른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와 전국연합학력평가 일정이 결정됐다. 두 시험은 수능과 유사한 형태로 치러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출제 기관이 다르다. 수능 모의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학력평가는 각 시도 교육청이 주관한다. 올해 고3이 11월 18일 수능 전 가장 중시해야 할 시험은 6월 3일, 9월 1일 두 차례 치르는 모의평가다. 수능 모의평가는 학력평가와 달리 졸업생까지 응시하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다. 평가원은 그해 수능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결정하는 데 모의평가 결과를 활용한다. 고3은 두 번의 모의평가 외에 3월 25일, 4월 14일, 7월 7일, 10월 12일 재학생만 응시하는 학력평가를 치른다. 수능 전까지 모의고사를 총 여섯 번 칠 수 있는 것이다. 2022학년도 수능은 2021학년도와 크게 달라진다.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학생들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응시 과목의 비중이 커진다.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선택과목’ 형태로 바뀐다. 예를 들어 국어는 독서 문학 두 가지가 공통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혹은 ‘언어와 매체’ 가운데 하나를 선택과목으로 골라 시험을 치르면 된다.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선택한다. 영어와 한국사뿐 아니라 제2외국어와 한문에도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국어와 수학은 출제 비중이 공통과목 75%, 선택과목 25%이므로 이번 겨울방학 때는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 수학Ⅰ과 수학Ⅱ를 중심으로 대비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고1과 고2는 3월 25일, 6월 3일, 9월 1일, 11월 24일 등 학력평가를 네 차례 본다. 다만 서울지역은 6월 3일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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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2년차, 가방 대신 태블릿…교실 대신 ‘ZOOM’ 등교

    코로나19는 등교와 출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집어삼켰다. 생필품을 사고 외식을 하는 소비활동도 바뀌었다. 대형 콘서트장에서 ‘떼창’을 즐기는 게 언제 가능할지 모른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2년 차, 책가방 대신 태블릿PC를 찾는 학생과 ‘줌(ZOOM) 소회의실’로 모이는 직장인의 모습이 일상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코로나 사피엔스’ 시대의 시작이다. 지난해 12월 29일 경기 화성시 숲속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던 소리가 ‘음소거’하듯 멈췄다. 19개 작은 화면 속에서 몇몇 아이들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선생님이 유치원에 포토존 예쁘게 만들어 놓았으니 이따 각자 와서 졸업장 받자.” 이날 졸업식은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태어나 첫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경험했다. 아마 3월 초등학교 입학식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 1학기 수업도 등교와 원격이 번갈아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을 통해 등교하고 수업하는, 바로 ‘줌 세대’의 학교생활이다.○ 우왕좌왕 원격수업이 낳은 학력 격차 학부모 김미영(가명) 씨의 두 자녀는 각각 국제중과 공립중에 다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김 씨는 두 자녀를 보며 학력 격차가 커지는 이유를 확인했다. 국제중에 다니는 아이는 원격수업 기간에도 대면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 안에서도 학교생활을 똑같이 했다. 1교시부터 방과 후 클라리넷 수업까지 모두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됐다. 공립중에 재학 중인 아이는 45분짜리 수업을 10분 만에 끝냈다. 이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붙잡고 게임을 하는 게 일과였다. 교사는 조례와 종례 때 출석을 체크하고 과제만 확인했다. 지켜보는 김 씨의 속이 터졌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전례 없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겪으며 상당수 학교의 원격수업은 ‘출석체크’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문제는 원격수업의 수준이 교사나 학교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학력 격차가 갈수록 커진 것이다. 팬데믹 2년 차인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등교수업이 늘어도 ‘학교는 재미없다’는 인식을 넘어서 ‘학교 혐오’ 현상까지 우려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원격수업 때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며 혼자 공부한 학생은 등교가 시간 낭비라고 느끼고, 게임만 하던 학생은 억지로 교실에 앉아야 해 학교가 싫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교사가 원격수업에 매달릴 필요 없어 전문가들은 모든 교사가 원격수업을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진도 맞추기식 원격수업이 의미 없다는 건 이미 확인됐다. 줌 세대에게는 기존 공교육이 할 수 없던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중고교 각 학년 및 과목에서 가장 수준 높은 원격수업 콘텐츠를 모은 ‘아카이브’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전국에서 고교 수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교사 100명에게 강의를 맡기고 모든 학생이 공유하는 것이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교육부가 의지를 갖고 약간의 인센티브만 준다면 참여할 교사가 많아 금방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면 일선 교사는 원격수업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 대신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이나 상담에 집중해야 한다. 줌 세대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희정 대구 수성고 교사는 “지난해 수학 교사들의 주 업무 중 하나는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다가 보내 주는 문제의 풀이 과정을 다시 보내는 것이었다”며 “피드백만 즉각적으로 해도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2년 차, 더 중요해진 ‘정서 교류’학생들이 학교에 자주 등교하지 못하며 느끼는 소외감과 우울함을 줄이는 것도 줌 세대를 위한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다. 서울 강동구 한산초는 지난해 전교생(805명)의 15%(120명)가 긴급돌봄교실에 나왔다. 담임교사는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학생을 각자 교실로 불러 집에 있는 학생들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심금순 한산초 교장은 “처음에는 학생들이 교실에 있으면 원격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는 교사들도 있었지만, 부모가 맞벌이라 돌봄교실에 올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게 학교의 역할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온라인에서 1, 2주 단위로 짝꿍이나 모둠을 지어주거나 종례 시간에 이번 주 생일인 친구를 축하해주는 식으로 학생들이 온라인으로나마 정서적 교감을 나눌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공교육 신뢰 회복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 전문가들 ‘교육 패러다임 전환’제언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위기가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2년차인 올해를 교육 대전환의 계기로 활용하되, 무엇보다 공교육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건은 학교 교육을 ‘주입식’에서 ‘자기 주도 학습’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원격수업으로 부모들이 너무 유튜브만 본다고 걱정했지만 유튜브에 지식이 많다는 것도 인지하게 됐다”며 “교사는 국영수 등 기본적인 학습은 디지털로 전환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관심사를 검색하고 능동적으로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다룬 책인 ‘코로나 사피엔스’의 공동 저자다. 학술적으로 일부 정확하지 않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예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갈 인류를 상징하기 위해 ‘코로나 사피엔스’라고 표현했다. 교육 전환을 위해선 교육부가 새로운 수업을 위해 교사들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육부는 와이파이 구축과 스마트기기 대여 같은 하드웨어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국가 차원의 원격수업 아카이브를 만들면 원격수업 격차도 줄고 수업도 변할 수 있는데, 지난해나 올해나 그런 정책은 하나도 없으면서 ‘미래 교육’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기존 학생 평가 방식의 전환도 이뤄야 한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모두 똑같은 문제를 풀고 하나의 정답을 적어내는 평가 방식으로는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없다”며 “각 학생이 가진 고유의 생각과 논리력을 들여다보는 평가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지금부터 단계별 로드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도움말 주신 분 (가나다순)△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김성천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심금순 서울 한산초 교장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연진 부산 연산중 교사 △이현진 영남대 유아교육과 교수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 △최희정 대구 수성고 교사 △현보라 제주 중문초 교사 △홍기빈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

    •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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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어 만점자 역대 두번째로 적어… ‘수학 가’형도 다소 어려웠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의 1등급 비율이 12.66%로 집계됐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래 최고치다. 국어가 변수가 된 가운데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이 최상위권에게는 어렵지 않은 반면 중위권에게는 어려워 격차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2일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와 수학 ‘가’형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고, 수학 ‘나’형은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해 출제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점 결과 예년에 비해 초고난도 문항은 줄어든 반면 중고난도 문항들이 까다로워지면서 상위권과 중위권 간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 국어가 정시 변별력 가를 듯 올해 수능에서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막론하고 국어가 변별력을 가르는 핵심이다. 국어는 만점자 비율이 0.04%로 지난해(0.16%)의 4분의 1로 떨어졌다. 이는 현 선택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가장 어려웠던 2019학년도 국어 만점자 비율(0.03%)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44점이다. 지난해보다 4점이나 상승했다. 평가원 측은 이날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는데, 중고난도 문항을 예전보다 조금 더 어렵게 내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모두 증가했다. ‘가’형은 0.58%→0.70%, ‘나’형은 0.21%→0.53%로 상승했다. 수학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3점 올라 137점, ‘나’형은 12점 하락해 137점이 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쉬워졌는데 준킬러 문항이 늘면서 만점자 수가 늘고 표준점수 최고점도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학력 격차 영향은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2.66%로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수능(7.43%)과 비교해도 크게 올랐다. 반면 2등급은 16.25%→16.48%, 3등급은 21.88%→19.74%로 아주 소폭 오르거나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절대평가에서 상위권과 중위권의 학력 격차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올해 수능 전 영역에서 준킬러 문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해당 문항에서 변별력이 발생하는 중위권에게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코로나19로) 중위권이 줄어드는 특이점은 없었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가 수능 체감 난이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충남의 한 고교 국어교사는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하는 약 3개월 동안 학습 공백이 생긴 학생들이 있다”고 전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누적되면서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갖고 있는 상위권과 나머지 학생들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상위권의 경우 졸업생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능은 응시인원(42만1034명)은 역대 최저인데 졸업생 비율(29.9%)은 현 수능 체제 도입 이래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응시인원이 적어진 만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가 줄어 수시모집에서 최종합격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넘어가는 폭이 커질 수 있다. 수험생은 정시 원서접수 전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편 평가원이 밝힌 전 영역 만점자는 재학생 3명, 졸업생 3명으로 최근 4년 사이 가장 적었다. 평가원이 만점자 수를 처음 밝힌 2018학년도에는 15명, 2019학년도 9명, 2020학년도 15명이었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

    •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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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고, 자사고 유지… 법원 “지정취소 무효”

    자율형사립고인 부산 해운대고가 교육당국의 지정 취소에 불복해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이겼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지정이 취소된 자사고 10곳의 소송 중 처음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법원은 교육당국의 평가 지표 변경 등이 부당하다고 밝혀 다른 자사고 및 국제중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18일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취소 소송에서 동해학원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교육당국의 지정취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것이다. 부산지법은 “부산시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을 2014년보다 10점이나 상향하고, 감사 등 지적 사례로 인한 최대 감점을 9점 확대했다”며 “평가 기준 및 지표의 변경은 해운대고가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것인데, 부산시교육청은 그 이전 기간(2015∼2019년) 평가에까지 소급 적용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판결로 해운대고는 교육부가 전국 자사고를 모두 일반고로 바꾸기로 한 2025년 2월까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는 헌법소원 결과에 달려 있다.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들은 교육부가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부당하다며 5월 헌법소원을 냈다.최예나 yena@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 20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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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바뀐 기준 소급적용해 지정 취소 부당” 다른 자사고-국제중 소송에도 영향 미칠 듯

    18일 부산지방법원이 해운대고에 대한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같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자사고 및 국제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평가 기준을 갑자기 바꿔 소급 적용한 교육당국의 조치가 위법하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2019년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과 함께 만든 자사고 재지정 평가 표준안의 핵심은 두 가지. 재지정 커트라인을 기존 60점에서 70점으로 올리고, 대다수 교육청이 감사 등으로 감점할 수 있는 점수를 최대 4배까지로(3점→12점) 늘렸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5년 단위다. 교육당국은 2019년 평가를 앞두고 2018년 12월 평가 기준과 평가 지표를 대폭 바꿨다. 평가 대상 기간은 2015년부터라서 달라진 기준 등이 소급 적용됐다. 자사고들은 “기존 평가 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알고 학교를 운영해 왔는데, 교육당국이 자사고를 없애기 위해 갑자기 바꿨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자사고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날 부산지법은 “해운대고에 불리하게 평가 지표가 변경되거나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면 해운대고는 최소한 63.5점을 얻어 변경 전 커트라인 60점을 충족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고는 지난해 54.5점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은 변론 과정에서 “평가 기준 및 지표의 변경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만든 표준안을 따른 것이라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는 교육감의 자치 사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부산시교육청은 항소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들은 이날 판결을 반겼다. 오세목 자사고공동체연합 대표는 “친전교조 교육감들이 자사고를 없애려고 부당하게 한 평가를 사법부가 막은 것”이라며 “다른 자사고도 동일한 평가라 승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중 관계자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평가 기준을 바꿔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리자 자사고와 같은 쟁점으로 소송을 하고 있다. 다만 자사고들이 최종 승소해도 지위 유지 기간은 교육부가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 2025년 2월까지다. 이후는 이들 학교가 낸 헌법소원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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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고, 자사고 지위 유지…법원 “부산교육청 평가 절차 부당”

    자율형사립고인 부산 해운대고가 교육당국의 자사고 취소에 불복해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이겼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지정이 취소된 자사고 10곳의 소송 중 처음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법원은 교육당국의 평가 지표 변경 등이 부당하다고 밝혀 다른 자사고 및 국제중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18일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동해학원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교육당국의 지정취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본 것이다. 부산지법은 “부산시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을 2014년보다 10점이나 상향하고, 감사 등 지적사례로 인한 최대 감점을 9점 확대했다”며 “평가 기준 및 지표의 변경은 해운대고가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것인데, 부산시교육청은 그 이전 기간(2015~2019년) 평가에까지 소급적용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판결로 해운대고는 교육부가 전국 자사고를 모두 일반고로 바꾸기로 한 2025년 3월까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후는 헌법소원 결과에 달려 있다.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들은 교육부가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부당하다며 5월 헌법소원을 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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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교대, 영어 성적 3등급 이내 지원 가능

    2021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는 초등 교원을 양성하는 전국 10개 교대와 초등교육과가 설치된 이화여대, 제주대, 한국교원대에서 1659명(일반전형 기준)을 선발한다. 교대는 정시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대는 예비 교사를 교육하는 곳인 만큼 학교생활 충실도를 판단하기 위해서 학생부를 본다”며 “교대 10곳 중 경인교대, 공주교대, 서울교대를 제외한 7곳이 정시에서 학생부 성적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부분 대학에서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개 영역을 25%씩 반영한다. 서울교대는 영어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만 활용해 3등급 이내면 지원할 수 있다. 이화여대는 올해 영어 비중을 20%로 줄이는 대신 국어 비중을 30%로 늘렸다. 경인교대 광주교대는 수학 ‘가’형 성적에 3%, 부산교대 진주교대 청주교대는 5%, 한국교원대는 10% 가산점을 준다. 과학탐구에 5% 가산점을 주는 곳은 공주교대 대구교대 서울교대 춘천교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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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학교 선제적 3단계… 연말까지 유치원-초중고 원격수업

    15일부터 서울, 경기, 인천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가 문을 닫는다. 서울은 앞서 7일부터 중고교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데 이어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까지로 대상을 확대했다. 인천과 경기는 지금까지 모든 학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의 등교 밀집도(3분의 1)를 유지해 왔으나, 이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가 3단계 격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수도권 학교가 먼저 등교에 있어서 3단계 조치를 시행하는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중고교가 7∼28일 전면 원격수업을 하는 데 이어 유치원, 초등·특수학교도 15일부터 31일까지 원격수업을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기도교육청은 15일부터 31일까지, 인천시교육청은 15일부터 별도로 안내할 때까지 모든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세 지역 모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돼도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긴급돌봄에 준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수학교의 경우 서울은 돌봄교실을 운영하며 원격수업을 지원하기로 했고, 인천은 필요할 경우 시차제 등교를 가능하게 했다. 중고교의 기말고사나 수행평가 기간에는 밀집도를 3분의 1로 유지하며 등교할 수 있다. 그동안 소규모 학교(초중고교 300명, 유치원 60명 내외)는 거리 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등교 방침을 결정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예외 없이 문을 닫아야 한다. 다만 인천시교육청은 연평도 같은 섬 지역 소규모 학교에는 자율성을 계속 주기로 했다. 연말까지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75%(453곳), 유치원의 78.8%(614곳), 특수학교의 53.1%(17곳)는 겨울방학을 시작한다. 경기와 인천도 비슷하다. 수도권 학생은 사실상 내년 개학 때까지 계속 등교를 못 하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은 입시 및 취업과 관련 없는 학원의 운영이 금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입시 학원에 가는 고교 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연말까지 집에만 있게 됐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가팔라지면서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등교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비수도권은 등교 밀집도 3분의 1(고교는 3분의 2)이 원칙이나, 최대 3분의 2까지도 가능하다. 울산만 예외적으로 14일부터 1주간 특수학교를 제외한 유치원, 초중고교를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부는 방역당국이 전국적으로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지 않는 이상 선제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지 않을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은 주말 동안 교육부와 교육청이 협의하면서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검토했지만, 그 외 지역의 등교 방침은 방역당국의 거리 두기 단계를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돌봄과 급식 노동자 등이 속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7일로 예정된 전국 교육청과의 임금교섭이 결렬되면 23, 24일 총파업을 하기로 했다. 최예나 yena@donga.com / 수원=이경진 / 인천=차준호 기자}

    •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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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모든 학교 선제적 3단계…15일부터 유치원-초중고 등교 중단

    15일부터 서울, 경기, 인천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가 문을 닫는다. 서울은 앞서 7일부터 중고교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데 이어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까지 로 대상을 확대했다. 인천과 경기는 지금까지 모든 학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의 등교 밀집도(3분의 1)를 유지해왔으나, 이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가 3단계 격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수도권 학교가 먼저 등교에 있어서 3단계 조치를 시행하는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중고교가 7~28일 전면 원격수업을 하는 데 이어 유·초등·특수학교도 15일부터 31일까지 원격수업을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기도교육청은 15일부터 31일까지, 인천시교육청은 15일부터 별도로 안내할 때까지 모든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세 지역 모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돼도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긴급돌봄에 준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수학교의 경우 서울은 돌봄교실을 운영하며 원격수업을 지원하기로 했고, 인천은 필요할 경우 시차제 등교를 가능하게 했다. 중고교의 기말고사나 수행평가 기간에는 밀집도를 3분의 1로 유지하며 등교할 수 있다. 그동안 소규모 학교(초중고 300명, 유치원 60명 내외)는 거리 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등교 방침을 결정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예외 없이 문을 닫아야 한다. 다만 인천시교육청은 연평도 같은 섬 지역 소규모 학교에는 자율성을 계속 주기로 했다. 연말까지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75%(453곳), 유치원의 78.8%(614곳), 특수학교의 53.1%(17곳)는 겨울방학을 시작한다. 경기와 인천도 비슷하다. 수도권 학생은 사실상 내년 개학 때까지 계속 등교를 못하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은 입시 및 취업과 관련 없는 학원의 운영이 금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입시 학원에 가는 고교 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연말까지 집에만 있게 됐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가팔라지면서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등교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비수도권은 등교 밀집도 3분의 1(고교는 3분의 2)이 원칙이나, 최대 3분의 2까지도 가능하다. 울산만 예외적으로 14일부터 1주간 특수학교를 제외한 유초중고를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부는 방역당국이 전국적으로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지 않는 이상 선제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지 않을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은 주말 동안 교육부와 교육청이 협의하면서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검토했지만, 그 외 지역의 등교 방침은 방역당국의 거리 두기 단계를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돌봄과 급식 노동자 등이 속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7일로 예정된 전국 교육청과의 임금교섭이 결렬되면 23, 24일 총파업을 하기로 했다. 앞서 이들은 8, 9일 돌봄 파업을 하려다 직전에 이를 유보하고 교육당국에 처우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되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 지역에서 초등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 등에 돌봄 공백이 예상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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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부터 서울 모든 학교 원격수업 전환…경기·인천 조만간 결정

    서울의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가 15일부터 연말까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앞서 중학교과 고등학교는 7일부터 28일까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 이미 등교를 중단했다. 경기와 인천의 학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조만간 등교 중단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중고교에 이어 유·초등·특수학교도 15일부터 31일까지 원격수업을 실시한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학사 운영 조치로, 학생 안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소규모 학교(초중고 300명, 유치원 60명 내외)는 거리 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등교 방침을 결정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예외 없이 문을 닫아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돼도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긴급돌봄에 준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수학교도 가정에서 돌봄이 어려운 장애학생에는 돌봄교실을 운영하며 원격수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75%(453곳), 유치원의 78.8%(614곳), 특수학교의 53.1%(17곳)는 겨울방학을 시작한다. 이들 학교의 학생은 사실상 개학 때까지 계속 등교를 못하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은 입시 및 취업과 관련 없는 학원의 운영이 금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입시 학원에 가는 고교 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연말까지 집에만 있게 됐다. 경기도교육청과 인천시교육청도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과 달리 거리 두기 2.5단계에서의 등교 밀집도(3분의 1)를 유지 중이었다. 그러나 주말 동안 수도권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교육부와 협의하며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검토 중이다. 특히 경기지역의 경우 이재명 지사가 거리 두기 선제적 강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이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인천지역에서도 서울처럼 전면 원격수업 전환 시 중고교의 기말고사나 수행평가 기간에는 등교 밀집도를 3분의 1로 유지하며 등교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가팔라지면서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등교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비수도권은 등교 밀집도 3분의 1(고교는 3분의 2)이 원칙이나, 최대 3분의 2까지도 가능하다. 울산만 예외적으로 14일부터 1주간 특수학교를 제외한 유초중고를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부는 방역당국이 전국적으로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지 않는 이상 선제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지 않을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은 주말 동안 교육부와 교육청이 협의하면서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검토했지만, 그 외 지역의 등교 방침은 방역당국의 거리 두기 단계를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돌봄과 급식 노동자 등이 속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7일로 예정된 전국 교육청과의 임금교섭이 결렬되면 23, 24일 총파업을 하기로 했다. 앞서 이들은 8, 9일 돌봄 파업을 하려다 직전에 이를 유보하고 교육당국에 처우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되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 지역에서 초등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 등에 돌봄 공백이 예상된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 20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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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2 작년 학업성취도 하락세… 국제 순위 수학 3위, 과학 4위

    한국 초중생의 수학 과학 실력이 국제 비교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가 8일 발표한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 연구(TIMSS) 2019’ 결과에 따르면 한국 중2의 2019년 순위는 수학 3위, 과학 4위였다. 2011년 각각 1위, 3위였다가 2015년 2위, 4위로 떨어진 데 이어 수학이 한 계단 더 내려간 것이다. 중2 수학 순위는 TIMSS가 시작된 1995년 3위에서 1999, 2003, 2007년 각 2위, 2011년 1위로 상승세를 이어가다 2015년부터 꺾이고 있다. 초4의 2019년 순위는 수학 3위, 과학 2위로 2015년과 같았다. 그러나 평균 점수는 4년 사이에 수학 8점, 과학 1점이 하락했다. TIMSS는 4년 주기로 초4, 중2의 수학과 과학 성취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연구다. 2019년 평가에는 58개국 초등학생 33만 명이, 39개국 중학생 25만 명이 참여했다. 초4와 중2 모두 수학 과학 1위 국가는 2015년과 동일하게 싱가포르였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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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원 휴원’ 돌봄 사각지대 어쩌나[현장에서/최예나]

    6일 오후 5시, 속보 알림에 휴대전화를 열어 보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방역당국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2.5단계로 높인다고 발표하면서 “대학입시와 직업능력개발훈련 과정을 제외한 모든 학원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다”고 발표한 것이다. 아이를 어린이집 대신 학원에 보내는 나에겐 청천벽력이었다. 수도권 2.5단계 격상 소식은 이미 오후 3시에 나왔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거리 두기 기준에 따르면 2.5단계에서도 학원은 오후 9시까지 운영할 수 있다. 그런데 불과 2시간 만에 학원 문을 닫는다고 발표하다니….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었다. 물론 이런 시국에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게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출근하는 엄마이고, 출근을 위해 친정 엄마를 동원하는 딸이다. 노모에게는 아이가 하원한 오후부터 내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보는 것과 아침부터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원이 잦아지면서 엄마는 크게 아프기도 했다. 그나마 나는 엄마가 아이를 봐줄 수 있으니 운이 좋은 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모들은 더 많았다. 가뜩이나 등교일수도 줄어든 와중에 8, 9일 돌봄교실 파업이 예고된 터였다. 돌봄 사각지대를 메워주던 학원이 3주나 문을 닫는다니 어린 자녀를 둔 이들은 ‘멘붕’이었다. 돌봄교실 파업이 7일 저녁에 유예되긴 했지만, 이미 하루 사이 학부모들의 속은 시커멓게 탔다. 간신히 친척을 동원해 아이를 맡기기로 했던 한 엄마는 언제 다시 파업을 할지 모르니 더 불안하다고 했다. 손 빌릴 사람이 없는 한 엄마는 전자레인지용 냉동식품을 잔뜩 샀다고 했다. 유아나 초등학생에게 학원은 공부보다 돌봄 목적인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가 혼자 집에 남겨져 굶기보다는 그나마 방역수칙을 지키는 학원에서 어른들의 보호 아래 급식을 먹는 게 더 안전하기에 보내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이번 조치를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영화관, PC방 등은 오후 9시까지 운영하게 해주고, 특정인만 이용하는 학원은 문을 닫게 한 점이다. 학생들의 활동 반경은 집과 학교 학원으로 좁은 편이다. 또 학원은 수강생 명단과 출결을 관리하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도 역학조사가 빠른 편이다.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유아나 아동 대상 학원은 문을 닫고, 활동 반경이나 감염력이 상대적으로 넓고 강한 청장년층 대상의 취업 학원은 열어준 것도 의아하다. 물론 상황이 엄중하니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학교도 학원도 못 가는데 부모는 일하고 돌봐줄 이가 하나도 없는 아이는 8일부터 당장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리 두기 격상에 한발 늦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가 격상 과정에서도 학생과 학부모를 챙기지 못하는 모습이 아쉽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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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고교 전학년 2주간 온라인수업… 유치원-초등교는 자율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내일부터 오후 9시 이후 서울을 멈춥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4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비상조치’를 발표하면서 “지금 서울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의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5일 0시부터 19일 0시까지 2주간 사실상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로 방역을 강화하는 비상조치에 나섰다. 오후 9시 이후로 영화관과 학원, 대형마트 등 생활밀착형 시설 이용을 금지해 ‘오후 9시 이후 통금’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오후 9시 이후 통금에 준하는 조치” 서 권한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을 멈추는 결단” “선제적인 긴급조치” 등의 강한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그만큼 서울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천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 캠페인을 시작하며 거리 두기 2단계 격상과 함께 식당, 카페 등의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을 포함한 정밀방역을 전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지난달 25일 212명에서 다소 줄어들다가 1일부터 다시 증가해 4일에는 300명에 육박했다. 서울의 누적 확진자는 9911명(4일 오후 6시 기준)에 달한다. 방역당국의 모임 자제 요청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대학별 평가와 각종 송년회 등으로 집단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이날부터 2주간 진행하는 조치의 핵심은 경제·사회활동이 마무리되는 오후 9시 이후 시민들의 이동과 활동 중단이다. 생업에 필요한 최소한만 제외하고 “도시의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수가 이용하는 생활시설 상당수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5시까지 문을 닫는다.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PC방, 오락실, 이발소·미용실, 상점·마트·백화점(300m² 이상) 등이 대상이다. 음식점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에 내린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조치도 계속된다. 유흥시설의 집합금지 명령도 이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필수적인 생필품 구입을 위해 300m² 미만 소규모 마트 운영과 음식점 포장, 배달은 허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학원에도 강화된 조치가 적용된다. 교습소 등을 포함한 2만5000여 곳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도 오후 9시 이후에는 문을 닫아야 한다. 서울시는 낮 시간에도 되도록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서울시내 중고교의 모든 학년도 수업이 2주간(7∼18일) 온라인으로 전환된다. 다만, 후기 일반고와 특성화고 고입 전형, 2학기 기말고사 때는 학교장 재량으로 해당 학년은 등교할 수 있다.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현행대로 학교장이나 원장의 재량에 따라 전교생 또는 원생의 최대 3분의 2까지 등교(등원)할 수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경로당 등도 휴관한다. 오후 9시 이후 대중교통 운행도 현재 평상시의 80%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더 낮춘다. ○ 공식 언급 안 했지만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 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비상조치는 단계 격상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의 거리 두기 단계별 기준을 보면 2.5단계인 경우 다중이용시설의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이 주요 항목 중 하나다. 서울시는 2주 안에 하루 평균 확진자를 100명 아래로 낮춘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를 위해 종교시설에 예배 등을 온라인 모임으로 전환해 달라고 권고했다. 민간기업에는 재택근무 확대와 직원들의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 출퇴근제 시행을 당부했다. 서 권한대행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감안해 최대한 경제가 순환되는 범위 안의 방역대책을 고민해 왔지만 지금으로선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박창규 kyu@donga.com·최예나 기자}

    • 20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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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점 보너스 문제? 세뇌교육? 수능 한국사 20번 논란

    3일 실시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한국사 20번 문제(사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선택지가 지나치게 쉬워 터무니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한국사 20번 문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 중 남북 관계에 대한 부분을 보기로 주고, 해당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고르라고 했다. 정답은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하였다’고 적힌 5번 선택지다. 그런데 5번을 제외한 나머지 선택지는 모두 현대사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다. 1번 ‘당백전을 발행하였다’는 조선시대, 2번 ‘도병마사를 설치하였다’와 3번 ‘노비안검법을 시행하였다’는 고려시대, 4번 ‘대마도(쓰시마섬)를 정벌하였다’는 고려·조선시대의 일이다. 해당 문제의 배점은 가장 높은 3점이다. 3점짜리 문제는 한국사 총 20문제 중 10개다. 선택지가 이렇다 보니 “보너스 문제라고 해도 너무 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부 잘 못한 재학생을 배려한다더니, 이 문제가 그거냐” 등의 반응이 나온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 문제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물었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신경 쓰니 대놓고 정부 맞춤형 문제를 낸 것 아니냐” “세뇌 교육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낼 게 없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의 한 시험장에선 4교시 첫 번째 선택과목 종료종이 2분가량 빨리 울리며 감독관들이 시험지와 답안지를 회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감독관들이 일찍 끝난 만큼 추가 시간을 부여했지만 일부 수험생은 정상적인 문제 풀이가 어려웠다며 항의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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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별고사 수험생 40만명 이동… 수도권 확산세 지방 번질 우려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4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실시됐다. 수능 이후 첫 대학별고사다. 수험생들은 전날 수능 때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열과 호흡기 증상 유무를 검사하고 고사실로 들어갔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기침이 계속되면 학내에 마련된 별도 고사실로 갔다. 보통 대학별 고사가 있는 날은 대학에 들어가는 차 때문에 학교 안팎 교통이 마비된다. 그러나 이날은 차량과 보호자가 대학 내로 들어갈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든 대학별고사의 다른 풍경이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에 몰려 있는 대학별고사는 큰 위험 요소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별고사 대면평가는 60만3000건(연인원 기준)이 진행된다. 수험생 39만9000명(5, 6일 20만7000명, 12, 13일 19만2000명)이 이동한다. 주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시험을 보러 오는 터라 대학별고사를 매개로 수도권의 확산세가 지방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수능과 달리 대학별고사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는 시험을 볼 수 없다. 자가 격리자는 교육부가 전국 8개 권역에 마련한 고사장 22곳의 별도 시험실 348곳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권역별 고사장이 필요한 전형은 38개 대학 117건이다. 수험생들이 대학별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입시학원에 몰리는 것도, 대학별고사가 끝난 뒤 활동량이 증가하는 것도 걱정거리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험생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다중이용시설, 학원, 교습소 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한국 전체의 안전이 수험생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합격선은 인문계열의 경우 지난해보다 약간 높아지고 자연계열은 다소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인문계열은 국어가 다소 어려웠지만 수학 ‘나’형이 쉬웠던 반면 자연계열은 국어와 수학 ‘가’형이 모두 어려웠기 때문이다. 4일 종로학원이 예측한 정시 합격선에 따르면 국어, 수학, 탐구(2과목) 원점수 기준(300점 만점)으로 서울대 경영은 294점으로 지난해보다 3점,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은 각 290점으로 2점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의예는 서울대 294점, 연세대 293점, 성균관대 292점으로 지난해와 같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는 285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은 276점으로 3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원점수를 기준으로 큰 범주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찾고, 해당 대학 정시 요강에서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과 점수 활용지표, 수능과 학생부 반영비율 등을 보고 본인에게 유리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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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9시 이후 사실상 통금”…서울시, 2주간 어떻게 바뀌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내일부터 저녁 9시 이후 서울을 멈춥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4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비상조치’를 발표하면서 “지금 서울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의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5일부터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방역을 강화하는 비상조치에 나섰다. 오후 9시 이후로 영화관과 학원, 대형마트 등 생활밀착형 시설 이용을 금지해 ‘오후 9시 이후 통금’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밤 9시 이후 통금에 준하는 조치”서 권한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을 멈추는 결단”, “선제적인 긴급조치” 등의 강한 표현을 여러차례 썼다. 그만큼 서울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천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 캠페인을 시작하며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함께 식당, 카페 등의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을 포함한 정밀방역을 전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지난달 25일 212명에서 다소 줄어들다가 1일부터 다시 증가해 4일에는 300명에 육박했다. 서울의 누적 확진자는 9911명(4일 오후 6시 기준)에 달한다. 방역당국의 모임 자제 요청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대학별 평가와 각종 송년회 등으로 집단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이날부터 2주간 진행하는 조치의 핵심은 경제·사회활동이 마무리되는 오후 9시 이후 시민들의 이동과 활동 중단이다. 생업에 필요한 최소한만 제외하고 “도시의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수가 이용하는 생활시설 상당수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 문을 닫는다.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PC방, 오락실, 이발소·미용실, 마트·백화점(300㎡ 이상) 등이 대상이다. 음식점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에 내린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조치도 계속된다. 유흥시설의 집합금지 명령도 이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필수적인 생필품 구입을 위해 300㎡ 미만 소규모 마트 운영과 음식점 포장, 배달은 허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학원에도 강화된 조치가 적용된다. 교습소 등을 포함한 2만5000여 곳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도 오후 9시 이후에는 문을 닫아야 한다. 서울시는 낮 시간에도 되도록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서울시내 중고교의 모든 학년도 수업도 2주간(7~18일) 온라인으로 전환된다. 다만, 후기 일반고와 특성화고 고입 전형, 2학기 기말고사 때에는 학교장 재량으로 해당 학년은 등교할 수 있다. 돌봄 문제가 있는 초등학교는 개별 학교에 판단을 맡기고 유치원도 등원 원생 수를 조절하도록 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경로당 등도 휴관한다. 오후 9시 이후 대중교통 운행도 현재 평상시의 80%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더 낮춘다. ● 공식 언급 안 했지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비상조치는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을 보면 2.5단계인 경우 다중이용시설의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이 주요 항목 중 하나다. 서울시는 단계 격상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오후 9시 이후 도시의 불을 끄는 결단” 등의 표현을 쓰며 사실상 2.5단계 수준으로 방역조치를 격상했다. 서울시는 2주 안에 하루 평균 확진자를 100명 아래로 낮춘다는 목표를 잡았다. 다만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관건이다. 서울시는 우선 종교시설에 예배 등을 온라인 모임 전환해달라고 권고했다. 민간기업에는 재택근무 확대와 직원들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 시행을 당부했다. 서 권한대행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감안해 최대한 경제가 순환되는 범위 안의 방역대책을 고민해왔지만 지금으로선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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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험생 전국 대이동 시작…다음주까지 40만명 대학별고사 치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4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실시됐다. 수능 이후 첫 대학별고사다. 수험생들은 전날 수능 때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열과 호흡기 증상 유무를 검사하고 시험실로 들어갔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기침이 계속되면 학내 마련된 별도 시험실로 갔다. 보통 대학별고사가 있는 날은 대학에 들어가는 차 때문에 학교 안팎 교통이 마비된다. 그러나 이날은 차량과 보호자가 대학 내로 들어갈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든 대학별고사의 다른 풍경이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에 몰려 있는 대학별고사는 큰 위험요소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대학별고사 대면평가는 60만3000건(전체 대학별고사의 28%) 남아 있다. 수험생 39만9000명(5,6일 20만7000명, 12,13일 19만2000명)이 이동한다. 주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시험을 보러 오는 터라 대학별고사를 매개로 수도권의 확산세가 지방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수능과 달리 대학별고사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는 시험을 볼 수 없다. 자가격리자는 교육부가 전국 8개 권역에 마련한 고사장 22곳의 별도 시험실 348곳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권역별 고사장이 필요한 전형 건수는 38명 대학 117건이다. 숭실대의 경우 이날 서울 지역 권역별 고사장에 감독관을 파견해 자가격리자 2명이 논술고사를 치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대학별고사를 볼 수 없고, 자가격리자의 경우 대학마다 응시 허용 여부가 다른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대학과 더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에 ‘실기고사에 응시하는 자가격리자에 한해 권역별 고사장이 아닌 학내에서 응시하게 해 달라’고 권고했다. 실기는 장비를 이동하기 어렵고, 장소를 달리 하면 당락에 영향 미칠 수 있는 점 때문에 아예 응시 기회를 안주는 대학이 많아서다. 그러나 교육부도 확진자에게 대학별 고사 응시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수험생들이 대학별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입시학원에 몰리는 것도, 대학별고사가 끝난 뒤 대학가에서 놀게 되는 것도 걱정거리다. 유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수험생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다중이용시설, 학원, 교습소 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한국 전체의 안전이 수험생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합격선은 인문계열은 지난해보다 약간 높아지고, 자연계열은 다소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인문계열은 국어가 다소 어려웠지만 수학‘나’형이 쉬웠던 반면 자연계열은 국어와 수학‘가’형이 모두 어려웠기 때문이다. 4일 종로학원이 예측한 정시 합격선에 따르면 국어, 수학, 탐구(2과목) 원점수 기준(300점 만점)으로 서울대 경영은 294점으로 지난해보다 3점,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은 각 290점으로 2점 상승할 전망이다. 의예는 서울대 294점, 연세대 293점, 성균관대 292점으로 지난해와 같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는 285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은 276점으로 3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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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무니 없이 쉬운 한국사 20번 문제… “정부 맞춤형 문제냐” 논란

    3일 실시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한국사 20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선택지가 지나치게 쉬워 터무니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한국사 20번 문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 중 남북 관계에 대한 부분을 보기로 주고, 해당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고르라고 했다. 정답은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라고 적힌 5번 선택지다. 그런데 5번을 제외한 나머지 선택지는 모두 현대사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다. 1번 ‘당백전을 발행했다’는 조선시대, 2번 ‘도병마사를 설치했다’와 3번 ‘노비안검법을 시행했다’는 고려시대, 4번 ‘대마도(쓰시마섬)을 정벌했다’는 고려·조선시대의 일이다. 해당 문제의 배점은 가장 높은 3점이다. 3점짜리 문제는 한국사 총 20문제 중 10개다. 선택지가 이렇다 보니 “보너스 문제라고 해도 너무 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부 잘 못한 재학생 배려한다더니, 이 문제가 그거냐” 등의 반응이 나온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 문제를 SNS에 올리고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물었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신경 쓰니 대놓고 정부 맞춤형 문제를 낸 것 아니냐”, “세뇌교육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낼 게 없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의신청 게시판에 특정 문항에 대한 지적이 많이 올라오면 정답을 확정할 때(올해는 14일) 해설을 달아 공개하고, 그 전에는 입장 표명을 않하는 게 관례”라며 “해당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은 아직 올라온 게 없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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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배 응원 사라진 수능… 확진자 일부 음압병실서 시험 치러

    엄마는 망설였다. 딸을 껴안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 “시험 잘 보고 와라”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결국 한쪽 팔만 길게 뻗어 딸의 어깨를 두드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못내 아쉬운 듯 딸의 등을 쓰다듬은 뒤 “어서 들어가”라고 말했다. 엄마는 딸을 서울 서대문구 이대부고 안으로 들여보낸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각 학교 상황은 이와 비슷했다. 사상 첫 ‘코로나 수능’이 빚어낸 장면이다. 이날 수험생들은 까다로운 시험 문제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도 잔뜩 신경을 써야 했다. 수험생들은 이날 아침 시험장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발열검사를 했다. 37.5도 이상이 나오거나 기침을 계속하는 수험생은 2차 측정 장소로 이동했다. 계속 증상이 나타나 별도 시험실로 간 수험생은 약 160명이다. 전염 우려 때문에 비닐장갑을 끼고 방역복까지 입은 수험생도 있었다. 1년 가까이 적응했지만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르는 건 쉽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점심 먹을 때를 제외하고 8∼9시간가량 마스크를 써야 했다. 가뜩이나 긴장한 수험생들은 두통과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에서 시험을 치른 김동영 씨(19)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지난해 수능 때보다 조용했지만, 계속 쓰고 있다 보니 숨이 막히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 마스크 착용 관리가 잘 안 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공연예술고 3학년 이강현 군(18)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몰려다니는 애들도 있고, 재수생은 흡연공간으로 몰려 담배를 피우기도 해 ‘확진자가 한 명만 있어도 퍼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수험생 간 거리 두기를 위해 설치된 칸막이는 불편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문제지를 넘기다 구겨지고 필기구를 둘 자리가 좁아 떨어뜨린 수험생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에서 시험을 본 박혜민 양(18)은 “칸막이가 막고 있어 답답했다”며 “뒷자리 학생은 칸막이가 흔들려 관계자가 와서 청테이프로 급하게 감아주고 갔다”고 전했다. 환기 때문에 쉬는 시간마다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놓은 탓에 너무 추웠다는 수험생도 꽤 있었다. 이날은 교육당국이 자제를 권고한 탓에 떠들썩했던 응원전은 없었다. 사람 모이는 것을 기피하는 분위기 탓인지 연필과 사인펜을 파는 상인도 보기 어려웠다. 학부모들도 자녀를 시험장 앞에 내려주자마자 떠나고, 포옹보다는 손짓으로 자녀를 들여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수능은 확진자에게도 응시 기회가 제공된 유일한 시험이었다. 확진자 수험생 41명은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전신보호복과 안면보호구를 착용한 감독관의 감독 아래 수능을 치렀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는 확진자 5명이 음압병실 2곳에서 수능을 봤다. 침상을 치운 병실에서 다른 수험생과 동일하게 칸막이가 부착된 책상을 이용했다. 이들은 수험생이기에 앞서 환자라 환자복을 입고, 도시락 대신 환자식을 먹었다. 의료진은 폐쇄회로(CC)TV로 환자 상태가 나빠지지 않는지를 지켜봤다. 자가격리자 456명은 일반 수험생과 분리된 곳에서 수능을 치렀다. 별도 시험장으로 지정된 서울 용산구 오산고에선 이날 아침 수험생이 학부모의 차량이나 구급차를 타고 정문 안까지 들어가서 내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모두 코로나19 증상이 심해져 시험을 중단하는 일 없이 무사히 수능을 치렀다.최예나 yena@donga.com·신지환·이청아 기자}

    •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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