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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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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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4년 만에 대목 맞은 K스트리트… 후원금 모금 통해 캠프 공략

    25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 인근에 위치한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컨설팅회사 ‘퍼시픽테크브리지(PTB)’를 찾았다. 보고서 작업에 한창이던 폴 골드스타인 대표가 기자를 맞았다. 그의 컴퓨터 화면에 ‘바이든의 캠페인과 정책결정 기구’란 제목이 보였다. 그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관한 각종 정보 요청이 폭주하고 있다. 인맥을 모두 동원해 바이든 캠프의 주요 인사, 내부 움직임을 파악해왔다”며 “우리 회사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간 축적한 국방부, 중앙정보국(CIA)의 전문가 네트워크가 2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보고서의 가격은 개당 약 500달러(60만 원).미 대선이 약 7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워싱턴 로비업계 또한 달아오르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에 대비해 바이든 캠프에 줄을 대려는 세계 각국 정부 및 대기업의 정보 수요가 늘었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워싱턴 로비업계의 최대 대목을 맞아 대형 컨설팅, 법률회사는 물론 개인 로비스트들까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K스트리트’의 뜨거운 물밑 경쟁‘K스트리트’는 워싱턴 백악관 북쪽에 있는 가로 4마일(약 6.4km)의 긴 도로다. CGCN그룹, K&L 게이츠, 와일리 레인 등을 비롯한 수천 개 회사가 몰려있는 로비업계의 본산이다. 업계 전문가 제임스 서버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 로비업계에 10만 명의 로비스트가 있고, 연간 시장 규모는 90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로비업계가 2016년 미 대선에 쓴 돈만 해도 20억 달러에 이른다.한국에서는 아직 로비를 뇌물 및 향응, 로비스트를 불법 브로커의 동의어로 인식하는 시선이 있다. 반면 미국의 로비산업은 엄연한 합법 비즈니스다. 개인, 기업, 단체, 외국 정부 모두 전문 로비스트를 고용해 미국 사회 곳곳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킬 통로를 제도적으로 확보한다. 다만 외국인대리등록법, 로비공개법 등에 따라 합법 로비회사와 로비스트만 고용해야 하고 이들의 보수와 활동 내역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보편화했지만 최근 K스트리트의 물밑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는 평가가 많다. 전화, 화상회의 같은 비대면 접촉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전화 한 통으로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대선캠프 핵심인사에 접근할 수 있는 로비회사나 로비스트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국 대사는 워싱턴 유명 법률회사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에서 일종의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무실에 안 나간 지 꽤 됐지만 전화로 일하느라 더 바쁘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 컨설팅 수요가 많다”고 했다. 그가 속한 회사의 창업자인 마크 맥라티 회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공동 창업자인 넬슨 커닝햄 사장은 바이든 후보가 상원 법사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법률자문위원으로 호흡을 맞췄던 민주당 인사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대선 공약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컨설팅회사 브룬즈윅 그룹은 이달 초 바이든 대선캠프의 수석 자문역인 카멜 마틴을 초청해 ‘바이든 호의 방향-그의 정책이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이란 주제의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웨비나(웹+세미나)에는 포천 100대 기업의 고위 임원 및 로비스트 등 150명이 참가했다.또 다른 대형 법률회사 ‘넬슨 멀린스’의 신우진 파트너 변호사는 “양당 후보의 세부 공약, 이를 입안하는 데 영향을 미친 인사, 해당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할 지를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작업이 정권교체 혹은 트럼프 2기 내각 출범 때 대관(對官) 업무의 성공 가능성을 판가름할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후원금으로 대선 캠프 공략상당수 외국 정부는 현재 직·간접적으로 바이든 캠프의 고위인사와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당시 트럼프 후보를 물밑 지원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후폭풍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바이든 캠프 측에서는 워싱턴 주재 주요국 대사관 관계자들에게 “대선 때까지는 접촉을 삼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사실상 최대 공약인 바이든 측으로선 불가피한 행보다.이에 핵심 인사 접촉 대신 후원금 모금을 통한 ‘측면 접촉’에 나선 로비회사도 많다. K스트리트의 거물로 꼽히는 유명 로비스트 스티브 엘먼도프는 이달 초 자신의 회사에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후원금 모금 행사를 진행했다. 바이든 후보가 후원금을 직접 받지 않으려 하자 대신 DNC에 기부를 한 셈이다. 그는 대선 결과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위스콘신과 미시간주 민주당 사무실에도 거액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러스트벨트(낙후된 공업지대)의 대표 지역인 두 주는 4년 전 대선에서 당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던 곳이다. 하지만 클린턴 캠프가 낙승을 예상해 다소 안일한 표심 관리를 하는 사이 트럼프 후보가 1% 미만의 초접전 끝에 두 곳 모두를 싹쓸이했고 여세를 몰아 백악관 주인에 올랐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민주당으로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엘먼도프가 50개주 중 두 곳을 콕 찍어 후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은 로비스트의 접근을 오히려 반기는 쪽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집권 1기 동안 주요 로비스트들은 대통령 참모의 견제를 거의 받지 않은 채 백악관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이민, 미국 우선주의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에도 상당한 입김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너서클을 끌고 가는 사람들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을 발판으로 행정부 고위직에 입성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차기 내각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바이든 캠프 휘하에는 외교안보 분야에서만 20개의 워킹그룹이 있다. 여기에 속한 인원만 약 1000명.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 제이크 설리번 전 바이든 부통령 안보보좌관, 애브릴 헤인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브라이언 매키언 국방부 수석부차관 등이 이끌고 있다. 대부분 민주당의 빌 클린턴 및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활동한 인사다.정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 주인이 되면 흑인 여성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국무장관, 블링큰 전 부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이 돌고 있다. 국방 분야 워킹그룹의 핵심 인물은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각각 국방차관을 지낸 프랭크 켄달과 크리스틴 워머스다. 역시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냈으며 유명 싱크탱크 신(新)미국안보센터(CNAS)를 이끌고 있는 미셸 플루노이도 포진해 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미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4년 전 대선에서도 클린턴 후보의 국방 및 안보 브레인으로 활약했다.경제 분야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후보와 막판까지 경합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바이든 후보의 상원의원 시절 오랫동안 보좌관을 지낸 테드 커프먼, 바이든의 경제자문역을 지낸 재러드 번스타인 등이 핵심 인물로 꼽힌다. 부유세 도입 등을 주창해 진보 유권자에게 깊은 각인을 남긴 워런 의원은 재무장관 기용설이 나돌고 있다. 진보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지냈으며 친노조 성향으로 유명한 번스타인은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 격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물망에 올랐다.올해 초 민주당 경선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유엔 대사 혹은 보훈처장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후보로 고려했던 흑인 여성 캐런 배스 하원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및 주택장관으로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과 마찬가지로 재집권에 성공하면 ‘충성심’을 인선의 핵심 요인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 와중에 연방군 투입 여부를 놓고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경질이 유력하다. 후임으로 대중 강경파인 팀 코튼 상원의원이 거론된다. 상원의원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또한 교체 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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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은 나라 위한 인물”…이민자·여성층 감성 자극한 멜라니아 연설

    최근 재단장한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 마련된 연단. 야간 조명으로 빛을 밝힌 이 작은 무대 위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올라서자 그를 기다리던 120명의 청중이 환호와 박수로 맞이했다. 2016년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선에 도전할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이후 4년 만의 전대 연단 복귀였다.● 이민자·여성층 감성 자극한 멜라니아 연설트럼프 여사의 연설은 25일(현지 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는 “3월 이후 보이지 않는 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극적으로 변했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남편의 행정부는 효과적인 백신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싸울 것이며 이 끔찍한 팬데믹의 영향을 받은 이들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정치 이단아’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그는 전통적인 정치인이 아니다”면서도 “그는 말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며,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법을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게임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한 최선의 인물”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여사는 4년 전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 내용 일부가 미셸 오바마 당시 영부인의 연설문을 베낀 것으로 드러나면서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이날은 그 때를 설욕하기라도 하듯 20여 분간 매끄럽고 차분한 연설로 감성을 자극했고 표절 논란도 제기되지 않았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그는 26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과정을 소개하며 “미국은 자유와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반(反)이민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이민자들의 공감 얻기에 나선 셈이다. 트럼프 여사는 측근인 캘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과 스테파니 그리샴 영부인 대변인, 마샤 리 켈리 선임고문과 집중적으로 연설을 준비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그동안 거의 공식석상 연설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각종 호감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인기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즈가든에 깜짝 등장한 뒤 제일 앞자리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부인의 연설을 지켜봤다. 앞서 전당대회 영상에서는 미국 시민권을 딴 사람들의 귀화식에도 깜짝 등장하며 ‘이민자들에게 열려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 폼페이오의 ‘출장 중 연설 참가’에 비판 거세영부인 연설은 호평을 받았지만 이날 전당대회는 재선 캠페인을 위한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공직의 정치화 등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특히 이스라엘 출장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외교수장으로서는 전례가 없는 전당대회 연설에 나선 것을 놓고 비판이 크게 고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의 약탈적 공격의 커튼을 걷어냈고, ‘중국 바이러스’의 확산에 책임을 지도록 했으며, 어이없게 불공평한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종식시켰다”고 말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을 누그러뜨렸고 북한 지도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며 “더 이상의 핵실험도 장거리 미사일 테스트도 없으며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싸운 영웅들의 유해와 마찬가지로 가족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동정책 등 외교안보 성과를 나열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력과 리더십 덕분”이라고 추켜세웠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연설에 대해 “최소한 75년 간 외교안보 분야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유지돼온 선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 캠프는 성명을 내고 “세금으로 지원되는 외교 공무 중에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심부름꾼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비난을 감수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연설을 강행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으로 꼽히는 미국 내 복음주의자들과 보수 유대인들의 표심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라는 분석이 많다. 사전 녹화가 이뤄진 장소는 예루살렘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의 루프탑. 호텔 이름은 고대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이름을 딴 ‘다윗왕 호텔’이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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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논란속 트럼프 지지연설에…국무부도 “지침 어겨” 부글부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날인 25일(현지 시간) 연사로 나선 것을 놓고 논란과 비판이 증폭되고 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가의 외교안보를 이용했다는 불만이 국무부 내부에서 터져 나오면서 의회가 조사에 착수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이스라엘 출장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수도 예루살렘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의 루프탑에서 연설을 촬영했다. 그는 이날 전당대회 후반부에 상영된 5분 정도의 이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비전을 실행에 옮긴 덕분에 우리 가족은 더 안전하고 그들의 자유도 더 많이 보장됐다”며 입을 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의 약탈적 공격의 커튼을 걷어냈고 중국 바이러스의 확산에 책임을 지도록 했으며 어이없게 불공평한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종식시켰다”고 말했다. 중국 다음으로는 북한에 대해 “긴장을 누그러뜨렸고 북한 지도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며 “더 이상의 핵실험도 장거리 미사일 테스트도 없으며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싸운 영웅들의 유해와 마찬가지로 가족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 핵협정 탈퇴와 이란 2인자인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암살,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터키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목사의 석방, 이슬람국가(ISIS)의 지도자 제거 등을 줄줄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성과로 나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력과 리더십 덕분”이라며 그를 거듭 추켜세웠다. 하지만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 자체를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연설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최소한 75년 간 외교안보 분야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유지돼온 선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안보 수장이 당파적 행사에서 정치적인 내용의 연설을 한 전례는 없다. 폼페이오 장관 본인이 상원의원을 거쳐 대통령 출마를 노리고 있는 야심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 거세다. 국무부 내부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더구나 국무부는 2019년 12월 직원들에게 특정 정당의 후보를 비판, 지지하거나 정파적 정치행사 및 단체에서 연설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해 초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은 전직원에 보낸 메모에서 강화된 지침을 전달하며 “해외에서 미국의 가치를 지키는 국무부의 고결함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이 인준한 고위당국자로써 전당대회를 포함한 그 어떤 정치행사에도 참여하지 말라는 국무부 지침을 폼페이오 장관이 정면으로 어기는 결과가 됐다. 그러나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개인적 역량으로 연설하는 것으로, 그 어떤 국무부의 지원을 받거나 자원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직 고위 외교관들은 해외 출장 중에 경호 및 참모진의 동행 없이 그런 연설 촬영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 캠프는 성명을 내고 “세금으로 지원되는 외교 공무 중에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심부름꾼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원 외교위는 폼페이오 장관의 정치활동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WP에 따르면 소위 위원장인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은 비건 부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직 국무장관이 당파적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해치법(Hatch Act·공직자가 공직 권한이나 자원을 동원해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원은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한 자료, 출장 예산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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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기 어젠다 공개… 외교 첫머리가 ‘미군 철수-방위비 증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대의원 만장일치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트럼프 2기’에 도전하는 그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11월 3일 대선에서 맞붙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재선되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끔찍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여러분의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질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공화당의 전당대회 첫날인 24일(현지 시간) ‘재선 시 해외 주둔 미군의 철군,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 ‘한국에 일자리 25만 개를 제공한 끔찍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했다’는 자화자찬도 반복했다.○ 대북외교 성과 강조한 트럼프 이날 트럼프 재선 캠프가 발표한 ‘집권 2기 어젠다’는 일자리 창출을 필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대중(對中) 의존 감소, 외교안보 공약 등의 내용을 담았다. 외교안보 분야의 최상위 항목은 해외 주둔 미군의 복귀, 동맹들의 공평한 분담금 확보였다. 집권 1기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트럼프 재선 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의 증액을 압박하는 동시에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캠프 측은 이날 전당대회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성과를 소개하며 북한과의 협상을 사례로 들었다. 대통령의 ‘강한 협상가’ 면모를 강조하는 부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및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북한 회의 장면이 등장했다. 또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미국인 3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서 맞이하는 영상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찬조 연설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오바마와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게 놔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약함을 거부하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중국으로부터 제조업 일자리 100만 개 되찾기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의 연방정부 계약 금지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 묻기 등이 2기 어젠다에 담겼다. 경제 분야에서는 10개월 안에 1000만 개 일자리 창출, 100만 개의 신규 중소기업 창출, 세금 감면 등을 내세웠다. 세계 최고의 5세대(5G) 통신망 인프라 구축, 우주군 창설 등도 포함됐다.○ 지지자들은 “12년 더” 연호 이날 백악관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다른 장소에서 연설을 하기로 했던 일정을 무시하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행사장인 샬럿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깜짝 등장한 그를 보고 지지자들이 “4년 더”를 외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을 미치게 만들길 원한다면 여러분들은 ‘12년 더’를 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12년 더”라고 외쳤다. 미 대통령의 임기는 최대 8년임을 알면서도 4선(選)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뜻을 농반진반으로 흘린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칼럼에서 ‘12년 더’ 발언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를 미치게 할’뿐 아니라 정적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일삼는 독재자들과의 공통점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1시간이 넘는 연설을 하면서 민주당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코로나19를 이용해 선거를 훔치려 한다”며 “민주당이 선거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정선거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우편투표 확대에 대해선 “공정하지도, 옳지도 않다”고 거듭 비판했다. 캠프 측은 거의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역력히 드러냈다. 코로나19에도 336명의 대의원이 행사장에 참석했다. 이들과 주요 연사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연설자로 나선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그의 애인이자 트럼프 캠프의 정치자금 모금 최고책임자인 방송인 킴벌리 길포일,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 팀 코튼 등은 민주당을 급진 좌파, 미국에 대한 위협 등으로 공격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는 바이든 후보를 두고 “‘네스호 괴물’ 같다. 반세기 동안 어슬렁거리며 대통령이 되려고 머리를 쳐들다가 사라지곤 했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제프 플레이크 전 상원의원 등 24명 이상의 전직 공화당 의원은 이날 바이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RNC)’를 ‘공화당의 전국적 혼돈(Republican National Chaos)’으로 비하하는 광고를 내보내며 맞불을 놓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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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全大 첫 날 깜짝 등장 “내가 지면 선거조작” 거듭 불복의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공화당의 전당대회 첫 날인 24일(현지 시간) ‘재선 시 해외주둔 미군의 철군,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 ‘한국에 일자리 25만 개를 제공한 끔찍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했다’는 자화자찬도 반복했다. ● ‘강한 협상가’ 부각하며 대북외교 성과 강조 이날 트럼프 재선 캠프가 발표한 ‘집권 2기 어젠다’에서는 해외주둔 미군의 복귀, 동맹들의 공평한 분담금 확보를 외교정책 분야의 가장 상위 항목으로 올렸다. 집권 1기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점이 명시한 것으로 트럼프 재선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의 증액을 압박하는 동시에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캠프 측은 이날 전당대회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성과를 소개하며 북한과의 협상을 사례로 들었다. 대통령의 ‘강한 협상가’ 면모를 강조하는 부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및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북한 회의 장면이 등장했다. 또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미국인 인질 3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서 맞이하는 영상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찬조 연설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오바마와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게 놔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약함을 거부하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중국으로부터 제조업 일자리 100만 개 되찾기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의 연방정부 계약 금지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 묻기 등이 ‘2기 어젠다’에 담겼다. 경제 분야에서는 10개월 안에 1000만 개 일자리 창출, 100만 개의 신규 중소기업 창출, 세금 감면 등을 내세웠다. 세계 최고의 5세대(5G) 통신망 인프라 구축, 우주군 창설 등도 포함됐다. ● 지지자들은 “12년 더” VS 공화 의원 20명 바이든 지지 공화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 첫 날 행사에서 주별로 확보한 대의원 수를 발표하는 ‘롤 콜(roll call)’ 절차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샬럿으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다른 장소에서 연설을 하기로 했던 일정을 무시하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깜짝 등장한 그를 보고 지지자들이 “4년 더”를 외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을 미치게 만들길 원한다면 여러분들은 ‘12년 더’를 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 대통령의 임기는 최대 8년임을 알면서도 4선(選)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뜻을 농반진반으로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1시간이 넘는 연설을 하면서 민주당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코로나19를 이용해 선거를 훔치려 한다”며 “민주당이 선거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정선거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우편투표 확대를 두고 “공정하지도 옳지도 않다. 내가 지면 선거가 조작(rigged)된 것”이라며 거듭 불복 의사를 표했다. 캠프 측은 거의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역력히 드러냈다. 코로나19에도 336명 대의원이 행사장에 참석했다. 이들과 주요 연사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며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연설자로 나선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그의 애인이자 트럼프 캠프의 정치자금 모금 최고책임자인 방송인 킴벌리 길포일,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 팀 코튼 등은 민주당을 급진 좌파, 미국에 대한 위협 등으로 공격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는 바이든 후보를 두고 “‘네스호 괴물’같다. 반세기 동안 어슬렁거리며 대통령이 되려고 머리를 쳐들다가 사라지곤 했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제프 플레이크 전 상원의원 등 24명 이상의 전직 공화당 의원은 이날 바이든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플레이크 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나라의 품위를 복원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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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12년 더!” 외치기도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11월 대선에서 정식으로 맞붙게 됐다. 공화당은 이날 오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컨벤션센터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주별로 확보한 대의원 수를 발표하는 ‘롤 콜(roll call·호명)’ 절차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했다. 사실상 대선 경선 후보가 없다시피 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롤 콜 초반부터 각 주 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전승 릴레이를 이어가며 대선후보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선후보 공식 지명이 이뤄진 직후 연단에 올라 1시간이 넘는 연설을 했다. 대선후보 수락 연설은 나흘 간 진행되는 전당대회의 마지막 날인 27일 백악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에 앞서 첫날부터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 트럼프 캠프 측은 대선후보가 마지막 날에 등장하던 기존의 관행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나흘 내내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이번 대선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선거”라며 “내가 만약 재선되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끔직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여러분의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선거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정선거밖에 없다”며 우편투표로 인한 선거 부정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또 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이용해 선거를 훔치려 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취임 후 기록했던 실업률 하락 등 경제적 성과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관련해서는 “최근 석 달 간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을 일터로 돌려보냈다”며 “주식시장의 기록도 곧 깰 준비가 됐다”고 했다. 대회장에 모인 대의원들이 “4년 더!”를 외치자 “그들(민주당)을 열 받게 만들려면 ‘12년 더!’라고 하라”고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2020년 대선의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바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무대에 깜짝 등장해 “민주주의는 표 위에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우리 경제가, 우리의 법과 질서가, 그리고 우리의 자유시장이 표 위에 있다고 말하겠다”고 연설했다. 앞서 지난주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의 핵심 연사로 나섰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우리의 민주주의가 표 위에 놓여있다”고 주장한 것을 틀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이날 저녁에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팀 코튼 상원의원 등이 연사로 나선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겨눴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백인 변호사 마크 맥클로스키 부부의 연설도 이날 예정돼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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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전당대회 전날 “FDA, 혈장치료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학계 일각에서 해당 치료법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전날 전격 승인 결정을 내린 것에 “정치적 결정”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싸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구할 역사적인 발표를 하게 돼 기쁘다”며 이를 발표했다. 그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위대한 일”이라며 “강력한 치료제로 놀라운 성공률을 갖고 있다”고 이 치료법을 추켜세웠다. 혈장치료는 감염병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장(혈액에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을 뺀 액체 성분)을 추출해 다른 환자에게 주입함으로써 혈장에 포함된 항체가 치료를 돕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미 미국에서 7만 명 이상이 이 치료법을 이용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발병 사흘 내에 혈장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이 3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대규모 임상 시험을 거친 것이 아니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FDA도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긴급 승인을 미뤄 왔다. 이런 까닭에 FDA가 승인을 한 것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확보를 대선 승리의 관건으로 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을 노리고 전당대회 전날 이번 발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9월 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 때 미국에서 3상 임상 시험을 마치지 않은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 메도스 실장은 당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을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로 꼽았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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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왜 거기서 나와” 현직 장관까지 동원 논란

    미국 집권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24일 개막된 가운데 연사(演士)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트럼프 재선 캠프가 공개한 연사 명단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장관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야당 민주당과 주요 언론은 “특정 정당의 정치 행사에 현직 장관을 동원한 것은 전례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선거의 경계를 흐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카슨 장관은 각각 25일과 27일에 찬조 연설자로 나서 대통령 지지를 호소한다. 특히 23∼28일 이스라엘, 바레인, 수단을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현지에서 화상 연설을 하기로 해 공무 수행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AFP통신은 미 외교사령탑인 국무장관이 해외 출장 중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흑인 유권자를 고려해 최초의 흑인 합참의장 출신인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의 전당대회 연설을 고민했다가 반발을 우려해 포기한 전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7일 대선후보 수락연설 장소를 백악관 잔디밭으로 골라 공직 수행 장소를 선거운동 무대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족이 총출동하는 것도 다른 전당대회와 다르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장녀 이방카는 물론이고 공식 직함이 없는 차남 에릭과 며느리 라라, 차녀 티퍼니,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애인 킴벌리 길포일까지 연사로 등장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마저 “전당대회 주요 연사의 절반이 대통령 가족”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4년 전 대선은 물론이고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에도 동행해 “현대판 왕족처럼 행세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25일 연설자로 나서는 멜라니아 여사가 최근 백악관 내 장미정원을 재단장한 것도 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연설자들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6월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눴던 백인 변호사 마크 매클로스키 부부, 낙태 반대 운동가 애비 존슨 등이 대표적이다. 매클로스키 부부는 당시 시위대가 사유지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총으로 위협했고 불법 총기 사용 혐의로 기소됐다.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핵심 지지층인 백인 보수 유권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TV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진행 경험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 준비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행사 기획자들이 세부 사항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대통령의 깐깐함과 다양한 요구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총괄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마샤 리 켈리 씨(50)가 맡는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취임식과 뉴욕시 밀레니엄 행사 등을 지휘한 행사 전문가로 멜라니아 여사의 선임 고문도 맡고 있다. 2019년 4월 아시아계 최초로 주요 정당의 전당대회 책임자로 낙점됐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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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FDA, 코로나19 혈장치료 긴급 승인에…의학계 “정치적 결정”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학계 일각에서 해당 치료법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전날 전격 승인 결정을 내린 것에 “정치적 결정”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싸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구할 역사적인 발표를 하게 돼 기쁘다”며 이를 발표했다. 그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위대한 일”이라며 “강력한 치료제로 놀라운 성공률을 갖고 있다”고 이 치료법을 추켜세웠다. 혈장치료는 감염병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장(혈액에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을 뺀 액체 성분)을 추출해 다른 환자에게 주입함으로써 혈장에 포함된 항체가 치료를 돕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미 미국에서 7만 명 이상이 이 치료법을 이용했다.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발병 사흘 내 혈장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35%가 생존률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대규모 임상실험을 거친 것이 아니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FDA도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긴급 승인을 미뤄왔다. 이런 까닭에 FDA가 승인을 한 것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확보를 대선 승리의 관건으로 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을 노리고 전당대회 전날 이번 발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9월 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 때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 메도스 실장은 당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을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로 꼽았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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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韓 지지 요청에도… 美 “日과 무역분쟁, WTO심리대상 아냐”

    한국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통보일(24일)을 앞둔 상황에서 그 시발점이 된 무역분쟁 사안에 대해 한국을 편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 국무부는 21일(현지 시간) WTO에서 양국 무역분쟁이 다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동아일보 질의에 “미국은 두 동맹 간의 양자 분쟁에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7월 29일 WTO 분쟁해결기구(DSB) 회의에서 한 발언은 미국의 오랜 정책적 입장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WTO 홈페이지에 게재된 회의록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 회의에서 “오직 일본만이 자국의 본질적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가안보 조치에 해당하며, 한국이 이 문제를 WTO로 가져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을 낳았던 이 발언의 취지를 국무부가 재차 확인한 것이다. 앞서 한국 정부는 미국 측에 “WTO에서 한국을 지지해 달라”는 물밑 요청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노력에도 국무부가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은 셈이다. WTO 관련 현안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실무를 맡지만 한일 관계에 관한 부분은 국무부가 정책 협의를 통해 관여해왔다. 한국은 6월부터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했다.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3, 4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멕시코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등 무역·경제 규제를 정치외교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의 WTO 제소에 동의하면 자승자박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무부는 또 “우리는 양국이 역사 및 다른 사안에 대해 유지 가능한 해법을 보증할 수 있는 논의를 지속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지 가능한 해법’을 언급한 것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효력을 한시적으로 연기하는 수준을 넘어 이 협정을 정식으로 연장, 유지하라는 압박 차원으로 보인다. 이어 “한미일 세 국가의 강한 관계는 역내 번영과 안정을 담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및 다른 가치들에 맞선 도전에 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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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美 온라인전당대회 주목받는 ‘스크린 메시지’[광화문에서/이정은]

    정말로 이상한 전당대회이긴 했다. 대형 행사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도, 박수도, 청중이 뿜어내는 후끈한 열기도 없었다. 화려한 색깔의 풍선이나 플래카드 한 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때로 다큐멘터리, TV 인터뷰 아니면 유튜브 강연을 연상케 하는 프로그램과 생중계 연설이 뒤섞인 2시간짜리 영상물이 전부였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이렇게 짜인 나흘간의 온라인 행사로 막을 내렸다.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민주당이 온라인이라는 포맷을 어떻게 활용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느냐는 것이었다. 50개 주의 학생들이 50개의 분할 화면에서 만들어낸 미국 국가의 하모니, 농부와 간호사 등 다양한 직종의 유권자들이 동시에 참여한 화상 인터뷰, 펄럭이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읊조리는 수십 명의 목소리가 녹아 들어가게 한 편집 영상에서는 온라인의 특징을 살리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였다. 각 주의 특성을 앞세운 ‘롤 콜’(roll call·주별로 확보한 대의원 수를 발표하는 호명 절차)은 가장 호평받은 순서 중 하나. 각 주의 대표들이 선거 결과를 외치는 장면에서 지역 특산물인 칼라마리(오징어 요리) 접시나 화려한 원색의 원주민 전통 복장, 사람 키보다 큰 선인장을 보게 될 줄 누가 예상했던가. 비슷한 방식의 영상이 반복되며 후반부의 집중도와 긴장감을 떨어뜨린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생중계 연설의 경우 스튜디오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방송 사고처럼 화면이 정지되는 순간들이 발생했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연설은 첫 발언이 사회자의 소개와 엉켜버렸다. 이런 한계를 상쇄시킨 가장 강력한 힘은 메시지였다.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거물 인사들을 총동원해 나흘간 지속적으로 전달한 메시지는 분명하고도 일관됐다. ‘도널드 트럼프를 꺾자’는 것과 이를 위해 ‘투표하라’는 것. 홀로 카메라 앞에서 진행한 차분한 연설이었음에도 이들이 보여준 설득력과 흡입력은 폭풍처럼 몰아치는 힘이 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역설할 때 그의 뒤에 쓰여 있던 ‘헌법을 쓰다(writing the constitution)’라는 붉은 글씨는 어찌나 선명해 보이던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내가 당했듯이 이번에도 300만 표를 더 얻고도 질 수 있다”며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을 때는 기자까지도 그가 누르라는 ‘30330’을 눌러버렸다. 유권자 등록 안내로 연결되는 번호다. 이제는 공화당 차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TV 리얼리티 쇼를 진행했던 경험을 앞세워 이번 온라인 전당대회 준비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생중계와 청중들의 열광적 반응을 넣어 민주당보다 더 다이내믹하게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당대회의 승부는 형식이 가르는 게 아니다. 방향성이 분명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는 그 자체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폄하, 낙인찍기와 막말이 없어도 유권자들을 끌어들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해낼지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이정은 워싱턴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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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독재자 비위 맞추던 시절 끝나”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사진)이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현지 시간)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대통령을 맡겨준다면 어둠이 아닌 빛의 동맹이 되겠다”며 “함께 힘을 모아 이 어둠의 계절을 이겨내자”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앞으로 75일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너무 많은 분노와 공포, 분열을 일으켰다”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금의 대통령은 우리를, 미국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 나의 미국인 동지들이여, 이것은 용서가 안 되는 일이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현지 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컨벤션센터. 청중 없이 무대에 홀로 선 조 바이든 대선후보는 평소의 온건한 이미지와 달리 단호했고 매서웠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초래된 “미국의 암흑기라는 장(chapter)을 끝내는 일이 오늘밤 여기서 시작됐다고 역사가 말하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직 대통령(current president)’ 등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하는 표현을 쓰면서 현재의 위기가 그의 실정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지지 않고, 앞서서 이끌기를 거부하며 다른 이들을 비난하고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실패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그는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기적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기적도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위기 상황의 미국을 ‘암흑기’로 규정한 그는 이에 맞설 ‘빛’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와 자신을 대비시켰다. 흑인 시민운동가인 엘라 베이커의 “사람들에게 빛을 주라, 그러면 그들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란 말도 인용했다. 그는 ‘나라의 영혼을 위한 전투’로 규정하면서 “민주당 후보이지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 시 외교 분야의 대전환도 예고했다. 그는 “동맹 및 친구들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던 날들은 끝났다는 것을 우리의 정적(국가)들에 분명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해 강경한 외교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존 네그로폰테 초대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70명이 넘는 공화당 소속 전직 외교안보 분야 고위 관료들은 이날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바이든 후보는 1972년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전당대회에만 12번 참석한 끝에 주인공으로 직접 무대에 서게 됐다. ‘바이든이 이날 연설을 얼마나 준비해 왔냐’는 뉴욕타임스의 질문에 바이든의 측근인 테리 매컬리프는 “한평생”이라고 답했다. 연설을 마친 바이든 후보가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및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부부와 함께 컨벤션센터 밖에 깜짝 등장하자 짧은 불꽃놀이가 진행됐고 지지자들은 성조기를 흔들고 경적을 울려대며 환호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후보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유세를 진행하며 대놓고 ‘재 뿌리기’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가 시작된 오후 9시에는 폭스뉴스와 ‘맞불 인터뷰’를 했고, 트윗으로 바이든의 연설을 폄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매우 날카로운’ 외국 지도자를 상대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의 연설 중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조(바이든)는 47년간 그가 지금 말하고 있는 것들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말뿐이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공화당은 24일부터 나흘간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 후보로 선출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조유라 기자}

    • 20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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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트럼프 맹폭 “美 보호 실패…용서가 안 되는 일”

    “지금의 대통령은 우리를, 미국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 나의 미국인 동지들이여, 이것은 용서가 안 되는 일이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현지 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컨벤션센터. 청중 없이 무대에 홀로 선 조 바이든 대선후보는 평소의 온건한 이미지와 달리 단호했고 매서웠다. 카메라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날선 공격을 이어가며 주먹을 쥐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초래된 “미국의 암흑기라는 장(chapter)을 끝내는 일이 오늘밤 여기서 시작됐다고 역사가 말하게 될 것”이라며 투표로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책임은 지지 않고 증오·분열 조장”바이든 후보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부터 경제위기, 인종차별, 기후변화까지 현재 미국이 직면한 분야별 위기를 조목조목 찔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 번도 쓰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라는 주어를 써가며 현재의 위기가 그의 실정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 대통령은 책임지지 않고, 앞서서 이끌기를 거부하며 다른 이들을 비난하고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특히 코로나19의 대응 실패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그는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기적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기적도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은 모든 공격으로부터 언제나 예외 없이 미국과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위기 상황의 미국을 ‘암흑기’로 규정한 그는 이에 맞설 ‘빛’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와 자신을 대비시켰다. 흑인 시민운동가인 엘라 베이커의 “사람들에게 빛을 주라, 그러면 그들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를 ‘나라의 영혼을 위한 전투’로 규정하면서 “열정과 품위, 과학, 그리고 민주주의와 모든 것이 표 위에 올려져 있다”며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분열된 미국사회를 향해서는 단합과 포용을 강조하며 “민주당 후보이지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행사장 밖에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대형 주차장에 일렬로 차를 세우고 대형 모니터로 바이든 후보의 연설을 지켜봤다. 연설을 마친 그가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 및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부부와 함께 컨벤션센턴 밖에 깜짝 등장하자 이들은 성조기를 흔들고 경적을 울려대며 환호했다. 짧은 불꽃놀이까지 진행되면서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독재자 비위 맞추던 날들은 끝났다” 바이든 후보는 1972년 연방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정치 이후 48년 간 전당대회에만 12번 참석한 끝에 주인공으로 직접 무대에 서게 됐다. ‘바이든이 이날 연설을 얼마나 준비해왔냐’는 뉴욕타임스의 질문에 바이든의 측근인 테리 매컬리프는 “한 평생”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외교분야를 비롯한 정책 전반의 대전환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동맹 및 친구들과 함께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던 날들은 끝났다는 것을 우리의 정적(국가)들에게 분명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중시하고, 북한 러시아 중국 등에 대해서는 강경한 외교정책을 펴겠다는 취지다. 이날 존 네그로폰테 초대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국장, 존 벨린저 전 국무부 법률고문 등 70명이 넘는 공화당 소속의 전직 외교안보 분야 고위관료들은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월드 리더로서의 미국의 역할 약화 △독재자들과의 영합 △정보당국, 외교관, 군에 대한 비하 △‘법의 지배’ 훼손 △미국의 안보위협 직면 등 10가지를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로 짚은 뒤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것이 나라를 위한 최고의 이익”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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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만들어”… 트럼프에 직격탄

    퇴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직접 공격을 자제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관심을 끌기 위한 리얼리티쇼처럼 하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야당 민주당의 전당대회 사흘째인 19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독립혁명박물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 연설자로 등장했다. ‘헌법을 쓰다(Writing the Constitution)’라는 굵고 큰 빨간 글씨를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는 19분의 연설 시간 대부분을 트럼프 대통령 공격에 할애했다. 그는 ‘민주주의’란 단어를 18차례 사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걸맞은 사람으로 성장하지 못했고 이를 감당할 능력도 없었다”고 질타했다. 필라델피아는 1776년 7월 4일 당시 미국 내 13개 영국 식민지 대표들이 모여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곳이다. 미 민주주의의 성지(聖地)로 꼽히는 필라델피아를 일부러 택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망치고 있으니 바이든 후보를 뽑자’고 촉구한 셈이다. 그는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자질과 품성을 치켜세우며 “둘은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믿는다. 지금 대통령은 이를 믿지 않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진정한 힘은 세계의 모범이 되는 데서 나온다. 이런 나라는 독재자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함께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독재자로 평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냉소주의에 기대고 있다. 정책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가능한 한 투표를 하기 힘들게 만들려고 한다”며 적극적인 투표를 호소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서는 최고사령관이 위험을 무릅쓰고 나라를 지키는 군을 우리 땅의 평화 시위대 진압에 동원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적(敵)으로 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한창이던 올해 5월 말∼6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의 시위대 진압을 위해 연방군 투입을 고려했다는 점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어 “나라를 위한 마음에서 그가 대통령직에 진지하게 임하는 데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기를 바랐지만 공통의 가치를 찾지도 않았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지도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 실패의 결과는 혹독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인명 피해와 경기 침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추락 등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언론은 ‘전직 대통령이 현직을 이렇게 강도 높게 비판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대통령일 때 부통령으로 8년간 호흡을 맞췄던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내가 큰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나를 더 좋은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 암흑의 시기에서 나라를 회복시킬 능력이 있음을 믿어 달라”고 강조했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연설자로 나서 “4년간 사람들이 ‘트럼프가 얼마나 위험한지 미처 몰랐다. 그때로 돌아가서 다시 투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더 이상 ‘그때 그랬어야 했고 할 수 있었는데’ 식의 선거가 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가 그랬듯 바이든 측이 300만 표를 더 얻고도 선거에서 질 수 있다”며 “트럼프가 선거 승리를 훔치지 못하도록 압도적인 표차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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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인종차별엔 백신도 없어… 모두 나서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19일(현지 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로써 그는 미국 역사상 첫 비(非)백인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함께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진홍색 바지정장 차림으로 이날 델라웨어주에 차려진 스튜디오 무대에 선 그는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우리의 비극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끊임없는 혼란은 우리를 표류하게 하고, 무능함은 우리를 두렵게 하며, 냉담함이 우리를 외롭게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무능하고 혼란스러운 지도자로 몰아세운 것. 다만 해리스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실패한 리더십”이라고 지적하는 부분에서 딱 한 번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 비판을 자제하는 대신 자신이 미국 역사상 첫 비백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된 의미, 즉 미국의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또 어머니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시하는 등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해리스 후보는 “우리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며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고 더 많이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이 문제는 해결할 백신도 없다”며 “우리 모두를 위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첫 여성 검찰총장(법무장관) 출신인 해리스 후보는 ‘유리 천장’을 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그가 지명된 직후 그의 딸과 여조카, 친언니가 영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흑인 여성들이 “해리스는 나의 롤 모델”이라고 말하거나 그의 부통령 지명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편집영상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상영되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검사 출신인 그가 향후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행위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공격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12∼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후보 지명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과반(54%)이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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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다루듯”…침묵 깬 오바마 맹폭

    “대통령직을 관심을 끌기 위한 리얼리티쇼처럼 다루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단언했다. “대통령직에 걸맞는 사람으로 성장하지 못했고, 이를 감당할 능력도 없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그에 대한 공개 비판을 자제해오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작심하고 맹공을 퍼부은 것은 퇴임 후 처음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한 상황에서 공격력이 약한 바이든 후보를 대신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장의 일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이날 필라델피아의 미국 독립혁명박물관에서 연설을 진행했다. ‘헌법을 쓰다(Writing the Constitution)’라는 굵고 큰 빨간 글씨를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는 19분의 연설 시간 대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데 할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라를 위한 마음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진지하게 임하는 데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기를 바랐다”고 운을 뗐다. 그렇지만 “그는 그 무게를 느끼지도, 공통의 가치를 찾으려 하지도, 그가 챙겨야 할 민주주의에 대해 경외심을 느끼지도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 실패의 결과는 혹독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인명 피해, 국제무대에서의 미국의 위상 추락 등 문제를 나열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했다. “민주주의에서는 최고사령관이 위험을 무릅쓰고 나라를 지키는 군을 우리 땅의 평화 시위대 진압에 동원하지 않는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단지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인 적으로 몰지 않으며, 자유 언론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17차례나 썼다. 대통령-부통령으로 8년 간 호흡을 맞췄던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내가 큰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나를 더 좋은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며 “그는 공감 능력과 품격,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신념, 회복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조와 카멀라(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이 암흑의 시기에서 나라를 회복시킬 능력이 있음을 믿어 달라”며 지지를 요청했다. CNN방송은 “전직 대통령이 현직을 이렇게 강도 높게 공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절박한 톤으로 직접적이고 단호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열정적인 연설”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4년 동안 사람들이 ‘트럼프가 얼마나 위험한지 미처 몰랐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서 다시 투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을 들어왔다”며 “이번에는 더 이상 ‘그 때 그랬어야 했고 할 수 있었는데(woulda coulda shoulda)’식 선거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그랬던 것처럼 바이든-해리스 팀은 300만 표를 더 얻고도 선거에서 질 수 있다”며 “트럼프가 선거 승리를 훔치지 못하도록 압도적인 표 차이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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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여성·흑인 부통령 나올까…美민주, 카멀라 해리스 공식 후보 확정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19일(현지 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로써 그는 미국 역사상 첫 비(非)백인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함께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진홍색 바지정장 차림으로 이날 델라웨어주에 차려진 스튜디오 무대에 선 그는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우리의 비극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끊임없는 혼란은 우리를 표류하게 하고, 무능함은 우리를 두렵게 하며, 냉담함이 우리를 외롭게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무능하고 혼란스러운 지도자로 몰아세운 것. 다만 해리스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실패한 리더십”이라고 지적하는 부분에서 딱 한 번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 비판을 자제하는 대신 자신이 미국 역사상 첫 비백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된 의미, 즉 미국의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는데 집중했다. 또 어머니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시하는 등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해리스 후보는 “우리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며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고 더 많이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이 문제는 해결할 백신도 없다”며 “우리 모두를 위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을 통합시킬 바이든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며 “조는 우리의 도전들을 목적이 있는 것으로 바꿀 수 있는 대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캘리포니아주의 첫 여성 검찰총장(법무장관) 출신인 해리스 후보는 ‘유리 천장’을 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그가 지명된 직후 그의 딸과 여조카, 친언니가 영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흑인 여성들이 “해리스는 나의 롤 모델”이라고 말하거나 그의 부통령 지명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편집영상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상영되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검사 출신인 그가 향후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행위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공격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12~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후보 지명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과반(54%)이었다. 그의 남편인 유대계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첫 ‘세컨드 젠틀맨’이 될지도 관심이다. AP통신은 엠호프가 최근 다니던 로펌 ‘DLA파이퍼’를 휴직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해리스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 바이든 후보 부부와 함께 무대로 나와 아내를 껴안고 함께 손을 흔들며 외조를 본격화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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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우편투표는 재앙… 재선거로 이어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우편투표에 대한 문제점을 거듭 거론하며 ‘재선거’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선거에서 지더라도 그냥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편투표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못 봤던 종류의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결국 조작된 선거로 끝날 것이고 그들은 선거 결과를 공표하지 못할 수 있다”며 “그러면 이걸(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데 누구도 그걸 원하지 않고 나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정직한 투표를 해야 한다. 투표용지를 전국에 무차별로 뿌려놓고 그게 제대로 나오리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면서 “(우편투표와 달리) 부재자투표는 오랫동안 잘 작동해서 괜찮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트윗을 통해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쑥 대선 연기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의 제안에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까지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9시간 만에 꼬리를 내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연기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이날 멕시코 국경장벽 현장 방문차 애리조나주 유마를 찾아 “지금은 중국과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아예 발을 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과 중국은 올 1월 중국이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대중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내용의 1단계 무역합의를 맺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한 것은 아직 뚜렷한 진전이 없는 2단계 무역합의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2단계 무역협상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정부 보조금 문제 등 더 첨예한 이슈를 다루는 만큼 어차피 11월 대선 전에 합의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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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잃고 나흘뒤 일하러 간 조 바이든, 여러분 가정도 일으킬 겁니다”

    18일 진행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서는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호명)’이 진행됐다. 알파벳 순서대로 미국의 50개 주 및 6개 자치령, 워싱턴의 대의원 확보 수를 불러 나간 뒤 과반을 확보한 후보를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것. 롤 콜을 시작한 지 약 34분 만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이로써 바이든 후보는 1973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워싱턴 정치무대에 진출한 지 47년 만에 대선 본선 티켓을 공식적으로 쥐게 됐다. 대선 도전 삼수 끝에 이뤄낸 결과다. 부인 질 여사와 함께 화면에 등장한 바이든 후보는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진심으로 매우, 매우 감사하다.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목요일에 뵙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질 여사의 연설이었다. ○ 바이든의 인간적 면모 부각한 질 여사 질 여사가 연설한 장소는 미국 델라웨어주 브랜디와인 고등학교의 텅 빈 교실. 1990년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던 곳이다. 그는 “새로운 공책의 종이나 왁스칠이 된 복도의 냄새는 여기 없다. 학생들은 네모난 컴퓨터 스크린에 갇혔고 교실은 어둡기만 하다”고 묘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학교 문을 닫게 된 현실을 언급한 것이다. 질 여사는 바이든 후보가 6선의 상원의원 및 부통령을 지내던 시기에도 교사라는 현직을 유지해 왔던 커리어 우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부모와 학생들, 경기 침체와 건강 악화로 고통받는 미국인들을 향해 “엄마이자 할머니로서 비통함을 느낀다”며 위로하는 감성적인 접근과 함께 바이든 후보가 이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바이든 후보가 아픈 가족사를 극복해낸 과정을 소개하며 이를 국정으로 연결시켰다. “붕괴된 그의 가정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며 “같은 방식으로 나라를 회복시킬 수 있다. 사랑과 용기와 흔들림 없는 확신, 이해와 친절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첫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 만인 1972년 12월 교통사고로 부인과 어린 딸을 잃었고, 2015년에는 장남 보 바이든을 뇌종양으로 잃었다. 질 여사는 “보의 장례식 후 나흘이 지났을 때 조는 면도를 하고 정장을 꺼내 입은 뒤 일을 하기 위해 아들이 없는 세상으로 걸어 나갔다”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상상조차 안 되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조에게 이 나라를 맡기면 그는 우리 가족에게 했듯이 바로 당신의 가족에게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그는 우리를 하나로 묶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보수진영 거물급 바이든 지지 이어져 질 여사에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존 케리 전 국무장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이 주요 연사로 나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시기에 ‘지휘 센터’가 되어야 할 백악관 오벌오피스는 혼란만 가득한 ‘폭풍 센터’가 돼 버렸다”며 “지금의 백악관은 절대로 책임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the buck never stops there)”고 비판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고 적어놨던 문구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책임한 정책 결정을 꼬집은 것이다. 전날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 등에 이어 이날도 보수진영 거물급 인사들의 바이든 지지가 이어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은 “바이든은 (임기) 첫날부터 미국의 리더십과 도덕적 권위를 복원할 것”이라며 “바이든은 우리 모두가 거수경례할 때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낸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도 바이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질됐던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은 법의 지배를 짓밟고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사법부를 무기화했다”고 비난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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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 오른 美대선… 민주당 ‘언택트 출정식’

    미국 대선이 78일 앞으로 다가온 17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사진)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하면서 미국이 본격 대선 국면에 돌입했다. 바이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인사들은 ‘변화’와 ‘단합’을 외치며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연사로 나선 미셸 오바마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조목조목 비판한 뒤 “당신의 인생이 걸려 있으므로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호소했다. 당내 경선에서 바이든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민주주의와 경제의 미래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선거 실패의 대가는 너무 커서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지명과 함께 정책 공약의 기본이 되는 새 정강을 승인한다. 18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19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연설에 나서고, 20일 바이든이 후보 수락 연설을 한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24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V-O-T-E’ 목걸이 한 미셸 “트럼프는 잘못된 대통령…투표하라” ▼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에 맞지 않는 잘못된 대통령이다. 투표하라.” 17일(현지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우리가 바로 국민(We the People)’을 주제로 개막한 야당 민주당의 화상 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사람은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56)였다. ‘투표(VOTE)’란 글귀가 새겨진 금색 목걸이를 걸고 마지막 연사로 등장한 그는 “4년 만에 미국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가 보는 것은 혼돈, 분열, 완전한 공감 부족”이라며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외쳤다. 미셸 여사는 4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연사로 등장해 명언을 남겼다.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자 그는 “저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고상하게 간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고 말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 이 표현을 다시 사용하면서 “바이든은 믿음에 의해 인도되는 품위 있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부각시켰다. 그는 지난달 숨진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무언가 잘못된 것을 보면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악화되는 상황을 끝낼 수 없다. 바이든은 미 경제를 구하고 전염병을 물리치고 우리나라를 이끌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고 호소했다. CNN, MSNBC방송 등은 그의 연설에 대해 “가장 파워풀하고 인상적인 정치 연설 중 하나” “트럼프 대통령을 정확하게 저격한 역사적인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왜 민주당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인지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진행자인 크리스 월리스도 “미셸이 트럼프의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어버렸다”고 말했다. 미셸 여사의 목걸이는 흑인이 운영하는 로스앤젤레스의 귀금속 업체 바이샤리에서 주문 제작했다. 가격은 약 300달러(약 36만 원). 바이샤리 관계자는 “몇 주 전 미셸 여사의 스타일리스트에게 주문 전화를 받았지만 전당대회에 걸고 나올 줄 몰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도 ‘미셸 오바마 목걸이(Michelle Obama necklace)’, ‘투표 목걸이(vote necklace)’ 같은 단어가 인기 검색어로 등장했다. 미셸 여사는 대통령 부인 시절에도 ‘옷으로 정치를 한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옷과 장신구를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이날 전당대회 진행은 히스패닉 여배우 에바 롱고리아가 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대통령 비판에 앞장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바이든 후보와 경선을 펼친 버니 샌더스 및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이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샌더스 의원은 “이번 대선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우리가 그동안 만들어온 모든 진전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민주당의 단합을 호소했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과 분열한 것이 대선 패배의 한 요인이 됐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는 민주당 전당대회 홈페이지와 주요 언론사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됐다. 바이든 후보의 과거 유세 장면을 담은 기록 영상과 홍보물, 짧은 인터뷰 영상들이 교직되는 방식으로 2시간 동안의 프로그램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상시켰다. 성조기의 색깔인 빨강, 파랑, 하얀색 옷을 입은 50개 주의 어린이들이 각자 만들어내는 미국 국가의 하모니가 한 화면에 어우러지는가 하면, 주요 연사들의 연설이 끝난 직후에는 TV 앞에 모여서 박수를 보내는 유권자들의 반응이 수십 개로 분할된 화면을 채웠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임보미 기자}

    •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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