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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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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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4~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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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전쟁 끝나지 않아”…연준인사들 美금리인하 기대감 경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인사들이 연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대치를 찍는 등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금리 인하에 가 있자 톤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며, 금리 인하 결정은 향후 경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2023년에 많은 진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모두에게 경고한다. 향후 데이터가 금리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굴스비 총재는 미국 연착륙 가능성을 낙관하면서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까지 낮춰야 한다. 우리가 그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지금 닭이 몇마리인지 세는 것은 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을 낳기도 전에 닭 수부터 센다’는 미국 속담을 언급해 시장이 ‘김치국부터 마시면 안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음날 인터뷰에서 “인하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며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 전날 제롬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시점이 “오늘의 논의 주제였다”고 말한 것에 대해 시장이 3월 인하로 전망을 굳히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연준 인사들의 경고에도 약 70% 가능성으로 3월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FOMC 직후의 80%에 비해서는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3월 인하를 유력하게 보는 분위기다. 굴스비 총재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는 3월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이 현재 경로대로 움직인다면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올해 마지막 인플레이션 주요 수치로 22일 공개될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이같은 조기 인하론 향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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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당국 “AI, 금융 안정성 위협… 상품 추천 이유 알수 없어” 경고

    미국 금융당국이 14일(현지 시간) 사상 최초로 인공지능(AI)을 금융 안정성과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취약 요인으로 규정했다. 사이버 공격, 기후변화 등과 마찬가지로 AI 또한 현 금융체계와 소비자에게 상당한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 대형 금융사의 AI 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하는 등 미 당국은 금융 분야에 AI를 활용할 때 적용할 규칙을 만드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아직 AI 규제의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국내 금융권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AI의 결과 도출 원리 알기 어려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회의를 주재하고 AI를 포함한 14개 금융 위협을 지정한 연례 보고서를 공개했다. 옐런 장관은 “올해 위원회는 처음으로 금융 서비스에서 AI 사용을 금융 체계의 ‘부상하는 취약점(emerging vulnerability)’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FSOC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대형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2010년 만들어진 기구다. 재무장관이 의장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SE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주요 금융당국 수장이 모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가 AI를 주요 위험으로 지정한 이유는 AI 특유의 ‘설명 가능성 부족’ 때문이다. AI 이전의 전산 체계는 ‘인풋’에서 ‘아웃풋’으로 가는 경로가 예측 가능하고 투명했다. 반면 스스로 학습하는 AI는 왜 그런 결과물이 나왔는지를 도출하는 과정이 마치 ‘블랙박스’ 같아 알 수가 없다. 이에 따라 AI 체계가 편향되거나 부정확한 결과를 생성하고 이를 은폐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AI가 사용하는 데이터의 신뢰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FSOC는 “AI는 출처를 알 수 없거나 정리되지 않은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결과물을 내는데 이것이 편향성이 있는지 등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AI가 특정 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했을 때 그 근거가 될 데이터와 추천 이유 등에 결함이 있으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대출 승인에 사용된 AI가 특정 인종 등에 대한 편향성 등을 바탕으로 일부 고객에게 인종차별적인 결과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2023 동아뉴센테니얼포럼’에 참여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의장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결과물은 단조롭고 왜곡될 수 있다. 독점적 정보나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FSOC 위원이기도 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당국이 AI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신속하게 개입하지 않으면 10년 안에 금융 위기를 촉발하는 것을 “거의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교황 “AI 활용 자율무기 체계, 인류 생존 위협” 국내 금융권의 더딘 AI 규제 속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부분의 금융사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AI의 금융 활용 위험성에 대비하는 모습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은 “생성형 AI는 사람과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성능을 내고 있어 윤리적, 법적 문제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무인기(드론) 등 AI를 활용한 자율무기 체계의 발전, 선거 개입, 감시 사회의 부상 가능성 등을 경고했다. 교황은 “AI가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공동체를 위태롭게 하는 ‘기술 독재’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며 “AI의 개발과 사용을 규제하는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을 채택하라”고 주문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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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물가 둔화에 소비 증가…골드만삭스 “3월 금리 인하” 전망 앞당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피벗(정책 전환) 공식화에 따른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14일(현지 시간)에도 미 뉴욕증시는 상승 랠리가 이어졌다. 물가 둔화세는 뚜렷해지는 반면 소비는 여전히 강세로 나타나 이상적인 연착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보는 것이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3만7000선을 돌파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날도 0.43% 추가 상승에 성공해 3만7248.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도 각각 0.26%, 0.19% 올랐다. 올 10월 5%를 돌파했던 시장 벤치마크 금리인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준이 내년 세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내놓음에 따라 3.91%로, 올해 8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내려왔다. 이날 발표된 11월 미 소매 판매도 호조를 보여 미 경제 연착륙 기대를 키웠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0.1%로 비교적 둔화세를 이어갔는데도 소비는 블랙프라이데이 특수에 힘입어 소비는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시장은 -0.1%로 소비 감소를 예상했었다. 연준의 피벗 공식화 이후 미 주요 금융기관들도 금리 인하 시점을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3분기(7~9월)에서 내년 3월로 앞당겼고, JP모건은 당초 내년 7월로 봤던 인하 시점을 한 달 빠른 6월로 당겨 총 5회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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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의 ‘금리 피벗’… 내년 3번 인하 예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 3월 고강도 긴축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하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공식화했다. 내년 3차례 금리 인하라는 강력한 피벗 시그널에 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고, 코스피도 상승 랠리를 펼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이 일제히 환호했다. 13일(현지 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기준금리를 기존 5.25∼5.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3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날 시장의 관심사는 점도표였다. 점도표는 FOMC 위원 17명이 각각 금리 전망치를 ‘점을 찍어’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이들의 내년 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현 금리보다 0.75%포인트 낮은 4.6%(4.5∼4.74%)로, 내년에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 내내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빨리 내려갔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금리 인하 논의가) 가시화되기 시작할 시점”이라며 “오늘 (FOMC) 회의의 논의 주제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금리는 정점을 찍었거나 근처에 다가갔다”며 고강도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선언했다. 1년 9개월 동안 11차례, 총 5.25%포인트를 올린 연준의 피벗 공식화에 증시는 수직 상승했다. 미 다우지수는 1.4% 급등해 사상 첫 37,000 선을 뚫었고, 대형주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지수 모두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4% 오른 2,544.18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24.5원 내린 1,295.4원에 거래를 마쳤다.한국경제 ‘3高 위기’에 숨통… 한은, 내년 7월이후 금리 내릴듯 개인-기업 대출이자 부담 완화 기대물가 압박에 금리인하 소폭 그칠 듯금융권 “美금리 내려도 4%대 유지내년에도 고금리 기조 이어질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는 국내 경제 최대 리스크인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금리 인하가 소폭에 그치면서 상당 수준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도 내년 하반기(7∼12월)쯤 돼야 완만한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고 위기’ 완화 기대 14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1%가 넘는 상승세를 보인 건 미국의 긴축 기조 종료로 위험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 6200억 원, 코스닥에서 13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달러화 약세와 더불어 외국인투자가 증가에 따른 달러화 유입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급락(원화 가치는 급등)했다. 시장에선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금리 인하는 3고에 허덕이는 가계와 기업의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 하락 여파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지난달 14일 4.463%에서 이달 13일 4.046%로 떨어졌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내리면 물가 압박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7월 2.3%까지 떨어졌으나 환율 상승 여파로 10월에는 3.8%로 반등했다.● 내년에도 상당 수준 고금리 불가피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경제 활성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 등 최근 물가 흐름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상당 수준의 고금리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예전의 ‘제로 금리’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아직 당분간은 접을 수밖에 없다는 것. 박춘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떨어져도 여전히 4% 이상의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에도 여전히 고금리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자 부담은 여전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고금리, 고물가가 일정 수준 유지된다면 내수 침체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미국의 경기 둔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장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이 국내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국내 경기 반등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며 “내후년은 돼야 국내에서 경기 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내년 하반기쯤 금리 내릴 듯 복합적인 국내외 경제 상황으로 인해 한동안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한 한은의 딜레마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물가 압박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한은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야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 차가 지금도 크기 때문에 먼저 낮추면 외국인투자가 이탈 등 리스크를 안게 된다”며 “연준이 내년 여름쯤 금리를 내린 다음 한은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나 속도에서 관건은 물가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3.4%에서 3.6%로, 내년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이날 배포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 목표 달성과 관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즉각적인 통화 정책 변화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도 “연준의 통화정책이 변한다고 해서 우리 통화정책과 기계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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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 인상 정점 찍어”… 내년 3월부터 인하 전망

    “긴축 초기 (우리의) 질문은 ‘얼마나 빨리 움직일까’였고 이어서는 ‘얼마나 올릴까’였다. 이제는 ‘언제 돌아갈까’(금리 인하 시점) 논의가 가시화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3월부터 1년 9개월간 이어진 고강도 긴축 사이클을 이같이 설명했다. 긴축 초기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4번 연속 밟으며 인상 속도를 높였고, 그 다음은 속도를 조절하며 금리를 얼마까지 올릴지 살펴봤는데 이제 인상은 종료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금리는 정점을 찍었거나 근처에 다가갔다”고 말했다. 또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이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때”라며 “오늘 회의에서도 명백하게 (금리 인하 시점이) 논의 주제였다”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파월의 신호에 시장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5차례 이상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고금리 장기화 말하더니, 왜 급격한 피벗? 연준은 올 9월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대폭 올리며 고금리 장기화 공포를 불렀다. 당시 10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다. 연준이 석 달 만에 피벗 공식화로 선회한 배경을 두고 ‘물가 상승 둔화 때문인가, 아니면 경기 부양 필요성 때문인가’를 묻자 파월 의장은 “올해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9월보다 큰 폭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를 정점으로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달 3.1%까지 내려왔다. 연준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을 올해 3.2%, 내년 2.4%로 전망해 9월 전망치(3.7%, 2.6%)에서 큰 폭으로 낮췄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기존보다 0.5%포인트 올리고, 내년에는 1.4%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40년 만의 고강도 긴축 끝에 경기는 둔화하겠지만 경기 침체는 피할 것으로 본 것이다. 애나 왕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경제 전망 요약은 연착륙 시나리오를 전면적으로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금리 인하 시작” 기대 연준이 내년 11월 미 대선을 의식해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고 금리 인하를 조기에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내년 대선을 의식해 (인하 시점을) 당기려고 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정치 이벤트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같은 주요 글로벌 금융사는 내년 6월을 금리 인하 시점으로 내다보지만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인하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 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이날 FOMC 회의 이후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추정했다. 전날까지는 45% 수준이었다. 또 내년 말 금리가 4.0∼4.25%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95% 이상으로 적어도 5번 금리를 인하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다만 연준이 자체 전망대로 금리를 인하해 내년 말 4.5∼4.75%까지 된다고 해도 여전히 4%대 고금리다. 이 때문에 누적된 긴축 효과로 경제의 약한 고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파월 의장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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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내년 금리 3차례 인하 시사… 다우 사상 첫 3만7000돌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처음으로 내년 피벗(정책전환)을 공식화 했다.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현 기준금리 수준에서 0.75%포인트 낮춰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한다고 결정하며 2021년 3월 이래 처음으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을 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FOMC 참석자들은 금리 인하 시점을 논의했다”며 “금리 인상은 더 이상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해 2022년 3월 고강도 긴축을 단행한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하로 전환하는 피벗을 공식화했다. 예상보다 큰 폭으로 ‘비둘기(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선 파월 의장의 발언과 FOMC 위원들의 점도표에 시장은 환호했다.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1% 이상 큰 폭으로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7000선을 돌파했다.●큰 폭 인하 전망에 “대선 의식?” 질문도 연준은 2021년 3월부터 11차례 금리를 올려 2001년 이래 최고 수준인 5.25~5.50%까지 올렸다. 올해 8번 열린 FOMC 회의에선 6월, 9월,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총 4번 동결을 단행했다. 이번에도 금리 동결이 유력했기 때문에 시장은 9월 이후 처음 나오는 연준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에 주목했다. 점도표는 FOMC 위원 각자가 향후 금리 전망치를 ‘점을 찍어’ 표현해 중간값을 낸 것을 말한다. 이번 점도표에는 예상보다 큰 폭의 인하 전망이 담겼다. 내년 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4.6%(4.5~4.75%)로 현 금리보다 0.75%포인트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내년에 0.25%포인트씩 약 3차례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9월 점도표에서는 내년 금리 전망이 5.1%(5.0~5.25%) 수준이라 시장은 고금리 장기화 공포에 빠졌었다. 파월 의장은 이달 1일만해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추축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매파적 발언을 유지해 왔지만 2주 만인 이날 기자회견에선 “금리 인하는 명백하게 오늘 (FOMC 회의)의 주제였다”고 말해 피벗을 공식화 했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에서 “내년 미국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점도표는 각 개인의 생각을 담은 것으로 정치와 전혀 관계가 없다. 우리는 경제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행한다”며 부인한 뒤 물가 진전에 따라 “60~90일 전과 달리 금리 인상은 더 이상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를 논의한 이유가 ‘인플레이션 둔화인지 경기 부양 필요성 때문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둔화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9월에 비해 큰 폭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11월까지 12개월 동안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6%, 근원 PCE 물가지수는 3.1% 올라간 것으로 추산된다고도 덧붙였다. 또 금리 인하를 위한 제반 조건으로 경기둔화나 침체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고도 시사했다. 그는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으며 긴축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둘기 파월”에 시장은 환호 파월 의장은 “아직 인플레이션 승리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향후 필요하다면 금리를 인상할 준비도 돼 있다”며 신중한 발언도 잊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피벗톤이 주를 이뤘다. 이에 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이날 1.4% 상승한 3만7090.24로 마감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3만7000을 돌파한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 올라 202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4700을 넘어섰고, 나스닥 종합 지수도 1.38 % 상승한 1만4733.96을 기록했다. 3대 지수 모두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10월 고금리 장기화 공포로 5%를 돌파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급격히 하락해 이날 4.0%대로 후퇴했고,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약 0.3%포인트 하락한 4.4%대까지 내려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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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AI 저널리즘 실험… 뉴스 생산에 활용 모색”

    “저널리즘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할 길일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AI 이니셔티브’ 팀을 꾸리고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쿼츠’ 창업자 잭 스워드를 영입했다고 12일(현지 시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출신인 스워드는 2012년 창업한 쿼츠를 지난해 지오미디어에 매각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 스타트업 전성기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NYT AI 이니셔티브 편집 담당을 맡아 신문 편집국 국장단과 함께 어떤 경우 기사 제작에 AI를 활용하고 이를 어떻게 공개할지를 비롯한 AI 사용 원칙을 수립할 예정이다. AI 이니셔티브 팀은 NYT AI 전략을 지휘하는 샘 돌닉 부국장 휘하에 있을 예정이다. NYT 소유주 가문의 일원인 돌닉 부국장은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NYT 회장 후계자군에 속한다. 조지프 칸 국장과 돌닉 부국장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NYT는 언제나 전문적인 기자들이 취재해 쓰고 편집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스워드는 공유하고 있다”며 AI 도입이 곧 기자 대체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날 NYT의 AI 도입을 조명한 WSJ는 일부 디지털 매체가 AI를 도입했다가 오보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으며 기사 작성 시 저작권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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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가락으로 계란 집고 스쾃까지… 테슬라, 2세대 인간형 로봇 공개

    테슬라가 한층 더 사람 움직임을 닮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2세대’의 시연 영상을 12일(현지 시간) 깜짝 공개했다. 9월 공개한 옵티머스가 블록을 정리하고, 한 발로 요가를 하며 균형감각을 뽐냈다면 이번에는 계란 삶기 과제 등을 수행하며 섬세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이른바 ‘테슬라봇’으로 불리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공개한 테슬라의 AI 프로젝트 일환이다. 머스크 CEO는 옵티머스가 탑재된 신경망을 통해 스스로 훈련해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공장 내 단순 노동을 대체하거나 가사 도우미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이날 1분 43초짜리 옵티머스 2세대 영상에서 “기존보다 걷기 속도가 30% 빨라졌고, 손은 11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모든 손가락에 촉각 센서가 달려 있다”고 밝혔다. 무게도 이전 버전보다 10kg가량 줄였다고 주장했다. 2021년 로봇 개발을 알린 뒤 2022년 처음 실물을 공개했을 당시 옵티머스는 걷기조차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올해 3월에는 공장을 활보하는 모습을, 9월에는 요가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사람의 움직임에 한층 가까워졌다. 이번에 옵티머스는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이용해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섬세하게 집어 끓는 물에 넣었다. 미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유용한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손이다. 상당한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면서도 섬세한 물체를 다룰 수 있을 만큼 정밀해야 한다”면서 “영상에 따르면 옵티머스 2세대는 중요한 업그레이드로 평가받을 수 있는 새로운 손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옵티머스가 체육관에서 완벽한 자세로 스쾃을 하는 모습도 담겼다. 몸을 통제할 수 있는 관절 등을 지녔음을 강조하려고 스쾃 동작을 선보인 것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빠른 걸음에 ‘편집된 영상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옵티머스 수석 개발자라고 밝힌 줄리언 이바즈는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서 “영상은 완전한 실시간 모습”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투자자 데이’에서 “미래 사회에선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비율이 일대일을 넘어설 것이다. 그런 미래에 어떤 경제가 펼쳐질지 지금은 알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또 이 로봇의 가격이 향후 3∼5년 내 2만 달러(약 2640만 원) 이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상용화 시 연봉 3000만 원으로 휴가 없이 일하는 ‘로봇 노동자’가 가능해져 AI의 일자리 대체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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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란 삶고 스쿼트까지…테슬라,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

    테슬라가 한층 더 사람 움직임을 닮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2세대 영상을 12일(현지 시간) 깜짝 공개했다. 9월 공개한 옵티머스가 블록을 정리하고, 한 발로 요가를 하며 균형 감각을 뽐냈다면 이번에는 계란 삶기 과제 등을 시연하며 섬세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이른바 ‘테슬라봇’으로 불리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공개한 테슬라의 AI 프로젝트 일환이다. 머스크 CEO는 신경망을 훈련해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 공장 내 단순노동을 대체하거나 가사 도우미, 인간의 동반자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이날 1분 43초짜리 옵티머스 2세대 영상을 공개하며 “기존보다 걷기 속도가 30% 빨라졌고, 손은 11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모든 손가락에 촉각 센서가 달려 있다”고 밝혔다. 무게도 이전 버전보다 10kg 가량 줄였다고 주장했다.2021년 로봇 개발을 알린 뒤 2022년 처음 실물을 공개했을 당시 옵티머스는 걷기조차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올해 3월에는 공장을 활보하는 모습을, 9월에는 요가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사람의 움직임에 한층 가까워졌다. 이번에 또 다시 진화한 옵티머스는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이용해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섬세하게 집어 끓는 물에 넣었다. 미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유용한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손이다. 상당한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면서도 섬세한 물체를 다룰 수 있을 만큼 정밀해야 한다”면서 “영상에 따르면 옵티머스 2세대는 중요한 업그레이드로 평가받을 수 있는 새로운 손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옵티머스는 또 이전 세대에 비해 빠른 걸음으로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이를 걷고, 체육관으로 가 완벽한 자세로 스쿼트를 선보였다. 스쿼트 자세에도 몸을 통제할 수 있는 관절 등을 지녔음을 보인 것이다. ‘걷기 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져 편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옵티머스 수석 개발자라고 밝힌 줄리안 이바르즈는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서 “영상은 완전한 실시간 모습으로 속도를 높이지 않았다”고 밝혔다.머스크 CEO는 지난해 ‘투자자 데이’에서 “미래 사회에선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비율이 일 대 일을 넘어설 것이다. 그런 미래에 어떤 경제가 펼쳐질지 지금은 알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또 이 로봇의 가격이 향후 3∼5년 내 2만 달러(2640만 원) 이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상용화시 연봉 3000만 원으로 휴가 없이 일하는 ‘로봇 노동자’가 탄생하는 셈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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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AI 전문인력 영입… 기자 대체하는 건 아냐”

    “저널리즘이 생성 인공지능(AI)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아니면 가지 말아야할 길일까.”미국 주요 권위지로 꼽히는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질문에 답을 내리기 위해 ‘AI 이니셔티브’ 팀을 꾸리고 온라인 경제매체 ‘쿼츠’ 창업자 잭 스워드를 영입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스워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출신으로 2012년 쿼츠를 창업한 뒤 2022년 정보기술(IT) 매체 기즈모도를 보유한 지오미디어에 매각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 스타트업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로 꼽힌다. 그는 NYT AI이니셔티브의 첫 편집 디렉터를 맡아 편집국 국장단과 함께 AI 사용 원칙을 수립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사 제작에 AI를 활용한다면 어떤 경우에 사용하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등에 대한 원칙을 논의하겠다는 의미다. 또 스워드는 소규모 팀을 꾸려 AI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AI 활용에 관심 있는 기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스워드는 NYT 내 AI 전략을 이끌어 온 샘 돌닉 부국장에게 직보하게 된다. 돌닉 부국장은 NYT 오너가문인 슐츠버거가의 일원으로 강력한 후계자로 아서 슐츠버그 주니어 NYT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중 한명으로 지목되고 있다. 회사 경영진이 선도적으로 AI 도입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지프 칸 국장과 돌닉 부국장은 이날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뉴욕타임스는 언제나 전문 기자들이 취재하고 쓰고 편집된다’는 우리의 확고한 신념을 스워드는 공유하고 있다”며 AI 도입이 기자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WSJ는 이날 NYT의 실험을 조명하며 일부 디지털 언론사들이 AI를 도입했다 오보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쿼츠를 인수한 기즈모도는 올해 7월 AI에게 ‘스타워즈 연대기’ 기사를 맡겼다가 오류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AI 학습 과정에 언론 기사가 무단으로 쓰이는 등 저작권 문제도 있다. 반면 AI가 기사의 온라인 게시 자동화, 제목이나 기사 초안 제안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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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아이비리그 흔드는 ‘反유대주의’… 하버드 총장도 해임 논란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반(反)유대주의’ 논란으로 휘청대고 있다. 미 의회 청문회에서 “유대인 제노사이드(인종 학살)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징계 대상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답변을 유보한 엘리자베스 매길 전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이 9일 사임했고, 하버드대 최초의 흑인 여성 총장인 클로딘 게이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이로 인한 미국 내 반유대주의 논란을 계기로 진보 성향의 몇몇 명문대 수뇌부에 대한 보수 진영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진보에 치우친 미 명문 대학과 보수 성향이 강한 부자 동문들 간 수년간 불화가 있었다”며 “오래된 권력 투쟁에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총장 거취 두고 두 쪽 난 하버드 중동 전쟁 발발 후 아이비리그 대학 수뇌부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보수 진영과 보수 성향 기부자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었다.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이번 전쟁이 발발했는데도 학내 여론이 일방적인 이스라엘 비판으로 흘렀고, 수뇌부가 딱히 제지하지도 않는다는 이유다. 5일 미 하원 청문회는 이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공화당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이 “유대인 학살을 요구하는 학생들은 학칙 위반인가”라고 묻자 게이 총장과 매길 전 총장은 모두 “발언이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의도적이거나 심각하다면” 등과 같은 전제를 달아 ‘학칙 위반’이라고 하거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유보적으로 답했다. 이후 백악관은 “제노사이드는 끔찍하며 미국에 반하는 것”이라고 둘의 답변을 비판했다.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조차 “한심한 대답”이라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지지와는 별개로 혐오 발언에 대해선 분명히 제지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논란이 거세지고 무엇보다 각 대학에 거액을 투척하는 ‘큰손’들이 “기부금을 끊겠다”고 위협하자 매길 전 총장은 사임했고 하버드대는 내홍에 빠졌다. 하버드대 이사회는 11일 비공개 회의를 전격 소집해 게이 총장의 거취 등을 논의하고 게이 총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앞서 유명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의 빌 애크먼 회장을 비롯한 몇몇 기부자, 70명 이상의 미 의원이 그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맞서 교수진 2300여 명 중 700여 명은 이사회에 게이 총장에 대한 지지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총장 사퇴 압박은 학문과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동문들, 진보 성향 대학에 반격”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진보 성향이 강한 미 대학 사회에 대한 보수 진영의 불만이 있다. 하버드대 기부금은 매년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런 큰돈을 내는 기부자 중 보수 성향이 강한 부호들은 진보 편향적인 대학 수뇌부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매길 총장의 사임을 이끌어낸 주역도 와튼스쿨(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동문들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도 와튼 출신이라고 내내 자랑하는 곳이다. WSJ에 따르면 와튼스쿨 동문회는 의회 청문회 다음 날인 6일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 내는 미 월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처럼 집요하게 행동했다. 이들은 먼저 리더십 변화를 요구하는 서한을 이사회에 보낸 뒤 반응이 시원치 않자 이를 대외에 공개했고, 위기를 느낀 이사회가 마라톤 회의를 하게 만들었다. 그런 뒤 각 이사들에게 총장 퇴진 촉구 서한을 보내 개별적으로 공략했고, 정확히 4일 만에 매길 총장을 끌어내렸다. 이 같은 기부자들의 움직임을 간파한 다른 대학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스탠퍼드대는 “어떤 민족에 대한 학살 요구든 명백히 규탄한다. 이는 학칙 위반”이라고 밝혔다. 피터 샐러베이 예일대 총장은 유대 명절 ‘하누카’(7∼15일)를 기념해 설치된 ‘메노라’(9개 가지 모양의 촛불)에 한 시위자가 팔레스타인기를 게양했다 내린 것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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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법원 “구글 인앱결제 반독점 위반”

    미국 법원이 구글의 ‘인앱결제’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반독점법 위반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앱결제는 자사 앱스토어에서만 유료 콘텐츠를 결제하도록 하고 수수료를 최대 30%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징금 부과 처분을 예고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라 미 법원 판단이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미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배심원단 전원 일치로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수수료 30%에 반발해 이를 우회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구글이 포트나이트를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하자 제작사인 에픽게임즈 측은 2020년 반독점 소송에 나섰다. 배심원단은 구글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결제서비스를 불법적으로 독점 운영했고 이에 따라 에픽게임즈가 피해를 당했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항소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2021년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방통위는 10월 구글과 애플에 680억 원 과징금 처분을 예고한 상태다. 구글과 애플이 이에 반발하고 있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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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PI 3.1% 시장 예상 부합…인플레 둔화세 지속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3.1% 올라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시장 전망대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재차 확인된 수치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하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1월 CPI 상승률이 전년대비 3.1%, 전월 대비 0.1%라고 밝혔다. 전월대비로는 시장전망치(0.0%)를 소폭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대비 4.0%, 전월대비 0.3%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10월 수치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에너지 가격은 휘발유 가격이 6.0% 하락에 힘입어 하락세가 가속화된 반면 주거비는 11월에도 전년대비 상승률이 6.5%를 기록해 CPI 상승에 상당 부분을 기여했다. 상품 의류, 자동차 등 내구재는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여 상품부문에선 디스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미 CPI가 미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을 뒷받침함에 따라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공개될 점도표에 관심이 쏠린다. FOMC 위원들의 내년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인하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시그널이 담겨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힌다. 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의 정책경로를 추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CPI 발표 직후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45%, 5월 인하 가능성을 79.2%로 평가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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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SEC “투자수익 과장하는 AI워싱 위험”… 월街 실태 전수조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 대형 금융사의 인공지능(AI) 사용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AI를 어떻게 규제할지 고심해 온 SEC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규제 틀을 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SEC는 최근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투자 자문사에 AI 활용 현황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에 활용되는 AI 알고리즘 모델, AI 관련 마케팅 서류, 데이터에 대한 제3자 제공, 컴플라이언스(준법) 교육 사항 등이 SEC의 요청 내역에 모두 포함됐다. AI 활용 금융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사가 금융 분야 AI 규제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 유망주 추천, 포트폴리오 설계… AI에 빠진 월가 SEC의 AI 실태조사는 최근 미 월가까지 번진 AI 도입 경쟁을 반영하고 있다. AI 적용 분야도 다양하다. 투자 포트폴리오 작성뿐 아니라 내부 배임 방지 기능도 개발 중이다. JP모건은 고객들에게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줄 수 있는 ‘인덱스GPT’를 올해 5월 발 빠르게 상표등록을 마쳤다. 모건스탠리는 오픈AI와 손잡고 자사 재무상담사들을 위한 맞춤형 ‘챗GPT’ 형태의 챗봇을 도입했다. 최근 각종 위법 의혹에 휘말렸던 도이체방크는 생성AI를 통해 트레이더의 ‘통화 톤’에서 위법행위 징후를 감지하는 AI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한 트레이더가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는 말을 했을 때 이것이 단순한 깜짝파티 계획에 대한 것인지, 모종의 음모가 담긴 것인지 AI가 알아채도록 훈련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사내 AI그룹을 꾸렸다. 2위 뱅가드 또한 고객들의 은퇴 포트폴리오 생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모티머 버클리 뱅가드 최고경영자(CEO)는 5월 “생성 AI 도입으로 상당수 ‘인지 작업’이 일상적인 수준임을 발견했다”며 “많은 사람들은 이 같은 작업이 갑자기 모두 자동화되는 혁명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내 AI스타트업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와 LG AI 연구원 또한 공동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I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 펀드는 AI가 매달 고른 유망한 대형주 종목 100개에 투자한다. 국내 금융권도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AI 챗봇뿐 아니라 올 3월 AI 음성뱅킹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맞춤형 예적금 상품 상담 등에 AI 기술을 적용한 ‘AI 금융상담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SEC “AI발 금융위기 우려” 경고 SEC는 계속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올 10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규제 당국의 신속한 개입이 없으면 향후 10년 내 AI로 인한 금융위기 촉발이 “거의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특정 AI 모델 및 알고리즘에 기댄 투자 결정이 금융위기를 부를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최근 ‘2023 동아뉴센테니얼포럼’에서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의장도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결과물은 단조롭고 왜곡될 수 있다”며 “독점적 정보나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AI 관련 과대 광고에 대한 우려 역시 상당하다. 겐슬러 위원장은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과 마찬가지로 ‘AI 워싱’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AI가 모든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줄 것처럼 기대하게 만드는 마케팅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SEC가 규제 일변도의 행보를 걷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겐슬러 위원장 또한 “(AI가 야기할) 잠재적 위험이 월가 기업이 아닌 기술 기업이 만든 모델에 기반하고 있어 금융규제 당국엔 어려운 도전”이라고 토로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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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미나이’ 시연영상, 실시간 아닌 편집본… “다급한 구글, 무리수”

    사람이 오리를 그리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를 알아차리고 “물에서 수영하고 부리가 있으니 오리”라고 정답을 맞힌다. 오리를 파랗게 칠하니 “오리에겐 드문 색”이라고 말한다. 구글이 6일(현지 시간) 야심 차게 공개한 멀티모달(multi-modal) AI ‘제미나이(Gemini)’ 시연 영상 속 한 장면이다.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가 현실 세계를 관찰하고 추론해 말로 답하는 모습에 당시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 6분 22초짜리 영상은 제미나이의 인식 및 반응 전 과정을 편집 없이 한 번의 컷으로 녹화한 게 아니었다. 제미나이가 실제 본 것은 사람이 실시간 그리며 실체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물이 아니라 다 그린 것을 찍은 사진이었고, 음성으로 사람과 대화하지도 않았다. 제미나이에게 보여준 것도, 제미나이의 답변도 극적 효과를 위해 오려 붙이고, 음성을 입힌 편집 영상이었다. 구글은 올 초 오픈AI ‘챗GPT’ 대항마라며 챗봇 ‘바드’를 내놓고 시연할 때도 오답이 그대로 공개돼 주가가 떨어지는 망신을 당했다. 세계 최대 AI 개발 조직을 둔 구글이 챗GPT에 뒤처진 AI 기술 경쟁 국면을 급하게 전환하려다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챗GPT에 앞선 모습 보이려다…” 미 블룸버그통신이 8일 제미나이 시연 영상이 편집된 영상이라고 폭로하자 구글은 “실시간으로 진행된 게 아니라 미리 준비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기반으로 제작됐다”고 이를 인정했다. 이어 “시연 영상은 제미나이 멀티모달 기능으로 (사용자와 AI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예시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날 칼럼에서 “느릿느릿한 검색 대기업이 챗GPT에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챗GPT 이후 판이 커진 AI 시장에서 구글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밀리자 다급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오픈AI 사태를 겪으며 AI 투자를 늘리려는 기업들이 단일 AI 모델에 의존할 때의 리스크를 인식하고 대안을 찾으려 하자 구글이 성급하게 제미나이를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이 오픈AI GPT 4의 성능을 능가한다고 밝힌 ‘제미나이 울트라’는 내년 출시 예정이라 미공개 상태다. 엘리 콜린스 구글 딥마인드 제품 담당 부사장은 블룸버그에서 “오리 관련 시연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챗GPT 3.5 버전과 비슷한 ‘제미나이 프로’는 바드에 적용해 출시했지만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기자가 영어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최신 정보를 알려달라’고 적자 “갈등 국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구글에 검색해 보라”고만 답했다.● MS-오픈AI는 독점 논란 마음이 급한 것은 구글만이 아니다. 시장조사기업 IDC는 올해 세계 기업이 생성형 AI 도입에 160억 달러(약 21조 원)를 들였고, 2027년에는 투자액이 1430억 달러(약 188조 원)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 유력하자 구글뿐 아니라 다른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오픈AI 내홍 직후 AI 개발 관련 발표를 쏟아내고 있다. 메타는 6일 IBM 및 세계 50여 개 AI 연구기관과의 동맹을 발표했고, ‘6개월 AI 연구 중단’을 주장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7일 AI 챗봇 ‘그록’ 배포를 시작했다. 오픈AI와 MS는 AI 안전성 문제와 기술 독점을 우려하는 미국과 영국 규제당국의 레이더에 걸려들었다. MS가 130억 달러(약 17조 원)를 투자해 오픈AI 산하 영리법인 지분 49%를 인수한 것을 단순한 투자가 아닌 합병으로 볼 것인지 조사 검토에 나선 것이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예비 자료 수집에 착수했고,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조사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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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1월 고용 19.9만↑…“연준 조기 인하 기대감↓”

    11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이 19만9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미국 노동 시장이 시장 전망보다는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의료 및 공공 일자리 증가와 파업 노동조합의 직장 복귀에 따라 11월 고용이 19만9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 대형 소비 성수기에도 소매업 고용은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고용 증가분 19만9000명은 시장 전망치(18~19만 여 명)를 소폭 상회했고 10월의 15만 명보다 높아진 수치다. 또 실업률이 3.7%로 시장 전망치(3.9%)보다 낮아졌다.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시간당 평균 급여는 전월 대비 0.4%로 역시 시장 전망치(0.3%)를 소폭 상회했다. 미 고용보고서는 인플레이션과 미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연준의 정책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지표로 꼽힌다. 시장은 이번 고용보고서가 시장에 퍼져 있는 연준 조기 금리 인하론을 뒷받침할지를 주시했다. 시장의 기대만큼 둔화세가 가속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미 월가 주요 코멘테이터로 꼽히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미국 경제에는 좋은 뉴스다. 여전히 고용, 임금이 강하다는 증거”라며 “시장은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드버셔 22V 리서치 창업자는 “이번 고용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강하지만 시장에 재앙 수준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내려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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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화형 챗봇은 옛말…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AI시대 성큼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챗봇 인공지능(AI) 경쟁이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AI로 옮겨가고 있다. 오픈AI가 올 10월 보고 듣는 기능을 통합한 챗GPT(GPT-4)를 선보인 데 이어 구글도 6일(현지 시간) 멀티모달 AI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했다. 구글은 제미나이 최상위 버전이 GPT-4를 능가했다고 밝혔다.● 보고 듣는 멀티모달 AI 시대 챗GPT가 월 20달러 유료 고객에게 멀티모달 기능을 선보이자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기자가 ‘최근 90일 동안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종가’가 담긴 엑셀 파일을 주고 차트로 만들라고 하자 선그래프를 그려주며 설명도 덧붙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문제 사진을 찍어 ‘답이 맞는지 봐 달라’고 하면 문제 풀이와 함께 오답 여부를 알려줬다. 한국어로 말한 뒤 영어로 바꿔 달라고 하면 바로 통역도 해줬다. 구글은 여기서 더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바둑AI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날 미 정보기술(IT) 매체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컴퓨터 과학자이자 신경과학자로서 사람이 모든 감각을 통해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적용한 새로운 세대 AI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며 “제미나이는 새로운 유형의 AI”라고 말했다. 구글이 이날 공개한 사전 녹화 영상에서 제미나이는 수학 시험지를 보여주면 오답을 분석하고, 물리 시험도 그림을 보고 척척 풀었다. GPT-4를 노리고 만든 최상위 버전 제미나이 울트라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MMLU) 테스트 정답률이 약 90% 수준이었다. GPT-4는 86.4%를 기록했다. MMLU는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AI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테스트다. 구글 측은 “인간 전문가 점수인 89.8%를 넘은 최초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내년 출시 예정이어서 아직 일반 대중이 검증할 수는 없다. 챗GPT 무료 버전인 GPT-3.5의 대항마 제미나이 프로는 이날 구글 챗봇 ‘바드’에 바로 적용됐다.● 후각, 촉각도? “다음은 로봇 AI” AI 경쟁이 멀티모달 AI로 진화하는 것은 이미지와 비디오, 오디오 등 반응 데이터 종류가 확장될수록 AI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멀티모달 AI를 활용해 불량품을 잡아낼 수도 있다. 텍스트나 이미지만으로 판단하고 응답하는 AI에 비해 활용도가 높아져 통·번역, 교육, 서비스 등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구글이 기업 고객을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MS)에 빼앗기지 않도록 예정보다 더 빨리 제미나이를 선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맥도널드는 구글과 광범위한 AI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업체 세일즈포스는 GPT-4를 바탕으로 기업 맞춤형 AI를 적용하고 있다. MS는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같은 자사 MS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적용한 AI ‘코파일럿’을 출시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여기에 로봇 공학까지 결합해 사람에 더 가까워진 AI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허사비스 CEO는 이날 “진정한 멀티모달이 되려면 촉각 피드백을 포함해야 한다”면서 보고 듣는 것 외에 만져서 받아들이는 정보도 파악해 추론 데이터로 활용하는 로봇 AI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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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내년 기업대출 만기, 올해의 4배 “제2 SVB사태 우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제 JP모건체이스의 일부입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콜럼버스서클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리문에는 이 같은 종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1985년 설립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2126억3900만 달러(약 276조 원)로 미국 내 14위의 중견 은행이었다. 하지만 올해 5월 파산하며 주인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로 바뀌었다.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자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대되며 이 은행에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올 3월 고금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실 경영 등이 원인이 돼 다른 은행들까지 연쇄 파산을 일으킨 SVB 사태가 전 세계 은행에서 조만간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에는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이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식분석회사 울프리서치는 미국 금융회사를 제외한 기업의 부채 중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9030억 달러(약 1172조 원)로, 올해 2040억 달러(약 264조 원)보다 342.6% 급증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 또는 연체 상태에 있는 은행 대출금 규모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누적된 악성 부채와 고금리, 경기 침체 국면이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권이 부실화하면 예금 인출 문제 등 전체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VB 사태로 위기감이 커진 미국 중소형 은행들도 생존을 위해 합종연횡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은행 간 인수합병(M&A)이 올 하반기(7∼12월) 들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일본 역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경우 소형 은행들이 미국 SVB를 파산시킨 ‘고금리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는 등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7∼9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7조86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9.0% 늘어났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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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점포 1500개 소매체인, 獨 100년 의류기업… 글로벌 줄파산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6번가에 있는 가정용품 소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는 간판만 유지한 채 내부가 텅 비어 있었다. 이른바 ‘가정용품의 천국’으로 불리며 2017년 매장이 미 전역에 1500개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이 업체는 올 4월 파산 신청을 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장을 따라잡지 못한 것 등이 원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약 500개의 BB&B 매장이 문을 닫았고, 1만4000명이 실직했다”면서 “지금까지의 파산이 개별 산업의 문제가 원인이었다면 이제는 금융 비용 상승으로 인해 더 많은 기업이 문제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은 이미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빚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은 물론이고 소상공인들의 파산이 내년엔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美 파산 2배로 증가… 대기업도 무너진다이미 세계 곳곳의 파산 통계는 위기 경보를 울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미국 기업 516곳이 파산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파산 기업 수(263곳)와 비교하면 거의 갑절로 늘어난 것이다. BB&B 외에도 미국의 3대 약국 체인인 ‘라이트 에이드(Rite Aid)’가 10월 파산 신청을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 전략담당 수석은 “대기업보다 ‘제로금리’ 시대에 태어난 중소기업은 변동금리 등의 타격을 면하기 쉽지 않아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럽도 동일한 위기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탯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4∼6월) 파산을 신청한 기업 규모는 2015년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105.7이었다. 분기별로 파산한 기업의 규모 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2015년 1분기(1∼3월·105.5) 이후 처음이다.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유명 의류기업 ‘피크앤드클로펜부르크’는 올해 3월 파산을 신청했고, 자산 가치가 38조 원대에 이르는 오스트리아의 거대 부동산 기업 시그나그룹의 지주사 시그나도 지난달 말 파산을 선언했다. 조만간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기업들도 상당수다. 미국 포브스는 지난달 비디오 기반 커머스 체인인 큐레이트리테일과 미국 내 최대 반려견 용품업체 펫코 등 11개 소매업체가 몇 달 안에 파산할 것이라고 실명을 나열하며 보도했다. 포브스는 “부채가 많은 소매업체는 일부 매장을 폐쇄하거나 영업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소상공인들 “직원 줄여 간신히 버텨”고물가, 고금리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면서 소상공인들은 고육지책으로 버티고 있다. 캐나다의 식당 소상공인 연합 ‘레스토랑스 캐나다’에 따르면 2023년 5월까지 현지 식당의 파산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늘어났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만난 잼 판매업자 윌슨 톨로 씨(40)는 “과일, 설탕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두 배가량 올라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면서 “직원을 한 명 줄여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91만206개 중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율은 42.3%에 달했다.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올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非)금융기업 부채비율은 126.1%로 세계 3위에 해당할 만큼 높아 고금리에 더 취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들이 어려워져 단기적으로 고용이 줄고 소득이 감소해 소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밴쿠버=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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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 따라잡아야 산다”… 메타-IBM 등 50여곳 ‘AI 동맹’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IBM이 세계 테크 기업, 대학 등 50여 곳과 인공지능(AI)을 함께 개발하는 연합체 ‘AI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AI 기술 양대 산맥인 오픈AI 및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과 구글에 대한 도전장으로, AI 개발 경쟁에서 3파전이 본격화한 셈이다. 5일(현지 시간) AI 얼라이언스 측은 “개방적이고 안전하며 책임감 있는 AI 발전을 위해 글로벌 커뮤니티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메타와 IBM 주도로 미국 일본 유럽의 반도체(인텔, AMD) 및 정보기술(IT·델, 소니, 소프트뱅크) 기업, 국가기관(미 항공우주국·NASA), 대학(뉴욕대 버클리대 도쿄대) 등 50여 곳이 참여하는 개방형 AI 개발 시스템 연합체다. 이들은 개발 원천 코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오픈AI-MS 진영에 맞서 기술 공유로 AI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폐쇄형 개발 옹호론자들은 ‘위험한 기술을 공개하면 범죄 조직이 악용할 수 있다’며 개방형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메타-MS-구글 3파전 본격화AI 얼라이언스에는 인텔과 AMD 같은 반도체 기업, NASA,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프트뱅크가 일본어 바탕 LLM 구축을 위해 설립한 SB인튜이션 등도 창립 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I용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뒤쫓는 AMD는 자사 칩을 활용한 하드웨어 구축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오일머니를 퍼부어 설립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AI대, 싱가포르 기술과학청(A*STAR), 뭄바이 인도공대(IIT) 등도 AI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AI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쾽 메타 수석 AI 과학자 겸 뉴욕대 교수 또한 ‘AI 얼라이언스’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지 얼마 안 됐을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은 AI보다 메타버스에 가 있었다. 르쾽 교수는 올해 초 그런 저커버그를 만나 오픈AI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따라잡지 못하면 “인스타그램이 없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르쾽 교수는 저커버그에게 오픈AI를 따라잡으려면 기술 원천 코드를 공개하는 ‘오픈 소스’ 방식, 즉 개방형 개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해야 세계의 많은 연구자와 개발자가 메타 AI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고 훨씬 빠른 속도로 기술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저커버그는 “당신이 옳다”고 동조했고 결국 ‘AI 얼라이언스’가 탄생했다. ● AI 기술 ‘개방 vs 폐쇄’ 논란 여전AI 얼라이언스는 개방형 모델이 범죄조직에 AI 개발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 개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개방형 문제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 해임 사태로 불거진 윤리 논쟁과 함께 AI 업계의 핵심 현안이다. AI의 파멸적 힘을 우려하는 규제론자뿐만 아니라 개발론자인 오픈AI, MS, 구글 모두 폐쇄형 개발을 지지한다. 반면 르쾽 교수, 마크 앤드리슨 넷스케이프 창업자 같은 개발론자들은 “기업 한두 곳의 AI 독점이 더 위험하다. 소외되는 언어, 국가, 계층이 생긴다”고 경고한다. 오픈AI 사태 이후 많은 기업이 특정 AI 모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우려해 개방형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 기업은 생성형 AI 솔루션에 약 160억 달러(약 21조 원)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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