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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가 갈렸다고 바둑이 끝난 게 아니죠. 승패보다 더 중요한 복기가 남아 있어요. 뭘 잘못했고 뭘 배울 수 있는지를 돌아보는 건 바둑이나 인생의 실력을 늘리는 데 중요해요.”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내 인성교육한마당에선 이세돌 9단(33)의 토크 콘서트 ‘이세돌과 바둑, 그리고 인성’이 열렸다. 이 9단이 3월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벌인 후 일반인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장에 마련된 300석 가까운 좌석이 모두 차 이 9단의 여전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바둑 캐스터인 이소용 씨와의 대담 형식으로 열린 이날 콘서트는 교육부의 ‘2016 대한민국 행복교육박람회’에 한국기원이 ‘바둑인성교육’ 부스를 마련한 것과 관련한 부대행사여서 인성과 관련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이 9단은 “바둑이 집중력, 두뇌 개발 등에 좋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즐기는 게 우선”이라며 “즐기다 보면 바둑이 주는 유익함이 저절로 스며들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와 함께 해야 하는 바둑의 장점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수를 인정하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제가 2003∼2004년 1년 넘게 슬럼프를 겪은 게 이창호 9단을 세계대회에서 이기고 우승한 뒤 ‘내가 이젠 최고’라고 자만했기 때문이에요. 상대를 무시하면서 성적이 오히려 추락했죠. 상대가 이길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하지만 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뒤 슬럼프를 극복했죠.” 그는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여러 편의 광고를 찍었고 그중 ‘넌 잘하고 있어’라는 공익광고도 찍었다. “저도 딸 가진 부모로서 자꾸 다른 아이와 제 딸을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인간이 본능적으로 비교를 하게 되지만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에 만족하면서도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해 광고를 찍었어요.” 그가 알파고와의 대결 당시 3국을 졌던 날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이었다. 알파고에 패한 그날 이 9단은 아내에게 열 개의 선물을 해 줬다고 한다. 그는 “최악의 순간에 맞는 10주년이어서 당시엔 참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정말 기억에 남고 애틋한 10주년이라 느낀다. 나이 들면서 긍정적 사고로 바뀌었다”라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당분간 바둑 승부를 계속하겠지만 바둑 보급이나 바둑을 통해 얻은 집중력 순발력 감각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도전 2국에서 흑은 A로 받았는데 이번엔 흑 17로 붙여간다. 2국의 변화가 흑에게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흑 19로 참고 1도 흑 1로 두는 것도 하나의 정석. 흑 11까지 두터운 모양이지만 후수가 돼 백 12의 명당을 빼앗긴다. 흑 21은 기분 좋은 모자 씌움. 이런 곳에 손이 돌아오는 건 흑이 먼저 둔 효과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뜻이다. 백 22는 이런 모양에서 외워두면 좋을 만한 수. B의 붙임 등을 통해 보다 쉽게 삶을 도모할 수 있다. 흑이 당장 참고 2도 흑 1로 귀를 보강하면 백 2가 제격이어서 백 6까지 깔끔하게 산다. 우변은 아직 흑이 손댈 시기가 아니다. 흑 27까진 유유자적한 포석. 아직 어떤 변화의 조짐을 찾을 수 없다. 여기서 백의 다음 수가 쉽지 않아 보였는데 백 28에 최철한 9단이 고심한 흔적이 묻어난다. C의 약점을 노리며 은근히 깊어지고 있는 중앙 흑 세를 견제하겠다는 뜻. 흑이 순순히 C의 약점을 보강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박정환 9단(23)이 응씨배에서 한국 기사의 우승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박 9단은 22∼26일 중국 상하이 잉창치(應昌期)바둑기금회빌딩에서 탕웨이싱 9단(23)과 제8회 응씨배 결승 5번기 3∼5국을 갖는다. 1승 1패 상황에서 맞는 3국에서 박 9단이 백을 잡는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응씨배는 덤이 8점(한국식으로 7집 반)이어서 한국의 6집 반보다 1집이 많기 때문. 게다가 두 기사는 상대 전적에서 백일 때 승률이 좋았다. 백일 때 박 9단은 4승 1패, 탕 9단은 3승 1패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이 대국이 열린 2012년 12월 무렵 최철한 9단은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었다. KT 올레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에게 2-1로 진 것을 시작으로 LG배 준결승에서 원성진 9단에게 지고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역시 이 9단에게 2-0으로 졌다. 국수전에서도 조한승 국수에게 2-0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 최 9단이 다시 회복하기 위해선 1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백 14는 참고 1도 백 1로 두는 수도 있다. 백 9까지 정석인데, 흑 10을 당하는 것이 싫었던 것 같다. 흑 15도 참고 2도 흑 1로 두는 것이 요즘 진화된 수법. 백 2로 응수타진한 뒤 백 4로 막는 게 올바른 수순. 추후 백 ‘가’ 혹은 ‘나’로 두는 수단이 있다. 평온한 정석 진행인데 백 16이 떨어지자 파문이 인다. 도전 2국에서 조 국수가 썼던 수법을 역으로 사용한 것. 최 9단은 16이 좋은 수였다고 본 것이다. 이 수에 흑은 2국과는 달리 응수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세돌 9단은 한집 끝내기까지 다 둔 뒤에야 마치 꿈에서 깬 사람 같은 표정을 짓더니 돌을 던졌다. 계가했다면 흑 3집 반 승. 이 9단이 끝까지 둔 건 패배에 대한 마음의 정리가 필요해서일 뿐 상대의 실수를 바라는 요행심은 아니었을 것이다. 승부의 초점은 좌하귀 공방. 참고 1도 백 1(실전 86)이 실착이었다. 흑 2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 왜냐면 백 3, 흑 4의 교환으로 백이 2집 정도 손해이기 때문에 흑 2로는 그냥 4의 곳에 두는 것이 프로의 감각. 하지만 지금은 흑 2로 인해 중앙 백과 좌하 백을 분리시킬 수 있기 때문에 두 집 손해는 전혀 아깝지 않다. 백의 정수는 참고 2도 백 1. 실전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후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준 조한승 9단이 국수전 3연패를 달성했다. 46=38, 72=64, 75=55, 133=128, 222 228=172, 223=220, 225=219, 234 240=86, 237 243=231, 254=59, 257=162. 261수 끝 흑 불계승.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회사원 김진 씨(27·여)는 18일 인터넷에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소재로 제작된 영상 ‘아라리요’를 보고 민망했다. 김 씨는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강남스타일 노래를 배경으로 태권도가 펼쳐질 거라던 누리꾼의 예상보다 못한 수준이다. 아리랑을 배경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연기가 조잡하게 이어지는데 정부가 이걸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혹평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에 보탬이 되겠다며 지난달 27일 유튜브에 공개한 ‘아라리요(ARARI, YO) 평창’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어서와, 평창은 처음이지’라는 메시지와 함께 시작되는 3분 54초 분량의 영상은 평창 올림픽 관련 온라인 댄스 영상 콘테스트를 알리기 위해 문체부가 2억7000만 원을 들여 제작했다. 문체부는 민요 아리랑을 편곡한 아라리요로 6만 달러 상금을 건 국제 춤 영상 콘테스트도 진행한다. 영상은 가수 효린, 개그맨 정성호 등 연예인과 쇼트트랙 컬링 선수들이 평창에서 스포츠를 보면 거부할 수 없는 댄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들의 흥겨움이 전파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스키점프 선수가 1t 트럭을 타고 점프를 연습하고, 쇼트트랙 선수가 농촌 하천 교량에서 스케이트를 탄다. 재미는 있지만 너무 저급하고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누리꾼은 혹평을 쏟아냈다. 공개된 후 20여 일간 반응이 없다가 1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영상이 공유되며 알려진 뒤 유튜브에서 56만 번(18일 기준) 재생됐다. 200여 건에 그친 긍정적 반응과 달리 부정적 반응은 1만2000건을 넘었다. ‘외국인에게 부끄럽다’ ‘영상에 쓰인 예산 9분의 1로도 훨씬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회식에서 호평을 받았던 2020년 도쿄 올림픽 홍보영상과 비교하며 “아라리요 결과물을 보니 내부 갈등으로 연출가가 사퇴하는 파문을 겪은 평창 개폐회식이 한국의 매력을 제대로 알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줄을 이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38세 여성 가수 시이나 링고(椎名林檎)를 올 1월 총연출 및 음악감독에 발탁해 아베 신조 총리를 캐릭터로 분장시키는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기획 전문가는 “홍보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세련돼야 하지만 아라리요는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18일 해명 자료를 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상을 게시한 지 20여 일 만에 외국인의 긍정적 반응이 22만 건을 넘었다.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 쉽고 재미있게 제작했다”고 밝혔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흑 73, 75는 백에게 매우 얄미운 수. 한 집이 귀한 시점에서 백 76으로 물러나서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집을 벌겠다며 참고 1도 백 1로 꽉 틀어막는 것은 백 9까지 선수로 끝내기를 당한다. 실전과 비교하면 똑같은 모양인데 참고 1도 백 1이 공배에 놓여 있는 꼴이다. 흑 77부터 본격적인 잔끝내기로 돌입했다. 백 80은 최대한 버티는 수. 참고 2도 흑 1로 두기 바라는 것이다. 백 6까지 흑은 전혀 득이 없는 모습. 오히려 백의 모양이 깔끔해졌다. 그렇다고 형세 역전은 아니지만 프로들은 본능적으로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 흑 81로 백 82를 강요한 뒤 두고 싶은 끝내기인 흑 83을 두었다. 흑의 마무리에 빈틈이 없다. 흑 99 치중으로 그나마 중앙에서 백 집을 ‘0’으로 만들면서 집 차이가 확정됐다. 이세돌 9단은 이후 261수까지 수순을 이어갔지만 3집 반 차이는 부동이었다. 그에겐 납득할 수 없는 패배였기 때문이리라.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세돌 9단은 2013년 말 57기 도전기를 두면서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탕웨이싱 9단에게 0-2로 지고, 명인전에서도 최철한 9단에게 2-3으로 패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 여파 탓인지 1, 2국을 패하고 3국을 건졌으나 4국에서도 거의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은 조한승 9단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만 하지 않으면 골인하는 상황. 흑은 침착하게 끝내기를 이어가며 백에게 틈을 주지 않고 있다. 백은 58로 참고 1도 백 1, 3으로 흑 대마의 사활을 추궁하고 싶지만 흑 4가 선수여서 백이 오히려 잡힌다. 백 62에 흑 63으로 끊어 백 70까지 백에게 먼저 살라고 강요한 뒤 흑 71로 살자 근심걱정이 없어졌다. 백 70으로 참고 2도처럼 손을 빼면 흑 2로 붙이는 수가 있어 역시 백의 무리. 백 3으로 4의 자리에 두면 패가 되지만 이런 꽃놀이패는 백이 견딜 수 없다. 백 72로 최후의 큰 끝내기를 수중에 넣었지만 반면 10집의 간격은 좁힐 수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천주교 대구대교구 조환길 교구장(대주교)이 13일 교구 홈페이지에 올린 ‘대구시민과 교구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최근 불거진 대구시립희망원 인권 유린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다. 조 대주교는 이 글에서 “희망원을 수탁 운영하고 있는 대구대교구의 교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대구시민과 교구민에게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는 한편 앞으로 진행되는 모든 감사에 협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38, 40이 전보에서 얻어낸 백의 성과다. 약간이나마 백 집을 늘리면서 좌상 흑의 안형이 아직 확실치 않은 점을 추궁하고 있다. 흑 41이 생략해선 안 되는 수. 참고 1도를 보자. 흑이 41을 빠뜨리면 백 1로 젖히면서 공격이 시작된다. 흑 2는 당연한데 백 3이 바로 키포인트다. 흑은 눈 모양을 만들지 못하고 4로 이어야 하는 쓰라림을 겪게 된다. 백 11까지 흑 대마가 사경에 빠진다. 그래서 흑 41이 꼭 필요한 것. 백 42는 참고 2도 1, 3이 실리로 더 커 보이고 흑의 근거도 없애는 것 같은데 왜 이쪽부터 뒀을까. 참고 2도 흑 4면 흑의 삶은 아무 문제가 없다. 언제든 ‘가’로 두면 사는 것. 백 5, 7로 파호해도 흑 8, 10이면 거꾸로 백 넉 점이 죽는다. 그래서 백은 중앙을 먼저 보강하고 흑의 방심을 노리려는 것인데 눈치 빠른 조한승 9단은 흑 43부터 51까지 끝내기를 하면 흑 대마를 보강한다. 백의 노림을 흑이 적절하게 막아내며 골인 지점에 거의 다가섰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반면이 좁아지며 변화의 여지가 극도로 줄었다. 흑이 반면 10집 정도 앞서 있기 때문에 무난한 끝내기 진행은 백의 패배를 의미한다. 백이 마지막 변화를 노려볼 때다. 백 24가 지금 국면에서 유일하게 변수가 남아있는 곳. 중앙 흑 4점을 끊는 강수. 하변에 흑 돌의 뿌리가 나와 있어 4점을 잡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공격하면서 뭔가를 받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조한승 9단은 흑 27로 서둘러 하변과의 연결을 꾀했다. 가장 안전한 수. 그러나 불리한 형세였다면 백 30으로 쌍립 서서 버텼을 것이다. 백 28부터 34까지 돌려치는 것은 기분 좋다. 좀 허술했던 백 모양이 탄탄하고 두텁게 변했다. 수치로는 환산하기 어렵지만 엷을 때 받는 제약이 거의 사라지고 한두 집이라도 더 붙는 모양이 됐다. 그러나 흑도 35로 연결하면서 백이 24를 통해 일궈내려 했던 변화는 일단 무산시킨 상황. 흑 35를 손 빼면 참고도처럼 흑 6점이 눈 녹듯 스러진다. 이제 끝내기 국면으로 들어섰다. 조 9단의 끝내기 실력을 감안하면 현재의 2집 반, 3집 반 차는 뛰어넘기 매우 어려운 수치. 조 9단이 국수전 3연패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16이 아까부터 노려 오던 수. 흑 ○ 두 점을 품에 안으려는 것이다. 이 돌을 잡으면 중앙에 10집 정도가 난다. 그러면 실리로는 흑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선다. 그러나 조한승 9단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뜸 들이지 않고 흑 17을 선수한 뒤 19로 붙여 간다. 백 20으로 참고 1도 1은 흑 6까지 백이 안 된다. 또 백 22 대신 참고 2도 1로 두는 것 역시 흑 2, 4로 응수가 막힌다. 흑 23으로 흑 ○를 연결해 가자 중앙에 집을 짓겠다던 백의 작전은 또다시 실패로 끝났다. 그렇다면 여기서 끝일까. 천하의 이세돌 9단이 이 정도 수를 읽지 못한 것은 아닐 터. 이 9단은 흑 ○을 잡는 척 위협한 뒤 혹시 다른 걸 노리고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흑은 돛을 올리고 순풍을 맞으며 부드럽게 나아갔다. 백이 열심히 노를 저어가며 추격하는데도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골인 지점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제 이 9단이 갖고 있는 마지막 히든카드를 써야 할 시점이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세돌 9단은 최근 열린 제21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에서 탕웨이싱 9단을 꺾고 4강에 올랐다. 그러나 같이 8강에 올랐던 박정환 9단이 판윈뤄 5단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이 9단은 4강 진출자 가운데 유일한 한국 기사로 남았다. 4강 상대는 그의 천적인 커제 9단. 이 9단이 커제 징크스를 깨고 결승에 진출하면 이 대회에서 5번째 우승을 노릴 수 있다. 단일 세계대회 우승 5차례는 아무도 세우지 못한 기록이다. 또 다른 4강전은 판 5단과 퉈자시 9단으로 중국 기사끼리 맞붙는다. 4강전은 3번기로 이달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린다. 전보에서 말했듯 흑 ○가 좋은 감각. 백은 100으로 머리를 내미는 정도다. 흑 101. 흑의 행마는 보폭이 넓지 않다. 견실하고 차분하게 한 칸을 뛴다. 속도보단 안전이다. 우세한 형세에선 당연한 행마다. 백 104로는 참고도처럼 끊는 수는 있는데 흑 4까지 쉽게 살아간다. 이 9단은 어차피 살아있는 돌이라면 선수로 흑 두 점을 잡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흑 107, 백 110으로 서로 연결하면서 국면은 잠시 소강상태. 흑 111로 마지막 남은 큰 곳을 두면서 흑 우세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흔히 욕심을 버리라고 하면 마치 인생을 포기하라는 말처럼 오해하는데요, 열심히 살되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정해놓은 목표에 매달리면 괴로움을 자초하게 됩니다. 욕심대로 세상을 보지 말고 순리대로 보는 눈을 떠야 해요.” 천태종 총무부장인 월도 스님(54)은 부드러운 인상만큼이나 나긋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최근 에세이집 ‘소풍 가듯 가볍게’(쌤앤파커스)를 펴낸 그를 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마음만 먹으면 인생은 즐거운 소풍 길’이란 부제가 인상적이다. 책 제목처럼 글과 말이 편안하고 부드럽다. 말을 만들어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생활 속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스며든다. 군 제대 후 출가한 그는 천태종 2대 종정인 대충 스님(1926∼1993)을 10여 년간 시봉했다. 책에도 스님과의 일화가 자주 나온다. “큰스님, 지은 대로 받는다고 하는데, 저 사람은 나쁜 일을 했는데도 왜 잘 살까요?”(월도 스님) “짐을 져도 한 짐 무겁게 져야 못 일어나는 법이다.”(대충 스님) 월도 스님은 종정 스님의 답이 간결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힘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종정 스님이 열반하자 그는 새로 지은 서울 서초구 관문사에서 도심 포교를 시작했다. 신생 절이라 신도는 수십 명밖에 안 됐다.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야간 법문을 하고 신도들과 함께 기도 수행하는 노력이 이어졌다. 그 사이 관문사는 신도가 3000여 명으로 늘어 천태종의 대표적인 도심 사찰이 됐다. 월도 스님은 현재 총무부장을 비롯해 경기 성남시 분당 대광사 주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금강신문 사장, 불교방송 이사를 맡고 있다. 천태종에서 대외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스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때는 강원 춘천 지역에서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노인 직업소개), 노인학대예방센터 등 복지 활동에 전념했다. 그에게 행복의 비결을 물었다. “부처님이 ‘히말라야 산처럼 거대한 황금 덩어리가 있어도 단 한 사람의 욕심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어요. 남들과 비교해 더 많이 갖고, 더 빨리 이루려는 욕심이 우리를 불행하게 합니다. 내 것보다 나은 것을 추구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 행복을 완성해야 합니다. 행복은 나로부터 시작됩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 강남 옛 한전 부지에 건립 예정인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관련해 건축 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를 전면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10일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서울시가 전례 없이 신속하게 105층짜리 현대차 GBC의 허가 과정을 처리하고 있다"며 "만약 박원순 시장이 이 허가에 사인할 경우 주민소환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승 원장은 "105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봉은사의 일조권은 물론 문화재적 가치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박 시장이 그동안 고층 개발 대신 주위 경관과 어울리는 도시계획 정책을 펴왔는데 이번엔 거꾸로 가면서 재벌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승 원장은 "우리 쪽에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55층 이상은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허가가 날 경우 박 시장이 나라를 위한 일을 하지 못하게 조계종이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불교계에서는 조계종이 그동안 옛 봉은사 땅인 한전 부지를 되돌려달라는 소송 등을 주력했으나 당장 현대차 건물 짓는 것부터 먼저 문제를 삼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승 원장은 "소송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 건물이 올라서면 무를 수가 없는 일이어서 건물부터 못 짓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일 제1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한전부지에 105층짜리 현대차 신사옥 등을 건립하는 내용을 담은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 및 현대자동차부지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최종 수정 가결했다. 향후 교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국토부 산하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와 서울시 건축위원회를 통과하면 모든 인허가 절차는 마무리된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 10조5000억 원에 한전 부지를 사들였고 서울시에는 1조 7000억 원을 공공기여금으로 내놓았다. 한전부지는 본래 봉은사 소유였으나 1970년 당시 상공부가 조계종 총무원으로부터 매입했다. 조계종은 당시 상공부가 국가 땅으로 쓰겠다며 스님들을 속여 계약했으나 결국 평당 4억 원 씩의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되판 셈이라며 한전부지 환수를 주장해왔다.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 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11시 봉은사에서 1000여 명의 스님과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한전부지 졸속행정 재벌 특혜 개발 저지 및 봉은사 역사문화수행환경 보존 기원법회'를 열 계획이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패를 양보한 대가로 좌하 흑을 공격하려던 이세돌 9단의 작전은 불각의 한 수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이 9단은 상변으로 눈을 돌린다. 아직 황무지다.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는 곳. 일단 백 90으로 뿌리를 내려 힘을 비축한다. 흑 91, 93. 둔탁하고 느려 보이지만 놓쳐서는 안 될 요처. 참고 1도가 왜 그런지 설명해 준다. 만약 흑이 손을 빼면 백 1이 날카롭다. 흑 2로 버티면 백 7까지 상변이 백의 수중에 떨어진다. 백에는 최악의 결과다. 흑 2로 달리 둔다 해도 좌상 흑이 허약해지는 건 막을 수가 없다. 흑 95의 끝내기는 선수 9집짜리. 흑 97 같은 수가 백으로선 가슴 아프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정도로 단단하다. 백은 98로 보강했지만 여전히 엷은 감이 있다. 흑 99도 좋은 감각. 조한승 9단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 참고 2도 흑 1이 한눈에 떠오르지만 백 2, 4면 성가시다. 흑 99처럼 둬야 참고 2도 같은 백의 반격이 완화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극락과 아미타여래를 다룬 불교 미술품이 대거 전시된다. 아미타여래(무량수불·無量壽佛)는 극락을 주재하며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님으로 누구나 선행을 하고 아마타여래를 지극정성으로 부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정토 신앙을 대표하고 있다. 19일부터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꿈꾸는 즐거움, 극락’전은 국보 282호인 경북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경북 영천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보물 1857호), 전북 익산 심곡사 금동아미타칠존불상(보물 1890호) 등 97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내부 복장물을 통해 조선 세조 4년(1458년) 효령대군, 태종의 후궁인 의빈 권씨와 명빈 김씨 등 왕실을 포함해 275명의 시주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만든 시점이 정확한 데다 다른 불상의 연대를 추정하는 기준이 되고, 정수리에 있는 상투 모양의 육계(肉(결,계))와 팔, 배 주변에 나타난 옷의 주름 등 조선 초기 불상의 전형적 특징을 세련되게 구현한 불상으로 꼽힌다. 이 좌상이 전시회를 통해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내년 2월 28일까지. 02-2011-1965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가 최근 펴낸 ‘쇼!개불릭’(바다출판사)과 관련해 조계종이 서울대에 교수 해임 요구를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책은 우 교수의 팟캐스트 방송 내용을 옮긴 것으로 조계종을 ‘변태 불교’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 ‘사찰의 이면을 보면 암흑가 갱단 같다’ 등의 원색적 용어로 비판했다. 우 교수는 또 지난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종에 피신했을 당시 경찰이 강제구인에 나서자 조계종 화쟁위원회 스님과 종무원이 막았던 것을 “쇼를 벌인 것이고 실제로는 한 위원장에게 나가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종무원 조합은 “허위 사실”이라고 반발하며 비판 성명을 냈다. 이어 중앙종회 의장단,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조계종중앙신도회 등에서 “우 교수는 사과하고 책을 폐기하라” 등의 성명을 잇달아 냈다. 5일에는 조계사 봉은사 스님과 신도회, 조계종 중앙신도회 등에서 70여 명이 서울대를 찾아 “우 교수가 근거 없는 막가파식 발언으로 한국 불교를 폄훼하고 있다. 서울대는 우 교수를 해임하라”며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 당시 광우병 위험을 주장했던 우 교수는 6일 페이스북에 “표현은 지나치지만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 살피라는 뜻인데도 조계종단은 맥락을 무시하고 표현만을 문제 삼고 있다”며 “공개 토론도 제의했으나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의 모자씌움에 대해 흑 A로 나가고 싶지는 않다. 보통 밭전자 모양의 급소라고 하는 곳이지만 어딘지 백의 공격에 엮일 것 같은 느낌이다. 조한승 9단은 흑 79로 안으로 파고들며 백의 엷은 곳을 추궁한다. 백도 일단 귀를 살려놓아야 공격할 힘이 생기므로 백 80으로 귀 흑 한 점을 잡아놓는다. 실리로도 크다. 흑 81은 살기 전에 이득을 보겠다는 뜻인데 백 82가 간만에 나온 이세돌 9단의 호수. 백 82를 버림돌로 해서 백 공격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어 백 86도 좋은 맥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마치 잘 드리블하고 가던 공을 어이없이 놓치는 듯한 수. 잘못된 고정관념의 산물이었다. 이 9단은 여기서 흑이 89의 곳을 잇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전처럼 흑 87을 두면 백 88로 두 점 단수를 선수로 당하는 수가 아프다. 실리로 2, 3집 손해이기 때문. 그러나 흑 대마의 안위를 놓고 주도권을 서로 잡으려는 현 상황에서 이 정도 손해는 아무것도 아니다. 손해수인 흑 87이 백을 끊는 강수가 되면서 백의 울타리가 무너졌다. 백이 참고도처럼 뒀으면 백 돌은 다 연결되면서 흑을 더 세차게 공격할 수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백과사전(baike.baidu.com)이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소월 시인의 국적을 '북조선', 이봉창 열사의 국적은 '조선'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는 6일 "일제강점기 한국 독립운동가나 시인 등에 대한 오류를 최근 확인했다"며 "서한을 보내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두 백과사전의 오류는 사이버 외교관인 중학교 3학년생 이시우 군이 찾아냈다. 그는 최근 반크에서 사이버 외교관 교육을 받고 활동해왔다. 그는 "어머니가 최근 중국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의 윤동주 생가를 찾았는데, 안내원이 시인을 '조선족'이라고 말했다고 내게 알려줬다"며 "곧바로 바이두를 방문해 '윤동주'를 검색해보니 국적이 '중국'으로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9세에 생을 마감한 윤동주는 일본 검찰이 공개한 재판 기록과 판결문에도 본적이 함경북도로 기록돼 있다. 반크는 지난달부터 널리 알려지지 않는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국내외 사람들에게 알리는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바이두는 하루 이용자가 20억 명이 넘는 중화권의 포털 사이트로, 이 중 바이두 백과사전은 2006년에 시험판이 출시돼 1000만 건 이상의 문서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두 백과를 찾는 하루 방문자는 2014년 기준 4억 명 이상이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