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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림걸즈’에 이은 뮤지컬 ‘햄릿’의 갑작스러운 취소가 논란이다. 뮤지컬 ‘햄릿’이 15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객이 입장한 상태에서 50여 분 지연되다 돌연 취소됐다고 16일 공연 관계자들은 전했다. 무대 기술 감독은 관객에게 “공연 직전 생긴 조명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 오늘 공연을 취소하고 환불 및 재관람권 지급 절차 등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공연 시작을 기다리던 관객들은 자리를 떠났고, 일부 관객들은 공연장에 남아 거세게 항의했다. 제작사측의 무대 장치 이상으로 인한 취소라는 공식 해명과 달리 임금 체불이 공연 취소로 이어진 것이라는 주장이 공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15일 제작사 사정으로 임금의 절반만 우선 지급하게 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스태프들에게 전달됐다. 이번 취소를 단순 무대 결함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공연 취소는 스태프들의 제작사를 향한 경고였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사측은 “배우와 스태프 등이 모두 공연을 위해 대기하던 상황이었다. 임금 체불로 인한 공연 취소가 아니다”며 “무대 복구를 마쳤고 17일 공연부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고 반박했다. 7일에는 뮤지컬 ‘드림걸즈’가 공연 시작 한 시간 만에 배우의 건강 문제로 공연이 중단됐다. 배우에게 갑작스러운 사정이 생기는 것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대신 투입되는 배우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문제가 컸다. 이처럼 뮤지컬 공연이 취소나 공연 중단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뮤지컬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뮤지컬 공연은 관객수에 비해 공연 편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 때문에 공급 과잉과 제작비 거품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2014년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임금 체불로 인한 배우들의 출연 거부로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초연 예정이던 뮤지컬 ‘록키’가 대관료 미지급으로 공연 개막을 하루 전에 취소됐다.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을 다녀왔습니다. 한 달 전부터 티켓을 알아보고 오페라 ‘돈 조반니’를 봤습니다. 티켓은 라스칼라 극장의 홈페이지(http://teatroallascala.ticketone.it/)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인기 공연의 경우 일찍부터 매진이 되니 미리 알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라스칼라 극장은 파리오페라극장(프랑스), 빈오페라극장(오스트리아) 등과 달리 수수한 외관입니다. 그냥 언뜻 보면 관공서 건물 같기도 합니다. 건물 왼쪽 바로 옆에는 기념품 가게도 있습니다. 다양한 오페라 CD와 DVD, 블루레이 등은 물론 라스칼라 극장 무대에 올랐던 공연의 팸플릿, 프로그램북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지만 엽서 등 싸게 구할 수 있는 물품들도 있습니다. 기념품 가게 지하 1층에서는 앉아서 청음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공연표를 구하지 못했다면 극장 투어를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1년 중 약 9일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문을 엽니다. 가격은 성인 기준으로 9유로(2017년 기준)입니다.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라스칼라 극장 외관과는 다른 내부를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라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공연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재킷을 입어야 합니다. 현지 유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남성들은 청바지와 티셔츠는 금지이며 재킷과 면바지, 셔츠는 입어야 한다고 합니다. 여성분들은 반바지를 제외한 옷이 드레스코드라고 합니다. 저도 이 말을 듣고 오랜만에 정장을 챙기고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라스칼라 내부는 정말 화려합니다. 2002년~2004년 대대적인 개보수를 통해 내부를 많이 손을 봤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빨간 카페트에 금색 벽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공연장은 물론 로비의 화려한 샹들리에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라스칼라 극장은 1층의 객석을 제외하고는 거의 박스석입니다. 기본적으로 6명이 한 방에 들어가서 보는 구조입니다. 이게 앞의 두 좌석을 제외하고는 조금 불편합니다. 앞 두 좌석은 등받이가 있는 의자이지만 뒤의 네 좌석은 등받이도 없고 높이도 조금 높습니다. 맨 뒷좌석은 맨 앞에 있는 좌석의 2배 정도의 높이입니다.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야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어서 이왕 티켓을 예매하실 예정이라면 무조건 앞 두 좌석을 추천합니다. 중간, 그것도 고개를 왼쪽으로 90도 틀어 봐야 했던 저는 3시간 반 동안 정말 수련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봐야 했습니다. 다른 박스석들을 보니 서서 보는 사람들도 꽤 많았습니다. 박스석을 채운 6명이 모두 아는 사람들이라면 공연 중간에 대화도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고 공연 중간 사진을 찍는 사람도 보이더군요. 6개 층으로 이뤄진 공연장은 각 층마다 화장실이 2~3곳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한 사람이 들어가면 다른 사람은 밖에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미리 갔다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내 공연장과 달리 원칙적으로 물 등 음료수를 공연장에 갖고 들어가지 못합니다. 인터미션 로비에서 물, 샴페인, 와인 등을 사먹을 수 있지만 공연장에는 반입이 안 됩니다. 공연장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바닥에 깔린 카펫에 쏟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연장 내부를 찍고 싶으신 분은 좀 일찍 공연장에 도착하셔서 1층에서 사진을 찍거나 2층 VIP 박스석에서 찍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박스석 문이 잠겨 있다면 관계자에게 사진만 찍겠다고 열어 달라고 말하면 열어주기도 합니다. 만약 사람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면 거의 흔쾌히 사진을 찍으라고 하니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밀라노를 가신다면 쇼핑과 관광지를 가는 것도 좋지만 꼭 라스칼라 극장에서의 공연 관람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나도 무대에 한번 서봤으면….” 발레와 무용 공연은 프로들의 무대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아무리 학원에서 춤을 배웠더라도 엄두를 내기 힘들다. 하지만 8∼10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유니버설발레단의 ‘디스 이즈 모던’에서는 꿈이 현실이 됐다. 이 작품은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현대발레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이르지 킬리안이 안무한 ‘프티 모르’, 2부는 독일 출신의 중견 안무가 라이몬도 레베크의 신작 ‘화이트 슬립’, 3부는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 7’이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마이너스 7’이었다. 1, 2부를 마친 중간 휴식 시간부터 ‘마이너스 7’은 시작됐다. 관객들이 밖으로 나가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볼 때 무대 커튼이 열리고 한 무용수가 등장했다. 자유롭게 춤을 추며, 쉬는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자 25명의 무용수는 의자를 사용해 역동적인 동작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이어 빠르게 편곡된 ‘섬웨어 오버 더 레인보’에 맞춰 무용수들이 갑자기 객석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눈이 마주친 관객의 손을 잡고 함께 무대에 올랐다. 무용수 10여 명과 같은 수의 관객이 무대에 올라 ‘막춤’을 췄다. 약 5∼7분간 관객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단원이 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객석에서는 환호하고 박수를 치며 새로운 무용수들의 데뷔를 축하해줬다. 앞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음악으로 사용한 ‘프티 모르’는 절제된 관능미를, 필립 글라스의 반복적 음악에 맞춘 ‘화이트 슬립’은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현대발레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였다. ★★★★(★ 5개 만점)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현대자동차는 13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차를 몰고 나와 신차 발표회를 가졌다. 정 부회장은 슈트 대신 청바지와 ‘알로하 코나’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었다. 신차 발표회 뒤 누리꾼들의 관심은 코나뿐 아니라 정 부회장의 스니커즈에도 쏠렸다. 이 스니커즈는 이탈리아 브랜드인 ‘골든구스’(사진)로 알려졌다. 골든구스는 찢어지고 얼룩이 묻어 있어 누가 봐도 중고 신발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40만∼70만 원에 팔리는 고가 제품이다. 패션을 좀 안다는 사람들이라면 한두 켤레 갖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현대자동차로서는 자유로운 분위기 연출을 위해 신은 스니커즈가 이렇게 주목받을 줄 몰랐을 것이다. 만약 티셔츠를 청바지 안에 넣어 입었다면 청바지 브랜드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렸을 수도 있다. 신상품 발표회 때는 상품 외에는 브랜드 로고가 없는 ‘로고리스’가 필수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으려면 말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탈리아 볼로냐의 아쿠르시오 궁전에서는 5일부터 12일까지 이색 전시회가 열렸다. 세계적인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 작품 모두 ‘알칸타라(Alcantara)’라는 소재를 공통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의자, 방석, 걸개그림 등 다양한 작품들이 알칸타라로 만들어졌다.》 알칸타라는 소재 이름인 동시에 브랜드명이다. 가죽의 일종인 스웨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보다 가볍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신소재다. 가죽과 달리 물에 강하고 내구성, 내열성까지 갖췄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주로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로 사용됐다. 특히 고급 자동차는 알칸타라를 빼고 말하기 어렵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틀리, 포르셰, BMW, 벤츠 등이 알칸타라를 주로 사용해 왔다. 5일 현지에서 만난 알칸타라사의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66)은 “알칸타라는 제작 과정이 복잡한 비싼 프리미엄 소재다. 최고급 자동차 한 대에 10m의 알칸타라가 쓰인다면 보급형 자동차에는 0.5m 정도만 쓰일 정도다”라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알칸타라는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를 넘어 전자제품, 가구,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확대되고 있다. 토레, 리뉴로제, 레오룩스, 카펠리니 등 세계적인 가구업체의 소파와 의자에도 알칸타라가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음향기기 업체인 젠하이저와 온쿄의 헤드폰과 스피커에도 이 소재가 쓰였다.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갤럭시S8’의 케이스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리미엄 노트북에도 사용됐다. 보라뇨 회장은 “MS는 노트북 출시 때 알칸타라 사용을 특별히 강조했고 매출도 늘었다”며 “알칸타라는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 거의 모든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및 디자이너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올해 가을·겨울 패션쇼에 알칸타라 소재로 만든 옷을 입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또 럭셔리 가죽 브랜드 토즈는 가방 안감으로 알칸타라를 채택하기도 했다.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주문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알칸타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제작 단가가 비싸지만 다양한 두께와 색상은 물론이고 기존 가죽은 불가능했던 다양한 프린트를 담을 수 있다. 샤넬, 카를 라거펠트 등 유명 브랜드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디자이너 젠투카 비니는 “알칸타라는 개성 강한 소재로 다양한 프린트 사용이 가능해 디자인 창조에 한계가 없다. 동물 보호를 위해 가죽 제품 사용을 꺼리는 소비자들도 알칸타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알칸타라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7년 전보다 약 3배 뛰어올랐다. 올해부터 5년 동안 3억 유로(약 3800억 원)를 투자해 생산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여전히 알칸타라의 경쟁자는 천연 가죽이다. 보라뇨 회장은 “알칸타라는 중상급 가죽과 가격이 비슷하다. 가죽을 선호하는 층이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소비자라면 알칸타라는 젊고 유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다”라며 “점차 가죽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볼로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고증된 베토벤 시대의 연주법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고음악의 대가 필리프 헤레베허(70)가 베토벤이 살았던 당시 방식으로 하는 연주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을 들려준다. 그는 1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그가 이끌고 있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최근 나눈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철저히 고증된 고음악을 들려줄 계획을 밝혔다. “비브라토(악기의 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 아티큘레이션(선율을 작은 단위로 구분하는 연주기법), 심지어 리듬 하나하나까지 모두 고증된 연주법을 따랐습니다. 현악기 연주자들도 거트현(동물의 내장을 꼬아 만든 현)과 고전시대의 활을 사용했습니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그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대에 진학했다. 재학 중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겐트 음악원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했다. 낮에는 정신과 전문의로 생활하고, 밤에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립해 지휘했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지휘자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었죠.” 그는 소프라노 임선혜를 발탁한 지휘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99년 유럽 투어 도중 한 소프라노가 공연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임선혜를 대신 불렀다. 투어 뒤에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와의 신년 음악회에 초대해 임선혜는 독일에서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2006년 첫 내한 당시 일본을 거쳐 왔는데 일본인은 닫혀 있는 느낌이라면 한국인은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공연 뒤 300여 명의 젊은이가 저를 보고 환호할 때 근처에 아이돌 스타라도 온 줄 알았죠.” 베토벤 서거 190주년을 맞는 올해는 그에게 특별한 해다. 본인은 70세 생일을 맞았고 그가 창단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25주년이기도 하다. “저희는 다른 오케스트라들과 달리 집중적으로 한 작곡가나 한 시대의 작품을 파고들 수 있어요. 시대 음악의 스페셜리스트인 셈이죠.” 4만∼18만 원. 1577-5266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전 피아니스트라기보다는 음악가예요.” 도발적이다. 음악가 지용(26)은 지난달 27일 열린 서울 재즈페스티벌에서는 피아노와 컴퓨터를 함께 사용해 공연했다. 석 달 동안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사운드까지 직접 만들어냈다. “팝 음악 프로듀서들이 많이 하는 일인데 제가 시작했어요. 클래식이라 볼 수는 없지만 다 같은 음악이죠.” 그는 피아니스트로 어렸을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2001년 뉴욕 필하모닉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10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IMG와 최연소 아티스트로 계약도 맺었다. 2007년 본보 ‘21세기 신천재론’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오드메종에서 만난 그는 짧게 자른 머리에 노란색 선글라스, 반바지와 운동화 등 외모로만 봤을 때는 클래식 연주자로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의 행보는 외모만큼 파격적이었다. 2010년 발레리나인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의 무대에서 피아노를 반주했고, 일본 재즈그룹 프리템포와 협력해 싱글앨범을 냈다. 2012년에는 자신의 바흐 앨범의 뮤직비디오에서 샤콘에 맞춰 직접 안무한 춤을 추기도 했다. 3년 전에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의 광고에도 출연했다. “피아니스트이면서도 음악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자음악은 피아노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10대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듣고 단숨에 주목받았지만 10대 후반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09년 IMG와도 결별했고, 2년간 피아노 의자에 거의 앉지도 않았다. “피아노를 치면서 저만의 특징은 물론이고 제 사운드도 찾지 못했어요. 그냥 연주하고 돈 버는 것에 익숙했던 거죠. 꼭 피아노만 치면서 살기보다는 다른 쪽에서 재미를 찾고 다양한 것들을 실험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클래식 연주자로서 공연도 자주 하고 있다. 14일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와 리사이틀을 연다. 워너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고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을 8월 미국 보스턴에서 녹음할 예정이다. “클래식 공연 때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처럼, 다른 성격의 공연 때는 또 변신하면 되는 거죠.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음악으로 판단받고 싶어요. 컴퓨터 음악으로 음반을 낼 계획도 있습니다.” 그는 미국 유명 토크쇼 프로그램인 ‘엘렌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이다. 만약 출연한다면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까? “경계를 허물고, 재미있지만 진지함도 있는 음악가 지용입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 무대에는 베이스 연광철, 소프라노 임세경, 지휘자 정명훈 등 적지 않은 한국인 연주자들이 올랐다. 무대 뒤에서 묵묵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현지에서 인정을 받은 사람들도 있다. 라스칼라 극장 무대감독으로 활동했던 장누리(31)와 피아노 반주와 음악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김찬영(36)도 그런 경우다. ○ 라스칼라 극장 무대감독 지낸 장누리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의 스태프 800여 명 중 동양인은 극히 드물다. 장누리는 지난해 1월 헨델의 오페라 ‘시간과 정의의 승리’에서 무대감독을 맡아 첫 아시아 출신 무대감독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12년 덕성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오페라에 관심이 많아 유학을 결심했다. 라스칼라 극장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이유로 보코니 대학원에 입학했다. “인턴 6개월 뒤 무대감독 보조로 채용이 돼서 2년간 라스칼라 극장에서 일했어요. 남들보다 1시간씩 먼저 출근하는 성실함으로 인정을 받아 무대감독으로 데뷔까지 했어요.” 지난해 라스칼라 극장을 나온 그는 6개월 동안 프리랜서로 몇 차례 이탈리아 오페라 페스티벌의 무대감독으로 활동했다. 올해 1월부터는 쿠웨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무대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쿠웨이트 오페라하우스에는 유럽에서 온 스태프가 많아요. 아직 오페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하루 10시간씩 일을 할 정도로 바빠요.” 오페라 연출가인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감독의 딸인 그는 궁극적으로 오페라 연출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무대감독을 하면서 무대 위와 무대 뒤 모두를 골고루 경험하고 있어요.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유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언젠가 연출가로 데뷔도 하고 싶어요.”○ 세계적 성악가들의 반주 도맡은 김찬영 김찬영은 2009년부터 세계적인 베이스 보날도 자이오티의 전속 반주를 맡는 등 유명 성악가들의 마스터클래스 반주를 하고 있다. 그는 성악가나 솔로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꽤 알려져 있다. 중앙대 작곡과를 졸업한 그는 졸업 뒤 성악가 반주자로 활동했다. 매번 비슷한 곡들만 치는 것에 싫증을 느껴 공부를 하기 위해 2009년 이탈리아 밀라노로 떠났다. “유학을 떠나기 1년 전 밀라노에서 한 달 정도 살았는데 그때 우연히 자이오티를 만났어요. 이틀 뒤 연락이 와서 반주를 해줄 수 있냐고 물어서 마스터클래스 반주를 해줬는데 그게 인연이 돼 유학 오자마자 바로 활동할 수 있었죠.” 일주일에 두 차례 4시간씩 자이오티의 마스터클래스 반주를 하며 많은 성악가들과 인연을 맺었다. 특유의 친화력과 실력으로 성악가들이 따로 그를 자주 찾았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각종 콩쿠르에서도 피아노 반주자로 인기가 높다. “테너 파비오 사르토리, 테너 스테판 포프 등 유명한 성악가들도 자이오티에게 레슨을 받으러 와요. 그들과 친해지면서 따로 반주도 해주면서 인맥을 많이 넓힐 수 있었어요.” 그는 국내 민간 오페라단의 음악코치와 캐스팅담당으로 활동하며 국내에는 덜 알려졌지만 실력 있는 성악가들을 국내에 소개해 왔다. “한국과 이탈리아 성악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양국 성악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보람이 커요.”밀라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홀에서 끝난 세계적인 권위의 제15회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62년부터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선우예권의 우승은 한국인 최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2009년 2위에 올랐다. 2위는 미국의 케네스 브로버그(23), 3위는 미국의 대니얼 쉬(19)가 차지했다. 선우예권은 5만 달러(약 5600만 원)의 상금과 3년간의 미국 투어, 음반 발매 등의 지원을 받는다. 선우예권은 시상식이 끝난 뒤 본보와의 통화에서 “딱히 우승을 했다는 실감은 나지 않는데 축하를 해주는 사람이 많아 점점 결과가 와 닿고 있다. 값진 상을 받아 정말 뜻깊고 앞으로 더 좋은 연주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5월 25일부터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개국의 30세 이하 피아니스트 30명이 기량을 겨뤘다. 한국인 참가자 5명 중 선우예권과 김다솔, 김홍기가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진출했다. 이 중 선우예권이 6명까지 올라가는 결선에 진출했다. 그는 “여러 차례 콩쿠르에 참가했지만 게으름 때문에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후회스러운 일이 많았다. 그런 만큼 이번이 내 인생의 마지막 콩쿠르라고 생각하고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2014년),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2013년) 등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다른 콩쿠르 때보다 신경 써서 연습을 했지만 콩쿠르 도중 감기가 심해져 최상의 연주를 들려주지 못해 조금 아쉽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맞먹는 권위를 지닌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전폭적인 지원과 미국에서의 연주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그는 “앞으로 평소 해왔던 것처럼 일정을 무리하지 않고 균형을 맞춰가며 제가 느끼는 진실된 감정들을 연주 때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패션의 도시, 두오모 대성당,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이탈리아 북부의 밀라노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클래식, 오페라 팬들은 다른 단어가 생각날지도 모른다. 바로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라스칼라 극장이다. 밀라노 중심가에 위치한 이 극장은 1779년 세워졌다. 베르디의 ‘오베르토’, 푸치니의 ‘나비부인’과 ‘투란도트’,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 등 수많은 오페라들이 초연됐다.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꿈의 극장이다. 사실 라스칼라 극장의 외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 비하면 수수하고 평범하다. 이곳이 오페라극장임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지나치기 쉽다. 1층 객석을 제외하면 대부분 둥근 말발굽형의 6층 규모 박스석이 3600여 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내부를 보기 위해 매일 극장 안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도 마련돼 있다. 극장 3층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생각하면 9유로(약 1만1000원)도 비싼 편이지만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인기다. 라스칼라 극장의 알렉산데르 페레이라 예술감독은 “라스칼라 극장은 지휘자와 성악가는 물론 연출가에게도 꿈의 무대다. 800여 명의 스태프가 일하고 있고 1년에 오페라, 발레 등 300회 정도의 공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현지 시간) 라스칼라 극장에서는 한 달 전부터 무대에 올랐던 오페라 ‘돈 조반니’의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연출가 로버트 카슨의 작품으로 2011년 라스칼라 극장에 오른 뒤 6년 만의 공연이었다. 이날 공연은 50% 할인해 한 달 전부터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오자 극장 밖은 슈트와 드레스를 한껏 차려입은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밀라노에 사는 매니 칼란드로 씨는 “밀라노 사람에게 라스칼라 극장의 공연은 일상이다. 특별한 날이면 오는 것이 아니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NHK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파보 예르비(에스토니아)가 객원 지휘자로 라스칼라 극장에 데뷔했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공연을 가졌던 세계적인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미국)의 라스칼라 극장 오페라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극중에서 배우로 등장하는 바람둥이 돈 조반니가 등장해 12m 높이의 무대 커튼을 아래로 잡아당겨 떨어뜨리는 시작은 시각적 쾌감을 선사했다. 무대를 꽉 채우는 펄럭이는 거울과 라스칼라 극장의 커튼과 앞부분을 여러 비율로 프린트한 세트를 사용해 무대와 객석의 공간을 허물었다. 특히 배우들이 객석으로 가서 노래를 하거나 연기를 하고, 발코니에서도 배우가 등장해 관객도 무대 위의 배우로 만들었다. 다국적 성악가들로 이뤄진 조합은 꽤 훌륭한 시각적 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했고, 특히 바람둥이 역할에 딱 맞는 햄프슨의 설득력 있는 연기와 노래가 여운을 길게 남겼다. ★★★★(★ 5개 만점) 밀라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젤라토 대학? ‘세상에 그런 대학도 있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탈리아 볼로냐에는 젤라토를 전문적으로 배우는 대학이 있다.4주 과정을 기본으로 하는 학원에 가깝지만 정식 명칭은 ‘젤라토 유니버시티’. 이곳에서는 젤라토를 10∼30년 이상 만든 장인 20여 명이 매년 700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친다.》 볼로냐 시내에서 자동차로 10여 분을 달리면 젤라토 기계 생산업체인 카르피자아니가 운영하는 젤라토 대학을 만날 수 있다. 이 학교는 세계적으로 젤라토를 널리 알리면서 제대로 된 젤라티에리(젤라토를 만드는 사람)를 배출하기 위해 2003년 세워졌다. 이탈리아인의 젤라토 사랑은 대단하다. 젤라토를 전문으로 파는 ‘젤라테리아’가 3만2000곳이나 있다. 인구 1500명당 1개꼴이다. 인구 40만 명의 볼로냐에만 300여 곳의 젤라테리아가 있다. 25년간 젤라토를 만들어온 젤라토 대학의 알리체 비뇰리 인스트럭터는 “피자, 스파게티, 에스프레소와 마찬가지로 젤라토는 이탈리아인의 솔푸드(soul food)”라고 말했다. 이 대학은 지금까지 9만여 명의 젤라토 전문가를 배출했다. 교과과정에는 젤라토의 역사 등 인문학적인 부분부터 전통적 제작법과 재료 고르기, 배합, 감별법 등 실용적인 부분까지 모든 것을 가르친다. 비뇰리 인스트럭터는 “대학이라고 이름을 붙인 만큼 과학적이고 학구적으로 젤라토를 접근하고 가르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는 지역에 따라 젤라토 맛도 다르다. 로마와 나폴리 등은 당분이 많고 점성이 낮은 데 비해 밀라노 등 북부 지역의 젤라토는 유지방을 조금 더 넣고 공기 함유량이 40% 아래다. 이탈리아인이 가장 많이 찾는 맛은 초콜릿, 레몬, 헤이즐넛이다. 젤라토는 이탈리아풍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며 일반적인 아이스크림과는 다르다. 젤라토 대학의 이토 가오리 학장은 “젤라토는 유지방분 함량이 0∼8%이고 아이스크림은 10∼18%다. 공기 함유량도 50% 미만으로 밀도가 높고 맛이 진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은 젤라테리아를 운영하지는 않는다. 각지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한 젤라토의 현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젤라토 공부를 위해 브라질에서 온 파비우 아우렐리우 씨는 “젤라토는 현지의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라마다 젤라토 종류가 다르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토 학장은 “몇 년 전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젤라티에리 경연 대회를 열었는데 오징어, 사프란, 겨자 등 각국의 독특한 음식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젤라토가 나와 놀랐다”며 “한국에서 ‘김치 젤라토’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고 말했다. 대학을 나서며 가장 맛있는 젤라토는 무엇인지 물었다. 젤라토 장인들은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갓 만든 젤라토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장면과 짬뽕 어느 것을 먹을지 고민하듯 콘과 컵 중 어디에 담는 게 젤라토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일까? “콘에 얹은 젤라토를 혀와 입으로 먹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흘려서 옷에 묻히면서요.”볼로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꽤 훌륭하다. 이 정도면 관광객의 지갑을 털어볼 만하다. 취재와 여행 등으로 해외에 나갈 때마다 현지에서 꼭 사는 것이 있다. 바로 라이선스 제품이다. 나라마다 특징 있고 개성 넘치는 라이선스 제품 앞에선 지갑이 자동으로 열린다. 최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 평창 올림픽 공식 상점이 문을 열었다. 궁금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촌스럽고 조잡한 물품을 파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도 있었다. 막상 가 보니 캐릭터 상품을 파는 곳과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련된 아이템이 많았다. 나전 자석 세트, 자개 손거울, 스크래치 놀이, 눈가리개, 블록놀이, 자수 전통상품 등 현대적 감각과 전통적 이미지를 살린 한국적인 상품이 적지 않았다. 디자인도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활용해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물품이 많았다. 게다가 대부분 ‘국내 생산’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 여부와는 별개로 라이선스 제품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기자도 몇 개는 무조건 살 계획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토슈즈를 신고 발레 특유의 까치발 들기 동작을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발레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상체는 클래식 음악이 아닌 흥겨운 음악에 맞춰 힙합 댄스처럼 그루브를 탄다. 이 춤은 힙합과 발레를 합한 ‘힙레(hiplet)’다. 발레 무용수인 호머 한스 브라이언트(67)가 만든 힙레는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팝가수 레이디가가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두 딸도 힙레를 배웠다. 3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힙레 공연을 위해 처음으로 방한한 그를 만났다. “힙레는 힙합과 발레의 조합입니다. 발레가 유럽 중심의 춤이라면, 힙합은 아프리카 또는 도시문화 중심의 춤이죠. 다만 힙레를 추기 위해서는 발레를 먼저 배워야 해요. 힙레는 발끝으로 추는 춤입니다.” 1994년 랩 음악에 맞춰 추는 랩 발레를 만들었던 그는 2007년 랩 발레를 다듬어 힙레를 창조했다. 지난해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힙레 동영상이 무려 7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정해진 기술이나 동작보다는 마음 편하게 춤을 출 수 있어 많은 사람에게 자신감을 줍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주기에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죠.” 힙레가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인종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배우고 출 수 있다는 점 덕분이다. 실제로 미국 내 흑인과 저소득층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제가 힙레를 만든 이유 중 하나가 흑인 아이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예요. 흑인 아이들이 발레리나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힙레 발레리나는 될 수 있거든요.” 기존의 발레계에서는 힙레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발레계 인사는 힙레가 발목에 무리를 줘 안전하지 않고, 예술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냉소와 비아냥거림 같은 좋지 않은 반응은 항상 있었어요. 하지만 힙레는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즐기기 위해서 추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에 크게 신경을 쓰고 않아요.” 전 세계에서 힙레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현재 힙레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미국의 시카고 다문화 댄스 센터가 유일하다. 그는 올해 한국 등 해외를 돌아다니며 힙레 홍보에 열중할 계획이다. “앞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힙레를 알리고 전문적으로 배우고 출 수 있는 학원을 세울 예정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저마다 다른 신체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춤을 출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힙레의 기본 정신은 다양성입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앙상블 ‘디토(DITTO)’는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불린다. 2007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젊은 연주자들이 모여 결성됐다. 올해 10주년을 맞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멤버들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잘생긴 외모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이들의 공연에는 여성이 많아 관객층을 넓혔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획사의 홍보와 마케팅의 공도 있다. 연예인처럼 화보와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 14일부터 열리는 디토 10주년 공연 팸플릿은 세련되게 꾸며 아이돌 그룹의 그것과 공연의 주제 문장을 순서만 바꿔 활용하면 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아름다운 그대에게…(16일·리처드 용재 오닐&무라지 가오리)/별이 쏟아지는 밤에(7월 1일·갈라 콘서트)/이상한 나라의 디토에서(7월 2일·패밀리 클래식)/두 남자가 만났습니다(27일·임동혁&고티에 카퓌송)/새 시대의 서막이 올랐습니다(21일·앙상블 디토)/하지만 나의 마음은 눈물이 되었습니다(14일·스테판 피 재키브&지용)/저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태어납니다(7월 4일·유치엔 쳉).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미식 좀 즐긴다 하는 이들은 ‘늦봄 우럭, 가을 전어’라고 말한다. ‘조피볼락’이라고도 불리며 대표적 양식 어종인 생선이 바로 우럭이다. 광어와 함께 사계절 양식이 가능해 쉽게 만날 수 있다. 맛과 영양이 뛰어나고 육질도 탄탄한 우럭은 겨울에 교미를 해 다음 해 봄까지 알을 품고 늦봄에 새끼를 낳는다. 우럭은 다른 어류와 달리 몸 안에서 부화해 새끼를 낳는다. 그래서 5, 6월의 우럭은 다양한 양분과 지방을 비축한다. 이런 이유로 생선 좀 아는 사람들은 새끼를 낳기 직전 우럭을 먹어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우럭은 3면을 가릴 것 없이 전 해안에서 잡히지만 그중 충남 태안과 서산 등의 해역에서 잡히는 우럭의 맛이 좋다. 낮은 수온에서 자라 그 맛이 쫄깃하고 살도 물렁하지 않고 탱탱한 탄력성이 남다르다. 양식과 자연산 우럭을 구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색깔이다. 우럭은 바닷속에서 환경에 따라 몸의 색을 바꾸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다양한 바다 환경에 따라 개체들의 색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자연산은 얼룩덜룩하고 비교적 밝은 색을 띠는 반면 양식은 검은빛을 띤다. 다른 어류보다 쫄깃하고 찰진 식감과 담백하지만 계속 씹을수록 올라오는 단맛이 매력적인 우럭. 오늘 저녁은 우럭이다.》 핫 플레이스 5 생선을 회로만 먹기에는 그 맛이 너무 아깝다. 두툼하게 썰어 먹는 회뿐만 아니라 푹푹 끓여 먹는 매운탕과 맑은탕, ‘꾸덕하게’ 말려 끓여 먹는 향토음식 젓국까지…. 우럭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맘때쯤 살이 제대로 오른 우럭 맛을 모른 채 이 시기를 보내면 내년까지 땅을 치고 후회한다.○ 진진(津津) 국내 중식의 대가로 손꼽히며 ‘왕사부’로 불리는 왕육성 셰프가 운영한다. 40여 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을 연 이곳은 중식 열풍의 선두주자다. 모든 메뉴들이 인기가 좋지만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 요리는 ‘칭찡우럭’이다. 중국 광둥 스타일의 요리로 우럭을 통째로 쪄서 생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손질한 우럭에 파, 생강, 팔각을 올린다. 여기에 진진의 특제 간장 소스를 생선에 뿌려주면 우럭에서 나오는 육즙과 파 향이 우럭에 골고루 스며든다. 우럭 본연의 맛을 살려낸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찜을 먹고 나서 남은 간장 소스에는 밥을 주문해 비벼 먹어야 제맛이다. 왕 셰프가 추천하는 우럭찜의 가장 맛있는 부분은 바로 턱 아래의 뱃살 부위다. 이 부위는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말자. 3만 원을 내고 회원 가입을 하면 모든 요리가 평생 할인이 되는 특전이 있다.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123, 070-5035-8878, 칭찡우럭 3만8000원·멘보샤(6조각) 1만6500원○ 소라횟집 제주도민이나 미식을 조금 안다 하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매운탕 1인분도 주문이 가능하다. 많은 이들이 찾는 메뉴는 우럭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한 마리가 통 크게 들어간 활우럭 맑은탕(지리)과 매운탕(사진)이다. 뽀얀 국물의 맑은탕은 대파와 무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어 시원한 맛을, 매운탕은 미나리와 고춧가루를 넣어 향긋하지만 칼칼한 국물 맛이 살아 있다. 횟집 가는 길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변 도로는 서비스다.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426, 064-784-3545, 활우럭매운탕 1만 원·우럭회 8만 원○ 원풍식당 박속밀국낙지탕이 대표 메뉴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우럭젓국(사진)이다. 충남 태안과 서산 등지에서는 제철 우럭을 말려 젓국으로 끓여 먹곤 한다. 내장을 제거해 잘 손질한 뒤 소금으로 간을 해 바람에 말려 적당히 꾸덕해진 우럭을 토막내 파, 고추, 마늘 등을 넣어 쌀뜨물을 부어 푹 끓이고 양념은 새우젓으로 한다. 담백한 국물 맛과 쫄깃한 우럭살의 식감이 일품이다. 시원한 끝 맛에 해장하러 왔다 술 한잔 더 걸치는 이들도 많다.충남 태안군 원북면 원이로 841-1, 041-672-5057, 우럭젓국 1만 원·박속밀국낙지탕 1만5000원○ 진동둔(屯)횟집 청정 해역인 남해안 진동에서 올라오는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횟감을 잘 모르는 이라도 딱 보면 ‘선도 좋은 생선을 쓰는구나’라고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다. 탄력 있고 찰진 우럭 살은 ‘회가 달다’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별미다. 다양한 생선을 즐기고 싶다면 세꼬시(뼈째 썰어놓은 회)를 추천한다. 뼈를 씹는 까슬한 식감과 고소함을 즐길 수 있다. 매장에서 만든 특제 초장은 계속 손이 간다.서울 서초구 강남대로91길 18, 02-543-3849, 우럭회(2인) 6만8000원·세꼬시(2인) 6만8000원○ 신복촌 직장인들 사이에서 소문난 맛집이다. 우럭탕 외에도 여름에는 하모와 민어, 겨울에는 대방어와 참복회 등을 취급하는 자연해산물 전문점이다. 최고의 별미는 바로 우럭맑은탕(사진). 6월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살아 있는 우럭을 통째로 푹 고아내 한번 맛본 사람은 꼭 다시 찾는다는 평이다. 10년 된 토판염으로 간을 해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은 먹을 때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즐거운 생각이 든다.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9 중앙빌딩 215호, 02-706-2500, 우럭맑은탕(2인) 3만 원·해물코스 5만 원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정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음식사계 기사는 동아닷컴()과 동아일보 문화부 페이스북(), 다이어리알()에 동시 게재됩니다. ● 우럭 손질법아가미 선홍색 띨수록 싱싱내장 제거 잘해야 비린내 안나… 찜 할 땐 칼집 내서 고루 익게주부들은 대부분 집에서 생선 손질하기를 꺼린다. 번거롭고 손질하면서 남는 비린내 때문이다. 하지만 우럭을 포함한 생선 요리는 조리 기술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생선 선도와 깨끗한 손질이다. 특히 내장 제거를 깨끗이 해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선도 좋은 우럭 고르는 팁과 손질법을 소개한다. 싱싱한 우럭은 아가미 색깔이 붉은 선홍색을 띠어야 아가미 사이로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선도 낮은 생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에서 썩는 냄새가 난다. 표면을 눌렀을 때 탄력성이 없고 눌린 손자국이 그대로 남는다면 죽은 지 오래된 것이다. 눈이 초롱초롱하고 맑으며 윤기가 반짝 나는 것이 좋다. 신선한 우럭을 구매했다면 다음 장애물은 손질이다. 우럭을 포함해 생선은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에 따라 손질법이 달라진다. 튀김이나 탕을 할 때는 토막을 내고, 찜이나 구이는 칼집을 낸다. 내장 제거와 칼집을 내는 법을 알아보자. 흐르는 물에 꼬리에서 머리 쪽으로 긁어 비늘을 제거한다. 구이와 탕을 한다면 지느러미를 가위로 잘라준다. 찜을 할 경우 배를 가르지 않고 내장을 제거해야 우럭의 원형태를 살리면서 찔 수 있다. 우럭의 입을 벌려 젓가락을 배 안쪽까지 깊숙이 넣고 살살 돌리면서 내장을 입 밖으로 꺼낸다. 그 뒤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찜을 한다면 턱 아래 부분은 잘 익지 않으므로 X자 모양으로 칼집을 넣어줘야 안까지 고루 익고 양념이 잘 밴다. 주의할 점은 우럭은 눈 앞과 눈 사이, 턱에 가시가 있는데 상당히 날카로워 면장갑을 착용한 뒤 손질하는 게 좋다. 입을 통해 내장을 꺼낼 때 젓가락 끝이 생선의 배에 상처를 내거나 뚫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초간단 우럭 손질법 동영상 }

2009년 오디션 TV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호주 버전 ‘오스트레일리아 갓 탤런트’에 열다섯 살의 앳된 소년이 등장했다. 모두가 팝송을 부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소년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를 불렀다. 기교는 부족했지만 풍부한 성량과 독특한 음색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결선까지 올라간 그는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너로 자리 잡았다. 마크 빈센트(23)는 호주에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승 뒤 소니뮤직과 계약하고 2009년 발매한 첫 앨범이 호주 음악차트 2위에 올랐다. 이후 발매한 음반 모두 상위권을 기록했다. 최근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올해 발매한 ‘어 트리뷰트 투 마리오 란차(A Tribute to Mario Lanza)’도 3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 테너 마리오 란차(1921∼1959) 헌정 앨범이에요. 란차의 녹음된 목소리를 가져와 제가 듀엣으로 노래하듯 편곡해 만들었어요.” 빈센트의 가족은 과일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가족 중 유일한 음악가인 그는 어린 시절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주말마다 할아버지의 레스토랑에 놀러 갔어요.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이탈리아 성악곡을 따라 부르는 것이 취미였죠. 어느 날 할아버지가 본격적으로 노래를 불러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용기를 줘 오디션에도 도전하게 됐어요.” 그는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흔치 않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다. 차별의 시선도 존재할 수 있다. “호주에는 클래식 음악인이 많지 않아요. 흔치 않다는 게 이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오디션에서도 제가 유일한 클래식 음악인이었거든요.” 그는 2년 전 뮤지컬 ‘더티 댄싱’ 무대에 서면서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현재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로 호주 투어를 다니고 있다. 크로스오버 음악인으로 변신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저는 항상 토스카, 투란도트, 라보엠 등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이 꿈입니다. 이탈리아의 성악학교로 진학해서 본격적으로 오페라를 배우고 싶어요.” 자신과 같이 성악가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그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성공의 열쇠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 그리고 다음의 세 가지를 지키는 것입니다. 야망을 가지고, 자신을 굳게 믿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세요. 그러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두 번째 도전 끝에 이룬 1등이어서 기쁨은 더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7회 동아무용콩쿠르 본선에서 이혜준(26·성균관대 수료)이 한국무용 창작 일반부 남자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혜준은 처음으로 나선 지난해 동아무용콩쿠르 본선 당일 부상을 당했다.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무대 위에서 춤을 추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까지 무대에서 춤을 췄다. 이혜준은 “부상을 당했다고 좌절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지난번 결과는 아쉬웠지만 도전 두 번째 만에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무용을 하면서 1등을 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그가 무대에 올린 작품은 ‘일금일학(一琴一鶴)’으로 ‘하나의 거문고와 한 마리의 학이 가진 것의 전부’라는 뜻이다. 그는 “청렴한 선비를 일컫는 말로 다른 생각 없이 춤에 매진하고 싶은 내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안무가로 활동할 생각이라는 그는 “무용수도 춤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말할 수 있지만 안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면서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현대무용 일반부 남자 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한 강윤찬(26·충남대 졸업)도 도전 두 번째에 1등을 차지했다. 강윤찬은 지난해 콩쿠르에서 예선 탈락했다. 그는 “지금까지 7, 8차례 콩쿠르에 나갔는데 1등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명단과 본선 채점표는 동아무용콩쿠르 홈페이지()에서 30일 오후 6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콩쿠르 실황 동영상은 다음 달 12일 동아닷컴에서 공개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수상자 명단◇일반부 ▽한국무용 전통(여) △금상 이예닮(한국예술종합학교 졸) △은상 김별님(계명대 졸) △동상 이은솔(한예종 졸) ▽한국무용 전통(남) △금상 윤종현(한예종 3학년) △은상 염상현(중앙대 졸) △동상 김보승(신라대 4학년) ▽한국무용 창작(여) △금상 김지은(한예종 4학년) △은상 송윤주(성균관대 졸) △동상 이승아(세종대 졸) ▽한국무용 창작(남) △금상 이혜준(성균관대 수료) △은상 김원영(한예종 4학년) ▽현대무용(여) △금상 권은기(세종대 3학년) △은상 백소리(한예종 4학년) △동상 조혜원(세종대 3학년) ▽현대무용(남) △금상 강윤찬(충남대 졸) △은상 최정홍(전북대 3학년) △동상 권기현(중앙대 4학년) ▽발레(여) △은상 김영경(국민대 2학년) △동상 한다흰(세종대 3학년) ▽발레(남) △금상 박정호(성균관대 2학년) 엄진솔(한예종 4학년) △동상 김준경(한예종 3학년) ◇고등부 ▽한국무용 전통 △금상 원채빈(선화예고 2학년) △은상 이효린(고양예고 3학년) 김현수(전통예고 3학년) ▽한국무용 창작 △금상 이한비(서울예고 3학년) △은상 최수빈(고양예고 2학년) 정다은(계원예고 3학년) ▽현대무용 △금상 황서원(계원예고 3학년) △은상 이세림(덕원여고 3학년) △동상 김성민(울산예고 3학년) ▽발레 △금상 이아만(서울예고 3학년) △은상 최목린(선화예고 3학년) △동상 조은수(서울예고 2학년) ◇중등부 ▽발레 △금상 서혜승(계원예중 3학년) △은상 박한나(선화예중 3학년) △동상 이준수(예원학교 3학년) △장려상 박유진(유스발레컨서바토리 1학년) 윤서정(예원학교 2학년) 김정민(예원학교 2학년) 이서현(예원학교 3학년) ◇초등부 ▽발레 △금상 이예은(독정초 6학년) 장유진(연성초 6학년) △동상 이강원(토당초 6학년) △장려상 정수민(원명초 6학년) 장예주(시흥월곶초 6학년) 차예율(연서초 6학년) 소하은(숭미초 6학년) 김예리(서일초 6학년) 장유진(성남구미초 6학년) 김시현(능곡초 6학년) 배재영(대치초 6학년)}

공연 도중 무용수가 객석으로 내려온다. 무용수는 관객의 손을 잡고 무대로 이끈다. 그리고 무용수와 관객은 음악에 맞춰 무대 위에서 즉흥 댄스를 춘다. 객석과 무대 모두 춤판이 벌어진다. 발레가 어렵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6월 8∼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는 발레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클래식 발레부터 현대 발레까지 11개 단체의 12가지 작품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직접 몸으로 느끼자=유니버설발레단의 ‘디스이즈모던’(8∼10일)은 ‘프티 모르’ ‘마이너스7’ ‘화이트 슬립’ 등 세 작품으로 구성됐다. ‘마이너스7’은 관객이 직접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어 인기가 높다. 3, 10일에는 국립발레단의 김지영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엄재용이 발레 체험 클래스를 연다. 국립발레단의 김경식과 스페인 국립무용단의 김세연은 발레 강의(7, 8일)에 나선다. ▽남성적 발레의 매력=이번 축제에서는 남성 안무가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공모에 선정된 7개의 작품 중 6개가 남성 안무가들이 무대를 꾸민 작품이다. ‘발레 갈라’(17, 18일)를 선보이는 국립발레단은 남성적 발레의 정수로 불리는 ‘스파르타쿠스’(23∼25일)도 함께 무대에 올린다. 남성 무용수들의 격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신작들의 초연 무대=두 편의 신작도 있다. 워싱턴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중견 안무가 조주현의 ‘동행’과 스페인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인 김세연의 ‘죽음과 여인’(이상 19, 20일)이 무대에 오른다. 두 작품 모두 여인의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다. ▽치열한 현실을 그리다=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녹여낸 작품이 많다. TV드라마 ‘미생’에서 영감을 얻은 와이즈발레단의 ‘더 라스트 엑시트’와 이루다 블랙토 프로젝트의 ‘블랙스완레이크 R’(이상 13, 14일)은 갑을 관계와 치열한 경쟁사회를 다뤘다. 은퇴한 무용수의 이야기를 그린 김용걸댄스시어터의 ‘스텝 바이 스텝’, 현대인의 소심한 일탈을 무대 위에 옮긴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평범한 남자들’(이상 17, 18일)도 눈에 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과학은 질문으로 시작하고, 질문을 통해 사고를 확장시킵니다. 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체를 통한 사고를 기본으로 질문을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영국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로 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여온 웨인 맥그리거(47·사진)가 12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26, 2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신작 ‘아토모스(Atomos)’를 무대에 올리는 그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06년부터 영국 로열발레단의 상주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파리 오페라발레, 볼쇼이발레 등 세계 정상의 무용단을 위해 작품도 만들었다.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년), ‘레전드 오브 타잔’(2016년) 등의 움직임을 연출하기도 했다. 록 밴드 ‘라디오헤드’와 일렉트로닉 듀오 ‘케미컬 브러더스’ 뮤직비디오의 안무를 맡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왔다. 하지만 이날 안무가인 그가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춤(댄스)’이 아닌 ‘과학기술(테크놀로지)’이었다. 그는 과학과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예술세계를 개척해왔다. 1992년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한 뒤 30개 이상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번 작품은 사물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를 바탕으로 인간의 몸과 움직임을 탐구한다. 인공지능(AI) 댄서가 SF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년)를 1200개가 넘는 작은 요소로 분할해 그 속에서 움직임의 요소들을 끌어냈다. 웨어러블(몸에 착용하는 컴퓨터)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무용수들에게 센서가 달린 의상을 입혀 화제를 모은다. 그는 “첨단 과학기술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유전자 또는 DN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을 어떻게 무대 위로 연결할지 고민하고 있다. 또 ‘드론 동물원’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드론과 인간 육체 사이의 관계성을 탐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안무의 신세계를 개척하는 이유로 그는 ‘새로움’을 꼽았다. 그는 “새로운 방식의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이용한다. 또 이를 통해 춤이 본능적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탐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요즘 가장 잘나가는 모델은 누굴까? 상품의 주목도와 판매량을 높인다는 면에서 단연 주목받는 모델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착용한 옷과 넥타이 등이 연일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아이템은 이른바 ‘문템’이라고 불린다. 13일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함께 산에 오를 때 입었던 주황색 등산복은 2013년 출시돼 현재는 단종된 제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입고 나온 뒤 문의가 빗발쳤다. 결국 업체는 이 상품을 300벌 한정 수량으로 만들어 다시 판매했다. 문 대통령이 원내대표들과 회동할 때 착용한 주황색 넥타이도 주목받았다. 국내 업체가 2012년 만든 강치 무늬 넥타이(사진)로 독도 주권 선포의 날을 기념해 제작한 것이다. 이 넥타이도 문 대통령이 매고 나온 뒤 바로 품절됐다. 알려진 대로 문 대통령이 착용한 안경과 구두 등도 인기였다. 이쯤 되면 업체의 입장에서 문 대통령은 섭외하고 싶은 모델 중의 모델일 것이다. 다음 문템은 무엇일까, 벌써 궁금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