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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축구 선수였던 김형근 씨(26)는 프로 구단 입단이 꿈이었다. 하지만 프로행은 선택받은 극소수에게만 열린 길이었다. 김 씨는 프로 선수가 되는 대신 올해 1월 K리그2 서울 이랜드FC에 입사하면서 제2의 스포츠 인생을 살고 있다. 김 씨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선수는 아니지만 원했던 프로 구단에서 일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김 씨는 현재 마케팅팀에서 스폰서 유치와 사회공헌활동 등을 하고 있다. 그가 꿈에 이르게 된 데는 징검다리가 있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체육인재육성사업이다. 김 씨는 대학 졸업반이던 지난해 공단이 마련한 ‘챌린지 교육’에 참가했다. 체육 관련 전공자들을 위한 이 교육은 10주간 스포츠 이벤트와 마케팅, 스포츠 윤리와 인권, 스포츠리더십 등을 가르친다. 실제 업무에서 요구되는 문서 작성이나 스피치 요령 등도 배울 수 있다. 우수 수료자들에게는 스포츠 관련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준다. 김 씨는 우수 수료자로 뽑혀 3대3농구 마케팅을 하는 회사에서 3개월 동안 인턴 생활도 했다. 이렇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올해 1월 이랜드FC에 입사할 수 있었다. 김 씨는 “대학 1학년 때 운동을 그만둔 뒤 스포츠 의학을 전공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각종 실무 능력은 챌린지 교육에서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언 씨(33)는 스위스 로잔의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일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 여성이다. 이화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이 씨는 2011년 대한체육회의 도움으로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에서 1년간 인턴 생활을 했다. 국제 스포츠 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에 도움이 된 것은 역시 공단이 마련한 국제스포츠인재 양성사업이었다. 2014년 공단의 여성스포츠리더 육성과정을 수료한 이 씨는 2015년 국제스포츠인재양성 해외학위 과정 지원을 받아 로잔에 위치한 국제체육아카데미(AISTS)에 진학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이듬해 FINA에 입사했다. FINA 내 반도핑부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해 성공적인 대회 운영에 힘을 보탰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인재육성 사업이 국내외 곳곳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까지 226억78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연인원 3만1678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공단의 체육인재육성사업은 크게 스포츠분야 전문역량 강화, 여성스포츠인재 발굴 및 역량 강화, 체육계 취업·창업을 위한 역량강화 과정으로 나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대학탁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2016년 국제스포츠인재 양성사업 전문과정을 수료했다. 스포츠행정과 고급 영어 등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이 과정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05명이 수료했는데, 이 중 11명이 국제 스포츠기구에 진출했다. 공단은 올해도 현장 중심형 교육을 통하여 실무역량을 강화하고 현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총 57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2630명의 체육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조재기 공단 이사장은 “올해는 특히 경력단절 여성 체육인을 위한 DIA(Do It Again) 과정을 신설해 사회 재진입을 위한 종합적 교육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위축된 취업시장 속에서도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체육인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 메이저리그 투수 김병현(41)이 얼마 전 회사를 하나 설립했다. 그런데 서비스업을 한다는 그 회사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사업자 등록증에 찍힌 법인명은 ‘주식회사 법규’. 작명을 둘러싼 해석은 분분하다. 그의 영문 이니셜 ‘BK’에서 따왔다거나 미국 진출 전에 다녔던 성균관대 법대와 연관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팬들이 그를 지칭할 때 부르는 ‘법규 형님’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병현은 보스턴에 몸담았던 2000년대 초반 홈 관중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선발로 뛰다가 팀 요청에 따라 마무리로 전향한 뒤 몇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 따른 질타였다. 감정이 격해진 그는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이유야 어쨌든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해가 지날수록 그를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악의 없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일본을 대표했던 스즈키 이치로는 “향후 30년간 일본에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치로가 만화를 너무 많이 봤나 봐요.” 요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LA 다저스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현 토론토) 경기 해설을 하면서 그는 “박찬호 선배는 다들 조마조마하게 봤을 것 같다. 그런데 류현진은 너무 편하게 던져 재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할 말 다 하는 김병현은 어느새 호감 캐릭터가 됐다. 최근에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솔직 담백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그는 현역 시절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자영업자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거 시절이던 2004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초밥집을 연 경험을 살려 은퇴 후 요식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 태국 음식점 문을 열었고, 최근에는 고향 광주에 햄버거 집을 차렸다. 일본식 라멘집도 하나 운영하고 있다. ‘주식회사 법규’를 통해 그는 야구장 입점 등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그는 요식업에 대해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먹는 게 낙이었다. 외로운 타지 생활에서 음식은 큰 위안이 됐다. 특히 비싸지 않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했다”고 했다. 음식점 운영은 그의 야구 스타일과 많이 닮았다. 허술해 보이지만 완벽을 추구한다. 태국 음식점을 인수하기 전 그는 요리사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한 달 내내 같은 메뉴를 주문해서 먹었다. 추진력도 있다. 햄버거 가게는 우연히 들른 수제버거 집에서 천연 식재료로 뛰어난 맛을 내는 걸 보고 단숨에 계약했다. 자신처럼 많은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도록 하는 게 목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요즘 그의 가게들도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김병현의 승부는 여전히 한가운데 직구다. “한번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봐야죠. (야구가 그랬던 것처럼) 잘 안되니까 더 잘하고 싶게 되네요.” ‘주식회사 법규’ 김 사장님의 긍정 에너지가 다른 자영업자 여러분께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박성현(27·사진)이 팬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3666만 원을 기부했다. 17일 세마스포츠마케팅에 따르면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 회원 253명은 1833만 원을 모았고, 박성현이 여기에 그만큼의 돈을 더해 총 3666만 원을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박성현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손 소독제, 체온계 마련이 쉽지 않은 사회 소외계층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박성현은 지금까지 3억7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는 필드에서 고속 질주를 거듭하며 갖가지 이정표를 새롭게 세웠다. 이번에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까지 앞당겼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우즈가 2021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고 12일 발표했다. 우즈는 입회 심사위원회에서 위원 투표 75% 이상 찬성표를 얻었다. 당초 우즈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몇 년 후에나 가능했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 측은 지난해까지 만 50세였던 입회 자격을 만 45세로 낮췄다. 2016년 40세에서 50세로 높인 뒤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이다. 1975년 12월 30일생인 우즈는 마침 올해 말 만 45세가 된다. 우즈의 입성이 확정된 직후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 겸 명예의 전당 위원장은 우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즈는 성명을 통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다. 가족과 친구들,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얻은 성과”라고 말했다. 우즈는 “헬로, 월드(Hello, World)”라는 인사말과 함께 1996년 PGA투어에 등장한 뒤 올해까지 PGA투어에서만 82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는 샘 스니드와 함께 PGA 통산 최다승 공동 1위 기록이다. 유러피안투어(8승), 일본투어(2승), 아시안투어(1승) 등 해외에서 거둔 우승까지 합하면 모두 93승이다. 골프 역사에서 우즈만큼 큰 족적을 남긴 선수를 찾기 힘들다. 우즈는 PGA투어에서 15차례나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00, 2001년에 걸쳐서는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 마스터스까지 4대 메이저대회를 연속 제패하며 ‘타이거 슬램(Tiger Slam)’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페덱스컵 랭킹에서 두 번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오랜 슬럼프에 허덕이다 마스터스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진한 감동을 줬다.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13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불참하는 우즈는 내달 초에 열리는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통산 여섯 번째이자 2년 연속 ‘그린재킷’을 노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사진)이 새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한국 기업이 아닌 필리핀 기업 솔레어다. 고진영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세마스포츠마케팅(세마)은 11일 “고진영이 필리핀 최고 기업 블룸베리 리조트 앤드 호텔과 메인 후원 계약을 맺고 2년간 이 회사 산하 기업인 솔레어 리조트 앤드 카지노의 로고를 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마는 또 “양측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다만 세계 1위 선수 명성에 부합하는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1년 전 박성현(27·세계 랭킹 3위)이 연상되는 계약이다. 같은 세마 소속인 박성현은 지난해 2월 솔레어와 2년 후원 계약을 했다. 국내 스폰서와의 계약이 만료됐던 박성현은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솔레어로부터 한국 여자 골프 역대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년 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고진영의 계약 규모 역시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고진영은 지난해 메이저 대회 ANA인스피레이션, 에비앙 챔피언십을 포함해 4차례 정상에 올랐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등을 모조리 휩쓸었다. 지난해까지 하이트진로 후원 선수였던 고진영은 한껏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여러 국내 기업들과 협상을 벌여 왔다. 건설, 금융, 통신 등 여러 업종의 기업들이 그에게 관심을 나타냈지만 액수 차이로 인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고진영은 소속사를 통해 “든든한 후원사가 생긴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LPGA 대회에 임할 것”이라며 “세계 1위 타이틀을 의식하지 않고 항상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노력하며 새로운 목표를 위해 도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솔레어 모자를 쓴 고진영은 20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볼빅 파운더스컵에 출전해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의 추신수(38)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28)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코리안 빅리거의 ‘맏형’ 추신수는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부에 2억 원을 기탁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그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대구 시민들께 미약하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코로나19가 조속한 시일 안에 진정돼 모든 국민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재활 중인 손흥민도 이날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손흥민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뉴스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코로나19 피해를 접하면서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신인이었던 2018∼2019시즌 임성재(22·CJ대한통운)의 목표는 30명만 출전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었다. 꿈은 이뤄졌다. 임성재는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신인왕도 차지했다. ‘옥에 티’는 우승 트로피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투어 2년 차인 2019∼2020시즌의 임성재는 PGA투어 최상위권 선수가 됐다. 임성재는 9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 앤드 로지(파72)에서 열린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를 적어 낸 임성재는 우승자 티럴 해턴(잉글랜드·4언더파 284타)에게 2타 뒤진 단독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주 혼다 클래식에서 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두 대회 연속 톱3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시즌 기록들을 보면 임성재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포인트 1458점으로 저스틴 토머스(미국·1403점)를 2위로 끌어내리고 페덱스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시즌 상금에서는 386만2168달러(약 46억4700만 원)로 토머스(421만4477달러·약 50억7000만 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계랭킹은 25위에서 23위가 됐다. 12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던 임성재는 13번홀(파4) 더블보기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100m 남짓한 거리에서 친 세컨드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이 홀에서만 2타를 잃었다. 임성재는 “52도 웨지로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아 샷을 했는데 너무 짧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버디 퍼팅이 홀 앞에서 멈췄다. 최근의 상승세에 대해 임성재는 “지난주 우승 뒤 이번 주에도 우승 경쟁을 했으니 나 자신에게 95점을 줘도 되겠다”며 “후반에 몇 개 홀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지만 경기를 잘 마무리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12일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격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오버파를 쳤지만 마지만 순간 갤러리의 환호 속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2주 연속 우승의 희망도 이어갔다. 2일 끝난 혼다 클래식에서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임성재가 또 한 번의 역전 우승 기회를 잡았다. 임성재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 앤드 로지(파72)에서 열린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 74타를 쳤다. 중간 합계 3언더파 213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0) 등과 함께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단독 선두인 티럴 해턴(잉글랜드)과는 3타 차다. 전반적으로 고전했던 하루였다.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같은 조로 플레이한 임성재는 까다로운 코스에 강한 바람까지 부는 상황에서 타수를 지키지 못했다. 특히 11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기록했고, 12번홀(파5)에서도 보기를 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희망을 봤다. 약 17m 거리의 긴 버디 퍼팅이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떨어진 순간 임성재는 주먹을 불끈 쥔 뒤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기분 좋은 마무리로 4라운드를 새롭게 출발할 전기를 마련했다. 매킬로이는 1타를 잃었지만 공동 2위(중간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역전 우승 의지를 보였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강성훈(33)은 트리플 보기 2개 등으로 6타를 잃고 8위(1언더파 215타)로 밀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원조 신궁’ 김진호 한국체대 교수(59)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한 ‘여성과 스포츠상(The Women and Sports Awards)’ 수상자로 뽑혔다. IOC는 세계 여성의 날(8일)에 맞춰 홈페이지를 통해 김 교수를 포함한 6명의 2020 여성과 스포츠상 수상자를 7일 발표했다. 아시아 지역 수상자로 선정된 김 교수에 대해 IOC는 “한국여성스포츠회와 대한체육회 여성체육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한국 스포츠에서 여성 권익 향상에 힘써왔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올림픽 양궁 메달리스트들의 모임인) 명궁회를 결성해 많은 소녀들이 양궁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덧붙였다.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김 교수는 이듬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을 석권하며 5관왕에 올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에서는 3관왕을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여자 골프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50·스웨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받는다. 남자 골프의 전설적인 스타 게리 플레이어(85·남아공)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국 백악관은 7일 “소렌스탐과 플레이어에 대한 자유 메달 수여식을 23일에 연다”고 발표했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처음 수여한 대통령 자유 메달은 미국에서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이다. 국적과 관계없이 미국의 국가안보, 세계평화, 문화발전 등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한다. 소렌스탐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0승을 포함해 통산 72승을 거뒀다. 지난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 상을 받는 등 남자 골퍼들은 여러 차례 이 상을 받았지만 여성 골퍼로는 소렌스탐이 처음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자인 플레이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9승을 포함해 통산 24승을 거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 토론토의 에이스 류현진(3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활동에 써달라며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기부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사인 에이스펙코퍼레이션 관계자는 5일 “류현진은 기부금을 방역 물품이 필요한 대구경북 의료진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배우 한혜진과 축구 선수 기성용 부부는 월드비전에 1억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대구 지역 의료진 방호복 3500벌 지원과 취약 계층 아동을 위한 긴급 지원에 사용된다. 배우 고아라도 굿네이버스에 1억 원을 기부했다. 방송인 박나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 원, 플랜코리아에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피겨 여왕’과 ‘국민 타자’도 힘을 보탰다.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를 맡고 있는 김연아(30)는 26일 팬들과 함께 코로나19 치료 활동에 사용해달라며 1억850만 원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연아가 1억 원을 보탰고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 디씨인사이드 김연아 갤러리 등에서 활동하는 팬들도 동참했다. 김연아 팬 연합은 최근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10주년(2010년 2월 26일)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통해 기금을 모았다. 김연아와 팬 연합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하는 감염 예방과 치료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기금 전액은 경북 권역 책임 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대구가 고향인 이승엽 KBO홍보위원(44)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승엽야구장학재단도 같은 날 5000만 원을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승엽 이사장은 “대한민국과 내 고향 대구에 이러한 어려움이 생겨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이대호)도 같은 날 3000만 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며 기부에 동참했다. 연예인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 신민아 김우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1억 원을 기탁했다. 방송인 유재석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배우 정려원과 가수 아이유는 굿네이버스에 각각 1억 원을 기부했다. 배우 박신혜는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보건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구매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조수빈 채널A 주말 뉴스 앵커는 아동양육시설 10여 곳에 손 소독제 6000개를 지원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사업에 20억 원을 기부했다. 재단과 정 이사장이 10억 원씩 출연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이헌재 uni@donga.com·손효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피겨 여왕’과 ‘국민 타자’도 힘을 보탰다.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를 맡고 있는 김연아(30)는 26일 팬들과 함께 코로나19 치료 활동에 사용해달라며 1억850만 원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연아가 1억 원을 보탰고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 디씨인사이드 김연아 갤러리 등에서 활동하는 팬들도 동참했다. 김연아 팬 연합은 최근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10주년(2010년 2월 26일)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통해 기금을 모았다. 김연아와 팬 연합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하는 감염 예방과 치료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 코로나19 치료 활동에 이번 기금을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기금 전액은 경북 권역 책임 의료기관인 경북대 병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대구가 고향인 이승엽 KBO홍보위원(44)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승엽야구장학재단도 같은 날 5000만 원을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승엽 이사장은 “대한민국과 내 고향 대구에 이러한 어려움이 생겨 너무 가슴이 아프다. 선수시절 대구시민 여러분들께 받은 사랑이 너무나 크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이대호)도 같은 날 3000만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며 기부에 동참했다. 연예인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 신민아 김우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1억 원을 기탁했다. 김우빈은 “뉴스에서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이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안타까운 사례를 봤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부금을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방송인 유재석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배우 정려원과 가수 아이유는 굿네이버스에 각각 1억 원을 기부했다. 배우 박신혜는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보건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구매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조수빈 채널A 주말 뉴스 앵커는 아동양육시설 10여 곳에 손 소독제 6000개를 지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가 스포츠계를 연일 강타하고 있다. 3월 13∼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무기한 연기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6일 “ISU가 이같이 결정했다. 사태 추이에 따라 개최지 변경도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도쿄 올림픽 여자 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안방경기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치르려던 대한축구협회의 계획은 무산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기 용인시 측에서 경기 개최(무관중 경기 포함)가 어렵다고 밝혔다. 여자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용인에서 1차전, 다음 달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방문경기로 2차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먼저 국내의 다른 장소를 찾아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PO 일정 자체를 4월 여자 축구 A매치 기간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중국축구협회와 상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서울-치앙라이(태국) 경기도 연기됐다. 2019∼2020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 시리즈(챔피언 결정전)는 취소됐다. 당초 5전 3선승제 파이널 시리즈의 1차전(29일)과 2차전(3월 1일)은 안양에서, 3∼5차전은 러시아 사할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사할린과 함께 공동 우승을 차지한 안양 한라는 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경남 창원NC파크 옆 마산구장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 중이던 프로야구 NC 2군 선수들은 협력업체 직원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훈련을 중단했다. 28일까지 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NC는 해당 직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 27일 이후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KBO 역시 내달 14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시범경기 취소 여부를 이번 주에 결정하기로 했다. 만약 시범경기가 취소되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최초의 일이 된다.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을 보고 있자면 예전 생각이 떠오른다.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했던 2007년 김광현의 앳된 모습이다. 당시 그는 고교를 갓 졸업한 SK의 신인 투수였다. 지금 그는 메이저리그의 ‘늦깎이 신인’이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로 성장한 뒤 지난해 말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약 97억 원)에 계약했다. 긴 세월 사이 그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게 하나 있다. 웃는 모습이다. 어딘가 소년의 느낌이 물씬 나는, 천진난만한 웃음이다. 훈련을 할 때도, 동료들과 얘기할 때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도 그는 바로 이 웃음을 짓는다. 어쩌면 이 웃음이 그를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인 메이저리그로 이끈 게 아닐까. 겸손과 타인에 대한 고마움이 자연스럽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야구를 무척 잘하면서도 야구 잘하는 선수 특유의 거들먹거림이 없었다. 그를 프로 1차 지명으로 뽑았던 허정욱 SK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한다. “광현이를 보러 수시로 안산공고 숙소를 방문했다. 그런데 어느 날 숙소에 갔더니 3학년이던 광현이가 혼자 방 청소를 하고 있더라. 실력도 뛰어나지만 인성도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김광현의 이런 자세는 부모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경기 안산에서 떡집을 운영하며 김광현을 키운 아버지 김인갑 씨와 어머니 전재향 씨는 겸손이 몸에 밴 사람들이다.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아들을 뒀지만 이를 밖으로 내세운 적이 없다. 김광현이 등판하는 날엔 조용히 야구장을 방문했다. 티켓은 직접 구매했다. 김광현이 뜻깊은 승리를 거두거나, 팀에 좋은 일이 있을 땐 손수 만든 떡을 가지고 왔다. SK의 한 직원은 “광현이 부모님은 어쩌다 우리와 마주치면 ‘항상 고맙다’고 먼저 인사를 건네셨다”고 했다. 김광현도 베푸는 게 익숙하다. 후배나 동료들과 어디를 가면 그는 항상 먼저 지갑을 꺼낸다. 몇 해 전 스프링캠프 때는 불펜 보조 요원들과 후배 투수들을 고깃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처럼 그가 뿌려놓은 씨앗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16년 말 그는 SK와 4년 85억 원에 계약했다. 올해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기에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구단의 허락이 필요했다. 힘을 실어준 것은 팬들과 동료들이었다. 그간 여러 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끈 기여도와 그의 인성을 잘 아는 사람들이 그의 미국행을 응원했다. 최창원 SK 구단주 역시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광현의 미국행을 지원했다. 미국에 가기 전 따로 식사를 하며 그의 꿈을 응원하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와 SK의 캠프지인 베로비치는 차로 1시간 거리다. 최정과 한동민 등 SK 선수들은 쉬는 날 김광현을 만나러 왔다. 외국인 선수 제이미 로맥 역시 김광현을 찾아 그를 응원했다. 떠나면 남남이라지만 김광현과 SK는 여전히 끈끈하다. SK에서는 이런 말이 오간다고 한다. “딴 사람은 몰라도 김광현은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이런 말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성공한 인생을 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올해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대표팀 감독의 무리한 선수 기용 방식도 논란을 일으켰지만 대한민국농구협회의 허술한 지원이 도마에 올랐다. 대표팀 막내 박지수는 “훈련복이 오전 오후 2벌만 나온다. 이런 말까지 해야 하는 게 민망하다”고 했다. 농구협회는 “주어진 예산 안에서는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일은 농구협회의 넉넉하지 못한 살림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나이키와 12년간 2400억 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현금 및 물품 지원 계약이다. 성인 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선수들의 신체 치수를 모두 재어 몸에 맞는 유니폼을 제공한다. “나이키는 대표팀 소집 때마다 안방 및 방문경기 유니폼 각각 2벌 총 4벌의 유니폼을 기본으로 지원한다. 훈련복에 대해 따로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사실상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지원한다”는 것이 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나이키가 제공하는 유니폼은 한국과 브라질 등 세계 5개국에만 제공되는 최고급 소재로 만들어진다. 겉으로 드러나는 유니폼뿐만 아니라 국내 체육단체들의 재정 상태는 종목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살림살이에서 비롯된 선수들에 대한 지원 차이는 사기에도 영향을 주고 올림픽 성적과도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728억 원 vs 1억 원 …커지는 빈부 격차 국내 체육 현장 업무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에는 현재 61개의 정회원 종목과 6개의 준회원 종목이 있다. 대한체육회가 이 중 65개 종목(준회원 종목 2개 제외)의 2018년 재정자립도를 파악한 결과 평균 47.78%였다. 한 해 동안 사용한 총액 중 정부 보조금이나 대한체육회의 지원금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자체 수익을 통해 충당한 결산 수입(자체 수입+이월금)의 비율이다. 이 중 24개 종목은 재정자립도가 38%대 이하였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곳은 6.32%였고 10%대에 머문 종목도 6개였다. 이 종목들은 지출액의 90% 이상을 외부 지원금에 의존했다는 뜻이다. 체육회에 따르면 축구협회의 2018년 자체 수입 총액이 약 728억 원으로 1위였다. 이해에 약 955억 원을 쓴 축구협회의 재정자립도는 76.26%였다. 축구협회의 경우 협찬금(후원금) 약 317억 원과 중계료 약 133억 원이 주 수입원으로 파악됐다. 반면 자체 수입 총액이 10억 원 미만인 곳이 31개 종목에 달했다. 이 중에는 1억 원 미만(약 8860만 원)인 곳도 있었고 1억 원대에 그친 곳도 4곳이었다. 자체 수입의 주 요소인 협찬금의 경우 축구협회가 300억 원 이상을 받은 반면 협찬금이 0원인 종목은 27개로 조사 대상의 3분의 1을 넘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종목별 재정자립도 추이를 보면 절반 가까운 32곳이 조사를 시작한 2015년보다 재정자립도가 나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기본 인건비도 부담된다는 곳들이 있다. 대한체육회가 종목별 3∼9명의 인건비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자체 해결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장님이 바뀌거나 사정이 급해지면 인건비 걱정부터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빠듯할 수밖에 없다. 대표팀 운영 부대비용이나 해외 대회 출전 관련 비용 등은 경비 절감이라는 이유로 우선 삭감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올림픽 앞두고 표정 엇갈리는 태극 전사 대한체육회는 7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 훈련비와 사업비 등을 지원한다. 종목마다 기본 훈련은 소화하고 있지만 차이는 지원받은 예산 외의 추가 훈련비용이나 선수들에 대한 각종 복지 지원 등에서 나타난다. 올해 초 일본으로 올림픽 전지훈련을 다녀온 한 관계자는 “해외 훈련을 많이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라 내심 그렇게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꼭 필요한 만큼만 했다”고 말했다. 지난 올림픽에서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던 다른 종목 관계자는 “되도록이면 주어진 예산 내에서 쓰고 모자라면 다음 예산 책정 때 다시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 나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대기업을 회장사로 둔 종목들은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지원 때문이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이끄는 대한펜싱협회 측은 “종전 3억∼5억 원 수준이던 회장사 출연금이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연간 20억 원 규모로 늘었고 이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 전력 분석, 코치진 등을 살펴볼 때 규모, 계약 조건, 처우 등 여러 면에서 다른 종목보다 낫다는 평가다. 한국은 한때 펜싱 불모지로 불렸지만 지난 몇 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통해 2012년 런던 올림픽 금 2개, 은 1개, 동메달 3개, 2016년 리우 올림픽 금 1개, 동메달 1개의 성과를 냈다. 펜싱은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의 메달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궁의 경우 1985년 정몽구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현 정의선 회장까지 현대차 그룹이 30년 이상 대를 이어 후원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금 23개, 은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전 종목(금 4개)을 석권했다. 체육회에 따르면 양궁협회의 지난 4년 평균 재정자립도는 75.85%로 안정됐다. 양궁협회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전자표적 개발, 슈팅머신 개발 등 각종 첨단장비를 도입해 선수단을 돕고 있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보름가량 한여름 도쿄와 비슷한 기후 환경인 미얀마에서 전지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도쿄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휴게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식사 등을 별도로 제공하는 등 현장 지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각 종목에서는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른 종목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 후원이 줄고 있다. 현금 대신 물품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많은 종목들이 재정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의 재정자립도 또한 낮다. 올해 394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대한체육회는 이 중 약 96%를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원 받는다. 대한체육회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체육회관 건물 임대료, 태릉선수촌 스케이트장 운영 및 올림픽 관련 기업들의 후원금 등 자체 수입으로 4%를 조달할 뿐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대한체육회의 재정자립도는 4%에 불과하다. 결국 인기 종목이나 대기업 후원을 받는 일부 종목을 빼면 대부분 빠듯한 살림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수익 구조 늘리려면 체육계가 재정자립을 이루어야만 자율성을 확보하고 경기력도 향상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는 오래됐다. 특정 인물이 재정을 좌지우지하며 종목의 사활을 쥐게 될 경우 조직이 사유화될 수 있다는 염려다.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체육회는 공단으로부터 받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의 수익금을 더 돌려 달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공단은 스포츠토토 수익금으로 조성된 기금의 20∼30%를 체육회에 지원했다. 체육회는 이를 50%까지 늘려 달라는 의견이다. 2018년 스포츠토토 수익금이 약 1조4000억 원이었으므로 이 중 절반을 지원한다면 약 7000억 원이다. 현재 지원 규모의 약 두 배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늘어난 지원금으로 각종 수익 사업을 벌여 체육회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점차 공단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단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는 체육회가 이 돈을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개별 종목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수익모델 창출을 위한 종목별 컨설팅을 진행하고 수익 아이템을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수익 관련 사업에 익숙하지 않은 종목들이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각 종목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 스포츠클럽 및 생활체육 프로그램 등에서 몇몇 종목에 치우치지 말고 다양한 종목에 대한 체험 기회와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당장 이번 올림픽에서도 성적을 떠나 보다 많은 종목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이헌재·조응형 기자}
잘 하면 환호 받고, 못 하면 비난받는 것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숙명이다. 하지만 패트릭 리드(30·미국)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그는 ‘공공의 적’이다. 그의 이름 앞에는 ‘악당(Villain)’, ‘사기꾼(Cheater)’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팬들은 물론이고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없다.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크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그는 사고뭉치였다. 나이를 속이고 술을 마시다 적발됐고, 필드에서는 여러 차례 규칙 위반을 저질렀다. 어릴 적 자신을 학대했다는 이유로 부모와는 의절했다. 2016년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국가대항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캡틴 아메리카’란 별명을 얻을 때도 있었지만 안 좋은 소리를 들을 때가 훨씬 많았다. 지난해 12월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결정타였다. 리드는 당시 모래 위에서 샷을 하기 전에 클럽으로 두 차례 공 뒤쪽 모래를 치우는 동작을 했다. 라이 개선으로 2벌타를 받았지만 리드는 카메라 앵글 등을 핑계로 대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그가 샷을 할 때 “사기꾼”이라고 소리치는 갤러리도 나왔고, 그의 캐디는 비난하는 팬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24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근 나우칼판 차풀테펙 골프클럽(파71)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리드는 그 동안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리드는 이날 4언더파 67타를 치며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브라이슨 디섐보(17언더파 267타)와는 1타 차였다. 개인 통산 8번째 PGA 투어 우승이다. 우승의 원동력은 퍼트였다. 아이언샷이 여러 차례 그린을 빗나갔지만 그는 쇼트게임으로 이를 커버했다. 이번 대회 72개 홀을 돌며 그는 45차례나 원 퍼트를 홀 아웃했다. 나흘 간 총 퍼트 수는 98개에 불과했다. 우승 상금 182만 달러를 받은 리드는 “나를 둘러싼 비난에는 익숙하다”며 “논란을 잠재우려면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전 대회까지 세계랭킹 10위였던 그는 지난 주 보다 2계단 오른 8위로 뛰어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0으로 앞선 5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빅리거의 꿈을 이룬 김광현을 팀 동료들은 ‘KK’라고 부른다. 그의 영어 이니셜 KKH에서 두 글자를 딴 것이다. ‘광현’이란 한국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 붙인 별명인데 KK에 담긴 의미도 괜찮다. 야구에서 K는 스트라이크(Strike)를 뜻한다. 별명대로 자신의 데뷔전에서 두 개의 삼진을 잡았다.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통했다. 첫 타자 라이언 코델을 상대로 김광현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슬라이더(시속 137km)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다음 타자 르네 리베라에게 내준 볼넷은 다소 아쉬웠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백도어 슬라이더(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에서 안으로 휘면서 들어오는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고, 9구까지 가는 긴 대결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렇지만 다음 타자 제이크 해거를 상대로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5km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해거의 방망이는 크게 헛돌았다. 김광현은 마지막 타자 아메드 로사리오도 2구 만에 3루 땅볼로 유도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김광현은 총 19개의 공을 던졌다. 슬라이더가 9개로 가장 많았고, 패스트볼 7개, 커브 3개였다. 148km의 빠른 공과 110km대 초반의 느린 커브를 섞어 던지며 완급조절 능력도 선보였다. 경기는 2회에 터진 타일러 오닐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2-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1이닝을 던졌는데 투구 수가 좀 많았던 거 같다”며 “이제 첫 경기를 던졌을 뿐이다. 들뜨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은 노련한 모습으로 데뷔전을 치렀고, 굉장히 훌륭한 슬라이더를 던졌다. 좋은 모습으로 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27일 선발로 나서 2이닝을 던질 예정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휴스턴 및 마이애미와 스플릿 경기(팀을 2개로 나눠 치르는 방식)를 벌이는데 김광현은 이 중 한 경기에 나선다. 한편 토론토 류현진은 28일 미네소타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괴물 투수’가 ‘괴수의 아들’을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메이저리그 토론토의 새 에이스로 자리 잡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이 팀 내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사진)와 첫 맞대결을 펼쳤다.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 인근 훈련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였다. 류현진은 이날 첫 라이브 피칭을 했다. 실제 경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타자를 타석에 세워두고 실전처럼 던지는 훈련이다. 에이스의 첫 라이브 피칭이니만큼 찰리 몬토요 감독을 비롯해 많은 코칭스태프가 이를 지켜봤다. 불펜에서 25개를 던지고 마운드에 올라온 류현진은 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 랜들 그리칙, 루벤 테하다, 게레로 주니어 등을 상대로 25개의 공을 뿌렸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류현진과 게레로 주니어의 대결이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괴수’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포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이다. 현역 시절 449개의 홈런을 날린 게레로는 좋은 공, 나쁜 공을 가리지 않고 큼지막한 홈런을 때려내곤 했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게레로 주니어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15개의 홈런을 날리며 차세대 홈런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도 무려 9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의 첫 투구에 게레로 주니어는 헛스윙을 했다. 류현진은 초구부터 트레이드마크인 체인지업을 던졌다. 직구처럼 들어오다 뚝 떨어지는 공에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이후에도 게레로 주니어는 좀처럼 류현진의 공을 정확히 맞히지 못했다. 빗맞은 뜬공과 파울이 이어졌다. 자신의 차례를 마친 게레로 주니어는 허무한 듯 헛웃음을 지으며 타석을 벗어났다. 세인트루이스 시절 류현진과 맞붙어본 경험이 있는 그리칙 역시 류현진의 피칭에 엄지를 세워 보였다. 그리칙은 “내게 체인지업, 커브, 패스트볼을 섞어 던졌다. 던지는 법을 아는 선수다. 어떤 카운트에서나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4명의 타자를 상대로 25구를 던진 류현진은 불펜에서 10개를 더 던진 후 훈련을 마쳤다. 모두 6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마무리 시점에는 투구 수를 80개까지 늘릴 것”이라며 “오늘은 동료 타자들을 맞히지 않기 위해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한 차례 더 라이브 피칭을 소화한 뒤 시범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토론토의 첫 시범경기는 23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 여제’ 박인비(32)처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사진)의 올해 목표 중 하나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다. 하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 박인비는 올 초부터 ‘다걸기’에 나섰다. 연초부터 미국과 호주를 오가며 4개 대회를 모두 뛰었다. 16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호주오픈에서는 우승까지 차지하며 세계랭킹을 11위까지 끌어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5번째로 높은 순위다. 올림픽은 세계 랭킹 15위 이내인 경우 한 국가당 4명까지 출전할 수 있어 한 계단만 더 올라서면 꿈을 이룰 수 있다. 이에 비해 우즈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우즈는 20일(현지 시간)부터 멕시코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 불참한다. 총상금이 1000만 달러가 넘는 특급 대회를 미련 없이 건너뛰기로 했다. 2020년을 세계랭킹 6위, 미국 선수 4위로 시작한 우즈는 올해 두 대회만 출전했다. 그나마 지난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컷을 통과한 선수 중 최하위인 68위에 그쳤다. 세계랭킹은 9위, 미국 선수 중에는 6위로 밀려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우즈는 느긋한 모습이다. 3주 가까이 쉬다 내달 5일 시작되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힐 골프장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우즈는 그동안 8번이나 우승했다. 올 초 골프 전문가들은 이 대회를 우즈의 역사적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83번째 우승이 가장 유력한 대회로 꼽았다. 우즈는 역대 PGA 통산 최다승 타이인 82승을 기록 중이다. 4월 9일 개막하는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역시 그가 노리는 대회다. 우즈는 지난해 14년 만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통산 4번째 ‘그린재킷’을 입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