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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치러지는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71)이 당선될 것을 보인다. 4일 현지 여론조사업체인 펄스아시아에 따르면 두테르테 시장은 지지율 33%로 1위다. 2위인 마누엘 로하스 전 내무장관(22%)과 3위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21%)보다 크게 앞서 이변이 없는 한 대통령이 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그는 강력 범죄가 만연한 국가의 법질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쏟아낸 극단적 발언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도 혀를 찰 정도다. 유세장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장례 사업을 해보라. 장례식장이 가득 찰 것이다. 나는 (범죄인들을 처형해) 시체를 제공하겠다”며 막말을 해댔다. “범죄자 10만 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 만에 던져 물고기가 살찌게 할 것”이란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자신의 치정 관계도 스스럼없이 털어놓으며 “시간제 숙박시설에서 여성들과 만나기 때문에 (비싼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납세자들의 세금을 낭비할 일이 없다”며 농담 같지 않은 농담을 했다. 지난달에는 1989년 한 교도소 폭동 당시 집단 성폭행을 당해 숨진 호주 여성 선교사를 두고 “시장인 내가 먼저 (성폭행)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해 호주와 미국이 뒤집어졌다. 하지만 두테르테 시장이 막말을 쏟아낼수록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은 미국의 트럼프 열풍과 유사하다. 두테르테 시장은 심지어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개××”라고 욕하기도 했지만 인구 1억 명 가운데 80%가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그의 인기는 식지 않고 오히려 오르고 있다. 그의 튀는 막말은 정부의 무능력으로 촉발된 유권자들의 실망감을 자극하는 의도된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경력에는 정의가 무너진 필리핀을 치료해 줄 해결사가 될 것이란 기대를 뒷받침해 주는 업적도 있다. 그는 최대 범죄 도시였던 다바오 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었고 부정부패와는 거리가 먼 검소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F-35B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한 초대형 상륙 강습함과 구축함 등으로 이뤄진 ‘미니 항공모함 전단’이 내년 하반기 서태평양 지역에 배치된다고 미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최근 밝혔다. 미국의 미니 항모전단 창설과 배치는 처음이다. 아시아재균형 정책을 펴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에 가장 먼저 미니 항모전단을 배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군의 대응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해상 작전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우월한 해군력을 앞세워 중국의 해상 패권 도전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2일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와 네이비타임스 등에 따르면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지난달 26일 하와이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F-35B 전투기의 첫 해외 파견은 상륙 강습함 탑재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F-35B 전투기의 전투능력과 해군 호위력을 크게 향상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직 이착륙 기능을 갖춘 해병대용 F-35B 전투기는 지난해 7월 초도작전능력(IOC)을 획득한 뒤 현재 시험평가를 받고 있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새로 도입되는 미니 항모전단이 미 해군의 ‘원정타격전단(ESG·Expeditionary Strike Group)’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다. 통상적인 ESG는 대형 상륙 강습함, 수륙양용 장갑차 등을 실어 나르는 상륙선거함, 여러 척의 구축함과 순양함 그리고 공격용 잠수함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최신예 F-35B 전투기가 탑재돼 ‘미니 항모전단’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게 미 해군의 평가다. 미니 항모전단의 중심은 현재 건조 중인 아메리카급 상륙 강습함 ‘트리폴리함(LHA 7)’이다. 건조비 24억 달러(약 2조7400억 원)인 트리폴리함은 배수량 4만5000t, 길이 257m, 너비 32m에 이른다.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의 길이가 302m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니 항모로 불릴 만하다. F-35B만 실으면 최대 20대까지 탑재할 수 있고 헬기나 오스프리 등 다른 항공기와 함께 운용하면 F-35B는 6대가량 실을 수 있다. 승무원 1200여 명과 해병대원 1800여 명도 탑승할 수 있다. 기존 항모와는 별개로 미니 항모전단이 내년부터 서태평양에서 활동을 시작하면 북한이 큰 위협을 느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지도부가 가장 큰 위협으로 느끼는 스텔스기가 한반도 가까이에 전진 배치되면 타격 목표를 파악하는 즉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배가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본선에 가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긴다는 관측이 지금까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앞서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이상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2일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리포트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41% 지지율로 39%를 얻은 클린턴을 2%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트럼프가 양자 대결을 가상한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클린턴을 추월한 건 두 사람 간 ‘본선 맞대결’ 구도가 가시화된 뒤 처음이다. 응답자의 15%는 제3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5%는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갑자기 등장한 숫자는 아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여론 추이는 트럼프가 점점 클린턴을 따라잡는 형국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초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1% 대 36%로 클린턴이 우세를 점했다. 미 정치전문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4월에 실시된 7개 여론조사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47.1%의 지지율을 보여 40.4%에 그친 트럼프를 평균 6.7%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바로 지난달 25일 조사된 여론조사에서는 양 후보 모두 38% 동률의 지지율을 얻으며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선거에서 연달아 압승을 거두며 공화당 내 입지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또한 당파에 상관없이 클린턴보다 더 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화당원의 73%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심지어 민주당원 중 15%는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에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을 보면 유권자 77%가 클린턴에 지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공화당원 중 클린턴에 표를 주겠다는 사람은 8%에 불과했다. 또 공화·민주 모두에 속해있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의 37%가 트럼프를, 31%가 클린턴을 지지 후보로 지목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트럼프의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기존의 주장은 근거가 희박해지게 된다. 나아가 지지세 확장 측면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보다 트럼프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이 다음 달 6일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전 세계가 한목소리로 강력한 대북 경고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압박의 선봉에 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28일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두 발의 발사에 실패한 것은 김정은의 조급함과 성과를 내지 못하면 숙청하는 경직된 리더십이 맞물린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도 5차 핵실험 만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외교부 청사에서 양자 회담을 한 뒤 북한을 향해 “무책임한 추가 도발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에서 최초로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는 코뮈니케(공동선언문) 채택을 주도한 데 이어 이틀째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왕 부장은 “현재 한반도는 ‘고위험기’에 놓여 있으며 우리는 각방(각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어김없이 집행하고 (이것이) 조선의 추가적인 핵미사일 개발 추진을 막는 절실하고 근본적인 작용을 해야 한다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우리는 북한이 새로운 무책임한 조치들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도 전방위 압박 공세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협의(informal consultations)’를 갖고 북한을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 내용은 이르면 29일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미국이 안보리의 4월 의장국인 중국에 요청해 이뤄졌다. 유엔 관계자들은 “북한이 무수단 IR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지만 발사 그 자체가 기존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한 것이란 안보리 이사국들의 강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은 28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 외에도 북한에 집요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해외 북한 노동자의 송금 차단, 불법 활동 외교관 추방, 노동당 행사 초청 거부 등을 거론했다. 미국은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24시간 감시해 공격 전에 충분히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자동추적 컴퓨터 시스템을 비밀리에 개발해 시험 중이라고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원이 28일 전했다.○ 무리한 리더십이 낳은 비극 연이은 실패에도 북한이 무수단 IRBM 발사에 나선 배경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과시할 ‘핵 강국’ 치적이 다급한 김정은이 무리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연이은 실패로 김정은의 치적 과시에 차질이 생기자 초조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숙청당하는 ‘김정은 공포통치’ 시대인 만큼 미사일통제부대인 전략군의 김낙겸 사령관 등 권력엘리트들도 곤혹스러운 처지일 것으로 보인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김낙겸의 공개 행보가 뜸하다”며 “미사일 발사 책임자들이 숙청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N 계열 및 스커드(단거리)와 노동(준중거리)은 물론이고 ICBM급 장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던 북한이 유독 무수단 미사일만 실패를 거듭한 이유에 대해선 두 가지 가설이 제기된다. 우선 도입한 지 너무 오래돼 오작동이 발생했을 수 있다. 시험발사 부족으로 성능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주성하 zsh75@donga.com·윤완준 기자 /뉴욕=부형권 특파원}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47년 전 무참히 살해된 여성의 신원을 마침내 밝혀냈다. 동시에 20세기 희대의 연쇄살인 집단인 ‘맨슨 패밀리’가 언론에 다시 오르내리는 등 미국판 ‘살인의 추억’이 화제다. 27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1969년 11월 16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로 풀숲에서 온몸에 150군데를 칼에 찔린 채 변사체로 발견된 여성은 그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온 19세 리트 저벳슨(사진)으로 밝혀졌다. 저벳슨은 지금까지 경찰 기록에 편의상 ‘제인 도 59번’으로만 기록돼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저벳슨의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 연고자를 수소문한 끝에 캐나다에 살고 있는 그의 부모와 형제를 찾아냈다. 유전자(DNA) 감식 결과 저벳슨의 친자매로 확인된 앤은 “그는 자유와 모험을 찾는다며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간 뒤 ‘집을 구했다’는 내용의 편지 한 통을 보내고 사라졌다”며 “미국 어딘가에서 조용히 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칼로 난도질한 수법으로 미루어 당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맨슨 패밀리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사이비 종교 교주를 자처한 찰스 맨슨(82)은 추종자들을 모아 패밀리를 묶은 뒤 1967∼69년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35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맨슨 패밀리는 1969년 할리우드 여배우이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인 샤론 테이트를 자택에서 흉기로 난도질해 살해하면서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아졌다. 하지만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맨슨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세상에서 잊혀져 가던 맨슨도 2014년 54세 연하인 26세 여성과 옥중 결혼을 하면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여성은 맨슨이 죽으면 시신을 방부 처리해 돈을 벌려고 결혼한 것으로 드러나 맨슨은 지난해 이혼을 선언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에 이스라엘이 개발한 ‘지붕 위의 노크(Knock on the roof)’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CNN이 26일 보도했다. ‘지붕 위의 노크’는 공습 목표물의 바로 위쪽에서 미사일을 공중 폭발시킨 뒤 이에 놀라 사람들이 대피하면 본격적으로 공습을 단행하는 것이다. 곧바로 타격하지 않는 것은 민간인 살상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상대로 한 공습에서 이 전술을 사용해 왔다. 미군이 ‘지붕 위의 노크’ 전술을 사용 중인 사실은 26일 미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드러났다. IS 격퇴전을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부사령관인 미 공군 피터 거스틴 소장은 공습 작전 성과를 보고하면서 이 전술 덕분에 민간인 살상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군이 이달 5일 이라크 모술에서 벌인 IS 재정총책 은신처 공습 작전이다. 당시 미군은 감시 자산을 총동원해 총책이 해당 건물을 드나들고 그 안에 현금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여성들과 아이들이 가끔 머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미군은 건물 지붕 위 상공에서 헬 파이어 미사일을 공중 폭발시켰다. 커다란 폭발음에 놀란 민간인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자 미군은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건물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미군은 이 건물에 현금 1억5000만 달러(약 1725억 원)가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거스틴 소장은 “이스라엘군에게 배운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지붕 위의 노크’ 전술을 다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거스틴 소장은 국제연합군이 지난 1년간 IS 재정 거점 공습작전을 20회 실시해 8억 달러(약 9200억 원)어치의 현금을 없앴다고 밝혔다. 이는 미 재무부가 파악하고 있는 IS의 지난해 예산 20억 달러의 40%에 해당한다. 그동안 IS는 서방국 출신의 대원들에게 평균 600∼800달러, 시리아와 이라크 출신 대원에게 400달러씩 월급을 지불해 왔으나 서방의 자금원 차단 작전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월급을 절반으로 줄였다. 돈줄이 마르면서 IS에 가담하는 외국인 수도 최근 1년 사이 최대 90%나 감소했다고 거스틴 소장은 밝혔다. 1년 전만 해도 IS에 합류하는 외국인 대원이 최대 월 2000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10분의 1 수준인 200명 이하로 줄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IS 대원이 전성기의 3만1500명에서 현재 2만5000명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IS 인원 규모를 파악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가장 작은 규모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파리=전승훈 특파원}
배출가스 저감장치 속임으로 고소를 당한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이 미국 피해자들에게 1인당 5000달러(약 566만 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20일(현지 시간) 폴크스바겐이 관련 사건을 담당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의 찰스 브레어 판사에게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21일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브레어 판사는 문제가 된 60만 대의 디젤 차량에 대해 폴크스바겐과 미 관계 당국에 21일까지 처리 방안을 합의하라고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1인당 5000달러씩 배상할 경우 폴크스바겐이 미국 소비자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은 최대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미 법무부가 지난해 9월 청정 공기법 위반 혐의로 폴크스바겐을 상대로 제기한 최대 900억 달러(102조 원)에 달하는 민사소송 액수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규모다. 한편 AP통신도 20일 폴크스바겐이 미국에서 판매한 문제의 디젤 차량 60만 대 중 일부를 다시 사들이고, 소비자들에게 총 10억 달러(약 1조1325억원) 이상을 배상하기로 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이 배상액 최대치에만 합의했을 뿐 개별 소비자에게 얼마나 배상할지 등을 포함한 세부 내용엔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차량 1대당 1700달러(193만원)꼴이지만 차량 모델과 엔진 종류, 연식에 따라 배상액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디벨트 보도와 AP 보도는 액수에 있어 일부 차이가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미국 시간으로 21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이 다시 사들일 차량은 제타 세단과 골프 컴팩트, 아우디 A3로, 3.0¤엔진의 아우디, 포르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등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과 미국 법무부의 소송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대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미국과 캐나다 피해자에게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과 바우처를 보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우리나라와 유럽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 고객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선생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우리가 착취당하는 것도 좀 써주세요. 죽겠습니다.” 어느 날 모르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러시아 연해주에 파견돼 일하는 북한 근로자였다. 오랫동안 내 칼럼을 읽어 오다가 전화할 용기를 냈다고 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년에 3000∼4000달러를 북한 가족에게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고향에 돈 보낼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했다. 북한에 뜯기는 것이 너무 많아서란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친다는 소식을 여러 경로를 통해 들은 바 있다. 도대체 얼마나 뜯기는지 궁금했다. “1년에 북한에 얼마나 내야 합니까.” “2016년 국가계획분이 40만 루블(약 680만 원)입니다.” 국가계획분이란 해외 파견 근로자가 북한 당국에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1인당 몫이다. 해외의 북한 기업은 근로자 머릿수만큼 배정된 돈을 당국에 제일 먼저 갖다 바쳐야 한다. “국가계획분은 매년 얼마씩 올랐습니까.” “2008년엔 14만 루블이었습니다. 2009년에 18만 루블, 2010년 20만 루블, 2011년 24만 루블, 2012년 25만 루블, 2013년 35만 루블, 2014년 36만 루블, 2015년 38만 루블, 올해 40만 루블….” 한이 맺혀 뇌리에 박힌 숫자가 쉼 없이 줄줄 나왔다. 기가 막혔다. 올해는 2010년보다 두 배나 올랐다. “정말 너무하네요. 그렇게 벌 수는 있는 겁니까.”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사업소는 환율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루블로 임금을 받는데, 나라에선 과제를 달러로 내라고 합니다. 환율 부담을 몽땅 우리에게 덮어씌우는 거죠.” 왜 러시아 파견 근로자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치는지 이해가 됐다. 요즘 환율로 볼 때 40만 루블은 대략 6000달러다. 2010년에는 20만 루블이 6000달러 정도였다. 국제 원자재 시장, 더 정확하게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러시아 루블화 환율이 크게 떨어지자 유탄을 북한 근로자들이 고스란히 맞았다. 북한 당국에 왜 근로자들의 수탈 강도를 높이느냐고 따진다면 그들은 “더 받는 것은 없다. 국가계획분은 5년 전에도 지금도 6000달러일 뿐이다”라고 변명할 것이다. 근로자 입장에선 루블화로 책정된 일당은 제자리걸음인데 예전보다 두 배나 돈을 더 내는 것이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국가계획분만 내면 끝입니까.” “아닙니다. 식비로 매달 5000루블(약 8만5000원)을 내야 하고, 러시아 이민국에 1년에 한 번 거주 등록하느라 시험을 치는데 여기에 또 5만 루블(약 85만 원) 들어갑니다. 이런저런 것을 다 내고 남는 것을 나눠 가지는데, 요샌 다들 집에 돈을 못 보냅니다. 50만 루블 넘게 벌기가 쉽지 않거든요. 우린 월급이란 것도 없어요. 매달 잡비라며 1000루블 주는데 담배 15갑을 사기도 어려워요.” 그가 근로자 실정을 아랑곳하지 않는 북한 당국보다 정작 더 분통을 터뜨리는 대상은 사업소 간부들이었다. 러시아 업자의 요구를 맞추느라 노동자들은 새벽까지 자지 못하고 야간작업을 수시로 하는데, 사업소 책임자나 노동당 비서, 보위부 요원은 비싼 월세 집에서 유럽산 고급차를 타며 흥청망청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같은 노동자들은 러시아 측과 얼마에 계약하고 작업을 하는지도 몰라요. 우리가 번 돈이 나라에 가는지 간부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는지도 알 수가 없어요. 하긴 북한 사람은 다 도둑이 돼야 사니까 어쩔 순 없지만.” 그는 자기처럼 러시아에서 착취에 허덕이는 노동자는 4만∼5만 명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벌목공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1만 명 남짓이고 나머지는 모두 건설노동자라고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러시아에 나오면 큰돈을 벌어간다고 해서 지원자가 많았는데, 요샌 돈을 벌지 못한다고 소문이 나서 나오겠다는 사람도 없단다. 북한의 다른 해외 건설노동자들의 처지도 비슷할 것 같다. 근래 북한이 노동자를 파견한 나라치고 환율이 꼬꾸라지지 않은 나라가 거의 없다. 나는 예전에 북한 해외 근로자 송출을 막는 데 반대했었다. 그렇게라도 그들에게 돈을 벌 길을 열어 주고 외국도 체험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해외 근로자 송출 차단에 찬성이다. 지금 북한 근로자들은 1년 내내 죽도록 일하고도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도 어려운 진짜 노예 신세다. “그렇게 살 바에야 한국에 오시죠.” “저는 가족 때문에 못 갑니다. 그런데 거긴 노동자 월급이 얼마예요. 예? 막노동해도 2000달러는 번다고요? 그럼 저도 반동이 될까 봐요. 근데 선생님은 독재만 끝나면 고향에 오실건가요? 아, 예, 꼭 오세요. 소원이 빨리 이뤄지길 바랍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정부가 11일 탈북 사실을 확인한 정찰총국 인사의 계급은 지금까지 알려진 대좌가 아니라 상좌라는 증언이 나왔다. 상좌는 대좌보다 한 계급 아래이며 한국으로 치면 중령과 대령 사이의 계급이다. 북한군 상좌의 귀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12일 “해당 인사는 지난해 6월 한국에 입국했으며 귀순 당시 직급은 상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탈북자 구출단체 대표 A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북한에 있던 부인을 중국으로 불러냈고 마침 베이징의 유명 대학에 유학 중인 딸까지 가족 세 명이 함께 귀순했다. 아들만 북에 남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인사는 정찰총국 내 보위 계통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남기구인 정찰총국 내 국가안전보위부(한국의 국가정보원) 간부인 것이다. 소식통은 “중국에 파견된 정찰총국 소속 해커나 무역 간부 등의 사상 동향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았던 것 같다”며 “탈북을 감시하는 검열관이 먼저 탈북한 격”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탈북자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하나원을 거치지 않고 비밀리에 집을 배정받는 탈북자가 지난해에 갑자기 늘어 10여 명에 이른다”며 “알려지지 않은 고위층 탈북자는 더 많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 청년이 다음달 미국 대학에서 핵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탈북자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7년 전 미국으로 건너간 탈북자 조셉 한 씨(가명)는 8일(현지 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텍사스A&M대 박사학위 수여 관련 증명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에 대해 “우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우주에서 빅뱅이 일어날 때 형성되는 강입자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하는 모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년 동안 연구실에서 밤새우다시피 하면서 1200개가 넘는 코드를 계산해 강입자 계산 모듈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서 아주 어렸을 때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고 옛 소련의 문제집들과 참고서를 보면서 공부했다”며 “러시아 모스크바물리기술대나 중국 베이징대 같은 외국의 명문대학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로망을 가졌다”고 밝혔다. 한 씨는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신변 우려 때문에 얼굴과 본명, 나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에서 수재학교인 1고등중학교를 나와 과학 전문대학에 다니던 중 1999년 탈북해 2003년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한 뒤 2009년 미국 대학의 박사과정에 합격했다. 한국에서 결혼한 부인과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에 머물며 연구를 계속 할 계획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아시아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 지금은 아시아 평균 성장률을 갉아먹는 처지가 됐다. 네 마리 용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고도 성장세를 구가했던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말한다. 이들 4개국의 지난해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5%에 불과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성장률 6.1%를 크게 밑돌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한국 2.6%, 대만 0.8%, 싱가포르 2.0%, 홍콩 2.4%로 네 마리 용 가운데 3%대 성장을 한 나라는 없다. 반면 중국(6.9%) 베트남(6.7%) 인도(7.3%) 필리핀(5.8%) 말레이시아(5.0%) 등 신흥 국가들은 모두 5%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블룸버그는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이 지난해와 같은 2.6%, 싱가포르는 1.9%, 대만 1.5%, 홍콩 2.4%로 4개국이 여전히 2%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6일 공개한 아시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4개국의 경제 침체가 2년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05년부터 매년 소득증가율을 웃돌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5일 “아시아가 향후 몇 년간 전 세계 성장을 견인할 것이지만 4개국은 예외”라고 진단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과거 아시아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 아시아의 평균 성장률을 갉아먹는 처지가 됐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고도 성장세를 달리던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일컫는다. 7일 블룸버그 통신은 작년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4개국의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5%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성장률 6.1%를 크게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한국(2.6%), 대만(0.8%), 싱가포르(2.0%), 홍콩(2.4%)의 작년 성장률은 모두 3%에 못 미쳤다. 반면에 중국(6.9%), 베트남(6.7%), 인도(7.3%), 필리핀(5.8%), 말레이시아(5.0%) 등 신흥 국가들은 모두 5%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도 상황이 밝지 않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를 보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작년과 같은 2.6%, 싱가포르는 1.9%, 대만은 1.5%, 홍콩은 2.4%로 여전히 2%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전날 ‘신흥 아시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아시아의 원조 호랑이인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 앞으로 2년간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봤다. 신용 성장이 둔화하고 부동산 버블이 무너지며, 고령화 같은 구조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 저금리 환경으로 늘어난 가계 대출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CE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가계부채는 지난 5년간 빠르게 증가해 가계의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CE는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2005년 이후 매년 소득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며 위기를 막으려면 가계가 부채 축소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2%로 신흥 19개국 중 1위였다. 싱가포르의 가계부채 비율은 GDP의 60% 수준이다. 홍콩과 대만은 오랜 기간 저금리 환경으로 급등한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성장에 압박을 받고 있다. 홍콩의 주택가격은 2009년 이후 작년 9월까지 두 배 이상 올랐으며 9월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11%가량 하락했다. CE는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추가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부동산 가격 조정은 소비와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역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대만 부동산 가격은 작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CE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은행 부문은 물론 소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CE는 싱가포르에서는 민간부문의 은행대출이 빠르게 증가해 GDP의 130%를 넘어섰다며 앞으로 몇 년간 부채 축소 과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직면한 점도 이들 4개국의 성장에는 걸림돌이다. 미국 통계국이 지난달 말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가장 빠르게 늙어갈 나라로 한국, 홍콩, 대만 등이 꼽혔다. 2050년 한국과 홍콩, 대만의 65세 이상 비중은 각각 35.9%(2위), 35.3%(3위), 34.9%(4위)로 모두 30%를 웃돌았다. 이들 국가의 노인 인구 비율은 작년에 모두 20%를 크게 밑돌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5일 아시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아시아가 향후 몇 년간 전 세계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아시아 호랑이들(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은 예외라고 했다. S&P는 아시아의 호랑이들은 앞으로 2년간 성장세가 거의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세계 무역의 성장 부진과 중국의 역내 생산 증가를 꼽았다. 이들 국가는 모두 중국의 성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경착륙 우려는 완화됐으나 중국이 역내 생산을 늘리면서 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지닌 이들 나라의 성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추세로 무역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도 이들 국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S&P의 설명이다. S&P는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이들 국가의 재정정책이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만과 한국은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CE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아시아의 금리 인상을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은 올해 한차례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자국 통화를 미 달러화에 고정한 싱가포르와 홍콩은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유사한 통화정책 기조를 띨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이영길 북한군 총참모장 전격 처형 소식이 2월 초 한국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하지만 정통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영길은 처형된 것이 아니라 강등돼 현재 강원도 전방 1군단 산하 사단장으로 있다고 한다. 북한 뉴스를 다루면서 제일 껄끄러운 게 숙청 보도다. 죽었다고 하다가 살아난 경우가 많아 오보 위험이 적지 않다. 이영길도 다시 뉴스에 등장할지 아니면 영영 매장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소식통이 전하는 이영길 숙청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해 9월 말 어느 날 김정은은 평양 시내 야간 시찰에 나섰다. 통치자가 암행어사처럼 밤에 시내를 시찰하는 일은 김일성 때부터 내려온 관례다. 북한이 왕조사회이니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김정은이 차를 멈춰 세운 곳은 만수대거리 고급아파트촌. 7년 전 입주가 시작된 이곳은 김정은이 평양 건설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기에 중국식 설계를 본떠 최고급 자재로 지었다. 평양 중심부 중구역 보통문에서 옥류교에 이르는 최상의 입지에 자리 잡았고 평수도 널찍하다. 아파트 일부는 국가에서 특정한 사람에게 분양했고, 일부는 판매됐다. 분양 아파트는 팔 수 없지만 처음부터 판매된 아파트는 나중에 거래가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만∼20만 달러(약 2억∼2억3000만 원)를 호가했다. 이는 평양에서도 제일 비싼 아파트에 속한다. 김정은은 이 고급 아파트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궁금했던 것 같다. 그래서 측근에게 판매용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조사해볼 것을 지시했다. 얼마 뒤 조사보고서를 받아 본 김정은은 버럭 화를 냈다. 아파트 구매자의 60%가 군부였던 것이다. “내가 외무성이나 무역성 사람들이 살고 있다면 이해하겠지만 군대가 뭔 돈이 이리 많아. 당장 뒷조사를 해봐!” 김정은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군부의 집중 검열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이영길도 뇌물을 받고 측근들을 감싸준 비리가 걸려들었다. 검열에 걸리지 않을 자가 있을까 싶지만, 이영길은 좀 심했던 것 같다. 내부에서도 “젊은 놈이 눈에 뵈는 것이 없이 해먹었다”고 수군거릴 정도라고 한다. 아마 이영길은 ‘얼마나 이 자리에 있을지 모르니 있을 때 최대한 한몫 챙기겠다’고 생각했나 보다. 게다가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벼락출세해 고령자가 많은 군부 내부에서 반대파도 많았던 것 같다. 2월 초 이영길을 강등시킨 군부 수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월 말부터는 군 보위국(옛 보위사령부)을 대상으로 집중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만수대거리에 집을 샀던 군 간부 중에 보위국 소속이 유독 많았다는 것이다. 북한 내부에선 보위국장인 조경철 대장이 다음 숙청 대상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공교롭게도 3월 20일 북한 언론은 보위국이란 명칭을 처음으로 공개해 보위사령부가 사라졌음을 공식화했다. 보위사령부도 10여 년 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추억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이제는 그 권력이 김원홍의 국가안전보위부로 넘어갔다. 군부 비리 조사가 시작되자 평양 시내 고급식당은 순식간에 한산해졌다. 평양에서 호화식당의 대명사로 불리던 해당화관도 텅텅 비었다고 한다. 군인들은 호화식당의 주요 고객이었다. 군부에 돈이 넘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 최대의 이권단체가 됐기 때문이다. 장성택 숙청 이후 그의 파벌이 장악하고 있던 큼직큼직한 이권들이 군부로 대거 넘어갔다. 북한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원유 수입권도 장성택 최측근 수하인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이 주물렀지만 그가 처형되면서 군부 손에 넘어갔다. 북한 원유 수입액은 매년 7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번 대북제재는 항공유 수입만 금지했을 뿐 원유는 금지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단둥에서는 중국 유조차가 수십 대씩 줄지어 북에 넘어가 돌아오지 않는다. 중국이 유조차까지 함께 팔기 때문이다. 북한은 요즘 주유소 사업이 붐을 이루고 있어 유조차 수요가 많다. 이 주유소 사업권의 대다수도 군부 소속 회사들이 쥐고 있다. 북한 수출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던 석탄 이권 상당수도 군부가 갖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석탄 수출액은 10억5000만 달러(약 1조2150억 원)였다. 석탄 가격이 좋았던 몇 년 전에는 15억 달러(약 1조7355억 원)가 넘기도 했다.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석탄 수입을 막으면 군부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 거기에 비리 조사까지 시작됐으니 이 화창한 봄날에 속은 얼마나 새파랗게 떨릴까. 북한군 비리 이야기를 쓰다 보니 한 가지가 딱 걸린다. 오늘 이 칼럼을 읽어볼 정찰총국이나 통전부 등 북한 대남기관 담당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 내다보인다는 것이다. “우린 스스로 벌어서 해먹지 세금은 안 빼먹어”라고 할 게 뻔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큰 정적으로 꼽혔던 미하일 카샤노프 인민자유당 당수(59)가 애인과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이 2일 공개돼 러시아가 발칵 뒤집혔다. 러시아 방송사인 NTV는 이날 모스크바의 한 주택에서 카샤노프 당수와 반(反)정부 활동가인 나탈리야 펠레바인(39)이 성관계를 하는 ‘몰카(몰래카메라)’ 영상을 골자로 40분 동안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흑백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두 남녀가 성관계 후 서로 껴안고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겨 있다. 촬영 각도를 볼 때 이들이 이곳에 올 것을 아는 누군가가 방 한구석에 몰카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이 공개되자 펠레바인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혀 자신이 몰카의 희생양임을 시인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4일 보도했다. 카샤노프 당수는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정적의 정치적 생명을 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동영상을 공개한 NTV는 푸틴 대통령이 사장이나 다름없는 최대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경영하는 방송사다. 카샤노프 당수는 ‘반(反)푸틴 진영을 이끌어 가는 삼두마차’로 꼽혔던 야당 지도자다. 최근 1년 반 사이 삼두마차 중 2명이 제거됐다. 모스크바 시장에 출마했던 알렉세이 나발니는 2014년 초 횡령죄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는 지난해 2월 모스크바에서 괴한의 총격에 암살됐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선 다음번 암살 대상은 카샤노프 당수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그는 암살 대신 성관계 동영상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인격적으로 매장당할 위기에 빠졌다. 카샤노프 당수는 2000년 푸틴 정권 1기 때 총리를 맡아 2004년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유코스에 대한 정부 탄압을 비판한 죄로 ‘푸틴 패밀리’에서 축출돼 야당 인사로 변신했다. 2008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청원서의 서명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후보 등록을 원천 봉쇄했다. 카샤노프 당수의 애인 펠레바인은 극작가 겸 연기자로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다. 그는 무리한 진압으로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모스크바 인질극과 베슬란 인질극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다. 외신에 단골 출연해 유창한 영어로 푸틴 정권의 행태를 비판하는 그는 크렘린이 가장 미워하는 여자로 꼽힌다. 옛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활동했던 푸틴 대통령은 1996년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의 눈에 들어 대통령 총무실 부실장으로 임명된 뒤 정보기관 근무 과정에서 익힌 암살과 납치, 미인계 및 섹스 동영상을 통한 협박 등 온갖 수법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했다. 옐친 대통령 시절인 1999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유리 스쿠라토프는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서 두 명의 창녀와 목욕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국영TV를 통해 방영된 뒤 갑작스럽게 직무가 정지됐다. 그는 당시 대통령 측근을 포함한 고위층의 부패를 파헤치던 중이었다. 단 3년 만인 1999년 8월에 총리로 지명된 것도 옐친의 정적을 가차 없이 제거하는 데 능력을 발휘해 신임을 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살해된 인사도 많다. 주로 정치인과 언론인들이다. 2003년 4월 야당인 ‘자유러시아당’을 이끌던 세르게이 유셴코프가 자택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살해됐고, 영국 망명 뒤 반푸틴 활동을 벌였던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는 2013년 3월 영국 런던에서 독살됐다. 범죄 현장에 ‘꼬리’를 남기지 않아 암살범의 정체가 밝혀진 사례는 거의 없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큰 정적으로 꼽혔던 미하일 카시아노프 인민자유당 당수(59)가 애인과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이 2일 공개돼 러시아가 발칵 뒤집혔다. 러시아 방송사인 NTV는 이날 모스크바의 한 주택에서 카시아노프와 반(反)정부 활동가인 나탈리아 펠레펜(39)이 성관계를 하는 ‘몰카(몰래카메라)’ 영상을 40분 동안 내보냈다. 영상에는 두 남녀가 성관계 후 서로 껴안고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나온다. 영상이 공개되자 펠레펜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혀 자신이 몰카의 희생양임을 시인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4일 보도했다. 카시아노프는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정적의 정치적 생명을 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동영상을 공개한 NTV는 푸틴이 사장이나 다름없는 최대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이 경영하는 방송사다. 카시아노프는 ‘반(反)푸틴 진영을 이끌어가는 삼두마차’로 꼽혔던 야당 지도자다. 최근 1년 반 사이 삼두마차 중 2명이 제거됐다. 모스크바시장에 출마했던 알렉세이 나발니는 2014년 초 횡령죄로 3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는 지난해 2월 모스크바에서 괴한의 총격에 암살됐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선 다음번 암살 대상은 카시아노프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카시아노프는 암살 대신 성관계 동영상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인격적으로 매장 당할 위기에 빠지게 됐다. 카시아노프는 2000년 푸틴정권 1기 때 총리를 맡아 2004년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유코스에 대한 정부 탄압을 비판한 죄로 ‘푸틴 패밀리’에서 축출돼 야당 인사로 변신했다. 2008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청원서의 서명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후보 등록을 원천 봉쇄했다. 카시아노프의 애인 펠레펜은 극작가 겸 연기자로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다. 그는 무리한 진압으로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모스크바 인질극과 베슬란 인질극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다. 외신에 단골 출연해 유창한 영어로 푸틴정권의 행태를 비판하는 그는 크렘린이 가장 미워하는 여자로 꼽힌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카스피 해 남서부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군대가 2일 영토 분쟁지역에서 충돌해 양측 군인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교전은 옛 소련 시절부터 두 나라가 영토 분쟁을 벌이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시작됐다. 양측은 모두 상대편이 먼저 공격해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전은 3일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몇 개 고지대와 거주 지역을 점령했고 아르메니아 탱크 6대와 대포 15문을 파괴하고 군인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또 아제르바이잔 군인도 12명이 숨지고 공격용 헬기와 탱크를 1대씩 잃었다고 덧붙였다. 아르메니아 측도 자국 군인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은 1991년 말 소련 붕괴로 독립한 이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전면전을 벌였다. 그 결과 1994년 휴전 때까지 3만 명이 숨지고 100만 명이 피란했다. 이번 교전은 199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아르메니아는 면적(약 3만 km²)과 인구(약 300만 명)가 아제르바이잔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력한 보병력을 앞세워 1990년대 전쟁에서 4400km²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차지했다. 국제사회는 양국에 즉각 교전 중단과 협상을 호소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국방 및 외교장관이 양국에 전화해 교전 중단을 요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양국이 즉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카스피해 남서부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군대가 2일 영토 분쟁지역에서 충돌해 양측 군인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교전은 옛 소련 시절부터 두 나라가 영토 분쟁을 벌이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시작됐다. 양 측은 모두 상대편이 먼저 공격해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전은 3일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몇 개 고지대와 거주 지역을 점령했고 아르메니아 탱크 6대와 대포 15문을 파괴하고 군인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또 아제르바이잔 군인도 12명이 숨지고 공격용 헬기와 탱크를 1대씩 잃었다고 덧붙였다. 아르메니아측도 자국 군인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은 1991년 말 소련 붕괴로 독립한 이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전면전을 벌였다. 그 결과 1994년 휴전 때까지 3만 명이 숨지고 100만 명이 피난했다. 이번 교전은 199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아르메니아는 면적(약 3만㎢)과 인구(약 300만 명)가 아제르바이잔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력한 보병력을 앞세워 1990년대 전쟁에서 4400㎢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차지했다. 국제사회는 양국에 즉각 교전 중단과 협상을 호소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국방 및 외교장관이 양국에 전화해 교전 중단을 요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양국이 즉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애플의 도움 없이 총기 테러범이 사용하던 아이폰 5C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국익과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은 일단락됐지만 다음 달 1일 창립 40주년을 맞는 애플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아이폰 보안 체계가 뚫려 명성에 큰 흠집이 나게 됐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28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던 아이폰 잠금 해제 협조 강제 요청을 취하했다. 법무부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샌버너디노에서 14명을 사살한 범인인 사이드 파루크의 아이폰 정보에 접근했기 때문에 더 이상 애플의 협조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기술로 아이폰 잠금 해제에 성공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은 10번 이상 암호가 틀릴 경우 안에 있는 데이터가 삭제되도록 돼 있어 무한정 반복해 암호를 찾는 방식으론 해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는 2013년 FBI와 독점 서비스 계약을 맺은 이스라엘 전문 업체 ‘셀레브라이트’ 정도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아이폰 해킹에 휴대전화 플래시메모리를 복제해 암호를 추론하는 방식인 ‘낸드 미러링(NAND mirroring)’ 방식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 해킹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일본 아이치 현에 있는 선전자의 주가가 순식간에 14.32%나 폭등했다. 선전자는 2007년 셀레브라이트를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반면 보안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전 세계에 공개된 애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셀레브라이트는 세계 각국의 수사 당국과 군 당국을 고객으로 두고 있어 외국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애플이 보안 침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둘러 보완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을 포함한 일부 외신은 FBI가 이번에 발견한 아이폰5C의 보안 취약점을 애플에 알려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민의 보안에 구멍이 뚫린 이상 이번에는 FBI가 애플을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협조 거부로 단단히 화가 난 FBI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FBI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이고 이를 고지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이 급증하는 근로자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1년 185건에 불과했던 파업 횟수는 지난해 2726건으로 5년 만에 15배 가까이로 증가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28일 보도했다. 홍콩에 본부를 둔 노동 인권단체 ‘중국노동회보’는 올 1월에만 500건의 파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파업이 공산당 일당 독재까지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1월 광둥(廣東) 성 국영기업인 안광롄중강철공장 마당엔 어깨를 겯고 선 수백 명의 노동자가 부르는 우렁찬 노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들어라 혁명의 쟁쟁한 노래 소리를/전진, 전진 우리의 대오는 태양을 향한다/최후의 승리를 향해 전국의 해방을 향해.” 조선족 작곡가 정율성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작곡한 ‘팔로군행진가’(현 중국인민해방군가)는 오늘날 중국 노동자에게 투쟁의 노래로 애창되고 있다. 이들은 임금을 절반으로 삭감한다는 통보를 받고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기업 측은 결국 임금 삭감 유예를 발표했다. 이런 장면은 요즘 중국의 어디를 가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7% 미만으로 낮추면서 수많은 공장들이 노동자 해고와 임금 삭감, 노동환경 악화 등의 문제를 놓고 노동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중국 당국은 금속 건재 공업 분야를 중심으로 향후 2년 안에 국영기업 노동자 등 300만 명이 해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180만 명에 이르는 석탄과 금속 공업 노동자 해고 계획은 이미 발표됐다. 당국은 근로자들의 반발을 누르기 위해 154억 달러(약 18조 원)를 들여 해고자 복지에 쓰겠다고 밝혔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과격 행위로 전국적인 충격을 주기도 한다. 이로 인한 사회 불안은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올 1월 닝샤후이(寧夏回)족 자치구에선 해고를 당한 청년이 버스에 불을 질러 17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1989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유혈 사태와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까 봐 함부로 억누를 수도 없지만 마냥 두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1989년 폴란드에서 사회주의 정권을 무너뜨린 ‘폴란드자유노조연합’처럼 전국적인 노조가 생겨나는 상황은 중국 공산당에는 악몽이다.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세대는 공산당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중국 파업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히는 2010년 5월 광둥 성의 포산 시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파업을 주도한 탄궈청도 23세 청년이었다. 그가 비상벨을 누르며 “낮은 임금으로 일하지 말자”고 선동하자 1900명의 공장 근로자가 한마음으로 동조해 19일간 파업을 한 끝에 임금 인상을 얻어냈다. 당국은 성난 근로자들을 달래는 데 땀을 흘리고 있다. 이달 헤이룽장(黑龍江) 성에선 국영탄광 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10만 명의 노동자가 거리에 나오자 루하오(陸昊) 성장이 직접 이들 앞에 나서 설득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마야 왕 연구원은 “당국의 언론 통제 때문에 노동자들은 아직 전국적인 상황을 잘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연대감도 약하다”며 “하지만 앞으로 공산당을 반대하는 정치 세력과 결합돼 거대한 사회변혁 운동으로 번지는 것이야말로 중국 당국이 겁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애플의 도움 없이 총기 테러범이 사용하던 아이폰 5C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데 성공했다. 국익과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은 일단락됐지만 다음달 1일 창립 40주년을 맞는 애플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아이폰 보안체계가 뚫려 명성에 큰 흠집이 나게 됐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28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던 아이폰 잠금해제 협조 강제 요청을 취하했다. 법무부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샌버너디노에서 14명을 사살한 범인인 사에드 파룩의 아이폰 정보에 접근했기 때문에 더 이상 애플의 협조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기술로 아이폰 잠금 해제에 성공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은 10번 이상 암호가 틀릴 경우 안에 있는 데이터가 삭제되도록 돼 있어 무한정 반복해 암호를 찾는 방식으론 해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는 2013년 FBI와 독점서비스 계약을 맺은 이스라엘 전문 업체 ‘셀레브라이트’ 정도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아이폰 해킹에 휴대전화 플래시메모리를 복제해 암호를 추론하는 방식인 ‘낸드 미러링(NAND mirroring)’ 방식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 해킹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일본 아이치 현에 있는 썬전자의 주가가 순식간에 14.32%나 폭등했다. 썬전자는 2007년 셀레브라이트를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반면 보안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전 세계에 공개된 애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셀레브라이트는 세계 각국의 수사 당국과 군 당국을 고객으로 두고 있어 외국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애플이 보안 침투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둘러 보완책을 강구할 것”이라 전망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