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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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용 기자입니다.

parky@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칼럼100%
  • 김일성광장서 수만명 매스게임 연습… 동쪽 미림비행장엔 대규모 병력 집결

    북한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영하의 날씨에도 수만 명의 군중을 동원해 ‘김정은’ 글자를 만들어내며 열병식 준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미국 위성에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일 민간 위성사진회사 플래닛이 1일 오전 11시 9분경 평양 김일성광장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엔 수만 명의 인파가 대열을 맞춰 붉은 바탕에 노란색의 ‘김정은’ 글자와 노동당 상징 문양을 만들어낸 모습이 포착됐다. 김일성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7.5km 떨어진 미림비행장 주변에서도 대규모 병력이 대열을 이룬 모습이 확인됐다. 김일성광장 뒤 대동강은 얼어붙어 영하의 추위 속에서 대규모 군중 행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평양 최저기온은 영하 12도, 열병식 준비 행사가 진행되던 오전 11시 반에도 영하 3도로 추운 날씨였다. VOA는 지난해 4월 15일 15만여 명이 동원된 북한의 열병식과 이번 열병식 준비 사진을 비교한 결과 주민 대열의 형태와 폭이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열병식 규모도 지난해 못지않은 대규모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1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부 브리핑에서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은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8일로 예고한 군 열병식이 미국을 위협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은 열병식을 자주 했다”고 답변했다. 화이트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의 열병식이 새로운 위협은 아니며 북한의 어떤 도발도 미군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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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코피전략은 허구” 진화… 트럼프는 탈북자 초청 대북 압박

    “우리(미국) 정책은 바뀐 게 없다. 여전히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이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인 대북 선제 군사공격)’ 전략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다. 정부가 선호하는 정책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코피 터뜨리기가 아니라) 외교가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피 터뜨리기’에 대한 워싱턴 정가와 언론,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일단 사태를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美, ‘빅터 차’와 ‘코피 터뜨리기’ 파문 수습에 분주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코피 터뜨리기) 표현은 언론의 (지어낸) 허구(That phrase is a fiction of the press)”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우리(미국)는 끊임없이 군사적, 비군사적 폭넓은 선택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피 터뜨리기’란 표현이 정부의 공식 용어가 아닐 뿐, 대북 군사옵션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날 나워트 대변인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 미국대사 내정이 전격적으로 철회된 사태에 대해서도 “그(빅터 차)가 차기 주한 대사로 갈 것처럼 언론이 앞서갔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공식) 지명된 적이 없다. 대사 지명은 백악관의 권한이다. 백악관이 그 자리(주한 대사)에 갈 사람을 확보하면 우리는 그를 (공식) 지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가 틸러슨 장관이 추천했고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까지 끝난 인물일지라도, 인준안을 미 상원에 보내기 직전 절차인 백악관의 정식 ‘지명(nomination)’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번 낙마 사태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 미 언론, “‘포스트 평창’이 걱정된다”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대북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더라도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북한이 도발할 경우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대북 메시지가 충분히 걱정스럽다. 전쟁을 위한 사례(근거)를 축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 “백악관이 군사행동을 향해 너무 성급하게 움직여 국방부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정연설 때 탈북자 지성호 씨(36)를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잔악성을 강조한 데 이어, 2일엔 탈북자 9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면담함으로써 대북 압박을 더욱 본격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기는 바로 탈북자”라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북자 면담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 정권 교체로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미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과 면담한 것은 2006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대북 압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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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북핵 곧 美본토 위협… 최대의 압박작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 관련 메시지의 대부분을 할애해 북한 정권의 잔학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20분여에 걸친 국정연설에서 외교·안보 정책 중 북한 문제에 가장 많은 시간인 약 7분을 할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잔혹한 독재정권보다 자국민을 철저히 야만적으로 억압한 정권은 없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추구가 우리 국토를 곧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의 압박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에 가하는 핵위협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북한 정권의 타락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운을 뗀 뒤 6분가량을 할애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거론했다. 그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해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와 북한에서 기차에 치여 두 다리와 팔을 잃은 장애인 탈북자 지성호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북한 관련 연설 32문장 중 지 씨에게 18문장이, 웜비어에게 9문장이 할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대북 제재는 물론이고 북한에 대해 미국이 기대하는 주문사항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트럼프는 가장 주목받는 국정연설에서 외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타락한 김정은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진보적 온라인 언론 ‘복스’는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가장 무서운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을 인류의 적이자 그리스도의 적인 국가로 묘사하고, 국민을 학대하는 정부가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호소한 수법은 2003년 이라크전쟁을 앞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2002년 국정연설에서 했던 방식과 똑같다는 것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주성하 기자}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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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목발 탈북자-웜비어 거론하며 北의 잔혹성 부각

    “당신의 위대한 희생은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다. 성호의 이야기는 자유롭게 살려는 모든 인간의 열망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고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국정연설 중 이 말과 함께 관중석을 가리켰다. 양복 차림에 안경을 쓰고, 눈물을 글썽이며 앉아 있던 남성이 일어나 목발을 번쩍 치켜들고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연설장에 입장한 모든 사람이 일어서 함께 박수를 보냈다. 박수는 무려 40초 동안이나 이어졌다. 박수를 받은 주인공은 탈북 장애인 지성호 씨(36).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지난해 미국으로 송환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을 거론한 뒤 “끝으로 북한 정권의 불길한 본성에 대한 증인이 한 명 더 우리와 함께 있다. 그의 이름은 지성호이다”라고 소개했다. 지 씨는 백악관의 초청으로 지난달 28일 미국으로 떠났다. 지 씨의 지인은 “3, 4일간 전화를 꺼둘 것이란 언질을 미리 받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정연설에 등장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탈북 과정도 자세히 소개했다. 1996년 굶주린 소년이었던 성호는 어느 날 철로에서 석탄을 훔쳐 음식과 바꾸려다 배고파 정신을 잃고 쓰러져 기차에 치였다. 이후 그는 마취제도 없이 여러 차례 팔다리 절단 수술을 견뎌냈다.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갔다 온 뒤 북한에서 고문을 당했고, 보위부는 그가 기독교인을 만난 적이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결국 그는 자유를 찾아가기로 결심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수천 마일을 이동했다. 목발을 짚은 채였다. 그의 아버지는 탈출하려다 붙잡혀 고문을 받던 중 사망했다. 성호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한 뒤 박수를 유도한 트럼프 대통령은 “약 250년 전에 미국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곳을 만든 것이 바로 자유를 향한 열망이다”라며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 씨에 대한 언급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웜비어의 부모와 형제자매를 소개하며 “당신들은 우리 세계를 향한 위협에 대한 강력한 증인이며 당신의 힘은 우리 모두를 고무케 한다. 오늘밤 우리는 ‘미국의 결의’로 오토를 예우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475개 단어를 할애했다. 취임 첫해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는 이슬람국가(IS) 소탕과 관련해 302개 단어를 언급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 이란에 대해 48개 단어, 아프가니스탄에 34개 단어를 할당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과거의 경험은 자만과 양보가 침략과 도발을 불러올 뿐이라는 교훈을 줬다. 나는 우리를 이렇게 위험한 지경에 빠뜨린 전임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인내심이 소진되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방 전쟁(preventive war)’을 진지하게 고려 중임을 시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평화운동단체 위민크로스DMZ의 크리스틴 안 창립자는 타임에 “트럼프의 연설은 북한 주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미국의 예방 전쟁의 도덕적 논거를 세우려고 했다”며 “이번 연설은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했던 ‘악의 축’ 국정연설과 매우 유사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인터넷매체 복스 역시 “적을 문명의 악으로 규정하고, 우리의 안전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선 적이 패배해야 한다는 논리는 미국 대통령들이 전쟁을 팔아 왔던 방식”이라며 “부시가 후세인을 언급한 것과 같은 논리로 트럼프가 북한을 묘사한 것은 우려할 만한 경고 신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시사지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바란다면 인권에 대한 언급은 역효과를 초래하겠지만 그는 김정은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정연설의 내용과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의 막판 낙마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국정연설에서 웜비어와 지 씨 사례를 언급한 것은 도덕적 분노를 야기해 대북 군사 공격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어 “트럼프의 국정연설은 최소한 군사작전 논의가 이제 의회로 넘어갔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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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박용]여론공장의 공범들

    젊은 프리랜서 작가인 마커스 홈런드는 2015년 모델 에이전시에서 소셜미디어 관리자로 일했다. 트위터의 팔로잉이 늘지 않자 상사의 압박은 심해졌다. 해고 위협에 시달리던 그는 소설미디어마케팅 회사인 더부미(Devumi)의 문을 두드렸다. 돈을 주고 팔로어를 사서 실적을 채운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한 ‘팔로어공장’ 더부미의 실태는 인기와 영향력마저 돈으로 거래되는 디지털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인기와 영향력은 돈, 권력과 직결된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선 일반인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거나 억대 수입을 올릴 ‘인생역전’의 기회가 있다. 하지만 돈을 주고 산 팔로어나 ‘좋아요’로 만들어진 가공된 영향력과 인기는 다른 얘기다. 사람들을 호도하고 여론을 조작해 공정한 시장 경쟁과 민주주의를 위협하기도 한다. 2016년 미국 대선 막바지엔 러시아와 연관된 5만여 개의 트위터 봇(bot) 계정에서 210만 건 이상의 대선 관련 자동 트윗이 날아왔다. 국내에서도 2012년 대선 때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봇 프로그램’으로 트위터 계정을 만든 뒤 주기적으로 글을 트윗하거나 리트윗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적으로 퍼 나르는 ‘여론공장’이 선거철마다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공간이 ‘여론공장 기술자들’의 난장판이 된 건 부도덕한 개인이나 악의적인 기관의 책임이 크다. 이를 방치하거나 조장한 소셜미디어도 면책되기 어렵다. 미 남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트위터 계정의 최대 15%인 4800만 개가 트위터 봇 계정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상당수를 더부미처럼 인기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여론공장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제대로 분류하기조차 쉽지 않다. 소셜미디어들은 의도적으로 인맥, 사람들의 반응을 수치로 표시해 사람들의 경쟁심리를 자극한다. 트위터만 해도 초창기 없던 팔로잉, 리트윗 숫자를 요즘엔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인맥과 인기를 게임처럼 즐기도록 고안한 것이다. 여론공장의 기술자들은 이 틈을 파고들어 은밀한 거래를 제안한다. 네이버와 같은 대형 포털사이트가 온라인 여론시장을 장악한 한국은 여론공장의 위협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구글 뉴스서비스는 뉴스 목록을 보여주고 해당 언론사로 접속할 수 있는 링크만 제공한다. 자체 댓글 기능도 없다. 반면 네이버는 언론사의 뉴스를 가져와 한곳에서 보여주고 자체 댓글 기능까지 제공한다. 댓글 반응에 따른 보상 시스템까지 가동하고 있다. 뉴스 선정 기준의 공정성 시비는 물론이고 여론공장 기술자들의 집중 타깃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론공장 기술자들이 만들어낸 댓글부대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일방적 주장과 독설을 늘어놓고 사라진다. 오죽하면 ‘댓글에 달린 댓글을 읽어야 진짜 여론을 읽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네이버는 댓글 조작 의혹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지만, 시비를 부르는 구조적 문제부터 스스로 손보는 게 먼저다. 대중의 집단 지성은 소수 전문가들의 지식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불량한 소수가 여론을 주도하면 지혜는커녕 극단적인 결론에만 도달한다. 죽을 때까지 앞 개미의 꽁무니를 따라 원을 빙빙 도는 ‘원형선회’의 비극을 피하기 어렵다. 대중의 지혜가 발휘되려면 개인이 최대한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의 학교 교과과정에서 가짜 뉴스를 가려내고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과정이 도입되고 있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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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들 비하 트럼프는 슈퍼버그” vs “내 정책 덕분에 흑인실업률 최저”

    팝스타 비욘세의 남편이자 흑인 힙합 스타인 제이지(숀 카터·49)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V와 트위터를 통해 장외 설전을 벌였다. 제이지는 27일(현지 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이민자들 출신 국가를 ‘거지소굴 같은 곳(shithole)’이라고 비하한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분노를 느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그 나라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데다 그곳 사람들 모두를 깔보고 있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인종차별 발언으로 2014년 농구계에서 추방된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도널드 스털링 전 구단주 사례를 언급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이지는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고 향수만 뿌려대면 슈퍼버그(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만 만들어낸다”며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슈퍼버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논란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이라며 ‘슈퍼버그’ 표현은 농담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한 말을 하더라도, 시민들의 주머니(경제적 형편)를 채워주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못되게 대우하며 보상은 잘해 준다고 해서 행복하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가만히 있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2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누가 제이지에게 내 정책 덕분에 흑인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걸 제발 좀 알려 달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기업들이 미국에 돌아오고 실업률이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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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막힌 ‘가짜 팔로어’ 공장… 10달러 내면 이틀내 500명 뚝딱

    ‘트위터 팔로어를 지금 구입하세요. 10달러를 내면 1, 2일 만에 500명의 팔로어를 만들어드립니다.” 소셜미디어마케팅 웹사이트 ‘더부미(Devumi)’는 디지털 시대의 ‘인기’를 판매하는 ‘팔로어 공장’이다. 돈만 주면 트위터, 유튜브, 링크트인, 핀터레스트, 사운드클라우드 등 인기 소셜미디어의 팔로어와 조회수를 얼마든지 늘려준다. 10달러를 내면 500명, 49달러를 내면 5000명의 팔로어를 만들어준다. 리트윗 1000개는 29달러. 유튜브 조회수를 2만5000회 늘려 주면 149달러를 받는다. 돈으로 인지도와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 시간) 할리우드 배우, 스포츠 스타, 기업인, 마케팅 전문가, 종교인, 정치인 등 약 20만 명이 ‘팔로어 공장’ 더부미의 고객이라고 보도했다. 더부미는 350만 개 계정을 만들어 이들에게 팔로어와 리트윗, 조회수 등을 판매했다. 2만5000명의 가짜 팔로어를 만들어줄 경우 처음 1만 명은 사진, 이름, 사는 곳 등의 개인 정보가 있는 계정을 활용해 실제처럼 꾸며줬다. 이 과정에서 더부미가 최소 5만5000명의 개인 정보를 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NYT에 따르면 더부미 고객 명단에 콜롬비아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존 레귀자모, 마이클 델 델컴퓨터 창업자, 레이 루이스 전 프로미식축구 선수, 수영복 모델 캐시 아일랜드, 마사 레인 폭스 트위터 이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부인인 루이즈 린턴 등이 포함됐다. 미국 드라마 ‘선스 오브 아나키’에 출연한 배우 라이언 허스트는 팔로어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75만 명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부미 고객의 정치적 성향은 노동운동가 출신의 민주당 정치인부터 극우 매체 브라이트바트 기자까지 다양했다. 중국 신화통신의 에디터,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 보좌관 등 외국 정부기관 직원이나 정치인도 있었다. NYT는 “더부미의 가짜 팔로어들이 온라인 정치 논쟁에서 유령 군인들로 활약했다”고 지적했다. 팔로어 구매가 들통난 유명 인사들은 매니저, 홍보대행사 직원의 탓으로 돌리거나 “시험 삼아 해봤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더부미에서 팔로어를 구매한 여배우 디어드리 러브조이는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잘못을 시인했다. 5만 명의 팔로어를 구매한 시드니올림픽 조정 금메달리스트인 영국인 제임스 크래크널은 “사기 행위”라며 “팔로어나 좋아요 수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건강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팔로어 공장’은 디지털 공간에서 팔로어나 좋아요 수 등의 ‘가상 지위(virtual status)’가 ‘현실 세계의 돈(real world currency)’이나 권력으로 바뀌는 현실과 관련이 있다. 팔로어 수에 따라 고용 여부, 급여 수준 등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 온라인 마케팅 회사인 캡티브8에 따르면 팔로어 10만 명을 가진 사람의 홍보 트윗은 건당 2000달러, 100만 팔로어를 가진 사람의 홍보 트윗은 2만 달러를 받는다. 더부미와 같은 팔로어 공장이 10여 곳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부미의 창업자 저먼 칼라스는 가짜 팔로어와 개인정보 도용 의혹에 대해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그런 일을 알지 못한다”고 NYT에 밝혔다. 하지만 에릭 슈나이더먼 뉴욕주 검찰총장은 28일 “사칭과 사기는 뉴욕주 법에 위배된다”며 더부미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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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욘세 남편’ 제이-지 “트럼프는 슈퍼버그” …‘거지소굴’ 발언 강력 비판

    팝스타 비욘세의 남편이자 흑인 힙합 스타인 제이-지(숀 카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TV와 트위터를 통해 장외 설전을 벌였다. 제이-지는 2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이민자들 출신 국가를 ‘거지소굴 같은 곳(shithole)’이라고 비하한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분노를 느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그 나라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데다 그 곳 사람들 모두를 깔보고 있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인종차별 발언으로 2014년 농구계에서 추방된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도널드 스털링 전 구단주 사례를 언급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이-지는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고 향수만 뿌려대면 슈퍼버그(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만 만들어낸다”며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슈퍼버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논란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이라며 ‘슈퍼버그’ 표현은 농담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한 말을 하더라도, 시민들의 주머니(경제적 형편)를 채워주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못되게 대우하며 보상은 잘 해준다고 해서 행복하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가만히 있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2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누가 제이-지에게 내 정책 덕분에 흑인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걸 제발 좀 알려 주러“고 글을 올렸다. 이어 기업들이 미국에 돌아오고 실업률은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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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가 국민 분통 터지게 해”… 美연방정부 셧다운에 불만 폭주

    “정치인들은 국민이 기뻐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20일 미국 뉴욕 맨해튼 배터리파크의 선착장에서 만난 관광객 샤인 진 밥티스티 씨(여)는 분통을 터뜨렸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자친구 도미니크 패트로셀리 씨와 함께 뉴욕 관광을 온 그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섬에 발도 디디지 못하고 선착장에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전날 미 상원에서 임시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아 연방정부 업무가 일시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연방 공무원의 40%인 80만 명이 일시 해고 상태가 됐고, 자유의 여신상과 100여 년 전 이민자를 받아들이던 엘리스섬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청(NPS)의 업무도 중단됐다. 패트로셀리 씨는 “우리같이 자주 여행을 하기 힘든 서민들에게 연방정부 셧다운은 불공정한 일”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썰렁한 선착장 여기저기에 ‘연방정부의 예산 배정이 늦어져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섬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영문도 모르고 선착장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은 안내판 앞에서 돌아서거나 선착장에 서서 멀리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을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일부 관광객은 부랴부랴 예매한 표를 환불했다. 뉴욕주에 따르면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섬을 오가는 페리 승객은 평소에 비해 70% 감소했다. 엘리스섬은 1892년부터 1954년까지 이민자들의 입국 심사가 진행됐던 곳이다. 관광 수입 감소를 우려한 뉴욕주는 21일 주 예산을 투입해 월요일부터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섬을 개장하는 비상 대책을 내놨다. 미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하루 6만5000달러(약 7000만 원)의 운영 예산을 주 관광 예산에서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뉴욕주는 2013년 17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 때 25만 달러를 지원해 자유의 여신상을 4일 동안 개장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을 두고 책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를 위해 수백만 미국인과 군대를 볼모로 정부를 멈추게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바꿨다”며 ‘트럼프 셧다운’이라고 맞섰다. 미 정치권은 ‘주중 셧다운’을 막기 위한 주말 막판 타협에 실패해 상원의 임시예산안 표결이 22일 낮 12시(한국 시간 23일 오전 2시)로 미뤄졌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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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방정부 ‘셧다운’…‘자유의 여신상’ 폐쇄로 여행객 불만 폭주

    “정치인들이 국민이 기뻐하는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배터리파크의 선착장에서 만난 관광객 샤인 진-밥티스티 씨(여)는 분통을 터뜨렸다.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남자친구 도미니크 패트로셀리 씨와 함께 뉴욕 관광을 온 그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 섬에 발도 디디지 못하고 선착장에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전날 미 상원에서 임시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아 연방정부 업무가 일시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연방공무원의 40%인 80만 명이 일시 해고 상태가 됐고, 자유의 여신상과 100여 년 전 이민자를 받아들이던 엘리스 섬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청(NPS)의 업무도 중단됐다. 패트로셀리 씨는 “우리 같이 자주 여행을 하기 힘든 서민들에게 연방정부 셧 다운은 불공정한 일”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썰렁한 선착장 여기저기에 ‘연방정부의 예산 배정이 늦어져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 섬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영문도 모르고 선착장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은 안내판 앞에서 돌아서거나 선착장에 서서 멀리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을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부랴부랴 예매한 표를 환불했다. 뉴욕주에 따르면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섬을 오가는 페리 승객은 평소에 비해 70%가 감소했다. 엘리스섬은 1892년부터 1954년까지 이민자들의 입국 심사가 진행됐던 곳이다. 선착장의 연방정부 셧다운을 알리는 안내문 옆엔 “어디서나 이민자들은 미국인의 삶의 구조를 강화하고 풍요롭게 해왔다”(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말이 적힌 플래카드가 함께 걸려 있었다. 미 연방정부 셧 다운은 4년 3개월 만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을 대체할 보완 입법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불법 이민 단속 강화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공화당이 맞서면서 임시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것이다.관광 수입 감소를 우려한 뉴욕주는 21일 주 예산을 투입해 월요일부터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섬을 개장하는 비상 대책을 내놨다. 미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하루 6만5000달러의 운영 예산을 주 관광 예산에서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뉴욕주는 2013년 17일 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 때 25만 달러를 지원해 자유의 여신상을 4일 간 개장했다.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섬의 경우 2016년 한 해 동안 450만 명이 방문해 2억6300만 달러를 쓰고 갔다. 연방정부 셧다운을 두고 책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를 위해 수백만 미국인과 군대를 볼모로 정부를 멈추게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바꿨다”며 ‘트럼프 셧다운’이라고 맞섰다. 미 정치권은 ‘주중 셧다운’을 막기 위한 주말 막판 타협에 실패해 상원의 임시예산안 표결이 22일 낮 12시(한국 시간 23일 오전 2시)로 미뤄졌다.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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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박용]사토시 나카모토의 후예들

    모든 건 10년 전 짧은 논문 한 편에서 시작됐다. 2008년 10월 31일 인터넷에 A4 용지 9장짜리 논문이 올라왔다. 제목은 ‘비트코인: 개인 간 거래 전자 현금 시스템’. 저자는 ‘사토시 나카모토’. 암호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가명으로 제안한 것이다. 그가 누군지, 아직도 살아 있는지 세상은 모른다. 그저 논문 한 편과 70여 일 만에 공개된 비트코인 소스코드만 남아 세상을 흔들고 있다. 가상통화의 선두주자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폭등한 건 디지털 공간에서 개인 간 익명거래가 가능한 미래 화폐의 잠재력을 보고 젊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전화기를 한 사람만 갖고 있으면 아무 가치가 없지만 둘이면 쓰임새가 생기고, 모든 사람이 쓰면 엄청난 부가가치가 만들어진다. ‘네트워크 효과’다. 비트코인 가치가 참가자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얘기(멧칼프의 법칙)가 그래서 나왔다. 하지만 쓰임새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지난 1년 새 1400%가 뛰었지만, 이걸로 집도 사고 세금도 내고 빵도 사먹었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화폐의 조건 중 희소성(Scarcity)만 부각되고 교환 수단으로서의 쓰임새(Utility)는 별로 없으니 ‘돌덩이 투기’ ‘피라미드 사기’ 논란이 불거졌다. 전체 발행 한도(2100만 코인)의 80%가 채굴된 비트코인의 97%를 4%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도 교환 수단이라기보다 투기나 저장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걸 보여준다. 유통량은 적은데 수요가 크게 출렁거리면 가치가 널뛰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가치가 오늘 다르고 내일은 더 크게 다르면 실생활에서 쓰기는 더 어렵다. 현실과 유리된 가상통화는 추적을 피하기 위한 마약 거래나 돈세탁에 쓰인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오죽하면 비트코인 최대 보유자가 마약사범 단속으로 빼앗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미국 정부일 것이라는 추측이 월가에서 나온다. 당국이 가상통화를 곱게 볼 리 없다. 시장의 판을 뒤집기엔 공학적 한계도 많다. 뉴욕의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리사 엘리스 수석애널리스트는 “가상통화가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기존 지불결제 회사들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비자는 평균 초당 2000건, 최대 5만6000건까지 거래를 처리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처리 속도는 초당 7건에 그친다는 것이다. 거래 시간이 60분 넘게 걸리기도 한다. 국내 가상통화 판은 미래 가치만 보고 뭉칫돈이 밀려들던 약 20년 전 ‘닷컴버블’과 닮아 있다. 가상통화의 투기 대책이 기술 발전을 막는 ‘적기조례(Red Flag Act·19세기 말 자동차의 속도를 마차보다 느리게 의무화한 영국의 교통법)’라고 비판하는 전문가 중 일부는 당시 버블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사람이다. 누구보다 버블의 달콤함과 후유증을 잘 아는 이들이다. 모든 가상통화 거래소를 당장 문 닫게 할 것처럼 으름장을 놓은 당국의 대응이 혼란을 자초하긴 했지만, 투기 규제가 미래 기술을 다 죽인다고 과민 반응을 하는 것도 전문가답진 않다. 가상통화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진정한 후예라면 가상통화의 한계를 모를 리 없다. 이젠 실력으로 거품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관련 업계가 가상통화의 공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다양한 쓰임새를 만들어 낸다면 가상통화의 네트워크 효과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가상통화를 둘러싼 혼란과 혼돈을 모두 규제 탓, 당국 탓만으로 돌릴 순 없다.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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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졌다 나타나는’ 밀무역선들…中선박, 北과 석탄 밀거래 수법보니

    지난해 8월 5일 중국인이 소유한 선박 글로리 호프 1호가 서해를 통해 북한 송림항에 들어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산 석탄의 수출을 전면 금지한 안보리 결의 2371호가 통과된 뒤였다. 글로리 호프 1호는 북한산 석탄을 싣고 8월 7일 공해 상으로 나온 뒤에 자동선박식별장치(AIS)가 꺼졌다. 인근을 지나는 선박의 레이더에 포착이 되더라도 선박 정보가 없어 정체를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배는 8일 뒤 중국 롄윈(連雲)항 근처에서 다시 나타났다. AIS 신호가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항구에 정박하지는 않고 1주일 이상 주변 해역을 맴돌다가 베트남 깜파항에 들어와 석탄을 내렸다. 중국에서 석탄을 싣고 온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 사라졌다 나타나는 북 밀무역선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홍콩 등 중국 국적자가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 6척이 북한에서 석탄을 실어 베트남 등으로 몰래 운송하는 수법을 관련 위성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이 배들은 미국 정부가 지난해 안보리에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블랙리스트에 올려달라고 요청한 10척 중 중국의 반대로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글로리 호프 1호, 카이샹, 신셍 하이, 위 위안,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삼정 2호 등이다. 이 배들은 안보리 제재를 피하기 위해 AIS를 끄고 북한을 드나들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머물 때는 AIS를 켜고 해당 지역에서 석탄 등을 선적하는 것으로 보이게 하고 북한이나 최종 목적지로 향할 때는 AIS를 꺼서 위치를 숨기는 수법을 썼다. 하지만 미국 위성사진에 이 과정이 포착됐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는 여수항을 출발한 뒤인 10월 19일 공해상에서 정유제품을 북한 선박인 삼정 2호로 옮겨 실었다. 한국 정부는 11월 여수항에 다시 입항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를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억류했다. ● 국제사회, 해상차단 강화로 대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월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통해 북한에 반입되는 정유제품을 연간 45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로 제한했고,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50만 배럴로 다시 줄였다. 석탄 등 북한의 대외 수출도 90% 차단됐다. 해상 밀무역이 이런 제재를 우회하는 창구로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트위터 계정에 “현행범으로 딱 걸렸다. 중국이 북한에 석유가 계속 흘러들어 가게 허용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해상차단을 통해 안보리 대북 제재가 충실히 이행되게 하는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국 등 20개국이 참가한 외무장관 회의(벤쿠버 회의)에서 “북한의 밀수를 방지하기 위해 해상차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밴쿠버 회의 참가국들도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선박 간 불법환적 등 북한 해상 밀수에 대응하며, 해상차단과 해상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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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틸러슨 “北 아직 신뢰할만한 협상상대 안돼”

    미국 일본 등 20개국이 남북 대화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동시에 유엔 결의를 넘어선 초강경 대북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남북 대화가 무르익는 시점에 국제사회에선 ‘최대한의 압박’ 기조를 확인하는 목소리가 나온 셈이다.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회의’에선 “남북 대화가 긴장 완화로 이어질 것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동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참가국 장관들은 또 “외교적 해법이 필수적이며 (실현) 가능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밴쿠버 회의에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18개국과 한국, 일본 등 20개국의 장관이 참석했다. 하지만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협상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스스로 (군사) 옵션의 방아쇠를 당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우리의 의지를 이간질시키도록 놔두지 않겠다”고도 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북핵 문제 해법인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에 대해선 “합법적, 방어적인 군사훈련을 북한의 불법 행동과 동일한 수준에 놓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미 대화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 외교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아직 스스로 신뢰할 만한 협상 상대임을 증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국 장관들은 대북제재와 관련해 △북한의 밀수 방지를 위한 해상차단 작전 협력 △새로운 위협에 대한 새로운 대북 제재 △중국과 러시아에 제재 이행 촉구 등에 합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길 바란다는 장관들의 의지가 확인돼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환영사에서 “우리는 평창 올림픽을 전후해 대북 관여 노력을 경주하며 비핵화 목표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종료 후엔 “제재와 압박은 외교적 수단이지 북한에 벌을 주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재와 대화는 꼭 하나를 골라야 하는 충돌하는 선택지가 아니고 ‘투 트랙’으로 병행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일부 참석자들은 강 장관에게 최근 남북 대화와 관련한 북한의 의도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소식통은 “일부 장관은 ‘한국이 또 북한에 속는 것 아니냐’며 직설적으로 얘기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한 채 열린 이번 회의에 대해 독설을 날렸다. 왕 부장은 17일(현지 시간)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친 뒤 상투메프린시페에서 중국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눈을 크게 뜨고 누가 한반도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추동자인지, 누가 정세를 다시 긴장으로 돌리려는 파괴자가 되려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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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사람-기술-제도-홍보 모두 실패… ICBM 대응능력 구멍”

    《“그들(하와이 당국)이 실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와이주 당국이 잘못된 미사일 공습경보를 발령한 지 하루 만인 14일(현지 시간) 이렇게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그건 주정부의 일이지만 이제는 우리(연방정부)가 관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선 140만 명의 하와이 주민과 많은 관광객들을 38분간 핵전쟁의 공포에 떨게 만든 ‘하와이 패닉’ 사건이 ‘시스템 강국’ 미국의 위기관리 체제에 큰 맹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날 “하와이 주정부가 허위경보 발령을 막는 합리적인 통제 제도나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들이 지적한 ‘하와이 패닉’의 4대 문제점을 짚어 본다. 》  ● 1명 실수에 속수무책, “직원 2명이 동의해야 메시지” 보완13일 오전 8시 7분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이 발송한 잘못된 미사일 공습경보는 3명이 한 조가 돼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직원의 단순 실수로 드러났다. 데이비드 이게이 하와이 주지사는 “근무 교대 중에 경보 시스템이 작동을 잘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직원이 버튼을 잘못 눌러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와이 주정부는 뒤늦게 관리자를 포함한 2명이 동의해야 경보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도록 절차를 보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와이 주정부 당국자들의) 책임지려는 모습이 좋다”고 언급했지만, 현지에선 이게이 주지사의 ‘리더십 부족’을 꼬집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의 올해 재선 가도에 이번 사태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낡은 무선경보 시스템, 불특정 다수에 발송 반복… 집단 공포미국은 2012년 자연재해, 테러, 전쟁, 유괴 등의 사고가 발생할 때 경보를 보내는 무선비상경보(WEA) 시스템을 구축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대량의 경보를 발송하는 노후 시스템의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올해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사태에서는 대량 경고 메시지가 불필요한 집단 공포를 자극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위치 정보를 확인해 필요한 사람에게 맞춤형 경보를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캘리포니아 산불에서는 즉각 대피해야 할 주민들에게 산불 경보 메시지가 발송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사고 징후를 무시하다가 큰 화를 겪게 되는 ‘하인리히 법칙’(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수많은 작은 오작동과 징후가 나타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 허위 때 후속대책 없어, 문의 전화 폭주해도 정정 허둥지둥하와이 주정부가 휴대전화 정정 메시지를 발송하기까지 38분이 걸린 것도 미국인의 분노를 키웠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허위 경보 이후 13분이 지난 오전 8시 20분경 “하와이로 날아오는 미사일이 없다”고 밝혔는데도 하와이 주정부는 25분을 더 허비해 혼란이 커졌다. 하와이 경찰 당국에 따르면 오보 발령 이후 오아후 911센터에 5000여 통의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HEMA 홈페이지도 1시간 반 정도 접속이 어려웠다. CNN에 따르면 하와이 주정부 매뉴얼에 허위 경보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 이 때문에 오보 정정 메시지를 새로 작성하느라 ‘골든타임’을 허비했다. 하와이 주정부는 뒤늦게 오보 관련 메시지와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 대피요령 체질화 안돼, 주민들 “어디로 피해야 하나” 우왕좌왕북한의 핵미사일이 하와이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이며, 공습경보 이후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은 10∼15분밖에 없다. 북한 핵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간 하와이 주정부는 냉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핵 공격에 대비한 대피훈련까지 실시했다. 하지만 공습경보가 발령되자 주민들은 우왕좌왕했다. 하와이 교민 박순녀 씨는 “깜짝 놀라 허둥댔다.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자는 아이들을 깨워 화장실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전직 군인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미군 대위로 전역한 마이크 스타스코 씨는 뉴욕타임스에 “‘대피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떠올리려고 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 정치권과 언론들은 “이번 허위 경보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증폭시켜 앞으로 진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효율적인 대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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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황 날개’ 美 구인난에 재소자까지 고용

    미국 위스콘신주 데인카운티 스토턴에 사는 조던 포세스 씨(28)는 지난해 11월까지는 강도와 불법 무기 소지죄로 복역 중인 재소자였다. 다른 재소자 12명과 교도관이 탑승한 교도소 버스를 타고 스토턴 트레일러 공장을 오가며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던 그는 26개월 형을 마치기도 전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이 결정됐다. ‘출소 예정자’ 신분으로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포세스 씨는 교도소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해 번 돈으로 출소 후 승용차까지 장만했다. 그는 “재기의 기회를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포세스 씨가 살고 있는 위스콘신주 데인카운티의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현재 2%. 미국 평균(4.1%)보다 낮다. 그의 일터인 스토턴 트레일러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을 올려주고, 신입 직원을 소개하면 보너스를 주는 인센티브까지 마련했지만 12개의 빈 일자리를 아직 채우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 시간) “인력난 덕분에 전과조차도 취업의 장애물이 거의 안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스턴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버닝글래스가 온라인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과 조회 요구사항을 포함한 채용 공고가 2014년 전체의 8.9%에서 최근 7.9%로 감소했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재소자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활용해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예전에 재소자를 저임금을 주고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요즘엔 일반인과 같은 급여를 지급한다. 포세스 씨도 시간당 14달러를 받고 교도소와 공장을 오가며 일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장애인이나 고졸 미만의 저학력자, 무경력자의 일자리도 늘고 있다. 버닝글래스의 조사에서도 경력이 없는 사람을 뽑는 채용 공고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실업률은 6.8%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력채용회사 아데코 에이미 글레이저 수석부사장은 “2년 전엔 물류창고 직원으로 일하려면 고교 졸업장과 물품 이력을 추적하는 스캐너 사용 경력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그런 걸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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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일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을 수 있다. 나는 사람들이 놀랄 만한 사람들과 관계를 갖고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김정은과의 관계를 이렇게 언급했다. 이에 질문자가 “(그럼) 김정은과 얘기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하고 싶지 않다. 대화를 했는지, 대화를 하지 않았는지 말하지 않겠다”고만 대답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거친 트윗 비방을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한테서 앞으로 그런 걸(비방 트윗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런 다음 갑자기 어떤 사람이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아주 유연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로켓맨’ ‘땅딸보’ 등의 감정적인 비난을 퍼부은 김정은과도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내비친 것이다. WSJ는 이에 대해 “평양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몇 달간 긴장이 고조된 이후 새로운 외교적 해법의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2009년 6자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과 정부 간 공식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중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중국을 칭찬하면서 “그들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중국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대화 공세가 한미 동맹 사이에 쐐기(wedge)를 넣어 간극을 벌리려는 ‘이간책’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12개월 내에 (결과를) 알게 해주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미국은 15∼17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캐나다와 함께 ‘한국전쟁 참전 16개국(밴쿠버 그룹) 회의’를 열고 해상 차단 등 대북 압박을 위한 새로운 국제 공조 체제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북한을 향해 한쪽으로 대화를 손짓하면서 다른 손으로 압박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신문사 및 통신사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북한 김정은이 핵 문제와 관련된 이번 라운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겼다”고 말했다 ‘새해 한반도 주변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북한 김정은이 이번 핵 관련 위기 국면에서 미국보다 한 수 위였다. 김정은은 그의 전략적인 과제를 해결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김정은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게 됐고, 전 세계 어디든 닿을 수 있는 사거리 1만3000km의 미사일을 갖게 됐다. (김정은은) 노련하고 성숙한 정치인”이라고 호평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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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하나도 북한에 못 들어가요” 굳게 닫힌 단둥철교 가보니…

    “어제(8일)부터 못 하나도 북한에 못 들어가요.” 9일 오전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해관(세관)에서 만난 중국인 화물 트럭 기사는 ‘6일부터 철강, 금속 등의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한 중국 상무부의 조치(5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말은 북-중 화물이 오가는 단둥~신의주 간 중조우의교(단둥철교)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수출 금지 조치는 8일부터 적용됐다. 평소 북한으로 수출하는 화물을 실은 트럭 100여 대가 대기한다는 해관 내에는 이날 이른 오전 시간이긴 했지만 30여 대의 트럭만 보여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단둥 해관 측은 5일 밤늦게까지 철강 등의 대북 수출 금지, 북한산 농산물 등의 수입 금지 등 중국 상무부 발표 조치의 전면 이행을 위한 준비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해관에서는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기하는 30여 명의 북한 여성 노동자들 모습도 포착됐다. 현지 중국인은 “단둥의 임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 근로자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 및 비자 연장을 금지하면서 단둥의 북한 근로자 규모가 약 2만 여명 수준에서 1만5000명 수준으로 줄었다는 추정도 나왔다. 6일부터는 중국 당국이 단둥 등 북-중 접경지역 일대 부두들에 대한 일제 순찰에 나서 북한산 수산물 밀수 단속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지난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결의에 따라 북한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으나 압록강에서 잡은 수산물 밑에 북한산 냉동 수산물을 들여오는 밀수가 성행했다. 중국 당국이 5일 대북 추가 제재 조치에 맞춰 여기에도 칼을 들이댄 것이다. 9일 문을 닫은 랴오닝성 선양(瀋陽)시의 북한 칠보산호텔은 선양시 공상행정관리국의 명령에 따라 전격 폐쇄됐다는 안내문을 이례적으로 호텔 정문에 공개했다. 칠보산호텔이 북한 해커 등의 공작 거점이자 외화 벌이 수단이었다는 점에서 북한에 주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측으로 서류상의 명의를 옮겨 세탁하는 방식으로 중국 내 북한 기업 퇴출 시한(9일)을 넘긴 북한 식당들이 있지만 칠보산호텔은 선양시 당국이 명의 세탁을 차단했다. 대북 소식통은 “칠보산호텔이 합작한 단둥훙샹(鴻祥)그룹이 아닌, 제3의 기업에 서류상 지분을 넘기려 했으나 선양시 당국이 칠보산호텔의 노동자 문제 소송을 이유로 70%의 북한 측 지분을 동결하면서 명의 세탁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등 남북대화 모드에도 중국이 대북 제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 결의 등 국제사회 의무를 철저히 지키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평창올림픽 참가 등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온 것도 북-중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제재를 돌파할 방법이 남북대화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많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제재로 힘들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단둥=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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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우선’ 트럼프 대통령, 세계화 상징 다보스포럼 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부터 나흘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화주의자들의 산실인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미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18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해 “자유무역 수호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던 다보스포럼 연단에서 ‘미국 우선주의’의 가치와 정당성을 집중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우선주의, 세계화주의 심장에 서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달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48차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미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건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8년 만이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월 정치, 경제, 학계 등의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의 현안들을 논의하는 연례행사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 외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의 국가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 에릭 슈밋 알파벳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조 케저 지멘스 회장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다. 다보스포럼은 세계화를 지지하는 세계화주의자들의 이념적 온상이지만, 부자들의 이익과 공허한 말잔치로 치장된 ‘부자들의 놀이터’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국익과 근로자의 이익을 강조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한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참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세계화주의자들 모임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고 평가했다. ● 갈림길에 선 세계화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천명해 주목을 받았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포럼에서 취임 이후 1년 간 거둔 경제적 성과를 과시하고 미국 우선주의의 정당성을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대변인은 다보스 포럼 참석과 관련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어젠다를 세계의 지도자들과 진전시킬 기회를 환영한다”며 “미국 기업과 산업, 노동자에 힘을 싣는 정책 알리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미국 우선주의의 우군을 확보하려는 미 측의 의도와 세계화의 대안을 모색하려는 주최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힘든 첫 해를 보냈지만 중국 등 핵심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외교적 진전을 이뤘다”며 평가했다. 우려했던 중국 등과의 충돌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등을 포용할 수 있는 ‘공평한 세계화(equitable globalization)’의 대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슈밥 회장은 “욕조 물을 버리면서 (욕조 안의) 아이를 함께 내던져선 안 된다”며 “세계화의 긍정적 효과는 유지하며 뒤쳐진 사람들을 돌보는 국가적 환경을 만들어내는 일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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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농민 위해 싸우겠다”… 韓농산물 개방 압력 거세질듯

    “25년 넘는 동안 전미농장연합(AFB)에서 연설한 대통령이 저 혼자라는 게 영광입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내년에도 올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AFB 연례총회에 참석해 농민과 농장주 7400명 앞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농민과 조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 대통령이 AFB 총회에 참석한 건 1992년 1월 조지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직후 농촌지역의 광대역 인터넷 구축을 지원하는 2가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농촌 재건을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트럼프의 ‘농촌을 위대하게’ 미 농무부는 이날 광대역 인터넷 설치 등의 인프라 투자와 규제 개혁 등 5개 분야 100대 과제가 담긴 A4용지 43쪽 분량의 ‘농업과 농촌 부흥 보고서’를 공개하며 농민과 농장주 달래기에 나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제조업과 도시 경제는 살아나고 있지만 미 국토의 72%를 차지하고 4600만 명이 거주하는 농촌은 일자리와 소득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농민 소득이 감소했다. 광대역 인터넷, 교통, 전력 인프라 투자를 늘려 삶의 질을 개선하고 규제 완화와 직업 훈련을 강화해 농촌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농촌 경제 재건 구상이다. 미국 도시지역에서 광대역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은 3%에 불과하지만 농촌은 35%에 이른다. 농산물 전자상거래는 새로운 돈벌이가 될 수 있지만 농촌의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그 발전이 매우 더디다. ○ 농산물시장 개방 압력 거세질 듯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제조업 지원과 보호무역 정책을 밀어붙였다. 농가에 연간 44억 달러의 소득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됐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FTA 파기까지도 불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미국 농산물의 해외 수출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반(反)이민 정책으로 값싼 외국인 노동력조차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중 하나인 보수적 농민층의 이반 조짐도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농촌지역의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 지지도는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져 47%를 기록했다. 그 하락세도 가파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조업자와 농민, 농장주 등 미국인 수출업자들을 위해 (세계무역의)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고 공정하고 호혜적일 수 있도록 모든 무역협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교역국에 대한 농산물 시장 개방 압력을 예고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한미 FTA에서도 농산물 개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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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사이트 차단, SNS기업은 경고 표시, 학교는 판별교육

    《새해 초부터 북한 핵·미사일 위협,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틈타 ‘가짜 뉴스’가 파고들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타고 번지는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좀먹고 전쟁 불안 심리를 키워 투자시장까지 뒤흔든다. 지난해 가짜 뉴스에 혹독하게 당한 유럽 국가들은 ‘가짜 뉴스 금지법’까지 마련했고, 미국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가짜 뉴스 감별능력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객님, 저희 회사가 긴급 입수한 사진입니다.”아시아 금융의 중심인 홍콩에서 한 투자회사 직원이 최근 중년의 환경미화원에게 스마트폰으로 사진 한 장을 보냈다. 검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으리으리한 군함 사진이었다. 이 직원은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쟁이 일어나면 금값이 급등하니 투자를 서둘러라”라고 권했다. 살벌한 북한 뉴스를 자주 접했던 고객은 힘겹게 모은 종잣돈을 보냈다. 하지만 직원이 전한 사진은 ‘가짜 뉴스’였다. 이렇게 직원이 챙긴 수수료는 거래당 30∼50달러(약 3만2000∼5만3000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11월 투자사 직원 21명이 이런 식의 ‘가짜 뉴스 사기’로 1643만 홍콩달러(약 22억 원)를 챙겼다고 8일 보도했다. 가짜 뉴스는 지난해 대선을 치른 주요 국가들의 선거판을 뒤흔든 데 이어, 새해에도 정치권은 물론 투자시장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에 어두워 팩트 체크에 능하지 못한 노년층은 가짜 뉴스에 쉽사리 피해를 당한다. 이를 보다 못한 유럽의 정부는 물론 소셜미디어 기업까지 나서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 교육계도 학생들에게 가짜 뉴스를 식별할 수 있는, 이른바 ‘미디어 문맹 퇴치’ 교육에 나섰다.○ 선거판, 투자시장까지 번지는 가짜 뉴스 가짜 뉴스는 선거에서 폭발력이 강하다. 국제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지난해 11월 한국을 포함해 세계 16개국에서 선거 때 가짜 뉴스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4일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의 마테오 렌치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들에 깨끗한 선거 캠페인이 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렌치 대표의 측근이 마치 마피아 보스 살바토레 리나의 장례식에 가서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SNS에서 퍼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 사진은 그가 2016년 한 이민자 장례식에 갔던 것을 교묘하게 편집한 가짜 뉴스였다. 지난해 가짜 뉴스에 호되게 당한 유럽 정부는 새해부터 강경책을 내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가짜 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인터넷 언론 사업자의 후원자들을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또 선거 기간 가짜 뉴스 삭제를 요청하거나 사이트 접근을 차단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할 예정이다. 독일도 새해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기업이 가짜 뉴스나 혐오 발언을 발견한 지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해당 회사에 최대 5000만 유로(약 640억 원)를 부과한다. 미국, 프랑스 등이 가짜 뉴스의 진원지로 지목하고 있는 러시아도 3월 18일 대선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2016년 미 대선 때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어 미국의 복수를 걱정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러시아 선수의 도핑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며 선수 자격을 잇달아 박탈하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가짜 뉴스 의혹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업은 자정 캠페인, 교육계는 ‘미디어 문맹’ 교육 소셜미디어나 검색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뉴스 콘텐츠 서비스는 가짜 뉴스의 부작용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의견을 선호하는 ‘확증편향’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는 가짜 뉴스와 같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편식하는 ‘필터버블’이 나타날 수 있다.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고 민주주의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관련 업계에서도 자정 노력이 시작됐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가짜 뉴스를 신고하고, 진위 논란이 있는 뉴스를 표시하고, 가짜 뉴스에 대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차단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 규제나 기업의 대책만으로 가짜 뉴스의 거센 흐름을 막기는 힘들어졌다. 2016년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미국 12개 주의 중고교생과 대학생 7800명을 대상으로 정보 출처 판별 능력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0%가 뉴스와 광고를 잘 구별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이 때문에 ‘미디어 문맹’ 퇴치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를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과정의 하나로 디지털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와 안전한 소셜미디어 사용법 등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워싱턴, 코네티컷, 플로리다, 로드아일랜드, 유타,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매사추세츠주 등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육 과정에 반영하는 법을 시행했다.▼과거엔 풍문으로 전파, 21세기 SNS 발달로 실시간으로 퍼져… 진실같은 영향력▼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가짜 뉴스의 폭발력이 급격히 커졌지만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1835년 미국 뉴욕에선 일찍이 상업용 가짜 뉴스가 등장했다. “달에 인간과 비슷한 거주민이 살고 있다”는 허황된 이야기가 ‘뉴욕 선’이란 매체에 실려 화제가 됐다. 미디어의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1923년 일본 간토 대지진 때는 일본 정부가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 지진 뒤 사회 혼란을 조선인 탓으로 돌리려고 “(일본에 사는) 조선인이 우물에 약을 탔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말을 퍼뜨렸다. 이에 흥분한 일본인들은 조선인을 학살했다. 21세기 들어 미디어 기술이 발달하자 일부 대중은 ‘가짜 뉴스 만들기’를 오락처럼 즐긴다. 가짜 뉴스를 생산해 버튼 하나로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는 앱이나 웹사이트도 생겨났다. 가짜 뉴스 제작 웹사이트 ‘데일리파닥’에는 최근 가상통화 기업 ‘리플’과 국내 은행들이 협약을 맺었다는 기사가 떴다.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서두에 그럴듯한 기자의 바이라인과 날짜가 뜨지만 본문을 읽으면 거짓임을 알 수 있다. 20, 30대 젊은 누리꾼들은 이런 기사를 제작해 돌려 보며 유머로 즐긴다. 이 사이트에는 ‘기사로 친구들을 낚아 보라’는 홍보 문구까지 걸려 있다. 해외 가짜 미디어 시장은 훌쩍 커졌다.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가짜 뉴스 웹사이트 ‘월드뉴스데일리리포트’는 아예 ‘풍자 뉴스’를 표방한 곳. 이 사이트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기성 언론처럼 메뉴를 꾸며 놓고 분야별 가짜 뉴스를 올려 공유한다. 사이트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다른 국가 가짜 뉴스 웹사이트에서 인기를 얻은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받아 유통한다. 가짜 뉴스가 진실보다 더 영향력을 갖는 ‘탈진실(post-truth)’ 현상마저 나타난다. 대중은 가짜 뉴스의 진위를 따지기 전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게시물이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나 ‘공유하기’ 버튼을 누르며 공감하고 동의하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를 연구하는 존 헉스퍼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부교수(커뮤니케이션학)는 “가짜 뉴스 피해를 줄이려면 뉴스 이용자들이 가짜를 잘 가려내도록 교육 기회를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조은아 기자}

    • 20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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