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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D2 보충제를 먹으면 오히려 더 중요한 비타민 D3의 체내 수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비타민 D, 왜 중요한가?비타민 D는 우리 몸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다. 이를 통해 뼈·치아·근육 건강과 면역 기능을 개선한다. 그러나 이 영양소는 전 세계적으로 결핍이 흔하다. 질병 관리청 조사 결과, 한국 성인 10명 중 9명이 비타민 D 결핍으로 나타났다.비타민 D의 두 얼굴: D2 vs. D3비타민 D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D2는 식물과 버섯에서 얻을 수 있다.-D3는 햇빛 노출 시 피부에서 합성한다. 또한 기름진 생선과 달걀 등 동물성 식품에도 들어 있다.여름철에는 강한 햇빛만으로 비타민 D3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북반구에서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까지는 필요한 만큼 합성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그림자가 자기 키보다 크면 태양이 비타민 D3를 합성할 만큼 강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비타민 D2와 비타민 D3의 불협화음에 논문을 발표한 영국 서리 대학교 연구진은 무작위 대조 시험 20편을 분석했다. 그중 18편에서 D2 보충제를 먹은 사람들의 D3 수치가 위약 또는 대조군보다 낮았다. 즉, 비타민 D2가 총 비타민 D 수치를 올리긴 하지만, 오히려 더 중요한 D3 수치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낸 것이다.연구 책임자인 에밀리 브라운 박사(박사후 연구원)는 과학 잡지 BBC 사이언스 포커스와 인터뷰에서 “D2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체내에서 더 효과적인 형태는 D3”라며 “특히 해가 짧은 계절에는 D3 보충제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왜 D3가 더 효과적인가?이전 연구에서도 D3가 D2보다 간과 신장을 거치면서 우리 몸이 실제로 필요한 형태로 전환되는 효율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D3는 면역 체계의 핵심인 인터페론 신호체계를 자극해 바이러스와 세균 감명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연구진은 햇빛이 부족한 계절에는 비타민 D3 보충제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며, 특히 채식주의자는 더욱 그러하다고 조언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사람은 본능적으로 단맛과 짠맛을 좋아한다. 최근 인기 있는 한국 음식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달콤짭짤한 맛, 이른바 ‘단짠’ 조합이다. 단맛과 짠맛은 각각 설탕과 소금이 담당한다. 둘 다 입에는 즐겁지만 건강에는 위험 요소다. 더 큰 문제는 이 두 가지가 함께할 때다. 단맛과 짠맛의 결합, 건강에 왜 독인가네이처 자매지인 에 논문을 발표한 일본 교토부립의과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단맛은 짠맛에 대한 감각을 둔화시켜 소금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성콩팥병(CKD) 환자에게서는 그 영향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과도한 나트륨과 설탕, 보이지 않는 건강 위험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매년 약 200만 명의 사망과 관련이 있다.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일부 암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 모두 고혈압과 연관된다.설탕 역시 비만, 당뇨병, 대사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달콤짭짤한 맛이 두 가지 위험을 동시에 증가시킨다는 점이다.단맛이 소금 섭취 부추겨이번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과 CKD 환자들에게 짠맛과 단맛이 섞인 용액을 제공했다. 그 결과, 단맛이 더해지면 참가자들은 짠맛을 덜 느끼게 되어 더 많은 소금을 섭취했다. CKD 환자들은 특히 짠맛을 거의 느끼지 못해 고염 식품 섭취 위험이 더욱 커졌다.달콤짭짤한 맛, 식습관 조절의 큰 장애물가공식품, 소스, 간식류에는 흔히 단짠 조합이 사용된다. 우리는 그 맛을 좋아하지만, 그만큼 설탕과 소금을 동시에 과다 섭취하게 된다. 단맛을 줄이면 짠맛에 대한 민감도가 회복되어 소금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연구진은 “단맛을 줄여 짠 맛을 더 잘 느끼게 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밥·빵·면과 같은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고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섭취하는 케토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 효과가 커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귀네스 팰트로, 제니퍼 애니스톤, 할리 베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저탄수화물·고지방’이 특징인 케토 다이어트로 체중과 건강관리를 한다고 밝혀 더욱 관심을 끌었다.케토 다이어트의 원리케토 다이어트에서 체중을 줄이는 방식은 ‘지방을 먹고 지방을 줄인다’라는 다소 역설적인 개념이다. 우리 몸이 평소 에너지원으로 삼는 탄수화물(포도당) 공급이 줄면, 간이 지방을 케톤체라는 분자로 전환하고 이를 포도당 대신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지방을 연료로 태우는 과정에서 체중이 감소한다. 이 식단은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단기간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장기간 유지하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동물실험에서 확인된 위험 미국 유타 대학교가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서 생쥐를 대상으로 1년에 걸친 케토 식단 실험을 진행한 결과, 쥐들은 초기에는 체중이 줄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방간, 심혈관 질환 위험, 포도당 불내성 등이 나타났다. 특히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의 기능이 손상되면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졌다. 이는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혈중 지방 수치가 높아져 심혈관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쳤다.유타 대학교의 박사 후 연구원으로 제1저자인 몰리 갤럽(Molly Gallop) 박사는 “케토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할수록 포도당 불내성이 심해지고 인슐린 분비가 손상되는 것을 발견했다”라며 초기에는 건강 개선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대사 건강 개선 목적으로 장기간 지속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실험군인 수컷과 암컷 생쥐에게 지방 89.9%로 구성된 고지방 케토 식단을 제공했다. 대조군 세 그룹은 각각 ▲10% 지방의 저지방 식단, ▲60% 지방의 일반적인 고지방 식단, ▲지방 10%·단백질 10%로 구성된 저지방·중단백질 식단을 먹였다.1년간의 추적 결과, 고지방 케토 식단을 먹은 생쥐들은 초기에는 체중이 감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방간, 극심한 포도당 불내성, 고지혈증(혈중 콜레스테롤·지방 수치 상승)을 보였다.또한 수컷 생쥐가 암컷보다 전반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높았으며, 고지방 케토 식단을 먹은 그룹은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지고 인슐린 수치가 낮아졌다.장기간 시행 시 건강에 빨간불이에 연구진은 “고지방 케토 식단을 먹은 수컷과 암컷 생쥐는 전통적인 고지방 식단을 먹은 생쥐에 비해 체중 증가는 막을 수 있었지만, 심각한 포도당 불내성, 높은 혈장 지질, 인슐린 분비 손상을 겪었으며, 수컷은 지방간(간세포 내 지방 과잉 축적)까지 나타났다”라며 “이번 발견은 케토 다이어트를 장기간 식이요법으로 활용하면 대사 건강에 해로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에 썼다.케토 다이어트는 원래 약 100년 전 뇌전증(간질) 치료를 위해 고안된 의료적 식단이다. 지금도 의료 현장에서는 단기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일반인이 장기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고전적인 케토 다이어트는 총칼로리의 약 90%를 지방으로 섭취한다. 하지만 체중 감량을 위한 일반적인 케토 식단은 ▲지방 75%, ▲단백질 20%, ▲탄수화물 5%로 구성한다. 반면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3대 영양소의 이상적인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60%, 단백질 15%, 지방 25%이다.식단 중단하면 부정적 변화 일부 회복이번 연구는 또한 케토 다이어트로 인한 부정적 변화(특히 혈당 문제)가 식단을 중단하면 일부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공동 저자인 유타대 생리학자 아망딘 샤익스(Amandine Chaix) 조교수는 이는 정말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이 식단은 마법 같은 해결책이 아니므로, 따르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코코아 플라바놀(cocoa flavanol)이 풍부한 코코아 추출물 보충제가 나이 들면서 생기는 체내 염증을 줄이고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대규모 비영리 의료기관 네트워크인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연구진이 진행한 COSMOS(COcoa Supplement and Multivitamin Outcomes Study·코코아 추출물과 멀티비타민 효능 연구) 연구에서는 60세 이상 2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4년부터 6년 동안 코코아 추출물 보충제와 위약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코코아 보충제를 섭취한 그룹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7% 감소했다.이 같은 연구 결과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하위 분석을 진행했다.이번 후속 연구에서는 59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혈액 속 5가지 염증 지표 변화를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년, 2년 추적 관찰 결과 hsCRP라는 염증 표지자가 매년 8.4% 감소했다는 것이다. hsCRP는 혈관 건강과 심장 질환 위험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로,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염증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연구진은 “코코아 추출물이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심혈관 건강 개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 참가자에게서는 일부 염증 지표가 더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나, 향후 연구를 통해 성별 차이도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다.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열매에 들어있는 플라바놀은 항산화제인 폴리페놀의 한 종류이다. 코코아 외에도 베리류, 포도, 사과, 녹차 등 다양한 식물성 식품에도 들어 있어,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꾸준히 섭취하면 노화로 인한 염증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연구를 이끈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하워드 세소(Howard Sesso) 교수는 “코코아 추출물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나이 들수록 생기는 염증을 조절하고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잠재적 역할이 있다”라며, “다채롭고 균형 잡힌 식물성 식단이 노화 관리와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종교(이슬람과 유대교)나 AIDS 예방(아프리카 국가)과 무관하게 포경수술 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나라 중 한 곳인 미국의 상황이 변하고 있다.존스홉킨스 대학교 연구진이 연간 150만 건 이상의 남아 출생 기록을 분석한 결과, 생후 한 달 내 포경수술 비율이 2012년 54.1%에서 2022년 49.3%로 감소했다. 미국은 주로 신생아 때 포경수술을 받게 한다. 이 시기가 통증이 비교적 적고, 회복이 빠르며 합병증 발생률이 낮기 때문이다.감소 원인은 무엇?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 소아 과학(Pediatrics)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신생아 남아 포경수술 감소는 다음과 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첫째, 백신과 같은 의료 권고에 대한 신뢰 저하가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모들은 점점 더 개인적 신념에 따라 의사 권고보다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고소득 백인 가정에서 감소율이 크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다.둘째,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와 같은 인구학적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히스패닉 가정은 전통적으로 포경수술 비율이 낮으므로 전체 수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셋째, 지역·가정 소득·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수술 선택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부유한 지역이나 민간 보험을 가진 가정은 과거 수술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부 주에서는 메디케이드(저소득층 및 장애인 의료보험) 지원에서 해당 항목이 제외되면서 경제적 장벽도 영향을 미쳤다.건강상의 이점과 실제 영향세계보건기구(WHO), 미국소아과학회(AAP),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생아 포경수술을 권장한다. 이 기관들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포경수술이 신생아 요로감염, 포피 염증, 성병, 음경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건강상의 이점이 위험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가 많지만, 모든 신생아에게 권고할 만큼 압도적이지는 않다”며 부모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태도다.정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다.스웨덴 연구진이 2021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77년생부터 2003년생까지 포경 수술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을 최장 36년간 추적한 결과 포경수술을 한 남성이 하지 않은 남성보다 성병 위험이 53% 더 높았다. 항문생식기 사마귀는 1.51배, 임질은 2.3배, 매독은 3.23배 높았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사람들의 성적 습관에 대한 고려가 없었고,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수 없는 관찰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포경수술은 음경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를 제거하는 수술로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전통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술이 줄고 있다. 특히 유럽과 일본은 10% 미만으로 거의 하지 않는 상황이다.한국도 예외는 아니다.2013년 서울대 김대식 교수와 중앙대 방명걸 교수, 푸른아우성 구성애 대표 등이 발표한 ‘한국 남성 포경수술의 감소’ 논문에 따르면 2000년 당시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은 전체의 75.7%였지만, 2011년에는 25.2%로 50.5%포인트 급감했다.포경수술은 위생적·의학적 이점이 분명히 있지만, 그 효과의 크기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부모와 개인의 선택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점점 더 확산하고 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10%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도 나쁘다.그런데 입속에 사는 세균과 곰팡이 27종이 췌장암 위험을 3.5배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에 게재돼 주목된다. 평소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가 가장 치명적인 암을 예방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구강 세균, 침에 섞여 췌장까지 이동구강 건강이 나쁜 사람들이 췌장암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침을 삼킬 때 구강 내 세균이 소화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췌장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세균 종(種·species)이 이 과정에 관여하는지는 불분명했다.미국 뉴욕 대학교 랑곤 헬스(NYU Langone Health)와 같은 대학 소속 펄머터 암 센터(Perlmutter Cancer Center)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건강한 남녀 12만 2000명의 침에서 수집한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분석하고 평균 약 9년간 추적관찰 했다. 연구 기간에 445명이 췌장암에 걸렸다. 이들의 구강 미생물을 암에 걸리지 않는 445명의 대조군과 비교했다. 치주질환 유발 세균도 췌장암과 관련그 결과 특정 박테리아와 곰팡이, 특히 피부와 몸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칸디나(Candida) 균주가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데 관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췌장암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같은 곰팡이를 발견했다.또한,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 gingivalis), 에그레가티바박테르 노다텀(E. nodatum), 파리박테리움 미크라(P. micra) 등 심각한 치주질환(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췌장암 위험 증가와 연관된 것도 확인했다.전체적으로 특정 미생물 27종이 함께 존재할 때 췌장암 발병 위험을 3.5배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 반면 8가지 구강 세균은 췌장암 감소와 관련 있었다. 이는 구강 미생물의 균형 유지가 암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구강 미생물군(oral microbiome)은 입속에 서식하는 다양한 세균과 곰팡이 집단으로, 인체 여러 곳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같은 연구진은 지난해 특정 구강 세균이 두경부 편평세포암종(입과 목에서 발생하는 암)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한 바 있다. 2016년에는 구강 세균이 췌장암 위험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단서만 확인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세균과 곰팡이 종을 처음으로 찾아냈다.구강 관리가 곧 암 예방이번 연구는 막연히 추측하던 구강 건강과 췌장암의 연관성을 구체적인 세균·곰팡이 종 단위로 밝혀낸 최초의 대규모 분석으로 평가된다.췌장암은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진단법이 거의 없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잠재적 조기 진단 도구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연구를 이끈 안지영 교수(뉴욕대 의대)는 “구강 속 세균과 곰팡이 구성을 분석하면 췌장암 위험이 높은 사람을 미리 선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작은 습관이 치명적 암 예방 수단연구진은 구강 미생물과 췌장암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했으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입속 건강을 지키는 작은 습관이 단순히 치아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췌장암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연구 공동 책임자인 리처드 헤이스 교수는 “양치와 치실 사용은 잇몸병 예방뿐 아니라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연구진은 앞으로 구강 내 바이러스가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구강 미생물군이 환자의 생존율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도 추가로 탐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국가건강검진에서 폐 기능 검사가 추가됐다.보건복지부 18일 올 첫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개최하여 ‘폐 기능 검사 신규 도입 방안’과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 사후관리 강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주요 호흡기 만성질환으로 유병률이 12%로 높은 편이지만 질병에 대한 인지도가 2.3%로 낮고,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국가검진 항목 도입을 통한 조기 발견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의결로 내년부터는 56세 및 66세 국민이 국가건강검진을 받는 경우 폐 기능 검사를 함께 받게 된다. 이러한 폐 기능 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 조기 발견 후 금연 서비스 및 건강관리 프로그램 제공 등 사후관리 체계와 연계하여 중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예방에 이바지할 것으로 복지부는 기대했다.위원회는 또한, 검진과 치료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검진 후 본인부담금 면제 항목에 이상지질혈증과 당뇨병 확진을 위한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건강검진 결과 고혈압, 당뇨, 폐결핵, C형간염, 우울증, 조기 정신증 질환이 의심될 때 검진 이후 처음으로 의료기관에 방문 진료 시 진찰비와 검사비 등 본인부담금을 면제받고 있다.앞으로는 당뇨병이 의심되는 경우 당화혈색소 검사도 본인부담금이 면제된다. 현재는 최초 진료 시 진찰료와 공복혈당 검사만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고 있다. 이번에 의결된 사안들은 올해 하반기 동안 관련 시스템 개편과 ‘건강검진 실시 기준(고시)’ 개정 등 후속 작업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40만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남녀 각각 약 1%가 성관계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네덜란드와 호주 연구자들은 39세~73세의 영국인 약 40만 명과 18세~89세의 호주인 1만 3500명을 대상으로 성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성비와 소득 불평등에 발표한 연구 결과, 성관계 경험이 없는 남성은 상대적으로 여성이 적은 지역에 사는 경향이 있었다.또한 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성별 구분 없이 소득 불평등이 큰 지역에서 더 흔했다.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성성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남녀 모두 교육 수준이 더 높고 더 학구적인 편-술·담배·약물 사용이 적은 편-남성의 경우, 악력이나 팔 근육량(상체 근력의 대리 지표)이 적은 경향-어린 시절부터 안경을 착용하는 경향또한, 성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외로움이나 긴장감, 행복감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아주 큰 수준은 아니다.유전자 영향은 15% 정도유전자 분석 결과, 유전적으로 성관계 여부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약 15%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한두 개의 특정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유전자가 모여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적 차이 또한 두드러지지 않아, 유전자만으론 누군가가 성관계를 할지 안 할지 전혀 알 수 없다.일반적인 ‘너드(nerd)’ 고정관념과 일부 겹쳐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대개 내향적이고, 지능지수(IQ)와 학업 성취도가 높으며, 신체적으로 약하고, 술과 담배 사용이 적고, 아주 어린 나이부터 안경을 착용하는 등 너드의 전형적인 이미지와 상당히 겹친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중년 이상의 성인이었지만, 어린 시절 안경 착용과 같은 너드 특성은 청소년기의 연애 경험을 방해할 수 있고, 이는 성인기의 연애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다.성관계 유무, 병리적 현상 또는 건강 이상 신호 아냐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특징들은 모두 ‘작은 차이’라고 연구자들은 강조한다.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게 병리적 현상이나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가 아니라는 것이다. 유전적 차이도 거의 없으며, 개인의 선택과 환경적 요인(지역 내 성비 불균형 등)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향후 연구 과제이번 연구는 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특성을 유전·환경·심리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연구로 평가된다.그러나 성적 욕망과 성적 행동에 대한 더 정교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래야 성적 금욕이 유전, 지역 환경, 성적 지향, 문화 간 상호작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브렌던 지치(Brendan Zietsch)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교수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서 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병, 뇌졸중, 신부전 같은 무서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혈액이 동맥과 정맥벽에 가하는 압력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된다.고혈압은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으로 관리할 수 있다. 적절한 수분 섭취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물은 어떻게 혈압을 낮출 수 있을까?일부 상황에서는 물을 마시는 것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탈수 상태일 때 효과적이다. 2002년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대체로 체내 수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건강 전문 매체 헬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수분 섭취가 탈수를 예방함으로써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우리 몸의 혈액은 대부분 물로 이루어져 있다.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량이 줄어들고, 나트륨 농도가 높아져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를 수 있다. 충분히 물을 마셔 탈수를 막으면 이런 현상을 예방하고, 혈압을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물, 얼마나 마셔야 할까?일반적으로 하루 6~8잔(약 1.5~2리터) 정도가 권장된다. 여러 연구에서 이 정도의 수분 섭취가 혈압 관리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필요한 수분 섭취량은 개인별로 다르다. 이를 결정하는 요인은 나이, 성별, 체중, 날씨(더울수록 필요 수분량 증가), 신체 활동량, 임신 또는 모유 수유 여부 등이다.과유불급, 수분 과잉은 고혈압 위험 요소체내에 수분이 너무 많아도 혈압이 오를 수 있다. 이를 고혈량증(hypervolemia)이라고 한다. 고혈량증은 우리 몸의 체액(특히 혈액 내 수분)이 과도하게 증가한 상태다. 혈액량이 정상보다 많아져서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이에 따라 고혈압이나 부종(부기)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다른 음료들물 외에도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음료가 있다.비트 주스: 혈관을 확장해 수축기 혈압 낮추는 효과토마토 주스: 혈압과 콜레스테롤 동시 개선석류 주스: 항산화 성분(폴리페놀)으로 혈관 건강 보호녹차: 장기간 마시면 혈압 완화 효과전해질 음료: 마그네슘, 칼륨 등이 혈압 조절에 도움. 단 나트륨 포함 음료 제외물은 보조 수단물 마시기는 혈압 관리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이 함께 필요하다.-짜지 않게 먹고 과일과 채소 충분히 섭취-금연과 절주는 필수-규칙적인 운동(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하루 7~9시간 수면-명상, 운동, 음악 감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고령층은 특히 물 마시기에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들면 갈증을 담당하는 뇌의 중추 기능이 떨어져 목마름을 덜 느끼고 물도 덜 마시게 된다. 이 때문에 땀샘 감소와 활동량 저하로 젊은 층보다 땀을 덜 흘리는데도 탈수가 더 흔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앞으로 어떤 병에 걸릴지 미리 알 수 있다면?’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유럽 연구진이 개발한 새 인공지능(AI) ‘델파이-2M(Delphi-2M)’은 앞으로 10년 이상 개인의 건강 변화를 예측하고, 1000가지가 넘는 질병 발병 위험을 계산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에 발표했다.내 건강, 날씨 예보처럼 예측이 AI는 의료 기록, 생활 습관(흡연·음주·비만 여부), 나이, 성별 같은 정보를 분석해 무슨 일이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도록 훈련되었다. ‘몇 년 몇 월 며칠 심장마비 발생’처럼 정확한 날짜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안에 암, 당뇨병, 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을 일기예보처럼 알려준다.예를 들어 일기예보에서 “주말에 비 올 확률 70%”라고 하는 것처럼 “향후 10년 안에 당뇨병 발병 확률 40%”와 같이 시간에 따른 확률값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AI가 발병 여부를 예측하는 질병은 총 1231가지에 달한다. 감염처럼 우연히 발생하는 사건보다는 제2형 당뇨병, 심장마비, 패혈증처럼 진행이 명확한 질병을 예측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델파이-2M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40만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이어 덴마크 국가 환자 등록시스템에 포함된 190만 명 데이트를 사용하여 예측 결과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기존 도구와 뭐가 다를까?지금까지 사용한 위험 예측 방식은 대부분 심장병, 뇌졸중처럼 질환 하나만 다뤘다.하지만 델파이-2M은 1000가지 이상의 질병을 동시에, 그리고 최장 20년 뒤까지 내다본다.도구 개발에 참여한 유럽 분자생물학연구소(EMBL) 이완 버니 임시 소장은 “앞으로 몇 년 안에 환자들이 이 도구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병원에 가면 의사가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위험 네 가지’와 ‘꼭 바꿔야 할 습관 두 가지’를 알려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예를 들어, 대부분에게 체중 관리와 금연은 공통된 조언이겠지만, AI는 여기에 더해 개인별로 훨씬 구체적인 맞춤 조언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예를 들어 간 질환 발생 위험이 큰 사람에게는 알코올 섭취량을 일반인보다 더 많이 줄이라는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내 건강 리포트 시대 열린다”도구 개발에 참여한 독일 암연구센터 종양 AI 부서장 모리츠 거스퉁(Moritz Gerstung) 교수는 “이는 인간 건강과 질병 진행을 이해하는 새로운 길의 시작”이라며, “델파이-2M과 같은 생성형 모델은 미래에 개별 맞춤형 치료와 대규모 보건의료 수요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머지않아 건강검진을 받으면, 혈액검사 결과지처럼 “나의 10년 후 건강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흡연자는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최대 두 배 더 높으며, 특히 유전적 소인을 가진 경우 그 위험이 더 커진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의 네 가지 아형(인슐린 저항성·인슐린 결핍성·비만성·노화성) 모두에서 발병 위험이 증가하며, 특히 과도 흡연자(헤비 스모커)일 경우 위험이 훨씬 더 컸다.연구진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수행한 당뇨병 연구에 참여한 제2형 당뇨병 환자 3325명과 대조군 389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흡연자, 제2형 당뇨병 아형과 상관없이 위험 증가그 결과,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담배를 피운 적이 전혀 없는 사람보다 중증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발병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아형은 혈당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아형의 위험도 증가했다.-중증 인슐린 결핍성 당뇨 발병 위험 20% 증가-비만 관련 경증 당뇨 발병 위험 29% 증가-노화 관련 경증 당뇨 발병 위험 27% 증가헤비 스모커는 위험 더 커연구진은 하루 20개비의 담배를 15년 동안 피우는 것을 과도 흡연(헤비 스모킹)으로 정의했다. 이런 사람들은 네 가지 아형 발병 위험이 더욱 상승했다.-중증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발병 위험 2.4배 증가-중증 인슐린 결핍성 당뇨 발병 위험 52% 증가-비만 관련 경증 당뇨 발병 위험 57% 증가-노화 관련 경증 당뇨 발병 위험 45% 증가연구진은 전체 중증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흡연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흡연, 인슐린 반응 저해할 수 있어제1 저자인 에미 키센달(Emmy Keysendal) 칼롤린스카 연구소 박사과정 학생은 “가장 강한 연관성은 중증 인슐린 저항성 관련 아형에서 나타났다”며 “이는 흡연이 신체의 인슐린 반응 능력을 저해해 당뇨병 발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제2형 당뇨병이 발병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음식을 섭취하면 혈액 속에 포도당(혈당)이 생긴다. 이때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운반해 에너지로 쓰거나 저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근육, 간, 지방 세포 등이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 그 결과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해 혈당이 높게 유지된다. 몸은 이를 해결하려고 췌장에서 인슐린을 더 많이 만들어 내 혈중 인슐린 과잉 상태가 된다. 이는 제2형 당뇨병 전단계나 초기 단계에서 흔히 보인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췌장이 지쳐서 더 이상 인슐린을 충분히 분비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혈당이 만성적으로 높아지면서 제2형 당뇨병이 생기게 된다.연구진은 인슐린 분비 기능 관련 유전적 위험이 큰 사람은 중증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발병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사실도 알아냈다.금연이 곧 당뇨 예방‘이번 연구 결과는 제2형 당뇨병 예방에서 금연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난 13일(현지 시각) 열린 유럽 당뇨병학회(EASD)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예비 연구(preliminary study)로 아직 동료 심사를 거쳐 학술지에 정식으로 게재되기 전 단계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살을 빼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른다. 막연히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운동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숨은 비밀을 밝혀냈다.운동할 때 생기는 특별한 분자 ‘Lac-Phe’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에 따르면, 미국과 덴마크 연구진은 생쥐를 활용한 실험에서 운동을 하면 우리 몸속에서 Lac-Phe(락-페)라는 특이한 분자가 많이 늘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Lac-PHE는 젖산(lactate)과 페닐알라닌(phenylalanine·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이 합쳐져 만들어진 분자다. 이 물질은 쥐뿐 아니라 사람과 경주마에게서도 발견되었는데, 운동을 통해 혈액 속에서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하는 대사산물이다.흥미로운 점은, Lac-Phe가 단순히 운동의 부산물이 아니라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비만 쥐에게 Lac-Phe를 투여했더니 음식 섭취량이 줄고, 자연스럽게 체중도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Lac-Phe가 식욕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기존 연구에서 밝혀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작용 원리는 지금껏 불분명했다.뇌 속 ‘배고픔 신호’ 차단하는 원리그렇다면 Lac-Phe는 어떻게 식욕을 줄일까? 연구진은 뇌 속에서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신경세포(AgRP 뉴런)와 포만감을 유지하는 신경세포(PVH 뉴런)를 살펴봤다.평소에는 AgRP 뉴런이 활발하게 움직여 “배고프다!”라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Lac-Phe가 AgRP 뉴런을 억제하면, PVH 뉴런이 활발해져 오히려 “배부르다”라는 신호가 강화된다.다시 말해, 운동 후 생겨나는 Lac-Phe가 AgRP 뉴런을 직접 억제하여 배고픔을 줄이고 식사량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부작용 없이 체중 조절 가능성주목할 점은, Lac-Phe가 동물들의 다른 행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운동으로 생성된 Lac-Phe가 AgRP 뉴런을 억제해 포만감이 커진 생쥐들은 먹는 양이 줄었음에도 정상적으로 행동했다. 흔히 식욕 억제제는 불면, 불안, 심장 문제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Lac-Phe는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이라 비교적 안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짚었다.인간에게도 적용될까?이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인간에게서도 유사한 메커니즘이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Lac-Phe를 활용하면 부작용 없는 체중 감량 치료법을 개발할 수도 있다.연구진은 비만 상태와 정상 체중 상태에서 Lac-Phe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뇌까지 어떤 경로로 전달되는지, 그리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지 등을 추가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연구 결과는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살이 찌면 건강에 해롭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덴마크에서 8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장기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기준 과체중이거나 경도 비만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 상단(22.5 이상~25.0 미만)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사망 위험이 더 높지 않았다. 흔히 의학계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뚱뚱하지만 건강하다(fat but fit)’ 현상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반대로 정상 체중 범위의 하단(18.5이상~22.5 미만)에 속한 사람들과 저체중 범위(18.5 미만)인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오르후스 대학병원 연구진은 덴마크 성인 8만 5761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성이 81.4%, 기초 조사 시점 중앙값 나이는 66.4세였다.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18.5 이상~25 미만은 정상 체중으로 간주한다. 18.5 미만은 저체중, 25 이상~30 미만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한다.추적 관찰 기간 동안 7555명(8%)이 사망했다.저체중과 중증 비만이 특히 위험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 학술대회(9월 15~19일·오스트리아 빈)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체중 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정상 체중 상단(22.5 이상~25.0 미만)에 속한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 약 2.73배 더 높았다.마찬가지로, BMI가 40 이상인 고도 비만 그룹도 기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2.1배 높았다.정상 체중 하단 그룹과 과체중 그룹의 반전 결과 그러나 놀랍게도, 건강하다고 여겨지는 범위에서도 높은 사망 위험이 관찰되었다.-BMI 18.5 이상~20.0 미만: 기준 그룹보다 사망 위험 2배-BMI 20.0 이상~22.5 미만: 기준 그룹보다 사망 위험 27% 증가반대로, 과체중(25 이상~30미만)과 경도 비만(30.0 이상~35.0 미만) 범위의 사람들은 기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더 높지 않았다. 다만 35 이상~40 미만 구간에서는 고도비만 그룹과 마찬가지로 사망 위험이 23% 증가했다.이 모든 결과는 성별, 동반 질환 정도, 교육 수준을 보정한 후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왜 이런 연구 결과가 나왔을까?오르후스대학 병원 스테노 당뇨병 센터의 시그리드 비에르게 그립스홀트(Sigrid Bjerge Gribsholt) 박사는 역인과(reverse causation)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일부 사람은 기저 질환 때문에 체중이 감소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낮은 체중 그 자체가 아니라 기저 질환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며, 그 때문에 높은 BMI가 오히려 보호적인 요인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데이터는 건강상 이유로 검진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얻은 것이므로, 이러한 편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아울러 높은 BMI를 가졌음에도 장수하는 사람들은 특정 보호효과를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고 그립스홀트 박사는 덧붙였다. 같은 학교 옌스 멜드가르 브룬(Jens Meldgaard Bruun) 교수는 지방이 축적된 위치에 따라 건강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브룬 교수는 같은 BMI라도 지방이 어디에 쌓였는지가 중요하다며 복부 지방(내장지방)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위험을 높이는 반면, 허벅지·엉덩이에 지방이 많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생활에서 어떻게 참고할까?연구진은 “저체중 범위에 속한 사람들이 훨씬 더 높은 사망 위험을 보였다”라며, 저체중은 영양실조·면역력 약화·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식사로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해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또한 단순히 체중계 숫자보다 지방이 어디에 쌓였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같은 BMI라도 뱃살이 많다면 내장지방이 축적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내장지방은 심혈관질환·당뇨병 위험을 높이므로, 이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복부비만을 줄이기 위해서는 ▲걷기·수영·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으로 기초대사량 유지 ▲단순당과 가공식품 줄이기 ▲채소·통곡물·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이 도움이 된다.즉, ‘살이 찌면 무조건 나쁘다’는 단순한 통설보다 중요한 건 체중의 질과 지방 분포다. 건강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되, 지나친 저체중을 피하고, 뱃살 관리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빠르게 걷는 사람이 암 발병, 특히 폐암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행 속도와 암 발병 위험과의 연관성은 보행 속도를 자가보고하든 객관적으로 측정하든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는 걷기의 양보다 질, 즉 속도가 암 예방에 더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홍콩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43만 여명(평균 나이 56.3세)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를 홍콩 코호트(1311명·평균 나이 57.8세)를 통해 검증했다. 연구 결과는 에 발표했다.교신 저자인 홍콩대 의대 약리학·약학부 청칭룽(張正龍) 교수는 “보행 속도는 신체 기능을 빠르고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이며, 심혈관 질환, 치매, 사망률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들과 연관되어 있다”며 “최근 연구들은 골격근이 염증과 대사 경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며, 이는 보행 속도와 암 위험 사이의 생물학적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빠르게 걷기, 폐암 위험 최대 53% 감소홍콩대에 따르면, 연구진은 보행 속도와 암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을 두 가지 방식으로 조사했다.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은 걷는 속도를 ‘느림-보통-빠름’으로 구분해 자가보고한 반면, 홍콩 참가자들은 6미터 보행 검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측정했다. 초속 1m 이하는 느린 보행, 초속 1m 초과는 빠른 보행으로 봤다.연구 결과,영국의 빠른 보행자들은 전체 암 발생 위험이 13% 낮았다.홍콩의 빠른 보행자들은 같은 위험이 45% 감소했다.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폐암에서 나타났는데, 빠르게 걷는 사람들은 발병 위험이 최대 53% 줄었다. 이는 빠른 보행이 호흡기 건강을 보호하고 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추가적인 매개 분석(mediation analysis)에서 이 보호 효과의 약 25%가 염증 표지자(예: C-반응 단백질, 백혈구 수) 감소와 지질 대사 지표(총 콜레스테롤,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등) 개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요인들이 암 위험 감소에 기여한다는 것이다.걷는 속도, 간단하고 믿을 수 있는 건강 지표청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걷기의 건강상 이점이 단순히 얼마나 많이 걷는가에 그치지 않고, 얼마나 빠르게 걷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는 사람들이 목적의식과 에너지를 가지고 걷도록 공중보건 차원에서 장려해야 하며, 빠르게 걷기가 암 예방 전략의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라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본이 크고 장기간 추적 관찰(영국 중앙값 10.9년, 홍콩 중앙값 6.9년) 한 덕에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아울러 인종적으로 다른 두 집단에서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난 점은 보행 속도를 의미 있는 건강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강화한다고 덧붙였다.청 교수는 “보행 속도는 암 위험과 연관된 생리적 회복력(physiological resilience)의 중요한 지표 일 수 있다”며 “빠르게 걷는 사람들에서 낮은 염증 수준과 더 건강한 지질 프로필이 측정된 점은, 이들이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더 낫다는 것을 뒷받침 한다”라고 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나이 들면 피할 수 없는 노안을 안경이나 수술 없이 교정할 수 있는 특수 안약이 등장했다.지난 14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두 번 점안하는 특수 안약을 사용한 사람 대부분이 시력 검사표에서 두~세 줄을 더 읽을 수 있었다. 시력 개선효과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났다.노안은 가까운 물체나 글자를 또렷하게 보기 어려운 상태로, 전 세계 수억 명이 영향을 받는다.전문가들은 “이 치료법이 안경 착용의 불편에서 벗어나고자 하거나,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태 또는 수술 받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고 평가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점안 액에는 동공을 축소하고, 눈의 수정체 모양을 조절하는 근육을 수축시켜 다양한 거리에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하는 약물인 필로카르핀(pilocarpine)과 염증을 감소시키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인 디클로페낙(diclofenac)이 포함됐다.연구를 주도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선진 노안 연구센터(the Centre for Advanced Research for Presbyopia in Buenos Aires) 의료진은 평균 나이 55세의 노안 환자 766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매일 하루 두 번씩, 6시간 간격으로 농도를 달리한 안약을 점안하고 안경없이 시력 검사표를 얼마나 잘 읽을 수 있는지 2년 간 추적 관찰했다.안약은 디클로페낙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되 필로카르핀 농도를 1%, 2%, 3%로 달리했다.그 결과, -1% 농도의 안약을 넣은 148명의 99%는 시력표에서 두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었다. -2% 농도의 안약을 넣은248명 중 69%는 세 줄 이상을 추가로 읽을 수 있었다.-3% 농도의 안약을 사용한 370명 중 84% 역시 세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었다.부에노스아이레스 선진 노안 연구센터 책임자인 지오반나 베노찌(Giovanna Benozzi) 박사는 “가장 중요한 결과는 세 가지 농도 모두에서 근거리 시력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점”이라면서 “첫 점안 후 1시간 만에 환자들은 평균 3.45 예거 라인(Jaeger lines·근거리 시력 검사에 사용되는 측정 단위)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치료법은 또한 모든 거리에서의 초점 조절 능력도 향상시켰다”라고 말했다.베노찌 소장은 “주목할 만 한 점은, 1% 필로카르핀을 사용한 148명 중 99%가 최적의 근거리 시력을 얻었고, 시력표에서 두 줄 이상 더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베노찌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 외에도 해당 치료를 10년 넘게 적용한 환자들을 보유하고 있다.연구진은 새로운 치료법이 전통적인 노안 관리법에 비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내약성이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부작용이 발생했다. 일시적인 시야 흐림(32%), 안약을 넣을 때 자극감(3.7%)과 두통(3.8%) 등이었다. 그럼에도 도중에 치료를 중단한 사람은 없었다.필로카르핀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안구 충혈, 눈물 흘림, 시야 흐림, 어둡거나 흐릿한 시야, 빛에 대한 민감성, 초점 전환의 어려움, 섬광이나 비문증(눈앞에 떠다니는 점) 등이 있으며, 드물게 망막 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ESCRS 차기 회장이자 독일 보훔 대학교 안과 교수인 부르크하르트 딕(Burkhard Dick) 박사는 “이 치료법이 널리 권장되기 위해서는,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며,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폭염의 기세가 완연히 수그러들었다. 백로도 지나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 운동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운동 전 먹으면 컨디션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육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훌륭한 간식이 있다. 바로 바나나다. 중간 크기 바나나 하나에는 탄수화물 27g, 당 14g, 식이섬유 5g, 칼륨 422mg이 들어 있다. 열량은 약 105kcal다.바나나는 훌륭한 탄수화물 공급원이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다. 특히 장거리 달리기와 같은 지구력 운동 시에는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경기력과 지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운동 전 탄수화물 섭취는 근육 내 글리코겐 고갈과 저혈당 위험을 낮출 수 있다.이 달콤한 열대과일에는 혈압을 조절하고, 신장과 신경 기능을 지원하는 필수 미네랄이자 전해질인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 되어 있다. 칼륨 농도가 낮으면 경련, 불규칙한 심장 박동, 쇠약감, 피로가 발생할 수 있다.바나나는 또한 심혈관 기능 개선과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해질인 마그네슘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마그네슘은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이러한 전해질은 적절한 체내 수분 유지는 물론, 근육이 수축해야 할 때 신호를 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스포츠 중계를 보다보면, 휴식 시간에 바나나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파리 올림픽에서 스타가 된 탁구선수 신유빈의 바나나 먹방이 화제가 된게 좋은 예다. 하지만 바나나가 모든 사람에게 이상적인 식품은 아닐 수 있다.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거나 식후 혈당 급증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겐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당뇨 환자의 경우 크기가 작은 것이나 덜 익은 바나나를 선택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초록 바나나에는 소화가 더딘 저항성 전분이 노랑 바나나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있어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또한 바나나를 땅콩버터와 같은 지방 공급원 함께 섭취하면, 소화가 더디고 당분이 혈류로 흡수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이 경우 운동 1시간 전 섭취하는 게 좋다.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하루 1~2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자녀의 성별은 이론적으로 50대 50이다. 남성의 정자 중 절반은 X 염색체, 절반은 Y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아들과 딸이 태어날 확률이 같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 가정에서 아이가 모두 딸이거나 모두 아들인 경우도 적지 않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부모는 특정 성별의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다른 부모보다 높을 수 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호르헤 차바로(Jorge Chavarro) 교수 연구팀은 같은 성별 아이를 여러 명 둔 가족의 사례를 분석했다.연구진은 1956년부터 2015년까지 5만 8000명 이상의 임신과 출산을 추적한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 데이터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전체 가족의 약 3분의 1은 모두 같은 성별의 자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일부 가족은 세 명, 네 명, 다섯 명 모두 같은 성별인 경우도 있었다. 이는 단순한 확률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이다.연구진은 첫 출산 시 어머니의 나이가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했다. 첫 아이를 늦게 가진 어머니일수록 아이들이 같은 성별일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진은 몇 가지 이론을 제시했다.첫째, 모체 환경의 변화나이가 들면서 여성 생식기 환경이 약간 산성으로 바뀔 수 있다. 이때 X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더 잘 살아남아 딸이 태어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배란 주기가 빨라지는데, 이로 인해 자궁 경관 점액 변화는 Y 염색체 정자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해 아들이 태어날 확률을 높일 수도 있다.둘 중 어떤 생물학적 요인이 더 강하게 나타날지는 개인마다 달라질 수 있다.둘째, 유전적 요인일부 가족은 특정 성별의 아이를 낳는 경향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정리하면, 어머니의 나이, 생식기 환경, 배란 주기 변화, 유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연속적으로 같은 성별의 자녀가 태어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연구진은 또한 부부의 경우 대개 나이가 비슷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나이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를 포함해 다른 변수도 들여다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DOI: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고추와 같은 매운 음식의 섭취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뇌혈관 질환은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심혈관 질환에는 심근경색, 협심증, 급성 관상동맥 질환, 심방세동 등이 있으며, 대표적인 뇌혈관 질환은 뇌졸중이다.연구 대상과 섭취 현황연구진은 중국 쓰촨성(四川省)에 거주하는 30-79세 성인 5만 4859명을 대상으로 고추 섭취와 심·뇌혈관 질환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참가자 중 4만 9320명(89.90%)이 고추를 섭취했다. 섭취 빈도로 나누면 주 6~7일은 3만 7680명(68.69%), 주 1~5일은 5036명(9.18%), 주 1회는 6604명(12.03%), 거의/전혀 섭취하지 않음은 5539명(10.10%)이다.섭취 빈도와 위험 감소여러 교란 요인을 조정한 결과, 고추를 거의 먹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주 6~7일 섭취 자는 허혈성 심장 질환 위험이 14%, 뇌혈관 질환 위험은 12%,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15% 감소했다.특히 매운 음식 섭취 빈도가 증가할수록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주 6~7일 섭취 시 최대 11% 감소했다. 중간 정도의 매운맛이 전체적으로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14% 감소)이었다. 반면 출혈성 뇌졸중은 매운 음식 섭취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매운맛이 보호 효과를 내는 기전고추에서 매운맛 성분인 캅사이신은 입에서 타는 듯한 감각을 유발하는 생리활성 물질이다. 캅사이신은 신경과 혈전 내벽에 존재하는 특수한 수용 체를 자극한다. 동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자극이 반복되면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산이 증가하는 데, 이는 혈관을 이완하고 피가 잘 돌도록 돕는 물질이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 이러한 과정은 혈압 저하와 연관된다.캅사이신, 동맥 건강 개선혈관 내벽 건강이 개선되면 동맥이 더 강하고 유연해져 심장의 부담이 줄고 장기적인 손상 위험도 낮아진다. 또한 혈관이 쉽게 이완되면 운동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혈류가 필요한 상황에서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조절된다.캅사이신은 단순히 혀를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산화질소 경로와 단백질 변화를 통해 혈관 건강을 개선한다.다시 말해, 적당히 매운 음식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심·뇌혈관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줄 가능성이 높다.매운 음식의 이점을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2019년 이탈리아 지중해 신경의학 연구소(Istituto Neurologico Mediterraneo)가 2만3000명의 참가자를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고추를 한 주에 4번 이상 먹는 사람은 심장마비로 조기 사망하는 위험이 40% 낮았다. 연구진은 캅사이신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봤다.2004~2013년 중국에서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매운 음식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전체 사망률 이 낮았다. 주 6~7일 매운 음식을 섭취한 사람은 주 1회 미만 섭취 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14% 감소했다.이번 연구의 의미이 같은 연구 결과들이 ‘고추는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큰 인구집단을 장기간 추적관찰 한 결과 매운 음식 섭취가 잦을수록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관성을 보여준다.강도도 중요하다. 중간 정도의 매운맛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는 음식에 적당히 가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역류성 식도염, 궤양 등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매운 음식 섭취에 주의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연구 결과는 역학(epidemiology) 전반을 다루는 중국 최고 권위의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DOI: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녹차를 매일 꾸준히 섭취하면 비만 관련 건강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소, 인슐린 민감성 개선, 근육 보호효과가 확인 돼 비만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서 녹차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것.브라질 상파울루 크루제이루 두 술 대학교(Universidade Cruzeiro do Sul) 보건과학 융합대학원 소속의 로제마리 오톤(Rosemari Otton)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실험방법연구진은 4주 동안 실험용 쥐에게 고열량 먹이를 줘 비만 상태로 만들었다. ‘카페테리아 다이어트’라고 부르는 설탕과 지방이 풍부한 고열량 식단. 예를 들어 초콜릿과 크림이 들어간 쿠키, 캐러멜 아이스크림, 연유 등 사람들이 평소 즐겨먹는 음식과 똑같은 종류를 제공했다.이후 12주 동안 녹차 실험을 진행했다. 쥐들에게 계속해서 고열량 먹이를 주면서 그중 일부에 체중 1㎏당 500㎎의 녹차 추출물을 위관 영양 방식으로 투여했다. 사람이 먹는 양으로 따지면 하루 약 3g, 녹차 세 잔에 해당한다. 위관 영양 방식을 적용한 것은 물이랑 섞어주면 실제로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용량을 강제로 주입하는 방식을 썼다.실험실 온도는 섭씨 28도를 유지했다. 이는 쥐가 추위로 인해 에너지 소비를 늘리지 않도록 한 조치다.실험결과비만 상태에서 고열량 식사와 녹차 추출물을 동시에 공급받은 쥐는 체중이 30% 줄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 돼 혈당 조절 능력이 향상했다. 특히 비만에 따른 근육 위축이 억제 되는 근육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이밖에 포도당 대사 유전자가 증가하고, 포도당 대사에 필수적인 효소인 젖산 탈수소효소(LDH) 활성이 회복했다.오톤 교수에 따르면, 녹차는 마른 쥐의 체중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비만 쥐에서만 지방 감소를 유발했다.“영양분이 과잉된 환경에서만 작용하는 것 같다. 이는 녹차가 지방세포에 직접 작용한다는 가설을 뒷받침 한다.”연구진은 또 녹차 속 플라보노이드가 체내 대사와 염증 조절 단백질인 아디포넥틴과 상호작용해 건강 개선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발견했다.생활 속 적용법연구진은 아직 모든 작용 원리를 밝히지 못 해 사람에게서 비슷한 효과가 나온다고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녹차의 비만 치료 잠재력 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녹차 몇잔이 살을 쭈욱쭈욱 빼는 기적을 일으킬 순 없지만 매일 한두 잔을 습관처럼 꾸준히 마시면 비만 예방과 건강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모기는 쾌락적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에 더 끌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즉, 맥주를 마시거나, 성관계를 하거나, 샤워를 건너 뛴 사람은 모기에게 물릴 위험이 더 높다.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생물물리학자 펠릭스 홀(Felix Hol)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023년 로우랜즈 음악 축제(A Campingflight to Lowlands Paradise)에서 ‘모기 자석 실험’이라고 이름 붙인 특별한 실험을 했다. 모기의 흡혈 습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생물학적·감각적 요인이 무엇인지 조사한 것.연구진은 컨테이너를 개조해 임시 실험실을 만들고, 약 500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야외 음악 축제 현장에서의 위생 관리, 식습관, 생활 습관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어 모기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모기 상자’에 팔을 집어넣었다.상자는 모기가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피부를 뚫을 수 없도록 설계됐다. 반대편에는 설탕 공급 장치를 두어 모기가 어느 쪽에 끌리는지 비교했다. 굶주린 모기들이 어느 쪽을 향해 달려드는 지 파악하기 위해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했다.설문 결과와 영상 기록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날 맥주를 마셨거나 성관계를 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모기에게 1.35배 더 매력적이었다. 반대로 최근에 샤워를 했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사람들에겐 모기가 덜 몰렸다.연구진은 동료 심사 전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에 발표한 예비 연구에서 “모기는 선크림을 피하고, 맥주를 마시며, 침대를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모기는 단순히 쾌락주의자들을 더 좋아하는 셈이다”라고 자신 있게 썼다.해당 요인이 모기를 직접 유인하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냄새와 관련이 있다. 모기는 냄새에 매우 민감하다. 맥주를 마시고 잠자리를 하고 샤워를 생략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체취에 반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홀 박사는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설명했다.다만, 축제 참가자는 대체로 젊고 건강할 가능성이 높고, 일반 주거 환경과도 달라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일부 사람들이 모기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따라서 모기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규칙적으로 샤워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며, 맥주(술)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