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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이 국제적인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추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기관은 어느 곳일까. 상당수 국내 의료인들은 미국 미네소타대를 꼽는다. 1955∼1961년 미네소타대가 서울대 의대를 중심으로 국내 의료진에게 제공한 연수 프로그램인 ‘미네소타 프로젝트’ 때문이다. 당시 개발도상국(개도국)이었던 한국의 고급 의료 인력에게 선진 의료 교육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취지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226명의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최소 3개월, 최대 4년 동안 미네소타대에서 연수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많은 국제기구가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의학교육과 의료진 양성체계가 틀을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제2차 세계대전 뒤 선진국이 개도국에 제공한 원조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들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 60년 전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와 지금의 한국 의료 수준은 다르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발전 못지않게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 특히 의료진 양성은 국제기구와 개도국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는 분야 중 하나다. 데이비드 나바로 유엔 에볼라대책 조정관은 지난달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단기간에 국제적인 수준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한 나라”라며 “한국이 국제사회에 가장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의료진 양성 노하우를 개도국에 전달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국내 의대들이 개도국 의료진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보건의료 부문 국제원조로 꼽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종욱 펠로십’이다. 한국인 최초로 주요 국제기구 중 하나인 WHO의 수장을 지낸 고 이종욱 전 사무총장(2006년 5월 사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이 프로그램은 개도국 보건의료 인력을 교육하는 게 목적이다. 개도국 의사, 간호사, 보건 관련 공무원, 질병 연구자, 의공기사 등을 대상으로 3∼12개월간의 교육 과정으로 운영된다. 이수구 KOFIH 총재는 “이종욱 펠로십은 과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받았던 의료 원조를 다른 개도국에 돌려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한국이 주도하는 ‘미네소타 프로젝트’이며 동시에 한국형 의료인 양성 모델을 세우는 작업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2012년 정부의 보건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계획 보고서도 이종욱 펠로십을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응용한 한국형 개발 경험 전수 사업’이라고 표현했다.라오스, 탄자니아, 우즈베크가 가장 많은 연수생 파견 올해로 9년째 운영되는 이종욱 펠로십을 거쳐 갔거나 현재 참여하고 있는 개도국 의료 인력은 총 26개국 455명. 운영 10년째가 될 내년에는 누적 연수생 수가 5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KOFIH에 따르면 이종욱 펠로십에 가장 많은 인력을 파견했던 나라는 라오스(82명)다. 다음으로는 탄자니아(62명), 우즈베키스탄(48명), 스리랑카(38명), 캄보디아와 에티오피아(각 34명), 베트남(21명)의 순이다. 전통적으로 ‘한류 열풍’이 강했던 동남아와 중앙아시아권 나라들이 주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 문화에 덜 익숙한 아프리카 국가(탄자니아, 에티오피아)들도 적극적으로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심각한 전쟁을 겪었던 남수단(9명), 르완다(5명), 아프가니스탄(4명) 등이 연수생을 보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국의 국제원조가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종욱 펠로십은 ODA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비아시아권 의료인들에 대한 연수 기회를 더 확대한다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브랜드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펠로십 연수생들이 주로 교육받는 기관 중에는 ‘빅5 병원’을 비롯해 국내 정상급 병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도 장점. 그만큼 수준 높은 의료진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시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92명), 연세의료원(48명), 가톨릭의료원(42명), 순천향의료원(41명), 인하대의료원(40명) 순으로 많은 인력을 교육했다. 이인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팀장은 “개도국 의료진 교육은 국제사회에 대한 환원 활동이며 동시에 병원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작업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병원의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국 의료기술 벤치마킹에 적극적 이종욱 펠로십 연수생들도 교육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기대했던 것보다 병원 시설이나 의료진 수준이 훨씬 높다는 평가가 많다. 탄자니아 내과 의사 출신으로 유럽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알렉스 마사오 씨(37). 3월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연수 중인 그는 “유럽에 비해서도 한국 병원의 인프라나 의사들 실력이 전혀 뒤지지 않는 것 같다”며 “오히려 교육량이나 교육 강도는 더 세다”고 말했다. 탄자니아로 돌아간 뒤 의대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그는 한국 병원에서 꼭 벤치마킹하고 싶은 것으로 중환자 관리 기준과 디지털 시스템을 꼽는다. 마사오 씨는 “어떤 환자를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 질환별로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체계적인 매뉴얼이 마련돼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탄자니아에도 큰 병원들에는 매뉴얼이 있지만 구체성은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환자 진료 기록을 컴퓨터로 관리하는 디지털 시스템도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조치로 꼽았다. 캄보디아 산부인과 의사 출신으로 2월부터 인제대 일산백병원에서 연수를 하고 있는 우루엥 씨(46)는 “캄보디아는 프랑스 등 외국에서 공부한 의사와 국내에서만 공부한 의사 간 수준 차가 크다”며 “겨우 수십 년 만에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준 높은 인력을 국내에서 양성할 수 있게 된 비결이 궁금해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학병원에서도 1년간 연수한 경력이 있는 우루엥 씨는 “산부인과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준 차는 없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아시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산모 사망률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우루엥 씨는 산모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하는 제왕절개 수술에 특히 관심이 높다. 또 복강경 수술을 이용한 부인과 질환 치료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개도국 의료 발전 이끌어나갈 기회 의료계에서는 최근 국내 주요 병원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이종욱 펠로십, 나아가 다른 개도국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에 한국형 병원이 계속 생기면 국내 의료진의 진출을 통한 현지 의료진 교육과 양성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 한류’ 특히 한국형 의료진 양성 모델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말이다. 서울대 의대 강대희 학장은 “한국의 현대의학이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제중원을 통해 발전했듯 먼 훗날 한국 의료진들이 운영하는 병원이 특정 개도국의 스탠더드 병원이 될 수도 있다”며 “한국의 경제나 의료 수준을 감안할 때 전체 의료계가 이에 대한 준비를 진지하게 해야 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개도국들 “한국의 건강보험-응급의료체계 배우고 싶어”▼한국 의료정책도 인기 “현재 국제기구 내에서 한국의 보건의료 정책, 의료인 양성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을 찾았던 신영수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은 “한국이 보건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이나 제도를 마련할 때마다 국제기구에서 예의주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보건의료 정책의 수준이 그만큼 높고, 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도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기구와 개발도상국(개도국)들은 한국의 의료인 교육 및 양성 시스템 못지않게 보건의료 정책과 제도에 대한 벤치마킹에도 적극적이다. 개도국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보건의료 정책으로는 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꼽힌다.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계층에게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로 개도국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 따르면 이미 오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벤치마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건강보험 제도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인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통해서도 가나와 에티오피아가 건강보험 제도를 배우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최근에는 건강보험 제도의 약점으로 꼽히는 지역 가입자와 직장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어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도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감염성 질환이나 기초위생 증진과 관련된 정책도 한국형 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결핵 퇴치, 어린이 예방접종, 응급의료체계 구축, 농어촌 보건소 운영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KSP 사업을 통해 △필리핀과 남수단은 결핵 퇴치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어린이 예방접종 △스리랑카는 응급의료체계 구축 △미얀마는 농어촌 보건소 운영과 관련된 한국형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국제기구의 사회정책 부문에서 동남아 국가들의 도시개발 관련 컨설팅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이모 씨는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와 주요 감염병 예방 정책은 개도국 공무원들의 경우 보건의료 담당이 아니어도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개도국 공무원들이 보건의료 분야에서 한국 출신을 더 많이 뽑을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 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29일 하루 동안 5명이 더 늘어나 총 12명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중국 출장을 떠났던 국내 3번째 감염자의 아들인 H 씨(44)를 포함해 최초 감염자 A 씨(68)와 접촉했던 간호사 I 씨(46), 같은 병동에 있었던 환자 J(56), K(79), L 씨(49) 등 5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국가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1002명), 아랍에미리트(76명), 요르단(19명)에 이어 카타르와 함께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H 씨의 감염 사실이다. 비행기를 탈 당시 H 씨는 이미 발열 등 메르스 증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H 씨와 함께 비행기를 탄 탑승객과 중국 현지인 가운데 3차 감염자가 나올 우려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만약 중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메르스를 동북아에 확산시켰다는 오명을 얻어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수연 기자}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첫 환자 발생 이후 8일 만에 환자가 7명으로 늘었다. 중동 국가를 제외하면 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메르스 의심환자 1명은 보건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있다가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르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을 받아야 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가 26일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의 존재를 출국 하루 뒤인 27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메르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메르스 세 번째 환자 C 씨(76)의 아들이자 네 번째 환자 D 씨(46)의 남동생인 H 씨(44)가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27일 확인해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알렸다”라고 밝혔다. H 씨는 현재 중국 보건당국의 관리 속에 광둥의 대형병원 1인실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 유전자 검사 결과는 29일 나올 예정이다. ○ 의심환자 출국할 때까지 파악도 못해 의심환자의 무단 중국행으로 메르스 방역체계의 빈틈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H 씨는 16일 첫 번째 환자 A 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한 아버지 C 씨를 누나인 D 씨와 함께 간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아들 H 씨의 존재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특히 C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에는 기본적인 가족 사항을 체크해 격리 조치해야 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시 딸 D 씨의 전염 여부에 관심이 쏠려 아들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C 씨 확진 이후 가족 사항에 대해 수차례 물었지만 아들의 존재와 병원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해진 역학조사 방식 외에도 병원 방문 기록, 가족 구성원이나 주변인에 대한 인터뷰 조사 등을 더 넓은 범위에서 진행했다면 미파악 접촉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의료진 의심환자 발견하고 보고도 안 해 H 씨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 고열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료진이 신속하게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 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H 씨는 19일부터 발열이 시작돼 22일과 25일 두 차례 병원을 방문했고, 25일 의료진에게 “가족 중 메르스 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해당 의사는 중국 출장을 만류하기만 했지, 보건당국에 의심 사례를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H 씨가 출장을 강행한 뒤 하루가 지난 27일에야 이 사실을 신고했다. 의심환자 1명을 놓친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H 씨가 탄 항공편 탑승객 명단을 확보해 근접 탑승객 28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H 씨의 직장동료 180명 중 밀접접촉자가 있는지도 파악 중이다. 1명의 의심환자를 놓친 결과 200여 명에 대한 전염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신규 환자, 첫 번째 환자와 다른 병실인데도 감염 이런 가운데 28일에만 메르스 환자 2명이 추가로 확인돼 총 환자 수가 7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환자는 첫 번째 확진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한 F 씨(71)와 간호사 G 씨(28). 이에 첫 번째 환자 A 씨와 같은 병동에 머물렀던 환자들에 대한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가 보건당국에 발견되기 전인 11일부터 18일까지 4개 병원을 전전할 때 접촉했던 의료진에 대해서는 철저히 격리 및 관찰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A 씨와 같은 병실은 아니지만 같은 층에 머물렀던 환자들은 관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섯 번째 환자 F 씨와 같은 감염 사례를 막지 못했다. F 씨가 A 씨와 10m 이상 떨어진 다른 병실에 머물렀고 각각 다른 화장실을 사용했던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검사실 등 치료 과정에서 만났을 수 있지만 접촉 시간은 짧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 번째 환자 C 씨 등이 A 씨와 같은 병실에서 최대 5시간가량 접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6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첫 번째 환자 A 씨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전염시키는 이른바 ‘슈퍼보균자’라는 말도 나온다. 통상 메르스 환자 1명당 평균 0.7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1인당 2∼3명 전파)보다 감염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한양대 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단 국내에서는 감염 속도나 전염력이 원래 알려진 것보다는 강한 것으로 보여 긴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양 본부장은 “최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 기자}

쉽게 말해 이 책은 ‘식단’, 즉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다. 또 건강검진을 비롯해 현대 의학으로도 만성질환을 원천적으로 치료, 예방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건강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생활 습관과 식사 패턴. 저자는 자기 주도 건강법을 크게 ‘마이너스 건강법’, ‘항염증 식단’, ‘소화력 키우기’ 등 3가지로 나눠서 설명한다. 먼저 마이너스 건강법은 가공 식품처럼 유해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음식 섭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을 뜻한다. 항염증 식단은 육류와 가공 식품처럼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고 채소와 과일처럼 염증을 줄이는 음식 섭취를 늘려 면역력과 자연 치유력을 기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화력 키우기는 우리 몸의 면역력 키우기와도 연관이 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경우 한계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위와 장은 영양소를 소화할 뿐 아니라 외부 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위와 장의 건강을 챙기는 게 전체 면역력을 키우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외국계 제약회사에 근무하기도 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분별한 건강보조식품과 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 등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생활에 도움이 될 구체적인 실천 지침들을 소개하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국내 첫 번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확인된 지 일주일 만에 환자 수가 5명으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첫 번째 감염자인 A 씨(68)를 진료했던 의료기관의 의사 E 씨(50)가 26일 발열 증세를 보여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감염자로 최종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E 씨는 17일 병원을 찾아왔던 A 씨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자 세계 6위…안이한 대응 지적 잇따라 중동 외 국가 중 메르스 환자가 5명 이상 나온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보다 메르스 감염자가 많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1002명), 아랍에미리트(76명), 요르단(19명), 카타르(12명), 이란(6명) 등 5개국. 이에 따라 ‘전염성이 약하다’고 강조했던 보건 당국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단 11일부터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인 A 씨가 메르스 발병 지역을 다녀왔다는 것을 19일에서야 파악한 게 문제다. 이는 증세가 심한 호흡기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특정 위험 지역’을 다녀왔는지 여부를 초기부터 파악하는 과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A 씨와 접촉한 이들에 대한 자가 격리도 느슨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E 씨가 자가 격리 과정에서 부인, 딸과 같이 지낸 것을 고려할 때 가족 중 추가 감염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가능성이 낮지만 A 씨와 접촉한 적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사실상 지역사회로 메르스가 퍼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도 2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부실한 초기 대응을 두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을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국내 환자 발생이)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복지부가) 앉아서 뭉개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네 번째 환자가 발생한 뒤에야 전문가 회의를 열고 발열 기준을 38도에서 37.5도로 낮췄다”고 지적했다.○ 일부 격리 대상자는 음성으로 나타나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자가 격리 중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인 F 씨(46·간호사), G 씨(34·세 번째 감염자인 C 씨의 병실 접촉자), H 씨(31·의사), I 씨(29·의사) 등 4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전북 정읍에서는 알제리에서 4개월간 체류한 뒤 23일 귀국한 J 씨(25·여)가 가벼운 감기 증세를 호소하며 ‘알제리에서 중동지역(카타르)을 경유해 들어왔다’고 신고해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J 씨가 발열 증세가 없어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J 씨가 메르스 의심 신고를 한 뒤 시외버스를 타고 광주로 이동한 후에야 J 씨를 격리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이 직접 찾아와 신고를 한 사람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이세형 turtle@donga.com·황형준·이설 기자}

백내장은 나이 들면 쉽게 나타나는 눈 관련 대표 질환이다. 하지만 정작 백내장의 원인과 증세, 더 나아가 치료법에 대해선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 백내장은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정보는 많지 않은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질환 중심 안과’ 전문 클리닉인 센트럴서울안과의 최재완 원장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백내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증상을 파악하는 방법부터 치료법까지 일반인들도 제대로 알아야 된다”고 말했다.눈동자 속 ‘렌즈’가 망가지는 질환 백내장은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노화되면서 시작되는 질환이다. 통상 수정체는 40대가 되면서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일정 수준 이상 노화가 진행되면 수정체가 딱딱하게 굳는데 이른바 백내장이라고 한다. 의료진들은 일반인들에게 백내장을 설명할 때 ‘눈동자 속 렌즈가 뿌옇고 딱딱해지는 현상’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수정체가 뿌옇고, 딱딱해지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수정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성분의 변화,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고도 근시와 외상도 백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당뇨병, 고혈압, 아토피 피부염 같은 질환을 앓다가도 백내장이 생긴다. 또 자외선과 흡연 등도 백내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은 발생 원인에 따라 증상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한 증상은 시력이 침침해지고, 뿌옇게 보이는 것이다. 밝은 곳에 나가면 눈부심이 심하게 느껴지고, 물건이 두 개로 겹쳐서 보이는 경우도 있다. 최 원장은 “백내장은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에 본인도 처음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수술 시기를 놓치고 방치될 경우 일상생활에도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좋아진 수술법 백내장의 경우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는 수술이 꼽힌다. 특히 최근 20여 년간 수술법이 크게 발전해 수술의 대상도 넓어졌고, 효과도 높아졌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 수정체로 교체해 주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점안약으로 마취한 뒤 2mm대의 미세 절개를 통해 문제가 있는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백내장 수술 트렌드의 ‘초전문화’가 이루어지면서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환자에게 무리를 주지 않는 수술법이 시행되고 있다. 수술 장비의 발전도 백내장 수술의 효과를 크게 높였다. 과거에는 환자가 가까운 곳을 보는 초점 거리가 25∼30cm 정도로 고정돼 있었지만 이제는 환자의 필요에 따라 초점거리가 다른 인공 수정체를 선택할 수 있다. 수술 중 눈 속의 압력을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장비와 수술 중 합병증을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됐다. 수술 뒤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과거보다 수월해졌다.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을 받을 경우 보통 2박 3일 정도 입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당일 하루 정도만 눈을 가린 안대를 착용하면 독서, 컴퓨터 사용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일주일 정도 세수와 샤워 과정에서 물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음주와 머리염색 같은 ‘염증 유발 활동’ 등만 자제하면 된다.수술 정보 자세히 공개하는 병원 여부 파악 백내장 수술은 수술의 성공률이 의사에 따라 차이가 큰 편에 속하는 질환이다.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 간 성공률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과 전문가들은 백내장 수술을 받을 경우 전체적인 수술 건수와 개별 의사들의 수술 경험을 자세히 공개하는 병원인지를 파악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수술법과 관련 장비가 발달하고 있는 질환인 만큼 병원이 갖추고 있는 장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특히 인공 수정체는 주로 어떤 것들을 쓰는지를 알아보는 게 필요하다. 최 원장은 “요즘 나오는 인공 수정체는 노안 교정, 난시 교정, 자외선 차단 기능 등 다양한 기능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모든 기능을 갖춘 인공 수정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전 충분히 진료와 상담을 받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백내장을 예방하는 기본 방법으로는 햇볕이 강한 날에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가리고, 금연과 금주 등을 통해 혈당 조절을 하는 게 꼽힌다. 항산화 성분이 많은 시금치, 당근, 늙은 호박, 토마토, 블루베리 등도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국내 최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와 접촉했던 의료진 2명이 메르스 감염 의심 증세를 보여 보건 당국이 격리 및 유전자 검사에 들어갔다. 보건 당국이 전염성이 낮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메르스가 계속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최초 감염자와 접촉한 뒤 자가 격리 중이던 61명 중 이날 오전부터 발열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2명 확인돼 이들을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으로 이송한 뒤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첫 번째 국내 감염자인 A 씨(68)가 방문한 의료기관의 간호사와 의사다. E 씨는 A 씨가 15일 방문했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사로 접수와 채혈 등의 과정에서 접촉했다. F 씨는 A 씨가 17일 방문한 또 다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담당한 의사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 4명과 감염 의심자 2명 모두 최초 감염자인 A 씨와 직접 접촉한 사람들이다. 특히 2∼4번째 감염자 3명은 모두 A 씨가 16일 입원한 의료기관의 2인용 병실에서 A 씨와 5시간 정도 같이 지내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 씨의 부인인 2번째 감염자 B 씨(63)는 A 씨를 간병하고 있었고, 3번째 환자인 C 씨(76)는 딸 D 씨(40·4번째 환자)의 간병을 받으며 해당 병실에 입원해 있었기 때문이다.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장은 “A 씨는 당시 재채기와 기침이 심해 ‘비말(飛沫·작은 침방울)’을 많이 발생시키고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2∼4번째 환자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4번째 감염자인 D 씨가 잠복기에 있던 C 씨를 간병하는 과정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이 경우 메르스가 최초 감염자(A 씨)가 아닌 다른 감염자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퍼질 수 있고, 나아가 지역사회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3차 감염’의 가능성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중동 외 지역에서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퍼진 적은 없다”며 “사람 간 전파와 3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 당국은 메르스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가 계속 증가하자 한층 강화된 접촉자 격리 지침을 마련했다. 지금까지는 접촉자가 38도 이상의 발열 증상을 보일 때만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으로 이송해 유전자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37.5도의 발열만 보여도 이송한 뒤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당장 우려되는 증세가 없어도 자가 격리자가 원할 경우 별도의 국가 지정 격리 시설에서 지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발생 초기 보건 당국이 안이하게 대응하다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가 늘어나서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가 격리 중에도 E 씨는 남편과 아들, F 씨는 부인, 딸과 같은 집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같은 집에서도 2m 이상 떨어져 있고 집에서도 방역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는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퍼졌다면 향후 격리 대상과 감염 의심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국내 최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와 접촉했던 의료진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 메르스 감염자 수는 총 5명으로 늘어났다. 또 자가 격리 대상자 중 2명이 추가로 관련 증세를 호소해 유전자 검사에 들어가 메르스가 계속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전자 검사 들어간 4명 중 1명 감염 확인, 2명은 검사 진행 중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최초 감염자와 접촉한 뒤 자가 격리 중이던 61명 중 이날 오전부터 발열 증세를 보인 E 씨(50), F 씨(46), G 씨(34), H 씨(31)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E 씨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F 씨는 음성 결과가 나왔고, G 씨와 H 씨는 오후 늦게 유전자 검사가 시작돼 27일 오전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E 씨와 A 씨는 첫 번째 국내 감염자인 A 씨(68)가 방문한 의료기관의 의사와 간호사였다. E 씨는 A 씨가 17일 방문했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사였다. 또 F씨는 A씨가 15일 방문했던 병원에서 접수와 채혈 등의 과정에서 접촉했던 간호사였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들은 모두 최초 감염자인 A 씨와 직접 접촉한 사람들이다. 특히 2~4번째(3명) 감염자들은 모두 A 씨가 16일 입원한 의료기관의 2인용 병실에서 A 씨와 5시간 정도 같이 지내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 씨의 부인인 2번째 감염자 B 씨(63)는 A 씨를 간병하고 있었고, 3번째 환자인 C 씨(76)는 딸 D 씨(40·4번째 환자)의 간병을 받으며 해당 병실에 입원해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감염자 아닌 감염자에게서도 전파되나 그러나 일각에서는 4번째 감염자인 D 씨가 잠복기에 있던 C 씨를 간병하는 과정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자가 격리 과정에서 E 씨는 부인과 딸과 같은 집에 머물렀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다른 가족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G 씨는 A 씨와 접촉한 적이 없고, C 씨와만 5인실 병실에서 같이 지냈던 적이 있다. 또 H 씨는 A 씨가 17~20일 사이 방문했던 병원의 의사였다. 만약 G 씨와 E 씨의 가족이 메르스이 감염될 경우 최초 감염자(A 씨)가 아닌 다른 감염자를 통해서도 퍼질 수 있고, 나아가 지역사회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른바 ‘3차 감염’의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중동 외 지역에서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퍼진 적은 없다”며 “따라서 사람 간 전파와 3차 감염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이했던 보건 당국 대응 하지만 보건 당국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최초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부터 ‘전염성이 강하지 않다’고 강조했지만 감염자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자가 격리 대상자들에게 가족들과 2m 이상 떨어져 있고, 방역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는 지 여부는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D 씨는 발열 증세를 호소했지만 기준 온도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즉각적으로 격리 조치와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E 씨, G 씨, H씨 가족 중 향후 발열 등 의심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생긴다면 격리 대상과 감염 의심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한층 강화된 접촉자 격리 지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접촉자가 38도 이상의 발열 증상을 보일 때만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으로 이송해 유전자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37.5도의 발열만 보여도 이송한 뒤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당장 우려되는 증세가 없어도 자가 격리자가 원할 경우 별도의 국가 지정 격리 시설에서 지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보건 당국의 조치가 안이했다는 비판은 계속 제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판정 건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이 24일 발표한 ‘2014년 시도별 아동학대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판정 건수는 1만27건으로 6796건이었던 2013년에 비해 3231건이 늘었다. 또 6403건이었던 2012년에 비해서도 역시 3624건이 증가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판정 건수가 지난해 유독 급증한 이유로는 경북 칠곡군과 울산에서 의붓딸을 숨지게 한 이른바 ‘계모의 아동학대 사건’ 등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사건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보육업계 관계자는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지난해 9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 등으로 처벌 수준도 강화되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동학대는 △신체 학대 △정서 학대 △성 학대 △방임 △중복 학대(2가지 이상 종류의 학대) 등 5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많았던 학대는 중복 학대로 4814건이었다. 다음으로는 △방임(1870건) △정서 학대(1582건) △신체 학대(1453건) △성 학대(308건) 등의 순이었다. 가해자 중에서는 친부모가 77.2%로 가장 많았다. 학대 장소 역시 집인 경우가 83.8%로 가장 많았다. 올해 초 ‘인천 K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태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보육 교직원에 의한 아동학대는 2.9%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경기 2501건 △서울 954건 △전북 932건 △경남 749건 △전남 641건 △경북 613건 순으로 많았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을 방문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A 씨(68)가 23일 심각한 호흡곤란을 경험하며 한때 위급한 상황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4일 A 씨가 23일 오후 6시 반경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산소 포화도가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져 산소 공급 방식을 ‘산소호흡기’에서 ‘기도 삽관 및 기계 호흡 치료’ 방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기도 삽관 및 기계호흡 치료는 인공호흡기를 목구멍 쪽으로 집어 넣어 호흡을 도와주는 시술로 일반 산소호흡기보다 상태가 위중할 때 많이 쓰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환자가 일시적인 호흡곤란을 겪을 땐 인공호흡기를 목구멍 쪽으로 집어넣고, 장기적인 호흡곤란이 예상될 땐 목 부위를 절제한 뒤 인공호흡기를 삽입한다. 기도 삽관 및 기계호흡 치료가 진행된 뒤 A 씨의 호흡상태는 안정적으로 돌아왔고, 산소 포화도 역시 회복됐지만 폐렴 증상은 여전히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를 통해 메르스에 감염된 부인 B 씨(63)와 같은 병실을 썼던 C 씨(76)는 현재까지 발열 외에는 관련 증세가 없는 상태다. 한때 발열 증세가 있다고 주장했던 C 씨의 딸도 현재까지 메르스 의심 증세는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A 씨와 접촉한 뒤 자택 격리 중인 64명의 가족과 의료진 중 감염이 의심돼 추가 검사에 들어간 이들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참석한 뒤 23일 귀국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를 방문해 “앞으로 2주간이 메르스 확산을 막는 고비가 될 것”이라며 철저한 검역을 당부했다. 보건당국은 중동 지역에서 5, 6월에 메르스 감염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해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낙타와 접촉하는 체험 프로그램의 진행을 자제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담배 광고만큼 명품 패션 브랜드 광고와 유사한 광고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담배 광고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만큼 담배 제조사들은 오래전부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간접적으로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의 광고를 선호해 왔다는 뜻이다. 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는 “담배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도구 중 하나로 명품 느낌을 주는 담배 광고가 꼽힌다”고 말했다. 실제로 담배회사들의 광고에서 직접 제품이 드러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글로벌 담배 브랜드인 ‘말버러’의 경우 전통적으로 중후하면서도 건강한 느낌이 드는 카우보이가 광고에 등장한다.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는 것과 말버러라고 쓰여 있는 문구 외에는 어디에서도 담배 광고란 걸 알기 힘들다. 이 담배가 최근 글로벌 시장용으로 선보이는 광고 역시 콘서트 현장과 데이트 중인 연인 등 담배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가 많다. 광고 한쪽에 담뱃갑이 그려져 있고, 경고문구도 적혀 있지만 전체적으로 담배 광고라는 것은 알기 어렵다. 담배의 유해성 역시 알기 힘들다.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흡연율이 떨어지는 여성을 겨냥해 화장품과 향수 등이 연상되는 식의 광고를 선보이는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 브랜드들도 있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광고에 일부 담배 이미지와 경고문구가 들어간다고 해도 전체적인 이미지상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봤을 땐 ‘멋있다’ ‘매력적이다’란 느낌이 들지 유해성을 조금이라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런 담배 광고가 청소년, 나아가 비흡연자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광고를 통해 담배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지고, 오히려 호기심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담배를 마치 ‘명품 패션용품’ 같은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미 니코틴에 중독된 흡연자들은 광고를 안 해도 알아서 담배를 찾는다”며 “담배 광고는 철저히 미래 담배 소비자, 특히 10, 20대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담뱃값을 인상했고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의무화를 담은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보건복지부는 최근 담배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일단 복지부는 편의점 등에서 담배 광고가 노출되는 것에 대한 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서울지역 초중고교 300m 내에 위치한 편의점 96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편의점 밖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담배를 진열한 곳이 59.3%(575곳)나 됐다. 한편 담배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제품명은 철저히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백 교수는 “유명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이름의 담배 등도 젊은층에게 ‘멋있다’ 차원을 넘어 ‘건강하다’ 식의 완전히 그릇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미래 세대의 건강 증진 차원에서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지난해 6월 자살한 A 군(17)은 평소 성적도 상위권이었고 친구나 교사와의 관계도 원만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공들였던 특정 자격시험을 망친 뒤 ‘화가 난다’ ‘노력해도 점수가 안 나올 것 같다’는 말을 하며 우울해 했다. A 군은 질책하는 부모와 크게 싸우고 며칠 뒤 목을 맸다. 국내 중고교생 중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이 가장 많이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민은 A 군의 사례처럼 ‘성적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4일 한림대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가 교육부의 자살한 학생의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자살 학생 대부분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 한림대 연구팀은 교육부 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지난해 자살한 118명의 중고교생 중 89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자살 당시 겪었던 고민이 대략적으로 파악된 학생 수는 75명. 이들 중 △성적 문제(26.8%) △우울감(21.1%) △가정 내 갈등(18.3%) △친구 간 갈등(7.7%) △이성 문제(6.3%) 순으로 많은 고민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성적 문제로 자살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10명 중 2명(18.7%)은 학교 성적이 상위권에 속했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을 한 청소년들이 겪었던 고민으로 학교 성적 문제가 꼽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며 “그만큼 한국 청소년들의 학업에 대한 압박감이 크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자살한 학생 중 상당수는 이른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가장 기본적인 생활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 상태, 경제적 여건, 거주 형태 등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자살 중고교생 중 경제적 수준이 ‘상’ 또는 ‘중’ 수준인 경우가 각각 10.1%와 65.2%였다. 또 65.2%는 ‘친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정신질환을 앓은 비율도 19.1%에 그쳤다. 정서상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목적인 ‘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도 64%는 정상으로 나왔고 ‘일반 관리군’(15.7%)과 ‘우선 관리군’(11.2%)은 합쳐서 26.9%였다.○ 청소년 자살과 고민에 대한 관심과 관리 강화 자살한 중고교생의 대부분은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 89명 중 14명(15.7%)만이 유서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도 중고교생들이 자살이란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하면서도 ‘특별한 위험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홍 교수는 “자살 청소년의 대다수가 겉으로 봤을 때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라며 “청소년 자살 혹은 고민의 위험성을 상대적으로 주변인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서의 내용은 주로 자신의 심정, 특히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에게 ‘미안하다’와 ‘사랑한다’ 등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체적인 상황이나 자살 동기 등을 설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연구팀은 초등학생 자살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2011∼2014년 사이에 자살한 초등학생은 총 16명. 이들 중 자살 당시 겪었던 고민으로는 △가정 내 갈등(38.5%) △우울감과 성적 문제(각각 23.1%) △친구 간 갈등(15.4%) 순으로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등학생 자살자 역시 중고교생들처럼 건강 상태, 경제적 여건, 거주 형태 등은 양호한 편에 속했다. 홍 교수는 “초등학생 자살의 경우 사례 자체가 많지 않지만 초등학생도 결코 자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우울감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초등학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 이들이 나중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최초 감염자가 확인된 지 이틀 만에 3번째 감염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초 감염자인 A 씨(68)가 15∼17일 입원했던 일반 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썼던 C 씨(76)도 유전자 검사 결과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A 씨를 간호하던 부인 B 씨(63)도 20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국가지정 입원치료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다. 메르스 감염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메르스의 전파 상황, 예방 방법, 향후 대응 계획 등을 Q&A로 알아본다. Q. 감염자가 더 늘어날 수 있나. A. 질병관리본부는 3명의 감염자와 접촉했던 의료진 61명과 가족 3명 등 총 64명에 대해 자택 격리 조치를 취했다. 이들은 감염자와 접촉한 날부터 14일(최대 잠복 기간) 동안 격리될 예정. 이 기간에 발열, 기침, 호흡곤란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국가지정 입원치료 격리병상으로 옮겨지고 유전자 검사를 받는다. 보건 당국은 증세가 발현된 뒤 바이러스가 전파되므로 64명 외의 사람에게서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Q. 어떻게 전파되나. A. 메르스는 감염자가 재채기와 기침 등을 할 때 나오는 ‘비말(飛沫·작은 침방울)’을 통해 주로 전염된다. 비말을 손으로 닦는 과정에서 묻은 바이러스가 악수와 피부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보건 당국은 2012년 처음 발생한 뒤 현재까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10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의 감염자만 생겼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전염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Q. 어떻게 치료하나. A. 현재 치료제와 백신은 없다. 환자의 증상에 따른 치료를 시도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때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쓰기도 한다. Q. 치사율은 얼마나 높나. A. 현재까지 파악된 메르스의 치사율은 40.7%. 2003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치사율이 15%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편. 그러나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과장은 “중동 지역에 비해 국내 보건의료 인프라가 훨씬 우수하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치사율은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Q. 기본적인 예방 방법은…. A. 중동 지역을 방문할 경우 매개체로 의심받고 있는 낙타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낙타 고기와 젖도 먹지 않는 게 좋다.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기침 등의 증세가 있으면 병원을 찾고 중동 지역에 다녀왔다는 것을 꼭 밝혀야 한다. Q. 검역은 얼마나 강화됐나. A. 공항 등에서 중동 지역에서 입국하는 이들에 대한 검역이 강화됐다. 비행기 게이트 앞에서부터 검역대를 설치해 발열 검사를 하고, 건강상태 질문서도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중동과의 교류가 제한되는 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메르스와 관련해 국가 간 여행, 교역, 수송 등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Q. 보건 당국의 대응에서 미숙했던 점은…. A. 첫 번째 감염자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다수의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혼자 여행했다는 것을 21일에서야 파악했다. 환자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여행 중 행적에 대해선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바레인에 체류하며 농작물 재배 사업을 했던 68세 남성 A 씨와 부인인 B 씨(63)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국가지정 격리 입원치료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 씨는 4일 카타르를 거쳐 귀국했고, 11일부터 발열,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였다. 17일부터 본격적으로 병원 입원치료에 들어갔고, 19, 20일 진행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인 B 씨는 A 씨를 간호하는 과정에서 경미한 유사 증세를 보여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20일 오후 11시 반경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A 씨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같은 병실(2인실)을 썼던 C 씨(76)도 발열 증세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20일 오후 국가지정 격리 입원치료 병상으로 옮겨 유전자 진단 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메르스는 2003년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됐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낙타와 접촉한 뒤 감염된 사례가 많고, 치료제와 백신은 없다. 사스와 증세가 유사하지만 사스보다 치사율은 높고 전염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환자 1142명 중 465명(40.7%)이 사망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워낙 남에게 봉사하는 것을 좋아했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꿈이 많았던 사람이라 ‘이종욱 펠로십’이 이렇게 성장한 것을 보면서 무척 자랑스러워할 겁니다.” 한국인 최초로 주요 국제기구의 수장을 지낸 고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부인인 가부라키 레이코 여사(70). 18일 한국을 방문한 그는 남편을 떠올리며 “개발도상국 의료진을 교육하기 위해 이종욱 펠로십을 만들었는데, 벌써 이를 거쳐 간 의료진이 올해 450명을 넘어섰고 내년이면 500명을 돌파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가부라키 여사는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1971년부터 경기 안양시 나자로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다 의료봉사활동을 하러 온 이 전 사무총장을 만났다. 1976년 결혼한 두 사람은 이 전 사무총장이 본격적으로 WHO 활동을 시작한 1983년부터 스위스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생활했다. 현재 페루에서 사회봉사 중인 가부라키 여사가 이번에 한국을 찾은 것은 펠로십을 주관하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마련한 ‘이종욱 자료실’을 둘러보고 ‘이 전 사무총장 기념 중·고교생 그림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인터뷰는 조만간 개관할 예정인 서울 중구 KOFIH 사무실 내 이종욱 자료실에서 열렸다. 그는 “이 전 사무총장은 한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지인들에게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다”며 “지금처럼 개도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보건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는 모습을 봤다면 한국산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뿌듯해했던 것 이상으로 즐거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부라키 여사는 현재 페루 수도 리마 인근 빈민가에서 빈민가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알파카 손뜨개 공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총 14명의 여성이 뜨개질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02년 처음 공방을 운영할 때만 해도 한 해 수백 달러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 수년간은 1만5000∼1만8000달러까지 판매가 늘어났다. 가부라키 여사는 “현재 공방에서 만드는 목도리, 장갑, 모자 등의 제품은 주로 일본과 스위스 사람들이 구매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루의 열악한 의료 사정에 대한 관심도 호소했다. 그는 “현재 페루의 의료 사정은 1970년대 한국의 모습이 연상되는 상황”이라며 “20∼30년 만에 수준 높은 보건의료 시스템을 갖춘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종욱 펠로십에서도 페루를 포함한 중남미 의료진에게 많은 교육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사무총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한국 출신 주요 국제기구 수장이 배출된 것을 계기로 국내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국제기구 진출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가부라키 여사는 “국제기구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직장”이라며 “국제기구에 관심이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전에 ‘봉사하는 삶’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지를 먼저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들은 월평균 87만1870원의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연금 전체 수급자들의 연금액은 월평균 32만5130원으로 61만7281원인 올해 최저 생계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국민연금공단은 15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 공표통계’(2월 말 기준)를 발표했다. 20년 이상 가입자 중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전체 평균 수령액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특례연금 수급자’ 때문이다. 특례연금은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당시 제도 취지를 알리기 위해 5∼9년만 가입해도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준 조치다. 현재는 10년 이상 가입해야만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전체 수급자 약 290만 명 중 특례연금 수급자는 150만여 명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다”며 “특례연금 수급자들이 받는 연금액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전체 평균 수령액도 낮아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금 제도가 성숙돼 가는 과정에서 수급자들의 가입 기간도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평균 연금 수령액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공표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종류별 월평균 수령액은 △노령연금 33만6680원 △장애연금 42만4850원 △유족연금 25만3820원 수준이었다. 2월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123만8612명, 적립금 규모는 482조 원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정부가 불법 브로커를 통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는 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강남 대형 성형외과’들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 단속을 진행했다. 보건복지부는 15일 경찰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함께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위치한 60여개 대형 성형외과들을 불시에 찾아 단속을 펼쳤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이 외국인 환자들이 많이 찾는 성형외과들을 대상으로 이런 현장 단속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복지부는 2월 ‘외국인 환자에 대한 불법 브로커 방지 및 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단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장의 외국인 환자 확보를 위해 브로커들에게 환자 유치를 계속 의존할 경우 △무리한 수수료 요구 등으로 인한 의료산업의 수익성 악화 △과도한 병원 간 경쟁으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 △‘한국 의료 브랜드’의 이미지 악화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단속 대상에 오른 성형외과들은 외국인 환자가 많은 것으로 잘 알려진 곳들이다. 단속에는 총 19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고, 단속 대상인 성형외과들의 환자 진료 기록과 수술 동의서 같은 자료를 확보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불법 브로커 고용 여부에 대한 조사는 단속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에 표기돼 있는 보호자와 비상 연락처를 집중적으로 파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여러 환자에게서 동일한 보호자 혹은 비상 연락처가 나올 경우 해당 연락처는 불법 브로커일 가능성이 높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들의 경우 의료진과 언어 문제 때문에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며 “수술을 받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은 ‘비상 상황’ 때 필요한 연락처로 브로커 연락처를 적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불법 브로커를 이용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혐의가 드러나는 성형외과들에 대해서는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보건당국이 외국인 환자 유치 불법 브로커 문제를 막기 위한 단속에 착수했다는 건 의미가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월 관련 대책이 발표된 뒤 3개월이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 기간 중 적지 않은 병원들이 대비책을 마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른바 강남 대형 성형외과들의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불법 브로커 의존도는 생각보다 높고, 보건당국의 단속이나 조사에 대한 대비책도 철저하다”며 “시장 질서를 바로 잡으려면 보여주기 식의 일회성 단속이 아닌 지속적인 단속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건국대병원은 충주병원 당뇨병센터장인 최수봉 교수(내분비내과)가 충북 충주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됐다고 12일 밝혔다. 최 교수는 충주의 당뇨 관련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고, ‘당뇨 바이오 특화도시 조성사업’의 자문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충주는 이날 당뇨 바이오 특화도시 원년 선포 기념행사를 열고 당뇨병 관련 힐링 서비스,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 전문가 양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당뇨병 치료의 권위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최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인슐린 펌프’를 개발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슐린 펌프는 수술 없이 복부에 미세한 바늘을 삽입하는 것으로 정상인과 같은 인슐린 분비를 하게 도와주는 의료기기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최근 정부가 복지 재정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전히 다양한 유사·중복 혹은 과잉 복지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복지제도 중 ‘신설·변경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최종적으로 ‘수용’ 또는 ‘불수용’ 결론이 난 14건 중 6건이 불수용 판정을 받았다. 지자체들이 처음 계획했던 대로 수용된 복지제도는 3건뿐이다. 5건은 복지 규모나 범위 등이 변경된 뒤 수용됐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복지제도가 34건이지만 상당수는 수용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은 지자체와 중앙 부처들이 새로운 복지제도를 도입할 때 복지부와 협의해야 하는 과정으로 유사·과잉 복지를 막기 위한 절차다. 지난해에도 지자체들이 추진하려던 복지제도 67건 중 19건(28.4%)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불수용됐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자체들이 실제 필요성과 적합성 검토보다는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으로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지방자치단체들의 복지제도 남발 움직임이 거세다. 14일 동아일보가 보건복지부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기식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신설·변경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다뤄진 지자체 추진 복지제도는 총 48건이다. 이 가운데 14건은 △불수용 6건 △변경 보완 뒤 수용 5건 △수용 3건 등으로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과정에서 이미 최종 결론이 났고, 34건은 계속 논의 중이다. 지난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을 거친 지자체 복지제도가 총 67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지자체들의 복지제도 만들기 움직임이 훨씬 활발해진 것이다. 복지부는 상반기(1∼6월) 중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 올려질 지자체 추진 복지제도 수가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뽑힌 지자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이 선거 당시 밝혔던 다양한 복지 관련 공약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의 복지제도 도입 움직임은 적극적이지만 복지부 안팎에서는 상당수 제도들은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과정을 통과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지자체들이 추진 의사를 밝힌 복지제도 중 상당수가 지난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불수용 판정을 받은 것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재정과 복지 대상자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중앙정부 차원의 복지재정 효율화와 복지제도들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한번 불수용 판정을 받은 것과 유사한 복지제도들이 수용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지자체들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복지제도 중 △저소득층 노인 보청기 구입 지원금(전북 완주군) △장수 관련 수당과 축하금(전북 임실군, 경기 광명시 등) △공공산후조리원 설치(경기도) △노인 건강복지수당 지원(전남 나주시) 등은 지난해 유사한 제도들이 불수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노인 복지에 초점이 맞춰진 복지제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이 중에는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한 복지제도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올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에서 불수용 판정을 받은 복지제도 6건 중 4건이 노인 관련 복지제도였다. 현재 수용 또는 불수용 결정이 안 된 복지제도 34건 중에는 14건(41.2%)이 노인 복지와 관련 있다. 선거에 민감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노인과 잠재적 노인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에서 내놓은 것이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지방행정)는 “젊은층보다 상대적으로 선거에 관심이 높고, 지방의 경우 노인층 인구 비율도 높기 때문에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으로서는 노인과 잠재적 노인층 입맛에 맞는 복지제도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인 관련 복지제도 중 특정 연령대 이상 모든 노인에게 목욕비를 지원(경북 문경시)하거나, 지역 버스 이용 시 교통비를 100원만 내게 하겠다는 방안(전남 영암군) 등이 인기영합적 성격이 강한 복지제도로 꼽힌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