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이승헌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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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승헌 부국장입니다.

dd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美-中 체스판에 올려진 한국, 멀리 보고 한미동맹 강화해야”

    《 동아시아 외교 지형이 어느 때보다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미국과 중국 간 충돌로 주요 2개국(G2) 사이에 놓인 한국의 선택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1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2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과 동북아역사재단, 조지워싱턴대 아시아연구소 등이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에서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광복 70주년: 성과와 도전, 그리고 미래’ 세미나에선 긴박한 동북아 정세와 한국의 선택 등을 놓고 치열한 토론이 전개됐다. 10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에서 제기된 한미 전문가들의 진단과 분석을 소개한다. 》 이날 세미나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한미 관계의 미래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의 굳건함은 변함이 없겠지만 미중 간의 ‘협력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은 상황에 따라 복잡한 선택을 해야 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테런스 로리그 미 해군대 교수는 “최근 한미 동맹은 강한 상태를 유지해 왔고 당분간은 그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미 동맹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슈가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미중 사이에 놓인 한국의 입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중 관계 악화가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지만, 한국이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는 있다”며 “때때로 한국은 미중이 벌이는 ‘체스 게임’에 놓인 상태에서 양측의 강력한 충돌(clash of wills)로 인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셰일 호로위츠 미 밀워키 위스콘신대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과 미일 간의 유대를 어떤 식으로든 약화시키려는 기본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마치 구소련이 주변의 핀란드에 접근해 소련에 대한 유화책을 펴도록 한 정책(Finlandizing)처럼 한국에 접근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9월 중국 열병식 참석으로 불거진 미국 내 일각의 ‘중국 경사론’에 대해 지나친 흑백론은 경계하면서도 한국이 중국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을 갖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로리그 교수는 박 대통령이 9월 열병식 참석 후 언급한 ‘중국과 통일 논의 시작’ 발언을 거론하며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가시적인 압박을 행사하지 않고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박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과거보다 더 미중일 등 주변 국가들과 맞물린 변수를 입체적으로 고려해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에 나선 하용출 미 워싱턴대 석좌교수는 “한미 동맹이 지금처럼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주어진 현실에 편안하게 안주해서는 안 되며 한미 양국이 다양한 변수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런 때일수록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이슈를 넘어 글로벌 이슈로까지 양국 관심 범위를 확대해 동맹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탯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도전이 있겠지만 한국이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광복 70년 만에 세계 핵심 국가로 도약한 저력을 믿는 미국인들이 더 많다.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현명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로위츠 교수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미중 가운데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없지만 정치외교적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이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그럴 경우) 미국은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일본과의 관계 강화 등 상호보완적인 지역 구상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로리그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한미 동맹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에 대비한 한미 간 대화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미 양국 당국자들은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로서 지속적인 대화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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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이승헌]서울의 30분에 쏠린 워싱턴의 시선

    “이번엔 잘돼야 할 텐데요….” 미국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얼마 전 기자에게 2일 서울에서 열릴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울 분위기는 어떠냐”, “이번엔 한일 간에 앙금을 털 수 있겠느냐”라며 마치 미국 일이라도 되는 듯 물어보았다. 그는 지난달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보다 더 긴장된 마음으로 약 30분간 열릴 한일 정상회담을 기다린다고도 했다. 실제로 워싱턴의 동북아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일 정상회담이 초미의 관심사다. 올해 안에는 어떤 식으로든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유는 자명하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을 시작으로 최근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일촉즉발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핵심인 한미일 3각 동맹을 하루라도 빨리 복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미국의 조바심에 가까운 기대감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최근 성명을 내고 “한일 양국의 건설적 관계가 미국엔 전략적 우선순위이며 한일 양국은 동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동맹들”이라며 성공적 회담을 기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달 14일 카네기평화재단은 ‘한일 관계: 50년 그 이상을 넘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여기에 참석했던 김태효 전 대통령대외전략기획관(성균관대 교수)은 기자에게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한일 관계 개선을 바라는 세미나를 개최한 의도가 무엇이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렇게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워싱턴 외교가의 시선을 접하고 있노라면, 새삼 우리를 둘러싼 외교적 상황에 대한 적지 않은 시사점을 깨닫게 된다.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접점을 얼마나 찾을 수 있을지를 떠나 다양한 변수가 어지럽게 뒤섞이고 있는 동아시아 국제정치 지형에서 한국이 어디에 서 있는지 들여다볼 계기를 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한일 관계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이지만, 동시에 이제는 양국을 넘어선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글로벌 이슈까지는 아니지만 한일 문제는 미국을 축으로 하는 서방 민주 진영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발표한 북한 관련 성명에서 북핵 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다루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이 표현은 한일 관계에 더 적용되고 있는 인상을 받는 게 사실이다. 한미 관계를 양자 관계의 틀 속에서 보는 일각의 협소함을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도 다시 한번 주고 있다. 이제 한미 관계는 불변의 상수라기보다는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러시아 호주 등 주변 국가와 맞물릴 수밖에 없는 다차원의 외교 함수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되고 있다.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이전보다 더 요구될 가능성도 높다. 어렵게 성사된 한일 정상회담이 짧은 만남으로 풍성한 성과를 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외교의 장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된다면, 이 역시 회담의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짧지만, 박근혜 정부 외교사에 분수령이 될 오늘 한일 정상회담이다.이승헌 워싱턴 특파원 ddr@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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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확한 정보제공 사과”…美 록히드마틴, 씁쓸한 사드 ‘치고 빠지기’

    고고도 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제작사이자 미국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지난주 워싱턴에서 벌인 ‘치고 빠지기’ 식 언론플레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마이크 트로츠키 록히드마틴 항공·미사일방어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미 양국의 정책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금 사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니, 하루 만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를 뒤엎었다. 제니퍼 위틀로 록히드마틴 홍보담당 부사장은 그 다음날 언론에 배포한 성명에서 “양국 정부 간 사드에 대한 논의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데 사과한다”며 발을 뺐다. 어떤 대목이 부정확한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지난달 31일 전화로 연결된 이 회사의 셰릴 아메린 미사일방어 담당 홍보실장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왜 갑자기 회견 내용을 부인했나. “부정확한(inaccurate) 내용을 언론에 전했다.” ―어떤 대목이 부정확한 지 알려줘야 제대로 보도할 거 아닌가.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회견 내용이 부정확했다는 것이다.” ―사드 제작사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미안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다.” 글로벌 기업이 이 같은 해프닝을 벌인 것은 실수라기보다는 모종의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겠다는 게 목적이었다면 어느 정도 달성했기 때문. 그렇지만 사드 배치론을 재점화한 뒤 한미 정부가 이를 부인하자 서둘러 덮어 버렸다. 그 취지와 배경이 어찌됐든 간에 록히드마틴이 간과한 것은 이번 해프닝으로 한국 내에서 사드 배치론에 대한 건설적 토론이 설 자리는 더 줄었고, 무책임한 주장과 각종 억측만이 넘쳐나게 했다는 사실이다. 사드 배치론자인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기자에게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인들을 설득하고 지지를 얻는 다양한 사회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해프닝으로 사드를 팔려는 록히드마틴도 도덕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 내 소모적 논란과 갈등이 더 커질 듯 해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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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록히드마틴 “한미, 사드배치 논의중”

    한미 정부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공식 비공식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사드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마틴 측이 밝혔다가 하루 만에 발언을 뒤집어 파장이 일고 있다. 마이크 트로츠키 록히드마틴 항공·미사일방어 담당 부사장은 29일(현지 시간)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미사일 방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과 관련해 “정책적 사항은 언급할 수 없지만 한미 양국의 정책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은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로츠키 부사장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공식 비공식 차원에서 모두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논의는 초기 단계”라며 재차 한미 양국 간에 관련 논의가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 정부 내에서 의사결정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한테 요청해온 바가 없다. 무엇을 근거로 이 얘기를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빌 어번 미 국방부 대변인도 “미국은 사드 포대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공식적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은 한국 내 논란이 불거지자 30일 발표를 번복했다. 제니퍼 위틀로 홍보담당 수석부사장은 30일 “어제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유감스럽다”며 “우리는 한미 양국이 사드에 관해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조숭호 기자}

    • 201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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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 공해상 한미훈련 美항모에 러 초계기 2대, 1.6km까지 근접

    한반도 동쪽 공해상에서 러시아 대잠초계기가 미국 항공모함에 근접하면서 한국군과 미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하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27일 오전 러시아 TU-142 베어 대잠초계기 2대가 500피트(약 152m) 상공에서 한반도 동쪽 공해상의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에 1마일(약 1.6km) 거리로 근접해 미군 FA-18기 4대가 즉각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로널드 레이건함에 근접해 FA-18기를 발진시켰다”고 확인했다. TU-142는 러시아의 장거리 대잠수함 초계기로, TU-95 전략폭격기에서 발전한 기종이다. 앞서 한국 공군 소속 F-15K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안으로 진입한 러시아 군용기를 향해 출격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한미 전투기는 TU-142 주위를 근접 비행(일종의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신호)했고 TU-142는 해당 지역에 1시간 정도 머물다가 별다른 대응 없이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군 관계자는 “양측 조종사 모두 전문가답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번 조우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러시아 군용기의 근접 비행은) 특별히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고, 데이비스 대변인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일어난다. 미 해군 함정, 특히 항공모함 근처에 다른 비행기가 접근할 경우 우리 전투기를 신속하게 발진시켜 다른 곳으로 비행하게 유도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정성택 기자}

    • 201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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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잽만 날린 트럼프-카슨… ‘막말 빅매치’는 없었다

    당초 예상했던 ‘빅2’ 주자 간의 빅 매치는 없었다. 대신 군소 주자들의 도토리 키재기 식 논쟁만 오갔다. 28일 미국 콜로라도 주 볼더의 콜로라도대에서 CNBC 주최로 열린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 3차 TV 토론은 대선을 1년여 앞둔 공화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세론이 형성된 민주당에 비해 좀처럼 대표 선수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공화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도널드 트럼프와 벤 카슨은 혹여 말실수를 해 지지율이 떨어질까 봐 2시간에 걸친 토론회 내내 ‘말조심’하느라 전전긍긍하며 새로운 이슈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비해 군소 후보라 할 수 있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은 조금이라도 주목을 끌기 위해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지만 반전에 실패했다. 트럼프와 카슨이 토론회 초반부터 펀치를 주고받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부시 전 주지사가 트럼프와 카슨을 한꺼번에 겨냥해 “미국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사람들이 지지율이 잘 나오는 게 당황스럽다”며 포문을 열었지만, 두 주자는 예봉을 피해갔다. 트럼프는 “매우 점잖지 못한 질문”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고, 카슨은 “나의 동료들과 끔찍한 일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맞대응을 피했다. 이러다 보니 토론회는 군소 주자들 간의 이전투구로 채워졌다. 특히 같은 플로리다 주를 정치적 기반으로 한때 정치적 스승과 제자로 불렸던 부시와 루비오는 안면몰수식 언쟁을 주고받으며 지지율 회복에 안간힘을 썼다. 부시는 루비오에게 4월 대선 출마 선언 후 59차례나 의회 표결에 불참한 것을 거론하며 “마코, 선거 유세를 다니는 건 좋은데 이렇게 (표결에 불참하면서) 하려면 상원의원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루비오는 얼굴이 벌게지며 “당신이 (표결에 많이 빠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나는 당신에 맞서 싸우기 위해 출마한 게 아니다”라고 되받아쳤다. 토론회가 서로 말꼬리를 잡는 식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지금 경제가 무너지고 이슬람국가(IS)가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데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토론회 후 미 언론은 당분간 공화당은 트럼프, 카슨이 혼전 속에 선두권을 유지한 채 군소 주자들이 지지율을 쪼개 갖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주자들이 ‘혼란스러운(chaotic)’ 토론회를 연출했다. 그나마 루비오가 부시의 공격을 잘 받아치며 아직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빅2 중에선 트럼프가 근소하게 앞섰다는 평가가 많았다. WP는 “트럼프는 큰 실수 없이 선방했고, 27일 CBS와 뉴욕타임스 공동 여론조사에서 26%를 얻어 트럼프(22%)를 처음으로 제친 카슨은 주요 이슈에 대해 깊이를 보여 주지 못했다”고 평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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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S격퇴 지상군 투입 본격 검토

    미국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수행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해 9월부터 1년 넘게 지속된 공습에도 IS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이 지역에서 세를 확장해 온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군 일각에서 IS를 격퇴하기 위해선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그때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군의 지상군 파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7일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서 IS 격퇴전과 관련해 “IS에 맞서 싸우는 현지의 유능한 파트너 군대를 지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또 그런 임무를 위해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 또는 지상에서의 직접 작전을 수행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터 장관이 언급한 ‘지상 직접 작전’은 요인 암살, 인질 구출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미국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작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카터 장관은 급습(Raids) 작전 강화를 강조하면서 “급습 작전은 현지의 파트너 군대를 지원하기 위한 기습 작전, 또 우리 단독의 기습 작전을 더 많이 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내가 백악관에 한 제안에는 (지상군 파병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상군 투입을 건의했음을 시사했다.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임기 안에 IS 격퇴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를 활용한 지상군 투입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워싱턴타임스는 “미 정부가 지상에 더 많은 미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화당이 지상군 투입의 규모를 놓고 줄곧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해 온 만큼 지상군 파병을 놓고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IS를 상대로 제한적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열어 둔 ‘무력사용권(AUMF)’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이참에 지상군을 본격적으로 파병해야 한다”며 무력사용권을 수정해 다시 올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무력사용권은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군의 해외 파병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오바마 행정부가 지상군 파병을 결정했다면 무력사용권을 부분 수정해 공화당의 협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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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항모 투입 움직임… 中군부 “방공구역 선포” 강경론

    미국이 국제법상 보장된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부근에 자국 군함을 지속적으로 파견하겠다고 밝히면서 미중 간 해상 패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27일 사상 처음으로 중국 인공섬 12해리(약 22km) 이내에 구축함을 진입시키는 미군의 작전이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으나 ‘영유권 주장 무력화 시도’가 반복될 경우 우발적 충돌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측은 미국과의 무력충돌 시 대응 시나리오를 언론에 흘리며 영유권 사수 의지를 밝혔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7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국제법이 허용하는 지역이면 어느 곳이든 비행하고 항행하며 작전할 것이다. 이번 작전이 앞으로도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이어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재균형의 한 부분으로서 (항행의 자유에 대한) 약속을 해왔으며 이것은 미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해상작전이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월한 해군력을 앞세워 중국의 해상 패권 도전에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비행하고 항행할 수 있다”고 말해 중국과의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현재 싱가포르에 파견되어 있는 군함 포트워스와 항모 시어도어루스벨트 그리고 순양함 노르망디 등이 28일 싱가포르를 출발할 예정”이라며 남중국해 항모 투입 가능성에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에 일격을 당한 중국은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27일 하루 종일 항의를 이어갔다.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이 항의 성명을 낸 데 이어 밤에는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이 미국의 조치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항의 내용이 담긴 시평을 내보냈다. 중국 누리꾼들은 미국 군함의 인공섬 12해리 이내 진입을 주권침해 행위로 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나라가 강대해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천하가 평화로워도 전쟁을 잊으면 위험하다”는 전국시대 병법서 ‘사마법(司馬法)’ 구절까지 들어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지속적인 군함 투입 방침을 굳힌 가운데 중국의 대응 시나리오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해군 전문가 리제(李杰)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과 옛 소련 간에 흑해에서 1988년 일어났던 것과 유사하게 군함 축출을 위해 군함을 들이받는 충격 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소련은 그해 2월 12일 크림 반도 세바스토폴 항의 해군 기지 7해리 이내로 진입한 미 순양함 요크타운과 구축함 캐런이 몇 차례 경고에도 떠나지 않자 호위함 베자베트니를 보내 미 군함을 들이받았다. 쑨저(孫哲)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미 군함의 레이더를 차단하거나 해당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시행할 수도 있고, 군함이 아닌 민간 선박을 보내 미 군함과 대치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8일 사설에서 “미 군함이 항해 중 정지해 추가적인 활동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반격을 해야 한다”며 “그 조치에는 레이더 방해, 전자파 간섭 등도 있지만 항공기를 파견하거나 군함을 들이받는 반격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군의 대표적 강경파 인사인 뤄위안(羅援) 예비역 소장은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2013년 11월 동중국해 상공에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으나 미국은 즉각 B-52 폭격기를 사전 통보 없이 출동시키는 등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군함 파견을 빌미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거나 혹은 지금까지는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건설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이를 취소하고 군사화를 가속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이번 기회에 중국이 난사 군도나 인공섬 등에 영해 기선을 선포해 영토 및 영해화 작업을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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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 활보한 오바마… “곰이 풀려나왔네” 시민들 환호

    26일 정오경 미국 워싱턴 백악관 주변 도로. 행인과 관광객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TV에서나 보아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 등 참모들과 함께 길거리를 걷고 있었기 때문. 그 뒤로는 최소한의 경호 인력이 조용히 따라오고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른손에 커피를 든 채 백악관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는 ‘메트로폴리탄클럽’이라는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가던 중이었다. 곳곳에서 “(대통령이란) 곰이 (백악관에서) 풀려 나왔다” “야, 저거 봐라” 등의 환호가 이어졌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안녕하세요” 등 가벼운 인사말로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곳에서 톰 대슐, 조지 미첼 등 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과 식사를 하며 최근 정국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식사나 산책을 하기 위해 최소 경호 인력만 데리고 백악관 밖을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백악관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 불쑥 들러 커피를 주문했고, 올해 4월에는 백악관 주변 ‘내셔널몰’을 산책하며 행인들과 만나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오바마 대통령 아니냐”고 수군대자 “네, 저 대통령 맞습니다. 마네킹 아닙니다”라고 농담을 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깜짝 야외 행보는 기분 전환의 목적도 있겠지만 대중과 격의 없는 만남을 갖는 소통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도 많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깜짝 야외 행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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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생각 바뀌면 언제든 AIIB에 전화해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은 미국에도 활짝 열려 있다. 생각 바뀌면 언제든 전화해라.” 21일 미국 워싱턴의 간판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대회의실에서 백발의 중국인이 큰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자 120여 명의 청중 사이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미국인들은 주로 쓴웃음을 지었고, 중국인들은 ‘와’ 하며 환호했다. 주인공은 중국 경제 굴기의 상징인 AIIB 초대 총재로 지명된 진리췬(金立群·66·사진).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내는 등 국제 금융무대에서 활약해 온 진 지명자는 외교관을 능가하는 완벽한 영어로 좌중을 압도하며 미국 주도의 금융 질서에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특별강연에서 중국 굴기에 대한 자신감과 미국의 대중 정책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AIIB를 운영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출 것을 내가 100% 보장한다”며 “미국은 무엇이 무서워 AIIB의 출범을 이리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AIIB는 미국이 주도한 세계은행의 막내 형제뻘 아니냐”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중국이 (AIIB 등으로) 세계경제 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 진 지명자는 여러 차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날 발언이 시 주석의 메시지임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등 57개국이 AIIB에 가입한 것을 언급하며 “중국엔 아직 7000만 명이 빈곤 속에 있다. AIIB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야 글로벌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의 말에는 미국과 글로벌 패권을 놓고 한판 붙겠다는 중국의 각오가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진 지명자는 “미국이 AIIB에 가입하면 중국도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뒤 “아시아의 인구와 폭발적인 시장 팽창을 결코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미국인 참석자는 “오늘 진 지명자의 발언을 들으니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얼마나 날카로운 대화가 오갔는지 짐작이 간다”며 “중국 주도의 AIIB는 미중 글로벌 대전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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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인정 꺼리는 日

    일본 방위상이 자위대의 활동 범위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유효 지배 범위를 휴전선 남쪽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앞서 5월에도 후지TV에 출연해 북한의 미사일 기지 공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의 사전 동의에 대한 언급 없이 “중대한 피해가 미치는 것이 명확한 상황이라면 공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21일자 아사히신문은 “자위대가 북한에 들어갈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만에 하나 들어갈 경우 한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이상 한국의 동의가 필요 없다는 게 일본의 생각”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 때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의 유일 정부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향후 북한과 국교를 맺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한일기본조약은 ‘유엔총회 결의 195호에 명시된 바와 같이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에 있어서의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확인한다’(3조)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유엔총회 결의 195호는 ‘유엔 감시위원단의 감시협의가 가능했던 지역에… 합법적인 정부가 수립되었음을 선언하며’라고 돼 있어 남한에만 합법 정부가 수립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한국·일본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20일(현지 시간) “일본 자위대가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한반도에서 작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차관보는 이날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공화·테네시)이 개최한 북한 청문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초 개정된 미일 방위지침에는 제3국 주권 존중의 중요성이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차관보는 ‘북한 지역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도쿄=배극인 bae2150@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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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세 라이언 ‘공화당 구하기’… 美정계도 40대 돌풍

    미국 공화당의 ‘40대 기수’가 공화당 살리기에 나섰다. 공화당의 차세대 간판인 폴 라이언 하원의원(45·사진)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중도 사퇴로 공석이 된 하원의장직을 수락하기로 한 것. 라이언 의원은 20일 저녁 공화당 지도부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나를 지지하면 의장직을 맡겠다”며 조건부 수락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국 내 권력 3위의 요직인 하원의장에 그가 당선되면 1841년 존 화이트 이후 174년 만에 40대 하원의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20세기 들어서는 처음이다. 미 정가는 174년 만의 40대 하원의장 탄생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그가 ‘의회의 케네디’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0대에 이미 8선을 이룬 입지전적 정치 경력, 미치 매코널(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노회한 정치인들이 득실대는 워싱턴에서 유독 돋보이는 그의 젊은 이미지가 의회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 영화배우를 연상케 하는 외모의 라이언 의원은 가는 곳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지만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긴 정치 여정을 뛰기 위해 ‘P90X’라는 고강도 실내 트레이닝을 매일 거르지 않아 ‘워싱턴 몸짱’으로 통한다. 그는 공화당의 떠오르는 스타이지만 처음에는 하원의장직을 고사했다. 베이너 사퇴 후 승계가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벵가지 특위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노린 것”이라는 실언 후 낙마하자 공화당 원로들은 라이언이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음 달 3일로 다가온 국가부채한도 증액 협상, 이미 시한을 한 번 연장한 2016년 회계연도(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 협상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누군가 빨리 의사봉을 쥐어야 공화당의 자중지란을 막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라이언 의원은 세 차례 성명까지 내며 “의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가 그동안 의장직을 고사한 것은 몸값 올리기와 동시에 대선 도전 스케줄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워싱턴 정가에선 유력하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이미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를 위한 부통령 후보를 맡았을 만큼 최종 목표를 백악관에 이미 정조준한 상태다. 아직 45세에 불과하고 지역구이자 고향인 위스콘신 제인스빌에서 내리 8선을 한 그는 중앙 정치무대에서 20년 이상은 거뜬히 활동할 수 있는데, 의장직을 맡게 되면 최종 목표인 대통령직 도전에 그만큼 빨리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 내년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최소 4년, 길게는 8년간 백악관 주인 자리에 도전할 수 없는 만큼 일찍 하원의장을 거머쥐면 정작 대선에 나설 때는 ‘전직 의장’ 신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바쁘지만 주말이면 지역구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의장직 수락 조건 중 하나로 “하원의장이 1년 중 100여 일을 길바닥에서 보내지만 나는 주말만큼은 아내와 10대인 세 자녀와 시간을 보내겠다. 이에 토 달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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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김 “전략적 인내, 대북정책 아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0일(현지 시간)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더이상) 미국의 대북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북한 비핵화와 인권에 대한 지속적 도전’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북한이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차리도록 기대하면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 정상이 16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관련 공동성명을 채택한 후 대북 정책을 담당하는 미 고위 관계자가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 온 ‘전략적 인내’가 사실상 종결됐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핵 문제는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확고한 의지를 갖고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김 대표의 이 같은 공개 언급이 대북 정책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주목된다. 이어 김 대표는 “북한에 대해서는 전략적 인내보다는 억지와 외교, 압박 등 3개 수단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안보와 번영을 성취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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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는 그만하면 됐다” 워싱턴 내 지한파 인사들의 충고

    “구호는 이제 그만하면 됐다(enough is enough). 양국 간 중장기 과제를 다져나가는 ‘한미동맹 2.0’이 필요한 시점이다.”(빌 브라운 조지타운대 객원교수) 16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전통적인 한미 동맹을 대외적으로 재확인하는 데는 성공적이었지만 가시적 성과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세대 전투기사업(KFX)의 핵심 기술이전 요구가 묵살됐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이끌어내지는 못한 게 대표적이다. 워싱턴 내 지한파 인사들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한미동맹의 외형보다는 내실을 본격적으로 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1980년대 주한미대사관에서 한반도 정보 분석을 담당했던 브라운 교수는 “한미 관계는 ‘오래된 연인’ 같은 사이라고 할 수 있다. 말 한마디에 환호하거나 실망하는 단계는 지났다”며 “이제는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조율에 시간이 걸리는 이슈를 미리 발굴하고 논의를 시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기후변화, 경제 협력 분야는 양국 실무선에서 치밀하게 검토해 다음 정권에서라도 가시적인 성과는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정상 간의 담판으로 해결할 문제가 있고 각국 전문가들의 노력이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한미 간에는 두 개의 트랙이 공히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14일 워싱턴 ‘한미 우호의 밤’ 만찬에서 박 대통령과 마주 앉았던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은 “한미 간에는 군사, 외교 분야를 넘어 교육, 과학, 보건 등 다양한 미래지향적 어젠다에 대처하는 실질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는 그는 “한미 관계는 양국 언론을 통해 일반에 알려지는 것 이상으로 넓고 깊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한 새로운 협력 분야를 개척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한파 인사들은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는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다른 영역에서 신뢰와 성과가 쌓이면 자연스런 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대사는 “기본적으로 미국은 한국이 TPP에 가입하길 여전히 원하고 있다. 한미 양자 이슈 외에 글로벌 이슈에서 폭넓게 상호 협력해 가시적 성과를 내면 한국이 TPP에 가입하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이번 정상회담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한국은 이제부터라도 ‘한미 동맹은 역대 최상’ 류의 구호 말고 긴 호흡으로 대미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정상회담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에선 19일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을 시작으로 각종 싱크탱크들이 토론회와 세미나를 잇따라 열고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분석하고 한미 관계를 진단할 계획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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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 정상회담 공동설명서 발표 늦어진 이유는

    16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이 내놓은 공동설명문(joint fact sheet)은 회담 시작 8시간 전인 당일(16일) 오전 4시가 되어서야 양측의 최종 조율을 마쳤다.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늦어진 것은 미국 측이 의제에 없던 환율 조작 문제를 갑자기 들고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측이 ‘환율 조작(currency manipulation)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원칙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수준의 문구를 설명서에 넣자고 제안한 것. 이는 ‘한국 정부가 환율 정책에 일정 수준 이상의 개입을 할 경우 이를 정부 차원의 환율 조작으로 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한국 정부는 미 측의 요구에 당황했고, 결국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총동원돼 미국을 설득한 끝에 문구를 뺐다는 후문이다. 미 측이 이런 시도를 한 것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개입으로 기업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 미국은 5일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일본 등 11개 참여국과 환율 조작 금지를 명문화하려다 거센 반대로 원칙적 수준에서 논의하는 절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이 역력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기자들은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질문까지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런틴 전 국무장관, 이란 제재, 시리아 문제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미 언론이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던진 유일한 질문은 “9월 중국 베이징 열병식에 참석해 미국에 보내려고 한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다소 냉소적인 것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답변이 10분 가까이 이어진 뒤 마이크를 넘겨받은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께서 너무 길게 이야기를 하시는 바람에 질문이 뭔지 잊어버렸다”고 대답해 장내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통역의 설명을 들은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 및 블라다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한 핵문제를 논의했으며 양국의 협조를 당부했다”며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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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6·25참전용사 공원 쓸고 닦은 삼성전자

    16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백악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막 열리던 시간, 한국인과 미국인 30여 명은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기념 조각과 동상의 먼지를 닦고 있었다. 기념공원의 상징적 문구인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가 적힌 기념판도 먼지가 사라지면서 깨끗해졌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직원들이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공원을 직접 보수하고 청소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삼성전자가 최근 공원 보수를 위해 기념재단에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후원키로 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미군의 6·25전쟁 참전을 기리기 위해 20년 전인 1995년 건립된 이 공원은 워싱턴 내 대표적인 한국 관련 시설물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18일 귀국한 박 대통령도 방미 첫 일정으로 14일 오전 기념공원을 방문했다. 해마다 이곳을 찾는 한미 관계자와 관광객 수는 300만 명에 이른다. 7월에는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74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호명식이 총 27시간 50분 동안 이곳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기념재단 관계자들은 공원 보수 작업에 한국 기업이 함께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윌리엄 알리 기념재단 법무실장은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이 이렇게 한국전을 잊지 않고 기념하는 작업에 동참한 것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우리의 피와 땀이 섞인 기념공원을 돌보는 일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83세의 고령에도 알리 실장은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눌러쓴 채 직접 공원 내 잡초를 뽑고 전우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를 걸레로 닦아냈다. 삼성전자 측은 100만 달러 후원을 계기로 미국 내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1996년 미 재향군인회에 500만 달러를 후원해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온 삼성전자는 앞으로 전역 군인 치료를 지원하는 ‘피셔 하우스 재단’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참전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는 전역 군인의 치료를 돕기 위해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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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코언 前장관 스마트폰 속에 간직한 36년 전 박정희 사진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멜론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한미 우호의 밤’ 행사장. 박근혜 대통령 맞은편엔 유독 박 대통령 일가와 인연이 있는 VIP 인사가 앉아 있었다. 공화당 소속으로 6선 의원(3선 상원, 3선 하원)을 지낸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75)이었다. 그는 평소 스마트폰에 상원의원 시절이던 1979년 1월 청와대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찍은 흑백 사진을 갖고 다닐 정도로 박 대통령 일가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뒤 현재 워싱턴에서 정치외교 컨설팅업체인 ‘코언 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및 e메일 인터뷰에서 “한미 관계는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일각에서 우려하는 한국 외교의 ‘중국 경도론’에 대해 “한중 관계가 좋아진다고 무조건 미국이 걱정할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미 관계는 일희일비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이제는 교육 과학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한 이슈로 협력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뉴 프론티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그런 취지”라며 “한미 관계의 수면 아래에서는 다양한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중국이 무대 뒤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 북한이 이에 충분히 협조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개발에 투자하는 게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이 레코프위츠 전 미국 대북인권특사와 크리스티안 휘튼 전 대북 부특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칼럼을 기고하고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두 사람은 2007년 북한의 지원으로 건설되던 시리아의 핵원자로를 이스라엘이 파괴한 사실을 떠올리며 “북한의 핵 확산이 멈춰지지 않았다면 이슬람국가(IS)는 초기 단계의 핵무기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미국이 보다 강경하고 주도적인 대북 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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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더스 선전했지만… 힐러리가 더 잘했다

    13일 오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민주당 첫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격돌했다.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두 사람은 CNN과 페이스북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에서 총기 규제와 중동 군사개입, 월스트리트 개혁 등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 설전을 주고받았다. 대선 경선 후보 5명이 토론에 참가했지만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을 제외한 마틴 오맬리, 짐 웨브, 링컨 채피 등 다른 주자들은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은 미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TV토론을 자신의 대세론을 확인하는 자리로 만들기 위해 샌더스 의원을 집중 공략했다. 두 사람은 총기 규제 이슈부터 부딪쳤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을 향해 “1993년 당시 신원조회를 통과한 사람에게만 총기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브래디법’의 통과를 다섯 차례나 반대했다”며 총기 제조업체와 판매상을 보호하는 쪽에 투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샌더스 후보는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 법안은 방대하고 복잡했다”고 둘러댔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당시 나도 상원의원이었는데 내게는 복잡하지 않고 쉬운 법안이었다”고 곧장 반박했다. 샌더스 의원은 외교 이슈로 클린턴 전 장관을 흔들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상원의원 시절인 2002년 찬성했던 이라크전쟁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외교정책 실패”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클린턴 전 장관은 “이미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와 25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놓고 토론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나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내 판단을 평가했다”고 일축했다. 샌더스 의원의 트레이드마크인 월가 개혁 이슈도 도마에 올랐다. 샌더스 의원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금융 규제를 완화해 위기가 발생했다”고 꼬집자,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상원의원으로서 은행 구조조정을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또 샌더스 의원이 미국 자본주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미국은 덴마크와 노르웨이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자 클린턴 전 장관은 “우리는 덴마크가 아니다. 우리는 미국”이라고 맞받아쳤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같은) 슈퍼파워를 경영하는 현실에 대해 샌더스 의원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이메일 스캔들은 샌더스 의원의 ‘통 큰 발언’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샌더스 의원이 “지금은 미국 중산층 살리기를 논의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빌어먹을 이메일(damn emails)’ 문제를 듣는 데 식상하고 지쳐 있다”고 말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크게 웃으며 “나도 지쳤다(Me too)”며 샌더스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미 언론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특유의 관록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대선 주자의 면모를 보여줬다며 승자로 평가했다. 샌더스 의원에 대해서도 저돌적인 이슈 메이킹 능력을 더욱 부각시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을 승자로 꼽았다. CNN이 토론회 직후 실시한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69%, 샌더스는 15%였다. 이번 TV토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선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현재 구도를 더욱 고착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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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1조원 내는데 무임승차라니”… 막말 트럼프에 ‘돌직구’

    12일 미국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의 한 정치 행사장. 초당파적 정치 단체인 ‘노 라벨스’가 주최한 ‘미국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에 초청받은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늘 그랬던 것처럼 불법 이민 문제와 연방정부 재정 적자 문제 등 선거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단골 메뉴인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도 또다시 거론됐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뒤이은 질의응답 시간. 아시아아계 청년 한 명이 마이크를 잡았다. 하버드대 로고가 선명한 진홍색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그는 공격적인 어조로 트럼프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주한미군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당신이 주장하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트럼프는 갑자기 “당신, 한국에서 왔나?”라고 했다. 그러자 학생은 곧바로 “나는 텍사스 주에서 태어났고 콜로라도 주에서 성장했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학생의 말이 이어졌다. “내가 어디 출신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사실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매년 8억6100만 달러(약 9800억 원)를 방위비로 미국에 지급하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가 그의 말을 끊으며 “한국이 내는 돈은 미국이 부담하는 비용에 비하면 푼돈(peanut)에 불과하다. 푼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렇게 특유의 장광설을 쏟아냈다. “한국은 부자 나라(wealthy country)다. 내가 최근에 추진하는 사업 프로젝트 때문에 TV 4000개를 주문했는데 입찰자는 삼성과 LG뿐이었다. 이는 모두 한국 기업이다.” 학생이 “그래도 그건”이라며 말을 꺼내려 하자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내 말을 들어 봐라. 미국은 독일도 방어하고 일본도 방어하는데 우리는 이들 국가로부터 정작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에는 2만8000여 명의 주한미군을 두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주기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 학생이 추가 질문을 하려고 하자 “그들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게 내가 말하는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서둘러 질의응답을 마쳤다. 트럼프 면전에서 돌직구를 던진 이 학생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조지프 최(한국명 최민우)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 씨는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 하버드대에서 연설 후 가진 일문일답 때도 아베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일본군과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아베 총리를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아베 총리는 “고통과 아픔을 겪은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내 마음이 아프다”며 비켜 갔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었다. 트럼프와 청년이 주고받은 질의응답은 미국 언론에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행사 참석자들은 두 사람의 공방 동영상을 보고 트럼프의 고압적인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행사를 지켜봤던 조애나 로스코프 씨는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최 씨의 질문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했다”고 꼬집었다. 최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트럼프가 첫 문장부터 내 말을 잘라 버렸다”며 동영상을 함께 올렸다. 누리꾼들은 최 씨에 대해선 “한국인으로서 당신이 자랑스럽다. 정말 멋지다. 사실을 분명히 해 줘 고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 씨는 4월 아베의 하버드대 강연 때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와 따로 만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강연을 들으면서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미교포 2세인데 어떻게 위안부 문제에 관심 갖게 됐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아픈 역사”라고 대답하기도 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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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귀여운 남자와 40년전 결혼”…공개적 부부금슬 과시?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결혼 40주년을 맞이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에 “도서관에서 만난 귀여운 남자와 40년 전 결혼했다. 행복한 결혼기념일이 됐으면… 당신은 여전히 매력있어(You‘ve still got it)-H”라며 금슬을 과시했다. 여기서 ’H‘는 힐러리의 영어 이니셜로, 클린턴 전 장관이 주변 사람에게 e메일 등을 보낼 때 종종 사용하는 표현. 40년 전 결혼 사진도 올렸다. 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1시간 뒤 트위터를 통해 “어제 같은데 벌써(Seems like only yesterday)…”라고 화답하며 역시 다른 결혼식 사진을 올렸다. 둘은 미 예일대 로스쿨에 다니던 1970년 학교 도서관에서 자주 마주치며 알고 지내다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세 차례 청혼한 끝에 그의 고향인 아칸소주 페이엣빌의 자택 거실에서 하객 15명을 모아 놓고 결혼했다. 둘은 결혼 후 18년 만인 1993년 백악관에 입성했지만,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이 터진 후 파탄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의 남편을 용서했고 그 후 지금까지 둘은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비교적 잘 유지해왔다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인 평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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