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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암초를 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비중을 낮추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후발주자와 기술 격차를 벌리는 골든타임을 올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상태에서 전세기를 띄워가며 생산체계 구축 속도전에 들어간 것도 이런 절박감이 반영돼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180여 명이 28일 아시아나항공 전세기를 통해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으로 출발한다.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 하반기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에 들어갈 OLED 모듈 생산 라인 작업을 수행할 인력이다. 앞서 13일 엔지니어와 협력사 임직원 총 170여 명을 파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외국인과 자국 교포에 대해서도 입국금지를 한 상황이지만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삼성이 베트남 정부 등에 요청해 이뤄지게 됐다. 코로나19 음성 판정 확인서와 별도 숙소 이용 등을 조건으로 성사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주문 물량을 대려면 현지 공장 생산라인을 신규 규격에 맞춰 조정하는 작업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히 베트남 현지서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있는 플렉시블 OLED 모듈 생산라인을 올해 대규모로 증설해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월 30만 대 수준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 세 배 가까이로 늘리는 게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생산라인 구축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점유율 81.2%에 이르는 등 절대 강자다. 앞으로도 중국 BOE 등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도 올해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올해 1분기(1∼3월)로 예상됐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체제 구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26일경 전세기를 띄워 엔지니어 등 임직원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만 1조35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하루빨리 ‘탈LCD’ 전략을 본격화하고, 대형 OLED 패널 양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적기에 양산체제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LG이노텍 등 3사는 30일 베트남에도 아시아나 전세기를 띄워 250여 명의 엔지니어를 파견하기로 했다. 3사 모두 베트남 하이퐁 지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중소형 모듈 등을 생산하는 현지 공장에서 OLED 사업 비중을 늘리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쉐보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레일블레이저가 브랜드 대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디자인과 컬러, 고급 옵션으로 선택 폭을 넓혀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기존 베스트셀링 모델인 스파크를 넘어 간판 모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GM 측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와 함께 전국 대리점에 전시차가 배치된 이후 주문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출시 초반 대리점에 전시차 등의 배치가 늦어져 고객들이 실물을 접하지 못한 탓에 계약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리점에 차량이 전시되자 계약이 급격히 늘었다. 전국 매장에 트레일블레이저 전시를 시작한 이후 일일 계약 대수가 예약 판매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하루에 300대가 넘게 계약되는 날이 있을 정도였다. 3월엔 트레일블레이저가 쉐보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스파크보다 일일 판매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일블레이저 열풍을 이끈 주 소비층은 20, 30대로 트레일블레이저 전체 고객의 절반에 육박(42%)한다. 또 20대 소비자의 경우 여성 고객의 비율이 35%로 다른 모델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젊은 여성 소비자 감성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매자들은 젊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옵션 구성에 특히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출시 전부터 트림 별로 서로 다른 세 가지의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보통 하나의 디자인 콘셉트에서 트림별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여타 모델들과 달리 트레일블레이저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전혀 다른 세 가지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트레일블레이저 기본 모델과 함께 스포츠성을 강조한 RS 모델, 오프로드 성능에 집중한 액티브 모델을 입맛대로 골라 각기 다른 개성과 취미에 맞는 본인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색상 조합 역시 젊은 세대의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기본 6개의 색상에 더해 액티브 모델은 투톤 컬러 조합으로 7가지 조합, RS 모델은 투톤 컬러 조합 시 6개의 컬러 조합을 만들 수 있다. 트림별 다른 디자인과 색상을 더하면 총 19개 색상 조합이 나온다. 차량 안전을 고려한 장치들도 눈에 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기본 트림부터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 특유의 경제성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1.35L E-Turbo 모델의 복합연비는 L당 13.2km로 동급 가솔린 SUV 중에서도 최고 효율을 자랑한다. 또한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해 서울시 공영주차장 요금 50% 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50% 할인, 공항 주차장 20∼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트레일블레이저는 3월부터 기존보다 최대 111만 원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개소세 인하를 적용한 트레일블레이저의 가격은 LS 1910만 원, LT 2130만 원, 프리미어 2384만 원, 액티브 2461만 원, RS 모델 2509만 원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소형 콤팩트 세그먼트 틈새시장에서 흥미로운 경쟁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BMW코리아가 브랜드 최초의 콤팩트 4도어 쿠페인 뉴 2시리즈 그란쿠페의 사전계약을 이달 17일부터 실시, 국내 출시를 예고하면서 기존 시장 강자와 경쟁구도를 그리게 됐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한 뉴 220d 그란쿠페를 가장 먼저 선보이며, 디자인 및 편의사양에 따라 어드밴티지(Advantage), 럭셔리(Luxury) 총 2가지 트림도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고객 인도도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BMW코리아 측은 “특유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이어가는 가운데 실용성과 첨단 편의사양 등을 개선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차량 업계에선 틈새시장 확대가 주요 키워드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소형 SUV가 인기를 끌고, 중형 세단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쿠페 모델이 소형차(콤팩트 세그먼트)에 등장하는 변화폭이 컸다. 그동안 틈새시장의 최강자는 벤츠 CLA였다. 콤팩트 세그먼트 유일의 4도어 쿠페로, 지난 6년간 경쟁 없는 시장에서 연간 평균 2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틈새시장서도 강자로 올라섰다. BMW는 이와 경쟁구도를 그리기 위해 디자인부터 편의성 등 하나하나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뉴 2시리즈 그란쿠페는 기존 BMW 쿠페 모델 특유의 낮고 넓은 비율을 갖춘 가운데, 활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BMW코리아 측은 “쿠페 특유의 우아함과 콤팩트 세그먼트의 역동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형 모델은 도심 주행은 물론 장거리 주행에도 적합한 넓고 쾌적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이전 2시리즈 쿠페 대비 뒷좌석 무릎 공간이 33mm 늘고 좌석 높이도 12mm 높아져 승하차가 더욱 편해졌다. 더불어 전 모델에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기본 장착돼 우수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30L로 기존 2도어 쿠페 모델 대비 40L 늘어났으며, 뒷좌석 등받이를 40:20:40 비율로 접으면 추가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강하면서도 효율적인 주행에도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뉴 220d는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7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고급 상위모델에만 적용되던 주차 거리 제어 등 보조 기능 등을 탑재해 편의성도 높였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 기능도 강화됐다. 차량 내 스크린은 10.25인치 크기로 컨트롤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 계기판을 통해 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SK텔레콤 T맵 서비스를 접목해 1∼3분 간격으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자동으로 수신한다. 별도의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자동으로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여기에 음성비서 기능도 더해져 음성명령만으로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고, 차량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뉴스, 날씨 등 각종 온라인 정보를 제공하는 ‘BMW 온라인’ 기능의 활용성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긴급상황 시 자동으로 긴급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 등도 탑재됐다. 한편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의 가격은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시 뉴 220d 어드밴티지가 4490만 원, 뉴 220d 럭셔리가 4760만 원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최근 5년 만에 새롭게 출시된 랜드로버의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다목적성, 공간 활용성, 온·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강화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꼽힌다. 랜드로버코리아 측 관계자는 “실용적이고 활용성이 높은 디스커버리의 전통은 이어가면서도 한층 진보된 최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랜드로버의 최신 디자인 기술이 접목된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새롭게 적용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와 깔끔한 디자인의 전면 그릴, 스포티한 전후방 범퍼, 아래로 길게 뻗은 에어 인테이크를 장착해 전반적으로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또한 새로운 범퍼에는 공기 흡입량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액티브 베인(Active Vane)’ 기능이 추가돼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인테리어는 실제 구매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실내공간부터 크게 변화했다. 실용성과 다목적성을 바탕으로 시내 주행과 레저목적 모두를 충족하는 SUV로서 활용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뒷좌석은 뒤로 편안하게 눕힐 수 있는 ‘리클라인’ 기능을 적용했고 앞뒤로 160mm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어린아이부터 성인 탑승자까지 모든 승객에게 넉넉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수납공간의 크기도 기존 대비 약 17% 커졌으며 센터 콘솔박스는 최대 9.9L의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트렁크 공간은 897L로 확대됐으며, 최대 1794L까지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차량 내 터치스크린인 ‘터치 프로2(Touch Pro2)’ 화면 크기는 10.25인치로 커지고 해상도와 터치 반응 속도도 향상됐다. 운전자의 작동 환경 반경을 줄이기 위해 송풍구와 터치스크린의 위치가 바뀌어 더 효율적인 조작이 가능하며, 공조장치 및 드라이브 모드 조작을 위한 버튼도 최신 디자인의 터치 방식으로 개선돼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안전 기능도 강화했다. 정차 시에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 않아도 차량이 정차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자동으로 고정시켜 주는 브레이크 홀드 기능이 추가됐다. 차량이 완전히 정차하고 브레이크를 한 번 더 밟으면 활성화되며, 엑셀을 밟으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또한,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 언제 어디서나 버튼 하나로 빠르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SOS 긴급 출동 기능과 랜드로버 어시스턴스 서비스 기능을 포함한 인컨트롤 리모트(InControl Remote) 시스템이 기본 품목으로 탑재됐다. 또한 차선을 이탈할 경우 조향 간섭을 통해 차량을 다시 차선 안쪽으로 유지시키는 차선 유지 보조 기능과 사각지대에 차량이 감지될 경우 해당 문 쪽 미러에 경고를 표시하는 기능 등 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이 기본 품목으로 탑재돼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한편 첨단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전방 주행 차량의 속도를 파악하며, 교통 정체로 인해 전방 차량의 주행이 멈출 경우 완전히 정차하여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주행감도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면 상태에 따라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 시스템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 기술이 적용됐다. 마찰력이 낮은 노면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노면의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최적의 주행 모드를 설정해주는 기능이 더해졌다. 눈길이나 잔디밭, 모래길, 진흙길 등 길 상태에 상관없이 주행 성능을 안정되게 유지하게 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 개최 연기 논의가 공식화되면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마케팅 계기로 삼으려던 기업들도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는 최신 기술과 신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사업 부문은 마케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은 화질과 크기 등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인 만큼 프리미엄TV 시장 점유율을 높일 적기로 여겨져왔다. TV 교체 주기 또한 일반적으로 8∼10년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평창 겨울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동시에 열린 2018년엔 글로벌 TV 판매가 전년 대비 600만 대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림픽·유로2020이 예정됐던 올해 TV 출하량이 2억2548만 대로 지난해보다 2.2%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8K(초고화질)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해 왔다. 업계에서 “4년 만에 대목이 사라졌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80곳 중 유일한 국내 업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80개 후원사 중에서도 14곳에만 부여되는 최상위 파트너십인 ‘월드와이드 파트너’로 올림픽 관련 독점 마케팅 권한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림픽마다 프리미엄 마케팅을 해온 이유다. 지난 평창 올림픽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4000여 대의 ‘갤럭시 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에게 제공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는 유럽 지역에서 각종 축구대회와 리그가 중단되면서 후원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한국타이어 등이 공식 후원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 대항전 ‘유로파리그’는 16강전이 진행되다 코로나19 사태로 멈춰 선 상태다. 기아차는 5월 27일 폴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맞춰 우승 트로피 전시와 함께 신차를 홍보하려 했지만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고전하는 일본 가전 시장에서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 연기되는 것”이라며 “소비시장도 멈춰진 상태에서 대형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한 글로벌 마케팅에도 차질이 빚어져 고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 유럽에 이어 우리 기업의 전략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생산시설 셧다운 영향권에 들어갔다. 공장 증설 등 신규 투자를 늘리던 삼성, 현대자동차그룹으로서는 미국 유럽 등 기존 시장에 이어 전략 시장에까지 차질이 빚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미국 ‘베스트 바이’, 독일 ‘메디아 마르크트’ 등 유통시설 셧다운으로 가전제품 판로까지 막히면서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마비된 상태다. ○ 인도마저 ‘도미노 셧다운’ 삼성전자는 23일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인도 노이다 생산 공장의 가동을 25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3일 390명 안팎이지만 급증세를 막기 위해 인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역별 셧다운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은 연간 최대 1억 대의 스마트폰 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공장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 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인도 내수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생산기지로 키우기 위해 삼성이 전략 투자한 공장이다. 이날 오후부터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 가동도 3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첸나이 공장 가동을 31일까지 중단한다. 첸나이 공장은 연간 70만 대의 완성차를 만드는 공장으로 현대차 글로벌 한 해 생산량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는 사업 중단 지침이 없지만 자체적인 가동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외 현대차그룹의 모든 해외 공장이 일제히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라고 말했다. LG전자도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인도 노이다 및 푸네 공장을 31일까지 멈춘다. 인도는 삼성뿐만 아니라 현대차, LG 등이 전략적으로 투자를 늘려온 시장이다. 인도가 13억 명 인구의 잠재 시장일 뿐 아니라 미중 무역갈등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에 이어 전략 생산 거점인 인도마저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빚자 산업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현대·기아차의 미국 유럽 4개 완성차 거점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소비도 문제다. 미국에 1000여 개 가전 매장을 둔 베스트바이는 22일(현지 시간)부터 영업시간 단축, 입장객 제한을 발표했다. ○ 5대 그룹 총수 중심 비상 경영 생산과 소비 마비 상태에 주요 그룹은 총수까지 비상회의를 여는 등 숨 가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경제·금융위기 때 만든 대응 매뉴얼도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다. 보다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경영 현안 점검 회의에 나선 상태다. 반도체, 정유, 정보통신기술(ICT)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한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국내 주요 사업장을 찾아 점검하며 “흔들림 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된 것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현대차 이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상황이 심상치 않은 만큼 책임지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지민구 warum@donga.com·변종국·임현석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첫발을 뗐다. 다만 실제 제품 개발까지는 넘어야 할 벽이 많아 업계에선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23일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활성을 억제하는 300종의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할 때 사실상 첫 단계로, 이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물질을 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셀트리온 측은 이르면 7월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확보해 동물실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동물 실험에서 효력이 확인되면 안전성을 확인하는 비임상 시험을 거치고 이르면 9월에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10곳 중 4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사업 축소를 고려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00인 이상 국내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150곳을 대상으로 최근 ‘코로나19 사태 영향 및 대응’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외투기업 48.0%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경우 글로벌 생산 및 유통망을 재편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86.1%는 한국 내 생산·유통망도 축소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전체 응답 기업 중 41.4%가 국내 사업 축소를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이들 기업이 국내 사업 축소 시 그 규모는 평균 ―11.1%로 조사됐다. 외투기업 대부분은 올해 하반기까지 사태가 길게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어서 국내 사업 축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설문에서 코로나19 종료 예상 시점을 묻는 질문에 외투기업 64.7%는 올해 9월 이후로 예상했다. 이 중 종료 시점을 내년 3월 이후로 본 기업도 8.0%나 됐다. 국내 외투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원·부자재 조달 차질’(35.1%)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고 그 다음으로 ‘판매 애로’(28.4%), ‘생산 차질’(23.9%), ‘자금난 가중’(6.7%), ‘인사·노무관리 애로’(6.0%)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응답 기업의 74.0%가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업종에서 전년 대비 평균 12.4%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한 달 전쯤 회사에서 재택근무 한다고 부서원들이 각각 어떤 일을 하는지 정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더군요. 구체적인 직무 계획과 목표에 따라 하루 단위로 해야 할 일을 리스트로 만들라고요. 지금까진 그날그날 눈치껏 알아서 일을 나눠 업무를 해왔는데, 이젠 각자 할 일이 정확히 나뉘는 셈이죠. 재택근무를 하면 ‘눈치껏’이 안 되잖아요?”(국내 대기업 계열사 11년 차 마케팅팀 김모 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업문화 변화의 계기가 되고 있다. 갑자기 재택근무가 보편적 근무형태가 된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나아졌다는 의견과 오히려 업무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과 스트레스는 더 커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기업들은 근태 관리뿐 아니라 성과 측정, 평가가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의 업무 방식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평가,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늘어난 재택근무… 새로운 근무방식에도 적응 분위기 코로나19 여파로 프리랜서나 프로그램 개발자 등 일부 직군만 가능했던 재택근무가 일반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존 업무 관행의 ‘비효율’을 돌아보게 됐다는 목소리도 높다. 재택근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출퇴근하는 데 시간을 쓸 필요가 없고 옷 갖춰 입기, 화장하기 등을 하지 않아도 돼 업무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한다. 3주째 재택근무 중인 심모 씨는 “일주일 동안 같은 옷을 입어도 된다. 사무실에 있을 땐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는 등 다른 것에 휘둘린 반면에 집에 있으니 업무 성과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준비되지 않은 재택근무 탓에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업무 지시가 오가는 ‘단톡방’에서 조금만 답이 늦어지면 “누가 읽지 않고 있느냐”고 타박을 주기도 한다고.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 쉽게 풀릴 문제를 온라인으로 하니 더 복잡해진다”거나 “집이 더 불편해졌다”는 반응도 있다. 그날그날 업무 성과를 입증하는 것도 스트레스라고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방식에도 적응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분위기다. 자신들의 재택근무 ‘팁’을 공유하는 풍경도 생겨났다. “집중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조성하자” “집중 근무 시간을 정하자” “밖에 나갈 수 있는 수준으로는 옷을 갖춰 입자” 같은 제안이 나온다. 재택근무자들은 회사의 근태 관리 방식을 두고서도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내 한 정보기술(IT)업계 직원은 “회사망에 접속하는 순간, 어느 사이트를 들어가는지 내용이 다 남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고 했다. 메신저 등을 통해서 근무 내용을 확실히 남겨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상사의 생각을 읽기 어렵다 보니, 실적이나 업무 평가엔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코로나19가 스마트워크 ‘실험’ 계기”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발달한 IT 시스템 덕분에 원격 근무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다. 출퇴근 시간 낭비 없고, 사무실 임차료 등 비용 요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수년 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근무 방식을 실험해 왔다. 특히 SK, LG, KT 등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훨씬 전부터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업무 환경 등을 준비해왔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근무를 늘리려면 뭘 보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2월 말에 재택근무를 늘렸지만 미리 IT 인프라를 충분히 갖춰놓았던 만큼 시스템적인 문제는 없었다”며 “오히려 근태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만큼 결국 업무 성과로 평가해야 하는데, 개개인의 직무를 할당하고 성취 기준을 제시하는 게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회사가 직원에게 어떤 업무를 할지 목표를 정확히 정해줘야 하고, 직원 역시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근무는 꼼꼼한 평가 시스템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갑자기 실시하다 보니 이런 기준이 마련돼 있는 기업이 많진 않다고 한다. 개인보다 팀에 업무가 떨어지고, 이를 그때그때 나눠서 하는 게 국내 기업의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 직무가 ‘팀 막내’인 줄 알았는데 이제 제대로 알게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한 대기업은 지난달 말 전 직원 재택근무에 앞서 부서별, 팀원별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직무 기술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 땐 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준 기업문화팀장은 “상사가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지시를 할 때에는 무엇을 원하고, 업무의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문자 이외에 다른 정보가 없어서 지시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호하고 포괄적인 지시는 업무 비효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회사 입장에선 팀원들 간에 대면 접촉이 줄어들다 보니 직원 정서, 스트레스 파악이나 관리가 더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자사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화로 심리 상담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동안 팀 차원에서 다독이던 일을 회사 프로그램으로 돌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채용 방식에도 영향 미칠 것” 재계에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수시 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회사에 대한 충성도 등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하기 어려운 영역보다는 업무 전문성을 가지고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것. 또 시장이 위축되고 고용시장이 악화된 탓에 대규모 채용인 공채보다는 경력직이나 수시 채용에 눈을 돌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중복 응답 가능)한 결과 응답 기업 62.7%가 올해 가장 중요한 채용 트렌드로 ‘경력직 채용’을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비대면 근무 등 변화 폭이 커질수록 성과나 전문성 중심 채용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인사 담당 전문가는 “성취 기준으로 조직을 보게 되면 업무 효율성이 드러나 구조조정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임현석 lhs@donga.com·김민 기자}

“한 달 전쯤 회사에서 재택근무 한다고 각 부서원들이 각각 어떤 일을 하는지 정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더군요. 구체적인 직무 계획과 목표에 따라 하루 단위로 해야 할 일을 리스트로 만들라고요. 지금까진 그날그날 눈치껏 알아서 일을 나눠 업무를 해왔는데, 이젠 각자 할 일이 정확히 나뉘어지는 셈이죠. 재택근무를 하면 ‘눈치껏’이 안 되잖아요?” (국내 대기업 계열사 11년차 마케팅팀 김모 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업문화의 변화의 계기가 되고 있다. 갑자기 재택근무가 보편적 근무형태가 된 것이다. 일과삶의균형(워라밸)이 나아졌다는 의견과 오히려 업무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과 스트레스는 더 커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기업들은 근태 관리 뿐 아니라 성과 측정, 평가가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의 업무 방식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평가,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늘어난 재택근무…새로운 근무방식에도 적응 분위기 코로나19 여파로 프리랜서나 프로그램 개발자 등 일부 직군만 가능했던 재택근무가 일반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존의 업무 관행을 ‘비효율’을 돌아보게 됐다는 목소리도 높다. 재택근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출퇴근하는 데 시간을 쓸 필요가 없고 옷 갖춰 입기, 화장하기 등을 하지 않아도 돼 업무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한다. 3주째 재택근무 중인 심모 씨는 “일주일 동안 같은 옷을 입어도 된다. 사무실에 있을 땐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는 등 다른 것에 휘둘린 반면, 집에 있으니 업무 성과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준비되지 않은 재택근무 탓에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업무 지시가 오가는 ‘단톡방’에서 조금만 답이 늦어지면 “누가 읽지 않고 있느냐”고 타박을 주기도 한다고.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 쉽게 풀릴 문제를 온라인으로 하니 더 복잡해진다”거나 “집이 더 불편해졌다”는 반응도 있다. 그날그날 업무 성과를 입증하는 것도 스트레스라고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방식에도 적응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분위기다. 이들은 자신들의 재택근무 ‘팁’을 공유하는 풍경도 생겨났다. “집중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조성하자” “집중 근무 시간을 정하자” “밖에 나갈 수 있는 수준으로는 옷을 갖춰 입자” 같은 제안이 나온다. 재택근무자들은 회사의 근태 관리 방식을 두고서도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내 한 정보기술(IT)업계 직원은 “회사망에 접속하는 순간, 어느 사이트를 들어가는지 내용이 다 남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고 했다. 메신저 등을 통해서 근무 내용을 확실히 남겨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상사의 생각을 읽기 어렵다 보니, 실적이나 업무 평가엔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가 스마트워크 ‘실험’ 계기”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발달한 IT시스템 덕분에 원격 근무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다. 출퇴근 시간 낭비 없고, 사무실 임대료 등 비용 요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수년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근부 방식을 실험해 왔다. 특히 SK, LG, KT 등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훨씬 전부터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업무 환경 등을 준비해왔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근무를 늘리려면 뭘 보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2월 말에 재택근무를 늘렸지만 미리 IT인프라를 충분히 갖춰놓았던 만큼 시스템적인 문제는 없었다”며 “오히려 근태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만큼 결국 업무 성과로 평가해야 하는데, 개개인의 직무를 할당하고 성취 기준을 제시하는 게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회사가 직원에게 어떤 업무를 할지 목표를 정확히 정해줘야 하고, 직원 역시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근무는 꼼꼼한 평가 시스템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갑자기 실시하다 보니 이런 기준이 마련돼 있는 기업이 많진 않다고 한다. 개인보다 팀에 업무가 떨어지고, 이를 그때그때 나눠서 하는 게 국내 기업의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 직무가 ’팀 막내‘인 줄 알았는데 이제 제대로 알게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한 대기업은 지난달 말 전 직원 재택근무에 앞서 각 부서별, 팀원별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직무 기술서’를 작성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 땐 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준 기업문화팀장은 “상사가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지시를 할 때에는 무엇을 원하고, 업무의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문자 이외에 다른 정보가 없어서 지시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호하고 포괄적인 지시는 업무 비효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회사 입장에선 팀원들간에 대면 접촉이 줄어들다 보니 직원 정서나 스트레스 파악이나 관리가 더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자사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화로 심리상담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동안 팀 차원에서 다독이던 일을 회사 프로그램으로 돌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채용방식에도 영향 미칠 것” 재계에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수시 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회사에 대한 충성도 등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하기 어려운 영역 보다는 업무 전문성을 가지고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것. 또 시장이 위축되고 고용시장이 악화된 탓에 대규모 채용인 공채 보다는 경력직이나 수시 채용에 눈을 돌릴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중복응답 가능)한 결과, 응답 기업 62.7%가 올해 가장 중요한 채용 트렌드로 ‘경력직 채용’을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비대면 근무 등 변화폭이 커질수록 성과나 전문성 중심 채용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것”고 설명했다. 한 인사 담당 전문가는 “성취 기준으로 조직을 보게 되면, 업무 효율성이 드러나면서 구조조정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저희 생일은 조용히 보낼 예정입니다.” 삼성, LG, 롯데 등 국내 주요 그룹사들이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그룹 창립기념일을 연이어 맞이한다. 하지만 한목소리로 “별도 행사는 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과거에 비해 그룹이 직접 나서서 창립기념일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 및 금융 위기 조짐을 촉발한 상황에서 창립기념일 행사보다 사업 역량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15일 삼성은 이달 22일 창립 82주년을 맞이하지만 별도의 행사는 준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흔히 10주년 단위로 끊어지는 기념적인 의미가 있는 해도 아니고, 널리 알리는 행사를 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출발점은 1938년 3월 1일, 대구 중구 인교동 길가 지상 4층짜리 건물에 입주한 ‘주식회사 삼성상회’였다. 이후 1987년 회장에 취임한 이건희 회장이 창립 50주년인 1988년 3월 22일에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3월 22일이 회사 창립기념일이 됐다. 삼성은 창립 50주년 당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임직원 1만 명을 모아 대대적인 행사를 치른 이후 대규모 기념행사는 자제해 왔다. 60주년인 1998년엔 외환위기가 닥쳤고, 70주년인 2008년에는 금융위기뿐 아니라 삼성이 특검 수사를 받기도 했다. 80주년인 2018년에도 삼성 80년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사내 방영하는 것으로 조촐하게 보내면서 계열사별로 임직원들이 창립기념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당시 유럽 출장길에 올라 실질적인 사업 구상에 힘을 더 쏟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3년 전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며 그룹의 역할과 의미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가 계열사별로 각각 사업 목표에 더 집중하라는 뜻에서 큰 행사를 치르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도 창립기념일인 이달 27일에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고, 예년처럼 4월 둘째 주 금요일(올해 10일)에 일제히 휴무를 갖는다. 휴일이 다른 날보다 적은 4월 달에 휴식을 준다는 취지다. LG그룹은 1947년 1월 5일 락희화학공업 설립과 함께 탄생했다. 1995년 당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회사명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면서 3월 27일로 창립기념일을 바꿨다. SK그룹은 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창립한 다음 달 8일,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창립일인 다음 달 3일이 각각 그룹 창립기념일이다. 이들 그룹 역시 별도 행사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SK는 그룹 창립기념일보다 각 계열사 창립기념일에 맞춰 하루 휴무를 주고, 롯데는 전 직원들에게 창립기념일 휴무일을 주는 것으로 행사를 대신한다. 올해에는 대규모 창립기념 행사뿐 아니라 내부 행사마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 관계자는 “매년 창립기념일에 맞춰 임원들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사회적 기여를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임직원 봉사활동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 관계자는 “최근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행사들을 축소해온 데다 코로나19 확산세에 기업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상당수가 재택근무에 나설 정도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사내 이벤트도 엄두를 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대기업 사이에서도 임금 상위 기업과 하위 기업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으로 따져도 상위 기업과 하위 기업 간 연봉 격차가 약 7000만 원에 달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11일 국내 500대 기업 중 2014∼2018년 직원 임금을 비교할 수 있는 3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직원 1인 평균 연봉은 7051만 원에서 8067만 원으로 14.4%(1016만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위 50개 기업의 평균 연봉은 1억1069만 원으로 하위 50개 기업(4102만 원)보다 6967만 원 더 많았다. 2014년 5206만 원 격차에서 1760여 만 원이 더 벌어졌다. 조사 대상인 22개 업종 가운데 직원 평균 급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증권이었다. 4년 새 3370만 원(44.1%) 증가했다. 석유화학 2500만 원(35.1%), 정보기술(IT)·전기전자 1820만 원(22.8%), 상사 1670만 원(31.6%) 순으로 급여가 많이 늘어났다. 2018년 기준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에너지로 1억5200만 원이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1억4200만 원), SK종합화학(1억4100만 원), 에쓰오일(1억3760만 원), 메리츠종금증권(1억3540만 원) 순이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취업준비생 이모 씨(22·여)는 “올해 상반기는 물 건너갔다”고 말하면서도 하루 종일 온라인 취업 정보카페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고 했다. ‘채용 문이 닫혀 걱정’이라는 한숨들 사이에 혹시라도 취업 공고가 있을까 싶어서다. 하지만 기다리는 소식은 보이지 않고, 토익(TOEIC), 텝스(TEPS) 같은 취업에 필수인 시험들이 잇달아 취소되기만 해 걱정이다. 이 씨는 “학원, 식당 등에서 하던 아르바이트마저 끊겨 수입이 없어진 취업준비생도 주변에 흔하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취준생 신모 씨(26)는 요즘 갈 곳이 없다. 개강은 미뤄졌고, 중앙도서관뿐 아니라 국립도서관도 잠정 휴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상반기 공개채용을 목표로 지난해 11월부터 꾸린 취업 스터디는 기업들이 채용 계획을 미루면서 흐지부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 밖을 나서기가 겁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삼시세끼를 먹자니 마음이 불편하다. 가족 누구도 탓하지 않지만 스스로 위축돼 눈치가 보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기업 상당수가 공개채용 규모 및 일정을 잡지 못하자 취준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시적 채용 일정 연기가 아니라 경영 위기에 따른 신규 채용 절벽이 실제로 닥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3월 11일 공채 공고를 냈던 삼성은 올해 주요 계열사 모두 채용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채용 일정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도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채용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LG디스플레이는 최소한의 연구개발(R&D) 인력만 수시 채용할 예정이라 올해 공채는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 안팎에서는 전년 대비 그룹 전체 채용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10대 그룹 중에는 이날 주요 계열사 채용 공고를 낸 포스코와 이달 말 공채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SK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언제 공채 일정을 시작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4만3266명이 지원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공채 필기시험(당초 3월 말 예정)은 4월 25일로 약 한 달 연기됐고, 부산교통공사는 지난달 예정했던 공채 필기시험을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미루겠다고만 밝혔다. 취준생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다. 대학생 정모 씨(24)는 “각종 자격증 시험과 공채 일정이 겹치지 않게 계획을 짰는데 지금은 다 엉망이 됐다. 나중에 재개돼도 일정이 겹치면 어쩌나 걱정이다”라며 답답해했다. 채용시장 한파는 하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기업들이 “올해 경영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신입사원 공채는 감을 잡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하반기에 전 계열사 공채를 진행한 신세계그룹은 채용 일정 및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통기업들은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올해 채용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채용 한파가 뚜렷이 드러났다. 설문에 응한 126개 기업 중 32.5%가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43.6%)되고, 회사 내부 경영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34.6%)이라는 것이다. 이번 조사 기간은 2월 5∼19일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다. 대기업 고용 사정이 이번 조사 결과보다 훨씬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서동일 dong@donga.com·임현석·서형석 기자}
“실적 압박은 그대로인데, 미팅 잡기만 어려워졌죠. 딱히 대안도 없습니다.” 9일 재택근무 지침을 받은 제약사 영업직원 A 씨는 집에서 영업 문자를 돌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온라인 카탈로그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서 보내거나, 안면을 튼 병의원엔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으로 영업을 대신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영업사원들의 출입을 금지하면서 A 씨는 신규 영업망을 넓히는 데 제약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주로 고객 얼굴을 마주보는 영업직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영업 활동을 주로 해온 회사 입장에서도 실적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영업직들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 방식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 영업은 병의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턴 규모가 큰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소규모 개원의부터 약국에 이르기까지 방문 자제를 요청하면서 문자나 이메일 등 온라인 영업으로 돌아섰다. 글로벌 제약사뿐만 아니라 GC녹십자나 한미약품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딱히 대안이 없자 영업사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일부 영업사원들은 지침이 모호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제약사 영업사원 B 씨는 “영업 방식은 바꾸라고 하면서 특별히 이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이 마련되지 않고, 결국 각자 알아서 하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병의원에 송부할 것을 요구받지만, 정작 이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 체계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영업사원들은 “회사가 재택근무 지침만 내려놓은 것으로, 사실상 몰래 병원에 가서 영업을 하라는 의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제약사들도 고충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병원을 찾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실적 하락이 뻔한데, 갑작스럽게 바뀐 영업 환경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소 제약업체로 갈수록 영업 의존도가 높고, 타격도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준공한 사내연수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시설로 제공한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이 연수시설은 2017년 착공해 2000억 원을 들여 지은 그룹 연수원으로 경주인재개발연수원, 글로벌상생협력센터로 구성돼 있다. 그룹 계열사와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교육,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센터의 역할을 하기 위해 조성했다.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총 380실의 숙박시설을 갖춰 5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가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의 코로나19 경증환자 치료시설로 먼저 쓰이게 됐다. 대구시의 요청으로 현대차그룹이 마무리 공사를 신속히 벌인 덕분에 10일부터 경증환자 280명이 1인 1실로 생활치료를 받게 된다. 임직원들조차 한 번도 써보지 못한 시설이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기업 연수시설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제공된 건 삼성(영덕연수원), LG(구미기숙사, 울진연수원)에 이어 현대차가 3번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신속한 치료가 이뤄져 빠른 회복과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혈액 수급 해결에 동참하고자 9일 울산공장에서 임직원 800여 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또 지역 취약계층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4만 장을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재계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동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마스크 200만 장 제조에 필요한 ‘MB필터’를 9일부터 집중 생산해 마스크 생산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신협중앙회는 전국 883개 신협과 신협사회공헌재단, 신협중앙회 임직원들에게서 총 21억 원을 모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고, 김윤식 신협중앙회장도 사재 1억 원을 기부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1682만 원을 취약계층의 코로나19 방역 지원에 써달라며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전북 전주지역 사회적 기업 전주비빔빵은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을 위해 2000만 원 상당의 제과류를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했다. 전주비빔빵을 육성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지원에 참여했다. 또 SK인천석유화학은 임직원 기본급 1%를 매월 모은 ‘1% 행복나눔’ 기금으로 조성한 3000만 원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임현석·이건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본의 전격적인 한국인 입국 제한과 한국 정부의 맞대응 조치로 이어지면서 일본 유학생과 기업 주재원, 여행객들이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가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을 중지한 것은 물론 기존 비자를 취소하고,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에게 ‘2주간 격리’ 조치를 권고하면서 사실상 한국인에 대한 빗장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던 항공 노선도 축소될 예정이어서 한일 간 인적 교류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이 6일 일본 외무성 답변을 바탕으로 작성한 ‘일본의 대(對)한국 입국제한 조치 문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입국하는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14일간 격리 조치를 요청했다. 일본에 자택이 있는 경우에는 자택에서, 여행자의 경우는 호텔에서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대기하라는 것. 일본 정부는 또 격리 기간 동안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벌칙 등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비자 발급자들은 일본의 조치가 발효되는 9일 0시 이후로는 기존 비자로 일본에 입국할 수 없다. 기존 복수비자 등을 보유한 유학생이나 기업 주재원도 9일 0시 이후 한국에 체류하면 비자 효력이 중지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 시한인 3월 31일 이후에는 기존 복수비자의 효력이 재발생하는 만큼 새롭게 비자를 받을 필요 없이 일본을 방문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 9일부터 비자 효력이 정지되는 한국인이 1만7000명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일본의 조치가 이달 31일 이후로 연장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본 대학은 4월 1일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한국인 유학생 상당수는 통상 3월 중순 이후 출국한다. 이에 따라 일본 유학생들은 9일 이전에 일본에 도착하기 위해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급하게 항공권을 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평소 왕복에 20만 원대였던 인천발-도쿄행 항공기 가격은 6일 밤 현재 편도 40만 원으로 급등했다. 일본 유학을 준비하던 A 씨는 “당초 3월 16일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격리될 수 있어서 8일에 떠나기로 했다”며 “쫓기듯 가는 것 같다”고 했다. 31일 일본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는 B 씨는 “비자를 새로 발급받아야 일본으로 갈 수 있는지 혼란스러운데 유학원에서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중 일본에 가려던 기업인들은 출국일자를 이번 주말로 앞당기기 위해 표 구하기 전쟁에 뛰어들었다. 한일 비행기 노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모두 57개 노선이었으나 9일부터는 3개 노선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1월에 도쿄에 온 40대 주부 A 씨는 “한국에 집을 사기 위해 이달 중순 한국행 티켓을 끊었는데 한국에 입국하면 비자 효력이 없어지니 고민”이라며 “4월 1일 일본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하지만 일본 조치가 연장될 수 있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외교 문제가 다시 한 번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지난해 수출 규제에 이어 상대에게 보복 조치 양상으로 가게 되면 또 한 번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의 조치가 끝이라는 보장이 없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임현석 기자}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방역을 위해 해당 생산라인을 이틀간 폐쇄하기로 했다. 벌써 3번째 가동 중단이다. 삼성전자는 잦은 구미사업장 폐쇄로 생산 차질이 우려되자 생산 물량의 10%를 한시적으로 베트남에서 제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6일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40대 남성 A 씨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7일까지 시설 폐쇄에 들어갔다. 해당 확진자는 사무직 직원이지만 확진자가 나오면 생산라인도 점검한다는 원칙에 따라 스마트폰 생산라인까지 폐쇄했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은 8일 오전부터, 확진자가 근무한 사무실은 8일 오후부터 가동한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갤럭시 Z플립과 S20 등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막 시장에 출시한 제품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일시적으로 베트남 공장에서 물량을 조달할 방침이다. 베트남 공장에선 이 모델들을 월 최대 20만 대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사업부에서 생산하는 물량의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상황이 안정되면 생산 물량을 다시 국내에 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전자가 5일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판매를 시작했다. LG전자는 이날부터 31일까지 해당 신제품 구매 고객 전원에게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를 증정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건조기를 반납하는 소비자에게 20만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프로모션도 병행한다고 밝혔다. 신제품 색상은 모던 스테인리스, 블랙 스테인리스, 화이트 등 세 가지로, 출시가격은 출고가 기준 204만∼224만 원이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신형 건조기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 기존 LG전자 생활가전에 탑재한 ‘트루스팀’ 기술을 적용해 주름 제거와 탈취, 살균 효과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제품 출시에 앞서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시험한 결과, 신형 건조기의 스팀 살균코스는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 등 유해 세균을 99.99% 제거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현장에서 듣는 고객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자 기회입니다.” 이달 9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 LG전자 권봉석 사장(사진)이 최근 직원들에게 강조한 메시지다. LG전자의 만년 적자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과 전장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푸는 데 있어서 고객 가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권 사장은 지역 사업장 외에도 콜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CS경영센터 등을 방문하면서 고객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 이래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인 권 사장은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전장 사업에 대한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나온 권 사장의 메시지는 LG전자의 수익성 개선 방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권 사장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프리미엄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비용 절감을 핵심 전략으로 삼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업의 경쟁력은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에서 나온다는 본질적인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비용 절감과 프리미엄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권 사장이 취임할 당시 스마트폰 사업과 전장 사업에 대한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숙제라고 여겨졌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현재 1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지난해엔 연간 영업손실이 1조 원을 넘겼다. 전장사업도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적자가 최근 3년 동안 1069억 원, 1198억 원, 1949억 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선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비중을 높이면서 비용 절감에 나섰다. 그러나 동시에 내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투자도 이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는 다시 ODM 제품에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권 사장은 스마트폰 ODM 생산물량을 지난해 40%에서 올해 절반 이상으로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전략 프리미엄 개발 역량에도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장사업에서도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를 합병해 몸집을 키운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모두 이관하면서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등에 집중하고 조명 관련 사업은 ZKW가 전담한다. 자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역량을 가진 부분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동시에 프리미엄 차량에 걸맞은 제품 고급화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이라고 하면 비용 절감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권 사장은 고객 가치를 중심에 두고 신제품 출시와 프리미엄화 등 다양한 무기들을 가지고 수익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화학이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중국 정부의 편파적인 보조금 정책에서 소외돼 온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활로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1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기준으로 업체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LG화학이 22.9% 점유율로 파나소닉(27.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1%(4위), 2.8%(7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업체 3사의 점유율 합계는 30.7%로, 전년 동월(14.2%) 대비 2배 넘게 성장했다. 국내 업체 점유율 합이 30%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3사 모두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의 올 1월 배터리 출고량은 1671MWh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출고량은 371MWh로 22.7% 늘면서 글로벌 순위가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SK이노베이션도 출고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12위에서 7위로 순위가 크게 뛰었다. 중국 CATL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본격화된 2017년 하반기부터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의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산 배터리가 적용된 친환경차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자국 업체에 몰아주던 보조금을 조금씩 줄이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수 시장이 큰 타격을 받자 정부 보조금과 내수시장에 의존해 커온 CATL, BYD, 궈쉬안, EVE 등 중국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CATL은 지난해 파나소닉, LG화학보다 출고량 기준으로 두 배 넘는 격차를 유지해 왔으나 한 달 사이 3위로 미끄러졌다. 반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기술 경쟁력을 키워 유럽과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선 최근 들어 유럽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NE리서치는 한국 배터리 3사가 각각 유럽 자동차 메이커와 배터리 수급 계약을 맺으면서 든든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르노의 전기차인 ‘조에’, 아우디의 ‘E-트론 EV’의 판매가 늘면서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삼성SDI도 BMW의 ‘330e’, 폭스바겐의 ‘파사트 GTE’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니로 EV와 소울 부스터 등의 판매 호조에 따라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한국 배터리 3사가 유럽시장을 발판으로 선전이 예상되지만, 중국 업체들도 곧 반격할 가능성이 높고 일본 파나소닉도 건재한 만큼 시장 전략 등을 올해 치밀하게 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