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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21 때 백의 다음 수가 어렵다. 첫 번째로 떠오르는 수는 참고 1도 백 1로 두는 것. 이런 모양에서 흔히 쓰이는 수인데 지금은 흑 2 때 곤란하다. 백 3으로 둘 수 있어야 하는데 흑 4가 선수. 백 3 한 점이 달아나기 어렵다. 그런데 문제는 백 22, 흑 23을 교환한 다음에도 백이 참고 2도 백 1처럼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때는 흑이 2로 귀에 붙여 변신한다. 흑 10까지 귀에서 크게 살게 되는데 흑 23이 백 세력을 견제하는 명당에 있게 된다. 백은 실리 부족에 허덕일 가능성이 높다. 백 28까진 서로 무난한 행마. 두 기사의 기풍대로 초반 무난하게 가는가 싶었는데 흑 29가 검토실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은 수. 귀의 실리를 지키면서 백의 약점인 A의 급소를 엿보자는 것인데 지금은 흑에게 닥칠 위험부터 막아야 했다. 사마귀가 매미를 잡기 위해 집중하다가 정작 자신의 위험을 깨닫지 못했다는 당랑규선(螳螂窺蟬)의 고사성어와 마찬가지다. 여기서 백은 흑을 꼼짝없이 옭아맬 수 있었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53기 국수전은 52기 우승자인 이세돌 9단이 휴직하면서 타이틀을 반납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기존 타이틀 홀더가 없기 때문에 본선 토너먼트를 통해 올라온 두 기사가 결승 5번기를 가졌다. 홍기표 4단이 예상 밖의 선전을 펼쳐 입단 후 처음으로 결승까지 올라왔다. 3국까지 이창호 9단이 2-1로 앞섰지만 홍 4단이 ‘천하의 이창호’를 상대로 한 판 건졌다는 것이 화제였다. 흑을 잡은 이 9단은 미니 중국식 포석을 들고 나왔다. 백 10은 참고 1도 백 1로 낮게 두 칸 벌리는 수를 더 많이 쓴다. 흑은 2로 압박하며 상변을 키우게 되는데, 이때 백 3을 선수하고 백 5로 미는 것이 좋은 수순. 실전과 대동소이하다. 흑 17로 좌하귀에서 걸칠 때 백 18이 적극적 수법. 참고 2도 흑 1로 막는 것은 백 2로 다가와 압박하는 수가 있다. 참고 2도는 전체적으로 흑이 무겁다고 보고 이 9단은 흑 19로 어깨 짚는 수를 둬 변신을 시도했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종교계는 해마다 신자가 감소하고 젊은 층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실감한 한 해였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종교가 있는 사람은 2155만 명(43.9%)으로 10년 전보다 9.0%포인트 감소했다. 젊은 층의 비종교화는 더욱 심각하다. 20대의 경우 64.9%가 종교가 없다고 응답해 3명 중 2명꼴로 종교가 없는 셈이다. 특히 불교(762만 명)는 2005년에 비해 300만 명 가까이 신자가 줄어들면서 개신교(968만 명)에 1위 종교의 자리를 내줬다. 그만큼 종교가 국민에게 정신적 본보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에 걱정을 끼치는 집단이 되고 있다는 교계의 자성도 나온다. 불교의 대표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 내부에서는 종단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총무원장 직선제 요구’라는 형태로 터져 나왔다. 그동안 총무원장 선거가 전체 출가자 1만3000여 명 중 선거인단 320여 명의 간선제로 치러지다 보니 계파 간 이해에 따른 이합집산과 금품 선거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때문에 직선제로 종단 구성원들의 ‘민의’를 반영하자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11월 전국 스님 1000여 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가 직선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계종 주류 측은 기존 간선제를 고수할 것으로 보여 내년 10월 선거 때까지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개신교는 통계청 조사 결과 신자가 10년 전보다 100만 명 넘게 늘긴 했지만 피부로는 영향력 감소를 느낀 한 해였다. 특히 유명 청소년 사역 단체 대표가 18세 여고생을 4년간 성폭행한 건으로 면직당하는 등 성추문이 잇따랐다. 교회 일치를 위해 추진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통합은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내년 종교개혁 500년을 앞두고 대부분의 교단은 교회의 회개와 갱신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가톨릭은 원주교구(조규만) 마산교구(배기현) 인천교구(정신철)의 교구장이 새로 임명됐고 자비의 희년 및 병인박해 1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중앙에서 백 98로 끊자 이창호 9단이 돌을 던진 이유는 뭘까. 한 가지 변화가 참고도다. 백 98을 축으로 잡을 수 없기 때문에 흑 1, 3이 최선. 이때 백 4로 먼저 한 집을 낸 뒤 변에서 추가 한 집을 내자며 6으로 내려서는 것이 묘착. 이후 흑이 끝까지 백을 잡으려고 하면 백 20까지 흑이 잡혀 버린다. 물론 긴 수순 중 다른 갈래길이 적지 않지만 결론은 백이 살거나 탈출한다는 것. 22년 만에 이 9단이 무관이 되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대국이 100수도 안 돼 허망하게 끝나 버렸다. 전반적으로 이 9단의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흑 29, 37이 모두 뜻밖의 수였고 결과도 나빴다. 마지막으로 좌상 귀를 살리지 않은 흑 79가 패착이었다. 어떨 때는 과했고, 어떨 때는 너무 나약했다. 중용의 기풍을 가진 이 9단에겐 생각하기 힘든 바둑이었다. 이 9단은 국수를 빼앗긴 뒤 지금까지 타이틀 홀더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최철한 9단은 신속하고 정확했다. 이 바둑 전후로 그는 컨디션이 좋았다. 농심배 4연승으로 한국에 우승을 안겼고, 천원전도 우승했다. 이어 5년 만에 국수에 복귀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98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차관은 청와대 근무 당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21일 문체부에 따르면 정 차관은 최근 사표를 제출했으나 아직 수리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정 차관의 문체부 차관 발탁에 최순실 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 차관이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온 데다 최근 건강이 많이 나빠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차관은 2014년 말부터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던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함께 일했다. 올해 2월 말 박민권 전 차관의 후임으로 문체부 1차관에 발탁됐다. 정 차관은 사법시험(44회)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3~1997년 공보처 종합홍보실 전문위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백 ○로 뚫자는데 막지 않고 흑 ●와 같이 비상수단을 쓴 것은 그만큼 흑의 사정이 다급하다는 걸 보여준다. 하변에서 흘러나온 백 대마를 잡지 못하면 승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변이 뚫리는 손해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만약 흑이 ● 대신 참고 1도 1로 막으면 백은 6까지 가볍게 타개한다. 흑이 백 한 점을 따내면 백 ‘가’로 둔다. 또 백 90 때 참고 2도 흑 1처럼 바로 막는 것은 백 10까지 쉽게 두 눈을 내고 대마가 살아간다. 흑 91로 물러선 것이 정수이자 강력한 수. 흑 97까지 일단 백이 자체로는 두 집을 내지 못한다. 밖으로 탈출해야 할 시점인데 탈출에 앞서 백 98로 강력히 끊어간다. 그런데 이 수를 본 이창호 9단이 잠시 후 돌을 던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검토실에 모여 있던 기사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 중이던 기자들은 때 아닌 투석에 깜짝 놀랐다. 도대체 백 98 이후 진행이 어떻게 되기에 이 9단이 100수도 되지 않아 돌을 던질 것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국내에서 종교가 없는 사람이 종교를 믿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5년 이래 처음으로 개신교 신자가 불교 신자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세로 사는 가구 비중(22.9%)이 전세(15.5%)를 앞질러 ‘월세 시대’의 본격화를 알렸다. 인구총조사에서 월세가 전세를 앞지른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종교가 있는 사람은 총 2155만 명(43.9%)이었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2750만 명·56.1%)보다 595만 명가량 적은 수치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 10년 전보다 9.0% 감소했다. 종교별로는 개신교 신자가 인구총조사에서 처음으로 불교 신자를 앞질렀다. 개신교 신자는 968만 명(19.7%)으로 불교(762만 명·15.5%)보다 200만 명 이상 많았다. 개신교 신자는 2005년 845만 명에서 10년 새 123만 명가량 늘어난 반면 불교 신자는 296만 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측은 “이번 조사는 인구총조사 당시 전국 인구의 20%를 표본으로 뽑아 면접 및 인터넷으로 실시한 것으로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불교는 영남이, 개신교는 호남에서 세(勢)가 컸다. 불교 인구 비율로 보면 울산(29.8%) 경남(29.4%) 부산(28.5%) 경북(25.3%) 등이 높았다. 반면 개신교 신자 비율은 전북(29.6%) 서울(24.2%) 전남(23.2%) 등이 높았다. 특히 불교 인구 비율에서 전북(8.6%) 광주(9.5%) 등이 10%에도 못 미쳤다. 천주교는 전국 인구의 7.9%였는데 서울(10.7%) 인천(9.5%) 등 수도권 비중이 높았다. 불교 신자가 10년 전에 비해 300만 명이나 줄었다는 것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조계종 관계자는 “신자가 줄어든다는 건 체감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불교계가 그만큼 국민들의 삶에 다가가지 못했다는 의미여서 내부 반성과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표본조사로 이뤄진 집계 방식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개신교계는 조사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개신교계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종교를 믿는 국민이 크게 줄었고 그에 따라 개신교 또한 예외는 아니라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인구총조사 자료에서는 젊은층의 미혼 비율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30∼34세의 미혼 비율이 46.9%로 2010년보다 7.2%포인트 늘었고, 35∼39세 미혼 비율(26.2%)도 6.5%포인트 늘었다. 30세 이상 여성(미혼 비율 9.4%)은 학력이 높을수록 미혼 인구가 계속 증가해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 23.4%에 달했다.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서정보 기자}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은 19일 오후 창사 60주년 축하 만찬을 서울 63빌딩에서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청취자 60명, 탈북민 60명, 장애인 60명 등 900명이 참석했으며 이용훈 전 대법관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등 10여 명의 소감과 간증도 진행됐다. 김장환 목사는 “‘복음 60년, 또 복음 60년’이란 극동방송 60주년 표어처럼 남북이 하나 된 한반도에서 극동방송이 북한 땅에서 복음을 전할 날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흑 ○의 저공비행에 백이 귀를 지키는 대신 78로 씌운 것은 중앙 백 ○의 뒷맛을 끝까지 살리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창호 9단은 검토실을 세 번째 놀라게 하는 수를 둔다. 갑자기 흑 79로 중앙을 보강한 것. 흑 ○를 둔 이상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흑 ○를 살려야 하는데…. 참고 1도를 보자. 흑 1 이하로 귀를 살리면 백 12, 14로 중앙의 시한폭탄을 터뜨린다. 하지만 이건 흑이 실리로 크게 앞서기 때문에 중앙만 잘 수습하면 오히려 흑이 유리해진다. 참고 2도도 있다. 좌상 흑을 중앙으로 몰아낸 뒤 백 10, 12면 흑의 미생마가 3개나 된다. 이창호 9단은 이 그림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참고 2도를 감수해야 했다. 실전처럼 백 80으로 흑 한 점을 잡아서 백이 크게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이젠 흑이 우하 대마를 잡아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백 88 때 흑 89의 독수도 그래서 나온 것인데 과연 통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오유진 5단(18·바둑고 2학년·사진)의 별명은 ‘미소천사’. 팬들이 지어줬다. 늘 방긋 웃는 그의 모습에서 따온 것. 또래 기사들은 ‘오애기’라고 부른다. 아기처럼 목소리가 귀엽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올해 제대로 칼을 뽑았다. 11월 중국 충룽산빙성(穹륭,山兵聖)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한 데 이어 이달엔 국내 기전인 여류국수전마저 손에 넣어 2관왕이 됐다. 최근 서울 한국기원에서 만난 그는 “충룽산빙성배 16∼4강에서 반집승 세 번을 거두며 자신감이 붙었다”며 “첫 우승을 한 뒤 여유가 생긴 것이 여류국수전 우승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기풍을 따지면 이창호 조한승 9단같이 전투보다는 끝내기와 형세 판단을 위주로 한 유연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수읽기가 빠르고 힘이 좋은 최정 7단이 여전히 가장 어렵다. “최 7단이 두 살 언니인데 같이 쇼핑할 정도로 친하지만 가장 센 라이벌이에요. 여류국수전 준결승에서 이겨 상대 전적이 이제 2승 10패니 아직 갚을 빚이 많아요.” 그는 국가대표팀에 소속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국기원에서 공부한다. 저녁엔 자율야간훈련. 보통 하루 10시간은 바둑에 매진한다. “요즘 중국에 전체적으로 밀리는데요. 실력이 뛰어난 중국 기사가 많아 한국이 소수정예로 뚫기가 쉽지 않긴 해요. 중국 기사들이 발상도 자유로운 것 같고요.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럴 무대가 많았으면 합니다.” 그는 중국 여성 기사 중에선 쉽게 두는데도 균형을 잘 맞추는 위즈잉 5단을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그는 ‘미소천사’답게 ‘신비한 동물사전’과 같이 재밌고 유쾌한 영화를 즐겨본다. ‘부산행’은 보고 나서 좀비가 달려드는 꿈을 꿀 정도였다고. 중국어와 요리도 배우고 싶고 연말엔 여행도 꿈꾸는 그에겐 승부사보다는 참한 여고생 같았는데…. 두 번의 우승으로 번 상금은 모두 6200만 원. 세금 등을 떼도 4000만 원은 훌쩍 넘는다.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고 해서 부모님께 관리를 맡길 거냐고 했더니 “제가 할 건데요”라는 당찬 답이 돌아왔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인공지능 바둑이 현실세계로 뛰어 들어왔다. 3월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앞두고 바둑계는 이 9단의 낙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1024대의 컴퓨터로 연결된 알파고는 파죽의 3연승을 거둔 끝에 4-1로 압승을 거뒀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바둑에서 인공지능의 승리는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 같았던 인공지능이 실제 인간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다만 이 9단도 4국에서 ‘신의 한 수 백 78’로 1승을 거두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줘 ‘이세돌 신드롬’을 낳았다. 바둑 붐도 불어 바둑 학원과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는 중국기원에 알파고와 중국 기사의 대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업체 드왕고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딥젠고도 내년 3월 한중일 최고수와 정식 대회를 갖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인공지능-인간의 대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프로바둑계는 침체 일로를 걸었다. 우선 세계대회에선 2월 강동윤 9단의 LG배 우승 말고는 중국에 참패했다. 특히 4년마다 열리는 응씨배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이 탕웨이싱 9단에게 2-3으로 역전패한 것이 컸다. 삼성화재배와 중국 주최 바이링배 모두 중국 선수끼리 결승을 치렀다. 그나마 11월 여자 세계대회인 충룽산빙성배에서 오유진 4단이 ‘3번의 반집승’을 기록하며 우승해 체면치레를 했다. 바둑계 내부의 갈등도 적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이 프로기사회의 상금 공제 규정 등이 부당하다며 탈퇴를 선언해 파문이 일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 아마 바둑계를 대표하는 대한바둑협회 회장 선거에서 신상철 일요신문사 대표가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를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고, 결국 대한바둑협회가 한국기원과 사실상 분리됐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11월 유창혁 9단이 한국기원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세계 정상급이었던 기사가 한국기원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오른 건 처음이어서 바둑계의 산적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가 백을 곤란하게 하는 강수처럼 보이는데 이세돌 9단은 고개를 저었다. 불리한 흑이 이 정도로 두는 것은 미흡하다는 얘기였다. 이세돌 9단은 참고 1도 흑 1, 3으로 백 전체를 크게 공격하는 그림을 제시했다. 난전에 능한 이세돌 9단다운 발상이다. 하지만 이창호 9단으로선 흑 ●로 실리를 챙기며 쫓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백은 좌변 실리를 내준 대신 70으로 중앙을 움직이는 뒷맛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백이 흑 73을 본 뒤 더는 중앙에 손대지 않은 건 아직 주변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보고 일보 후퇴한 것. 하지만 언제든 이곳은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수순 중 백 72는 불가피한 수. 참고 2도 백 1로 기세 좋게 젖히다간 흑 8까지 장문에 걸린다. 백 74, 76 때 흑도 중앙 백 한 점을 따내며 한가롭게 둘 여유가 없다. 흑 77의 깊숙한 저공비행으로 백 진 삭감에 나선 것은 당연한 승부 호흡. 그런데 여기서 또 뜻밖의 파란이 일어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앞으로 공연장에선 공연 전에 관객들에게 대피 방법을 안내해야 한다.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11차 국민안전 민관합동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연안전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유사시 관객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게 공연장 내 피난 안내도를 비치하고 공연 시작 전 피난 안내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 공연 종사자에 대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공연장 기술 인력의 90% 이상이 내년까지 안전교육을 이수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국 1280개 공연장 가운데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933곳(72.9%)이 2018년 5월까지 안전검사를 받도록 했다. 특히 등록 후 9년이 넘은 노후 공연장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우선 추진한다. 45억 원의 예산을 들여 300석 이하의 영세 소극장에 대한 무상 안전점검과 안전시설 개보수를 지원한다. 이밖에 공연장의 안전진단과 관련한 불법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고, 공연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의 응수타진과 흑 ●로 되물은 것이 고수들의 멋진 승부 호흡. 흑 ●에 참고 1도 백 1처럼 귀를 보강하면 흑의 작전에 말려든다. 흑 8까지가 하나의 사례. 귀는 지켰지만 백 ○로 붙인 의미가 완전히 사라진다. 그래서 서로 제 갈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백 50으로 흑 한 점을 제압하고 흑 51로 귀에서 살자고 한다. 흑 57의 되젖힌 건 준비된 맥. 참고 2도처럼 둬 달라는 것이다. 흑 8까지 좌변 백이 2선으로 기어 살아야 하는 동안 흑은 중앙을 두텁게 한다. 그래서 백 58, 60으로 백 한 점을 버린 건 당연한 선택. 이어 64로 좌하 흑 한 점을 완전히 제압해 좌변을 잃은 대가를 찾았다. 이창호 9단은 반상을 굽어보더니 흑 65로 끊어 일전불사를 외친다. 축이 안 돼 백이 곤란하단 뜻인데, 검토실에 있던 이세돌 9단은 고개를 저었다. 이세돌 9단은 “불리한 흑이 이 정도로 싸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의 진단은 어떤 것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창호 9단은 전보 참고도에서 본 대로 흑 ○로 백 38의 곳에 끊으면 우변이 깨지는 게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흑 ○를 뒀지만 지금은 우변을 지키고 있을 때가 아니다. 좌상 쪽에 누가 선착하는가가 지금 국면의 포인트. 백 38로 끊을 게 아니라면 아예 손을 빼고 좌상에 걸쳐야 했다. 흑 ○가 놓인 이상 흑 45까지는 일사천리의 진행. 흑은 의도대로 우변을 지켰으나 A, B 등의 약점이 남아 신경이 거슬린다. 결국 백이 46으로 좌상을 차지하며 확실한 우세를 굳혔다. 이 9단도 불리하다고 서두르진 않는다. 흑 47로 좌변 백 진을 자연스레 삭감하며 A, B의 약점도 간접 보강한다. 백 48. 이런 수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감탄을 자아내는 수다. 최철한 9단은 48을 미끼로 사용할 예정이다. 참고도를 보자. 흑 1, 3으로 백 48 한 점을 잡자고 하면 백은 이를 사석으로 버린다. 그 대신 이쪽에 벽을 쌓고 백 10으로 공격에 나서면 흑 한 점이 참으로 갈 곳이 마땅찮다. 흑의 응수가 곤란하다고 느낄 즈음. 이 9단은 흑 49를 툭 던진다. 백 48의 응수타진에 역으로 응수타진을 한 것. 이 두 수의 공방이 이 바둑의 백미였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성탄절을 앞두고 가톨릭과 개신교계가 14일 잇달아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사진)은 성탄 메시지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 지도자들의 문제로 심각한 정치적 불안정의 상황에 처해 있으며 경제 상황도 점점 더 나빠져 서민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당리당략과 개인의 욕심을 뒤로하고 공동선을 먼저 생각하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국민들을 마음으로부터 섬기는 본래의 직분에 충실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또 “이번의 현실이 우리나라의 정치와 모든 분야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김영주 총무 명의의 메시지에서 “몇몇 사람에 의한 국정 농단과 우리 사회의 고질병 같은 많은 부조리가 한통속으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주님은 가난한 사람, 차별받는 사람, 죽임당한 사람을 위해 오셨고 또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가장 연약한 존재로 이 땅에 오셨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이영훈 대표회장의 메시지를 통해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섬김과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나눔은 예수님의 삶이었고, 우리가 순종해야 할 길”이라며 “소외되고 병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며, 품고 보듬어서 상처를 싸매주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앞으로 몇 명이, 무슨 교육을, 몇 번 받았는지와 같이 숫자를 보고하기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가급적 그만하자고 직원들과 얘기합니다. 꼭 지키자는 뜻으로 ‘내 유언’이라고도 말해요.”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사무실에서 만난 주성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54)의 말이다. 진흥원은 2005년 제정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따라 설립돼 지금까지 2000만 명에 가까운 학생과 일반시민 등을 상대로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펼쳐왔다. 주 원장은 이젠 ‘양보다 질’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문화예술 교육이 진흥원의 지원에 의존해 일회성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았죠. 물론 문화예술 체험 기회는 늘었지만 지속적 관심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긴 어려웠습니다. 내년부터 문화예술 교육의 지속성을 늘리기 위해 지원 방식이나 프로그램 등을 대폭 바꿀 생각입니다.” 그는 문화예술 교육을 연주나 그리는 법과 같은 기능 습득 위주로만 이해했던 것부터 탈피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나 ‘꼬마 작곡가’는 아이들이 예술의 기초 지식이나 기능 없이도 얼마든지 예술을 즐기고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한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스스로 예술을 더 배우고 싶다, 더 알고 싶다는 의욕을 갖게 하는 겁니다.” 그는 또 문화소외지역의 전교생 400명 이하인 학교를 대상으로 최대 4년간 예술 교육을 지원하는 ‘예술꽃 씨앗학교’도 보람 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경남 거제도의 초등학교를 지원했는데 학생 40여 명이 플루트 클라리넷 색소폰 등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악기로 밴드를 만들어 공연을 했어요. 알고 보니 그 악기 외에 다른 악기를 가르칠 강사를 찾지 못해서였어요. 그런데 악기 다루는 수준은 놀라웠고 전자 베이스기타까지 넣는 창의성을 발휘해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어서 놀랐어요.” 수준 높은 예술교육을 위해서는 예술강사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존에는 학교 도서관 군부대 사회복지시설에 특정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이에 맞춰 강사를 잠시 교육해 내보내는 식이었다. 진흥원은 올해 강사를 80시간 교육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다. “강사의 일방적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을 알고 그에 맞는 교육을 하려면 깊이 있는 강사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아이들에게 예술에 대한 꿈을 갖게 하려면 예술강사들이 꿈을 가져야 해요.” 최근 강사 처우 문제가 불거진 데에 대해 그는 “최근 10년째 시간당 4만 원에서 동결됐던 강사료가 3000원 올랐다”며 “강사 처우와 교육 문제는 계속 고민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술교육은 그 속성상 단기에 성과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는 “20∼30년 내다보고 해야 할 일”이라며 “시민 누구나 예술을 향유하고 배우도록 하기 위해 씨앗을 열심히 뿌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아니나 다를까. 흑 ●의 노골적 끊음에 대해 최철한 9단은 백 30부터 시작하는 우회로를 찾아냈다. 그러자 백에게 날린 강펀치였던 흑 ●는 상대의 얼굴에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른 셈이 되고 말았다. 백 34까지 선수로 벽을 만든 뒤 백 36을 두자 흑 ●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백 30∼34는 이창호 9단 수준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진행이다. 검토실에선 “이 9단이 이걸 못 봤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흑 ● 같은 실착을 보면 확실히 이 9단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검토실에서는 흑 ●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뒀어야 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백 2로 젖히면 흑 3으로 건너붙이는 수가 성립한다. 백도 내친걸음에 8까지 둬야 하는데, 흑은 하변 백을 수중에 넣으며 두둑한 실리를 챙길 수 있어 만족이다. 그런데 흑 37이 또 한 번 검토실 관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상은 참고 2도 정도의 수순이었다. 이 9단은 백 8까지 우변이 깨지는 게 싫었던 것 같은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18은 귀의 백 한 점을 미끼로 삼아 하변 흑 진을 깨겠다는 뜻. 흔한 수법이라 변화의 여지가 없다. 백 22로는 한 칸 위인 24의 곳에 두는 것이 더 좋았다는 평가다. 이렇게 높게 두면 운신하는 게 가벼워진다. 실전은 흑 23, 25로 공격당해 백이 좀 무거운 느낌이다. 당시 중국의 쿵제 9단은 흑 23 대신 참고 1도 흑 1을 제시하기도 했다. 흑 1로 씌운 뒤 백 2의 날 일 자 행마 때 흑 3으로 강력하게 붙이면 백의 다음 행마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백은 하변에서 옹색하게 살 수밖에 없다. 흑 25, 27에 백 26, 28은 상식적 행마인데 돌연 이창호 9단이 흑 29로 끊겠다고 나서 검토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보통 이렇게 노골적인 절단은 좋은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프로기사들은 본능적으로 꺼린다. 이 9단의 생각은 참고 2도 백 1, 3이 성립하지 않아 백이 곤란하지 않으냐는 것인데…. 그러나 최철한 9단은 회심의 반격 수단을 준비하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KB바둑리그)에서 티브로드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며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티브로드는 1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KB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포스코켐텍 팀에 3-2로 승리하며 종합전적 2-1로 우승했다. 이날 3차전에서 티브로드는 원투 펀치인 이동훈 8단과 박정환 9단이 승리했으나 포스코켐텍의 나현 7단, 최철한 9단에게 승점을 빼앗겨 2-2 동률에서 최종국을 맞았다. 여기서 강유택 7단이 윤찬희 6단에게 승리해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와 똑같은 멤버로 참여한 티브로드는 이번 대회 정규 시즌에선 박정환 9단이 세계대회 출전으로 자주 결장하면서 3위에 그쳤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SK엔크린, 정관장 황진단 팀을 차례로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티브로드 팀의 3연패를 이끈 이상훈 감독(9단)은 “정말 힘든 승부였는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강유택 선수가 제 가치를 다시 증명해줬다”며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KB바둑리그는 올해 9개 팀이 참여해 8개월간 결전을 치렀다. 우승상금 2억 원, 준우승 상금 1억 원이며 대회 전체 규모는 37억 원에 달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