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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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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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다우 4만 장중 돌파…873 거래일만에 1만 더한 “미국 경제의 힘”[뉴욕증시]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30개 종목 주가를 반영하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장중 처음으로 4만 선을 터치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20년 만에 가장 높은 5%대를 1년 째 유지하고 있음에도 견조한 기업 실적과 투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해져 기록을 세운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전날 미국 물가지표가 시장 전망치보다 소폭 약세를 보이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시장은 개장 직후 다우지수를 4만 포인트까지 끌어 올렸다. 2020년 11월 팬데믹 증시 열풍이 불었던 당시 3만 포인트를 넘어선 지 3년 6개월 만이자 873거래일 만이다. 미국 경제가 포스트 팬데믹 불확실성 파고를 넘어섰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다만 장 후반에 차익 매매실현 등 매도 물량이 나오며 오전 상승분을 반납, 전장 대비 38.62포인트(-0.1%) 내린 39,869.38에 마감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장보다 11.05포인트(-0.21%) 내린 5,297.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4.07포인트(-0.26%) 떨어진 16,698.32에 각각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 4만 포인트 돌파에는 실패했지만 대기업 중심이라 ‘몸이 무거운’ 다우지수가 비교적 빠른 시간안에 이정표를 돌파한 것은 미국 경제의 파워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우지수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30개 종목만 추적하는 지수다. 500개 기업을 포괄해 뉴욕증시 벤치마크로 불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와 더불어 뉴욕증시 3대 지수로 꼽힌다. 다우지수에 편입되는 것은 미국 기업의 대표가 됐다는 의미다. 애플이 다우지수에 편입된 것은 아이폰이 출시되고 8년이나 지난 2015년이었다. 반도체 업종 대표주로 인텔은 포함돼 있지만 최근 무섭게 성장한 엔비디아는 다우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상태다. 다우지수가 1만 선을 돌파한 것은 1993년 3월이다. 이후 2만 선을 넘은 2017년 12월까지 약 24년이 걸렸다. 하지만 두 배인 4만 선까지 7년, 3만에서 4만 포인트로 넘어서는데 3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몸이 무거울 수록 성장률이 더뎌지는 규칙에서 벗어나 ‘가속 성장’을 한 셈이다. 특히 3만에서 4만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붕괴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두 개의 전쟁 등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시기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때만해도 경기침체 전망이 더 높았고 다우 4만 돌파는 도달 불가능해 보이는 이정표였다”라고 평가했다. 4만 돌파까지 다우지수 산정 방식에서 가중치가 높은 골드만삭스가 가장 많은 포인트를 더했고, 3M이 가장 많이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 지표가 나오고, 미 경제 위축이 심각하지 않다면 미 증시 랠리는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리즈 앤 손더스는 WSJ에 “우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강세장을 맞고 있다”며 “채권과 주식이 잘되는 경우는 많지만, 금까지 잘되기 어려운데 이 모든 것은 강세의 징후”라고 평가했다. 반면 현재의 고금리 상황에서 대형주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평가도 있다. 머서 어드바이저의 최고 투자 책임자 돈 칼카그니는 “미국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에 대해 어느 정도 계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금리가 얼마나 높은지 고려할 때 논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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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되살아난 ‘9월 금리인하’ 기대감… 원-달러 환율, 24원 급락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 둔화로 미 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급락했다. 미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됨에 따라 미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1원 떨어진 1345.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3월 26일(1339.5원) 이후 최저치다. 주요 아시아국 통화들의 달러 대비 가치도 일제히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104.31로 하락했다. 104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초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미국 4월 CPI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되자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심리가 살아나면서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1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 상승해 처음으로 5,300을 돌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4%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0.88% 상승했다. 올 들어 S&P500 지수는 23번째, 다우지수는 18번째, 나스닥 지수는 8번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3월 뜨거웠던 인플레이션 지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시한 금리 인하의 조건인 둔화 조짐을 보이자 시장이 이를 반긴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앞서 금리 인하 조건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또는 고용시장 약화를 제시해 왔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전망치(0.4%)를 소폭 하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3.4% 오르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3.6%로 2021년 4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어 시장 전망치(0.4%)를 대폭 하회했다. 고물가가 지속되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표된 4월 신규 고용 역시 17만5000건으로 전망치(24만 건)를 크게 밑돌아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CPI 발표 직후 75%로 조사돼 전날(65%)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와 미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전해졌다. 코스피는 16일 0.83% 오른 2,753.00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1.46% 오른 2,770.27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2,773.46까지 뛰었다가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64억 원, 5939억 원을 순매수해 상승장을 주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0.95% 상승한 870.37에 마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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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살아난 ‘9월 금리인하’ 기대감…원-달러 환율, 24.1원 급락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 둔화로 미 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급락했다. 미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됨에 따라 미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1원 떨어진 1345.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3월 26일(1339.5원) 이후 최저치다. 주요 아시아국 통화들의 달러 대비 가치도 일제히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104.31로 하락했다. 104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초 이후 한 달여 만이다.미국 4월 CPI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되자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심리가 살아나면서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1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 상승해 처음으로 5,300을 돌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4%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0.88% 상승했다. 올 들어 S&P500 지수는 23번째, 다우지수는 18번째, 나스닥 지수는 8번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3월 뜨거웠던 인플레이션 지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시한 금리 인하의 조건인 둔화 조짐을 보이자 시장이 이를 반긴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앞서 금리 인하 조건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또는 고용시장 약화를 제시해 왔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전망치(0.4%)를 소폭 하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3.4% 오르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3.6%로 2021년 4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이날 발표된 미국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어 시장 전망치(0.4%)를 대폭 하회했다. 고물가가 지속되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표된 4월 신규 고용 역시 17만5000건으로 전망치(24만 건)를 크게 밑돌아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높였다.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CPI 발표 직후 75%로 조사돼 전날(65%)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와 미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다.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전해졌다. 코스피는 16일 0.83% 오른 2,753.00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1.46% 오른 2,770.27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2,773.46까지 뛰었다가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64억 원, 5939억 원을 순매수해 상승장을 주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0.95% 상승한 870.37에 마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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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4월 인플레 약세에 뉴욕 3대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 경신…“9월 금리 인하 기대”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보다 약세를 보이자 미 뉴욕증시 3대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날았다. 1~3월 연속 뜨거운 인플레이션 지표에 마음을 졸이던 시장이 4월 CPI를 반기며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 상승해 처음으로 5300을 돌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0.88% 상승한 39,908.00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S&P 500 지수는 23번째, 다우 지수는 18번째, 나스닥 지수는 8번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이 기다려 온 ‘뜨겁지 않은 물가 지표’에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증시 랠리가 펼쳐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미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대비 3.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이자 3월의 3.5%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대비 0.3%, 전년 대비 3.6%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4월 CPI는 전월처럼 주거비와 휘발유 품목이 상승률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에너지지수는 득히 한 달 동안 1.1% 올라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중고차 및 트럭, 가정용 가구 가격은 전월 대비 하락해 상품 물가는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이날 발표된 미국 소매 판매도 전월 대비 변동이 없어 시장 전망치(0.4%)를 대폭 하회했다. 소비자들이 고물가 속에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 된다. 앞서 지난주 고용 둔화 지표가 나와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바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4월28~5월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3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 전망치(21만 건)보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높아진 것이다. 4월 신규고용도 17만5000건으로 전망치(24만)을 크게 밑돌아 시장은 인플레이션 하락 요인으로 보고 최근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에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 4월 CPI 발표 이후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5%, 9월 인하 가능성은 75%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전날까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5% 수준이었다. 브라이언 닉 매크로 인스티튜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정말 4월 CPI 보고서가 약세를 보이길 원했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해 성장성이 높은 많은 기업들이 금리 하락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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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 아인슈타인 “증시 파티 룰 모른채 투자 말라”

    “사진 한 번 찍을 수 있을까요?” 지난달 찾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낯익은 얼굴이 나타나자 객장을 찾은 개장 행사 참석자들이 일제히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는 외모 때문에 ‘월가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40년 트레이더 피터 터크먼 씨(67)다. 주가 등락에 따른 ‘오늘의 월가’ 분위기를 표정에 고스란히 담아내 전 세계 언론에 사진이 가장 많이 실린 월가 인사로 꼽힌다. 터크먼 씨는 1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물가 걱정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이번 주 미 소비자물가(CPI)가 실망스럽게 나오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되살아날 수 있다”면서도 “직감으론 지표만 좋으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한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전쟁을 다이어트와 비교하며 “목표 물가 상승률을 앞두고 마지막 1%포인트 떨어뜨리는 게 매우 힘든 과정”이라고 내다봤다. 터크먼 씨가 월가에 입문한 것은 28세였던 1985년이다. 거래소에 컴퓨터가 없던 시절, 고함치며 주식을 거래하던 트레이더 사이에서 전보를 작성하는 ‘텔레타이피스트’였다. 그는 “처음 발을 디딘 순간 거래소의 아드레날린을 느꼈다. 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임을 알았다”면서 “지금도 좋아하는 일이다. 아마도 죽어야 NYSE를 떠날 것”이라며 웃었다. 40년 동안 숱한 시장의 위기도 봐 왔다. 그는 “내가 겪은 진짜 위기는 4차례였다”면서 “1987년 블랙 먼데이, 2000년 닷컴 버블, 2007년 금융위기,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고 말했다. 1987년 10월 19일, 다우지수가 하루에 22.9% 폭락했던 그날, 트레이더를 돕는 직원이었던 그는 “많은 회사가 하루에 파산했다”고 회상했다. 터크먼 씨가 ‘월가의 얼굴’이 된 것은 2007년 금융위기 무렵이었다. 당시 증시 폭락에 낙담한 그의 얼굴이 한 언론에 실렸고, 이후 급등락이 있을 때마다 외신들은 그의 표정을 담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는 “얼굴이 알려진 덕에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투자자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팬데믹에 풀린 돈과 로빈후드와 같은 주식거래 테크놀로지의 등장은 4000만, 5000만 투자자에게 보낸 ‘증시 파티’ 초대장이었다”며 “문제는 파티의 룰을 모르고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나 유행(hype)에 휘둘리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심리에 휩싸여 투자하지 말라는 조언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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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4월 CPI 시장 전망 하회…“9월 금리 인하 기대감↑”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전망치(0.4%)를 하회했다. 미국 소매판매는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 올들어 뜨거운 인플레이션 지표 속에 오랜만에 나온 둔화 시그널에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대비 3.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이자 3월의 3.5%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대비 0.3%, 전년 대비 3.6%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4월 CPI는 전월처럼 주거비와 휘발유 품목이 상승률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에너지지수는 득히 한 달 동안 1.1% 올라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중고차 및 트럭, 가정용 가구 가격은 전월 대비 하락해 상품 물가는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매 판매도 전월 대비 변동이 없어 시장 전망치(0.4%)를 대폭 하회했다. 소비자들이 고물가 속에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 된다. 앞서 지난주 고용 둔화 지표가 나와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바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4월28~5월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3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 전망치(21만 건)보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높아진 것이다. 4월 신규고용도 17만5000건으로 전망치(24만)을 크게 밑돌아 시장은 인플레이션 하락 요인으로 보고 최근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이 기다려 온 ‘뜨겁지 않은 물가 지표’에 증시는 발표 직후 선물 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에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 4월 CPI 발표 직후 7월 인하 가능성은 35%, 9월 인하 가능성은 75% 정도로 전날 65%보다 높아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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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의 아인슈타인’ 터크먼 “한국 젊은이여, 포모에 투자 말라”

    “사진 한 번 찍을 수 있을까요?” 지난달 찾은 미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낯익은 얼굴이 나타나자 객장을 찾은 개장 행사 참석자들이 일제히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는 ‘월가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40년 플로어 트레이더 피터 터크먼(67)이었다. 미국 증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봤을 법한 ‘표정부자’다. 주가에 따라 낙담,좌절, 흥분을 표정에 담아 월가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혀 언론에 실린 트레이더로 꼽힌다. 현장에서 마주친 터크먼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13일(현지시간) NYSE 앞에서 다시 만났다. 노란색 후드티, 스니커즈 차림의 터크먼 씨는 테크업계 엔지니어 느낌이었다. ●“다이어트 마지막 2kg 못빼듯…인플레 잡기 난항”“오늘은 게임스탑이 아침부터 난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가 추가 긴축을 언급했네요.”이날은 ‘밈 주식’인 게임스탑이 75% 오른 날이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다 “이번주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실망스럽게 나오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살아날 수 있다. 내 직감으론 (물가) 지표만 좋으면 연준이 한번 혹은 두 번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 같느냐’고 묻자 고개를 흔들었다. 이어 “나는 주가 예측에 대해서도 절대 조언하지 않는다. 시장은 하루에도 한 순간에 바뀔 수 있고 내가 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개의 전쟁이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약간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선도 있다”며 요즘과 같은 시장은 40년 베테랑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쟁을 다이어트에 비유하기도 했다. 터크먼 씨는 “35파운드(16kg)를 감량하기로 결심하고 키토와 같은 엄격한 식이요법으로 30파운드(14kg)는 쉽게 뺄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5파운드(2kg) 감량은 매우 어렵다”며 “물가상승률을 마지막 1%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은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공지능(AI)와 관련해선 버블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가 아인슈타인을 닮았다고들 하지만 그만큼 똑똑하지 않아 월가에서 가장 뛰어난 애널리스트들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웃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등 기업들은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고, 내년이면 집에 로봇을 들이는 시대가 올 것이다. AI는 실제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고, 거품이 아닌 진짜다”라고 강조했다. ●1985년 월가에…“위기 4번 겪어”터먼 씨가 월가에 입문한 것은 28세였던 1985년이다. 거래소에 컴퓨터가 없던 시절 트레이더들이 종이를 들고 서로 고함을 지르며 주식을 거래하던 시기다. 소리 치는 트레이더 사이에서 전보를 작성하는 ‘텔레타이피스트’로 시작했다. 메사추세츠 대학에서 경제학과 농업을 전공한 그는 졸업후 뉴욕에서 레코드 가게를 운영해봤지만 딱히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뭘 해야할지 모르던 그에게 결국 당시 성공한 의사였던 아버지가 월가에서 브로커리지를 운영하던 환자에게 아들의 일거리를 부탁한 것이다. 터크먼 씨는 “처음 발을 디딘 순간 거래소의 아드레날린을 느꼈다. 이 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40년 동안 숱한 시장의 위기도 봐 왔다. 그는 “주가는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에 늘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내가 위기라고 붙이는 것은 딱 4 번뿐이다. 1987년 검은 월요일, 2000년 닷컴 버블, 2007년 금융위기, 그리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라고 설명했다. 1987년 10월 19일, 다우지수가 하루에 22.9% 폭락했던 당시 트레이더를 지원하는 사원이었던 그는 “그날 많은 회사가 파산했다. 트레이더드의 스트레스와 고뇌 를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2007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무렵에는 트레이더로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계좌에 돈이 마르고 고객도 잃었다. 주식거래 시스템이 점점 컴퓨터로 대체되며 ‘올드스쿨’이 적응하기 어려운 장이 펼쳐졌다. 하지만 활발히 거래를 하는 ‘척’ 하며 매일 NYSE로 출근했다. 그는 “어렵다고 이불 속에 있으면 절대 기회가 오지 않는다”며 “내가 잘하는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니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연히 출근 길에 마침 브로커를 구하고 있던 월가 인사를 만나 의기투합해 새로운 거래 모델을 도입하는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기회가 온 것이다. 유대인인 터먼 씨는 “나치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부모님으로부터 ‘늘 살아남아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았다. 살아남아 우리의 이야기를 후대에 전하라고 하셨다”며 “이를 위해선 아무리 하기 싫고 힘들어도 늘 해야할 일과 장소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내를 잃었다는 그는 “어머니날인 어제는 내 인생 최악의 날이었다. 나의 어머니도 돌아가셨고, 자녀들은 어머니가 없는 첫 어머니날이었다”며 “하지만 고통스럽다고 멈추면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젊은이들이여, 포모에 투자말라”그가 세계 각국 신문에 등장하는 ‘월가의 얼굴’이 된 것도 금융위기 무렵이었다. 2007년 증시폭락에 낙담한 얼굴이 뉴욕데일리 1면에 실리며 화제가 됐다. ‘표정부자’인 덕에 거의 모든 언론사가 그의 표정을 통해 롤러코스터 증시를 담았다. 처음 월가에 입문할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얼굴이 알려진 덕에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쁨을 줄 수 있었어요. 사실 삶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40년 동안 월가도 많이 변했다. 1980년대 NYSE 플로어에서 일하던 트레이더는 약 1300여 명이었지만 현재는 300여 명으로 줄었다. 아무도 서로 고함치며 거래하지 않는다. 현장에서도 각자의 컴퓨터를 통해 주식을 거래한다. 그럼에도 그는 현장에서 사람을 통하는 중개의 중요성을 믿고 있다. ‘언제까지 NYSE 플로어에 있을 것인지’를 묻자 “아마도 내가 죽어야 NYSE를 떠날 것”이라며 웃었다. 터먼 씨는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고, 적응하며 새로운 ‘직업’을 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로, 월가 스타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와 함께하는 팟캐스트도 진행자로, 트레이딩 아카데미 ‘선생님’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한국의 젊은 투자자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팬데믹에 풀린 돈과 로빈후드와 같은 주식거래 테크놀로지의 등장은 4, 5000만 투자자에게 보낸  ‘증시 파티’ 초대장이었다”며 “문제는 파티의 룰을 모르고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나 유행(hype)에 휘둘리는 이들이 많다. 꼭 규칙이 적힌 ‘플레이북’을 먼저 공부하라고 싶다”고 했다. 특히 감정에 휩싸여 포모에 투자하지 말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물건에 돈을 쓰느니 주식을 사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요즘은 무엇이든 사는데 열중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의 주주가 될 생각을 해보라”며 “스타벅스 커피가 좋으면 커피를덜 마시고, 아이폰이 좋다면 신제품 대신 애플 주식을 사보라”고 조언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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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PPI 전망 상회에도 파월 “뜨거운 지표는 아냐” …나스닥 역대 최고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 기준금리 인하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며 현 고금리를 장기화할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하지만 물가 둔화에 대한 기대를 표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차단해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스닥지수는 테크 기업 실적 상승세가 더해져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14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1분기(1~3월) 미 인플레이션 둔화가 더뎌진 것을 언급하며 “순탄한 여정이 될 것이라 예상하진 않았지만 (1분기 인플레이션은) 예상했던 것보다 높았다”며 “이는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제한적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2%로 낮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달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과 대동소이했다.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달랐던 것은 파월 의장이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대해 다소 긍정적 평가를 했다는 점이었다. 이날 미 노동부는 4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0.3%)를 웃도는 수치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나는 그것을 뜨겁다기보다는 (좋고 나쁜 소식이 뒤섞인) 혼합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직전월이 3월 PPI 전월 대비 상승률이 0.1% 하락으로 조정된 것은 인플레이션에 좋은 신호라고 평가한 것이다. 이어 “우리가 가진 데이터에 따르면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4월 PPI에 대한 비교적 긍정적 평가와 금리 인상 가능성 차단에 따라 나스닥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22.94포인트(0.75%) 상승한 1만6511.18로 종가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를 기다림에 따라 시장은 15일(현지시간)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4월 CPI가 전월대비 0.4%, 전년대비 3.4% 오를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3.6%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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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저격수로 나선 옛 ‘해결사’ 코언 “그가 여성표 걱정해… 입막음 돈 건넸다”

    “그는 (성추문이 폭로되면) 여성 유권자들이 자기를 미워할 거라 여겼다. (2016년) 대선 캠페인에 ‘재앙을 초래할(catastrophic)’ 가능성을 걱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해결사(fixer)’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 전 개인변호사(57)가 13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서 한 발언이다. 코언은 지난달 15일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형사재판에서 2016년 성추문을 폭로하려던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함께 핵심 증인으로 꼽혀 왔다. 그는 한때 “트럼프를 위해 총알도 맞을 수 있다”던 최측근으로, 당시 대니얼스에게 직접 돈을 건넨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방검찰에 기소돼 복역하며 관계가 틀어졌고, 이후 회고록 ‘불충(Disroyal)’ ‘복수(Revenge)’ 등을 펴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해 왔다. 이날 코언은 법정에서 자신이 녹음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육성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육성 파일에서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 150(thousand 단위 생략·15만 달러·약 2억 원)이면 되느냐”라고 했다. 코언은 이에 따라 은행에서 담보 대출을 받아 대니얼스 측에 13만 달러를 보냈고, 선거 뒤에 이를 변제받았다고 설명했다. 코언은 “보스(boss)를 위해 자주 거짓말을 했다”며 “내 머릿속엔 임무를 완수해 그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그가 앉은 증인석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자리와 가까워졌지만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걱정한 대로 2020년 대선에서도 그는 여성 표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크게 밀렸다. 이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합주 6곳의 여성 응답자 32%만이 당시 트럼프를 뽑았다고 답했고, 45%는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2024년 대선이 오늘이라면 누구를 뽑겠는가’란 질문엔 여성 응답자의 3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아 바이든 대통령(36%)보다 2%포인트 낮을 뿐이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2016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흑인 여성들이 바뀌고 있다”며 “그들은 현재 물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전했다. 2020년 대선 때와 전선이 다르게 형성됐다는 얘기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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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제무역위 “中전기차 관세 20% 올리면 韓 수출 10% 늘것”

    미국이 이르면 14일(현지 시간) 중국산(産) 전기차와 배터리 등 핵심 전략 분야에 부과하는 초강력 관세가 한국 자동차 수출에는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산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제조 비용 상승을 이끌어 한국 전기차 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 ‘무역 정책 전환이 전기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서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다수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 한국은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며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USITC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올린 뒤 유럽연합(EU) 및 아시아 국가가 이를 따라가 평균 관세가 20% 오른다면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60%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13.6%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10.0%)과 EU(7.8%), 일본(4.6%) 역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증가로 인해 자동차 생산량도 한국(7.5%)과 미국(6.5%), EU(7.8%), 일본(4.6%) 모두 증가한다. 반면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오히려 중국 전기차 제조사에 유리할 수 있다. 중국산 부품을 수입하는 나라들은 제조 비용 증가로 완성차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중국 제조사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등이 중국 전기차 부품에도 관세를 20% 올리면 한국 전기차 생산량은 4.1% 줄 것으로 추산됐다. 앞선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 정부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4배가량 높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대로라면 미국의 기존 수입차 관세 2.5%를 합쳐 중국 전기차에는 102.5%의 관세율이 적용된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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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전기차 관세 부과시 韓수출 호재지만… 부품 관세엔 타격

    미국이 이르면 14일(현지 시간)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광물 등 핵심 전략 분야에 부과하는 초강력 관세가 결국 한국 자동차 수출에 호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중국산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오히려 가격 상승을 이끌어 한국 전기차 시장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 ‘무역 정책 전환이 전기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서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다수 국가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 한국은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며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USITC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올린 뒤 유럽연합(EU) 및 아시아 등이 이를 따라가 평균 관세가 20% 올라가면,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60%가량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결국 미국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13.6%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10.0%)과 EU(7.8%), 일본(4.6%) 역시 반사 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또한 수출 증가로 인해 자동차 생산량 역시 한국(7.5%)과 미국(6.5%), EU(7.8%), 일본(4.6%) 모두 늘어나게 된다.하지만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같은 기준으로 미국 등이 중국 전기차 부품에 대해 관세를 20% 올리면, 한국 전기차 생산량은 4.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부품의 수입가가 비싸지면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 중국 완성차 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앞선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4배 가량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대로라면 미국의 기존 수입자동차 관세 2.5%를 합치면 102.5%의 관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핵심 전략 부문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전지 등이 해당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부과된 3000억 달러(약 410조 원) 규모의 관세에 대해 검토한 결과로 나왔다. 슈퍼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을 일삼는 국가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이다.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고강도 관세 부과 정책에 나서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년 전 진작에 나서야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관세를 피해가려고 할 것”이라며 “나는 멕시코 공장에서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200%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미국에서 중국 전기차에 대한 대응은 초당적인 합의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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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싸도 너무 싸” 中전기차 관세 25%→100%로… 中, 보복 시사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4배인 10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에 미국, 한국, 독일 등 주요 자동차 제조국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먼저 무역장벽 높이기에 시동을 건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4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14일 예정된 대중 관세 발표에서 전기차 외 중국산 광물, 배터리,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 상향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에 대해 수년간 검토한 뒤 내놓는 조정안이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崛起)’가 6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더 확실한 견제책을 내놓으려는 의지로 보인다. ● 싸도 너무 싸다… 머스크도 경고 사실 중국 전기차는 아직 미국에 진출도 못 한 상태다.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수입차에 대한 관세 2.5%에 더해 중국 전기차에는 관세 25%가 별도로 붙기 때문이다. 2022년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중국에서 제조된 전기차뿐 아니라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약 1020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도 못 받는다. 하지만 중국이 파격적 저가 전기차 생산에 나서자 미 자동차 업계 내 경고음이 커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중국 BYD의 소형 전기차 ‘시걸’의 가격은 1만 달러(약 1370만 원) 안팎이다. 반면 미국에서 가격대가 낮은 축인 제너럴모터스(GM)의 소형 전기차 ‘셰보레 볼트’는 7500달러 세액공제를 받아도 2만 달러(약 2740만 원)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월 실적 발표에서 “(중국과) 무역장벽을 세우지 않으면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무너뜨릴 것(demolish)”이라고 말했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루스 타바르스 CEO도 중국 저가 전기차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내수 부진 속에 전기차 수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미 산업계 우려를 키웠다. 웬디 커틀러 전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관세 인상과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바이든 행정부는 미 자동차 산업이 중국 공세에 사실상 멸종된 태양광 산업과 같은 운명을 겪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중국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과 같은 고율 관세 정책을 검토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美 대선 앞 무역전쟁 확대 예고 미국은 특히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시간주 등 경합주 표심을 고려해 중국과 전기차 무역전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중국 철강에 대한 고강도 관세를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내가 11월 대선에서 패배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이 ‘피바다’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국의 무관세 적용을 받는 멕시코에서 제조되는 중국산 전기차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 대한 대응에서만큼은 초당적 움직임인 셈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 폐기’를 공약했지만 재집권하더라도 IRA에 따른 보조금 정책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IRA로 이미 미국인 10만 명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다. 이런 규칙은 수정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보복’을 시사하며 반발했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중국은 자국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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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론 머스크도 화났다… “中전기차 방치하면 다 죽는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産)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4배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에 미국, 한국, 독일 등 각국 자동차 제조국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먼저 무역장벽 높이기에 시동을 건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4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14일 예정된 대중 관세 발표에서 전기차 외에도 중국산 광물, 배터리,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 상향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에 대해 수년 간 검토한 뒤 내놓는 조정안이다. 6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위협으로 부상한 중국의 ‘전기차 굴기’에 더 확실한 견제책을 내놓으려는 의지로 보인다. ● 싸도 너무 싸다…머스크도 경고 사실 중국 전기차는 아직 미국에 진출도 못한 상태다.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수입차에 대한 관세 2.5%에 더해 중국 전기차에는 관세 25%가 별도로 붙기 때문이다. 2022년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뿐 아니라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에서도 배제됐다. 하지만 중국이 파격적 저가 전기차 생산에 나서자 미 자동차 업계 내 경고음이 커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중국 BYD의 소형 전기차 ‘씨걸’의 가격은 1만 달러(1370만 원) 안팎이다. 반면 미국에서 가격대가 낮은 축인 제너럴모터스(GM)의 소형 전기차 ‘셰보레 볼트’는 7500달러 세액공제를 받아도 약 2만 달러(2740만 원) 수준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월 실적발표에서 “(중국과) 무역장벽을 세우지 않으면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무너뜨릴 것(demolish)”이라고 말했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도 중국 저가 전기차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관세 인상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미 자동차 산업이 중국 공세에 사실상 멸종된 태양광 산업과 같은 운명을 겪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대선에 무역전쟁 확대 예고 중국이 내수 부진 속에 전기차 수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미 산업계 우려를 키웠다. 제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초 중국을 찾아 “(중국의) 과잉생산이 세계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있다”라고 언급하는 등 중국발 저가 공세를 경고해 왔다. 유럽연합(EU)도 중국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처럼 고율 관세 정책을 검토하며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국은 특히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시건주 등 경합주 표심을 고려해 중국과 전기차 무역 전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니아주에서 중국 철강에 대한 고강도 관세를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내가 11월 대선에서 패배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이 ‘피바다’에 직면할 것”이라며 관세를 우회해 멕시코에서 제조되는 중국산 전기차에는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 대한 대응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 초당적 움직임인 셈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IRA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IRA로 이미 미국인 10만 명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다. 이런 규칙은 매우 복잡하며 수정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법은 어떤 상황에서도 충실하게 시행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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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은 금리 인하로 피벗…“환율이냐 경제냐 어려운 갈림길”

    스웨덴 중앙은행이 8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스위스에 이어 선진국에서 단행된 두 번째 금리 인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움직인 후에 금리를 내리던 전통을 깬 사례다. 유럽이 통화가치 절하 우려에도 경기 부양을 택하며 인하로 방향을 튼 것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에서 3.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에릭 테딘 릭스방크 총재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하락했다고 충분히 확신한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밝혔다. 앞서 스위스, 체코, 헝가리도 금리를 내렸고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인하 시그널을 보낸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이 연준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통화정책을 완화한 것은 21세기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이 고집스런 인플레이션 속에 아직 인하시점에 대한 가이던스를 주지 못하고 있는 사이 유럽은 더 기다리면 자칫 경착륙이 올 수 있다고 보고 피벗(정책전환)을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면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고, 달러 가치가 상승해 각국 통화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웨덴의 테딘 총재도 자국 코로나화 추가 약세로 인한 수입 인플레이션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강세 등이 추후 자국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의 결정으로 이날 크로나화는 달러대비 0.4%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국 통화가치 평가 절하라는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경제 부양을 택하는 것”이라며 “유럽이 미국과 다른 길을 가려는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 했다. 미국의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이 오락가락 하는 사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환율과 자국 경제 중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고민에 빠진 상태다. 최근 미국 고용 둔화 지표 둔화로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았던 시장은 연준 내 매파들의 강경한 입장에 미래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에 이어 이날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 선물투자로 연준 정책경로를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아직 9월까지 금리가 내릴 가능성을 약 65%로 평가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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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처럼… 166년 CS 몰락 부른 한국계 빌황 재판 시작

    166년 역사를 지닌 스위스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몰락을 부른 이. 그 스스로도 일주일 만에 재산 360억 달러(약 50조 원)를 날린 사람. 2021년 미국 월가를 충격에 빠뜨렸던 ‘아케고스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인 한국계 투자자 빌 황(한국명 황성국·60·사진) 씨의 재판이 뉴욕 맨해튼 남부연방법원에서 8일 시작됐다. 뉴욕 남부지검이 2022년 4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그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한 지 2년 만이다. 미 CNN방송 등은 일제히 황 씨의 재판 소식을 빠르게 전하며 미스터리했던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를 되짚어보는 분석들을 쏟아냈다. 황 씨의 도박에 가까운 파생상품 거래로 아케고스는 파산했으며,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총 1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55억 달러를 잃은 CS는 결국 다시 일어서지 못한 채 지난해 UBS에 합병됐다. 황 씨는 여러모로 월가의 전형적인 투자자와 달랐다. 그는 고교 3학년이던 1982년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이민을 왔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1990년 현대증권 뉴욕법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거물 투자자 줄리언 로버트슨(1932∼2022)의 눈에 들며 월가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사실상 한국계 최초로 월가 ‘인사이더’ 그룹에 들어간 셈이다. 황 씨는 여러 은행에서 거액의 돈을 빌려 특정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해당 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자신이 돈을 벌고,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은행이 차액 충당을 요구(마진콜)하는 스와프 계약을 문어발식으로 벌인 것이다. 궁금증은 ‘그가 왜 이런 도박에 가까운 대범한 투자를 감행했는가’이다. 2012년 내부자 거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고발당한 적은 있으나 노련한 투자자로 인정받던 인물이었다. 이날 재판에서 황 씨의 사기 동기에 대한 판사의 질문에 검사 역시 분명한 답을 하지 못했다. 그는 사치를 즐기지도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투자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평소에도 뉴저지주에 있는 소형주택에 머물며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저렴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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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맨해튼에 22m 한글벽 설치…“메시지 보내주세요”

    미 뉴욕 맨해튼에 22m 높이의 ‘한글 벽’이 세워진다. 세계에서 보낸 1000 여개 한글 메시지가 벽 전체를 수놓는 세계 최대 한글 공공미술이 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한국문화원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와 손잡고 올해 새롭개 문을 연 신청사의 세로 22m, 가로 8m 크기 벽에 한글 벽을 만든다고 밝혔다. 5월 한 달 동안 한글 벽 캠페인 웹사이트에 각지에서 한글 메시지를 보내면 이중 1000개 작품을 선정해 9월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각 개인이 웹사이트를 통해 메시지와 색 디자인을 골라 맞춤형 한글작품을 만들 수 있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깔 수도 있다.강 작가는 이날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글벽은 ‘한글’을 통해 세계인의 생각을 담은 집단 지성이자 문화혁명이 될 것”이라며 “일록트로닉 비빔밥과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글 벽 캠페인 웹사이트에는 이미 미국 한국 태국 유럽 등 각지에서 1300여 명이 참여해 메시지를 남긴 상태다. 영화배우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이하늬, 한지민 등도 메시지를 적어 올렸다. 배우 이병헌은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이하늬는 “조급함이 다망친다 천천히 숨쉬고 넌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디자인해 올렸다. 주요 기업들도 한글벽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힘을 보탰다. LG전자는 약 6개월여간 한글벽 캠페인 웹사이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뉴욕을 거점으로 한 뷰티업계 기업인 키스(KISS) 그룹, 해운물류 컨설팅 전문업체 싸이버로지텍, 사회활동 지원 양현재단이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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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몰락 부른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은 누구?

    166년 스위스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몰락을 부르고, 그 자신도 일주일 만에 재산 360억 달러(50조 원)를 날린 남자. 2021년 미 월가를 충격에 빠뜨린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의 주인공 한국계 투자자 빌 황(60·한국명 황성국)의 재판이 미 뉴욕 맨해튼 남부지법에서 8일(현지시간) 열린다. 뉴욕남부지검이 2022년 4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그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한지 2년 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나 블룸버그통신, CNN 등 외신은 일제히 황 씨의 재판 소식을 전하며 미스터리 같았던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를 되짚어보는 분석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황 씨의 도박에 가까운 파생상품 거래로 아케고스는 파산, 은행들은 총 100억 달러(14조 원) 손실을 입었으며 이중 절반인 55억 달러(7조5000억 원) 손실을 본 CS는 결국 지난해 UBS에 합병됐다. 미 검찰은 황씨가 금융회사들에 속여 거액의 돈을 빌리고, 이 돈으로 특정 주식을 집중 매입하도록 해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빌 황의 도박에 가까운 대범한 투자와 드라마틱한 손실, 월가의 전형적 투자자와 다른 면모 때문에 그의 사건은 특히 주목을 받아 왔다. 황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82년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대다. 미 UCLA와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1990년 현대증권 뉴욕 법인에서 업무를 시작하다 거물 투자자 줄리언 로버트슨의 눈에 들면서 월가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사실상 한국계 최초의 월가 ‘인사이더’ 그룹에 든 셈이다. 승승장구하다 2012년 내부자거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고발을 당한 뒤 조용히 지내던 황 씨는 개인 투자펀드나 다름 없는 가족운용회사(패밀리오피스) 아케고스로 돌아왔다 더 큰 사고를 치게 된다. 은행돈을 끌어 매수한 특정 종목 주가가 오르면 황 씨가 돈을 벌고,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은행이 마진콜을 통해 차액 충당을 요구하는 ‘스왑’ 계약을 여러 은행에 문어발식으로 벌인 것이다. 결국 주가 하락기에 몰려오는 마진콜을 감당 못해 아케고스는 파산하고 은행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 거래는 은행이 주식을 소유하는 형태이고, 아케고스는 고객돈이 아닌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패밀리오피스라 규제가 느슨해 각 은행도 규제당국도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 문제를 감지한 골드만삭스가 가장 먼저 마진콜 후 매물을 던지며 이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졌다. 주가가 폭락한 뒤에 보유 매물을 던진 CS는 이 손실로 계속해서 휘청거리다 글로벌 긴축 파고와 시장의 불신을 넘지 못했다. 노련한 투자자가 왜 이런 도박을 감행했나. 월가의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다. FT는 판사가 황 씨도 빈털터리가 됐는데 ‘사기’의 동기는 무엇인지 물었지만 검찰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황 씨는 다른 투자자들처럼 사치를 즐긴 것도 아니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신앙을 전하기 위해 투자를 한다고 믿어왔다고 한다. 뉴저지주 소박한 자택에서 코스트코에서 산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곤 했다는 것이다. 또 그가 설립한 기독교 재단에는 예수의 피로 죄에 물든 뉴욕을 씻어내는 작품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 씨가 꿈에 본 비전을 제작해 달라며 2016년 유명 아티스트인 박승모 작가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황 씨의 재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법원인 점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담당 판사 앨빈 헬러스타인(90)은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 재판을 연방법원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던 판사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도 이 법원 옆 연방법원에서 25년 징역을 선고받았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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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 기대감 회복에 코스피 2.16% 상승

    미국 고용시장 둔화 소식과 잇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신호)적인 발언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6% 오른 2,734.36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2,700 선을 넘어선 건 지난달 11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4.77% 오른 8만1300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16일 이후 다시 ‘8만 전자’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도 3.70% 올라 1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앞서 3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4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17만5000건에 그쳐 시장 전망치(24만 명)를 크게 하회했다.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이어 미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시 상승 랠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이 연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6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대담에서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올해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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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패션 최대 행사 ‘메트 갈라’… 제니 등 K팝 아이돌 등장에 환호

    평소에도 인파가 끊이지 않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Met)이 6일 앞 계단에 거대한 레드 카펫이 깔리며 화려한 축제(Gala)의 장으로 변신했다.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행사 중 하나인 ‘메트 갈라’가 개최되며 수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들었다.이날 레드 카펫엔 세계적인 스타들이 한데 모였다. 배우 제니퍼 로페즈와 젠다야, 가수 두아 리파는 물론 K-팝 아이돌인 블랙핑크 제니와 스트레이키즈 등도 등장해 큰 환호를 받았다. 멀리서라도 스타를 보려는 이들과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 등으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메트 갈라는 1948년부터 해마다 5월에 열리는 메트 미술관의 모금 행사다. 초기엔 단순한 모금 파티였으나 1973년부터 패션지 보그의 편집장이 진행 의장을 맡으며 색깔이 달라졌다. 특히 유명인들이 편집장이 정한 주제에 맞춰 독특한 의상을 입으며 화제를 모았다.톱스타나 재계 거물 등 약 450명만 초대받는 메트 갈라는 내부 상황을 철저히 비밀에 붙이는 걸로도 유명하다. 입장 티켓 가격도 엄청나다. 전설적인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의장을 맡았던 1995년엔 1000달러였으나 지금은 7만5000달러가량(약 1억 원)으로 뛰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메트 갈라는 하루 모금액이 약 2200만 달러였다”고 전했다.올해 주제는 영국 작가 J.G. 발라드의 소설 ‘시간의 정원’과 이달 말 공개될 메트의 의상 전시 ‘잠자는 숲속의 미녀: 다시 깨어난 패션.’ 참석자들은 이에 맞춰 정원과 동화의 느낌을 살린 화려한 꽃장식을 패션 아이템으로 갖춘 이들이 많았다.시대적 주류인 인공지능(AI)의 도입도 눈길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메트 갈라에 1930년대 뉴욕 사교계 유명인사인 나탈리 포터 여사의 ‘인격’을 가진 챗GPT를 선보였다. 미 의회에서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통과되며 논란의 중심에 선 틱톡의 추쇼우즈 최고경영자(CEO)도 명예의장으로 등장해 주목받았다.한편 메트 미술관 인근에선 중동전쟁 반대 시위대가 행사장 쪽으로 오려다가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폭탄이 떨어지는 동안 메트 갈라를 금지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에 붙잡혀 연행되기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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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257조원 쌓아둔 버핏 “두달내 15조 더 늘것”

    “2016년 첫 투자 이래 애플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나요?” 4일(현지 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CHI 헬스센터. 전 세계에서 3만여 명이 모인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장에서 말레이시아 주주인 셔먼 램 씨(27)의 질의가 첫 질문으로 채택됐다. 버크셔해서웨이가 1분기(1∼3월)에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의 13%에 해당하는 약 1억1500만 주를 매각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였다. 주총장 맨 앞줄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앉아 있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은 “아니다. 애플은 올해 우리 보유 주식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연방정부는 기업 수익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소유하고 있고, 재정적자가 높아 그 비율을 높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상승을 우려한 지분 축소이지 애플에 대한 전망이 바뀐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이다. 버핏 회장은 “코카콜라와 아멕스, 애플은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끝까지 들고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3월 말 기준 1354억 달러(약 184조 원)어치의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대량 매각에도 여전히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애플의 최대 주주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날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1676억 달러에서 1분기 말 1890억 달러(약 257조 원)로 늘었다고도 밝혔다.버핏 “AI發 사기 우려, 가짜로 만든 나에게 내가 속을 판” 美오마하 버크셔 주총 “AI는 핵무기를 생각나게 해지니 만들곤 램프 못넣을까 두려워”‘中 투자 의향’ 질문엔 “기본은 美”버크셔해서웨이는 2박 3일 동안 경영진과 주주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허물없이 논의하는 주총 프로그램을 매년 기획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도 미국뿐 아니라 독일, 일본, 중국,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세계 각지에서 주주 3만여 명이 몰렸다. 전날 부대행사에 이어 공식 주총날인 4일에는 6시간 동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 회장에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묻는 자리가 마련됐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밝힌 1분기 말 현금성 자산 규모 1890억 달러는 회사 역사상 최대 현금 보유액이다. 버핏 회장은 “이번 분기(2분기·4∼6월) 말에는 2000억 달러(약 272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돈을 쌓아놓고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는 한 주주의 직설적 질문에는 “우리는 날아오는 공이 마음에 들 때만 (야구 방망이를) 스윙한다”며 고금리로 단기 채권의 수익률이 높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에는 투자할 만한 곳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홍콩에서 온 주주가 ‘중국 전기차 BYD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외 중국이나 홍콩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지’를 묻자 버핏 회장은 “우리의 기본 투자처는 미국”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일본 상사 기업에 대해선 거부하기 힘든 매력에 투자했지만 우리가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 집중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고 답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 말∼올 1분기 대만 TSMC 주식을 모두 팔고 미쓰비시상사 등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사기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것이 역대 최대 성장산업이 됐을 것”이라며 AI발(發) 허위정보가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최근에 AI로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봤다면서 “내가 어느 나라의 가짜 나에게 속아 돈을 보낼 판”이라고 덧붙였다. 또 “AI는 핵무기를 생각나게 한다. 우리가 창조한 지니를 다시 램프에 집어넣지 못할까 봐 두렵다”고도 말했다. 인생 조언을 구하는 주주들도 많았다. 버핏 회장은 “직업을 구하는 학생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일을 할 필요가 없을 때에도 하고 싶을 만한 일을 찾도록 하라”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목표를 향해 가라. 어려움이 있겠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마하=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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