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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를 맞아 전 세계 경제인들을 위한 ‘선상호텔’ 크루즈선 2척이 28일 경북 포항 영일만항에 정박했다. 이들 크루즈선은 다음 달 1일까지 4박 5일간 기업인 1000여 명의 숙소로 이용될 예정이다. 재계 및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전후로 이스턴비너스호와 피아노랜드호가 잇달아 영일만항에 도착해 닻을 내렸다. 이후 정부 당국이 안전, 검역 등에 이상 없는지 점검하고 손님맞이를 시작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APEC 행사 기간 경주 일대 숙소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크루즈선 2척을 섭외했다. 이스턴비너스호와 피아노랜드호는 각각 주로 일본인, 중국인 숙박용으로 마련됐다. 이스턴비너스호는 250명, 피아노랜드호는 8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크루즈선은 레스토랑, 바, 수영장, 공연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크루즈선은 단순 숙소가 아니라 각국 경제인들의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영일만항은 APEC 행사가 열리는 경북 경주 도심과 약 1시간 거리에 있어 크루즈선에 묵는 경제인들을 위한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운영되며 KTX 경주역, 김해공항, 경주 예술의전당 등을 다닌다”고 했다. 경북 포항시는 APEC 정상회의 기간 크루즈선에서 머무는 정상과 경제인들을 위해 다양한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29일 저녁에는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포항 불꽃&드론쇼’가 열린다. 이어 APEC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드론 아트쇼와 대형 불꽃쇼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인근 송도해수욕장에서는 31일부터 이틀 동안 포항 대표 음식을 맛보고 미니 불꽃쇼를 보는 ‘해양 미식&낙화놀이’가 예정돼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포항=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1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멀리뛰기 경기장. 도움닫기 주로를 빠르게 달려온 선수가 구름판을 박차고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가 착지 지점인 모래판에 철퍼덕 떨어졌다. 움푹 팬 자국을 지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긴 알루미늄 막대기 끝에 넓은 철판이 붙은 T자형 고무래로 모래판을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습기를 머금은 모래 입자가 밀가루처럼 고와 조금만 힘을 줘 밀거나 당기면 평평해지기는커녕 오히려 자국이 더 깊게 남았다. 기자는 부산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육상 심판을 맡았다. 19∼22일 나흘을 주경기장 본부석 맞은편 멀리·세단뛰기 경기장에서 보냈다. 육상 심판이라 하면 보통 트랙에서 출발을 알리는 총을 쏘는 ‘스타터’를 떠올리지만, 트랙·도약·로드레이스·투척처럼 종목이 다양한 만큼 심판 구성도 세분화돼 있다. 멀리뛰기 같은 수평 도약 종목만 놓고 봐도, 발구름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심판, 착지 지점을 특정해 스파이크를 꽂는 심판, 기록표 작성과 선수 호출 담당, 풍속 측정 요원 등 15명 안팎이 투입된다. 기자는 이 가운데 모래판을 정리하는 6명 중 한 명이었다. 현장에서는 속칭 ‘고무래’라 불리는 보직이다. 모래를 고르게 정리하는 역할이 단순해 보이지만 만만치 않았다. 두 명이 모래판 양옆에 대기하다가 선수 착지 직후 다음 선수 출발 전 약 10초 안에 평탄화를 끝내야 했다. 10년 넘은 베테랑 심판은 서너 번만 밀고 당겨도 스케이트장처럼 매끈히 정리됐으나, 초심자인 기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늘 울퉁불퉁함이 표면에 남았다. 베테랑 심판은 “모래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착지 흔적이 겹쳐 기록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모래판 중앙이 불룩하게 솟으면 선수가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다”며 질타했다. 기록 측정 도구인 스파이크가 꽂히기도 전에 착지 지점으로 모래를 밀어 넣어 평탄화를 시도하다가 종목을 총괄하는 심판 주임에게 호되게 혼난 순간도 있었다. 전국 최고 멀리뛰기 선수를 가리는 무대인 만큼 한 번의 실수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강한 햇볕 아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녹초가 됐다. 예선과 결선을 합쳐 선수당 6차례 점프 기회가 주어지는데, 15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면 경기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착지 순간 튀어 오른 모래가 얼굴을 때리고 입안까지 들어가도 털어낼 틈 없이 고무래를 잡아야 했다. 파란 천막 아래 심판석엔 경기 내내 긴장감이 흘렀으나, 심판들 표정에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심판 상당수가 학생 때 육상 선수를 하다가 은퇴해 지도자로 활동 중이었다. 멀리뛰기 선수 출신으로 고교 체육교사로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한 심판은 “3년 전부터 전국을 돌며 심판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고무래를 잡은 김한수 씨(51)는 부산본부세관 직원인데 심판으로 활약해 보려고 연차를 냈다. 그는 “너무 긴장해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전국체전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뛰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심판 주임을 맡았던 김상민 씨(48)는 “심판을 맡은 경기에서 한국신기록이 나오고, 공정하게 판정했기 때문이라는 격려를 들을 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심판이 되려면 교육을 거쳐야 한다. 기자는 올 6월 부산육상연맹이 개최한 심판강습회에 참석해 2박 3일 동안 트랙과 도약 등 육상 경기 규칙을 배웠다. 마지막 날 필기시험은 오픈북 형태로 치러졌음에도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 이렇게 3종 심판 자격을 얻은 뒤 현장 경력을 쌓게 되면 2종과 1종 심판으로 승급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1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멀리뛰기 경기장. 도움닫기 주로를 빠르게 달려온 선수가 발구름판을 박차고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가 착지 지점인 모래사장에 철퍼덕 떨어졌다. 움푹 팬 모래 자국을 지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긴 알루미늄 막대기 끝에 넓은 철판이 붙은 T자형 고무래로 모래판을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습기를 머금은 모래 입자가 밀가루처럼 고와 조금만 힘을 줘 밀거나 당기면 평평해지기는커녕 오히려 자국이 더 깊게 파였다.기자는 부산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육상심판을 맡았다. 19~22일 나흘을 주경기장 본부석 맞은편 멀리·세단뛰기 경기장에서 보냈다. 육상심판이라 하면 보통 트랙에서 출발을 알리는 총을 쏘는 ‘스타터’를 떠올리지만, 트랙·도약·로드레이스·투척처럼 종목이 다양한 만큼 심판 구성도 세분화됐다. 멀리뛰기 같은 수평 도약 종목만 놓고 봐도, 발구름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심판, 착지 지점을 특정해 스파이크를 꽂는 심판, 기록표 작성과 선수 호출 담당, 풍속 측정 요원 등 15명 안팎이 투입된다. 기자는 이 가운데 모래판을 정리하는 6명 중 한 명이었다. 현장에서는 속칭 ‘고무래’라 불리는 보직이다.모래를 고르게 정리하는 역할이 단순해 보이지만 만만치 않았다. 두 명이 모래판 양옆에 대기하다가 선수 착지 직후 다음 선수 출발 전 약 10초 안에 평탄화를 끝내야 했다. 10년 넘은 베테랑 심판은 서너 번만 밀고 당겨도 스케이트장처럼 매끈히 정리됐으나, 초심자인 기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늘 울퉁불퉁함이 표면에 남았다. 베테랑 심판은 “모래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착지 흔적이 겹쳐 기록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모래판 중앙이 불룩하게 솟으면 선수가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다”며 질타했다. 기록 측정 도구인 스파이크가 꽂히기도 전 착지 지점으로 모래를 밀어 넣어 평탄화를 시도하다가 종목을 총괄하는 심판 주임에게 호되게 혼난 순간도 있었다. 전국 최고 멀리뛰기 선수를 가리는 무대인 만큼 한 번의 실수조차 허용되지 않았다.강한 햇볕 아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녹초가 됐다. 예선과 결선을 합쳐 선수당 6차례 점프 기회가 주어지는데, 15명 이상이 선수가 참가하면 경기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착지 순간 튀어 오른 모래가 얼굴을 때리고 입안까지 들어가도 털어낼 틈 없이 고무래를 잡아야 했다.파란 천막 아래 심판석엔 경기 내내 긴장감이 흘렀으나, 심판들 표정에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심판 상당수가 학생 때 육상 선수를 하다가 은퇴해 지도자로 활동 중이었다. 멀리뛰기 선수 출신으로 고교 체육교사로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심판은 “3년 전부터 전국을 돌며 심판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고무래를 잡은 김한수 씨(51)는 부산본부세관 직원인데 심판으로 활약해 보려고 연차를 냈다. 그는 “너무 긴장해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전국체전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뛰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심판 주임을 맡았던 김상민 씨(48)는 “심판을 맡은 경기에서 한국신기록이 나오고, 공정하게 판정했기 때문이라는 격려를 들을 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심판이 되려면 교육을 거쳐야 한다. 기자는 올 6월 부산육상연맹이 개최한 심판강습회에 참석해 2박 3일 동안 트랙과 도약 등 육상 경기 규칙을 배웠다. 마지막 날 필기시험은 오픈북 형태로 치러졌음에도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 이렇게 3종 심판 자격을 얻은 뒤 현장 경력을 쌓게 되면 2종과 1종 심판으로 승급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의 이목이 경북 경주로 쏠리고 있다. 정부와 경북도는 21개 회원국 정상과 경제인 등 2만여 명의 내빈을 맞이할 채비를 대부분 마쳤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정상회의가 열리는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가 위치한 보문관광단지 일대 정비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도는 ‘밤이 아름다운 신라 천년고도’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이색적인 야간 경관을 조성했다. 정상들의 동선에 맞춰 탑 조형물과 바닥에는 다양한 무늬를 비추는 조명이 설치됐다. HICO 인근 육부촌에는 미디어파사드와 미디어아트로 꾸며진 ‘빛 광장’이 조성됐다. 빛과 영상을 한옥 지붕에 투사해 전통 건축미와 첨단 영상기술이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은 경주의 야간 경관을 대표하는 핵심 공간으로 꼽힌다. 보문호 호반광장에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알을 형상화한 높이 15m의 APEC 상징 조형물이 세워졌다. ‘K컬처 외교 도시 경주’를 알리는 문화 행사도 다채롭다. 월정교에서는 전통의상과 고건축의 조화를 선보이는 한복 패션쇼가, 국립경주박물관 라운지에서는 클래식·국악·재즈가 어우러진 콘서트가 열린다. 황리단길과 교촌마을에서는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으로 꾸려지는 시민축제 ‘APEC 문화의 밤’이 진행된다. 27일부터 시작되는 ‘정상회의 주간’에는 주요 회의가 잇따라 열린다. 27∼28일에는 실무협의체인 APEC 고위관리회의가 최종 회의를 열어 공동 선언문 등을 조율하고, 29∼30일에는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에서 이를 최종 점검한다. 이어 31일부터 열리는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정상이 인공지능(AI) 협력 등 핵심 의제를 논의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29∼31일 열리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오픈AI의 샘 올트먼 등 세계적 빅테크 인사들의 참석이 유력하다. 이 행사는 글로벌 CEO와 석학이 모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 포럼이다. 31일 오후에는 보문관광단지 라한호텔 대연회장에서 정상 만찬이 열린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Gyeongju, the host city of the 2025 APEC Summit is an open-air museum steeped in the heritage of the ancient Silla Dynasty. Special events to welcome the 20,000 delegates, including leaders and business figures from 21 APEC member economies, synchronize ancient culture with millennial tech. According to the North Gyeongsang Provincial Government on Oct. 14, final touches have been made around the Bomun Tourist Complex, home to the summit’s main venue, the Hwabaek 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 (HICO). To embody the image of “The Millennium Capital of Silla ― City of Beautiful Nights,” Gyeongju has created striking nightscapes featuring illuminated tower structures and patterned floor lighting along the routes to be used by visiting leaders. Nearby in Yukbuchon Village, a “Plaza of Light” has been installed, decorated with media façades and media art projections. Dynamic imagery cast onto the rooftops of hanok (Korean traditional houses) marry the grace of classical architecture with cutting-edge digital technology, creating signature night scenes. Along the Bomun Lake waterfront, a 15-meter-tall sculpture symbolizing the egg from which King Park Hyeokgeose - the mythical founder of the Silla Kingdom - hatched, has been erected as the official monument of the APEC Summit. A variety of cultural events will also be held to promote Gyeongju as a “K-Culture Diplomatic City.” A hanbok (Korean traditional dress) fashion show will be held at Woljeong Bridge, harmonizing quintessentially Korean attire with historic architecture. The National Gyeongju Museum will host a concert that combines classical, Korean traditional, and jazz music, while Hwangridan Street and Gyochon Village will host the citizen-led “APEC Cultural Night” featuring performances by local artists. During Summit Week, beginning Oct. 27, a series of high-level meetings will take place. From Oct. 27-28, the Senior Officials’ Meeting (SOM), APEC’s working-level consultative body, will convene its final session to coordinate the Joint Declaration. The outcome will then be reviewed at the Joint Ministerial Meeting on Foreign Affairs and Trade on Oct. 29-30. The Economic Leaders’ Meeting, opening on Oct. 31, will focus on major agenda items such as cooperation in artificial intelligence (AI), culminating in the adoption of a Joint Communiqué.The APEC CEO Summit, running Oct. 29-31, is expected to feature global tech luminaries such as Jensen Huang, CEO of NVIDIA, and Sam Altman of OpenAI. The event serves as the Asia-Pacific region’s largest business forum,welcoming global CEOs and scholars. On the evening of Oct. 31, the official leaders’ banquet will take place in the Grand Banquet Hall of the Lahan Hotel within the Bomun Tourist Complex.Kim Hwa-yeong run@donga.com}

25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과 경북 포항경주공항 등 주요 공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자와 관광객을 맞이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청사초롱을 든 환영단은 물론이고,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저승사자 복장을 한 안내 요원들도 눈길을 끌었다.이날 김해국제공항에서는 파스텔빛 한복을 입은 청년 10여 명이 입국장 게이트 앞에서 외국인 방문객을 향해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한 손에는 주황빛 청사초롱을 들고, 다른 손을 흔들며 환영 인사를 전했다. 입국 심사를 마친 외국인들은 “뷰티풀(Beautiful)”을 외치며 엄지를 들어 보이거나, 캐리어를 세워두고 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이들은 다음 달 초까지 진행되는 APEC 정상회의 환영 캠페인에 참여 중인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다. 행사에 참여한 20대 남성은 “외국인이 한국에 첫발을 디딜 때부터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케데헌’의 인기 캐릭터 ‘사자보이즈’ 복장을 한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공항 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마련한 홍보 부스에서 외국인을 안내했다. 부스에는 호랑이와 까치가 그려진 포토존이 마련돼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대합실 곳곳에는 ‘Welcome to APEC Korea 2025’ 문구가 적힌 대형 환영 메시지도 설치됐다. 외부 셔틀버스 승차장에선 개최지 경북 경주를 홍보하는 첨성대·석굴암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정상회의 주간(27∼31일)을 앞두고 공항 보안도 강화됐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보안 절차 강화로 수속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이용객은 평소보다 일찍 도착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5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과 경북 포항경주공항 등 주요 공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자와 관광객을 맞이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청사초롱을 든 환영단은 물론,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저승사자 복장을 한 안내 요원들도 눈길을 끌었다.이날 김해국제공항에서는 파스텔빛 한복을 입은 청년 10여 명이 입국장 게이트 앞에서 외국인 방문객을 향해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한 손에는 주황빛 청사초롱을 들고, 다른 손을 흔들며 환영 인사를 전했다. 입국 심사를 마친 외국인들은 “뷰티풀(Beautiful)”을 외치며 엄지를 들어 보이거나, 캐리어를 세워두고 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이들은 다음 달 초까지 진행되는 APEC 정상회의 환영 캠페인에 참여 중인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다. 행사에 참여한 20대 남성은 “외국인이 한국에 첫발을 디딜 때부터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케데헌’의 인기 캐릭터 ‘사자보이즈’ 복장을 한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공항 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마련한 홍보 부스에서 외국인을 안내했다. 부스에는 호랑이와 까치가 그려진 포토존이 마련돼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대합실 곳곳에는 ‘Welcome to APEC Korea 2025’ 문구가 적힌 대형 환영 메시지도 설치됐다. 외부 셔틀버스 승차장에선 개최지 경북 경주를 홍보하는 첨성대·석굴암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정상회의 주간(27~31일)을 앞두고 공항 보안도 강화됐다. 형광 조끼를 입은 경찰이 순찰을 늘렸고, 보안요원 수도 평소보다 많아졌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보안 절차 강화로 수속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이용객은 평소보다 일찍 도착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통번역 기능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안경’(사진)을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시범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AI 안경은 강의·세미나·국제교류 현장에서 외국어 발언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착용자의 시야에 번역한 자막을 띄우는 장비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등 20여 개 다국어 번역을 98% 이상 정확도로 지원한다. 번역할 수 있는 언어는 70개까지 확대된다고 한다. AI 안경에는 최신 음성인식 및 자연어처리 기술이 탑재돼 기존 스마트폰 언어 번역 앱보다 통·번역의 정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은 엑스퍼트아이엔씨㈜가 개발했으며 ‘CES 2025’에서 소개된 바 있다. 부산대는 AI 안경을 교수와 행정 부서, 대학원 강의실 등에 우선 배치해 효용성을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부산대가 추진 중인 ‘AX 대전환’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첨단 AI 기술의 도입 적합성과 학습·연구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추진된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AI 안경은 언어 장벽에서 비롯된 교육 격차를 줄여줄 것”이라며 “이 안경을 통해 세계 우수 인재가 부산대에서 마음껏 학문적 역량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친구들의 따돌림을 호소하다가 숨졌으나 학교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부산 초등학생 사건이 23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2023년 10월 발생한 초등생 사망 사건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재심 진행 상황을 질의했다. 이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경찰은 동일 사건의 재조사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교육청은 재심 결과에 따라 피해자 측 요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숨진 학생의 어머니 강모 씨는 학폭위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며 올 5월 부산시교육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앞서 해당 교육지원청 학폭위가 지난 2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게 ‘조치 없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학폭위가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지 않는 등 조사권 행사를 소홀히 했다”며 재심의를 결정했다.김 교육감은 “피해자 어머니가 새로운 증거를 확보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경찰 수사가 미진했고, 이전에 없던 결정적인 증거가 제시돼 행정심판위가 재심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식 의원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으로, 숨진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교육청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국감에서는 부산 예술계고 여학생 3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도 함께 논의됐다. 의원들은 부산시교육청이 특별감사 이후 학교와 입시학원 간의 ‘입시 카르텔’ 문제에 대해 어떤 후속조치를 하고 있는지를 질의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올해 같은 학교에서 3명이 숨졌는데, 2021년 같은 학교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 때는 왜 특별감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이에 김 교육감은 “모든 자살 사건마다 감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 고발이나 구체적 제보가 있어야 감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비슷한 사건이 전국 예술고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며 “예술고와 입시학원 간의 카르텔을 차단할 후속 대책을 마련해 교육부가 직접 보고하라”고 주문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통번역 기능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안경’을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시범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AI 안경은 강의·세미나·국제교류 현장에서 외국어 발언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착용자의 시야에 번역한 자막을 띄우는 장비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등 20여 개 다국어 번역을 98% 이상 정확도로 지원한다. 번역할 수 있는 언어는 70개까지 확대된다고 한다.AI 안경에는 최신 음성인식 및 자연어처리 기술이 탑재돼 기존 스마트폰 언어 번역 앱보다 통·번역의 정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은 엑스퍼트아이엔씨㈜가 개발했으며 ‘CES 2025’에서 소개된 바 있다.부산대는 AI 안경을 교수와 행정 부서, 대학원 강의실 등에 우선 배치해 효용성을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부산대가 추진 중인 ‘AX 대전환’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첨단 AI 기술의 도입 적합성과 학습·연구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추진된다.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AI 안경은 언어 장벽에서 비롯된 교육 격차를 줄여줄 것”이라며 “이 안경을 통해 세계 우수 인재가 부산대에서 마음껏 학문적 역량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 오래돼 칠이 벗겨진 벽면에 파란 직박구리가 바다를 응시하는 모습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HOTEL INCINERATION(호텔 소각)’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설치미술가 조형섭 작가의 ‘장기 초현실’이라는 작품이다. 조 작가는 ‘2025 부산바다미술제’ 전시를 위해 소각장을 찾았다가 이곳에 둥지를 튼 새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장을 안내하던 부산바다미술제 관계자는 “도시의 폐기물을 태웠던 소각장은 지금은 폐허로 남아 있지만, 앞으로 호텔 같은 해양관광 시설로 바뀔 예정”이라며 “작가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새를 통해 다대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고 관람객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소각장 입구의 경비실도 조 작가의 작품 공간으로 꾸며졌다. 푸른빛 호텔 객실을 형상화한 벽면 TV에서는 13분 분량의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영상에는 새의 탈을 쓴 인물이 휑한 소각장 안에 머물며 창밖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소각장 굴뚝에는 붉은색과 푸른색 계열의 대형 깃발 두 장이 펄럭였다. 라울 발히 작가의 ‘부산의 온도 깃발’이란 작품으로, 지구의 온도가 점점 빨갛게 변하는 모습을 통해 기후 위기의 현실을 시각화했다. 부산바다미술제가 열리는 다대포해수욕장 일대는 거대한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언더커런츠: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을 주제로 다음 달 2일까지 다대포해변과 몰운대산책로 등지에서 바다미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17개국 작가 38명이 출품한 작품 46점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다대포해수욕장에는 20여 점의 작품이 설치됐다. 해변 중앙 모래 둔덕에는 성인 키의 두 배 높이인 황금빛 조각상이 서 있다. 김상돈 작가는 고대 가야국이 있던 부산의 역사에 주목해, 가야 금관과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 설화를 모티브로 ‘알 그리고 등대’를 제작했다. 이보다 서쪽에는 하얀색 대형 구조물 세 개가 설치돼 있다. 다대포, 뉴욕, 마르요카에서 채취한 모래 알갱이를 고정밀 기술로 1000배 확대해 만든 것이다. ‘편린들: 바닷물결의 기억’이라는 작품으로, 지역별 물질의 특성과 조화를 보여준다. 해변 곳곳에 설치된 컨테이너 안에서는 영상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입구의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면 댐 건설로 변화한 태국 국경 강 유역 주민의 삶을 담은 솜 수파파린야 작가의 ‘달의 양면’ 등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성태 씨(39)는 “머리를 식힐 겸 혼자 부산 내륙 끝인 다대포까지 우연히 찾았는데, 날씨 좋은 가을날 이런 작품을 만나니 더욱 뜻깊다”며 “해변이 워낙 넓어 보물찾기하듯 작품을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기 강연과 작가 퍼포먼스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일부 참여 프로그램은 폐막일까지 이어진다. 다음 달 2일까지 계속되는 ‘직조 워크숍: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카펫으로’에서는 버려진 쓰레기를 직접 손으로 엮는 과정을 해변에서 볼 수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의 숨은 가치를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전시 해설사와 함께 60분 동안 해변을 걸으며 작품을 안내받는 ‘숨은 물결 따라 걷기’ 프로그램도 2일까지 진행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 오래돼 칠이 벗겨진 벽면에 파란 직박구리가 바다를 응시하는 모습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HOTEL INCINERATION(호텔 소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설치미술가 조형섭 작가의 ‘장기 초현실’이라는 작품이다. 조 작가는 ‘2025 부산바다미술제’ 전시를 위해 소각장을 찾았다가 이곳에 둥지를 튼 새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장을 안내하던 부산바다미술제 관계자는 “도시의 폐기물을 태웠던 소각장은 지금은 폐허로 남아 있지만, 앞으로 호텔 같은 해양관광 시설로 바뀔 예정”이라며 “작가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새를 통해 다대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고 관람객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소각장 입구의 경비실도 조 작가의 작품 공간으로 꾸며졌다. 푸른빛 호텔 객실을 형상화한 벽면 TV에서는 13분 분량의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영상에는 새의 탈을 쓴 인물이 휑한 소각장 안에 머물며 창밖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소각장 굴뚝에는 붉은색과 푸른색 계열의 대형 깃발 두 장이 펄럭였다. 라울 발히 작가의 ‘부산의 온도 깃발’이라는 작품으로, 지구의 온도가 점점 빨갛게 변하는 모습을 통해 기후 위기의 현실을 시각화했다. 부산바다미술제가 열리는 다대포해수욕장 일대는 거대한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언더커런츠: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을 주제로 다음 달 2일까지 다대포해변과 몰운대산책로 등지에서 바다미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17개국 작가 38명이 출품한 작품 46점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다대포해수욕장에는 20여 점의 작품이 설치됐다. 해변 중앙 모래 둔덕에는 성인 키의 두 배 높이인 황금빛 조각상이 서 있다. 김상돈 작가는 고대 가야국이 있던 부산의 역사에 주목해, 가야 금관과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 설화를 모티브로 ‘알 그리고 등대’를 제작했다. 이보다 서쪽에는 하얀색 대형 구조물 세 개가 설치돼 있다. 다대포, 뉴욕, 마르요카에서 채취한 모래 알갱이를 고정밀 기술로 1000배 확대해 만든 것이다. ‘편린들: 바닷물결의 기억’이라는 작품으로, 지역별 물질의 특성과 조화를 보여준다.해변 곳곳에 설치된 컨테이너 안에서는 영상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입구의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면 댐 건설로 변화한 태국 국경 강 유역 주민의 삶을 담은 솜 수파파린야 작가의 ‘달의 양면’ 등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성태 씨(39)는 “머리를 식힐 겸 혼자 부산 내륙 끝인 다대포까지 우연히 찾았는데, 날씨 좋은 가을날 이런 작품을 만나니 더욱 뜻깊다”며 “해변이 워낙 넓어 보물찾기하듯 작품을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인기 강연과 작가 퍼포먼스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일부 참여 프로그램은 폐막일까지 이어진다. 다음 달 2일까지 계속되는 ‘직조 워크숍: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카펫으로’에서는 버려진 쓰레기를 직접 손으로 엮는 과정을 해변에서 볼 수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의 숨은 가치를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전시 해설사와 함께 60분 동안 해변을 걸으며 작품을 안내받는 ‘숨은 물결 따라 걷기’ 프로그램도 2일까지 진행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수영구는 17∼19일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옥토버 페스타 인(in) 광안리’를 처음 연다고 16일 밝혔다. 해변에 집중됐던 관광객을 골목 상권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수영구는 이 행사를 가을마다 개최해 매년 봄 열리는 ‘광안리 어방축제’와 짝을 이루는 축제로 육성할 계획이다. 행사장에는 5개 법정동별 유명한 콘텐츠를 내세운 테마 거리가 조성된다. 남천동은 빵, 망미동 책(독립서점), 수영동 공방, 광안동 디저트, 민락동 카페 등이다. 구는 동마다 10개 부스를 설치해 공모로 뽑은 지역 소상공인 50팀이 이곳에서 물품 등을 판매할 수 있게 한다. 개막 공연 때 가수 최백호 등이 무대에 오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DJ 파티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존도 조성된다. 독일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와 다르게 맥주 판매가 행사의 주된 성격은 아니다. 그동안 부산불꽃축제와 광안리 드론 M 라이트쇼 등 대형 행사 때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에만 몰려 골목 상권 소상공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는 해변에서 골목 상인의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관광객을 골목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수영구는 17~19일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옥토버 페스타 인(in) 광안리’를 처음 연다고 16일 밝혔다. 해변에 집중됐던 관광객을 골목상권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수영구는 이 행사를 가을마다 개최해 매년 봄 열리는 ‘광안리 어방축제’와 짝을 이루는 축제로 육성할 계획이다.행사장에는 5개 법정동별 유명한 콘텐츠를 내세운 테마 거리가 조성된다. 남천동은 빵, 망미동 책(독립서점), 수영동 공방, 광안동 디저트, 민락동 카페 등이다. 구는 동마다 10개 부스를 설치해 공모로 뽑은 지역 소상공인 50팀이 이곳에서 물품 등을 판매할 수 있게 한다. 개막 공연 때 가수 최백호 등이 무대에 오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DJ 파티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존도 조성된다. 독일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와 다르게 맥주 판매가 행사의 주된 성격은 아니다.그동안 부산불꽃축제와 광안리 드론 M 라이트쇼 등 대형 행사 때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에만 몰려 골목 상권 소상공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는 해변에서 골목 상인의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관광객을 골목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옥토버 페스타는 수영구만의 가치를 담아 구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기는 대한민국 대표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지난달 19일 오후 8시 50분경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는 에어부산 여객기(BX773편) 안에선 평소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여태껏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무원 대부분이 여성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은 5명의 남성 승무원만 탑승해 있었다. 승무원들이 무거운 짐을 번쩍 들어 올려주는 모습에 중년 여성들은 “듬직해서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기내식을 준비하거나 면세품 등을 보관하는 공간에 승무원 5명이 함께 모이자 서로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좁았다. 한 남자 승무원은 “오늘따라 비행기가 작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창사 이래 처음 남자 5인조 비행’이라는 제목의 영상 속 모습이다. 현재까지 45만 회 이상 재생되며 화제를 모았다. 15분 분량의 영상에는 남자 승무원 5명의 비행 과정 등이 담겼다. 국내 항공사에 근무하는 승무원 중 남성 비율은 5∼10% 정도여서 남성 승무원으로만 이뤄진 비행은 유례를 찾기 어려웠다. 이색적인 운영에 호평이 이어졌다.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와 비행 중 비상 출입문 개방 등의 기내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제지할 남성 승무원이 대거 탑승하는 것이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에어부산은 유튜브 촬영을 위해 기획된 일회성 이벤트라는 입장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남자 승무원만으로 구성된 여객기를 편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승객 요구가 이어진다면 비슷한 시도를 한 번 더 진행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에서 친구들의 따돌림을 호소하다가 숨졌으나 학교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초등학생 사건이 재조사된다. 15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8월 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를 열어 산하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2월 내린 ‘학교폭력 조치 없음’ 처분을 취소했다. 학폭 관련 유족이 제기한 행정심판이 인용된 사례는 부산에서 최근 2년간 이 사건이 유일하다. 행심위는 “학폭위가 목격 학생의 진술을 확보하지 않는 등 법률상 부여된 조사권 행사를 소홀히 해 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지원청은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확보된 녹취 등 새롭게 제출된 증거를 포함해 사실 관계를 재조사하고, 학교폭력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청구인 강모 씨는 “딸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숨졌다”고 주장해왔다. 2023년 10월 강 씨 딸 조모 양(당시 13세)은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숨졌다. 강 씨는 “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친구의 포즈를 따라 했다는 이유 등으로 따돌림을 당하다가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2023년 12월 첫 회의를 열었으나,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유보했다. 경찰이 지난해 3월 “범죄 혐의가 없다”고 사건을 종결하자, 강 씨는 딸과 관련된 학생 3명을 정서적 학대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해 10월 “혐의 없음”으로 결론냈고, 강 씨는 “따돌림을 입증할 친구 진술서 등을 냈음에도 조사가 불충분했다”며 부산경찰청에 수사 이의 신청을 했다. 부산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도 증거 불충분으로 이를 기각했다. 이후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올 2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게 ‘학교폭력 조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강 씨는 5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강 씨는 “딸이 생전 학교 건강 설문조사에 ‘학교폭력 있음’이라고 표시했으나 담임이 이를 무시했다. 이를 인정하는 녹취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강 씨는 재조사로 가해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현재 강 씨 등을 재조사하고 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가해 사실이 확인되면 학교의 책임이 커질 수 있어 당시 학폭위가 소극적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친구들의 따돌림을 호소하다 숨졌지만 학교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여학생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추진된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학교폭력이 아니었다”고 결론 낸 사안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가 “심리가 부실했다”며 결정을 취소했기 때문이다.15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8월 4일 행정심판위원회를 열고 산하 교육지원청이 2월 내린 ‘학교폭력 조치 없음’ 처분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2023년 10월 숨진 초등학생 조모 양(당시 13세)의 어머니 강모 씨(40대)는 “딸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숨졌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관할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학폭이 없었다”는 취지의 결정을 통보했고, 이에 반발한 강 씨는 5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학폭 피해로 숨진 학생의 유족이 제기한 행정심판이 인용된 사례는 부산에서 최근 2년간 이 사건이 유일하다.행심위는 변호사와 교수 등 9명이 참여한 회의에서 “학폭위가 목격 학생의 진술을 확보해 조사하지 않는 등 법률상 부여된 조사권 행사를 게을리했다”며 “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지원청은 숨진 학생의 유서, 담임의 상담기록,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나온 녹취 등 새로 제출된 증거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재조사하고 학폭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딸 따돌림 증거 제출했는데 외면”…유족 “은폐·축소 조사 없애야”조 양은 2023년 10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 씨는 “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친구의 포즈를 따라 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숨지기 전 학교 건강 설문에서 ‘학교폭력이 있었다’ 항목에 표시했지만 담임이 이를 외면했다”며 “최근 담임이 이 사실을 인정한 녹취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앞서 강 씨는 딸의 사망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 3명의 학생을 정서적 학대·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관할 경찰서는 ‘입건 전 조사 종결’ 처분을 내렸다. 강 씨는 “따돌림을 입증할 친구의 진술서를 증거로 냈는데도 조사가 충실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부산경찰청에 수사 이의를 제기했지만, 수사심의위원회는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기각했다.그는 “재조사를 통해 딸의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에 대한 경찰과 학폭위의 은폐·축소 조사 관행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학폭위 과중 업무로 서류심사만”…전문가들 “2차 피해 부른다”현재 교육지원청은 피해자 측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며 관련자 진술을 듣는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학폭위의 허술한 조사로 피해 유족이 두 번 상처받는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실제 가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학교 당국의 책임이 커질 수 있어 학폭위가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확보된 자료 외에도 생활기록부 등에서 사건 단서를 철저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황정용 동서대 경찰학과 교수는 “교육지원청 학폭위가 담당해야 할 사건 수가 지나치게 많다”며 “이 때문에 서류 검토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인근 편도 3차선 도로. 부산시청 쪽에서 약 100m 구간을 달려온 성화봉송 주자들은 은색 성화봉을 기울여 이글거리는 주황색 불꽃을 다음 주자에게 옮겼다. 성화를 넘겨받은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전국체전 성공 개최!”라고 외치며 천천히 달렸다. 17일부터 23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를 앞두고 이날 성화봉송이 시작됐다. 성화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부산 금정산 고당봉(희망의 불)과 유엔평화공원(평화의 불), 가덕도 연대봉(비상의 불), 강화도 마니산(화합의 불) 등 4곳에서 채화된 뒤 이날 부산시청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장인화 부산시체육회장 등이 합화자로 참여했다. 첫 봉송 주자는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 사이클 은메달리스트인 원로 체육인 권중현 씨였다. 체육 꿈나무인 이건호(대신중)·황설후(광남초) 선수가 부주자였다. 이 선수는 올해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전에서 100m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황 선수는 같은 대회 수영 종목에 참여해 배영 50m·100m의 2관왕에 올랐다. 성화는 16일까지 16개 구군의 주요 도로 151개 구간을 지난다. 구간마다 8명의 주자가 100∼200m를 달리고 다음 주자에게 불꽃을 넘긴다. 부산시는 공개 모집을 통해 봉송 주자 1200명을 선발했다. 이 중에는 북구의 장애인 론볼 선수 부부와 서구의 세쌍둥이 출산 부부와 자녀 등이 포함됐다. 성화는 17일 전국체전 개막식이 진행되는 아시아드주경기장 성화대에 점화돼 체전 기간 내내 타오른다. 성화대에 불씨를 지필 마지막 주자는 비공개로 유지되고 있는데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체전이 열리는 7일간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한 82개 경기장에서 50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지며,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이어진다. 부산시는 전국체전에서 종합 순위 3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체육회와 함께 우수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또 팀 창단을 지원해 불참 종목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시는 올 3월 생활체육 활성화와 선수 육성을 전담하는 스포츠 행정의 컨트롤타워인 ‘체육국’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신설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함께 준비했다”며 “성화가 ‘생활체육 천국 도시’로 도약하는 불꽃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17일 전국체전 개회식 잔여 입장권을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1인당 2장까지 추가 배부한다. 지난달 30일부터 16개 구군에서 무료 배부한 입장권이 대부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시는 전국체전 교통소통 종합대책을 시행한다. 마라톤 등의 경기로 광안대교 일대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인근 편도 3차선 도로. 부산시청 쪽에서 약 100m 구간을 달려온 성화봉송 주자들은 은색 성화봉을 기울여 이글거리는 주황색 불꽃을 다음 주자에게 옮겼다. 성화를 넘겨받은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전국체전 성공개최!”라고 외치며 천천히 달렸다.올 17부터 23일까지 부산 전역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를 앞두고 이날 성화봉송이 시작됐다. 성화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부산 금정산 고당봉(희망의 불)과 UN평화공원(평화의 불), 가덕도 연대봉(비상의 불), 강화도 마니산(화합의 불) 등 4곳에서 채화된 뒤 이날 부산시청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장인화 부산시체육회장 등이 합화자로 참여했다.첫 봉송 주자는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 사이클 은메달리스트인 원로 체육인 권중현 씨였다. 체육 꿈나무인 이건호(대신중)·황설후(광남초) 선수가 부주자였다. 이 선수는 올해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전에서 100m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황 선수는 같은 대회 수영 종목에 참여해 배영 50m·100m의 2관왕에 올랐다.성화는 16일까지 16개 구·군의 주요 도로 151개 구간을 지난다. 구간마다 8명의 주자가 100~200m를 달리고 다음 주자에게 불꽃을 넘긴다. 부산시는 공개 모집을 통해 봉송 주자 1200명을 선발했다. 이 중에는 북구의 장애인 론볼 선수 부부와 서구의 세쌍둥이 출산 부부와 자녀 등이 포함됐다. 성화는 17일 전국체전 개막식이 진행되는 아시아드주경기장 성화대에 점화돼 체전 기간 내내 타오른다. 성화대에 불씨를 지필 마지막 주자는 비공개로 유지되고 있는데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전국체전이 열리는 7일간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한 82개 경기장에서 50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지며,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이어진다.부산시는 전국체전에서 종합 순위 3위권 내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체육회와 함께 우수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또 팀 창단을 지원해 불참 종목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시는 올 3월 생활체육 활성화와 선수 육성을 전담하는 스포츠 행정의 컨트롤 타워인 ‘체육국’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신설했다.박형준 부산시장은 “2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함께 준비했다”라며 “성화가 ‘생활체육 천국 도시’로 도약하는 불꽃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시는 17일 전국체전 개회식 잔여 입장권을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1인당 2매까지 추가 배부한다. 지난달 30일부터 16개 구군에서 무료 배부한 입장권이 대부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시는 전국체전 교통소통 종합대책을 시행한다. 마라톤 등의 경기로 광안대교 일대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저 같은 유족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4일 오후 5시경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 ‘곤론마루(崑崙丸) 격침 사건’으로 82년 전 아버지를 잃은 김영자 씨(85)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김 씨는 약 10년 전부터 매년 10월 열리는 추모제에 참여해 왔다. 비슷한 처지의 유족이 나타나길 바라지만, 아직 국내에서 확인된 생존 유족은 김 씨 한 사람뿐이다. 이날 추모제는 조촐했다. 김 씨와 그의 딸, 한일 역사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 등 참석자는 10명 남짓이었다. 매년 사용해 온 ‘곤론마루 침몰 추모제’라고 적힌 검은색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참가자들은 차례로 하얀 국화를 헌화하며 묵념했다. 곤론마루 사건은 2013년경 국내에 처음 알려졌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80)과 김영자 씨가 함께 진상 규명 활동에 나서면서다. 두 사람은 곤론마루 폭침 70주년을 맞아 일본 후쿠오카 해역에서 열린 한일 합동 위령제에 참여했고, 김 소장은 일본 신문 등 사료를 수집해 분석한 뒤 2015년 ‘곤론마루 격침 사건’이라는 제목의 52쪽 분량 소책자를 펴냈다. 곤론마루는 일제강점기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던 정기 여객선이었다. 1943년 10월 5일 오전 1시 15분경 시모노세키를 출항한 배가 후쿠오카 오키노섬 근처 해역에서 침몰했다. 승선자 655명 중 생존자는 일본인 선원 등 72명뿐이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조선인이었으며, 배 하부 승선실에 머물고 있었다. 김 씨의 아버지 김종주 씨는 2등실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은 사고 발생 이틀 뒤 “곤론마루가 적(미군)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태평양전쟁 중 미군이 “이 배에 일본군 2000명이 탑승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입수해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장은 “신문에 실린 조난자 명단에는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일본식 이름이 많아 가족들조차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곤론마루에는 일본 관공서에 근무하던 조선인 직원과 사업가들이 다수 탑승했다. 김종주 씨 역시 조선과 일본,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김 씨는 “4세 때 아버지가 숨진 뒤 가정은 큰 어려움에 처했다”며 “어머니는 일본은행 등에 보관돼 있던 아버지의 자산을 찾을 길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추모제 참가자들은 “더 늦기 전에 김 씨 외의 다른 유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역사 복원을 위해서는 유족의 증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시모노세키의 한 절에 곤론마루 침몰 희생자의 무명 유골이 보관돼 있다”며 “유골과 유족의 유전자(DNA)를 대조하면 실제 연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한일 양국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사고 해역의 선체와 주변 유해를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소장은 “일본 정부는 자국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와 보상을 했다. 한국 유족에게도 같은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가 10월 5일을 ‘곤론마루 추모의 날’로 지정해 더는 초라한 행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