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코리아, 더 다이내믹한 KBO리그[광화문에서/이헌재]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입력 2020-04-30 03:00수정 2020-04-3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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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야구 선수는 류현진(33·토론토)이다.

그런데 류현진에 앞서 ‘월드스타’로 떠오른 한국 선수가 있다. KBO리그 롯데 전준우(34)다. 2013년 전준우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장식했다.

전준우는 그해 NC전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그는 더그아웃의 동료들을 향해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런데 아뿔싸, 강한 맞바람에 공은 담장을 넘어가는 대신 좌익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NC 더그아웃은 웃음바다가 됐고, 그의 얼굴엔 민망함만 남았다.


그는 지난해 다시 MLB.com에 등장했다. 한화 타자 호잉은 평범한 뜬공을 쳤다. 그런데 이 공은 롯데 유격수 신본기의 머리에 맞고 높게 튀어 오른 뒤 좌익수 글러브로 들어갔고, 아웃으로 처리됐다. 당시 좌익수가 전준우였다. MLB.com은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으며, 다시는 볼 수 없는 모습도 있었다”고 이 장면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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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전준우는 하이라이트가 아닌 중계 영상으로 미국 팬들에게 다가갈지 모른다. 세계 최대 스포츠 방송 매체 ESPN이 5월 5일 개막하는 KBO리그 중계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내 모든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스포츠로 먹고사는 ESPN으로서는 콘텐츠가 절실하다. 메이저리그는 빨라야 6월 말 개막한다.

한국 야구의 미국 진출은 희소식이다. 그렇지만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수준 낮은 한국 야구를 선보이는 게 부끄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 기자로 일하다 올해 롯데 직원으로 합류한 김성민 담당은 “전혀 걱정할 게 없다”고 했다. 어릴 적 미국에 건너가 미국 야구를 오래 지켜봐 온 그는 “메이저리거들도 때론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한다. 오히려 색다른 느낌의 한국 야구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한국 야구는 마이너리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좀더 다이내믹하다. 사회인 야구에서나 볼 법한 플레이도 나오지만 메이저리그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장면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 야구 특유의 응원 문화, 타자들의 배트 플립 등도 좋은 볼거리가 될 수 있다.

한국 야구의 경쟁력도 충분하다. 테임즈(워싱턴), 켈리(애리조나), 린드블럼(밀워키) 등은 KBO리그에서 야구 실력을 키워 메이저리그로 역수출됐다. 미국 현지 중계는 KBO리거들에게도 큰 동기 부여가 된다. 올해만 해도 양현종(KIA), 나성범(NC), 김재환(두산), 김하성(키움), 박종훈(SK) 등이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팀으로서도 중계를 통해 관심 있는 선수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윈윈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진자가 쏟아졌던 한국은 어느덧 프로야구 개막을 준비할 정도로 안정을 찾았다. 외국에서 보면 놀랄 만한 모습이다. 한국 야구 역시 미국 팬들을 놀라게 할 훌륭한 문화 상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 여러 명의 월드스타도 보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kbo리그#롯데#전준우#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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