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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제외하고 가장 권위가 높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8일부터 11일까지 비공개로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19기 공산당에서 6번째로 개최되는 회의여서 ‘6중전회’로 불리는 이번회의에서는 시 주석을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의 반열에 올리는 작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부 매체들에서는 “마오가 중국을 세웠고, 덩이 부유하게 했으며, 시 주석이 강하게 만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등에 따르면 이번 6중전회에서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역사결의)’를 심의한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역사결의’ 마오쩌둥 시기(1945년)와 덩샤오핑 시기(1981년) 단 두 차례뿐이었다. 역사결의는 공산당 역사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특히 전 세대에 대한 비판이 담기기 때문에 마오와 덩처럼 누구도 넘보기 힘든 권력기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번에 역사결의가 채택되면 시 주석이 마오와 덩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번 역사결의는 전 세대에 대한 비판 보다는 중국 공산당이 100년을 맞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통째로 긍정하면서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 주석은 내년 가을로 예정된 제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장기집권)을 확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6중전회는 내년 당 대회의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은 셈이다. 이미 중국 매체들은 ‘시진핑 띄우기’에 나서면서 중국 현대사를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으로 이어지는 큰 구도로 설명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6일 ‘시진핑, 100년 공산당을 새 장정으로 이끈다’는 기사에서 시 주석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모든 국민이 풍족하게 생활하는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달성했고 새 현대화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다”면서 “의심할 여지없이 역사적 조류를 다스리는 핵심 인물”이라고 전했다. 신랑왕 등 일부에서는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비슷한 업적을 세운 인물로 부각시키기 위해 “마오가 신중국을 건설했고, 덩이 중국을 잘 살게 만드는 초석을 놨으며, 시 주석은 이를 기반으로 중국을 강하게 만들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 현대사는 마오-덩-시진핑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구도로 정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2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가, 지난달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단절됐던 주요국의 다자외교가 본격적으로 재개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은 두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이틀간 미얀마를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22개월째 중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2012년 12월 집권한 그가 42회의 순방을 통해 69개국을 방문하는 등 그간 활발히 해외를 누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그는 2013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유명 휴양지 랜초미라지 목장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산책했다. 2015년 영국 런던 인근 술집에서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와 역시 노타이 차림으로 생맥주를 마시는 등 서방에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애를 썼다. 이런 그가 두문불출하는 이유로 △코로나19 이후 강화된 반중 정서 △쿠데타 등 국내 정치 격변 우려 △전력난, 부동산 업계 부실 등 민생 문제 △내년 말 공산당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3연임을 위한 여론 조성 작업의 필요성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런 행보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 8회 방문 등 과거 외유 즐겨시 주석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25회 해외를 찾았다. 2015년 8회로 가장 많았고 2014년과 2019년(각 7회)에도 열심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34일을 해외에 머물렀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2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23일)보다 길다.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는 우방 러시아다. 2013년 3월 첫 방문을 시작으로 2019년 6월까지 총 8차례 찾았다. 그 다음이 미국(4회)이다. 2013년 처음 미국을 찾은 그는 2년 후인 2015년에는 국빈 자격으로 워싱턴,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 등을 누볐다. 당시 시애틀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미 정보기술(IT) 업체 거물과도 회동했다. 그는 2016년 다시 미국을 찾아 오바마 대통령을, 다음 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 시 주석은 프랑스 인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각각 세 차례 방문했다. 독일 브라질 스페인 등은 2회, 한국 일본 북한 등은 1번 찾았다. 시 주석의 마지막 해외 방문과 정상 외교는 모두 지난해 초 이뤄졌다. 지난해 1월 미얀마를 방문해 윈 민 당시 대통령을 만났고 한 달 후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통화했다. 두 나라 모두 중국과 국경을 맞댄 인접국이고 국제 외교무대의 변방으로 평가받고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실질적인 해외 순방의 마지막은 2019년이란 의미다.거센 반중 정서로 ‘벙커 심리’ 발동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두문불출하는 이유로 서방의 중국 경계가 최고조에 이르러 나가봤자 별 이득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서방의 최첨단 정보를 중국 공산당으로 빼돌렸다는 의혹, 신장위구르 소수민족 및 홍콩 민주화시위 탄압, 대만 침공 위협 등으로 서방에서 중국의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이런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었다. 서방은 2019년 말∼지난해 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중국이 자국 이미지 하락을 이유로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거부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미국, 호주 등이 친중 성향의 세계보건기구(WHO)가 아닌 독립적인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요구했음에도 줄곧 거부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와중에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주장해 서방의 분노와 불신을 키웠다. 한때 연평균 8%대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 경제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되면서 예전처럼 ‘차이나 머니’를 과시할 상황도 못 된다. 추락한 대외 이미지, 얇아진 지갑으로 과거처럼 환영 일색의 대우를 기대할 수 없고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등에 관한 불편한 질문을 피할 길도 없으니 차라리 중국에 머무르는 것을 택했다는 의미다. NYT는 이를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머리를 내밀지 않고 깊게 파놓은 모래 구덩이(벙커)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벙커 심리(Bunker Mentality)’라고 분석했다. 반대파의 정권 전복 우려 자신이 중국을 비운 동안 발생할지 모르는 국내 격변 상황 또한 그의 운신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 2012년 2월 당시 국가부주석이었던 그는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같은 해 말 집권을 앞뒀지만 당시 권력 기반은 공고하지 않았다. 특히 차기 주석직을 두고 경쟁했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의 세력이 상당했다. 당시 보시라이가 시진핑이 중국을 비운 틈을 타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링지화(令計劃) 중앙판공청 주임, 쉬차이허우(徐才厚) 군사위 부주석 등과 함께 시 주석의 집권을 막으려는 쿠데타를 시도하려 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2013년 홍콩의 친중매체 첸사오(前哨)는 2012년 시진핑의 방미 당시 미국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현 대통령이 시진핑에게 쿠데타 음모를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실제 시진핑의 방미 1주일 전 한때 보시라이의 최측근이었던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공안국장 겸 부시장이 보시라이와의 갈등으로 청두에 있는 미국총영사관으로 달려가 망명을 요청했다. 이때 왕리쥔이 쿠데타 음모를 미국에 알렸고 당시 부통령 자격으로 부주석인 시진핑의 접대를 맡았던 바이든이 시진핑에게 다시 이를 알려줬다는 것이다. 이런 정권 전복 우려는 내년 말 3연임을 시도하는 그에게 해외 순방을 꺼리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중국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만 그의 장기 집권에 반발하는 세력 또한 적지 않다. 중국은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집단 지도 체제를 택했다. 최고 권력집단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9인 체제로 구성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의 집권 후 9인 체제가 유명무실해지긴 했지만 수십 년간 정착된 집단 지도 체제를 사실상 ‘1인 통치’로 바꾼 그에 대한 불만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이를 감안할 때 계속 중국에 머물면서 반대파를 꾸준히 견제해야 한다는 의미다.민생 문제 산적전력난, 부동산 업계 부실, 양극화 심화 등 민생 문제도 심각하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로 도는 지도자를 반길 국민은 없다. 당연히 장기 집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경제 수장인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1일 “경제가 여러 이유로 새로운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우선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로부터의 석탄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최근 자국 내 석탄 생산지인 산시성 등에 쏟아진 폭우로 자체 공급까지 여의치 않자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북동부 랴오닝성 등에서는 전기가 끊겨 일부 주민이 촛불에 의존해 생활하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광둥성 등 남동부 제조업 지대의 공장 가동 또한 상당 부분 멈췄다. 전력난 또한 시 주석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 그는 2060년까지 탄소 ‘제로(0)’를 이루겠다며 석탄업 구조조정, 화력발전 축소,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장려했다. 특히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대내외에 청정에너지 국가의 면모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외 과시를 위해 다소 섣부른 목표를 도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공장 가동률이 올라 전력 수요는 급증했는데 전 세계적인 석탄 가격 상승으로 화력발전소는 이에 상응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없었던 것이 현 전력난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기후 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장담할 수 없다. 이번 북동부 정전 사태 또한 올여름 이곳의 바람 세기가 예전만 못했던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파산설이 끊이지 않는 부동산 회사 헝다,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대형 IT 업체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 또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연임 확정까지 두문불출 가능성 이를 감안할 때 내년 말 공산당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해외로 나갈 확률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안문제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권위주의 통치 등으로 시 주석은 역대 중국 지도자 중 대외 이미지가 가장 안 좋은 지도자 중 하나가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면 비판이 불가피한데 아무리 당국이 언론을 통제한다 해도 중국에 퍼지는 것을 완전히 막는 데 한계가 있어 자신의 구중궁궐로만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G20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더러운 중국산 철강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겠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시 주석이 만약 G20에 참석해 직접 이런 말을 들었다면 엄청난 이미지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에서 ‘황제’나 다름없는 그가 해외에서 깨지는 모습을 보면 여론이 동요할 수 있고 장기 집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과거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이 주로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는데 현재 코로나19, 전 세계 물류대란 등으로 일대일로가 여의치 않은 것과도 연관이 깊다고 분석했다. 그는 “설사 중국이 일대일로를 강화한다 해도 과거처럼 많은 나라가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중국 또한 얻을 것이 많지 않으며,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발원지로 의심받는 중국의 지도자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해외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했다. 이런 행보는 미중 갈등 속에서 ‘동맹’을 앞세워 중국과 맞서는 미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본인이 직접 나서도 동맹 규합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리 총리 등 대리인을 내세운 ‘아바타 외교’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헬레나 레가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 수석분석가는 NYT에 “각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외교 장애물을 극복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라며 “시 주석이 해외를 나가지 않고 대면 정상외교를 피하는 것은 이런 기회를 스스로 없애는 것”이라고 평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중국 유명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5)가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 겸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2일 폭로한 가운데 이 사건이 8일부터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 등 중국 정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장 전 부총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쟁 집단이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에 속해 있다. 이번 일로 상하이방이 더 위축돼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과 공산당 지도부 전체의 도덕성이 큰 타격을 입어 시 주석에게도 좋을 것 없다는 지적이 맞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공산당은 이미 실각한 고위 관리들의 성적 비리를 폭로하는 관행이 있다”며 2014년 실각한 상하이방 출신의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몰락할 때도 성 추문과 비리 사건이 같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로가 시 주석의 경쟁세력 제거 작업의 하나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장 전 부총리가 2007∼2012년 톈진시 당서기로 재직할 때 불거졌던 시 고위 인사의 비리 사건들이 3일 갑자기 중국 최고 사정 및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는 사실도 이 추측에 힘을 더한다. 장 전 부총리가 시 주석 집권 1기 고위직을 지낸 만큼 시 주석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펑솨이가 올린 웨이보 폭로 글이 30분 만에 삭제됐고 이후 당국이 인터넷에서 펑솨이의 이름은 물론이고 테니스라는 단어의 검색까지 차단한 것도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 국가 지도자급 인물의 성범죄 고발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난 적은 없었다”며 후폭풍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대만을 방문한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만나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자 중국이 강력 반발했다. EU 의회 대표단이 대만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통이 이날 수도 타이페이의 집무실에서 프랑스의 라파엘 글뤼크스만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EU 의회 대표단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이 자리에서 “대만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 보물”이라며 “대만과 함께 자유, 법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것이며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이 양측 고위급 교류의 시작이며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차이 총통 역시 “유럽 친구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한 ‘민주 연합’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차이나머니를 의식해 상대적으로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과 달리 EU 의회는 중국의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탄압 등을 줄곧 비판했다. EU 의회는 5월 중국과 EU의 포괄적 투자협정 비준을 보류했고, 지난달에는 대만과의 투자협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EU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며 “EU가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반발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 등 총 32개국이 다음 달부터 중국 제품에 부여하던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GSP는 개발도상국에만 부여하는 관세 우대제도여서 중국 제품에 대한 GSP 폐지는 이 국가들이 더 이상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지난달 25일 공지를 통해 EU 27개국과 영국 캐나다 터키 우크라이나 리히텐슈타인 등 총 32개 국가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GSP를 적용받는 데 필요한 원산지 증명서류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2월부터 해당 국가들에서 중국 제품에 GSP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해관총서도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GSP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제품에 부여하는 관세 우대제도다. 1978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40개국이 중국에 GSP 혜택을 부여했었다. 2014년 스위스, 2019년 일본에 이어 지난달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조지아가 중국에 대한 GSP 혜택을 중단했다. 이번에 32개국이 동참하면서 중국 제품에 GSP를 적용하는 곳은 노르웨이, 뉴질랜드, 호주 등 3개국뿐이다. 중국은 이번 관세우대 폐지가 자국 무역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이 적은 노동집약 제품 외에는 전반적으로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관총서는 “중국이 여러 나라로부터 GSP 혜택을 졸업한 것은 중국 제품이 국제 시장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제품에 GSP 적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이 된 중국이 개발도상국 혜택을 받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EU 시장에서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최대 무역국이 됐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EU의 상품교역액은 5860억 유로(약 802조 원)로 같은 기간 미국의 5550억 유로(약 760조 원)를 앞섰다. 올해 상반기(1∼6월) EU의 중국 제품 수입액은 2010억 유로(약 276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늘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결과를 떠나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대단한 것은 틀림없다. 중국공산당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다. 중국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단지 전체가 21일간 폐쇄된다. 직장인은 회사에 갈 수 없고, 학생도 학교에 갈 수 없다. 폐쇄 직전에 이 아파트에 놀러 온 다른 지역 주민이 있다면 이 사람도 자기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놀러 왔던 집에서 21일 동안 지내야 한다.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식료품은 배달로 해결해야 한다. 배달원들이 정해진 곳에 음식을 가져다 두면 관리인들이 받아 주민에게 전달해 주는 식이다. 배달원과 주민은 직접 접촉할 수 없다. 폐쇄된 아파트 단지가 속한 지역 주민의 불편도 크다. 한국으로 치면 행정구역상 ‘동’ 정도 되는 지역 전체가 ‘중위험지역’으로 지정된다. 도시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중위험지역 사람들은 다른 지역 진입이 대부분 차단된다. 자신이 중위험지역에 속한 줄 모르고 다른 지역에 갔다가 기차역이나 공항에서 QR코드 스캔 후 알게 돼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불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건 이런 식으로 코로나19가 비교적 잘 통제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은 자국의 사회주의 체제가 서방 민주주의보다 우월하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사실들이 있다. 중국 남부 윈난성 루이리시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최근 루이리시의 전 부시장은 ‘루이리는 조국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루이리시는 미얀마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 확진자 때문에 3월 말부터 현재까지 봉쇄와 해제가 반복됐다. 앞서 설명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떠올려보면 이 도시 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결국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면서 50만 명이던 인구는 반년 새 20만 명으로 줄었다. 최근엔 루이리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장사는 물론이고 7개월째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등 힘들게 살고 있다”, “시내 상점 90%가 반년 이상 문을 닫아 수입이 없다”는 등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9명이었다. 14억 인구 중 59명이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듯한데 이 숫자를 대하는 중국인들의 두려움은 상상 그 이상이다.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중국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 지금 중국에서 코로나19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이긴 하지만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2주간 전체 31개 성·시 가운데 절반을 넘는 16개 성·시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 집행을 체제 우월의 근거로 활용했던 중국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중국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서방의 많은 민주 국가들처럼 ‘위드 코로나’로 갈 것인가, 아니면 사회주의 우월성 증명을 위해 끝까지 ‘제로 코로나’로 남을 것인가. 중국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가 경기 회복을 저해하면서 미국의 성장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극심한 구인난과 공급 대란에 처한 미국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견디다 못해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최근 전력난과 원자재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세계의 공장’ 중국도 물가가 크게 뛰었다. 높은 인플레에 대응해 각국이 긴축에 나서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경기가 빠르게 식으면 세계 경제가 팬데믹 이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국면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는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2.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작년 2분기에 ―31.2%까지 떨어졌다가 그해 3분기에 33.8%로 급반등했고, 올해 1, 2분기에도 각각 6.3%, 6.7%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2%의 성장률은 월가의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소비 둔화와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 공급망 위기 등이 올 들어 강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해 경제 재가동이 지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커지면서 세계 경제는 시계 제로의 상태에 놓였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올해 제품 가격을 6%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맥도널드는 구인난으로 인해 올해 인건비가 벌써 10% 이상 올랐고 음식 재료와 기타 자재 값도 최대 4% 증가하는 등 비용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이미 1.5% 올린 식품기업 크래프트하인즈는 내년에도 이런 가격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혀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코카콜라 역시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건비와 물류비용이 높게 유지된다면 필요에 따라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조기업 3M도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 상승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美-中물가 급등 → 한국 등 수입국 ‘도미노 충격’ [글로벌 인플레 비상]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기업들의 이 같은 가격 인상 행렬은 최근 이례적인 인력난과 공급망 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월별 구인 건수가 계속 10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일손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작 일할 사람이 부족해 기업들이 앞다퉈 임금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항만과 육상 물류에 병목 현상이 생기면서 기업들은 단가가 비싼 항공 화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아예 자체 화물선을 띄우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공급망 위기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3분기 수익이 2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0% 줄었다고 27일 발표했다. 포드도 순이익이 18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GM과 포드의 실적이 나빠진 주요 원인은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도 각종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들에 따르면 26일 현재 ‘농산물 도매가격 200지수’와 ‘장바구니 제품 도매가격 200지수’는 지난달 말보다 각각 13.4%, 15.4% 올랐다. 특히 폭우 등 기상이변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이동 제한 조치로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채소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다. ‘수출 대국’ 중국의 물가 상승은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다.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10.7% 상승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도 10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6%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력 대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가 중국의 수출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다른 나라로 인플레가 전이될 경우 한국의 수입물가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차이잉원(蔡英文·사진) 대만 총통이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면 미국이 대만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소수이긴 하지만 미국 특수부대가 대만에 주둔하면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를 대만 총통이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을 향해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해놓고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백주대낮에 불한당 같은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이 총통은 27일 CNN 인터뷰에서 “대만은 중국 동남부 해안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세계 각국이 함께 수호해야 할 민주주의 등대”라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도 미국과 장기적인 관계를 고려해 대만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권위적인 정권(중국)이 팽창할 때 민주주의 국가들이 단합해 이에 맞서야 하며 대만이 그 최전선에 있다”고 역설했다. 차이 총통의 이날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말한 지 엿새 만에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석한 국제회의 석상에서 대만과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영상으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대만을 향한 중국의 행동을 ‘강압적’이라고 지칭하며 이런 행동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lid)’ 약속을 했다”며 “중국 신장과 티베트의 인권, 홍콩 주민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사실상 국가로 취급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역사의 대세이자 정도이며 대만 독립은 역사의 역류이자 막다른 길”이라며 “대만 정부는 ‘대만은 중국의 영토’라는 사실을 추호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가를 분열시키는 사람은 끝이 좋은 적이 없었다”면서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며 이를 지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 탄커페이(譚克非)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은 당과 인민이 필요로 할 때 바로 참전할 수 있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도록 사명 담당을 강화하고 높은 경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공격헬기까지 처음 동원해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26일 중국군 군용기 7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가 되돌아갔는데 여기에 ‘중국판 아파치’로 불리는 WZ-10 공격헬기 1대가 포함됐다. WZ-10은 중국군의 화력 지원용 공격헬기로 기관총, 로켓, 대전차 미사일, 공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 장착을 할 수 있다. 중국은 27일에도 대만 ADIZ에 J-11 전투기 2대와 Y-8 대잠기 1대를 보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올해 들어 미군 전함과 군용기가 2000회 이상 중국을 겨냥한 근접 정찰 활동을 펼쳤다”면서 “이에 대한 중국의 맞대응으로 발포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면 미국이 대만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소수이긴 하지만 미국 특수부대가 대만에 주둔하면서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고도 공식 확인했다.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를 대만 총통이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을 향해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해 놓고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백주대낮에 불한당 같은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이 총통은 27일 CNN 인터뷰에서 “대만은 중국 동남부 해안에서 약 20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세계 각국이 함께 수호해야 할 민주주의 등대”라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도 미국과 장기적인 관계를 고려해 대만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권위적인 정권(중국)이 팽창할 때 민주주의 국가들이 단합해 이에 맞서야 하며 대만이 그 최전선에 있다”고 역설했다. 차이 총통의 이날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말한 지 엿새 만에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석한 국제회의 석상에서 대만과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영상으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대만을 향한 중국의 행동을 ‘강압적’이라고 지칭하며 이런 행동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lid)’ 약속을 했다”며 “중국 신장과 티베트의 인권, 홍콩 주민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사실상 국가로 취급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역사의 대세이자 정도이며 대만 독립은 역사의 역류이자 막다른 길”이라며 “대만 정부는 ‘대만은 중국의 영토’라는 사실을 추호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가를 분열시키는 사람은 끝이 좋은 적이 없었다”면서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며 이를 지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 탄커페이(譚克非)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은 당과 인민이 필요로 할 때 바로 참전할 수 있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도록 사명 담당을 강화하고 높은 경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공격 헬기까지 처음 동원해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26일 중국군 군용기 7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가 되돌아갔는데 여기에 ‘중국판 아파치’로 불리는 WZ-10 공격헬기 1대가 포함됐다. WZ-10은 중국군의 화력 지원용 공격헬기로 기관총, 로켓, 대전차 미사일, 공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 장착을 할 수 있다. 중국은 27일에도 대만 ADIZ에 J-11 전투기 2대와 Y-8 대잠기 1대를 보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올해 들어 미군 전함과 군용기가 2000여 회 이상 중국을 겨냥한 근접 정찰 활동을 펼쳤다”면서 “이에 대한 중국의 맞대응으로 발포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시아 각국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4년 만에 참석하자 중국은 미국 없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세안 정상만 참석하는 양자 간 특별정상회의를 다음 달 열자고 제안했다.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참석한 이후 4년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해 정상들과 머리를 맞댔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연합전선에 아세안을 끌어들이겠다는 뜻이 담긴 행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동남아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해 우리의 파트너십은 필수적”이라며 “수십 년 동안 우리의 공동 안보와 번영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세안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표현할 때도 쓰는 ‘핵심축’이라는 표현을 아세안을 가리키며 잇달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의 가치와 이익, 비전’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며 “아무리 크고 강력한 나라라고 하더라도 법을 준수하는 인도태평양”을 언급했다.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백악관은 이날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아세안의 보건, 기후, 경제, 교육 프로그램에 1억2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관례를 깨고 시 주석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나섰다. 26일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그동안의 관례대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화상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세안과의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다음 달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정식 제안하면서 회의가 실제로 열리면 시 주석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 등은 전했다. 이 특별정상회의는 시 주석이 의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안을 중시한다는 중국의 의도를 강조하면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또 인접한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결을 서두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26일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의 평화는 중국과 아세안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하루빨리 ‘남중국해 행동준칙’ 제정을 매듭짓고 남중국해를 평화와 우호, 협력의 바다로 만들자”고 했다. 중국과 아세안은 2002년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선언’을 채택한 뒤 구체적인 이행 방안인 행동준칙 마련을 위해 협상해 왔다. 리 총리의 이런 제안은 미국과 영국, 호주가 구성한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에서의 혼란 양상을 당사국들끼리 직접 해결해 오커스가 개입할 여지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세안 국가들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반대하는 만큼 이들 국가와 오커스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리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동남아 국가들에 추가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아세안이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恒大)그룹으로부터 촉발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다른 업체들로 확산되고 있다. 이달에만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4곳이 채권 이자 등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직면했다. 아직 파산으로 이어진 회사는 없지만 한 곳이라도 파산할 경우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파산하는 곳이 나오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채권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져 회사들의 자금 압박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27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회사 가운데 78위(기업데이터 조사업체 ‘마이구’ 기준)에 오른 당다이즈예(當代置業)는 25일 만기였던 채권 원금과 이자 2억5000만 달러(약 2925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당다이즈예는 해외 50개 도시에서 건설 프로젝트 200건 이상을 진행해 왔다. 당다이즈예 측은 “거시 경제와 부동산 산업 환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예상치 못한 유동성 위기로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부채 상환 실패가 디폴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10월에만 당다이즈예를 포함해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4곳이 채권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을 기한 내에 하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회사 가운데 73위에 오른 화양녠(花樣年)그룹은 5일 달러 채권 이자 2억570만 달러(약 2445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어 15일에는 중국부동산그룹(CPG)이 2억2600만 달러(약 2645억 원), 18일에는 중국 내 38위인 신리(新力)홀딩스가 2억5000만 달러(약 2926억 원)를 갚는 데 실패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관련 대출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자금줄이 묶인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신용평가사들은 잇달아 이들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고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중국 부동산 기업은 9월에 34개, 10월에는 44개(21일 기준)로 급증했다. 헝다그룹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7월까지는 매월 10개 미만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헝다그룹 쉬자인(許家印) 회장에게 개인 재산으로 채무 위기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3일 헝다그룹이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자 중국 당국이 쉬 회장에게 사재를 출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쉬 회장의 재산이 한때 420억 달러(약 49조1652억 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약 78억 달러(약 9조1307억 원)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恒大)그룹으로부터 촉발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다른 업체들로 확산되고 있다. 이달에만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 4곳이 채권 이자 등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직면했다. 아직 파산으로 이어진 회사는 없지만 한 곳이라도 파산할 경우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 회사 가운데 78위(기업데이터 조사업체 ‘마이구’ 기준)에 오른 당다이즈예(當代置業)는 25일 만기였던 채권 원금과 이자 2억5000만 달러(약 2925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당다이즈예는 해외 50개 도시에서 건설 프로젝트 200건 이상을 진행해 왔다. 당다이즈예 측은 “거시 경제와 부동산 산업 환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예상치 못한 유동성 위기로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부채 상환 실패가 디폴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11일 당다이즈예는 채권자들에게 채권 이자 지급을 3개월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에만 당다이즈예를 포함해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 4곳이 채권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을 기한 내에 하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 회사 가운데 73위에 오른 화양녠(花樣年)그룹은 5일 달러 채권 이자 2억570만 달러(약 2445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어 15일에는 중국부동산그룹(CPG)이 2억2600만 달러(약 2645억 원), 18일에는 중국 전체에서 38위인 신리(新力)홀딩스가 2억5000만 달러(약 2926억 원)를 갚는데 실패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관련 대출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자금줄이 묶인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데이터 제공업체 CRIC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 업체의 총 계약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신용평가사들은 잇달아 이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중국 부동산 기업은 9월에 34개, 10월에는 44개(21일 기준)로 급증했다. 헝다그룹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7월까지는 매월 10개 미만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헝다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에게 개인 재산으로 채무 위기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3일 헝다그룹이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자 중국 당국이 쉬 회장에게 사재를 출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쉬 회장의 재산이 한 때 420억 달러(약 49조1652억 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약 78억 달러(약 9조1307억 원)로 추산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최소 규모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활동과 절차를 줄이고 올림픽에 투입되는 인력도 대폭 감축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26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전날 올림픽 방역 수칙이 담긴 방역수첩(매뉴얼)을 공개했다. 1차로 공개된 이번 방역 매뉴얼은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에게 적용되며 앞으로 한두 차례 더 보완될 수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을 위해 마련한 전용 교통편과 숙소, 부대시설, 경기장과 훈련장 등 모든 공간은 하나로 연결돼 운영된다. 이 공간들은 마치 거품(버블)을 덮어씌운 것처럼 다른 외부 공간과는 완전히 격리된 폐쇄 구역이 된다. 대회 참가자들은 제한된 공간만 오갈 수 있으며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대회 참가자는 중국 도착 후 21일간 베이징에서 격리해야 한다. 올림픽 투입 인력을 최소화할 방침이어서 선수단 편의를 위해 활동했던 자원봉사자들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2020 도쿄 올림픽과 달리 관중을 입장시킬 계획이지만 규모를 최소화할 방침이며 중국 본토 밖에서 온 관중은 수용하지 않는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집단 보이콧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이콧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 국제학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이 최근 중국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과의 불화는 미국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정부가 그런 위험을 감당하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중국이 바티칸 교황청에 수교 조건으로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 중 하나만 선택할 것을 교황에게 강요한 셈이다. 바티칸은 대만과 1942년 수교했다. 대만과 국교를 맺은 전 세계 15개 나라 중 하나이며 유럽에서는 유일하다. 25일 롄허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날 교황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교황청은 중국과 계속 대화를 하려고 하지만 중국은 교황청에 끊임없이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주도적으로 외국과 단교한 전례가 없는 교황청이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황청은 대만과 단교를 요구하는 중국에 대해 수교를 먼저 한 뒤 대만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중국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루이밍(戴瑞明) 전 주교황청 대만 대사는 롄허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교황청의 제안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교황청이 대만과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수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이 바티칸과 수교를 하더라도 종교의 내정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 정부가 사형제 폐지, 낙태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교황청의 포교를 인정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대만과 수교한 나라는 바티칸을 비롯해 팔라우, 온두라스, 파라과이 등 전 세계 15개국에 불과하다. 바티칸이 대만과 단교할 경우 대만이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외교부 어우장안(歐江安) 대변인은 “대만은 교황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10일 대만 건국 기념일 행사 때 교황청이 대만인의 평화 번영을 축복한 것은 두 나라의 돈독한 우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바티칸 교황청에 수교 조건으로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 중 하나만 선택할 것을 교황에게 강요한 셈이다. 바티칸은 대만과 수교한 전 세계 15개 나라 중 하나이며 유럽에서는 유일하다. 25일 롄허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날 교황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교황청은 중국과 계속 대화를 하려고 하지만 중국은 교황청에 끊임없이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주도적으로 외국과 단교한 전례가 없는 교황청이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황청은 대만과 단교를 요구하는 중국에 대해 수교를 먼저 한 뒤 대만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중국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루이밍(戴瑞明) 전 주교황청 대만 대사는 롄허보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교황청의 제안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교황청이 대만과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수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이 바티칸과 수교를 하더라도 종교의 내정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 정부가 사형제 폐지, 낙태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교황청의 포교를 인정할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대만과 수교한 나라는 바티칸을 비롯해 팔라우, 온두라스, 파라과이 등 전 세계 15개 나라에 불과하다. 바티칸이 대만과 단교할 경우 대만이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외교부 어우장안(歐江安) 대변인은 “대만은 교황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10일 대만 건국 기념일 행사 때 교황청이 대만인의 평화 번영을 축복한 것은 두 나라의 돈독한 우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최소 규모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활동과 절차를 줄이고 올림픽에 투입되는 인력들도 대폭 감축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26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 겨울올림픽 대회 조직위원회는 전날 올림픽 방역 수칙이 담긴 방역수첩(매뉴얼)을 공개했다. 1차로 공개된 이번 방역 매뉴얼은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에게 적용되며 앞으로 한 두 차례 더 보완될 수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을 위해 마련한 전용 교통편과 숙소, 부대시설, 경기장과 훈련장 등 모든 공간은 하나로 연결돼 운영된다. 이 공간들은 마치 거품을 덮어씌운 것처럼 다른 외부 공간과는 완전히 격리된 폐쇄 구역이 된다. 대회 참가자들은 제한된 공간만 오갈 수 있으며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대회 참가자는 중국 도착 후 21일간 베이징에서 격리해야 한다. 올림픽에 투입되는 인력을 최소화할 방침이어서 선수단 편의를 위해 활동했던 자원봉사자들도 사라질 전망이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과 달리 관중을 입장시킬 계획이지만 규모를 최소화할 방침이며 홍콩·마카오 등 중국 본토 밖에서 온 관중은 수용하지 않을 예정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자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시는 인파가 몰리는 대규모 행사를 모두 미루거나 취소했다. 특히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온 지역의 사람은 아예 베이징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통제 정책을 펴고 있다. 25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4일 하루 동안 중국 전체에서 모두 39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해외 유입 사례 4명을 제외하면 35명이 본토 확진자다. 지난달 말 중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명 내외였지만 21일(43명), 22일(50명), 23일(43명) 등 최근 대폭 늘었다. 두 달 넘게 신규 확진자가 없었던 베이징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베이징에서는 올해 8월 10일 이후 70일 만에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24일까지 6일간 총 15명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이달 중 치르려던 마라톤 경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대형 콘퍼런스와 포럼도 줄줄이 취소됐다. 시는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한 지역을 14일 이내에 방문한 사람은 베이징에 아예 들어올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이 외에도 베이징 시민들이 베이징을 벗어나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행 자체를 중단하도록 권고했고 단체관광 또한 금했다. 앞서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태가 단체여행과 관련 있다고 보고 단체관광을 모두 중단시켰다. 시 관계자는 베이징일보에 “올림픽 개최 D-100일(27일) 행사도 모두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 달 베이징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도 열리기 때문에 경계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이 약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자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 시는 인파가 몰리는 대규모 행사를 모두 미루거나 취소했다. 특히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온 지역에서 온 사람은 아예 베이징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통제 정책을 펴고 있다. 25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4일 하루 동안 중국 전체에서 모두 39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해외 유입 사례 4명을 제외하면 35명이 본토 확진자다. 지난달 말 중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명 내외였지만 21일(43명), 22일(50명), 23일(43명) 등으로 최근 대폭 늘었다. 두 달 넘게 신규 확진자가 없었던 베이징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베이징에서는 올해 8월 10일 이후 71일 만에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24일까지 6일간 총 15명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이달 중 치르려던 마라톤 경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대형 컨퍼런스와 포럼도 줄줄이 취소됐다. 시는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한 지역을 14일 이내에 방문한 사람은 베이징에 아예 들어올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이외에도 베이징 시민들이 베이징을 벗어나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행 자체를 중단하도록 권고했고 단체관광 또한 금했다. 앞서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태가 단체여행과 관련 있다고 보고 단체관광을 모두 중단시켰다. 시 관계자는 베이징일보에 “올림픽 개최 D-100일(27일) 행사도 모두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달 베이징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도 열리기 때문에 경계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공산당이 다음 달 8∼11일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열기로 확정하면서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4단계 시나리오’가 가동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달 6중전회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내년 10월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로 이어지는 대형 행사를 통해 시 주석의 치적을 대내외에 알리고, 이를 통해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다진 뒤 3연임을 확정하겠다는 시나리오다. 23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은 올해 창당 100주년인 중국 공산당이 6중전회를 통해 다음 100년 역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년 9월이나 10월에 열린 6중전회가 11월에 열리는 것 또한 공산당이 이번 전회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매체들은 평가했다. 이번 전회에서는 특히 장기집권으로 가는 길을 시 주석에게 열어 줄 ‘역사결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역사결의는 공산당 역사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각각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집권기인 1945년과 1981년 한 번씩, 100년의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두 차례뿐이었다. 1945년 결의는 마오 사상의 정당성을 강조했고 1981년 결의는 ‘마오가 문화대혁명 시기에 잘못을 범했지만 공산혁명을 이뤄낸 그의 공이 과보다는 훨씬 크다’고 평가했다. 역사결의가 법률적 효력을 갖는 건 아니지만 이를 채택하려면 마오와 덩처럼 누구도 넘보기 힘든 권력기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시 주석이 역사결의를 통해 마오와 덩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역사결의에는 시 주석이 2012년 말 집권 후 추진한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와 부패 척결, 군사력 증강 등의 성과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는 주요 2개국(G2)이 됐다는 것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공산당은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통해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세계적인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지도자라는 것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이 끝나고 한 달 뒤 열릴 예정인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에서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고, 시나리오의 피날레를 장식할 내년 10월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한 차례 연임으로 각각 10년을 집권했는데 시 주석은 3연임을 노리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한 1949년부터 1976년 사망할 때까지 집권한 마오처럼 장기집권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5년 임기의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은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포함해 모두 204명이다. 이들은 해마다 한두 차례 전체회의를 여는데 이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줄여 ‘중전회’로 부른다. 1·2중전회(지도부 선출), 3중전회(세부 정책 결정), 4중전회(당의 방향 결정), 5중전회(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장기 정책 수립) 등으로 나뉜다. 6·7중전회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해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를 준비한다.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는 22일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동산세 부과를 확정했다. 시 주석은 8월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를 주창했는데 부동산값 급등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이에 따른 반발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주(州) 방위군에게 트럭 운전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 ‘공급망 쇼크’의 원인 중 하나인 운전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력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주 방위군 투입은 주지사 권한이다. 또 치솟는 유가를 두고선 “내년에나 낮아지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부동산기업 헝다그룹은 달러 채권 이자 8350만 달러(약 984억 원) 지급 만기 이틀 전인 21일에 이를 갚고 급한 불을 껐지만 연말까지 갚아야 할 막대한 이자가 더 있어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당분간 중국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각각 세계 경제의 소비와 생산 기지로 불리는 미국, 중국의 경제 위기와 전망을 짚었다. 》바이든 “물류해결 주방위군 투입”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경제에 나란히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의 물가 상승 위험이 높아지고 공급망 교란 또한 심각한 가운데 중국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까지 예상보다 부진하자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대형 복합 위기)’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두 나라는 지난해 기준 세계 전체 GDP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이 주요 2개국(G2)의 경제가 이상 조짐을 보이면 어떤 식으로든 그 여파가 세계 전체로 번진다. 각각 ‘세계의 소비 기지’(미국)와 ‘생산 공장’(중국) 역할을 하는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은 서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중국의 전력난은 전 세계의 천연가스, 원유 가격 상승을 촉발시켜 가뜩이나 심각한 미국의 인플레 압력과 물류대란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 또한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가 크다. 무역전쟁으로 대미 수출길이 막히자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에서 부동산 등 내수 위주 성장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강력한 부동산 규제 등으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난과 헝다가 中 양대 악재 당초 5%대로 예상됐던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 성장까지 나타났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분기 성장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발표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1∼3월·18.3%), 2분기(4∼6월·7.9%)와 비교해도 둔화세가 완연하다. ‘제조업 벨트’로 불리는 남동부 해안지대의 심각한 전력난, 대형 부동산 기업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성장률 둔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3분기 부동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2분기(7.1% 성장)와 큰 차이가 있다. 3분기 건설업 생산 또한 한 해 전보다 1.8% 줄었다. 3분기 제조업 성장률 역시 4.6%에 그쳤다. 역시 2분기(9.2%)보다 증가세가 대폭 둔화됐다. 남동부 광둥, 저장, 장쑤 등 3개 성의 제조기업은 전기가 부족해 제대로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3개 성의 GDP 합계는 28조 위안으로 중국 전체(101조 위안)의 28%를 차지한다. 그만큼 전력 사용량도 많을 수밖에 없다. 11일 장쑤성 쑤저우시 외곽에 있는 한 장비제조 회사를 찾았다. 회사 관계자는 “당국이 지역 내에 있는 모든 회사에 담당 공무원을 배정했고, 회사에도 별도의 전력 관리 담당자를 두도록 했다”며 “이들은 서로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전력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 당국은 낮 동안 수집한 회사별 전력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 날 대응 방침을 통보해주고 있었다. 전력 사정에 따라 매일매일 방침이 달라지는 것이다. 최종 결정은 당일 0∼2시 사이 위챗 대화방 혹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된다. 이 관계자는 이날 0시 20분에 온 문자메시지를 보여줬다. ‘11일 09∼21시 전력 제한, 85% 감축 유지’라고 쓰여 있었다. 평소 사용하는 전력에서 85%를 줄이고 나머지 15%만 사용하라는 뜻이다. 이 회사는 전기 사용이 평소의 15%만 가능해지자 6층 건물 전체의 에어컨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장쑤성에는 이상 고온이 나타나 10월 중순까지 섭씨 30도가 넘는 곳이 많았는데도 예외가 없었다. 엘리베이터 운행도 멈췄고 사무실 천장 조명도 다 껐다. 헝다의 파산 위기는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부동산 시장의 냉각이 곧 경기 침체와 직결된다는 뜻이다. 화양녠, 신리홀딩스 등 다른 부동산업체의 위기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헝다는 150만 명으로 추산되는 선분양자들로부터 계약금을 받아 부동산 개발을 진행해 왔다. 헝다가 파산하면 이들은 돈을 내고도 집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여기에 헝다가 직접 고용한 인원만 최소 20만 명이다. 중국은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6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위축은 가계 자산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수도 있다. 11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말 기준 중국 부동산업계가 총 5조2000억 달러(약 6240조 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5년 전인 2016년 말과 비교하면 두 배로 늘었으며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의 지난해 GDP보다도 많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중국 은행권의 전체 대출 28조8000억 달러 중 부동산 대출이 27%를 차지했다. 헝다 등 대형 부동산업체가 파산하면 이들에 돈을 빌려준 금융사 또한 대출을 회수하지 못해 동시에 파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 4분기가 더 문제전력난과 헝다 위기는 이를 해결할 정책 수단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4분기(10∼12월)에도 중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석탄 생산 중심지인 산시성에 내린 폭우 등으로 석탄 값이 급등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선물 가격은 지난 몇 년간 t당 600위안(약 11만 원) 내외였으나 최근 세 배 이상 높은 2000위안(약 36만2900원)에 육박했다. 헝다 사태도 마찬가지다. 류허(劉鶴) 부총리, 이강(易綱) 런민은행장 등 수뇌부가 “일부 우려가 있지만 헝다 위기를 억제할 수 있다”고 연일 언급하고 있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수뇌부가 연일 낙관적인 발언을 하며 다독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력난은 이제 식자재 유통, 겨울 난방 등 민생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콩 수확철이 됐지만 이를 가공할 공장이 전력난으로 멈춰 서면서 유통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콩은 목축 및 양식업 사료의 주원료이며 중국은 세계 최대 콩 소비 국가다. 사료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중국인의 주 식재료인 돼지고기 가격도 오른다. 이것이 전 세계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애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매서운 겨울 추위가 몰아치는 랴오닝성 산시성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겨울철 난방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 美 인플레 공포미국은 최근 인력, 물자, 장비 등 경제활동에 필요한 요소가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대란 속에 높은 물가상승률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짙다. 9월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4.8% 상승했고 중고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4% 오르는 등 물가 상승세가 완연하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물가 관리 목표치(2%)를 한참 넘는 5%대의 상승률이 5월부터 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임차료 등 소비를 줄이기 힘든 품목들이 많이 올랐고 주택 가격, 임대료, 임금 등 한 번 오르면 내려가기 어려운 분야에서도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증가하고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로 여행이 증가하면 이 부문에서 가계 지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심각한 구인난도 인플레를 부채질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역대 가장 많은 430만 명의 미국인이 직장을 자발적으로 그만뒀다. 인력 확보가 절실한 기업들이 앞다퉈 임금을 올리면서 물가가 더 높아지고 있다. 공급망 붕괴로 인한 생산 차질도 심각하다. 18일 발표된 미 9월 제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7% 줄었다. 특히 반도체 부족 여파로 자동차 생산이 7.2% 감소했다. 미 양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최근 반도체 공급난을 이유로 일부 차종의 생산을 중단했다. 애플 역시 최근 출시한 아이폰13의 생산량을 올해 1000만 대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물류대란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 동부 뉴욕주 뉴저지주, 남동부 조지아주 등 주요 항만의 인력난이 여전하다. 이 외 트럭기사 및 운송장비의 부족, 물류센터의 노동력 부족 등도 심각하다. 현재 미국에는 3만여 명의 트럭기사들이 있지만 운송 수요의 급증으로 물류업계는 역대급 기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12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6.0%로 7월 전망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같은 기간 6.0%에서 5.9%로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유독 미국만 대폭 악화됐다. IMF는 “이번 전망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4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및 사회복지 예산 지출 계획을 의회가 통과시킨다고 가정한 수치”라는 단서를 달았다. 통과되는 예산안 규모가 줄어들면 미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주요 교역국 또한 성장 전망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권 민주당은 공화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 예산안을 2조 달러 이내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미 연준이 당초 내년 하반기 정도로 예상됐던 시기보다 빠른 시점에 금리를 올리는 것 또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률이 모두 높아야 한다. 지금은 인플레만 높고 실제 경기 회복세는 그에 못 미치는데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이 갑자기 금리를 올리면 미 부동산 경기가 식고, 신흥시장국의 돈 또한 높은 투자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미국으로 이동해 신흥시장에도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평했다. ○ ‘경제의 정치화’도 문제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정치 갈등이 서로의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홍춘욱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중국의 생산난이 서방과의 갈등에서 기인한 면이 크다며 “중국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내수 비중이 약 40%에 불과하다. 수출을 하려면 공장을 돌리고 생산을 해야 하는데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석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 갈등도 여전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머리를 숙이면 해결될 수도 있지만 내년 3연임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며 “경제가 정치화됐다”고 진단했다. 헝다 위기를 포함한 부동산 시장의 둔화 또한 장기 집권을 위해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살자)’ 등을 주창하며 민간 기업에 전방위적 규제를 가한 여파라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 경제는 중국이 공급하고 미국이 소비하는 방식으로 돌아간다. 전력난 등으로 중국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미국의 소비가 생각보다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베이징·쑤저우=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