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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에 한일 외교장관이 통화를 갖고 유감 표명을 주고받았다. 일본은 한국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고, 한국은 기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대립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외교부는 3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이 대외무역법 개정 등을 적극 노력해 일본이 제기한 수출규제 조치 사유를 모두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조치가 유지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했다. WTO 분쟁 절차 재개가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란 것이다. 그러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은 한국 정부의 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 발표에 대해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이날 통화는 오전 11시 40분부터 약 45분간 진행됐으며 일본 외무성이 전날 우리 결정과는 별도로 지난달에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지난달 12일 일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품목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문제 해결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5월 말까지 밝혀 달라”고 촉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러자 정부가 WTO 제소 재개 카드를 추가로 꺼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일 한 외무성 간부가 “한국의 결정은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 악수하자는 이야기다. 모순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산업성 간부는 “쌓아올린 것이 무너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 실제로 WTO 제소 절차를 밟을지는 미지수”라며 “WTO의 분쟁 처리 과정은 결론이 나올 때까지 평균 2년 이상 걸리고, 최종심인 상급위원회는 미국의 반대로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제소 추진이 대일 압박용 성격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외무성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한일 외교장관 통화에서 강경화 장관이 기업인 입국제한 조기 완화를 요청했으나 모테기 외상은 “일본 내의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유입 방지 대책으로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올해 3월 시작해 다른 나라로 확대한 입국규제를 계속 연장하고 있다. 강 장관과 모테기 외상은 이날 한일관계 현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 와카야마현 나치카스우라정의 게스트하우스 ‘와이구마노(WhyKumano)’는 문을 연 지 채 1년도 안 된 올해 봄 위기를 맞았다. 일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예약자들이 잇따라 숙박을 취소했다. 4월 들어선 침대 16개가 모두 남을 정도로 예약이 뚝 끊겼다. 살려면 대책을 세워야 했다. 우시로 다카야(後呂孝哉) 사장은 예약자들이 여행을 희망하지만 코로나19로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을 주목했다. 몸은 집에 있지만 마음은 와이구마노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온라인 숙박’ 시스템을 만들었다. ‘투숙객들이 온라인 숙박을 한다고 해도 결국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는데 숙박료 1000엔(약 1만1400원)을 낼 사람이 있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우시로 사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도 온라인 숙박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일본 전역에서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됐다. 와이구마노 게스트하우스의 온라인 숙박처럼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와중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하나둘 생겨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채비에 나선 일본의 모습을 둘러봤다. ○ “몸은 집에, 마음은 여행지에” 기자는 2일 와이구마노에서 온라인 숙박을 체험했다. 오후 8시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의 지정 회의실로 들어갔더니 온라인 숙박자 9명의 얼굴이 보였다. 우시로 사장과 직원 1명을 제외한 실제 숙박자는 7명이었다. 기자를 포함해 도쿄에서 3명, 홋카이도 2명, 오사카와 나고야에서 1명씩 접속했다. “와이구마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먼저 숙소로 안내하겠습니다.” 우시로 사장은 밝게 인사하며 3층으로 향했다. 직원이 웹캠을 들고 투숙객의 눈이 돼 우시로 사장을 따라갔다. 캠 화면을 통해서라곤 해도 이곳저곳 둘러보니 실제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한 느낌이 들었다. 침실을 배정받은 뒤 투숙객들이 각자 자기소개를 했다. 대학원생, 여행사 직원, 라디오 방송인, 게스트하우스 운영자 등 직업이 다양했다. 일부 투숙객은 대학 선후배 사이란 사실을 알고선 놀라기도 했다. “자, 건배를 하겠습니다. 잔을 들고 카메라를 향해 주세요.” 우시로 사장의 건배 제안에 모두 웹캠 앞으로 잔을 내밀었다. 술이 한잔 들어가자 분위기가 한층 편안해졌다. 우시로 사장은 인근 관광지 동영상을 줌을 통해 소개했다. 서일본 최고로 손꼽히는 가쓰우라 온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마노 고도(古道), 참치 회를 200엔에 살 수 있는 무인판매대…. 화면 속에서 “꼭 가보고 싶다”는 탄성이 터졌다. 우시로 사장은 4월 6일 온라인 숙박 사업을 시작했다. 하루 6명 내외 투숙객을 받는데 늘 만실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온라인 숙박을 한 사람은 300명을 넘었다. 온라인 숙박 비용은 실제 방문 시 받게 될 음료수를 포함해 1000엔으로, 오프라인 숙박 비용(3000엔)의 3분의 1 선이다. “무료 음료수는 오프라인에서 꼭 다시 만나자는 뜻”이라고 우시로 사장은 설명했다. 원래 취침 시간은 오후 10시로 정해져 있지만 실제 모임은 오후 11시까지 이어졌다. 대화가 끊기지 않을 만큼 즐거웠던 것이다. “반신반의하며 온라인 투숙을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로 꼭 방문하고 싶다”는 소감이 이어졌다. 다음 날 오전 휴대전화에 우시로 사장이 보낸 메시지가 떴다. 현지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이었다. 그 영상을 감상하면 체크아웃이 진행된다. 투숙객들은 페이스북 단체방에서 인연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시로 사장은 “수십 번 테스트하고 연구해 온라인 숙박 시스템을 만들었다. 만족도가 높아 4번이나 이용한 투숙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온라인 숙박업체만 10여 곳에 이른다고 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그 수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다. 온라인 주점도 생기고 있다. 도쿄의 주점인 ‘바 플라스틱 모델’은 500엔을 받고 온라인으로 주점 내 모습을 생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술은 각자 마련하지만 온라인 중계를 통해 주점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참가자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주점 측은 “하루 평균 20명 정도 온라인 주점에 참여한다. 그 덕분에 코로나 사태 때 가게 문을 닫았지만 폐업을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변화가 엿보인다. 음식점들은 매출 감소를 무릅쓰고 테이블 수를 줄이고 있다. 테이블 중간에는 투명 칸막이를 세웠다. 대부분 편의점, 주민센터 등 접수창구에는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해 투명한 비닐이 설치됐다. ○ 노래방·여관이 사무실로…공간의 재발견‘3밀(밀집, 밀접, 밀폐) 걱정 없는 텔레워크(원격근무) 응원 상품.’ 도쿄 분쿄구의 여관 ‘호메이칸’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런 문구가 뜬다. 코로나19로 예약이 잇따라 취소되자 빈방을 업무용으로 내놓은 것이다. 요금은 4시간에 3300엔, 8시간에 4500엔이다. 1905년 목조로 지어진 전통 여관인 호메이칸은 유형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호메이칸 측은 “도쿄도가 3밀 회피를 주장하는 기간에는 계속 텔레워크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집에 아기가 있어서 재택근무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일본 노래방 체인인 ‘가라오케노테쓰진’도 텔레워크 상품을 내놨다. 평일 개점 후 오후 8시까지 노래방을 개인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 객실에 인터넷과 전원 콘센트 등을 설치했다. 한 달 동안 무제한 사용 요금은 3980엔. 노래방은 대체로 역 가까이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전용 회의실을 빌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셈이다. ○ 코로나19 막는 정보기술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보기술(IT) 업체들도 나섰다. 치료약이 개발되기 전까지 기술로 감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인공지능(AI) 개발업체인 AWL은 4월 말에 카메라로 방문객 수를 헤아려 혼잡 정도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슈퍼마켓이나 유통매장 입구에 카메라를 설치하면 단말기에 ‘혼잡’ ‘한산’ 등 결과가 뜬다. 카메라 1대당 비용은 6만5000엔, 월 이용료는 3000엔이다. 화상 인식을 통해 방문객의 마스크 착용과 알코올 소독제 구비 여부 등도 분석할 수 있다. 손 세정을 마치고 열이 없는 이들만 입점하도록 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방범 서비스업체인 어스아이즈도 지난달 중순 점포 내 영상을 통해 점원과 방문객의 밀집도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소비자는 5분 간격으로 업데이트되는 수치를 집에서 컴퓨터로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람 모습은 흐릿하게 처리했다. 밀집도가 정해진 기준을 넘으면 책임자에게 자동으로 연락이 간다. 기존 감시카메라에도 이 같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다. 일본에서 최근 선보인 온라인 숙박과 주점, 위치정보 분석 기술 등은 향후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이끌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기자는 온라인 숙박을 예약하면서 내심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경험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온라인 숙박은 공간의 한계, 태풍 등 기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여행의 묘미를 선사했다. 도쿄와 와이구마노는 기차로 7시간 걸릴 만큼 멀지만 온라인 숙박을 통하면 단숨에 갈 수 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는 덤으로 챙길 수 있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조금도 회피할 필요가 없다. 환영할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전에 주요 7개국(G7) 확대정상회의 초청과 관련해 참모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미중 갈등에 발을 담글 수 있다는 우려에도 문 대통령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G7을 대체할 새로운 국제 리더십 체제에 참여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1일 이뤄진 15분간의 짧은 통화에서 한미 정상은 기존 G7(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에 한국 인도 호주 러시아 브라질을 추가한 G11 또는 G12와 같은 새 다자 플랫폼 구축에 동의했다. 통화 전 이미 청와대와 백악관 간에 의견 조율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G11 또는 G12로의 확대는 이르면 9월경 미국에서 열릴 G7 확대정상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올해 G7 확대정상회의에는 한국 등 4, 5개국을 옵서버 형태로 참여시킨 뒤 기존 G7 멤버의 동의를 얻어 내년부터 G11 또는 G12로 체제를 전환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적극 동참하고 나선 것은 문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목표인 ‘선도 국가’ 및 ‘포스트 코로나’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중장 진급자 삼정검 수치 수여식 후 간담회에서도 “이제 우리 국민도 비로소 ‘우리가 선진국이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한국이 G11 또는 G12 체제에 가입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중국의 반발 여부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가 대거 참여하는 만큼 중국 견제라는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2일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G12 출범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움직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놨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을 겨냥해 (중국을 배제하는) 소집단을 만드는 건 인심을 얻지 못하고 관련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국의 이익’을 언급하며 한국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 또 “어떤 국제기구와 국제회의 등 각국의 상호 신뢰 증진, 다자주의 수호, 세계 평화 발전에 유리해야 한다고 중국은 시종일관 인식해 왔다”며 “우리는 이것이 세계 절대 다수 국가의 바람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특정 국가를 포위한다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사전에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7 유일의 아시아 국가인 일본 역시 한국 참여를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한국이 참여하는 새 다자 플랫폼의 출범은 결국 일본의 입지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은 이날 “지금까지 G7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의 초대를 받아 참석하는) 아웃리치로서 멤버 외 나라나 국제기구가 초대되는 것이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작년 (프랑스) 비아리츠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 칠레, 인도, 호주, 국제기구 대표 등이 초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일회성으로 초대됐다는 것이다. 1일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등이 참가하면) 아시아 유일의 G7 정상회의 참가국이라는 일본의 존재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소개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박형준 특파원}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절차를 재개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일 대화를 계기로 제소를 잠정 중단했었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2일 “우리 정부는 작년 11월 22일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문제 해결 의지가 없고 당초 WTO 절차 정지의 조건이었던 양국 간 정상적인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일본에 지난달 31일까지 수출 규제 해제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혀 달라고 했다. 나 실장은 “일본 측의 답변이 있었지만 우리가 기대한 답변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유감”이라며 “수출관리 수정은 수출관리 제도의 정비나 그 운용 상태에 기반을 두고 행해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도 “수출 관리는 국내 기업과 상대국 수출 관리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운용할 것”이라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또 양국의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국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과잉 진압해 숨지게 한 사건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닮은꼴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터키 출신 쿠르드족 남성이 부당하게 폭행당해 전치 1달 부상을 당했다며 경찰관 2명을 지난달 27일 도쿄지검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BMW 승용차를 운전하며 도쿄 시부야구 에비스역을 지나가던 이 남성에기 불심검문을 요청했다. 치과를 가야 한다며 검문을 거부하자 경찰 2명은 남성을 차에서 내리게 했다. 남성이 “아무 짓도 안 했다‘며 저항하자 남성의 팔을 꺾으며 ”입 닫아“ ”무릎 꿇어“라고 외쳤다. 발로 차 무릎을 꿇리고 목덜미를 잡아 누르기도 했다. 경찰은 결국 물리력을 동원해 차 트렁크와 가방 등을 조사한 후에야 남성을 풀어줬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 남성은 15년 전 일본에 건너와 장기체류 비자를 얻은 뒤 식당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뒷좌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가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하면서 알려졌다. 이 남성은 마이니치에 ”교통위반을 한 것도 아닌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심하게 당했다. 목을 졸려 ’숨쉬기 힘들다‘고 (경찰에게) 호소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둘러싼 시위도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터키인 중심으로 약 200명이 ”외국인을 차별하지 말라“고 외치며 가두 행진을 벌였다. 일부는 사건을 관할하는 시부야 경찰서로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흑인을 체포하다 숨지게 한 미국 경찰 사건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경찰 조치를 두둔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왜 경찰 지시에 따르지 않느냐‘ ’그렇게 항의하면 일본인도 제압당한다‘ 등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시모토 고토에(橋本琴繪) 씨는 트위터에 ”쿠르드족인지 아닌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시위대가) 일본 경찰관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경고와 엄포는 강했지만 실질적인 극약 처방은 없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절차를 강행한 중국을 향해 미국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내놓은 대응 방안은 예상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최근 급습(홍콩 보안법 표결)은 홍콩이 더 이상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을 뿐 당장 특별지위를 박탈하지는 않았다. 언제, 어떤 식으로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1단계 미중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8분가량의 발표문을 읽은 뒤 평소와 달리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발표 직전까지 중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본래의 의도와 달리 홍콩 시민은 물론 홍콩 내 1300개 미국 기업들에도 피해를 줄 수 있고, 홍콩과 뉴욕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러운 카드이고 백악관의 경제 참모들은 신중한 대응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잠재적인 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고 판단되는 중국발 일부 외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불안의 증가를 이유로 홍콩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 경보를 재조정하고, 세관 특혜도 폐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홍콩 (압박)에서 물러나도록 1년의 시한을 주고, 불이행시 특별지위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이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급격한 관계의 파열을 피할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서는 “오늘 WHO와 관계를 종료하고 분담금은 전 세계의 긴급하고도 가치 있는 공중보건 필요를 충당하는 쪽으로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WHO가 중국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중국 정부 당국자와 친중 성향 홍콩 인사들은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 내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 관리인 샤바오룽(夏寶龍)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때도 미국은 중국을 물리치지 못했다”면서 “중국인들은 어려움 속에서 외세에 대항해 단호히 자신을 지켜냈다. 현재 중국은 훨씬 더 강하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날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무모한 제재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정부가 일본에 31일까지 수출 규제 해제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고 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날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이 지난해 중단했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1일까지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정부는 일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품목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문제 해결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5월 말까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단 기다려보고 있지만 일본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끝내 일본의 대답이 없을 경우 WTO 제소 절차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NHK는 이날 “일본 정부가 한국 측의 법률 개정 등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한국의 무역관리가 제대로 운용되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리 기한을 정해 판단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는 일본 정부가 국장급 정책대화 등을 통해 한국 측에 전달해 온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가 징용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지난해 7월 수출규제를 실시한 만큼, 결국 규제 해제 여부도 징용 문제와 연계해 정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작하자 한국은 일본이 자유무역 원칙을 어겼다며 WTO에 제소했다. 그러나 그해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면서 제소 절차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만약 일본 측의 답변이 없을 경우 중단된 WTO 제소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제소국인 한국이 WTO에 1심 재판부인 패널 설치를 요청하면 절차가 다시 시작되고 1심 판정까지 통상 2년가량 걸린다. 양국이 패널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소 기구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다만 7명의 WTO 상소위원 중 6명이 공석으로 상소기구가 사실상 마비된 데다 미국이 상소기구 개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 도쿄도가 1일부터 영화관, 백화점 등 상업시설에 대한 휴업 요청을 해제한다. 지난달 25일 긴급사태를 해제하고, 하루 뒤 미술관·박물관 등의 개관을 허용했으며 이날 또 추가 봉쇄 완화에 나섰다. 하지만 긴급사태 해제 후 도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어 섣부른 추가 완화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연속 도쿄의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한 자릿수(9명)로 떨어진 이후 매일 10명 전후에 불과했지만 긴급사태 해제 후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다. 이들 신규 확진자의 대다수는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환자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도쿄도가 발표하는 감염자 수에는 포함되지 않은 사람도 162명이라고 보도했다.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의 상황도 비슷하다. 4월 말부터 신규 확진자가 ‘제로(0)’였지만 지난달 23일부터 갑자기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시장은 “코로나19 감염 두 번째 파도의 한복판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집단 재감염 사태를 막기 위해 긴급사태를 재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실업 급증 등을 우려해 긴급사태를 다시 지정할 뜻이 없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은 31일 “도쿄도와 기타큐슈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선 긴급사태 선언 대상으로 재지정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총무성은 4월 휴직자가 597만 명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노동인구 6800만 명의 약 9%에 달한다. 최근 1년간 월 휴직자가 평균 약 200만 명임을 감안할 때 3배로 급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은 “2008년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발발했을 때도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우려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경고와 엄포는 강했지만 실질적인 극약 처방은 없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절차를 강행한 중국을 향해 미국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내놓은 대응 방안은 예상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최근 급습(홍콩보안법 표결)은 홍콩이 더 이상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을 뿐 당장 특별지위를 박탈하지는 않았다. 언제, 어떤 식으로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1단계 미중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8분가량의 발표문을 읽은 뒤 평소와 달리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발표 직전까지 중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본래의 의도와 달리 홍콩 시민은 물론 홍콩 내 1300개 미국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고, 홍콩과 뉴욕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러운 카드이고 백악관의 경제 참모들은 신중한 대응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잠재적인 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고 판단되는 중국발 일부 외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불안의 증가를 이유로 홍콩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경보를 재조정하고, 세관 특혜도 폐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자치권을 약화시키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중국과 홍콩의 당국자를 제재하는 데 필요한 조치도 밟겠다”며 제재 방침도 확인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홍콩 (압박)에서 물러나도록 1년의 시한을 주고, 불이행시 특별지위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이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급격한 관계의 파열을 피할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서는 “오늘 WHO와 관계를 종료하고 분담금은 전 세계의 긴급하고도 가치 있는 공중보건 필요를 충당하는 쪽으로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WHO가 중국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중국 정부 당국자와 친중 성향 홍콩 인사들은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 내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 관리인 샤바오룽(夏寶龍)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때도 미국은 중국을 물리치지 못했다”면서 “중국인들은 어려움 속에서 외세에 대항해 단호히 자신을 지켜냈다. 현재 중국은 훨씬 더 강하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날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무모한 제재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하면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2주 격리’를 실시할 것이라고 NHK가 2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미국 등 111개국에서 입국하는 자국민에게 입국 후 2주간 격리하는 조치를 실시한다. 공무로 해외에 다녀온 최고 권력자라고 해도 총리에게만 특혜를 줘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NHK는 “총리가 미국에서 귀국한 후 관저와 인접한 공저에서 2주간 업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공저는 총리가 업무를 끝낸 뒤 휴식을 취하는 일종의 도심 별장이다. 만약 아베 총리가 2주 격리를 하면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다. 최근 내각 지지율이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아베 총리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9일 ‘G7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 때 총리와 수행원들이 2주간 대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올해 G7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당초 화상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로 “회의를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 역시 25일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하면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2주 격리’를 실시할 것이라고 NHK가 2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미국 등 111개국에서 입국하는 자국민에게 입국 후 2주간 격리하는 조치를 실시한다. 공무로 해외에 다녀온 최고권력자라 해도 총리에게만 특혜를 줘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NHK는 “총리가 미국에서 귀국 후 관저와 인접한 공저에서 2주간 업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공저는 총리가 업무를 끝낸 뒤 휴식을 취하는 일종의 도심 별장이다. 만약 아베 총리가 2주 격리를 실시하면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다. 최근 내각 지지율이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아베 총리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9일 ‘G7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 때 총리와 수행원들이 2주간 대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올해 G7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당초 화상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로 “회의를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 역시 25일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일 관계 연구의 권위자인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이 2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강원 원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5년 당시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정치과 학생으로 대한학생연맹 위원장을 맡아 김구 선생을 따라 신탁통치 반대운동에 참여했다. 고인은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1957년 일본으로 망명했다. 이후 30년 동안 도쿄에 머물면서 한일 관계 역사 자료 수집과 연구에 힘썼다. 일본에서 고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 등 각계 고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러한 친분을 바탕으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일본의 정계 상황을 비롯해 한일 관계에 대한 조언도 했다. 7·4남북공동성명 당시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일본에서 납치됐을 때 한국 정부가 일본에 미리 알려주지 않아 양국 관계가 악화됐을 때는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 앞서 장면 부통령에게 DJ를 소개해 정계에 입문할 수 있도록 해준 것도 고인이었다. 고인은 일본에 있으면서 안중근 의사의 자료 수집과 유해 발굴에 힘을 쏟았다. 1960년 일본 아세아대 교수가 된 고인은 1969년 안 의사의 옥중 자필 전기인 ‘안응칠 력사’를 처음 입수했다. 이후 도쿄한국연구원을 설립해 모은 안 의사 관련 자료 1000여 건을 2017년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에 기증했다. 이 자료 중에는 1909년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당시 사용했던 중국 하얼빈 약도와 안 의사가 순국한 뤼순 감옥 구리하라(栗原) 교도소장의 일기 사본 등이 포함돼 있다. 30년 망명 생활을 마치고 1988년 귀국한 뒤에도 고인은 한일 관계사 자료 수집과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태종 2년(1402년)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일본에서 처음 찾아냈다. 이 지도는 현재 전해지는 동양의 지도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입증할 수 있는 고지도를 수집, 연구했다. 1978년 야스쿠니(靖國) 신사에서 임진왜란 당시 함경도 의병대장 정문부의 승리가 기록된 ‘북관대첩비’의 실물도 처음 확인했다. 일제강점기 이봉창 의사의 수사 기록 등도 발굴했다. 2010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고, 말년까지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를 지냈다. 일본에서도 고인은 ‘근현대 한일 관계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018년 ‘한일 국교 정상화 빛과 그림자’ 기획 기사에서 고인을 ‘한일 외교의 괴물’이라고 소개했다. 고인은 당시 마이니치에 “어쩌면 (한일) 국교 정상화를 했을 때가 지금보다 정치인들이 서로 인정하고 솔직한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처럼 화해를 잊고 대결만 내세웠다면 (국교 정상화를)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고하리 스스무(小針進)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고인은 ‘살아 있는 한일 현대사’라 불러도 될 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최서면박사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김황식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유족은 부인 김혜정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8시. 02-2258-5940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의 한 중학교가 이른바 ‘아베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듯한 안내문을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마스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정부가 마스크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각 가정에 2장씩 배포한 면마스크를 뜻한다. 크기가 작은 데다 모든 가정에 일률적으로 2장씩만 배포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2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한 시립중학교는 다음 달 1일 수업 재개를 앞두고 3학년 학생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아베 마스크 착용 확인’이라고 적었다. 괄호 안에 ‘다른 마스크 착용 학생에 대해서는 (아베 마스크를) 휴대하고 있는지’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상한 것이 적혀 있다’며 트위터에 안내문 사진을 찍어 올린 학부모의 트위터 계정은 24일 갑자기 이용 정지됐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학부모에게 사과 메일을 보냈다. 25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이 ‘국가가 지급한 마스크 착용을 학생들에게 의무화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후카야시 교육위원회 측은 “어떤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상관이 없는데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이 들어갔다”고 해명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경찰이 무기 제조에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장비를 한국, 중국 등에 불법으로 수출한 자국 기업을 수사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2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한국이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며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단행했지만, 정작 일본의 수출 관리에는 허점이 발견된 것이다. 한국 정부가 12일 일본 측에 “이달 말까지 수출 규제 해결 방안을 밝혀 달라”고 촉구한 바 있어 이 사건의 수사 추이가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생물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스프레이 드라이어(분무 건조기)’를 한국 등에 무허가 수출한 혐의(외국환 및 외국무역법 위반)로 일본 요코하마시 소재 제조업체 오카와라카코키의 사장 등 3명을 체포했다. 경시청은 이들이 2018년 2월 수출 규제 대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산업성의 허가를 받지 않고 약 800만 엔(약 9200만 원) 상당의 스프레이 드라이어 1세트를 한국의 한 기업에 수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고성능 스프레이 드라이어는 생물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와라카코키 측은 “해당 제품은 수출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연일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해외 인프라 투자건설 프로젝트)’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24일(현지 시간) 호주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일대일로를 위해 각국에 돈을 빌려준다. 거의 대부분 대가를 수반해 해당 국가와 국민에 대한 실질적인 위험이 된다”며 “전 세계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통신 인프라에 대한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민들의 통신망과 국방·정보 당국의 안보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관계를 끊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동맹국들에 강하게 촉구한 발언이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공산당의 본질이 더 분명해졌다. 권위주의 정권은 천성적으로 은폐하고 숨긴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NBC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은폐는 1986년 체르노빌의 원전 폭발 사고처럼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되면) 공산당이 지배하는 홍콩을 떠나 다른 곳으로 탈출하면서 두뇌 유출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안법 제정이 201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것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일본도 중국 비판에 가세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세계로 확산된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과 협력하면서 다양한 국제 과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허술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부적절한 측근 옹호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자가 격리 지침을 어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도미닉 커밍스 총리실 수석보좌관(49)을 두둔하며 “책임감 있고 합법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도한 커밍스 보좌관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던 3월 28일 정부의 자가 격리 규정을 어기고 수도 런던에서 약 400km 떨어진 더럼의 부모 집을 방문했다. 4세 아들을 돌보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시민은 그의 런던 자택 앞에서 ‘왜 법을 어기느냐’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각에서는 커밍스 보좌관이 당시 더럼 인근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했고 4월에 또 더럼을 찾았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소셜미디어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위선 겸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공무원 트위터 계정에도 “오만하고 공격적이다. 이런 거짓말쟁이들과 일하는 기분을 아는가”란 글이 올라왔다가 곧 삭제됐다. 일본에서는 도쿄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된 이달 초 연거푸 내기 마작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 21일 사임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63) 전 도쿄고검 검사장 파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 측이 그의 징계 수위를 최대한 낮춰 퇴직금 전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줬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도쿄신문은 25일 구로카와 전 검사장에 대한 중징계 여론이 높은데도 총리 관저가 막았다고 전했다. 당초 법무성은 구로카와 전 검사장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총리 관저가 ‘징계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자 법무성 역시 일종의 경고인 ‘훈고(訓告)’ 처리로 최종 확정했다. 징계를 면한 구로카와 전 검사장은 약 6000만 엔(약 7억 원)의 퇴직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 “너무 가벼운 처분”이라는 비판이 속출하는 이유다. 아베 총리는 22일 국회에서 구로카와 전 검사장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추궁에 “검찰총장이 적절히 처분했다고 알고 있다”고 거듭 답했다. 그러나 배후에서 총리 관저가 경징계를 주도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답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아베 총리는 25일 도쿄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지바현, 홋카이도에 발령된 긴급사태를 해제하며 국면 전환을 꾀했다. 지난달 7일 발령 후 48일 만이다. 그는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은 세계에서 모범”이라며 “인구당 감염자와 사망자 모두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압도적으로 낮다”고 자화자찬했다. 국민 인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아사히신문의 23, 24일 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57%, ‘그렇다’고 답한 이는 30%에 그쳤다.파리=김윤종zoz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허술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부적절한 측근 옹호로 큰 비판을 받고 있다.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자가격리 지침을 어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도미닉 커밍스 총리실 수석보좌관(49)을 두둔했다. 존슨 총리는 “커밍스 보좌관이 모든 면에서 책임감 있고 합법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총리의 최측근으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정책을 주도한 커밍스 보좌관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던 3월 28일 수도 런던에서 약 400km 떨어진 더럼의 부모 집을 방문했다. “4세 아들을 돌보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도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의원은 “총리가 정치적 감각을 잃었다. 얼마나 안 좋은 상황인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마저 소셜미디어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위선 겸 이기주의”라고 날을 세웠다. 가디언은 “커밍스 옹호는 대중을 경멸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도쿄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된 이달 초 연거푸 내기 마작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 21일 사임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전 도쿄고검 검사장 (63) 파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 측이 그의 징계 수위를 최대한 낮춰 퇴직금 전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줬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도쿄신문은 25일 구로카와 전 검사장에 대한 중징계 여론이 높은데도 총리 관저가 막앗다고 전했다. 당초 법무성은 구로카와 전 검사장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총리 관저가 ‘징계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자 법무성 역시 일종의 경고인 ‘훈고(訓告)’ 처리로 최종 확정했다. 징계를 면한 구로카와 전 검사장은 약 6000만 엔(약 7억 원)의 퇴직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 “너무 가벼운 처분”이라는 비판이 속출하는 이유다. 아베 총리는 22일 국회에서 구로카와 전 검사장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추궁에 “이나다 노부오(稻田伸夫) 검찰총장이 적절히 처분했다고 알고 있다”고 거듭 답했다. 그러나 배후에서 총리 관저가 경징계를 주도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답했다는 지적이 많아 아베 총리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5일 도쿄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지바현, 홋카이도에 발령된 긴급사태를 완전 해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대응은 세계에서 모범이 됐다. 인구 당 감염자수와 사망자수는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압도적으로 낮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 아사히신문이 23, 24일 유권자 11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평가한다’는 답변은 30%, ‘평가하지 않는다’는 57%였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발령한 긴급사태를 서둘러 해제하며 경제 정상화에 나섰다. 급락하는 내각 지지율에 놀란 아베 정부가 경제 성장을 돌파구로 삼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홋카이도 등 5개 광역지자체에 이달 말까지 발령된 긴급사태를 25일 모두 해제한다. 긴급사태 해제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의 수가 인구 10만명 당 0.5명 이하’다. 가나가와현(0.7명)과 홋카이도(0.76명)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일본 정부는 “감소 경향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해제를 밀어붙였다. 도쿄도는 정부의 긴급사태 해제에 맞춰 26일부터 박물관, 도서관, 운동시설 등에 대한 휴업 요청을 해제키로 했다. 학교에 대한 휴교 요청도 해제하면서 도쿄의 각 교육위원회는 다음달 1일 등교를 준비하고 있다. 도쿄도는 애초 2주 후 영화관, 극장, 학원 등에 대해 휴업요청을 해제하려 했지만, 이를 30일로 앞당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를 서둘러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아사히신문은 앞서 19일 아베 내각 지지율 급락 현상을 전하며 “내각 지지율이 하락해도 경제정책을 내세워 지지율을 회복하는 수법을 반복해 장기 정권을 유지해 왔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서둘러 긴급사태를 해제하고, 경제 활성화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아사히신문이 23, 24일 유권자 11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29%로 조사돼 2012년 12월 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 정계에는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총리 교체에 대한 압박이 본격화되는 ‘20% 룰’이 있다. 20% 아래로 떨어지면 국민 신임을 잃었다고 보고 내각 해산이나 조기 총선을 실시해 총리를 교체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25일 도쿄 등 수도권과 홋카이도 등 5개 지역에 대한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NHK가 2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지난달 7일 도쿄 등 전국 7개 광역지자체에 긴급사태를 선언한 뒤 같은 달 16일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이달 14일부터 지자체별로 긴급 사태를 해제해왔으며, 25일로 모두 해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마이니치신문이 23일 유권자 1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 지지율은 27%로 6일 발표된 직전 조사(40%) 때보다 13%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2012년 2월 아베 내각이 출범한 후 가장 비판이 높았던 2017년 7월(2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로 직전 조사(45%)보다 껑충 뛰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편법으로 정년을 연장해 검찰총장에 임명하려던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63·사진) 도쿄고검 검사장이 도박 파문으로 21일 물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미흡, 무리한 검찰 장악 시도로 여론의 비판을 받는 아베 총리에게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구로카와 검사장이 1일 저녁 도쿄 시내 원룸형 맨션에서 산케이신문 기자 등 언론인 3명과 6시간 반 동안 돈내기 마작을 했다. 그는 13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마작을 즐겼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에 긴급사태가 발령된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가 좁은 원룸에서 마작을 즐긴 점, 구로카와 검사장이 마작을 한 후 산케이신문의 돈으로 지불된 콜택시를 타고 귀가했다는 점에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모리 마사코(森雅子) 법무상은 “행위가 매우 부적절했다. 구로카와 검사장이 사표를 제출했고 2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승인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법무성 사무차관 등을 지낸 구로카와 검사장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비롯한 아베 정권의 핵심 인사와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이 ‘총리관저의 수호신’으로 묘사할 정도다. 구로카와 검사장은 당초 2월 정년퇴직할 예정이었지만 아베 총리가 정년을 6개월 연장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 간부의 정년을 63세에서 최대 3년 연장할 수 있는 검찰청법 개정안도 추진했다. 친(親)아베 인사인 구로카와 검사장을 8월 퇴임하는 이나다 노부오(稻田伸夫) 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임명하고,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만 정년을 연장해 주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거셌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베 총리는 18일 검찰청법 개정안을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20일 트위터에 “문제는 정년 연장을 한 판단”이라며 총리를 정면으로 조준했다. 아베 총리는 21일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구로카와 검사장 정년 연장에 대해 “총리로서 당연히 책임은 있다”며 “비판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