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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56조 원(지난해 말 기준)이 넘는 부채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그룹 사태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한 때 일부 자산을 매각하면서 고비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최소 3조 원 규모의 추가 매각이 실패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특히 이미 한 차례 유예했던 이자 지급 만기일이 하루 앞(23일)으로 다가오면서 이날이 헝다그룹 운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21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전날 저녁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의 지분 50.1%를 부동산 개발 회사인 허성촹잔(合生創展)그룹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당초 이달 초 계약 추진 사실이 공개됐을 때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비롯해 중국 매체들은 “최소 400억 홍콩달러(약 6조 원)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21일 “이 계약이 성사됐다면 200억4000만 홍콩달러(약 3조 원)를 조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헝다그룹과 허성촹잔그룹이 매각 가격을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헝다그룹은 자회사가 보유 중인 우량 은행 주식을 매각해 1조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거래까지 성사되면 위기를 넘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매각에 실패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기려던 헝다그룹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지난달 23일 유예했던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8350만 달러(약 981억 원) 지급일이 하루 앞(23일)으로 다가왔다. 규정에 따라 이자 지급을 한 차례 연기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이외에도 지난달 29일에 내지 못한 이자 4750만 달러(약 558억 원)와 이달 11일에 지급하지 못한 이자 1억4800만 달러(약 1738억 원)도 만기일이 곧 다시 닥친다. 일부에서는 헝다그룹이 23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이후 이자도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채권의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면 다른 채권 보유자들도 중도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23일이 ‘헝다그룹 운명의 날’이 될 전망이다. 헝다그룹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21일부터 홍콩 주식거래소에서 주식 거래를 다시 시작했다. 헝다그룹 주식은 파산 위기가 불거진 4일부터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었으나, 헝다그룹의 요청으로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하지만 이날 오전 헝다그룹의 주가는 10% 이상 폭락하며 출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헝다그룹 사태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계속 나타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가 포럼 연차회의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비록 부동산 시장에서 개별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위험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밝혔다. 류 부총리는 지금까지 헝다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중국의 최고위 당국자다. 앞서 17일 이강(易綱) 런민은행장 역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헝다 위기는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고위층에서 ‘헝다그룹 사태 통제가 가능하다’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그만큼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가 한 층 더 커졌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난해 10월 중국의 금융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란 용어로 비판해 각종 탄압을 받아온 마윈(馬雲·57·사진) 알리바바 창업주가 홍콩을 거쳐 스페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홍콩 주간지 동주간 등이 19일 보도했다. 당국의 눈 밖에 난 마윈이 지난 1년간 사실상 출국을 금지당한 상태였는데 이런 규제가 풀렸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12일 로이터통신 또한 “당국 압박 속에서 두문불출하던 마윈이 중국 본토를 벗어나 홍콩에 머무르며 동업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마윈은 16일 전용기를 타고 홍콩에서 출발해 스페인의 유명 휴양지 이비사섬으로 이동했다. 현지에서 요트 등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마윈의 출국을 허가해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마윈의 비판 직후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홍콩증시 상장을 전격 중단시켰다. 알리바바에 약 3조 원이 넘는 과징금도 부과했다. 마윈 또한 공개 강연, 해외 방문 등 외부 활동을 모두 중단하고 칩거해 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미성년 자녀가 ‘나쁜 행위’를 할 경우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격) 상무위원회는 19∼23일 열리는 회의에서 ‘가정교육촉진법’ 초안을 3차 심의한다. 가정교육촉진법은 미성년 자녀에 대한 교육이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제정 중인 법률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주 3시간으로 제한하고 방과 후 학원 교습도 사실상 전면 중지했다. 이런 규제로 인해 늘어난 청소년들의 여유 시간을 가정교육에 쓰라는 얘기다. 초안에는 경찰과 검찰, 법원이 미성년자가 나쁜 행위나 범죄 행위를 한 것을 발견하면 부모 등 보호자를 훈계 처분하고 가정교육 지도를 받게 하도록 규정했다. 부모가 훈계 처분을 받으면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일종의 ‘반성문’을 제출해야 한다.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법제위원회 대변인은 “청소년의 불량 행동은 여러 원인이 있는데 가정교육이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초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외에도 가족교육촉진 법안은 보호자에 대해 자녀의 휴식과 놀이, 운동시간을 확보하라는 규정도 담고 있다. 또 현급(한국의 기초자치단체급) 이상의 지방정부는 학생들의 숙제 부담을 줄이도록 하고 학교와 가정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난해 10월 중국의 금융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란 용어로 비판해 각종 규제를 받아온 마윈(馬雲·57) 알리바바 창업주가 홍콩을 거쳐 스페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홍콩 주간지 동주간 등이 19일 보도했다. 당국의 눈 밖에 난 마윈이 지난 1년간 사실상 출국을 금지 당한 상태였는데 이런 규제가 풀렸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12일 로이터통신 또한 “당국 압박 속에서 두문불출하던 마윈이 중국 본토를 벗어나 홍콩에 머무르며 동업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마윈은 16일 전용기를 타고 홍콩에서 출발해 스페인의 유명 휴양지 이비사 섬으로 이동했다. 현지에서 요트 등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마윈의 출국을 허가해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마윈의 비판 직후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홍콩증시 상장을 전격 중단시켰다. 알리바바에 약 3조 원이 넘는 과징금도 부과했다. 마윈 또한 공개 강연, 해외 방문 등 외부 활동을 모두 중단하고 칩거해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날로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서로의 군사력을 강조하며 일종의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민간 선박을 이용해 군 병력을 수송하는 훈련을 실시했고, 대만은 전력 열세에도 ‘선(先)매복 후(後)반격’ 등의 전술을 통해 중국군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18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중부전구 제81집단군 소속 합동여단은 14, 15일 양일간 대형 여객선을 이용해 병력을 수송하는 훈련을 비밀 장소에서 실시했다. 이 여객선은 배수량 4만5000t급으로 승객 1700여 명, 차량 350대를 동시에 수송할 수 있다. 군 수송선의 규모가 민간 선박보다 훨씬 작다는 점을 감안해 대규모 이동이 가능한 대형 여객선을 동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군사 전문가는 “이번 훈련은 대만 분리주의자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CCTV에 말했다. 관영 환추시보 또한 이날 사설을 통해 “중국의 군사 역량이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에 집중될 것이며 이들 지역에서 중국이 미군의 역량을 넘어서 우세를 형성하는 것은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7일 인민해방군보는 웨이보 계정을 통해 최근 미국이 중앙정보국(CIA) 내에 ‘차이나하우스’로 불리는 중국미션센터도 신설하고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 외에도 광둥어, 상하이어 등 각종 방언에 능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채용 공고를 내걸었다는 점을 거세게 비판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스파이 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이유에서다. 인민해방군보는 “교활한 여우가 뛰어난 사냥꾼을 이길 순 없다. 간첩이 암약하지 못하게 하고 기밀정보 유출에 대항하기 위한 ‘인민의 전쟁’이 필요하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18일 홍콩 밍보, 대만 핑궈일보 등도 ‘중국의 대만 본토 침공’을 가정한 대만 국방부의 자체 ‘워게임(wargame·가상전쟁 시뮬레이션)’에서 대만군이 최초로 인민해방군에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4월 인민해방군을 ‘홍군(가상의 적)’으로 상정한 ‘한광(漢光) 37호’라는 워게임을 실시했다. 이 게임에서 중국군은 둥펑-15, 둥펑-16 미사일로 대만 서부 공항을 파괴하고, 헬기부대로 대만 북부를 타격했다. 대만 주요 공항, 항만, 군사시설에는 20여 차례의 미사일 공습이 가해졌다. 하지만 대만군은 전력(戰力)을 보존하고 분산 배치에 성공했다. 또 미사일로 중국 본토 동남부의 미사일 기지, 군 비행장을 타격하고 잠수함과 전투기로 중국 상륙 함단을 격침시켰다. 상륙 작전을 위해 대기하던 중국의 지상군 병력도 대만의 미사일에 의해 궤멸되는 바람에 중국군이 더 이상 대만 상륙작전을 이어가지 못했다. 미 민간 군사력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1위, 중국은 3위, 대만은 22위다. 핑궈일보는 이런 전력 차에도 대만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로 전술과 미사일 요격 체계 등을 들었다. 대만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향해 배치한 단거리 미사일 1370여 기인데 이 중 수백 기를 패트리엇 미사일, 톈궁(天弓) 시스템을 통해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만군 전투기를 중국 미사일에 무력화되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으며 이 전투기들이 인민해방군을 공격해 대만 상륙을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해군 주력 함정들과 잠수함 또한 사전에 설정해 둔 대피 지역으로 일시에 대피시켜 매복시킨 뒤 중국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끝난 뒤 다시 집결해 인민해방군을 상대했다고 덧붙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헝다-전력난-공급 교란 3대 악재에… 中 3분기 ‘4%대 성장’ 쇼크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 사태, 전력난, 홍수 등으로 중국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9%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5%대 성장률이 깨진 것은 1992년 분기별 성장률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뚜렷한 경기둔화 조짐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텍스트를 입력하세요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경제가 동시에 비틀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지난해를 제외하면 분기 성장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발표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의 예상치 5.0∼5.2%보다 낮고 올해 1분기(18.3%), 2분기(7.9%)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완연하다. 대형 부동산회사 헝다의 파산 위기, 유례없는 전력난, 세계 공급망 교란 여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푸링후이(付凌暉)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들어 석탄 가스 원유 등 국제 에너지원 가격이 크게 올랐고 국내 석탄 공급도 긴박하게 이뤄졌다. 일부 부동산 기업이 과하게 빚을 내 맹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전력난과 헝다 사태를 언급했다. 중국 관계자가 공개석상에서 전력난이 심각한 것을 시인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푸 대변인은 3분기 누적 성장률이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력난 지속 등으로 4분기 성장률 또한 시장 예상치를 밑돈다 해도 올해 전체로는 당국이 제시한 연 6%대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표된 9월 주요 경제지표에서는 3분기 성장률 부진이 예고됐다.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을 나타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PMI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0.7% 올랐다. 생산 단가 상승으로 제조업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소비 활력을 보여주는 9월 소매판매 증가율 또한 4.4%에 그쳐 두 자릿수를 넘던 예년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아시아 최대 알루미늄 생산 기업인 중왕(忠旺)그룹 또한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다. 18일 진룽제 등 경제매체들에 따르면 중왕은 15일 공시를 통해 “본사 및 계열사에서 심각한 경영 문제가 발생했다.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공시했다. 알루미늄이 산업 전반에 걸쳐 기본재료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헝다, 화양녠 등 주요 부동산회사에 이어 이 회사의 위기 또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경제가 올해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던 주요 기관 또한 속속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8.4%에서 8.1%로 낮췄다. 미국 골드만삭스 또한 기존 8.2%에서 7.8%로 하향했다. 최근 미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물가 상승 우려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17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가 8∼12일 경제·금융 전문가 67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은 향후 12∼18개월간 미 경제 성장의 최대 위협으로 ‘공급망 병목’을 꼽았다. 노동력 부족(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8.2%)보다 훨씬 높다. 응답자의 45%는 ‘적어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공급망 병목이 해소될 것’으로 점쳤고 15%는 후년인 2023년으로 예상했다. 물류 분야의 주무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 역시 17일 CNN에 출연해 “올해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문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미 물가가 5.2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6월(3.4%)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 말이 돼서야 2.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0년간의 평균치인 1.8%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 또한 연율 3.1%로 전망했다. 7월 조사(7.0%) 때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4분기(10∼12월) 성장률 전망치도 5.4%에서 4.8%로 낮아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경제가 동시에 비틀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지난해를 제외하면 분기 성장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발표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의 예상치 5.0~5.2%보다 낮고 올해 1분기(18.3%), 2분기(7.9%)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완연하다. 대형 부동산회사 헝다의 파산 위기, 유례없는 전력난, 세계 공급망 교란 여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푸링후이(付凌暉) 국가통계국 대변인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들어 석탄, 가스, 원유 등 국제 에너지원 가격이 크게 올랐고 국내 석탄 공급도 긴박하게 이뤄졌다. 일부 부동산 기업이 과하게 빚을 내서 맹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전력난과 헝다 사태를 언급했다. 중국 관계자가 공개석상에서 전력난 심각을 시인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베이징 최저기온이 영하 0.2도로 떨어지는 등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철이 다가온다는 점도 전력난 우려를 더한다. 다만 푸 대변인은 3분기 누적 성장률이 전년비 9.8%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력난 지속 등으로 4분기 성장률 또한 시장 예상치를 밑돈다 해도 올해 전체로는 당국이 제시한 연 6%대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표된 9월 주요 경제지표에서는 3분기 성장률 부진이 예고됐다.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을 나타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PMI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0.7% 올랐다. 생산 단가 상승으로 제조업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소비 활력을 보여주는 9월 소매판매 증가율 또한 4.4%에 그쳐 두 자릿수를 넘던 예년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아시아 최대 알루미늄 생산기업 중왕(忠旺)그룹 또한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다. 18일 진룽제 등 경제매체들에 따르면 중왕은 15일 공시를 통해 “본사 및 계열사에서 심각한 경영 문제가 발생했다.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공시했다. 알루미늄이 산업 전반에 걸쳐 기본 재료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헝다, 화양녠 등 주요 부동산회사에 이어 이 회사의 위기 또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경제가 올해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던 주요 기관 또한 속속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8.4%에서 8.1%로 낮췄다. 미 골드만삭스 또한 기존 8.2%에서 7.8%로 하향했다. 최근 미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물가 상승 우려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17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가 8~12일 경제·금융 전문가 67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은 향후 12~18개월간 미 경제 성장의 최대 위협으로 ‘공급망 병목’을 꼽았다. 노동력 부족(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8.2%)보다 훨씬 높다. 응답자의 45%는 ‘적어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공급망 병목이 해소될 것’으로 점쳤고, 15%는 내후년인 2023년을 예상했다. 물류 분야의 주무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 역시 17일 CNN에 출연해 “올해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문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미 물가가 5.2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6월(3.4%)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 말이 돼서야 2.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0년간의 평균치인 1.8%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 또한 연율 3.1%로 전망했다. 7월 조사(7.0%) 때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4분기(10~12월) 성장률 전망치 또한 5.4%에서 4.8%로 낮아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중국이 8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밀리에 시험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의 극초음속활공체(HGV)는 목표물에서 약 32km 거리에 떨어졌다. FT는 “중국 극초음속 무기의 진전을 보여준 이 테스트는 미국 정보기관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이번 시험발사로 미국이 알고 있는 것보다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관련 기술이 발전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핵무기 정책 전문가인 테일러 프레이블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FT 인터뷰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완성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에서 최대 20배 이상까지 속도를 내는 미사일로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첨단 무기다. 탄도미사일은 우주로 높이 올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 중에서 낮은 궤도로 날아가다가 목표물을 빠르게 타격한다.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각국의 MD 체계를 무력화시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1∼2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고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대국들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북한도 지난달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중국은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같은 해 말 러시아는 ‘아방가르드’를 실전 배치했으며 지난해에는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지르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은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강도 높게 추진해 왔으나 현재까지는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4월 B-52H 전략폭격기가 극초음속 미사일인 ‘AGM-183A ARRW’를 발사하는 시험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8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밀리에 시험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의 극초음속활공체(HGV)는 목표물에서 약 32㎞ 거리에 떨어졌다. FT는 “중국 극초음속 무기의 진전을 보여준 이 테스트는 미국 정보기관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이번 시험발사로 미국이 알고 있는 것보다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관련 기술이 발전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핵무기정책 전문가인 테일러 프라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FT 인터뷰에서 “핵탄두을 탑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완성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에서 최대 20배 이상까지 속도를 내는 미사일로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첨단 무기다. 탄도 미사일은 우주로 높이 올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 중에서 낮은 궤도로 날아가다가 목표물을 빠르게 타격한다.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각국의 MD 체계를 무력화시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1~2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고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대국들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북한도 지난달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중국은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같은 해 연말 러시아는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했으며 지난해에는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지르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은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으나 현재까지는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4월 B-52H 폭격기가 극초음속 미사일인 ‘AGM-183A ARRW’를 발사하는 시험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 공급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이 글로벌 물류 허브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저녁 개최된 ‘제2회 유엔 글로벌 지속가능 교통회의’ 화상 연설에서 “지속가능한 교통 발전을 위한 ‘글로벌 혁신과 지식 센터’를 설립 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보장하려는 중국 정부의 역할을 더 강화 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편리화를 촉진하려는 중국의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계속해서 고품질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해외 인프라 투자건설 프로젝트) 건설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물류 분야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발생한 세계적 공급 불안이 미국의 주요 항만에서 시작된 물류대란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중국이 물류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생각이다. 물류 주도권 확보를 통해 수출을 지금보다 더 늘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극복되는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수출품을 실어 나를 물류 문제가 수출 증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본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제품을 해외로 실어 나른 컨테이너가 중국으로 제 때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비효율적인 항만 운영 등으로 최근 중국의 운송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주장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05년부터 16년간 집권했으며 곧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3일 화상회담을 가진 후 메르켈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극진히 예우했다. 메르켈 총리가 재임 중 중국을 12차례나 방문했고 미중 갈등에서도 일방적으로 미국 편만 들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는 주독 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등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와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14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전일 시 주석과 메르켈 총리가 화상회담을 가지면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시 주석은 공개석상에서 거의 웃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날 이례적으로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런민일보는 “메르켈이 재임하는 동안 중국과 독일 관계는 물론이고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관계도 매우 돈독해졌다”고 평했다. 특히 시 주석이 “중국인은 정(情)과 의(義)를 중시하고 라오펑유를 잊지 않는다. 중국의 대문은 언제라도 당신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서로 알려면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人之相識 貴在相知, 人之相知 貴在知心)’는 맹자의 구절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또 메르켈의 재임 중 중국과 독일은 ‘제로섬’ 게임을 피하고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치하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메르켈이 주요국 지도자 중 중국을 가장 많이 방문했으며 실용적인 대중국 정책을 펼쳤다고 호평했다. 2005년 11월 취임한 메르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9월까지 총 12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같은 기간 시 주석은 세 차례 독일을 찾았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 후 전화와 화상회담으로 접촉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에만 다섯 번 교류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4일 대만 남부의 2대 도시 가오슝의 13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4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화재가 새벽 시간에 발생했고 빠른 대피가 어려운 노인이 많이 살았던 데다 해당 건물의 노후화가 심해 소방 시설 또한 미흡했던 것이 대규모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중 고령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롄허보 등에 따르면 오전 2시 54분쯤 옌청구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화재가 1층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만 밝혔다. 일부 매체는 소방당국이 진압을 위해 출동했을 때 건물 1층에 쌓인 물건더미에서 불길이 맹렬히 치솟고 있었다며 방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찰이 일부 주민으로부터 ‘화재 발생 전 건물 내에서 한 부부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특정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약 40년 전 지어진 이 건물은 지상 13층, 지하 2층으로 이뤄져 있다. 건물 자체가 오래된 데다 주변 상권도 몰락해 1∼5층 상가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6∼13층에만 약 120가구가 살고 있었다. 거주민 대부분은 노인이었고 특히 신체장애가 있는 노인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139대와 소방관 377명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이날 오전 7시쯤 진화에 성공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사망자는 7명 내외로 전해졌으나 소방당국이 6층 이상 고층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서면서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세계적인 공급 쇼크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996년 통계 집계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인플레 장기화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 시간)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5.4% 올랐다고 밝혔다. 약 13년 사이 최대 폭의 상승률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이 1.2% 올라 전체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공급망 붕괴 여파로 식료품 가격도 한 달 사이 1.2%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원자재 부족과 기업들의 인력난 물류 차질 등으로 공급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해 물가가 뛰고 있다. 당초엔 이 같은 공급망 병목 현상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향후 최소 몇 달 동안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 장기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올해 말 통화정책 정상화를 계획하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의 행보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 회복이 광범위하게 이어질 경우 점진적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위원들은 “다음 회의(11월)에서 테이퍼링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 절차는 11월 중순 또는 12월 중순에 시작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의 조기 긴축은 세계 금융시장에 ‘긴축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도 석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을 겪고 있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중국의 P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상승했다. 석탄 가격이 지난해 동월 대비 74.9% 오르며 전체 상승을 주도했다. 석유·천연가스 채굴(43.6%), 석유 석탄 등 연료 가공(40.5%), 철 및 합금을 뜻하는 흑색금속(29.4%), 화학원료(25.5%) 등의 분야에서도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기업들이 높아진 생산비용을 가격에 반영할 경우 ‘중국발 인플레’가 세계 시장에 수출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세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전력대란 후폭풍이 세계 다른 국가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4일 대만 남부의 2대 도시 가오슝의 13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4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화재가 새벽 시간에 발생했고 빠른 대피가 어려운 노인들이 많이 살았던 데다 해당 건물의 노후화가 심해 소방 시설 또한 미흡했던 것이 대규모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중 고령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롄허보 등에 따르면 새벽 2시 54분쯤 옌청구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화재가 1층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만 밝혔다. 일부 매체는 소방당국이 진압을 위해 출동했을 때 건물 1층에 쌓인 물건더미에서 불길이 맹렬히 치솟고 있었다며 방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찰이 일부 주민으로부터 ‘화재 발생 전 건물 내에서 한 부부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특정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약 40년 전 지어진 이 건물은 지상 13층, 지하 2층으로 이뤄져 있다. 건물 자체가 오래된 데다 주변 상권도 몰락해 1~5층 상가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6~13층에만 약 120가구가 살고 있었다. 거주민 대부분은 노인이었고 특히 신체 장애가 있는 노인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139대와 소방관 377명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이날 오전 7시쯤 진화에 성공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사망자는 7명 내외로 전해졌으나 소방당국이 6층 이상 고층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서면서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저우샤오윈(周小雲) 중국 후난성 헝난현 서기가 공개석상에서 프랑스 최고급 명품브랜드 ‘에르메스’ 벨트를 착용하고 찍은 사진으로 구설에 올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부의 재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 개념을 주창하고, 이를 위해 당 간부의 부정부패부터 척결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상황에서 돌출 행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파장이 커지자 저우 서기는 뒤늦게 ‘모조품’이라고 해명했지만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4일 텅쉰왕 등에 따르면 저우 서기는 12일 헝난현에서 개최된 ‘2021년 국가사이버보안홍보행사’ 개막식에서 흰색 셔츠와 검은색 정장을 입고 허리에 금장의 에르메스 벨트를 착용했다. 그는 이날 단상에 올라 여러 명의 참석자와 사진을 찍었다. 나머지 인사들은 양복 단추를 잠그거나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를 취해 벨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벨트는 장식이 크고 황금색이어서 쉽게 눈에 띄었다. 에르메스를 뜻하는 ‘H’ 로고 또한 선명했다. 이 벨트의 진품 가격은 100만~150만 원 정도다. 바이두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서는 누리꾼 질타가 잇따랐다. ‘명품 벨트를 착용하고 공식석상에 나온 것은 스스로 부패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반드시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저우 서기가 과거에도 공개석상에서 롤렉스로 보이는 명품 시계를 차고 등장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저우 서기 측은 14일 “벨트는 노점상에서 구입한 140위안(약 2만6000 원)짜리 모조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헝난현의 고위공직자 부패 조사위원회는 이미 그의 부정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05년부터 16년간 집권했으며 곧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3일 화상 회담을 가진 후 메르켈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극진히 예우했다. 메르켈 총리가 재임 중 중국을 12차례나 방문했고 미중 갈등에서도 일방적으로 미국 편만 들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는 주독 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등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와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14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전일 시 주석과 메르켈 총리가 화상 회담을 가지면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시 주석은 공개석상에서 거의 웃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날 이례적으로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런민일보는 “메르켈이 재임하는 동안 중국과 독일의 관계는 물론,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관계도 매우 돈독해 졌다”고 평했다. 특히 시 주석이 “중국인은 정(情)과 의(義)를 중시하고, 라오펑유를 잊지 않는다. 중국의 대문은 언제라도 당신을 향해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서로 알려면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人之相識 貴在相知, 人之相知 貴在知心)’는 맹자의 구절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또 메르켈의 재임 중 중국과 독일은 ‘제로섬’ 게임을 피하고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치하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메르켈이 주요국 지도자 중 중국을 가장 많이 방문했으며 실용적인 대중국 정책을 펼쳤다고 호평했다. 2005년 11월 취임한 메르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9월까지 총 12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같은 기간 시 주석은 세 차례 독일을 찾았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 후 전화와 화상 회담으로 접촉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에만 5번 교류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1996년 통계 집계 후 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PPI는 국내 생산자가 내수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종합한 수치로 PPI가 올랐다는 것은 생산 비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중국의 물가 불안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중국의 P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상승했다. 석탄 가격이 지난해 동월 대비 74.9% 오르며 전체 상승을 주도했다. 석유·천연가스 채굴(43.6%), 석유·석탄 등 연료 가공(40.5%), 철 및 합금을 뜻하는 흑색금속(29.4%), 화학원료(25.5%) 등의 분야에서도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둥리쥐안(董莉娟)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홈페이지에 올린 9월 물가 동향 분석 자료에서 “석탄과 일부 에너지 대량 소비 산업의 제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공업 제품 가격의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PPI가 크게 상승하면서 사업자들이 높아진 생산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높은 세계 인플레이션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미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세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전력대란 후폭풍이 세계 다른 국가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 당국이 최근 전력대란 해소 대책의 일환으로 전기 요금 인상을 허용했다”며 “전기 요금 인상만으로도 2022년 3분기(7~9월)까지 소비자물가를 0.4%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내 최고의 미국 전문가로 꼽히는 스인훙(時殷弘·70·사진)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가 일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중 관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살짝 미소 짓는다고 해서 중국인이 바로 열광하면 안 된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중국 정부 격인 국무원 고문으로 활동하는 스 교수는 외교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대미 정책을 가늠해 볼 수도 있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 교수는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출판기념회에서 “현재 중국은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중국인의 기억력이 정말 짧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 및 과학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기본 전략을 수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초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 미중 관계의 긴장은 매우 높은 상태로 동결 혹은 유예돼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의미심장하게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나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을 올해 안에 열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어겼다는 혐의로 약 3년간 캐나다에 구금됐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또한 풀려나 지난달 25일 중국에 돌아왔다. 스 교수는 최근의 이런 일들이 미국의 근본적인 대중국 정책 수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고조되던 긴장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이고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내 최고의 미국 전문가로 꼽히는 스인훙(時殷弘·70)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가 일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중 관계에 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살짝 미소 짓는다고 중국인이 바로 열광하면 안 된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국무원 고문으로도 활동하는 스 교수가 중국의 외교정책 입안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향후 중국의 대미 정책을 예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 교수는 11일 베이징의 한 출판기념회에서 “현재 중국은 미중관계 개선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중국인의 기억력이 정말 짧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 및 과학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기본 전략을 수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 미중 관계의 긴장은 매우 높은 상태로 동결 혹은 유예돼 있다. 가까운 미래에 의미심장하게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와 양제츠(楊洁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올해 안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어겼다는 혐의로 약 3년간 캐나다에 구금됐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또한 풀려나 지난달 25일 중국에 돌아왔다. 스 교수는 이것이 미국의 근본적인 대중국 정책 수정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고조되던 긴장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이며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미국 측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역 갈등은 더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안합니다. 사용할 수 없습니다(Sorry. Out of use).’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중심의 복스홀(vauxhall)에 있는 ‘텍사코’ 주유소의 주유기엔 사용 불가 안내표만 붙어있었다. 휘발유가 없어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주유소에서 만난 스미스 씨(52)는 “정부가 주유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군부대까지 동원했다는데 여전히 이 모양”이라고 혀를 찼다. 런던 웨스트민스터를 중심으로 반경 6km 내 주유소 7곳 가운데 휘발유 주유가 가능한 곳은 단 1곳뿐이었다. 세계가 ‘공급 쇼크’에 신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수그러들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데 위기 때 위축된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생산과 물류 공급이 차질을 빚는 ‘병목 현상’에다 원자재 값마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공급망 쇼크와 인플레이션 충격이 겹치면 글로벌 소비시장 위축과 경기 회복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항만은 ‘컨테이너겟돈’, 영국은 ‘윈터블루스’10일 런던 나인엘름스의 대형 슈퍼마켓 웨이트로즈(Waitrose) 생수 구매 코너엔 “죄송하다. 재고가 부족하다.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구가 붙었다. 장을 보던 조지프 씨는 “이 슈퍼마켓은 영국 왕실에 물건을 납품할 정도로 관리가 철저한 편인데도 이렇다. 런던 외곽은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높은 에너지 가격, 휘발유 부족, 식품 공급망 문제,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영국은 겨울 우울증(Winter Blues)에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 두 번째 규모인 뉴욕·뉴저지주 항만 일대도 최근 전례 없는 물류대란이 일고 있다. 8일 뉴욕의 한 항만 운영 책임자는 “항만에 도착한 수입 화물이 트럭에 실려 이동하기까지 (평소의 두 배인) 8일 이상이 걸린다”며 “물류센터 근로자와 도로를 오가는 트럭운전사가 부족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물류업계는 코로나19 위기 초기에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했다. 올해 시장 수요가 급증하자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인력뿐 아니라 장비도 부족하다. 항만 주변 도로에서 만난 트럭운전사 스콧은 “요즘 나를 포함한 모든 기사들이 섀시(화물트럭 뒤에 연결해 컨테이너를 올려놓는 차대)를 구하기 힘들어한다. 섀시가 없으면 화물 운송을 못 한다”고 털어놨다. 미국에선 항만 적체 대혼란을 뜻하는 ‘컨테이너겟돈(Containergeddon·컨테이너와 아마겟돈의 합성어)’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선박 운임까지 출렁이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공장 멈출까 봐 발전기 돌리는 중국 기업들선박 운임은 공급망 교란과 급증한 수요로 치솟다가 최근 전력난이 심각한 중국의 선박 수요가 줄면서 하락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사상 초유의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을 멈출 판이다. 11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 외곽 공단의 한 부품회사는 지난달 20일 쑤저우시 담당자로부터 ‘전력 사용을 30% 감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감축 할당량은 지난달 28일 90%까지 올라갔다. 이 회사는 결국 기름을 때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대용량 발전기를 구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발전기를 확보한 회사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쑤저우시 내에서 발전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용량 발전기는 구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력난은 당국의 무리한 탈탄소 정책과 석탄 주요 수입국이던 호주와의 외교 갈등에 따른 석탄 공급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 전력난이 길어지면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공급 쇼크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7월 5.4%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달 3.4%로 13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고, 독일(4.1%)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6.0%에서 5.9%로 하향 조정하며 공급망 차질에 따른 미국 성장률 하락과 독일 제조업의 중간재 부족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일부에서는 공급 쇼크가 시장에서 차차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꺾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팬데믹 이후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실업률이 치솟고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런던=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쑤저우=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