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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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모든 것을 글에 담습니다.

kimhs@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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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물가 예상밖 상승에… “금리인하 6월로 미뤄질 가능성”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당초 올해 5월을 금리 인하 시점으로 점쳤던 월가는 이젠 6월 인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14일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 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각각 시장 전망치인 2.9%, 0.2%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9%, 전월 대비 0.4% 뛰었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3.7%, 0.3%)를 웃돌았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은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38,272.75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모두 1% 이상 급락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져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5월 금리 인하 전망이 대세였지만 이날 CPI 발표 이후 ‘6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선물(先物) 거래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수준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5월 금리를 내릴 확률은 12일만 해도 50%를 넘었지만 14일 현재 40% 선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연준이 5월에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같은 기간 약 40%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졌다. 스파탄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한두 달 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6월 (인하)도 물 건너가고 9월까지 내다봐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지속가능하게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만족할 만큼 인플레이션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으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물가 충격에 이달 들어 강세를 보이던 코스피에도 제동이 걸렸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0%(29.22포인트) 떨어진 2,620.4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601.99까지 하락해 2,600 선이 위협받았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종목으로 분류된 금융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화재는 7.37% 급락했고 KB금융(―3.44%), 하나금융지주(―3.78%), 우리금융지주(―2.50%) 등도 줄줄이 내렸다. 긴축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달러 가치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335.4원에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도 지난해 11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달러당 150엔대까지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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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위크 맞아 런웨이로 변한 뉴욕… 일주일에 부가가치 1.2조 원[글로벌 현장을 가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공립도서관. 어둠이 몰려오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영화배우 우마 서먼,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나 윈투어, 전 모델 알렉사 청 등 유명인을 태운 검정색 자동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 이들을 찍으려는 취재진으로 입구부터 북적일 정도였다. 줄지어 도서관으로 들어가니 로비의 긴 회랑이 패션 런웨이로 바뀌어 있었다. 뉴욕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토리 버치의 2024 가을겨울 시즌 패션쇼가 펼쳐지는 현장이었다. 장내에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음악이 흐르고 조명이 꺼졌다 켜졌다 했다. 이후 기다란 도서관 복도로 조명에 반짝이는 볼륨감 있는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등장했다. 약 15분간 참석자들은 런웨이의 마법에 빠졌다.》 ‘런웨이’로 변한 뉴욕 버치는 “우리는 매일 숭고한(sublime) 일상을 위해 고민하며 살고 있다. 낡은 재킷, 램프의 갓, 심지어 샤워캡에서도 (영감을) 얻는다”며 이번 컬렉션이 일상의 소소한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패션쇼는 9∼14일 열리는 뉴욕 패션위크의 일환이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세계적 패션 행사로 이 기간 뉴욕 곳곳에서는 약 70명의 뉴욕 기반 디자이너들이 6개월 후 매장에 등장할 디자인을 앞서 선보인다. 뉴욕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의 패션위크로 이어지는 이른바 세계 4대 패션 도시의 ‘패션 먼스’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뉴욕 패션위크 기간에는 세계 각국의 패션계 인사, 패션지 관계자, 바이어, 소셜미디어 스타들이 몰려 길거리 분위기가 달라진다. 13일에는 뉴욕시 공립학교가 모두 원격 수업으로 전환할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닥쳤지만 봄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눈에 띌 정도다. 뉴욕시 당국은 이를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뉴욕을 알리는 홍보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반긴다.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관광,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합쳐 패션위크 일주일 동안에만 최소 약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과거 1990년대에는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에 설치된 거대한 텐트에서 뉴욕 패션위크가 열렸다. 2010년 링컨센터 등을 거쳐 올해에는 역사적인 오피스 빌딩인 ‘스타렛리하이’ 빌딩으로 공식 개최 장소가 옮겨졌다. 하지만 유명 디자이너들은 지정 장소가 아닌 도서관, 음식점, 공연센터 등 시 곳곳을 런웨이로 바꿔놓았다. 또 다른 유명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는 그랜드센트럴역 지하 식당가의 115년 된 식당 ‘오이스터 바’를 패션쇼 장소로 삼았다. ‘뉴욕 모먼트’를 테마로 아메리칸 클래식을 선보인다는 취지였다. 최근에는 한국 서울, 일본 도쿄, 덴마크 코펜하겐 등도 ‘세계 5대 패션 도시’ 안에 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뉴욕 패션위크 직전인 이달 1∼5일에 서울 패션위크가 열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 먼스’의 시작을 뉴욕이 아닌 서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패션위크는 죽었다? 패션위크의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션 중심지라는 파리의 명성을 넘어보려는 뉴욕의 패션 마케터들이 1943년 언론을 대상으로 미리 판매할 의상을 선보이기 위해 ‘프레스 위크’를 만들었던 것이 시초였다. 이후 파리와 밀라노 런던이 합류하며 현재의 ‘패션 먼스’가 자리 잡았다. 패션쇼를 통해 홍보도 하고, 백화점 바이어들은 현장 반응을 보고 미리 어떤 옷을 구매할지 결정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다만 정보기술(IT) 산업의 급격한 발달로 패션업계에도 디지털 혁명이 불어 닥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며 기존 패션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온라인으로 패션 브랜드가 직접 다양한 방법으로 디자이너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데 굳이 ‘비싼’ 오프라인 행사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는 논리다. 특히 프랑스의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 샤넬, 에르메스 등처럼 럭셔리 브랜드가 많지 않은 뉴욕이 파리에 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유명 인플루언서 테일러 호킨스가 “뉴욕패션위크는 죽었다”고 선언해 논란이 확산됐다. 대표적인 뉴욕 기반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더 로’ 또한 뉴욕이 아닌 파리 패션위크로 옮겨 갔다. 뉴욕의 또 다른 대형 브랜드 ‘랄프로렌’ 또한 이번 패션위크에 불참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패션쇼 또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한다고 본다. 2016년 탄생한 디자이너 브랜드 ‘케이트’가 뉴욕 패션위크의 스타로 떠오르는 등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할 수 있는 기능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토리 버치도 코로나19 이후 패션위크로 돌아왔고 뉴욕타임스(NYT) 등으로부터 “브랜드 변신에 성공했다” “다시 쿨(cool)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션쇼를 통해 2000년대 유행했던 로고 박힌 플랫슈즈 이미지에서 탈피했다는 의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에 멈췄던 패션위크가 재개되면서 쇼를 통해 디자이너의 정체성과 다가올 패션 트렌드를 알리고, 디지털과 결합하면서 오히려 더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K패션의 도전 “남는 자리 없나요?” 미 북동부에 눈폭풍이 몰아친 13일 뉴욕 패션위크의 개최 장소인 스타렛리하이 빌딩 앞에는 긴 줄이 서 있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한국 신진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컨셉코리아(Concept Kroea)’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K패션을 알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이 행사의 참석 예정자가 불참할 때를 대비해 남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거센 눈보라 속에도 많은 뉴욕 시민이 줄을 섰다. 10대 딸과 함께 줄을 선 한 50대 여성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패션도 궁금해 찾아와 봤다”고 했다. 이날 컨셉코리아는 박현 디자이너의 ‘므아므(MMAM)’, 강요한 디자이너의 ‘참스(CHARM’S)’, 김희진 디자이너의 ‘키미제이(KIMMY J)’ 등이 함께 패션쇼로 진행됐다. 이날 K팝 그룹 몬스타엑스의 멤버 ‘셔누’가 모델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올해 뉴욕 패션위크에서도 K패션의 도전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미국에서 K패션은 한국 드라마와 음식에 비해 존재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K팝 스타의 패션은 각광을 받지만 한국 디자이너들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컨셉코리아 또한 2010년부터 꾸준히 뉴욕의 문을 두드려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신진 디자이너에게 꾸준히 뉴욕 패션위크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현지 바이어와 계약을 맺는 단계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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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월 소비자물가 ‘쇼크’…뉴욕 증시 급락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단행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에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5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9%, 0.2%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1월에 전년대비 3.9%, 전월 대비 0.4% 뛰었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3.7%, 0.3%)를 웃돌았다. 근원 CPI 전월 대비 상승률 0.4%는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1월 CPI 상승률은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 상승 탓이 컸다. 한 달 동안 0.6 %, 1년 동안 6% 올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식품 가격도 전월 대비 0.4% 상승하는 등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이 미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핵심을 주거비나 식료품 부문이 아닌 서비스 부문으로 보고 주거비 비중이 덜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중시한다. 하지만 이번 CPI가 주거비 및 식료품 상승을 반영하였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상승률 추이를 감안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연준이 금리 인하 시기를 지연할 수 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3만8272.75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37% 떨어진 4953.17로 5,000선 아래로 후퇴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8% 내린 1만5655.60에 거래를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3.93% 뛰었다.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하 시점에 대해 “지속가능하게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자신감(Confidence)가 있어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만족할만큼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으면 인하 시점이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 하고 있다. 이날 오전 CPI 발표 직후 5월 인하 가능성을 전날 60%에서 40%로 낮췄다가 다시 70%까지 높게 평가했다. 이번 뜨거운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연준이 우려하는 서비스 부문이 아닌 주거비 탓이 컸다는 점에서 5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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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상징 ‘플랫아이언’ 빌딩도 4년째 공실, 아파트로 개조공사중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 32번가에 위치한 8층짜리 건물. 30여 년 동안 뉴욕시민의 사랑을 받았던 할인매장 ‘99센트 숍’이 있던 자리가 휑하니 비어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가니 한쪽 책상에 설계도면이 쌓여 있고, 바닥엔 구획이 그어져 있었다. 5층 텅 빈 사무실 역시 책상과 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전엔 병원과 로펌, 기업 사무실로 가득 찬 빌딩이었죠.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3, 4년 동안 텅텅 비어 버렸어요. 이젠 주거용 아파트가 될 겁니다.” 현장에서 만난 부동산기업 PD프라퍼티의 토니 박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사무실로는 수익을 낼 수가 없다”며 “약 5000ft²(약 465㎡) 규모 한 개 층에 방 1개짜리 아파트 8채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마천루 시대’를 이끌던 미국 뉴욕이 상업부동산 침체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은행을 흔들 만한 위기의 진앙이 되고 있다. 이미 뉴욕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상업부동산 부실 대출 위험성을 이유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은 가운데 누가 다음 타자가 될 것인지 구체적인 은행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 ‘반값 폭락’ 뉴욕 중심가 사무실 빌딩 뉴욕 중앙 기차역인 펜스테이션 앞에 있는 32번가 빌딩은 1920년에 지어졌지만 1980년대 보수한 뒤 40여 년 동안 사람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한창때는 층당 월 2만5000달러(약 3321만 원)가량 임차료 수익을 냈다. 박 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매입 제안을 했을 땐, 8000만 달러를 제시해도 건물주가 답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재택근무로 전환되며 사람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초기엔 팬데믹이 끝나기만 바라며 버텼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어도 직장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뉴노멀’(새로운 정상) 시대가 도래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또 다른 변수였다. 대출 이자도 버거워진 이 빌딩은 지난해 2월 5000만 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같은 해 3월 상업부동산 위기가 터진 뒤엔 결국 3700만 달러에 팔렸다. 4년 만에 반 토막이 나버린 것이다. 이 건물의 대출 은행이 바로 지난해 파산한 시그니처 은행이다. 시그니처 은행을 인수한 NYCB 역시 최근 상업부동산 부실 대출 우려로 올 들어 주가가 54% 폭락했다. 신용등급도 ‘투기 등급’으로 강등된 상태다. ● “美사무실 자산가치 1조2000억 달러 증발” 부동산 몰락은 32번가 빌딩만의 고통이 아니다. 최근 뉴욕시 전역에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0개 분량의 사무실이 비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뉴욕을 상징하는 건물 중 하나인 ‘플랫 아이언’ 빌딩도 4년의 공실 끝에 최근 주거용 아파트로 전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뉴욕 부동산 투자사 관계자는 “현재 들어와 있는 교육기관이나 병원, 로펌 등도 계약이 끝나면 공간을 대폭 축소하거나 임차료가 내려간 신축 고급 빌딩으로 옮길 것”이라며 “그나마 아파트 전용으로 변경하는 데 성공한 건물은 다행이다. 규제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아 낡은 빌딩들이 대출 부담으로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세기 뉴욕 번영의 상징인 ‘마천루의 시대’가 저무는 전환점에 놓여 있고, 이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미 전역 상업부동산 공실률은 19.6%로, 조사가 시작된 1979년 이후 가장 높았다. 배리 스턴릭트 스타우드캐피털그룹 CEO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사무실은 존재론적 위기를 겪고 있다”며 “미 사무실 자산 가치가 1조2000억 달러나 떨어졌는데, 이 손실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데이나 피터슨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은행위기는 3개 은행의 연쇄 파산 뒤 당국의 개입으로 마무리됐지만, 만약 20개 은행이 동시다발적으로 위기를 겪는다면 엄청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미 상업부동산은 여기에 투자한 유럽이나 일본 등 해외 은행으로 전염돼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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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월 근원 CPI 0.4% 상승, 8개월 만에 최고치…나스닥 2.2% 하락 출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상승했다. 주거비와 식료품 상승이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아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단행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에 CPI 발표 이후 미 나스닥 지수가 2% 하락으로 장을 시작하는 등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5월 인하는 물건너 갔다는 전망도 높아졌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9%, 0.2%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1월에 전년대비 3.9%, 전월 대비 0.4% 뛰었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3.7%, 0.3%)를 웃돌았다. 근원 CPI 전월 대비 상승률 0.4%는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1월 CPI 상승률은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 상승 탓이 컸다. 한 달 동안 0.6 %, 1년 동안 6% 올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식품 가격도 전월 대비 0.4% 상승하는 등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이 미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핵심을 주거비나 식료품 부문이 아닌 서비스 부문으로 보고 주거비 비중이 덜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중시한다. 하지만 이번 CPI가 주거비 및 식료품 상승을 반영하였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상승률 추이를 감안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연준이 금리 인하 시기를 지연할 수 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PI 발표 직후 미 뉴욕증시 지수 선물은 모두 1% 안팎으로 급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뛰어 올랐다. 개장 이후 나스닥 지수는 2.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37% 가량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하 시점에 대해 “지속가능하게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자신감(Confidence)가 있어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만족할만큼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으면 인하 시점이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이미 5월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CPI 발표 직후 5월 인하 가능성을 전날 60%에서 40%로 낮췄다. 6월에 첫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우세해진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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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방위비 안내면 러 나토침공 독려할 것”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이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집권 당시 나토가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회원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0%의 국방비를 지출하도록 압박했던 그가 재집권하면 방위비를 이유로 동맹에 대한 안보우산을 철회할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도중 과거 한 나토 회원국 지도자가 자신에게 “우리가 돈(방위비)을 내지 않더라도 러시아로부터 공격받으면 우리를 보호하겠는가”라고 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에 자신은 “당신이 체납자(delinquent)라면, 보호하지 않겠다(I would not protect you). 오히려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또 “청구서에 나온 대금을 납부하라(You got to pay your bill)”고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부유한 동맹국이 충분한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며 거센 불만을 표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에 각각 ‘미국을 벗겨먹으려 한다(rip off)’, ‘부자 나라가 방위비를 그렇게 적게 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한미군 및 주독미군 철수 등도 거론했다. 동맹들은 반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성명에서 “동맹이 서로를 방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암시는 미국을 포함해 모두의 안보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동맹을 지켜온 미국의 안보우산이 사실상 종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1950년 딘 애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이 한국을 뺀 ‘방위선(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후 5개월 만에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며 세계가 미국의 의지를 신뢰하지 않으면 6·25전쟁 같은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평했다.트럼프 “동맹이라도 돈 안내면 체납자”… 나토 “모두의 안보 위협” 트럼프 “돈 안내면 침공 독려” 논란동맹국에 GDP의 2% 국방비 요구… 미달땐 안보우산 철회 가능성 시사유럽 “안보 가지고 장난하나” 발칵韓, 美와 방위비분담 협상 조기착수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방어한다.” 1949년 설립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헌장 5조’ 내용이다. 31개 나토 회원국 중 단 한 국가만 공격을 받아도 나머지 30개국이 군사력을 결집해 공동 반격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그간 중립을 유지했던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한 것 또한 이 집단 안보우산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75년간 유지되던 나토 헌장 5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집권 당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토가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각 회원국에 자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강하게 압박했던 그는 10일(현지 시간) “재집권하면 돈을 내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침공을 부추기는 일마저 불사하겠다”는 취지의 위협을 가했다. 나토 주요 회원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 등 아시아 핵심 동맹국에도 비슷한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재임 당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등을 언급했고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도 요구했다.● 트럼프 “동맹이라도 돈 안 내면 체납자” 미국은 나토 설립 후 대부분의 재정을 책임졌다. 나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기준 나토 국방 지출의 71.7%를 미국이 부담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 회원국에 ‘GDP의 2%’ 기준을 직접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제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1개 나토 회원국에서 GDP 대비 2%를 넘는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나라는 폴란드(3.9%), 미국(3.49%), 그리스(3.01%) 등 총 11개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이 기준에 미달하는 독일에 대해 “부자 나라가 왜 이리 돈을 조금 내냐”며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 사사건건 대립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주독미군 3만6000명 중 1만2000명 감축 방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국가를 ‘체납자’로 취급했다. 미국에 내야 할 돈을 빚졌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11월 대선에서 재집권하면 국방비 지출이 2.0%에 미달하는 상당수 나토 회원국이 미국의 거센 증액 요구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 또한 방위비 증액과 주한미군 조정을 연계한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그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을 올해 중 조기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 정부가 부담할 금액을 규정하는 협정으로, 11차 SMA는 2025년까지 적용된다. 정부 소식통은 종료 기한이 약 2년 남은 SMA 협상을 서둘러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재임 때처럼 큰 폭의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고 했다. 우리 측 협상 대표로는 이태우 주(駐)시드니 총영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유럽 전체 부글부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에서 재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폴란드, 발트해 국가도 공격해도 된다는 청신호”라며 “끔찍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 중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폭력배(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편을 들면 안 된다”고 했다. 전 유럽은 발칵 뒤집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과 유럽을 약화시키고 미국과 유럽 군인을 더 큰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경고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나토는 미 대통령 기분에 따라 작동하는 군사동맹일 수 없다”고 말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대해 “동맹의 안보를 가지고 장난칠 핑계가 될 수 없다”며 분노했다. 피터 리케츠 전 영국 상원의원은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미를 들어 “나토는 GDP의 2%란 돈을 내면 방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트리클럽’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하정민 기자 dew@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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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윤찬, 21일 카네기홀 데뷔… 내년에도 초청받아

    피아니스트 임윤찬(20·사진)이 내년에도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 세계적인 음악인들을 초청해 무대에 올리는 카네기홀에서 임윤찬을 2년 연속 초청한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뉴욕 카네기홀은 2024∼2025시즌 공연 스케줄을 발표하며 내년 4월 25일 메인 무대인 아이작 스턴 오디토리엄에 임윤찬의 공연이 오른다고 밝혔다. 이달 21일에 열리는 카네기홀 데뷔 무대에 이어 내년에도 임윤찬의 공연을 기획한 것이다. 이달 카네기홀 공연은 이미 지난해 티켓 판매가 시작된 직후 매진된 상태다.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두세 배 웃돈을 줘야 구할 수 있다. 최근 카네기홀 직원에게 티켓을 구할 수 있는지 문의하니 이 직원은 “임윤찬의 무대는 가장 뜨거운(hottest) 공연이라 남은 표가 한 장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카네기홀 정책상 당일에 판매하는 ‘러시 티켓’을 사려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올해 보스턴심포니와 볼티모어심포니 등 미국 내 예정된 주요 공연도 거의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임윤찬은 지난해 뉴욕 필하모닉과의 첫 데뷔 무대에서도 기립 박수를 받으며 뉴욕타임스(NYT)로부터 “꿈같은 연주”라는 극찬을 받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피아니스트인 조성진도 지난달 카네기홀 공연에 이어 내년에도 4년 연속 카네기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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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돈 안내는 동맹에 러 나토침공 독려”…세계 발칵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는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집권 당시 나토가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회원국에 국가총생산(GDP) 대비 2.0%의 국방비를 지출하도록 압박했던 그가 재집권하면 방위비를 이유로 동맹에 대한 안보우산을 철회할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도중 과거 한 나토 회원국 지도자가 자신에게 “우리가 돈(방위비)을 지불하지 않아도 러시아로부터 공격받으면 우리를 보호하겠는가”라고 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에 자신은 “보호하지 않겠다. 오히려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한국, 독일 등 부유한 동맹국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며 거센 불만을 표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에 각각 ‘미국을 벗겨먹으려 한다(rip off)’, ‘부자 나라가 방위비를 그렇게 적게 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한미군 및 주독미군 철수 등도 거론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성명에서 “동맹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는 미국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안보를 훼손한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동맹을 지켜온 미국의 안보우산이 사실상 종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세계가 미국의 의지를 신뢰하지 않으면 6·25전쟁 같은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며 “1950년 딘 애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에서 한국을 뺀 ‘방위선(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후 5개월 만에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평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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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도 설날 열풍, 韓 전통행사 체험 1분만에 매진

    ‘미국도 우리처럼 설날을 쇤다?’ 최근 미국에선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루나 뉴이어(Lunar Newyear·음력설)’를 축하하는 행사가 일상화되고 있다. 아시아계 인구 비중이 높은 뉴욕주는 지난해부터 설날을 공립학교 의무휴일로 지정하는 등 음력설에 대한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용의 해’를 맞아 곳곳에서 설날과 용을 결합한 행사들이 열린다. 뉴욕시 링컨센터나 브루클린 어린이 뮤지엄 등에서도 설날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 뉴욕 59번가에 있는 고급 백화점 블루밍데일스는 1층 전체를 황금용 콘셉트로 새단장했으며, 용의 해 전용 매장도 설치했다. ‘안젤리나’ 등 유명 빵집에선 용으로 장식한 케이크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설날 행사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뉴욕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설맞이 전통 체험행사가 이달 초 소셜미디어에 소개되자 예약이 순식간에 끝났다. 문화원 관계자는 7일(현지 시간) “떡을 직접 만들어 보거나 전통 놀이를 즐기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는데 거의 1분 만에 모두 예약이 마감됐다”고 전했다. NBC방송에 따르면 음력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자 미국 기업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설날 전후로 휴가를 내는 것도 보편화되고 있다. NBC는 “한국 설날이나 중국 춘제, 베트남 뗏 등 전 세계에서 약 20억 명이 음력설을 기념한다”며 “설날은 공식 유급휴가일은 아니지만 상당히 젊은층이 휴가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캘리포니아는 2022년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해부터 시행된 주의회 법안 2596에 서명하며 음력설을 공식 휴일로 지정했다. 지난해 9월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모든 공립학교에서 설날을 의무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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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0P’ 새역사 美증시… 기업 81% 실적, 예상치 훌쩍

    미국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했지만 주요 기업 성장세에 힘입어 새로운 ‘마일스톤(milestone·이정표)’에 성큼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돌파했다. 2021년 4월 이후 3년 만에 5,000선에 도달한 것이다. 다만 종가로는 전장보다 0.06%(2.85포인트) 오른 4,997.91으로 마감해 5,000 선에 미치지 못했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9번째 기록 경신이다. 이날 다우존스산업지수도 0.13%(48.97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 5,000 선 돌파 S&P500지수는 미 증시를 대변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꼽힌다. 500대 대기업 주가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S&P500지수가 최근 1년 동안 21.30% 뛴 배경에도 미 주요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과 인공지능(AI) 열풍이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1.2%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기술기업 주가 상승률이 가파르다. 7일에도 메타(3.27%), 엔비디아(2.75%), 마이크로소프트(2.11%) 등 주요 빅테크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메타와 MS는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7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내놨고, 올해 주당순이익이 20% 이상 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6.7% 뛰어올랐다. 8일 정규장에도 11.5% 뛰어올라 저력을 과시했다. 미 대기업 실적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S&P500지수가 종가 기준으로도 5,000 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콧 래드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여러 달 만에 처음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훈풍에 세계 각국 개미들이 미 증시로 모여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에도 반영된 것이라는 의미다. ● 엔비디아, MS… AI발 지각변동 아직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미 증시가 연일 고점을 찍는 배경으로 AI 열풍도 꼽힌다. AI용 반도체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215.7%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으로 아마존을 추격 중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시총이 1조7150억 달러로 상승했는데, 이는 아마존의 1조7670억 달러보다 약 3% 낮은 수치다. 엔비디아의 기업가치가 아마존보다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22년 전인 2002년이다. 당시에는 각각 60억 달러 미만이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750달러로 올리며 “수요가 계속 급증하고 있다”고 해 시총 기준으로 아마존을 조만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MS도 55.23% 크게 뛰었다. MS는 몸값이 뛰면서 애플을 따돌리고 시총 1위를 굳힌 상태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AI가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9.9% 이상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상승세가 대형주에만 집중된 점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7월 S&P500지수가 3,000 선을 돌파했을 때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지수의 17%를 차지했다. 현재 MS, 애플,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의 주식은 벤치마크 지수의 27%를 차지하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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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증시 이끄는 기업의 힘…S&P, 사상 최고 5000선 눈앞

    미국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했지만 주요 기업 성장세에 힘입어 새로운 ‘마일스톤(milestone·이정표)’에 성큼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0.83포인트(0.82%) 오른 4995.06로 5000선을 코앞에 두고 장을 마감했다. 이는 2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자 올해 8번째 기록 경신이다. 이날 다우 산업지수도 0.4%(156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S&P 500, 5000선 눈 앞에 S&P 500 지수는 미 증시를 대변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꼽힌다. 500대 대기업 주가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S&P 500지수가 최근 1년 동안 21.30% 뛴 배경에도 미 주요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과 인공지능(AI) 열풍이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가운데 81.2%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기술기업 주가 상승률이 가파르다. 이날도 메타(3.27%), 엔비디아(2.75%), 마이크로소프트(2.11%) 등 주요 빅테크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메타와 MS는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내놨고, 올해 주당순이익이 20% 이상 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6.7% 뛰어올랐다. 미 대기업 실적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S&P 500지수가 2021년 4월 이후 3년 여만에 곧 50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콧 래드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여러 달 만에 처음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훈풍에 세계 각국 개미들이 미 증시로 모여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에도 반영된 것이라는 의미다. ● 엔비디아, MS… AI발 지각변동 아직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미 증시가 연일 고점을 찍는 배경으로 AI 열풍도 꼽힌다. AI용 반도체를 독점하다시피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215.7%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시총으로 아마존을 추격 중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시가총액이 1조 7150억 달러로 상승했는데, 이는 아마존의 1조 7670억 달러 가치보다 약 3% 낮은 수치다.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가 아마존보다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2002년인 22년 전이다. 당시에는 각각 60억 달러 미만이었다. 조셉 무어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750달러로 올리며 “수요가 계속 급증하고 있다”고 해 시총 기준으로 아마존을 조만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MS도 55.23% 크게 뛰었다. MS는 몸값이 뛰면서 애플를 따돌리고 시가총액 1위를 굳힌 상태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AI가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9.9% 이상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상승세가 대형주에만 집중된 점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7월 S&P 500 지수가 3000선을 돌파했을 때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지수의 17%를 차지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의 주식은 벤치마크 지수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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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쟁에 스냅·맥도날드·스타벅스 실적 타격…불매운동 등 여파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실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지역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띄며 불매운동이나 지역 광고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13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13억8000만 달러)은 하회했다. 올해 1분기(1~3월) 조정 세전·이자지급전 이익(EBITDA) 전망치도 5500~9500만 달러 손실로 시장전망치(3300만 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이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발표된 기대 이하의 실적에 스냅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2.7% 폭락했다. 스냅 측은 주주 서한에서 “중동 지역 갈등이 지난해 4분기 역풍으로 작용했다.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정도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스냅챗은 특히 중동지역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소셜미디어로 해당 지역 광고 매출이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대표 외식업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맥도날드는 이스라엘 라이선스 업체가 자국 군인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 팔레스타인 지지 고객들의 반발을 샀다. CNBC에 따르면 중동지역은 맥도날드 전 세계 매출의 약 2%를 차지한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발표 후 “중동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에서의 매출이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프랑스도 매출이 약세를 보였다. 스타벅스는 반대로 노조가 팔레스타인 지지를 밝혀 친 이스라엘계의 반발을 샀다. 락스만 나라심한 스타벅스 CEO는 지난주 실적발표 후 “중동에서 회사의 매출이 부진했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해 미국 카페도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중동이나 무슬림 국가에서는 ‘미국’ 브랜드 이미지로 타격을 입고, 미국에서는 친 팔레스타인으로 ‘오인’을 받아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로 “우리는 우리 임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라이선스 업체들과도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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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美 상업부동산發 은행폐업 경고… 월가 “해외銀 더 문제”

    연초부터 불거진 미국 상업부동산 부실 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경제계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사태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뉴욕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또 큰 폭 하락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간) NYCB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6% 떨어졌다. 지난달 31일(37.6%), 1일(11.1%)에도 하락했다. 2일 5%대로 상승하며 잠시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주말 이후 다시 주저앉았다. 최근 5일간 NYCB 주가는 48.2% 떨어졌다. 이날 NYCB의 하락은 2일 장 마감 뒤 신용평가사 피치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깨지며 ‘은행 부실’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대도시에 집중된 상업부동산 위기는 해외 주요국 대형 은행과도 관련이 있다. 전 세계 경제의 장기 악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 파월 “수년간 상당한 문제 될 것” 피치는 2일 NYCB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2건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손실, 대손충당금 증가에 관한 구체적인 조치를 담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보고서 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어둡게 내다봤다. 피치는 사무실 부문의 업무 방식 변화 등 코로나19 이전의 지속적인 저금리 환경에 비해 더 큰 불확실성을 야기해 대손 상각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내에선 이번 사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적 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상당 기간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CBS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의 전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수년간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은행은 자체적으로 위험 관리가 가능하지만 상업부동산 대출이 많은 중소형 지역 은행의 상황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며 “일부 은행은 문을 닫거나 다른 은행에 인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 밖 은행도 문제” 대부분의 전문가는 NYCB가 겪는 부동산 부문 채무불이행 사태는 순식간에 연쇄적 파산으로 이어지는 유동성 위기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서서히’ ‘뜻밖의 곳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동산마다 대출 만기 시점이 다르고 은행별로 노출 정도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2027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미 상업부동산 대출 규모는 2조2000억 달러(약 2907조 원)에 이른다. 억만장자 겸 금융서비스기업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루트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 동안 수백조 원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는 등 매우 추악한(ugly)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재무책임자(CIO)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스템적 위기는 아니더라도 NYCB가 상업부동산으로 문제에 빠지는 마지막 은행 또한 아닐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지역 은행은 물론이고 일본 아오조라은행 같은 주요국의 유명 은행 또한 미 상업부동산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아오조라은행은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 대도시의 상업부동산을 상당 부분 보유했다가 최근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다른 나라 은행 또한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대도시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지 않은 일부 지역 은행은 상대적으로 위험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가 본사인 지역은행 ‘자이언스 뱅코퍼레이션’은 대출이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대도시가 아닌 교외 지역에 있다며 대손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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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금리인하도 물건너 가나…파월 매파적 신중론에 美국채 금리 오르고 증시 하락 [연준 돋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거듭된 인하 신중 기조와 미국의 뜨거운 고용 및 경제 지표가 겹쳐 금리 인하 시점과 금리 폭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위축되고 있다. 파월 발언 다음날인 5일(현지시간)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증시가 하락하는 등 생각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것이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날 하루 동안 0.13%포인트 이상 상승해 4.168%로 장을 마쳤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0.11%포인트 오른 4.478%로 올랐다. 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7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32% 내린 4942.81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20% 떨어진 1만5597.68에 마감했다. 전날 파월 의장의 신중론이 매파적으로 해석된데다 뜨거운 미 고용 리포트, 5일 서비스업 강세 지표가 영향을 줬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실제로 금리 인하까지 상당 기간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날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성장 덕분에 “금리 인하를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제가 약화된다면 금리를 더 일찍, 어쩌면 더 빨리 인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이라는 것이 증명된다면 우리는 금리를 더 늦게, 어쩌면 더 느리게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미 경제가 지속해서 강화된다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미국 경제가 좋다는 깜짝 지표는 쏟아지고 있다. 2일 발표된 미 신규 일자리수는 35만3000개로 시장 전망(18만 개)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5일 공개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로 월가의 예상치인 52를 상회했으며, 13개월 연속 50 이상을 기록해 확장세를 유지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파월 의장의 신중론을 지지하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5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현재 기준 금리 5.25~5.50% 수준이 “생각만큼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성장을 크게 밀어내리지 않는 수준이라 금리를 서둘러 내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준의 대표 비둘기파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시 같은 의견을 냈다. 굴스비 총재는 “우리는 7개월간 좋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연준의 목표치 부근이었거나 그것보다 낮기도 했다”면서도 “우리가 이러한 지표를 계속해서 본다면 우리는 정상화로 가는 경로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가 둔화 지표를 조금 더 봐야 인하 시점을 정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고수한 것이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파월 의장이 “3월 인하 가능성이 낮아보인다”고 밝히며 5월 인하에 베팅했던 시장은 5월에 대한 자신감도 잃어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5월 인하 가능성을 약 50% 수준으로 내리며 6월 인하 가능성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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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김현수]美 강력 성장에도 커지는 2030세대의 좌절

    요즘 미국 경제는 연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지표가 쏟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4일(현지 시간) 공개된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도, 고용시장도 강하고 물가는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가 너무 좋아서 연준이 충분히 시간을 두고 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해도 되는 ‘여유’가 있다는 의미의 발언도 이어졌다.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미 투자심리를 지배하던 연준의 통화정책에서 이제 어느 정도 벗어나 빅테크의 화려한 실적이 증시를 떠받치는 모양새다. 지난주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발 상업부동산 위기 조짐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수존스지수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다우존스는 올해 9번째 기록 경신이다. 올 초 미 물류업체 UPS가 1만2000명 감원에 나서고 구글 아마존이 인공지능(AI)발 대규모 감원을 예고했는데도 미 고용은 깜짝 성장 중이다. 1월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35만3000개로 시장 전망(18만 명)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많은 미국인은 여전히 경제에 대한 불만이 높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경제 불안정’이 꼽힐 정도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뉴욕에서도 20, 30대 MZ세대와 대화해 보면 치솟는 렌트비나 외식비 때문에 삶의 질이 더 떨어졌다고 호소한다. 직장인 에마 코브 씨(32)는 기자에게 “월급이 지금보다 낮았던 5, 6년 전보다도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며 “미용실과 배달음식이 사치품이 됐다”고 했다. 심지어 학자금대출 상환이 유예됐던 팬데믹 시절이 그립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MZ세대의 불만은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2일 발표된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성인 1212명 중 26%만 “미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여름 조사(20%) 때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민주당 지지자들로 한정하면 49%가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세대별로 따지면 역시 젊은층이 더 비관적이었다. 45세 미만 민주당원은 약 35%가, 45세 이상은 약 63%가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왜 그럴까. 이들은 두 개의 경제가 돌아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팬데믹 이전에 3.5%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산 사람과 그 이후 집값이 오른 상태에서 6, 7%대 금리 부담을 져야 하는 사람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후자는 주로 2030세대다. 4년 동안 급격한 자산 가격 상승과 금리 급등이 세대별 양극화를 키운다는 얘기다. 무주택자의 고통은 더하다. 뉴욕시의 방 하나짜리 집 렌트비는 지난해 11월 기준 4300달러로 1년 전보다 13% 올랐다. 미국 물가는 안정되고 있지만 주거비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맨해튼의 한 20대 직장인은 “월가는 잘나가고 있지만 체감이 안 된다”며 “베이비부머나 X세대들은 저금리에 집을 사서 여유롭게 투자도 하겠지만 나머지는 렌트비와 학자금 대출을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강력해 보이는 미국 경제도 들여다보면 양극화와 세대 갈등 속에 젊은 세대의 불만이 특히 가속화되는 셈이다. 이들의 표심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집권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뒤따르는 고강도 긴축 후유증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져도 고물가와 고금리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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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 인하 서둘지 않겠다”… 올해 3차례 인하 전망 고수 시사[연준 돋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추적 60분’에 출연해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금리를 동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금리 인하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밝혔던 것에 대한 연장선상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의 지난달 12월 상승률이 2.9%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음에도 미국의 견고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인하에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성장 덕에 “금리 인하를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된다면 금리를 더 일찍, 어쩌면 더 빨리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경제가 약해진다면 즉,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이라는 것이 증명된다면 우리는 금리를 더 늦게, 어쩌면 더 느리게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 연준이 올해 3번 인하를 전망한 기존 점도표를 3월에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올해 6번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3월 회의에서 업데이트하겠지만 그 사이에 예측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소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위원들이 올해 금리 인하를 통해 제약적인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금리 인하가 ‘기본 전망(base case)’이라고 밝히며 “다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선택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송은 4일 공개됐지만 1일에 녹화된 것이다. 그 사이 파월 의장은 미 대선 한복판에서 정치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주 FOMC에서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저버린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저격하기도 했다.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주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논란에 대해 “연준은 정치를 고려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주 미 뉴욕지역 중견 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한주 동안 42% 가량 폭락하는 등 미 상업위기발 은행 부실 우려가 증폭됐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며 “상업 부동산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일주 지역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문제이며, 예상되는 손실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과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질문과 파월 의장 답변. -인플레이션은 죽었나?“ 그렇게까지 말하긴 어렵습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 동안, 그리고 지난 6개월 동안 상당히 급격하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 -왜 지금 금리를 인하하지 않나?“우리 경제는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노동 시장도 강하며 인플레는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를 더 많이 보고 싶다.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본다.”-언제 내릴 것인가? “그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너무 빨리 움직일 때의 위험과 너무 늦게 움직일 때의 위험을 비교해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가 더 빨리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상황은 노동 시장의 약세를 보거나 인플레이션이 정말 설득력 있게 내려가는 것을 보는 경우다.” -당신은 수요일에(FOMC 당일)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상적인 경제 생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20년간 지내온 곳이다. 우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고, 그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것을 확실히 하고 싶을 뿐이다”-물가상승률이 딱 2.0%가 되어야 금리를 내리겠다는 것인가? “전혀 아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2%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데 현재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은 2~3% 사이다.”-그렇다면 현재 인플레이션에 전망은 무엇인가?“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12개월 단위로 인플레이션을 살펴본다. 작년 첫 5개월은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12개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FOMC 회의는 3월인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나?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가고 있다는 자신(confidence)을 더 갖고 싶다. 기자회견에서도 말했지만, 7주 후인 3월 회의까지 위원회가 그 정도의 자신감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것이(3월 금리 인하) 가장 가능성이 높거나 기본 사례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12월에 연준은 올해말까지 금리를 4.6%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그런가? “그 예측은 12월에 나온 것이고, 참가자들의 개별적인 예측 (중간값)이다. 3월 회의에서 업데이트하겠지만 그 사이에 예측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나? 이것이 초래할 고통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 솔직히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고통은 과거 처럼 실업률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내 생각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수요와 공급이 모두 왜곡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전국의 상업용 오피스 빌딩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이 주도하는 또 다른 은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 상업 부동산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일주 지역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문제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등 과거에 종종 보아왔던 위기 상황의 전조는 아닌 것 같다.” -중국 경제는 어떻게 보나. “ 중국 경제는 현재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성장이 둔화됐다. 문제는 ‘그것이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가?’이다. 중국과의 경제 관계는 중요하지만 대부분 중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중국의 금융 시스템과 깊게 얽혀 있지 않다. 따라서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부동산 위기 등)이 경제나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 한 미국에 대한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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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장 포수 옆에서 경기 보는 느낌… 1대 468만원 비싼 가격 단점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생일파티 영상을 보며 추억 속으로 되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이걸로 업무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애플스토어. 매장 직원이 15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Vision Pro)’를 눈을 반짝이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스키 고글처럼 생긴 비전프로는 여러 대가 진열돼 있었지만, 실제 체험은 직원과 일대일로만 가능해 고객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30분당 약 30명씩 체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날 아침 일찍 와 체험(데모)에 성공했다는 제프리 씨는 “내 눈이 움직이는 대로 앱이나 사진이 선택되는 게 너무 신기했다”면서 “뭣보다 영상이 너무 현실적이라 놀랐다. 가격만 싸면 바로 샀을 것”이라며 흥분했다. 비전프로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가격은 미국 기준 3499달러(약 468만 원)부터 시작된다. ● 쓰는 순간, 축구장에서 바닷가로 ‘순간이동’ 2일 기다리다가 체험에 실패한 뒤 3일 오전 예약 시간에 맞춰 다시 매장을 찾았다. 주말이었지만 전날에 비해 비교적 한산했다. 일단 비전프로를 써보니 눈앞에 있던 애플 매장에 안녕(Hello)이란 하얀 글씨가 떴다. 아이폰 화면처럼 앱이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다. “사진 앱을 쳐다보라”는 직원 말대로 눈길을 주니, 마우스 커서를 갖다 댄 듯 앱이 선택됐다. 일반 사진은 그냥 큰 프로젝션 화면을 틀어놓은 느낌이라 감흥이 크진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15 프로부터 찍을 수 있는 3차원(3D) 같은 ‘공간 영상’을 선택하자 절로 탄성이 나왔다. 생일 파티 영상이었는데, 마치 당일 식탁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또 바닷가 같은 자연풍광 사진을 ‘이머시브(체험적인)’ 모드로 전환하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니, 사진 속 현장으로 순간 이동해 들어가는 기분을 선사했다. 맞춤 제작된 이머시브 영상은 비전프로의 ‘게임 체인저’라 부를 수 있다. 웬만한 아이맥스 영화가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위아래 옆 어디를 봐도 분명 영상 속에 직접 있는 것 같았다. 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을 따라 뛰며 보고, 야구장에선 포수 옆에서 생생하게 경기를 즐겼다. 코뿔소가 돌진해 다가오는 영상에선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젓기도 했다.● 너무 무거워서 어질… 가격도 비싸 최근 아이폰의 중국 판매 부진과 인공지능(AI) 열세로 경고등이 켜진 애플은 비전프로로 ‘혁신’의 아이콘 지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뉴욕 5번가 매장을 직접 찾아와 아침부터 줄을 선 고객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는 비전프로를 두고 “내일의 기술을 오늘 체험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전프로가 무거운 무게와 비싼 가격을 넘어서 새로운 ‘아이폰 모멘트’가 될지는 아직 단언하기 힘들다. 30분 체험인데도 600g이란 무게에 눌려 머리가 어질할 정도였다. “무거워서 오래 쓰기 힘들다”고 토로하자 한 직원 역시 “개인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불평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고 답했다. 가격은 두고두고 구매가 망설여지는 걸림돌이다. 최소가는 468만 원이나 옵션을 추가하면 500만 원도 훌쩍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가 통째로 들어간 헤드셋이라지만, 혼합현실 키보드로 글씨를 쓰기엔 오타가 많은 점도 개선할 대목이다. 아직은 아이폰15 프로 사용자가 만드는 영상이나 전용 앱 영상 외에 어떤 활용도가 있는지도 의문이 들었다. 애플은 향후 미국프로농구(NBA)와 협력해 비전프로용 농구 앱을 만드는 등 전용 앱 생태계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생생한 영상 속에서 홀로 농구를 보는 것이 좋을지, 평범한 TV 화면이라도 친구, 가족과 함께하는 게 여전히 힘을 가질지 미래가 궁금해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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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업부동산 위기 현실로, 美-日-유럽 은행 동시 강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따른 은행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 유럽 은행까지 강타하고 있다. 올해 만기 대출 규모만 720조 원으로, 이 중 상당수가 부실화 위험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은행들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상업 부동산 위기가 실적 악화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히자 일부 은행 주가는 이틀 새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포의 진원지로 꼽힌 곳은 미 중형 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다. 오피스 빌딩을 비롯한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에 노출됐다는 점이 알려진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주가는 37.7% 폭락했고, 이어 1일에도 11.1% 떨어졌다. 일본 아오조라 은행과 독일 도이체방크, 스위스 율리우스 베어 은행도 연달아 상업 부동산발 손실을 경고한 상태다. 아오조라 은행 주가는 최근 5일 동안 32.4% 이상 폭락했고, 은행장은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율리우스 베어 은행장도 이날 사퇴했다. 앤 월시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상업 부동산 고통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금융권 위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한폭탄 된 美상업부동산 대출 2900조, 은행위기 재연 공포 美부동산위기, 美-亞-유럽 강타‘위험 노출’ NYCB가 충당금 높이자은행주, SVB 파산이후 최대폭 하락日-獨-스위스 은행들로 위기 확산…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 충격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여가 지났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오피스 건물은 여전히 높은 공실률과 고금리, 가치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62층짜리 에이온센터가 2014년 매입가보다 45% 싼 가격에 팔려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건물주들이 최대한 미뤘던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정보업체 트렙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만기가 되는 상업부동산 대출은 5440억 달러(약 720조 원), 2027년 말까지 2조2000억 달러(약 2907조 원)에 달한다. NYCB나 아오조라은행 같은 중형 은행은 특정 포트폴리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미국발 상업부동산 위기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3개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2900조 원 규모 대출 ‘시한폭탄’ NYCB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뱅크를 인수하며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약 133조 원) 이상으로 높여 ‘은행 위기의 승자’로 불렸다. 그러나 NYCB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상업부동산뿐 아니라 뉴욕시 규제에 따라 임대료 제한에 묶여 있는 공동주택 대출 부실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높였다고 밝히자 곧바로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NYCB가 상업부동산 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를 투기 등급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시장성 자금 조달 비중 증대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이틀 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KBW나스닥지역은행지수(KRX)는 약 6% 하락했는데, 이는 SVB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KRX는 2일에도 2.3% 하락했다. ● 3대륙 때린 부동산 위기… “韓 안심 못해” 위기감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로 확산 일로다. 일본 중견 은행인 아오조라은행은 1일 올해 1분기(1∼3월) 미 상업부동산 대출에 따른 손실로 기존 240억 엔(약 2170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280억 엔(약 2530억 원) 순손실로 급격히 내렸다. 이날 주가가 21% 하락했고 2일에도 15.9% 급락했다. 글로벌 은행인 도이체방크도 미 상업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년 전 2600만 유로(약 374억 원)에서 1억2300만 유로(약 1770억 원)로 늘렸다고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상업부동산 침체도 은행권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부동산 재벌 시그나그룹의 파산 신청으로 스위스 3대 은행이던 율리우스베어은행은 1일 대손충당금 7억 달러(약 9300억 원)를 발표했다. 이 은행의 필리프 리켄바허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사임했고 시그나에 대출을 결정한 부서는 폐쇄하기로 했다. 미 월가에선 이번 사태가 지난해 SVB 파산 당시처럼 급격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나 파산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2년 이상 고질적 문제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엘리자베스 듀크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누군가 ‘(부실은) 이게 전부’라고 말할 때 실상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다만 금융 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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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업부동산 금융 위기 확산…“美-亞-유럽 3대륙 강타”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위기가 확산되면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아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 중소형 은행에서 이뤄진다”며 “이 은행들이 모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수백 개의 은행이 파산할 것이고 이를 수습하는 데 매우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의 줄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공포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를 점검하며 금융감독원에 손실 가능성과 각 금융회사의 대응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했다.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이 충분한 데다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더라도 최대 손실액이 금융권 자기자본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응계획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4년여가 지났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오피스 건물은 여전히 높은 공실률과 고금리, 가치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62층짜리 에이온 센터가 2014년 매입가보다 45% 싼 가격에 팔려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건물주들이 최대한 미뤘던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정보업체 트렙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만기되는 상업부동산 대출은 5440억 달러(720조 원), 2027년 말까지 2조2000억 달러(2907조 원)에 달한다. NYCB나 아오조라 은행처럼 중형 은행은 특정 포트폴리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미국발(發) 상업부동산 위기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3개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2900조 원 규모 대출 ‘시한폭탄’NYCB는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상업부동산뿐 아니라 뉴욕시 규제에 따라 임대료 제한에 묶여있는 공동주택 대출 부실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 충당금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는 곧바로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NYCB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하며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133조 원) 이상으로 높여 ‘은행위기의 승자’로 불렸지만 상업부동산 위기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를 투기 등급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시장성 자금조달 비중 증대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이틀 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KBW나스닥지역은행지수(KRX)는 약 6% 하락했는데, 이는 SVB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KRX는 2일에도 2.3% 하락했다. ● 美·亞·유럽 3대륙 강타한 부동산 위기 위기감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로 확산 일로다. 일본 중견 은행인 아오조라 은행은 1일 올해 1분기(1~3월) 미 상업부동산 대출에 따른 손실로 기존 240억 엔(2170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280억 엔(2530억 원)순손실로 급격히 내렸다. 이날 주가가 21% 하락했고 2일에도 15.9% 급락했다. 글로벌 은행인 도이체방크도 미 상업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년 전 2600만 유로(374억 원)에서 1억2300만 유로(1770억 원)로 늘렸다고 밝혔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상업부동산 침체도 은행권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부동산 재벌 시그나그룹의 파산 신청으로 스위스 3대 은행이던 줄리어스 베어 은행은 1일 시그나 대출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 7억 달러(9300억 원)를 발표했다. 이 은행의 필립 리켄바허 최고경영자(CEO)은 즉각 사임했고 시그나에 대출을 결정한 부서는 폐쇄하기로 했다. 미 월가에선 이번 사태가 지난해 SVB 파산 당시처럼 급격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나 파산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2년 여 이상 고질적 문제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엘리자베스 듀크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누군가 ‘(부실은) 이게 전부’라고 말할 때 실상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응계획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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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美 3월 금리인하 어렵다” 이창용 “긴축 장기간 지속 필요”

    “3월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 일각의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주요 물가상승률 지표는 이미 연준의 목표 범위인 2%대에 들어섰지만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 구간)’에서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택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준은 이후 성명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신중론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지속 가능하게 내려가고 있다는 자신감(confidence)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밝혔다.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확신이 들기 전까진 긴축 긴장을 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 2% 자신 전엔 금리 인하 없다” 이날 파월 의장은 약 20차례 물가 안정에서의 자신감을 언급했다. 기자회견의 주요 키워드로 ‘자신감’이 꼽힐 정도로 신중론을 강조했다. 연준은 FOM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즉각적 인하도 피하겠다’는 시각을 담았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지난해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9%로 2%대에 진입했음에도 물가 하락 수준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언제 자신감이 생기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파월 의장은 “최근 6개월 치 물가 데이터는 좋은 신호였다. 더 나은 지표가 아니라 (최근처럼) 좋은 지표가 더 필요하다”며 “올해 어느 시점에선 금리를 내리겠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순 없다.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 제대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 성장세가 강력한 데다 중동에서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너무 빨리 금리를 내렸다가 물가가 다시 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확실히 피하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인하 시점을 두고 “위원들 간 견해차가 컸다”면서 “오늘 토론을 바탕으로 볼 때 3월 회의까지 (물가 안정) 자신감에 이를 것 같지 않다”며 3월 인하 카드를 제외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자 나스닥지수는 2.23% 떨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도 최근 7주 고점 수준으로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도 FOMC 이후 5월 인하 가능성을 90%대로 평가하고 있다. ● ‘라스트 마일 리스크’ 경계하는 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는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미국의 성장세가 강하다 보니, 연준이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데이터를 확인하며 긴축 기조는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스트 마일’ 경계심을 높여가며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 들어 라스트 마일 리스크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신년사에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등산에서 정상 직전의 오르막길 또는 마라톤에서의 마지막 구간, 즉 라스트 마일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물가 안정을 이뤄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 기로의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라스트 마일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로 정책 당국이 성급하게 완화 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9번 연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율 불안정성 등의 이유로 한은이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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