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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함에 따라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당장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 결과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 3개 대기업이 관련법의 미비로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렸다. 금융당국이 비상 체제를 가동해 기촉법 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대한 막겠다고 나섰지만 힘에 부치는 양상이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 대상에 오른 11개사 중 3개 업체는 연말까지 워크아웃 신청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내 신속한 워크아웃 돌입을 촉구했지만 끝내 3곳은 기업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져 워크아웃 신청을 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며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촉법의 효력이 사라짐에 따라 당장 이 기업들은 워크아웃 대신 모든 채권 금융회사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자율협약이나 법정관리를 선택해야 한다. 기촉법 공백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 금융당국 비상… “채권단 협약으로 구조조정 추진” ▼금융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위 사무처장이 이끄는 상황 대응팀을 구성해 매주 구조조정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기촉법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4일 시중은행 등과 첫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채권 금융기관 자율의 ‘기업 구조조정 운영협약’ 제정도 추진한다. 기촉법과 유사한 내용의 협약을 만들어 구조조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79개 저축은행과 지역단위 농·수협 등 수천 곳에 이르는 금융사들에 일일이 동의를 구하려면 협약 마련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협약이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촉법이 실효(失效)됐던 2007년에도 운영협약 제정을 추진했지만 금융회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국회에서 기촉법이 신속하게 개정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기업 구조조정 수요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은 61개로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기촉법뿐 아니라 대부업법도 지난해 말로 일몰(日沒)을 맞아 서민금융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장 1일부터 최고 이자율 규제가 사라지면서 급전을 빌리는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에 기존 이자 상한선(연 34.9%)의 준수를 요청했지만 이는 올해부터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석하는 긴급 대부업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 행정자치부도 같은 날 전국 시도 부(副)단체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시장 점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철중 기자}

‘산류천석(山溜穿石)’, ‘제구포신(除舊布新)’…. 금융계 수장(首長)들이 2016년 신년사에서 제시한 사자성어들은 안팎의 위기에 맞서 혁신과 변화가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제여건에서 무엇이든 바꾸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금융권의 위기감도 묻어난다. 금융개혁을 이끌고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산에서 흐르는 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듯이 작은 노력들도 끈기 있게 지속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뜻의 ‘산류천석’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새해에도 굳은 의지를 갖고 금융개혁을 지속해야만 한국 금융의 퀀텀점프(Quantum Jump·대도약)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사자성어 대신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소개했다. 그는 감독당국과 금융회사가 파트너십을 갖고 함께 금융시장의 변화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제구포신’을 인용했다.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뜻으로 금융인들이 구시대적 사고와 태도를 버리고 변화와 혁신의 자세로 진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인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을 거론하며 “아무리 시장여건이 어렵더라도 다가올 변화에 당당히 도전한다면 새로운 혁신과 진전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영업 전쟁’을 앞둔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직원들에게 고객을 향한 필사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정성을 기울이면 그 뜻이 하늘에 닿아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일념통천(一念通天)’의 정신으로 새해에는 “고객의 기쁨을 찾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서경(書經)에 나오는 ‘불위호성(不爲胡成)’을 언급했다. ‘행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달성할 수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통해 직원들의 혁신을 위한 실천을 촉구한 것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자는 뜻에서 ‘인심제 태산이(人心齊 泰山移)’를 제시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도전 정신을 강조하며 ‘응변창신(應變創新)’을 꺼내 들었다.장윤정 yunjung@donga.com·황성호 기자}

구조조정의 수술대에 오른 대기업이 이전보다 대폭 늘어난 가운데 정부는 30일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한계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채권단 중심의 신용위험평가로 선제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중심이 된 협의체를 가동해 구조조정의 틀을 잡아주겠다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장관회의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엄정한 ‘고통분담’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의심은 여전하다. 이날 발표된 구조조정 대상에 대기업 그룹(주채무계열) 계열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총선을 의식해 강도를 낮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 은행이 구조조정 잘하는지 당국이 감시 일단 정부는 신용위험평가를 통한 채권단 위주의 구조조정을 계속 밀어붙일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당장 내년 1월에 올해 시중은행들의 신용위험평가와 사후관리가 적정했는지를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들여다보기로 했다. 장부상의 실적 악화를 우려해 은행들이 부실기업 정리를 미루지는 않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진웅섭 금감원장도 이날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불러 모아 놓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충당금 적립에 적극 나서라”고 경고했다. 기업 구조조정의 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은행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지만 부실기업 정리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조선 해운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 채권단만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는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한편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날 정부는 경영난에 빠진 해운사들에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 이들이 빚을 내지 않고 선박을 빌려 운항할 수 있도록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반 금융회사들이 50%, 국책 금융기관이 40%, 해운사가 10%를 각각 부담하는 것으로 이 펀드가 돈을 대 선박을 건조하면 해운회사들이 빌려 쓰는 구조다. 다만 이 펀드는 부채비율 400% 이하인 기업에만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이보다 높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이용할 수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자체적인 정상화 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율 협약, 법적 구속력 없어 워크아웃 한계 이처럼 정부가 ‘칼’을 빼들었지만 과연 구조조정이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우려가 많다. 일단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31일 일몰을 앞두고 있어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금감원은 해를 넘기기 전에 신속하게 워크아웃을 시작할 수 있도록 채권단을 독려하는 한편 채권금융기관 자율로 ‘기업구조조정 운영협약’을 마련해 기촉법의 빈자리를 메울 방침이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협약’만으로 구조조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연내 워크아웃에 돌입하기 위해 기업과 채권단이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기촉법이 사라지면 리스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정치·사회적 파장이 크고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계속 강하게 걸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마저 나온다.장윤정 yunjung@donga.com·신민기·박민우 기자}
올해 금융권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대기업 수가 작년보다 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총선 정국을 앞두고 내년에 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도 채권 금융기관을 긴급 소집해 “내년 국내외 경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효율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돕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효력이 올해를 끝으로 정지되기 때문에 연초부터 금융권에서 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30일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500억 원이 넘는 대기업 중 368개사에 대한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19개사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이미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35개사를 합하면 총 54개사로 지난해에 비해 20개사가 늘어난 것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10년(65개) 이후 최대 규모다. 19개사 중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C등급은 11개사,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돼 사실상 퇴출되는 D등급은 8개사다. C등급 기업에는 이미 워크아웃에 돌입한 동아원 등 상장사 세 곳을 비롯해 한국제분, 레저업체 R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촉법에 따른 워크아웃 절차를 밟으려면 해를 넘기기 전에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주채권은행이 채권단협의회를 소집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워크아웃 대상 기업 11개사 중 4개사는 이미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고, 1개사는 신청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채권은행과 관련 협의를 마치지 못한 기업도 적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돌입하려면 이사회를 열고,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등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게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털어놨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17개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을 불러 모아 “선제적으로 충분한 충당금을 쌓아두고, 금융기관 간 자율적 협약을 통해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장윤정 기자}
대부업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 등 경제법안들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민생 경제에 큰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대부업체의 살인적인 고금리 대출을 법적으로 막을 길이 일시적이지만 사라지고, 기업의 워크아웃 절차는 전면 중단돼 회생 가능한 기업들도 무더기로 부도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11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달 말 일몰(日沒)을 앞둔 기촉법 시한을 2년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마찬가지로 일몰이 코앞인 대부업법을 개정해 대출금리 상한을 34.9%에서 27.9%로 내린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국회가 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여야 간 정치 공방으로 공전(空轉)하면서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달 들어 두 법안에 대한 논의를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여야가 대치 상태에서 벗어나더라도 법안들이 소위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또 31일 본회의 소집 여부마저 불투명해 사실상 연내 시행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 같은 국회 파행으로 인한 피해는 서민들과 기업들이 짊어지게 생겼다. 정부는 대출금리가 과도하게 높게 형성될 경우 서민들에게 미칠 피해를 우려해 현재 연 34.9%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의 최고 금리를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실패해 효력이 정지되면 이런 제한선이 없어진다. 대부업체와 캐피털업체들이 50%, 100% 등으로 금리를 무작정 올려도 이를 법적으로는 제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규제가 사라졌다고 해서 대부업체들이 당장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는 않겠지만 업계는 중소 대부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도 상당수 업체가 법정 최고금리(34.9%) 또는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10건 이상의 대출을 한 등록업체 40곳 중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모두 법정 최고금리(34.9%)를 적용한 업체가 27곳(67.5%)이나 됐다. 기업들의 혼란도 불가피하다. 기촉법의 일몰로 ‘워크아웃’ 추진이 불가능해지면 기업들은 자율협약과 법정관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채권은행의 100% 동의를 얻어야 하는 한계가 있고 법정관리로 가면 신규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워진다. 이처럼 국회의 법안 처리 지연으로 민생 피해가 우려되는 것과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임 위원장은 28일 기자단과의 송년간담회에서 “경제법안들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누구나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이라며 “여야 및 정부가 합의를 거쳐 조문까지 함께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입법 조치가 진행되지 않아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윤정 기자}

“칼자루가 대부업체로 넘어가는 셈입니다. 고금리 대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밖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대부업 최고 금리를 제한하는 내용의 대부업법이 올해 말로 실효(失效)될 위기에 처하자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정부는 29일 예정에 없던 자료를 내고 대부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서민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 방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내용은 고금리 대출을 하는 업체에 대해 금융당국이 행정지도를 한다는 것뿐이고, 규제당국이 펼 수 있는 강제력 있는 조치는 포함되지 못했다. 법안 통과의 지체로 규제의 근거가 사라지면서 정부가 대부업체에 고금리 대출을 하지 말아 달라고 ‘읍소’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정부의 ‘칼자루’가 대부업체로 이동 문제는 이런 와중에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대부업체 이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부업 금리 규제가 없어지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피해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15년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총 대부잔액은 12조3401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1809억 원(10.6%) 급증했다. 2010년 말 대비 62%나 부풀어 오른 것이다. 대부업체 이용자 수 역시 6월 말 현재 261만4000명으로 6개월 동안 12만1000명이나 늘었다. 이용자들은 대부업체에 손을 벌려 빌린 돈을 생활비(63.3%), 사업자금(14.2%)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대부업체들은 고객들에 대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무차별적인 ‘고금리 장사’에 나서고 있다. 대부업체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2015년 6월 말 기준 28.2%에 달한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대부업법 효력이 사라지면 공급자인 대부업체 측이 주도권을 쥐는 셈”이라며 “일시적으로 충격과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규제 권한이 사라지는 금융당국은 일단 차선책으로 행정지도에 나서 고금리 대출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 또 내년 1월 초에는 금리 수준이 높은 대부업체들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고리(高利)의 대출을 한다고 해도 직접 제재할 방법은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적발하더라도 시정을 요청하는 것 외에 제재할 수단이 없어진 게 사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민생·경제법안 줄줄이 대기 이 밖에도 국회의 경제 법안 처리 지연으로 우려되는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신용회복위원회, 미소금융중앙재단, 신용보증재단의 햇살론 등 서민금융 기능을 통합하는 내용의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법안도 국회 정무위원회에 발이 묶인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인가를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은행법 개정이 미뤄지면 중금리 대출 상품 등 서민금융 혜택을 줄 수 있는 인터넷은행의 본격적인 영업 경쟁이 연기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국회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최대한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일수록 야당이 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도 빠른 법안 처리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회가 경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선거에만 몰두하면서 꼭 통과시켜야 할 법안들마저 내팽개치고 있다”며 “경제에 꼭 필요한 것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정치논리에 함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해마다 연말이면 국회 법안 통과가 진통을 겪긴 했지만 올해는 선거구 획정 문제 등과 맞물려 유난히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서로 ‘협상카드’를 잃어버릴까 봐 정작 개별 법안에 대해 논의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홍수영·김준일 기자}

지겨운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신축 빌라를 분양받을 계획이던 직장인 A 씨는 최근 대출상담을 받으려고 은행을 찾았다가 높은 문턱을 실감해야 했다. 과거 카드론 연체 기록 때문인지 신용등급이 7등급으로 떨어져 은행 대출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창구 직원의 설명이었다. 낙담한 그는 보험사 대출 상담사와 통화를 하고 나서야 기운을 되찾았다. 상담사는 “직장만 확실하면 3%대 중반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사이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은행 못지않은 저렴한 금리와 느슨한 대출심사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대출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은행권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내년 2월(지방은 5월) 본격 시행돼 대출심사가 깐깐해지면 서민들의 제2금융권 대출 이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리스크가 은행에서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푸는 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의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보험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살아난 부동산 매매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저금리 기조에서 마땅한 먹거리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은 저렴한 대출금리(12월 기준 생명보험사 최저금리 2.99%)와 중도상환수수료를 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무작위로 고객들에게 대출상담 전화를 거는 것은 기본이고, 대형 아파트 단지에 대출 안내 전단도 대량으로 뿌리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이윤이 쏠쏠하다 보니 보험사들이 올해 너나 할 것 없이 대출영업을 강화했다”며 “소득, 신용등급 등을 까다롭게 살피는 은행 대출을 피해 보험권으로 넘어온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보험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34조 원으로 지난해 말(30조 원)보다 4조 원(13.3%)이나 늘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올라가자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권도 주택담보대출 ‘영업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내년 은행권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제2금융권 대출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 총부채상환비율(DTI) 또는 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넘는 대출 등은 원칙적으로 최대 1년의 거치기간이 지나면 원리금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1년 이상의 거치기간을 두고 싶거나 대출한도를 꽉 채우고 싶은 대출 수요자 상당수가 은행을 떠나 제2금융권으로 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새해에 아파트를 구입할 계획인 직장인 강모 씨(32)도 이런 이유로 은행 대신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는 쪽을 고려하고 있다. 은행에서는 1억 원을 10년 만기·분할상환방식으로 빌릴 경우, 연 3%라고 해도 매달 원리금으로 97만 원씩 갚아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보험사에서는 이자만 갚는 거치식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당국도 이런 풍선효과의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보험업계도 은행과 유사한 대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제도가 바뀌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출이 불어난 뒤에야 규제가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권은 가이드라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 연구센터장은 “금융당국이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KDB대우증권을 인수해 KB금융을 한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로 만들겠다던 윤종규 회장의 꿈이 끝내 무산됐다. KB금융은 2조1000억 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해 2조4500억 원에 달하는 통 큰 가격을 적어낸 미래에셋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오너(주인)가 없고 최고경영자(CEO)가 단기성과에 집착해야 하는 KB금융 특유의 한계를 보여준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M&A 잔혹사 되풀이 KB금융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실패를 맛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본계약까지 체결했다가 론스타에 대한 ‘먹튀 논란’과 검찰 조사 등이 이어지자 인수를 포기한 것이 ‘M&A 잔혹사’의 시작이었다. 그 후 2012년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려다 이사회의 반대로 포기했고, 2013년 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는 농협금융에 밀렸다. 지난해 윤 회장이 취임한 뒤 천신만고 끝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하면서 ‘M&A 불운’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올 크리스마스에 다시 쓴맛을 보게 됐다. 사실 본입찰 전까지만 해도 KB금융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자기자본 28조 원(6월 말 기준)에 달하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데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거대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명분도 탄탄했다. 대우증권 노조도 KB금융을 지지하고 나섰고 금융당국의 시선 역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KB금융의 명백한 패배였다. 자본시장 기여도 등 다른 평가요소들이 있긴 했지만 3000억 원 이상 벌어진 가격 차를 뒤집을 순 없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오너십 없는 지배구조가 KB금융이 M&A 경쟁에서 연달아 밀리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기업의 미래와 향후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과감한 ‘베팅’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주인 없는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그런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은행 특유의 보수적인 속성도 ‘소심한 가격’을 부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본입찰 후 미래에셋의 응찰가격이 2조4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지자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공인회계사(CPA) 출신인 윤 회장의 숫자에 강한 면모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조직-인사상 잡음도 걸림돌 내부 조직 문제와 인사상의 혼란도 잇단 M&A 실패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대우증권 입찰을 앞두고 10월 SGI서울보증 김옥찬 사장을 KB금융지주 사장으로 내정하면서 인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SGI서울보증의 후임 인사가 늦어지면서 상황이 꼬였다. 결국 행장을 겸하고 있는 윤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까지 손수 챙겨야 했다. 윤 회장 취임 이전에는 정치권 등의 ‘낙하산’ 인사들이 요직을 꿰차면서 경영진과 이사회 간 갈등이 불거지고 출신, 지연 등에서 비롯된 여러 ‘라인’이 득세했다. 일사불란한 의사결정과정이 필요할 때 오히려 조직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실사 결과에 기반해 합리적인 입찰 가격을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비은행 부문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일단 급한 대로 KB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KB국민은행과의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확대할 방침이다. 증권사에 대한 M&A 가능성도 계속 열어둘 계획이다. 문제는 대우증권만 한 매물을 또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대그룹 구조조정의 변수가 커 매각 일정조차 불투명하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준일 기자}

하나생명은 2014년 말 선보인 ‘(무)행복노하우 톱3 건강보험(보장성)’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후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무)행복노하우 톱3 플러스 건강보험(보장성)’을 올해 내놓았다. 이 상품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3대 질병인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에 대한 진단금을 집중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행복노하우 톱3 플러스 건강보험(보장성)’은 고객의 니즈에 맞게 ‘건강관리자금형’과 ‘순수보장형’ 2가지 형태로 나누어 선택할 수 있다. 건강관리자금형은 보험료 납입 종료 후 납입 기간과 동일한 기간 동안 매월 납입보험료를 건강관리자금으로 100% 환급받을 수 있다. 월 100만 원씩 10년간 납입할 경우 납입 종료 후 월 100만 원씩 10년 동안 돌려받는다는 얘기다. 순수보장형은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기간이 끝날 때까지 3대 질병과 중대한 화상 등에 대해 진단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최대 진단금이 연령에 관계없이 동일한 것이 특징이다. 보험가입금액 2000만 원을 기준으로 일반암은 최대 4000만 원, 유방암 및 남녀 생식기암은 1600만 원, 고액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중대한 화상은 각각 8000만 원까지 최초 1회의 진단 확정에 한해 보장한다. 기타 피부암, 갑상샘암, 경계성종양 또는 대장점막내암 진단이 확정되었을 때도 최대 400만 원을 지급한다. 건강관리자금형과 순수보장형 모두 0세부터 최대 6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만기는 80세와 100세 두 가지 중 선택이 가능하며 보험가입금액 한도는 500만∼2000만 원이다. 하나생명 마케팅부 김성수 부장은 “이 상품은 연령에 관계없이 동일한 진단자금을 보장한다”며 “보장내용이 단순하고 한국인의 대표 질환을 보장하고 있어 하나쯤은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빚을 갚지 못해도 담보로 잡힌 주택만 경매로 넘어갈 뿐 추가로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유한책임대출 상품이 시범 출시된다. 국토교통부는 부부합산 연소득 3000만 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는 이달 28일부터 3개월간 유한책임방식으로 디딤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에 이뤄진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무한책임’이어서 연체 시 담보로 잡힌 집의 가치가 대출금에 미치지 못하면 담보로 잡힌 집이 경매 처분되고, 대출 차액도 추가로 갚아야만 했다. 2억 원을 빌렸을 때 집값이 1억8000만 원으로 떨어졌다면 담보물인 집을 내주고도 2000만 원을 추가로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한책임대출은 대출자가 집만 포기하면 된다. 정부는 서민과 저소득층에 먼저 혜택을 주기 위해 유한책임대출 신청 자격을 부부합산 소득이 연 3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대상 주택(6억 원·전용면적 기준 85m² 이하) △대출 한도(최대 2억 원) △대출 기간(10∼30년) 등은 일반 디딤돌대출과 기준이 같다. 다만 주택이 너무 낡았거나 입지가 나쁘다면 유한책임대출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시범 시행을 해보고 시장 반응 등을 봐서 본격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시중은행 간 경쟁이 더 뜨거워진 가운데 우리은행은 주거래 고객에게 두둑한 혜택을 챙겨주는 ‘우리 주거래 고객 상품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거래 고객으로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대출 및 예금 잔액을 일정 기간 이상 유지해야 하고, 신용카드 사용 실적이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이 복잡했다. 하지만 이제 △급여 및 연금이체 △관리비 및 공과금 등 자동이체 △우리카드 결제계좌 등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 이상만 충족시키면 ‘우리 주거래 통장’, ‘우리 주거래 카드’, ‘우리 주거래 신용대출’을 이용하며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주거래 통장’은 송금 수수료를 월 최대 15회까지 면제해주는 입출금식 상품이다. ‘우리 주거래 카드’는 6개월간 사용액이 300만 원 이상인 경우 1만5000포인트씩 연간 3만포인트가 적립되는 신용카드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통신, 주유, 학원, 택시, 병원 등 생활밀착업종에 대해 사용금액의 1.5%를 적립해준다. ‘우리 주거래 신용대출’은 소득은 없으나 본인 명의 통장에서 자동이체가 이뤄지거나 카드결제 대금이 인출되는 주부 등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이다. 별도의 소득서류 제출 없이 영업점 및 인터넷·스마트뱅킹을 통해 500만 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연체 없이 사용할 경우 6개월마다 100만 원씩 대출한도가 최대 1000만 원까지 확대된다. 1년간 연체 없이 사용하고, 주거래 요건을 유지하면 대출이자 납입금액의 1%에 해당되는 금액을 통장으로 캐시백 해준다.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고영배 부장은 “우리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시는 고객에게 더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상품들”이라며 “향후 더 다양한 혜택과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2조 원대 초반의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내 대우증권 인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 KB금융,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참여했다. 미래에셋은 2조 원대 초반의 금액을 제시했으며 한투증권과 KB금융이 그 뒤를 이어 2조 원대의 금액을 제출했다. 최근 대우증권 주가가 떨어지면서 대우증권 지분 43%에 대한 가격이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장부가(1조7758억 원)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3곳 모두 2조 원대의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그중에서도 ‘승부사’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이 한투, KB금융 등 경쟁자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응찰 금액은 미래에셋, 한투, KB금융 순으로 높았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본입찰에 참여한 4곳을 상대로 매각가치 극대화와 조속한 매각,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라는 매각 원칙에 따른 평가 절차를 거쳐 24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 평가에서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요소보다 높아 현재 상황에서는 미래에셋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다른 요소에 대한 평가점수에 따라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입찰 대상 매물은 산은이 보유한 대우증권 보통주 1억4048만1383주(지분 43.0%)와 산은자산운용 보통주 777만8956주(지분 100%)다. 대우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가 4조3049억 원으로 NH투자증권(4조4954억 원)에 이어 업계 2위 증권사다. 이번 입찰에서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3개 업체 중 누가 대우증권을 인수하든 업계 1위에 오르게 돼 증권업계의 판도가 단번에 바뀌게 된다. 한편 앞서 대우증권 노조는 19일 고용안정 협약 체결, 독립 경영 보장 등 직원의 요구 사항 수용을 전제로 KB금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 기자}

‘모바일 전용 카드 출시 허용, 미성년자 체크카드 발급 때 친권자 대리 발급 허용, 보험 청약 서류 간소화….’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21일 ‘현장 점검 성과 보고회’를 개최해 금융 개혁 현장점검반의 9개월간 성과를 보고받고 우수 건의자에 대한 포상을 실시했다. 임 위원장은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은 반드시 실패하고 정답은 현장에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라며 “작고, 덜 중요해 보일지라도 실천이 가능한 과제부터 조각조각 모아 금융 개혁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이 현장 중심 금융 개혁이다”라고 강조했다. 3월 출범한 금융 개혁 현장점검반은 4월부터 431개 금융회사, 156개 중소기업, 117명의 금융 소비자를 직접 만나 3575건의 건의 사항을 접수해 그중 45.8%를 수용하는 등 금융 개혁의 ‘현장 더듬이’ 역할을 수행했다. 제도도 적극적으로 개선해 왔다. 모바일 전용 카드 출시가 허용돼 21일 현재 6개 카드사에서 총 19종의 모바일 전용 카드가 새로 나왔다. 중요도 높은 과제에 대해서는 현장 의견을 금융위원장이나 금융감독원장에게 직통으로 보고하는 ‘블루 시트’ 방식도 도입됐다. 앞으로 금융 개혁 현장점검반은 금융 소비자들의 금융 애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소비자와 금융회사 실무 직원으로 구성된 ‘현장 메신저’를 도입해 소비자의 애로 사항을 발굴하는 등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방침이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모바일 전용카드 출시 허용, 미성년자 체크카드 발급 때 친권자 대리 발급 허용, 보험 청약 서류 간소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1일 ‘현장점검 성과보고회’를 개최해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의 9개월간 성과를 보고받고 우수 건의자에 대한 포상을 실시했다. 임 위원장은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은 반드시 실패하고 정답은 현장에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며 “작고, 덜 중요해보일지라도 실천이 가능한 과제들부터 조각조각 모아 금융개혁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현장중심 금융개혁이다”라고 강조했다. 3월 출범한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은 4월부터 431개 금융회사, 156개 중소기업, 117명의 금융소비자를 직접 만나 3575건의 건의사항을 접수해 그중 45.8%를 수용하는 등 금융개혁의 ‘현장 더듬이’ 역할을 수행했다. 제도도 적극적으로 개선해왔다. 모바일 전용카드 출시가 허용돼 21일 현재 6개 카드사에서 총 19종의 모바일 전용카드가 출시됐다. 중요도 높은 과제에 대해서는 현장의견을 금융위원장이나 금감원장에게 직통으로 보고하는 ‘블루 시트’ 방식도 도입됐다. 앞으로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은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애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소비자와 금융회사 실무직원으로 구성된 ‘현장메신저’를 도입해 소비자의 애로사항을 발굴하는 등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방침이다.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개인연금 가운데 원리금이 보장되는 연금저축신탁의 신규 판매가 내년 1분기(1∼3월) 중에 금지된다. 개인연금이 기존 안정성 위주의 운용방식에서 벗어나 고수익을 추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 퇴직자들은 개인퇴직연금(IRP) 계좌에 입금돼 있는 퇴직금을 빼서 세 부담 없이 연금저축 계좌에 넣어 운용할 때 세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는 20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연금자산 효율적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개인연금의 수익성을 높여 가입자가 늘어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연금저축 수익성 높여 가입자 확대 정부는 무엇보다 연금자산 운용을 더 탄력적으로 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연금 가입을 확대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일단 퇴직 시점(55세 이상 연금 수급 요건 충족)의 근로자가 IRP 계좌에 입금된 퇴직금을 빼내 연금저축 같은 개인연금 계좌로 옮길 경우 퇴직소득세(6∼38%)를 바로 물리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개인연금 계좌를 통해 연금을 받을 때 연간 수령액에 연금소득세(3∼5%)만 부과한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면 용도와 관계없이 퇴직소득세를 매기는 현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은퇴한 직장인 A 씨가 IRP에 불입된 퇴직금 2억 원을 연금저축에 옮기면 각종 공제를 제외하고 700만∼800만 원의 세금을 일시에 물어야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세금부담 없이 2억 원을 한꺼번에 찾아 연금저축 계좌로 이체한 뒤 매년 연간 수령액에 연금소득세(3∼5%)만 물면 된다. 세금 부담이 훨씬 가벼워지는 셈이다. 원리금 보장형 연금저축신탁을 더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연금저축은 운용 주체에 따라 크게 연금저축신탁(은행), 연금저축보험(생명·손해보험사), 연금저축펀드(자산운용사)로 나뉜다. 정부는 내년 1분기 금융투자업 감독 규정을 개정해 연금저축신탁 가운데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신규 가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다만 기존 가입자의 추가 납입은 인정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금 자산의 주식, 펀드 등 수익성 상품 편입 비중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금융사가 개인의 경제 상황, 투자 성향, 연령 등을 고려해 짠 ‘대표 모델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투자 경험이 떨어지는 개인들이 효과적으로 연금을 운용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자산 비중에 변화를 주기 어려운 개인은 모델 포트폴리오 자동투자를 선택하면 된다. ○ 개인연금 공격적 투자, 기대와 우려 교차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이지만 노후 대비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가계의 저축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금융자산 비중이 2012년 기준 24.9%에 그칠 정도로 개인들의 자산은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 100세 시대에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개인연금 및 퇴직연금 활성화를 외쳐 왔지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연금저축에 가입한 비율은 2013년 말 현재 경제활동인구의 17%에 불과하다. 이렇게 가입자 수가 적은 것은 연금저축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평균 수익률은 연금저축신탁 3%, 연금저축보험 4%, 연금저축펀드가 ―4.3%로 저조했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적금, 채권 등 보수적인 자산 운용만으로는 충분한 노후소득 확보가 곤란하다”며 “개인연금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국민의 노후 안전판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수익률이 낮아도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원하는 다수의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월 말 현재 세액공제가 되는 개인연금 적립금 109조 원 가운데 90%가량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려 있을 정도로 원리금 보장형 판매 비중이 높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이로 인해 신흥국의 경제위기가 얼마나 심화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양적완화로 풀린 천문학적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신흥국에 투자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돼 경제가 취약한 일부 신흥국은 외화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돼 왔다. 특히 부채가 많은 브라질, 터키 등이 고위험국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6일(현지 시간) 브라질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B+’로 강등했다.○ 신흥국 중에서도 “브라질, 터키 등 불안” LG경제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돈 풀기’로 2009∼2014년 주식, 채권 투자, 대출 등의 형태로 신흥국에 유입된 해외자금이 3조5000억 달러(약 413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쏟아져 들어왔던 자금은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시그널을 강화하면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에 신흥국에서 순유출된 외국인 주식 및 채권 투자금은 338억 달러(약 40조 원)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1194억 달러)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 덕분에 신흥국들이 맘껏 발행했던 외화표시채권의 만기도 줄줄이 돌아오고 있다. 17일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신흥국의 만기 도래 외채 규모는 올해 3450억 달러, 내년 5550억 달러에 달한다. 이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4900억 달러의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신흥국들의 외채 상환 부담이 더욱 높아져 부도 위기에 몰리는 신흥국들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과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이 ‘위기 진원지’ 후보로 꼽힌다. 브라질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7% 감소하는 등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달러 빚이 많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단기외채 규모가 큰 터키도 문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말 현재 터키의 1년 미만 단기외채는 1295억 달러에 이른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가능성은 자원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에 또 다른 악재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 투자분석팀장은 “내년부터 러시아 가스프롬,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등 국영 에너지 기업의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돌아온다”며 “유가는 여전히 낮고,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이들 국가의 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엇갈린 각국 통화정책도 혼란 부추길 가능성 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내놓은 ‘중견국 경제동향과 취약요인 점검’ 자료에서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아공화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5개국을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자본 유출 우려가 큰 나라로 분류했다. 다만 정부는 이들 국가에 위기가 발생해도 한국으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신흥국 리스크도 문제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금리 정책이 제각각이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금리를 인상했지만 일본, 유럽은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등 통화 완화책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역시 17일에도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등 위안화 평가절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가 아니라 주요 13개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에 연동하는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미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서 위안화 가치도 함께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엇갈리는 각국의 통화 정책을 두고 ‘대분열(그레이트 다이버전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조이고, 유럽과 중국은 푸는 가운데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사이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 이후 일곱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4.5%로 끌어올렸다. 반면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앞서 10일 올 들어 4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면 고금리를 쫓아 글로벌 자금이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본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느냐, 금리를 내렸을 때 수출 확대 효과를 볼 만한 제조업 경쟁력을 갖췄느냐에 따라 각국이 다른 통화 정책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흥국 타격땐 한국 수출도 초비상” ▼재계, 긴장속 대응책 마련 부심 “드디어 올 것이 왔네요. 앞으로 신흥국 수출이 얼마나 줄어들지가 관건입니다.” 전자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가 17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을 듣고 한 말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고된 것이어서 한국 산업계는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달러에 대한 수요 증가→원자재 가격 하락→원자재 수출국 경제 침체’ 과정을 거치며 일부 신흥국이 위기에 빠진다면 한국 수출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자동차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자동차 1∼11월 미국 판매량 중 52%가 현지 생산이고 48%는 수출에서 나왔다. 환율이 상승하면 미국 자동차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개선돼 공격적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강한 달러 영향으로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금이 빠져나가면 신흥국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이 경우 신흥국 수요가 줄어든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신흥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1∼11월 현대·기아차 판매량 중 중국 비중은 20.4%로 미국(17.7%)보다 높다. 브라질 비중은 2.8%, 러시아는 4.1%였다. 결국 미국 금리 인상은 자동차 업계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부품 등 신흥국 수출 비율이 높은 업종은 대체로 미국 금리 인상의 긍정 및 부정적 영향을 모두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신흥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지만, 수출품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철강 및 조선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신흥국 철강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내 철강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달러 강세가 되면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게 돼 국제시장에서 중국산 철강 제품과의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조선업계 또한 신흥국에서 선박 발주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강한 달러로 국제 유가 하락세가 고착화되면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줄어들고, 해양플랜트 취소 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계약을 달러화로 맺는 만큼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경우 매출 증대와 가격 경쟁력 제고라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경기가 위축되면 선주사들의 금융 조달이 어려워져 시황이 악화될 수 있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국가부도 위험이 높거나 경쟁력이 약한 일부 신흥국 위기에 대한 수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외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위험 국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때”라고 말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 / 세종=홍수용 / 이건혁 기자 박형준 lovesong@donga.com·강유현 기자}

내년부터 집을 소유한 적이 있거나 부모에게 물려받은 집이 있는 신혼부부도 주택구입자금 대출(디딤돌 대출)을 받을 때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2억 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40만 원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신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이뤄지는 중도금 집단대출의 보증 요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가 16일 내놓은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는 가계·기업부채 관리를 엄격히 하면서도 자금이 꼭 필요한 수요자에게 금융 지원을 늘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은행 영업시간을 늘리고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 총부채는 줄이되 필수 지원은 늘린다 정부는 내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조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1인당 보증 한도를 3억 원 안팎으로 제한하고 보증 횟수도 2회 안팎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집단대출이란 신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에게 집단적으로 나가는 대출이다. 보증기관이나 시행사·시공사가 보증을 서 대출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출 심사 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며 대출금리도 낮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앞서 14일 주택담보대출 심사기준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기준을 집단대출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1인당 보증 한도 및 건수에 제한을 둠으로써 분양시장의 투기 수요를 걸러내고 집단대출 시장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보증 한도가 넘는 대출을 받거나 여러 채의 집을 분양받을 때는 신용대출을 받거나 시공사의 보증을 별도로 이용해야 한다. 내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 지원은 늘린다. 지금까지 집을 보유한 적이 없는 신혼부부에게만 제공했던 디딤돌 대출 우대금리(기준 대비 0.2%포인트 할인) 제공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부모에게 집을 상속받았거나 집을 사고판 경험이 있는 신혼부부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신혼부부 등이 3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디딤돌 대출 한도가 집값의 60%에서 70%로 늘어난다. 기존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적용했던 최우선변제 보증금 등을 감안하면 3억 원짜리 집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이 현재보다 3200만 원 늘어나는 셈이다. ○ 서민 자산 형성 적극 지원 내년부터 퇴직연금기금에 가입한 종업원 30인 이하 중소기업은 정부에서 퇴직급여 부담금 및 수수료를 일부 지원받는다. 또 개인연금법을 제정해 연금 수급 요건(55세 이상인 경우 등)을 갖춘 사람이 퇴직할 때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의 돈을 개인연금 계좌로 이체할 수 있도록 두 계좌 간의 ‘칸막이’를 없앤다. IRP와 개인연금 간 계좌 이체 시 세금 납부 시점도 최대한 늦춰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목돈으로 IRP 계좌의 퇴직금을 찾지 않고 개인연금 계좌에 넣어 연금처럼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0년간 근속한 퇴직자가 1억 원의 IRP 퇴직금을 개인연금으로 돌릴 경우 세금 부담을 30∼40%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수급자가 매월 10만 원씩 적립하면 정부 지원금을 받는 희망키움통장의 지원 대상은 올해 3000가구에서 내년 5000가구로 확대되고, 지원금도 월 27만5000원에서 30만 원으로 인상된다. 금융시장 내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 활성화 조치도 눈길을 끈다. 환자가 동의하면 병·의원이 보험사에 진료비 명세를 보낼 수 있도록 해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절차를 간소화한다. 증권·보험사의 외국환 업무를 전면 허용하고, 일반 손해보험만 다루는 신규 보험회사의 설립을 허용해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기업의 배당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주요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모범규준도 제정할 계획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연쇄 피해를 볼 수 있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보증 지원을 실시해 자금 융통의 일시적 애로를 해소할 방침이다.이상훈 january@donga.com·장윤정 기자}
금융당국이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부터 금융권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을 상시 모니터링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면 즉시 판매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규제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금융감독원 내 상품판매 모니터링팀을 신설하는 한편 관련 시행령도 개정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각 영업점포에 고령자 전담창구를 설치해 고령자들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는 더 상세히 상품 설명을 하도록 ‘고령 금융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가칭)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보험 상품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약관 이해도 평가’를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투자 상품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당국이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부터 금융권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을 상시 모니터링 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면 즉시 판매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규제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금융감독원 내 상품판매 모니터링팀을 신설하는 한편 관련 시행령도 개정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각 영업점포에 고령자 전담창구를 설치해 고령자들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는 더 상세히 상품 설명을 하도록 ‘고령 금융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가칭)’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보험 상품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약관 이해도 평가’를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투자 상품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어떤 회사의 약관이 더 쉽게 쓰여 있는지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면 증권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약관을 이해하기 쉽게 고칠 것이라는 취지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60세 정년시대’를 코앞에 두고 직장인들 사이에서 정년연장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이미 정년연장 혜택을 보면서 만족스럽게 일하는 직장인의 사례도 더러 있지만 ‘준비 안 된’ 정년연장이 도리어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직장인이 많다.○ “말은 정년연장, 현실은 정년 재촉” 많은 직장인은 정년연장의 혜택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금도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데 늘어나는 정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때의 연령은 평균 49세에 불과했다. ‘60세 정년’이 직장인들에게는 의무휴가 제도나 육아휴직 제도처럼 또 다른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에는 이런 냉소가 불안으로 바뀌고 있다. 정년연장으로 인건비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기업들이 오히려 나이든 직원들의 고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게 법을 바꿔놨더니 오히려 일찍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최근 기업 인사담당자 313명을 설문한 결과 정년연장을 한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임금 조정’(34.2%) ‘명예퇴직 등 인력 조정 확대’(33.5%) ‘비정규직 채용’(29.4%) 등의 조치를 도입했거나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분위기는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는 수출 제조업체에서 더 심하다. 대형 정유업체에서 일하는 직장인 강모 씨(40)는 “정년연장은 대기업의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며 “올해도 희망퇴직으로 수많은 동료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목격한 마당에 정년퇴직은 꿈도 꾸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 씨가 다니는 회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희망퇴직을 통해 400여 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강 씨는 “40대 후반 회사에서 물러날 때를 대비해 사업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늘고 길게 가는 직장 문화 보편화 다만 대기업 사무직이나 금융업종과 달리 생산·기능직 등 숙련도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정년연장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충북 음성군 풀무원 공장에서 일해 온 박영란 씨(56)는 지난해 12월 정년퇴직을 앞뒀지만 회사가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계속 일터에 남게 됐다. 박 씨는 “한창 나이에 집에 가야 한다니 우울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고 가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늘어난 정년에 맞게 빠른 승진을 마다하고 ‘가늘고 길게’ 직장 생활을 하려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 나이든 직장인들 가운데 ‘후배 상사’를 모시는 경우도 이젠 드물지 않은 풍경이다. 경기 침체기의 정년연장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을 억제해 직장 전체의 고령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나중에 비용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정규직 고용을 줄이고 비정규직 활용을 늘린다는 것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 정년이 연장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정년연장의 준비가 미흡한 것은 정치권에도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는 2013년 4월 정년연장 관련법을 통과시키면서 임금피크제 도입이라는 보완책을 내놓지 않았고 최근에는 청년 고용 확대 등 노동개혁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행하기로 한 정년연장을 미루거나 되돌릴 수는 없는 만큼 노사정이 위기의식을 갖고 ‘정년 60세’ 제도의 안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금체계 개편이 어려운 기업들, 정년연장에도 청년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정년연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각 경제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