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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가 20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정후는 9일 애리조나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2점 홈런을 날렸다. 0-3으로 뒤진 2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오른손 선발 투수 네빌 크리스맷(31)의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당겨쳐 7.3m 높이의 오라클파크 우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는 111m를 날아갔다. 이정후의 홈런은 지난달 20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15경기 만이다. 시즌 8번째이자 MLB 통산 10번째 홈런으로 이정후는 한국 선수 8번째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이정후에 앞서 추신수(218개), 최지만(67개), 김하성(50개), 강정호(46개), 최희섭(40개), 이대호(14개), 박병호(12개)가 빅리그에서 10홈런 이상을 쳤다. 4회 깨끗한 우전 안타를 때린 이정후는 4-4 동점이던 6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3루 방향 기습 번트 안타까지 기록했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67에서 0.271(510타수 138안타)로 올랐다. 이정후가 2할 7푼대 타율을 회복한 건 6월 14일 이후 87일 만이다. 이날 이정후 이후 홈런 4개를 더 쳐낸 샌프란시스코는 11-5로 애리조나에 역전승했다. 애틀랜타 김하성(30)은 같은 날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경기에서 MLB 데뷔 후 처음으로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1회말 상대 선발 투수 이마나가 쇼타(일본)의 스플리터를 공략해 중전안타를 쳤다.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지난해 5월 8일과 애틀랜타 데뷔전이었던 이달 3일 이마나가와 두 차례 만나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김하성은 이날 세 번째 맞대결에서 안타를 빼앗아냈다. 애틀랜타는 4-1로 승리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당구계의 이승엽’ 이승진(55)이 프로당구(PBA)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이승진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당구(PBA) 4차 대회 ‘SY 베리테옴므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최성원(48·휴온스)을 4-1(15-12, 15-10, 15-4, 9-15, 15-11)로 꺾었다.이승진은 이날 승리로 2019년 PBA 투어 참가 이후 7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하면 2016년 국토정중앙배 전국선수권대회 이후 9년 만의 우승이다.역대 24번째 PBA 우승자가 된 이승진은 상금은 1억 원을 챙겨 시즌 상금 순위 13위(1000만 원)에서 1위(1억1000만 원)로 상승했다.대구가 고향인 이승진은 고등학교 때 친구를 따라 당구장에 다니며 당구를 처음 시작했다.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 당구가 정식종목이 된 뒤 국가대표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28세 나이에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대구에서는 당구 실력으로 따라올 선수가 없어 지역 연고 프로야구팀 간판타자 이름이 별명이 됐다.이승진은 “결혼하고 나서 대구에 당구장을 차렸었다. 당구장을 운영하니까 당구를 칠 시간이 부족해 당구장을 정리했다. 그때 당구장을 정리하면서 받은 돈보다 이번 상금이 더 많다”며 웃었다.그리고 계속해 “‘저희에게 희망이 됐다’는 후배들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며 “내가 또 이 자리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승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나는 그저 당구 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마녀’ 김가영(42·하나카드)이 프로당구 여자부(LPBA) 통산 1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김가영은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4차 대회 ‘SY 베리테옴므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35·우리금융캐피탈)를 4-2(11-9, 10-11, 11-4, 6-11, 11-4, 11-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김가영은 이날 승리로 시즌 개막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16승은 LPBA 개인 통산 최다승 기록이다. 이번 시즌 2, 3차 대회에서 우승했던 피아비는 김가영에 발목이 잡혀 시즌 3연속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김가영은 “이번 대회는 출발이 안 좋아서 잠도 잘 못 자고, 컨디션 조절도 생각대로 안 됐다”면서 “많은 분이 도와준 덕분에 컨디션을 찾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 여자 피겨 기대주 윤서진(17·한광고)이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윤서진은 7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열린 제3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3.27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60.70점을 더해 개인 최고점인 총점 183.97점을 기록한 윤서진은 1위 가나자와 스미카(185.77점·일본)에 1.80점 뒤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윤서진은 전반부에서는 기본점 10.10점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후반부에서는 기본점 11.55의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더블 토루프 시퀀스 점프 등 고난도 점프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윤서진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36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 남자 피겨 기대주 최하빈(16·한광고)은 6일 열린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4.43점을 받아 총점 232.19점(쇼트 프로그램 77.76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최하빈은 한국 선수 최초로 고난도 점프 기술인 쿼드러플(4회전) 러츠를 성공하며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다만 최종 순위에서는 금메달을 딴 일본의 니시노 다이가(16·233.50점)에 단 1.31점 차로 밀려 2위를 차지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가 한 시즌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5일 문학(2만1529명), 대구(2만4000명), 창원구장(6590명)에 관중 5만2199명이 찾으면서 올해 프로야구 관중 숫자는 총 1090만1173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720경기에서 세운 기존 기록(1088만7705명)을 635경기 만에 넘어섰다. 올해 프로야구는 85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총 12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게 된다.올해 프로야구는 개막 직후부터 역대 제일 빠른 속도로 관중 수를 늘려 왔다. 4월 6일 지난해보다 10경기 적은 6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한 이후 100만 명 단위 기록은 모두 역대 최소 경기 신기록이었다. 지난달 23일에는 587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기록(671경기)을 84경기 앞당겼다(그래픽 참조). ● 경기 내용보다 응원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관중이 늘어난 이유를 파악하고자 관중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보다 야구 관람 빈도가 늘었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47.7%가 ‘응원 문화가 재미있어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응원 팀 성적’이 38.3%로 그다음이었다. 야구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을 물었을 때도 응원 문화(35.8%)를 꼽은 이들이 경기 자체(24.9%)라고 답한 이들보다 많았다.KBO는 또 프로야구 관람이 ‘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성비)이 좋은 문화 활동이라는 점도 관중이 늘어난 이유로 꼽았다. 4일까지 프로야구 관중이 입장권을 사는 데 지불한 돈은 평균 1만6715원이다. 한국소비자원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서울에서 삽겹살 200g을 먹을 때도 평균 2만639원을 써야 한다.올해부터 야구장을 찾기 시작했다는 여대생 이서연 씨(21)는 “친구가 야구 규칙을 몰라도 야구장에 가서 응원하면 무조건 신이 난다고 하길래 처음 따라가 봤다”면서 “어지간한 공연보다 경기 시간(평균 3시간 2분)이 길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오래 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KBO는 “관람 환경 개선 역시 관중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개장한 대전구장을 비롯해 프로야구 구장 대부분이 2014년 이후에 문을 열었다”면서 “잠실, 사직구장 역시 신축 예정이라 더욱 팬 친화적인 관람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장 수익 2000억 원 시대도 눈앞올해 프로야구 총 입장 수익은 같은 기간 약 1813억4692만 원에 달한다. 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총 입장 수익 2000억 원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2022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총 입장 수익이 1000억 원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당시에는 2018년 923억395만 원이 기록이었다. 그러다 2023년 단번에 1233억3309만 원을 벌어들이면서 12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해 바로 1593억1733만 원으로 기록을 새로 썼다.프로야구에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팬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KBO도 팬들 ‘니즈(needs)’를 충족할 수 있도록 마케팅 역량 강화에 나섰다. KBO는 “기존에는 주로 야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상품을 만드는 업체와 협력했지만 이제는 팬들이 일상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방식으로 야구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김혜성(26·LA 다저스)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지만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다.김혜성은 5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방문경기에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7월 29일 신시내티전 이후 38일 만에 선발 출장한 김혜성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3회초에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투수 폴 스킨스(23)에게 삼진을 당한 뒤 나머지 세 타석에서도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294(143타수 42안타)로 하락했다.7월 30일 왼쪽 어깨 점액낭염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오른 김혜성은 지난달 22일부터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재활 일정을 소화했다. 2일 콜업 후 3일 피츠버그 방문경기에서 대주자로 출전했고, 전날엔 9회초에 대타로 나왔으나 안타를 치지 못했다.다저스는 이날도 3-5로 패하며 피츠버그와의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시즌 승률 0.557(78승 62패)를 기록 중인 다저스는 2위 샌디에이고에 2경기 차로 앞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유지 중이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가 1년 만에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KIA는 3일 광주 SSG전에서 1-2로 지며 4연패에 빠졌다. 현재 승률 0.475(57승 4무 63패)인 KIA는 지난달 23일 8위로 내려앉은 이후 같은 달 29일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같은 순위에 머물러 있다.지난해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을 비롯해 김선빈, 나성범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전반기까지 4위를 유지했으나 후반기 승률 0.343(12승 23패 1무)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프로야구 역사상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8위 이하의 성적을 낸 경우는 한 번뿐이다.8개 구단 체제였던 1995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OB(현 두산)가 1996년 최하위 8위를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만약 KIA가 올 시즌을 8위 이하의 성적으로 마무리하면 프로야구 통산 두 번째 불명예 기록을 쓰게 된다.올 시즌 2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강권 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현재 5위 롯데(승률 0.504)에 3.5경기 차로 뒤져 있다.롯데가 현재 승률을 유지한다고 하면 KIA는 최소 14경기를 이겨야 승률을 역전시킬 수 있다. 2000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이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건 2002년 두산, 2005년 현대, 2010년 KIA, 2021년 NC 등 4차례뿐이다.반대로 9위 두산에 불과 2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 8위 유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9위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역대 최저 순위를 남기게 된다.KIA가 구단 역사상 9위 이하의 성적을 낸 적은 2021년(9위) 한 차례밖에 없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어썸킴’ 김하성(30·사진)이 애틀랜타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역전 결승 3점포를 쏘아올렸다. 김하성은 4일 시카고 컵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유일한 안타가 0-1로 끌려가던 경기를 3-1로 뒤집는 3점 홈런이었다. 팀이 0-1로 지고 있던 7회초 2사 1, 3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상대 구원 투수 드루 포머란츠(37)의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애틀랜타가 5-1로 승리하면서 김하성은 결승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의 홈런은 탬파베이 소속이던 지난달 11일 시애틀과의 방문경기 이후 24일 만이다. 이 홈런은 애틀랜타 유격수가 올 시즌 터뜨린 첫 홈런이기도 하다. 앞서 올 시즌 139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 팀 유격수로 출전한 5명 가운데 누구도 홈런을 치지 못했다. 5일 경기가 없는 애틀랜타는 6일부터 안방 트루이스트파크에서 9연전을 치른다. 김하성은 이 구장에서 총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OPS(출루율+장타율) 1.014를 남길 정도로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 한화 에이스 폰세(31)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썼다.폰세는 3일 대전 NC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 시즌 228탈삼진을 기록했다. 5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천재환을 상대로 이날 6번째이자 시즌 226번째 삼진을 잡아내 2021년 미란다(당시 두산)가 기록했던 225개를 넘어섰다. 이후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휘집과 김주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워 탈삼진 2개를 추가했다.현재까지 폰세는 경기당 8.8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3경기 안팎을 더 등판할 수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250탈삼진 고지에도 도전할 수 있다. 3위 2022년 키움 안우진(224개), 4위 1984년 롯데 최동원(223개)과의 격차도 더 벌릴 것으로 보인다.폰세는 이미 탈삼진 관련 기록을 몇 차례 갈아 치웠다. 5월 17일 대전 SSG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내며 한 경기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썼다. 지난달 12일 대전 롯데전에선 역대 최소인 23경기 만에 2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폰세는 사상 첫 ‘무패’ 다승왕에도 도전한다. 현재까지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패배 없이 16연승을 기록한 폰세는 이 부문 공동 2위 와이스(한화), 라일리(NC·이상 14승)에 2승차로 앞서 있다. 평균자책점(1.76)에서도 유일하게 1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폰세가 현재 성적을 유지한다면 2023년 NC 소속이었던 페디(밀워키) 이후 2년 만에 투수 3관왕도 노려볼 수 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프로야구 키움 출신 ‘빅리거 트리오’가 43일 만에 같은 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섰다. 애틀랜타로 이적한 김하성(30·애틀랜타)은 새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를 멀티 히트로 장식했고,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도 2안타를 포함해 3출루 경기를 펼쳤다. 김혜성(26·LA 다저스)은 대주자로 36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김하성은 3일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3-4로 뒤진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구원 투수 드루 포머란츠(37)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냈고,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선 마무리 투수 다니엘 팔렌시아(25)를 상대로 내야 안타를 뺏어냈다. 김하성이 한 경기에서 멀티 히트(2안타 이상)를 기록한 건 지난달 18일 이후 16일 만이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27로 올랐다. 애틀랜타는 이날 결국 컵스에 3-4로 패했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24경기에 나와 시즌 타율 0.214,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친 뒤 웨이버 공시를 거쳐 애틀랜타에 영입됐다. 김하성이 애틀랜타 소속으로 첫 경기를 치른 이날 리글리필드에는 키움의 전신 넥센 출신이 한 명 더 있었다. 2010년 넥센 유니폼을 입고 2승 6패, 평균자책점 6.68을 기록했던 왼손 투수 크리스 니코스키(52·은퇴)가 애틀랜타 지역 방송 해설위원으로 TV 중계에 나선 것. 니코스키는 “다가오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도 눈에 띄는 유격수 자원이 별로 없다.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영입한 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평했다. 니코스키는 넥센 입단 전 SK(현 SSG)와 두산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김하성은 경기 후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게 내 장점이지만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 집중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정후는 콜로라도와의 방문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2-1로 앞선 4회초에 안토니오 센사텔라(30)의 낮게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밀어쳐 첫 안타를 기록했다. 5-4로 앞선 8회초엔 제이든 힐(26)의 바깥쪽 싱커를 밀어쳐 두 번째 안타를 쳐냈다. 후속 타자 패트릭 베일리(26)의 홈런이 터지며 이정후는 홈을 밟았고 팀은 7-4로 점수 차를 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점수 그대로 이겼다. 이정후는 2일 콜로라도전에 이어 이날까지 2경기 연속 멀티 출루 경기를 펼쳤다. 지난달 월간 타율 0.300, 1홈런, 5타점으로 반등의 불씨를 켠 이정후는 이달 들어서도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성은 피츠버그와의 방문경기 후반에 대주자로 나와 1득점을 기록했다. 6-9로 지고 있던 9회초 선두 타자 미겔 로하스(36)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혜성이 그라운드에 나왔다. 김혜성은 후속 타자 오타니 쇼헤이(31)의 2루타 때 홈으로 들어와 점수를 올렸다. 다저스는 7-9로 패했다. 김혜성은 이날 비행기 연착으로 선수단 합류가 늦어지면서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7월 30일 왼쪽 어깨 점액낭염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김혜성은 지난달 22일부터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재활 일정을 소화하며 9경기에 나와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3타점, 5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피츠버그전을 하루 앞둔 2일 콜업됐으나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피츠버그로 이동하던 중 항공편 일정이 꼬여 공항에서 노숙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김혜성은 “어젯밤 통역과 함께 공항 바닥에서 잤다. 14, 15시간을 공항에서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 SSG가 이숭용 감독(54·사진)과 연장 계약을 했다. SSG는 3일 “이 감독과 2026년부터 최장 3년, 최대 1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12억 원, 옵션 3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1년’ 계약으로 2027시즌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감독은 2023년 11월 SSG와 2년 총액 9억 원에 계약한 뒤 지난 시즌부터 팀을 이끌어 왔다. 지난해에는 KT와의 5위 결정전에서 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올해는 전날까지 3위(승률 0.517)에 자리하고 있다. SSG는 시즌 종료 전 재계약 ‘승부수’로 이 감독에게 힘을 실어 주는 모양새다. 이 감독은 “남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 가을야구 진출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김혜성(26·LA 다저스)이 공항에서 노숙하는 해프닝을 겪으며 선발 복귀를 미뤘다.김혜성은 3일 피츠버그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를 앞두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등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선수단에 합류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환승 편을 놓쳤다”며 “어젯밤 통역과 함께 공항 바닥에서 잤다. 14, 15시간을 공항에서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선수단 합류가 늦어진 김혜성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7월 말 왼쪽 어깨 점액낭염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김혜성은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재활 경기를 뛰었다. 9경기 동안 34타수 11안타(0.324) 3타점 5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피츠버그와의 방문경기를 하루 앞둔 2일 MLB 로스터가 26명에서 28명으로 확장되며 김혜성은 빅리그로 콜업됐다. 그러나 항공편 일정이 꼬인 탓에 컨디션 조절에 지장을 받은 김혜성은 이날 9회초 대주자로 출장해 1득점을 기록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탬파베이에서 뛰던 내야수 김하성(30)이 애틀랜타로 전격 이적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는 “탬파베이가 웨이버 공시 요청한 유격수 김하성을 영입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약 404억 원)에 계약한 김하성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다 7개월 만에 새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지난해 8월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올해 7월 5일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고 복귀했지만 이후 허리 통증으로 두 차례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됐다. 김하성은 탬파베이 소속으로 24경기에 나와 시즌 타율 0.214,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김하성을 영입한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대표하는 명문 팀이지만 올 시즌엔 이날까지 62승 76패(승률 0.449)로 같은 지구 5개 팀 중 4위에 머물러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성공했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크지 않다. 애틀랜타는 특히 올해 유격수 포지션에서 공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 애틀랜타 유격수로 출전해 홈런을 때린 타자는 아무도 없다. MLB 30개 팀 가운데 유일한 기록이다. 주전 유격수로 평가받았던 올랜도 아르시아(31)는 시즌 타율 0.194를 남긴 채 14경기 만에 방출됐고 이후 닉 앨런(27)이 유격수 자리에서 127경기를 소화했지만 현재 타율 0.222에 머물러 있다.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력은 물론 공격력까지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하성은 2023년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수비력은 이미 검증이 끝난 상태다.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도 갖추고 있다. 애틀랜타는 올해 일단 김하성에게 잔여 연봉 2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하고 김하성이 선수 옵션을 행사하면 내년 연봉 1600만 달러(약 223억 원)도 부담해야 한다. 다만 이미 팀 내에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9명일 정도로 자금력을 갖춘 상황이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을 5개월여 앞두고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2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관리 소홀을 이유로 기존 지도자를 몰아내고, 과거 관리 소홀로 중징계를 받은 감독을 선임하는 황당한 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5월 빙상연맹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A 감독과 B 코치가 공금을 부당하게 처리했단 이유로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해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A 감독은 B 코치의 공금 부당 청구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았다. A 감독은 상위 기구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빙상연맹은 대한체육회의 결정과 별개로 이사회를 연 뒤 재징계를 내렸다. A 감독은 선수단 관리 소홀과 지도력 부재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보직 변경됐다.동시에 연맹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성남시청 감독을 임시 총감독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평창 올림픽 때 한국 사령탑으로 금 3, 은 1, 동메달 2개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조재범 코치의 심석희 폭행 및 성폭행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연맹은 김 감독에게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이후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 김 감독은 2019년부터 중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 한국 선수들과 메달을 다퉜다. 중국 활동을 마치고 2023년 성남시청 감독으로 국내에 복귀했고, 올해 3월엔 연맹의 신임 이사로도 선임됐다.진 의원에 따르면 김 감독의 선임은 ‘사회적 물의로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 대표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과 배치된다. 이에 대해 빙상연맹은 “해당 규정은 학교 폭력과 인권 침해 등으로 징계를 받은 사람으로 명시하고 있다. 김선태 감독은 관리 소홀의 책임이 주된 징계 요인으로 해석됐다”고 해명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김하성(30)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에서 애틀랜타로 전격 이적했다. 애틀랜타 구단은 “탬파베이가 웨이버한 유격수 김하성을 영입했다”고 2일 알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탬파베이와 계약한 김하성은 잦은 부상으로 고전하며 7개월 만에 새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시절이던 지난해 8월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김하성은 재활을 거쳐 올해 7월 5일 미네소타전을 통해 복귀했으나 같은 달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허리 통증이 생겼고 결국 26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이후 지난달 2일 복귀했으나 22일 허리 통증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며 전력에서 이탈했다.김하성은 이번 시즌 동안 24경기에 나와 시즌 타율 0.214,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에릭 니엔더 탬파베이 구단 야구 부문 사장(42)은 “김하성이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멀어진 팀의 상황을 고려했다”고 말했다.이번 이적으로 올해 김하성의 올해 연봉 중 200만 달러는 애틀랜타가 부담하게 됐다. 김하성은 이번 시즌 연봉 1300만 달러, 2026시즌 1600만 달러 조건에 탬파베이와 계약했다.애틀랜타는 이날까지 62승 75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개 팀 중 4위에 머물고 있어 ‘가을 야구’ 진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스포츠 인공지능(AI) 테크 전문기업 스포츠투아이(주)와 (주)에이플러스엑스의 글로벌 게이밍 기어 브랜드 펄사 게이밍 기어(Pulsar Gaming Gears)가 ‘게임 모션감지 AI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을 체결했다. 스포츠투아이는 프로스포츠에서의 인공지능 연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컴퓨터 비전 기반의 마우스 모션 추적 및 분석 기술을 개발한다. 펄사는 글로벌 프로게이머 풀을 활용한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수집 및 테스트 베드를 운영하며 이를 게임용 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김봉준 스포츠투아이(주) 대표이사는 “이번 협력은 한국 고유의 스포츠 AI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이 세계 최초로 e스포츠·게이밍 분야로 확장되는 중요한 계기”라며 “펄사 게이밍 기어와 함께 전 세계 게이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AI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3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오도리 공원. 일본에서 유일하게 여름에 풀코스(42.195km)를 뛸 수 있는 ‘홋카이도 마라톤’의 출발 총성이 울리자 참가자들은 환하게 웃으며 레이스를 시작했다. 응원 나온 시민들은 “간바레(힘내라)”를 외쳤다.37회째를 맞은 올해 홋카이도 마라톤엔 초청 선수를 포함한 엘리트 선수 70명과 일반인 참가자 등 총 2만781명이 마에다 삼림 공원, 홋카이도대, 홋카이도 옛 청사 등을 지나는 코스를 달렸다.이 대회가 여름에 열릴 수 있는 건 삿포로의 여름 기온이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날 참가자들이 출발할 당시 삿포로의 기온은 23.7도였고, 정오까지도 26도를 넘지 않았다. 반면 일본 도쿄와 오사카는 이날 최고기온이 각각 37도, 38도로 폭염경보가 발령됐다.‘눈(雪)의 도시’답게 더위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도 특별했다. 홋카이도 마라톤 조직위원회는 올해 대회부터 총 10t에 달하는 ‘자연설’을 코스로 가져왔다. 홋카이도 우류군 누마타정에 내린 눈을 6개월가량 보관해 뒀다가 이번 대회에서 활용한 것이다. 조직위는 25km 지점에서 포대에 담긴 눈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했고, 28km 지점엔 눈을 녹인 물을 사용하는 급수대를 설치했다.올해 대회 남자부에선 우에카도 다이스케(32·일본)가 2시간11분36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여자부 우승은 2시간31분50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사카구치 아이와(24·일본)가 차지했다.홋카이도 마라톤은 2010년부터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과 우호 교류 협약을 맺고 이듬해부터 참가 선수를 교환 초청하고 있다. 지난해 ‘동마크루 특별상’ 수상자인 목영주 씨(42)는 이번 대회에 남편 이병도 씨(41)와 함께 초청 선수로 참가했다. 동마크루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의 자원봉사자 모임이다. 3시간55분57초의 기록으로 ‘서브4’(4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한 목 씨는 “부상 때문에 3년 만에 풀코스에 도전했는데 한여름 홋카이도에서 목표를 이뤄내 뜻깊다”고 말했다.삿포로=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야구장 ‘그라운드키퍼’의 세계늦더위가 한창인 23일 한국프로야구는 역대 최소인 587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흥행의 주역인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기 전후에 무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기 시작과 끝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야구장을 관리하는 ‘그라운드키퍼(groundkeeper)’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야구 인기에 일조하는 그라운드키퍼의 세계를 체험했다.그라운드에 나선 지 10분이나 지났을까. 관자놀이를 타고 내려오던 땀줄기가 눈을 찔렀다. 따가운 눈을 질끈 감았다 뜨기를 반복했다. 흙먼지 묻은 작업복 옷소매로 눈가를 닦았다가는 흙이 눈에 들어올 것 같았다. ‘멋모르고 시작한 체험기를 빨리 끝내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려나.’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고개를 들자 이번엔 허리에서 시작된 뻐근함이 목뒤까지 치고 올라왔다.한국프로야구는 총 587경기를 치른 23일 누적 관중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지난해(671경기)보다 빠른 속도다. 역대 최고 흥행을 이어가는 주역은 당연히 그라운드 위에서 굵은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다.경기는 심판의 “플레이 볼”과 함께 시작된다. 하지만 제대로 경기가 열리기 위해선 플레이를 위한 무대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야구 경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바로 ‘그라운드키퍼(ground keeper)’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본무대의 막 전과 막후에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이들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업무 시작은 새벽 6시 수습 교육을 마치고 스포츠부에 배치받은 지 6개월이 지났다. 프로야구 경기장에 일찍 도착하는 날이면 기자실에서 텅 빈 그라운드를 멍하니 내려다볼 수 있는 ‘특권’도 조금씩 누리게 됐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선수들이 나와서 몸을 풀기 한참 전부터 그라운드를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구단 홍보팀 직원에게 물으니 그라운드 위 잔디와 흙을 관리하는 그라운드키퍼라고 했다. ‘내 기자 인생 첫 체험기는 이거다’ 싶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기자가 그라운드키퍼 일일 체험을 위해 KT 위즈의 안방구장인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 도착한 건 27일 오전 8시 30분경이었다. KIA를 불러들여 치르는 29일 안방경기를 이틀하고도 10시간 남겨둔 시점이었다. 폭염이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출근길에 땀으로 젖은 상의는 좀처럼 마를 기미가 없었다. 구장에서 만나기로 한 김상훈 그라운드키퍼 소장(64)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3루 쪽 더그아웃을 통해 그라운드에 들어서니 잔디깎이 차 한 대가 요란한 소음을 내며 외야 쪽 잔디 위를 오가고 있었다. 그 차에 김 소장이 타고 있었다. ‘일찍 나오셨다’는 인사말에 김 소장은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난 잔디에 물 주려고 아침 6시부터 나왔어. 일은 9시부터 시작할 거야. 나머지 근무자들은 그때 맞춰 출근하니 잠시 기다리면 돼. 아, 모자도 꼭 쓰고 나와. 안 그러면 쓰러져.” 김 소장은 그러면서 작업복이 담긴 가방을 건넸다. 그라운드키퍼 사무실로 기자를 안내한 김 소장은 “물 한잔 마시면서 쉬라”고 했다. 사무실 구석 냉장고 안에는 생수와 이온 음료가 가득 차 있었다.● 그라운드의 생명은 흙 첫 작업은 홈플레이트와 타석 근처 흙을 정비하는 일이었다. 출근한 근무자들과 함께 포대 자루와 밀대 등을 챙겨 그라운드로 나왔다. 부업으로 농사를 지었던 부모님을 따라 어릴 적에 밭일을 도운 적이 있어 흙 정비는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그란 모양의 방수포를 걷어내자 치열했던 경기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타석을 표시하는 흰색 선은 경계가 희미해져 있었고, 좌우 타석 모두 홈플레이트 쪽이 깊게 파인 게 눈에 띄었다. 타자들이 밟고 서 있던 자리다. 불에 그을린 것처럼 검은 흙이 중간중간 섞여 있기도 했다. 새 흙을 충전하는 ‘탬핑(tamping) 작업’을 시작했다. 탬핑 작업은 오염된 흙을 걷어내고 새 흙을 채우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새 흙을 얹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새 흙이 표면에 안착할 수 있게 잘 다져줘야 한다. 일일 사수를 맡은 김민상 씨(26)가 기자에게 ‘탬퍼’(다짐봉)를 건넸다. 나무 봉 밑단에 평평한 쇠를 달아 자체 제작했다는 다짐 봉의 무게는 약 15kg에 달했다. 정강이 높이까지 다짐봉을 들었다가 수직으로 바닥에 내리찍으면서 땅을 단단하고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 이어졌다. 작업용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봉이 미끄러지면서 손이 쓸리곤 했다. 그때마다 따가운 통증이 밀려왔다. 3년 차 그라운드키퍼인 김 씨가 답답하다는 듯 “탕, 탕, 탕. 이렇게 ‘찰진’ 소리가 나야 해요”라고 말했다. ‘이 쇳덩어리에서 어떻게 찰진 소리가 나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김 씨가 다짐 봉으로 본을 보였다. 김 씨가 몇 차례 바닥을 내리치자 금속 재질이 땅과 만나 만드는 차가우면서도 묵직한 타격음이 텅 빈 구장에 메아리쳤다. 발밑으로는 땅이 울리는 게 느껴졌다. 기자의 ‘다짐질’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기만 했던 흙이 금세 매끈하고 평평해졌다.● 야구장에서 가장 도도한 곳, 마운드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다음 작업 장소인 마운드로 향했다. 홈플레이트에서 18.44m 떨어진 마운드로 이동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린 것. 기온이 점점 올라가면서 기자의 표정이 멍해졌나 보다. 김 씨가 “이렇게 밖에서 몸 쓰는 건 오랜만이죠? 그런데 마운드 작업이 더 까다로워요”라고 말했다. 격려와 경고 그 중간 어디쯤의 말이었다. 프로야구 야구장 마운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정한 규격을 따른다. 이에 따르면 높이는 25.4cm(10인치) 이내, 경사는 30.5cm(1피트)당 2.54cm(1인치)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매 경기 마운드가 이 상태를 벗어나지 않게 유지하는 게 그라운드키퍼가 하는 주요한 일 중 하나다. 지름 5.48m인 마운드 위에서 양 팀 투수가 던지는 공은 한 경기에 보통 300개 정도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마다 스파이크에 차이고 파이기 때문에 야구장에서 흙이 가장 심하게 손상되는 곳이 마운드다. 또 투수마다 원하는 흙 상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늘 각별하게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야구장 마운드에는 아예 ‘마운드 클레이(mound clay)’라고 이름이 붙은 흙을 깐다. 마운드 클레이는 점토 함량이 약 60%에 달해 점성이 강하다. 내야 그라운드에 쓰는 ‘인필드 믹스(infield mix)’보다 점토 함유 비율이 3배 이상 높다. 이날도 마운드 흙을 메웠다가 파는 작업만 30분을 반복했다. 새 흙을 보충한 뒤 바닥에 납작 엎드려 마운드 상태를 확인하면 다른 근무자가 흙을 긁어내거나 단단하게 다지는 식으로 역할을 나눈다. 김 씨는 “정비가 잘 안 돼 있으면 경기 후반에 흙이 꺼지는 경우가 있다”며 “마운드는 투수들의 부상 위험이 큰 곳이라 늘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유지하려고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폭염·폭우와의 전쟁 그라운드키퍼는 여름철에 더욱 분주해진다. 프로야구 1군 경기가 열리는 전국 구장 12곳 가운데 키움이 안방으로 쓰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야외 구장이다. 구장의 흙과 잔디 모두 폭염과 폭우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한국 야구장에는 보통 ‘켄터키 블루그래스’라는 잔디 품종을 깐다. 이 품종은 원래 15∼24도에서 자라는 한지형(寒地型)이다. 문제는 한국의 여름 날씨가 갈수록 더워진다는 데 있다. 5일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 일수는 전국 평균 14.5일이었다. 기상청은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면 폭염으로 본다. 여기에 폭우까지 겹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여름처럼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흙이 비에 젖으면 각종 병해의 위험이 커진다. 비가 오는 날에는 그라운드가 젖지 않도록 방수포를 깔아놓기도 하는데 이때 방수포가 수분과 함께 지면의 열을 가두면서 잔디가 고사할 위험을 키운다. 그래서 비가 예보된 상황에도 방수포를 미리 펼쳐 놓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그라운드키퍼는 늦은 밤이나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김 소장이 이날 일찍 출근한 이유도 잔디였다. 여름철에는 날이 뜨거워지기 전에 물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기온이 높을 때 물을 주면 찌는 현상이 발생해 잔디가 쉽게 죽을 수 있다”며 “아침 일찍 구장에 출근하면 2, 3시간가량 잔디 관리에 집중한다. 한국 여름 날씨가 점점 동남아시아처럼 변하고 있어 잔디 관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했다.● 시작도 끝도 우리 그라운드키퍼는 시즌 중에는 주말도 없이 매일 구장에 나와 경기장 상태를 점검한다. 일기예보에서 비가 내린다고 한 날이면 꼼짝없이 사무실에서 대기해야 한다. 식사를 거르는 일도 다반사다. 밤늦게 경기가 끝난 뒤 간단한 정비 작업을 마치면 오후 11시가 되어서야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연장전으로 경기가 길어지면 퇴근 시간은 그만큼 늦어진다. 그라운드 정비 상태는 선수들 경기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흙에 수분이 너무 많으면 땅이 미끄러워 공의 바운드가 죽고, 반대로 수분이 너무 적으면 바운드가 크게 튀어 오른다. 이 때문에 선수마다 좋아하는 습도가 따로 있다. 김 소장은 “혹시라도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날까 경기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다”면서 “누구 하나 다치는 사람 없이 무탈하게 경기가 끝났을 때마다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폰세(31·미국) 같은 외국인 투수들은 한국 선수들보다 더 딱딱한 마운드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사람마다 신체 조건과 투구 폼 등이 다르기 때문에 선호하는 마운드 상태도 다르다”고 말했다. 선수들 요청 사항에 따라 땅 상태를 재정비하는 것도 그라운드키퍼의 역할이다. 이창열 NC 다이노스 그라운드키퍼 소장(55)은 “‘영업 비밀’이라 일일이 말하기는 어렵지만 잘하는 선수일수록 ‘발 내딛는 곳이 더 촉촉하면 좋겠다’는 식으로 요구 조건이 구체적이다”면서 “선수들 요청에 맞게 그라운드 정비를 잘 마쳤다고 생각이 들면 하는 일에 자부심이 든다”고 했다. 안방 팀이 조금이나마 유리할 수 있는 이유다. 그라운드키퍼를 따로 챙기는 선수도 적지 않다. 김 소장은 “지금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박병호 선수(39)가 KT에서 뛰던 시절 그라운드키퍼들에게 신발을 선물해 준 적이 있다”며 “우리 노력을 이해해 주고 ‘고맙다’고 인사해 주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체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샤워를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00만 관중을 환호하게 만드는 야구라는 드라마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루 15시간을 구장에서 보내는 이들이 없으면 결코 완성될 수 없다. 프로야구에도 영화처럼 엔딩 크레디트가 있다면 완벽한 그라운드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의 이름 석 자도 함께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그라운드키퍼(ground keeper)프로야구 경기장의 잔디와 흙, 시설 등을 관리하는 사람. 최적의 경기 환경을 조성해 선수들이 부상 없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수원=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19세 이하(U-19)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일본에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4강에 올랐다.한국은 2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을 23-21로 꺾었다. 앞서 키르기스스탄(69-5), 카자흐스탄(40-17), 이란(39-19)을 차례로 완파한 한국은 B조 1위를 차지했다.이날 한국은 후반전 한때 11-15로 일본에 4점 차까지 밀렸지만, 후반 6분 45초 이예서를 시작으로 후반 16분 41초 서아영까지 10분여 동안 연속으로 6점을 성공시켜 17-15로 역전했다. 서아영은 일본이 1점 차까지 추격했던 경기 종료 49초 전에 다시 2점 차로 달아나는 득점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방어율 41.2%를 기록한 한국 골키퍼 고채은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한국은 27일 대만과 4강전을 치른다. 당초 한국의 상대는 A조 2위이자 이번 대회 안방 팀인 우즈베키스탄이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이 실격 처리되면서 A조 3위 대만과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우즈베키스탄은 선수단 내 부정 선수가 적발돼 실격 처리됐다”고 전했다. 한국은 앞서 열린 17차례 대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참한 2022년 제16회 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우승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이정후는 22일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방문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딜런 시즈(30)가 던진 시속 153.8km의 패스트볼을 받아 쳐 중전안타를 때려냈다.이로써 12일 안방 샌디에이고전부터 시작된 연속 안타 기록이 10경기로 늘었다.이정후는 MLB 진출 첫해인 지난해 4월 8일~21일 1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이정후가 23일 밀워키 방문경기에서도 안타를 치면 이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한국프로야구 키움에선 2021년 6월 29일 고척 롯데전부터 9월 16일 고척 한화전까지 19경기 연속 안타를 쳐낸 게 기록이다.이정후는 8월 이후 타율 0.338(68타수 23안타)로 MLB 진출 후 가장 높은 월간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11일 안방 워싱턴전이 유일하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62를 유지했다.샌프란시스코는 이날 MLB 현역 최다승(263승) 저스틴 벌랜더(42)가 4와 3분의 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샌디에이고에 4-8로 졌다.3연패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3위 애리조나에 1경기 뒤진 NL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