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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에서 핵물질 추출에 사용되는 시설들이 가동 중이라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싱크탱크 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최근 4주간 북한 지역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에서는 영변 방사화학실험실(RCL)과 관련 화력발전소 건물 두 곳에서 증기 혹은 연기로 보이는 기체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시설이다. 매체는 방사화학실험실 굴뚝에서 증기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은 상업위성에 자주 관측되는 현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이 사진 자체가 재처리 활동을 알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누군가 이 건물을 점유해 열을 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추출에 사용되는 건물들이 가동 중이라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이 나왔다. 30일 미 싱크탱크 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최근 4주 간 북한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에는 영변 방사화학실험실(RCL)과 관련 화력발전소 건물 두 곳에서 증기, 혹은 연기로 보이는 기체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시설이다. 매체는 방사화학실험실 굴뚝에서 증기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은 상업위성에 자주 관측되는 현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이 사진 자체가 재처리 활동을 알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누군가 이 건물을 점유해 열을 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화력발전소 저장고가 최근 2주간 채워진 사진도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연료봉 재처리에 필요한 작업 준비, 또는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남,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이려는 북한의 전략일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실험용 경수로(ELWR), 5㎿(메가와트) 경수로, 원심분리기 시설이나 철로 야적장에서는 특별한 활동이 관측되지 않았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72년 미국을 뒤흔든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한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고든 리디가 숨졌다. 31일(현지 시간) CNN은 전 FBI 요원이자 라디오쇼 진행자인 고든 리디가 90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리디의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는 무관하며, 그전부터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리디는 숨지기 3주 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부터 1974년까지 리처드 닉슨 행정부가 야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불법 침입, 도청 등 온갖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건을 말한다.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법률 고문으로 일했던 리디는 1972년 6월 17일 밤 워터게이트 업무단지 내에 있는 민주당 선거운동 지휘본부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닉슨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고, 1974년 8월 닉슨은 대통령직에서 임기 도중 물러났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사퇴한 유일한 사례였다. 리디는 닉슨의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이른바 ‘젬스톤(Gemstone)’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리디는 당시 재판에서 “나는 후회하고 있다. 임무는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강도 모의 및 음모, 도청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20년 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징역 8년으로 감형 받았다. 감옥에서 나온 리디는 자신의 악명을 이용해 라디오 쇼를 진행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TV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악역을 맡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도 했다. 리디는 정계에서도 꾸준히 활동했다. 1998년에는 공화당 소속인 존 맥케인 상원 의원의 재선 캠페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2007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맥케인 의원은 리디가 진행하는 라디오 쇼에 출연하기도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남성이 아시아계 남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아시아계 증오범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계 남성이 그 자리에서 기절할 정도로 폭행이 심했지만 지켜보던 시민 중 말리는 이는 없었다. 29일 뉴욕경찰(NYPD)과 현지 언론은 최근 지하철에서 건장한 체구의 흑인 남성이 작은 체구에 배낭을 멘 아시아계 남성을 주먹으로 때리는 영상을 공개하고 가해자를 공개 수배했다. 영상에는 흑인 남성이 갑자기 아시아계 남성에게 주먹을 날리며 싸움을 걸자 아시아계 남성도 방어하려는 듯 맞서 주먹을 뻗었지만 이내 흑인 남성의 일방적인 폭행이 이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계속 얻어맞던 아시아계 남성은 맞서기를 단념했고 이후에도 흑인 남성은 피해자의 머리에 주먹을 10여 차례 더 날렸다. 흑인 남성은 피해자가 축 늘어지자 뒤에서 목까지 졸라 기절시킨 뒤 바닥에 쓰러뜨리곤 주위를 둘러보며 유유히 자리를 떴다. 지하철 내에는 다른 시민도 많았지만 다들 ‘그만하라’고 말만 할 뿐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트위터에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뉴욕 맨해튼 방향 J노선 코지우스코스트리트역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제보했다. 이날 트위터에는 뉴욕의 또 다른 흑인 남성이 65세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하고 아시아계를 증오하는 발언을 한 뒤 떠났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앞서 19일에도 뉴욕 지하철에 탑승한 68세 스리랑카 노인이 다른 승객에게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듣고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예윤 기자}

2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뉴욕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30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블록딜(장외 대규모 주식 거래) 사태의 배후가 한국계 미국인 빌 황(황성국·사진) 씨가 이끄는 투자사 아케고스캐피털로 밝혀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손실 규모가 최대 6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2년 내부자 거래로 사실상 월가에서 퇴출됐던 황 씨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한 설이 분분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파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황 씨는 실제 투자자를 철저히 감춘 채 대규모 차입으로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는 총수익맞교환(TRS) 거래로 이름을 날렸다. 아케고스 같은 투자사가 투자자 원금에 프라임브로커(PB)의 대출을 끌어들여 투자액을 늘리는 방식이다. 투자자산의 법적 소유자는 PB 혹은 특수목적회사(SPC)여서 외부에서는 실제 투자자를 알 수 없다. PB는 대출 이자와 수수료를 챙기고 자산가격 하락으로 빌려준 돈이 위험해지면 투자사에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margin call)’을 발동한다. 아케고스는 일본 노무라증권, 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등 세계 유명 투자은행(IB)을 PB로 삼아 기술주와 미디어주 등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유동성 장세 등으로 각국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중 갈등, 기술주 고평가 논란 등으로 최근 기술주가 하락하자 골드만삭스가 26일 가장 먼저 마진콜을 발동했다. 노무라, CS 등도 뒤늦게 회수에 나섰지만 상당한 손실을 입은 처지다. 노무라의 미국 자회사는 이미 20억 달러(약 2조2700억 원)의 손실을 추산했다. CS, 모건스탠리 등은 손실액을 밝히진 않았으나 역시 상당한 금액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아케고스가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500억 달러(약 56조7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50대 후반의 한국계 미국인인 황 씨는 고교 시절 목사 아버지를 따라서 미국으로 갔고 1990년대 현대증권에서 잠시 일했다. 월가로 활동 무대를 옮긴 후 유명 헤지펀드 타이거매니지먼트를 이끈 ‘헤지펀드의 전설’ 줄리언 로버트슨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2012년 내부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리스어로 창시자, 예수 등을 뜻하는 아케고스를 설립해 재기를 노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케고스의 자산 운용 규모가 설립 초기 2억 달러에서 최근 100억 달러로 불었다고 전했다. 아케고스의 운용 규모가 급증하면서 세계적 투자은행 또한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황 씨와 거래를 재개했다가 화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금융계는 자산을 최대한 은밀하게 관리하려는 거액 자산가들이 아케고스 같은 소규모 투자회사를 즐겨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케고스와 비슷한 유형의 투자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케고스 한 곳이면 특정 투자사가 파산해도 충분히 시장에서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여러 곳이라면 금융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투자자가 드러나지 않는 TRS 거래의 특성상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1920년대 대공황 또한 대규모 마진콜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월가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29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IB 관계자들을 긴급히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자현 기자}

독일 의약품 규제당국이 지금까지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 중 31건의 혈전 부작용 사례가 보고 됐고 그 중 9명은 사망했다고 밝혔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독일 언론에 따르면 백신 승인을 담당하는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대뇌정맥동혈전증(CSVT)이 나타난 사례는 31건”이라며 “그 중 19건은 혈소판 결핍증(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9건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6세 남성과 57세 남성을 제외하면 사망자는 모두 20~63세 사이 여성들이었다. 앞서 독일은 유럽 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 중 일부 사례에서 혈전 부작용이 나타나자 접종을 잠시 중단했었다. 이후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혈전과의 연관성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결론내자 19일 접종을 재개했다. 이후에도 아트스라제네카는 미국 임상시험에서 일부 오래된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독일 베를린시는 60세 이하 성인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샤리테 대학병원과 비반테스 병원 등 베를린의 시립병원들은 자체적으로 55세 이하 여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일부 병원장들은 독일 보건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그로 인한 혈전 발생으로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시는 연방 정부 차원의 논의 결과와 백신 승인 담당 기관의 권고를 기다린 뒤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전날(29일) 55세 이하 성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AP통신은 캐나다의 전문가 자문기관인 국립접종자문위원회(NACI)가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고, 캐나다 보건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NACI는 유럽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확인된 부작용 사례 때문에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뉴욕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블록딜(장외 대규모 주식거래) 사태의 배후가 한국계 미국인 빌 황(황성국)씨가 이끄는 투자사 아케고스캐피탈로 밝혀졌다. 2012년 내부자거래로 사실상 월가에서 퇴출됐던 황씨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한 설이 분분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파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황씨는 실제 투자자를 철저히 감춘 채 대규모 차입으로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는 총수익맞교환(TRS) 거래로 이름을 날렸다. 아케고스 같은 투자사가 투자자 원금에 프라임브로커(PB)의 대출을 끌어들여 투자액을 늘리는 방식이다. 투자자산의 법적 소유자는 PB 혹은 특수목적회사(SPC)여서 외부에서는 실제 투자자를 알 수 없다. PB는 대출 이자와 수수료를 챙기고 자산가격 하락으로 빌려준 돈이 위험해지면 투자사에게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margin call)’을 발동한다. 국내에서도 SK실트론, 라임펀드 등이 단행해 유명해졌다. 아케고스는 일본 노무라증권, 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등 세계 유명 투자은행(IB)을 PB로 삼아 기술주와 미디어주 등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유동성 장세 등으로 각국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중 갈등, 기술주 고평가 논란 등으로 최근 기술주가 하락하자 골드만삭스가 26일 가장 먼저 마진콜을 발동했다. 노무라 CS 등도 뒤늦게 회수에 나섰지만 상당한 손실을 입은 처지다. 노무라의 미국 자회사는 이미 20억 달러(약 2조2700억 원)의 손실을 추산했다. CS, 모건스탠리 등은 손실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역시 상당한 금액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아케고스가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500억 달러(약 56조7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50대 후반의 한국계 미국인인 황 씨는 고교 시절 목사 아버지를 따라서 미국으로 갔고 1990년대 현대증권에서 잠시 일했다. 월가로 활동 무대를 옮긴 후 유명 헤지펀드 타이거매니지먼트를 이끈 ‘헤지펀드의 전설’ 줄리안 로버트슨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2012년 내부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리스어로 창시자, 예수 등을 뜻하는 아케고스를 설립해 재기를 노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케고스의 자산 운용규모가 설립 초기 2억 달러에서 최근 100억 달러로 불었다고 전했다. 아케고스 운용 규모가 급증하면서 세계적 투자은행 또한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황 씨와 거래를 재개했다 화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금융계는 자산을 최대한 은밀하게 관리하려는 거액 자산가들이 아케고스 같은 소규모 투자회사를 즐겨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케고스와 비슷한 유형의 투자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케고스 한 곳이면 특정 투자사가 파산해도 충분히 시장에서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여러 곳이라면 금융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투자자가 드러나지 않는 TRS 거래의 특성상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1920년대 대공황 또한 대규모 마진콜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월가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29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IB 관계자들을 긴급히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군(軍)은 그들의 ‘유일한 세상’이다. 누구든 군의 명령에 불복하면 범죄자라고 생각한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이달 28일까지 시민 460여 명이 숨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군부의 폭력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고 있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군부를 압박할 만한 실효성 있는 조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군 내부에서 이뤄지는 사상 교육과 감시, 시민들과 단절돼 살아가는 생활방식 때문에 군인들이 상부의 ‘살인 명령’까지 기꺼이 수행한다고 분석했다. ○ 철저한 세뇌 교육과 감시 유혈 진압에 앞장선 미얀마 77경보병사단의 대장이었던 툰 묘 아웅 전 미얀마군 대위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군에 들어가면 ‘우리는 국가와 종교의 수호자’라는 사상 교육을 끊임없이 받는다”고 밝혔다. 약 50만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군은 지난 60여 년간 철저한 내부 교육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NYT는 이들을 ‘살인을 위해 길러진 로봇 병사’로 묘사했다. 아웅 전 대위는 지난달 군에서 몰래 빠져나와 현재 미얀마 모처에 은신 중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양곤에서 시민들이 군에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탈영했다”고 NYT에 말했다. 미얀마군은 일반 시민들과 단절된 채 살아가며 각종 특혜를 누리고 시민 위에 군이 군림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군 내부에서 서로를 감시하는 분위기도 살벌하다고 NYT는 전했다. 상급자는 하급자의 인터넷 활동 등 모든 사생활을 감시하고, 군인과 그 가족들은 군 주거단지에 거주해야 한다. 쿠데타가 일어난 뒤에는 ‘군부의 허가 없이는 15분 이상 주거단지를 떠날 수 없다’는 명령도 내려왔다. 이에 대해 한 탈영 장교는 “현대판 노예”라고 말했다. 다른 현역 군의관은 “군을 그만두고 싶지만 감옥에 가게 될 것이 뻔하다. 내가 탈영하면 가족을 잡아다 고문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군부는 군인과 그 가족들의 결혼도 통제한다. 미얀마군에서는 전쟁에서 군인 남편을 잃은 여성이 미혼의 군인과 결혼하는 것이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여성은 자신의 남편이 될 사람을 선택할 수 없고 군부가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아웅 전 대위는 “대부분의 군인들은 세상과 단절됐고, 군은 그들의 전부”라며 “그들은 평생 민주주의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시위대 진압 임무를 맡고 도시에 투입된 군인들에게는 “도시 곳곳, 거리와 골목 곳곳에 적이 도사리고 있다”는 식의 선전 선동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군인들의 세계관 때문에 대부분의 군인들이 민간인 살해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7일 미얀마군의 날 기념식에서 “모든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라”고 말했다. 한 군인은 “군은 외국의 개입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규탄 성명만으로는 군부 압박 못해 28일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앨리스 와이리무 은데리투 유엔 대량학살방지 특별자문관은 공동성명에서 “미얀마군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을 규탄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규탄의 목소리만 내는 방식의 대응은 군부를 압박하지 못하고 있다. 무력을 동원하지 않은 가장 적극적인 대응 방식인 경제제재 역시 유엔 안보리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이 군부와 관련된 기업에 독자 제재를 하는 형태여서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얀마는 외부에 폐쇄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고 내수 위주의 기업들이 대부분이라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다. 군부의 학살을 멈추기 위해서는 유엔군 투입이나 긴급 정상회의 개최 같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의 보호책임(R2P) 조항을 발동해 반인륜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무력 사용이나 가혹한 제재 등의 강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얀마 사태가 심각해지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0일 긴급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과 연대하려는 반군의 거주지역에 전투기 폭격도 시작했다. 미얀마 남부 카렌주에서 주민들이 폭격을 피해 인근 산속 동굴로 대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발포로 어린이들을 포함한 시민 114명이 목숨을 잃은 27일(현지 시간) 미얀마 군부는 호화 파티를 연 사실이 드러났다. 29일 영국 BBC에 따르면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 장성들은 27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미얀마 군(軍)의 날’ 행사를 마친 뒤 만찬 파티를 열었다. 국영TV 방송 화면을 캡처해 시민들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는 흰 제복에 나비넥타이 차림인 군부 인사들이 파티장 레드카펫 위를 웃으며 걷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은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시민이 목숨을 잃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날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미얀마 사태에 대해 “끔찍하고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자신들(군부)의 날에 국민을 겨냥해 저지른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규탄의 목소리만 내는 방식의 국제사회 대응은 군부를 압박하는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상임이사국이면서 미얀마 군부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의안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은택 기자}

쿠데타 군부와 민주화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는 미얀마 사태가 끔찍한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의 날’이었던 27일(현지 시간)에는 하루 동안 5세 아이 등 시민 114명이 군경의 유혈진압에 숨졌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이달 28일까지 민간인 누적 사망자가 459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실제 희생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리낌 없이 시민들에게 총을 쏘며 유혈진압을 하는 군부에 대한 분노와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아무리 상부의 지시라고 하지만 같은 국민, 같은 이웃을 무참히 살해하는 이들의 행동은 제3자의 시선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미얀마 군부 인사의 증언을 통해 그 이유를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텟마도(Tatmadaw)’로 불리는 미얀마 군은 내부적으로 철저한 사상 교육과 감시 체계로 군인들을 길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군부에 속하게 되면 시민들과는 단절된 채 살아가고 군부가 부여한 각종 특혜를 누리면서 ‘살인 명령’ 등 상부의 지시에 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의 결혼까지도 군부가 통제하고 있다. 툰 묫 아웅(Tun Myat Aung) 전 대위는 현재 유혈진압으로 악명이 높은 77경보병사단의 대장이었다. 그는 지난달 군을 이탈해 현재 모처에 은둔 중이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이 양곤에서 군에게 살해됐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후 몰래 군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군인들을 향해 “나는 군을 매우 사랑하지만, 만약 너희들이 국가(국민)와 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국가를 택하라”고 호소했다. 약 50만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 군은 외신에 종종 ‘살인을 위해 길러진 로봇 병사’로 묘사된다. 군 관련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군은 약 60년간 철저한 내부 교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일단 군에 들어가면 ‘우리는 국가와 종교의 수호자’라는 사상을 끊임없이 주입 받는다. 미얀마 군은 시민과도 단절된 채 살아간다. NYT는 군과 ‘그 나머지’ 계층은 일터, 사회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된다고 전했다. 군은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고 이러한 이유로 시민 위에 군이 군림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내부 감시체계도 살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서 상급자는 하급자의 오프라인, 온라인 등 모든 사생활을 감시한다. 대부분 군 인사들과 그 가족들은 군 주거단지에 거주해야 한다. 지난달 1일 쿠데타가 일어난 뒤에는 군부의 허가 없이는 15분 이상 이 주거단지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이 군인들의 증언이다. 한 탈영 장교는 ‘현대판 노예’라고 말했다. 다른 현역 군의관은 “군을 그만 두고 싶지만 그러면 감옥에 가게 될 것이 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탈영이라도 하면 군부는 우리 가족들을 잡아다 고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부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라 가족들이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군에 남아있는 군인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군은 군인들의 결혼도 통제하고 있다. 군에서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미혼의 군인과 결혼하는 것이 매우 흔하고 평범한 일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 경우 남편을 잃은 여성들은 자신의 새 남편이 될 사람을 선택할 권리가 거의 없고, 군부가 정해주는 인사와 결혼을 해야만 한다. 아웅 전 대위는 “대부분의 군인들은 세상과 단절됐고, 군은 그들의 전부”라고 말했다. 현재 시위 진압에 투입된 군인들에게는 “도시 곳곳, 거리와 골목 곳곳에 적이 도사리고 있다”는 식의 선전 선동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군인의 세계관 때문에 대부분의 군인들이 민간인 살해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아웅 전 대위는 “누군가 군에 불복종하면 범죄자로 본다”며 “대부분의 군인들은 평생 민주주의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상 교육과 선전 선동은 군 지도부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7일 미얀마 군의 날 기념식에서 “모든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라”고 말했다. 유혈진압을 일삼고 있는 군이 마치 시민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이 들리는 대목이다. 군부의 교육에 익숙해진 군인들은 흘라잉 사령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흘라잉 사령관이 발언한 이날 미얀마 군은 쿠데타 이후 최악의 대학살을 일으켰다. 미얀마 군부는 27일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114명의 시민들이 사망했다. 도시에 배치된 한 군인은 “현재 미얀마군은 외국의 개입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민사회는 미국과 서방세계, 유엔 등이 이번 사태에 개입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제 제재나 군부 관련 인사들의 입국 금지 등에 머물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주요 인터넷 연결망이 끊긴 상태다. 여기에는 군부의 내부 통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군인들은 쿠데타 발발 이후 군을 떠났다. 몇몇 군인들은 온라인에 익명으로 “나는 군에 속해있다. 시민들은 포기하지 말아달라”, “결국 진실이 이긴다” 등의 글을 올리며 시민들과 연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군이 이 같은 상황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은 1948년 독립 이후 각종 전쟁을 통해 입지를 굳혀 왔다. 군은 게릴라군, 반란군, 정글에 은신한 지역 군 세력 등과 싸웠다.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이 정권을 잡았을 때도 군은 여전히 장관 일부 임명권, 국회의원 일부 임명권, 각종 국유 사업 등의 이권을 놓지 않았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6일(현지 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제약사 셀트리온이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주성분 ‘레그단비맙(Regdanvimab·CT-P59)’에 대해 사용해도 좋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EMA는 보충적 산소 요법이 필요하지 않은 성인 환자에게 이 약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 약이 입원 비율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레그단비맙이 고위험 환자나 중증 단계로 악화하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렉키로나주는 2월 5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도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렉키로나주는 국내에서 681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됐다. 렉키로나주는 세계적으로 미국의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에 이어 정식 허가를 받은 3번째 항체치료제다. 항체치료제는 완치자 혈장에 있는 항체의 유전자를 이용해 생산한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이지운 easy@donga.com·이은택 기자}

잇따른 총격 사건으로 미국 전체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의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다. 16일 미 남동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였고 백인 남성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범행 동기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일 가능성이 다분한데도 미 사법당국 관계자들이 롱에게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잇달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오랫동안 미국 내에서 ‘모범적 소수자’, 즉 모델 마이너리티(model minority)로 평가받았던 아시아계에 대한 고정관념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시아계를 의사 법조인 등 고소득 전문직종에 주로 종사하는 성공한 이민자의 전형처럼 그리는 행위를 말한다. 소수에 불과한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다 보면 대다수 아시아계가 겪고 있는 심각한 차별을 인정하지 않거나 축소하는 분위기가 짙어진다. 지난해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 등을 통해 인종 갈등이 미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지만 아시아계는 주류 사회가 만든 ‘모범적 소수자’란 틀에 갇혀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급증 지난해 미국에서는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비영리단체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는 지난해 미 16개 대도시의 전체 증오범죄가 2019년보다 7% 감소했지만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는 무려 149%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가장 큰 이유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이 책임을 중국에 돌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태도가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내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후 바이러스’ 등으로 지칭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1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아시아계와 연관지은 것이 아시아계 대상 범죄 증가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인 지지층을 의식해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하던 지난해 3월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계 여성이 길을 가다 머리채를 잡히고 폭행을 당했다. 한 달 후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아시아계 여성이 염산 테러를 당해 머리와 목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두 피해자 모두 아무 이유 없이 공격을 당했다. 이런 ‘묻지 마 범죄’는 올 들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22일 CNN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뉴욕에서 벌어지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행 중 3분의 1은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에 따르면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 이뤄지는 장소는 직장(35.4%), 공공장소(25.3%), 공원(9.8%), 대중교통(9.2%) 등 공개된 장소가 대부분이었다. 피해 유형은 언어 차별(68.1%), 기피(20.5%), 물리적 폭력(11.1%) 순이었다. 인종적으로는 중국계(42.2%), 한국계(14.8%), 베트남계(8.5%) 등이 많았다. ○ ‘아시아계 차별 없다’ 뿌리 깊은 편견 단순히 코로나19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만이라고 하기에는 전염병 대유행 이전부터 미 사회 전반에 흐르는 아시아계에 대한 질시, 편견, 잘못된 고정관념 등이 상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마디로 ‘공부 잘하는 당신들이 주류 백인 못지않게 잘 먹고 잘사는데 무슨 차별을 받느냐’는 논리다. 일각에서 아시아계를 ‘백인 근접(white-adjacent) 집단’으로 부르는 것도 이런 시각과 무관하지 않다. 2019년 미 인구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9만8174달러로 백인(7만6057달러), 히스패닉(5만6113달러), 흑인(4만6073달러)보다 높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흑인, 히스패닉 저임금 근로자가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상대적으로 부유한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을 고조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부 워싱턴주 레이시의 노스서스턴 공립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은 아시아계에 대한 주류 사회의 질시와 편견을 잘 보여준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아시아계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이들을 ‘유색인(colors)’이 아닌 ‘백인(whites)’ 집단에 포함시키려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철회했지만 후폭풍이 거셌다. 25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가발 등 미용용품을 판매하는 한인 여성이 자신의 가게에서 흑인 여성 5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졌다. 가해자들은 “아시아인들은 흑인에게 가발을 팔면 안 된다. 이들이 우리 돈을 훔치고 있다”고 폭언을 했다. 현지 매체 휴스턴크로니클은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인지 경찰이 수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14년 시작된 후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하버드대 아시아계 역차별 소송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계 학생 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은 2000년 이후 하버드대 입학 전형에서 탈락한 아시아계 지원자 자료를 분석해 아시아계가 역차별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1심, 2020년 항소심에서 하버드대가 승소했지만 SFFA는 지난달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SFFA는 하버드대가 학업, 과외활동 등 다양한 평가 항목 중 주관적 평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은 인성(personality) 부문, 즉 호감도, 용기, 친절함 같은 모호한 지표에서 유독 아시아계에게 낮은 점수를 줘 합격률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최상위권 아시아계 학생이 하버드대에 입학할 확률은 13%에 불과했지만 같은 점수의 흑인 학생이 입학할 확률은 60%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아시아계는 기계처럼 공부는 잘할지 몰라도 인기가 없고 매력적이지 않은 ‘너드(nerd)’여서 하버드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아시아계 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다. 인종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한 묶음으로 뭉뚱그리려는 시도 자체가 이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로 동아시아계와 인도계가 거둔 경제사회적 성공의 이미지를 피부색, 미 정착 역사, 문화 등이 판이한 다른 동남아계 등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미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모국이 같은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에서도 주류 사회에 진입한 사람과 식당, 술집, 공장 등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등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심한 편이다. NBC뉴스는 아시아계가 다른 소수인종에 비해 체제 순응적이며 괴롭혀도 반격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또한 아시아계 대상 범죄 급증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쉽게 반격하지 못할 것 같은 만만한 이미지 때문에 아시아계 노인, 여성 등이 특히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왜곡된 아시아 여성 이미지 역사적으로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에 취약했으며 남성보다 저임금 산업에서 일해 온 아시아계 여성은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에 따르면 아시아계 증오범죄 피해자의 절대 다수는 여성(68%)으로 남성(29%)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이미지 왜곡 및 편견과 깊은 관련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랫동안 미 문화 콘텐츠가 아시아계 여성을 백인 남성에게 성적(性的)으로 복종하는 대상으로 묘사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전을 다룬 1987년 영화 ‘풀 메탈 재킷’에는 미군 두 명이 베트남 여성을 놓고 ‘가격’을 흥정하는 가운데 이 여성이 군인들을 향해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시아 여성이 가난과 전쟁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성(性)을 매개로 미국 남성을 유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식이다.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수사하는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 경찰의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흔적이 엿보인다. 경찰은 롱의 범행 직후 그가 ‘성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며 “유혹을 없애고자 범행을 벌였다”고 발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범행 동기가 ‘성 중독’과 관련됐다는 경찰의 주장이 오히려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질타한다. 레이숀 레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롱이 애틀랜타에 있는 수많은 마사지숍 가운데 아시아인이 운영하는 곳만을 표적으로 삼은 것을 두고 “범인은 인종차별주의자 겸 성차별주의자”라며 범인이 진술한 ‘성적 동기’를 인종 증오와 분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동기 입증 및 처벌 어려워 입증과 처벌이 어려운 증오범죄 자체의 특성도 빼놓을 수 없다. 특정인을 증오범죄로 처벌하려면 범인이 평소 특정 소수자에 대한 증오가 있었다는 것과 그 증오가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범행 자체만 입증하면 처벌할 수 있는 일반 범죄와 달리 규명이 쉽지 않다. NBC뉴스는 범죄의 ‘결과’보다 ‘동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증오범죄는 형법상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당국 또한 동기 입증이 쉽지 않을 때는 대부분 증오범죄가 아닌 일반 범죄로 취급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NYT는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증명하는 일이 흑인, 유대인,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집단 혐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흑인 증오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과거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단을 모방해 범행에 올가미를 쓸 때가 많다. 마찬가지로 유대인 증오범죄에서도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문양 등이 자주 쓰인다.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이 같은 전형적 상징이 없어 당국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범행에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언어 장벽, 체류 자격 등의 어려움이 있는 저소득층 아시아계가 인종 증오범죄 신고 자체를 꺼린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여파로 최근에는 미국 밖에서도 비슷한 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4일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 독일인의 80%가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발발 후 1년간 캐나다에서도 아시아계, 특히 여성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크게 늘었다고 CBC 방송 등이 23일 보도했다. 호주에서는 백인 여성이 한국계 임신부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붓는 동영상이 등장해 공분을 일으켰다. 25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는 서부 퍼스의 한 병원을 찾은 한국계 호주인 부부에게 백인 여성이 폭언을 퍼붓고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등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조종엽 jjj@donga.com·이은택 기자}

국제 미인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한 여성이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시민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26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 사회과학 교수 6명은 미얀마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시위인 시민불복종운동(CDM)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출전 중인 미얀마 대표 한 레이 씨(22·사진)는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총에 맞아 죽고 있다. 우리 국민을 도와 달라. 제발 살려 달라”고 25일 태국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레이 씨는 올해 63개국 대표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출전했다. 2013년부터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매년 열리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등과 함께 세계적인 미인대회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4일 진행된 각국 전통 의상 심사에서 ‘평화의 여신’을 상징하는 황금 의상을 입고 “현재 미얀마 사태에 가장 필요한 ‘평화’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레이 씨는 이전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쿠데타를 비판하고 시민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올렸다. 19일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미얀마 시민들이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고 썼고, 11일에는 “군부는 평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쿠데타 발발(지난달 1일) 7일 뒤인 지난달 8일에는 직접 거리에 나서 피켓을 들고 시민들과 반(反)군부 시위를 벌이는 사진을 올렸다. 미얀마에서는 25일까지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시민 320명이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숨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국제 미인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한 여성이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시민을 도와달라”며 호소했다. 26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사회과학 교수 6명은 미얀마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시위인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출전 중인 미얀마 대표 한 레이(22·사진) 씨는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총에 맞아 죽고 있다. 우리 국민을 도와달라. 제발 살려달라”고 전날(25일) 태국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레이 씨는 올해 63개국 대표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출전했다. 2013년부터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매년 열리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미스 유니버스, 미스월드 등과 함께 세계적인 미인대회로 잘 알려져 있다. 레이 씨는 “양곤대 학생들이 군부에 구금됐다”, “지금 미얀마에는 자유가 없다. 이것은 인권 침해다”며 군부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말 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얀마 대표로서 전쟁과 폭력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진행된 각국 전통 의상 심사에서 ‘평화의 여신’을 상징하는 황금 의상을 입고 “현재 미얀마 사태에 가장 필요한 ‘평화’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레이 씨는 이전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쿠데타를 비판하고 시민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올렸다. 19일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미얀마 시민들이 거리에 싸우고 있다”고 썼고, 11일에는 “군부는 평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쿠데타 발발(지난달 1일) 7일 뒤인 지난달 8일에는 직접 거리에 나서 피켓을 들고 시민들과 반(反) 군부 시위를 벌이는 사진을 올렸다. 미얀마에서는 25일까지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시민 320명이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숨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가짜 뉴스 확산에 대해 거센 질타를 받고 진땀을 뺐다. 의원들이 “예, 아니오로 답하라”고 다그치자 일부 최고경영자(CEO)는 불만을 나타냈다.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는 25일(현지 시간) ‘극단주의 및 허위정보 조장과 소셜미디어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화상 청문회를 열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잭 도시 트위터 CEO가 참석했다. 의원들은 5시간 동안 이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 가짜 뉴스, 인종차별 증오 표현, 미 의회 난입을 선동한 극단주의 단체들의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된 경위와 책임을 따졌다. 의원들은 CEO에게 1월 6일 일어난 미 의회 폭동에 “당신들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질타하며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고 압박했다. 도시 CEO는 세 CEO 중 유일하게 “네”라고 답했다. 외신은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의 수장 중 처음으로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한 발언이었다고 전했다. 피차이 CEO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복잡한 질문”이라며 즉답을 피했고, 저커버그 CEO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원 통신기술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마이크 도일 의원은 “그날의 공격과 선동은 당신들의 플랫폼에서 시작됐고 자라났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가짜 뉴스가 확산된 데 대해서도 “당신들이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질타가 이어지자 도시 CEO는 청문회 도중 자신의 트위터에 ‘?’와 함께 ‘예-아니오 중 하나를 고르라’는 투표를 올려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 CNN은 이날 청문회가 마치 의원들과 CEO들의 ‘결투’ 같았다면서 “의원들은 CEO들이 거만한 태도로 답변을 회피한다고 비난했고, CEO들은 화를 참는 것 같아 보였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월가 금융자본에 맞선 ‘개미투자자의 반란’으로 주목받았던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주가가 실적 부진 및 유상증자 가능성 여파로 급락했다. 24일(현지 시간) 미 뉴욕증시의 게임스톱 주가는 전일 대비 33.8% 떨어진 120.34달러(약 13만6500원)에 마쳤다. 하루 전 게임스톱은 지난해 4분기(지난해 10∼12월)에 주당 순이익 1.34달러(약 1500원), 매출 21억2000만 달러(약 2조4041억 원)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주당 순이익 1.35달러, 매출 22억1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블룸버그뉴스는 게임스톱 매출이 12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게임스톱 또한 2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올해 초 주가 급등이 회사의 실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임스톱은 1억 달러(약 113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공개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는 통상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게임스톱은 주력 사업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기 위해 신주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초 2달러대에 불과했던 게임스톱 주가는 올 들어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맞선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매수로 큰 폭으로 급등했다. 1월 말 한때 장중 483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이 2% 이상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도 4.8% 하락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도시인 베니스와 피렌체에서 세계 최대 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규제해달라는 요구가 일고 있다. 이들 도시는 이탈리아 정부에 규제안을 마련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급속히 늘어나는 에어비앤비 때문에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계의 생존이 위협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베니스와 피렌체는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규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두 도시는 이탈리아 정부에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임대업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임대 형식을 취하면서 실제로는 숙박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도시는 에어비앤비가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보다 낮은 세금을 내고 사업체를 등록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인이 집을 매입해 단기 숙박을 제공하는 형식의 에어비앤비는 현지 법률상으로 숙박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호텔 등 숙박 시설의 이용료에는 60%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에어비앤비의 렌탈비에는 21%가 적용된다. 때문에 숙박업계는 ‘불공정한 경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베니스와 피렌체는 이탈리아 정부에 ‘30일 미만의 모든 주택 임차는 관광 목적으로 분류할 것’, ‘1인당 한 도시에서는 에어비앤비를 2곳 까지만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 ‘연간 최대 운영 일수를 90일로 제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단기 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겨냥한 것들이다. 이들 도시에서 운영되는 에어비앤비 중 상당수는 부동산 투자자들의 소유로 알려졌다. 숙박업계의 이러한 제안에 대해 현지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베니스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베로니카 그레치 씨는 “에어비앤비가 만들어낸 관광 형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또 숙소만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는 직원과 청소부 등을 고용하는 숙박업소에 비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에어비앤비에서는 주인을 만나지도 않고 코드만 입력하면 열쇠가 나온다. 이것은 관광이나 숙박이 아니라 부동산업”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베니스에서 사회적 기업 ‘베니스 오텐티카’를 운영하는 발레리아 듀플로 씨는 “지금은 규제 그 이상을 내다봐야 할 시기”라며 다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장기 임대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규제가 최선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에어비앤비 덕분에 도시가 변모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래 베니스는 비싼 물가 때문에 주택 유지관리나 수선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 때문에 10년 전만에도 도시 곳곳에 낡은 집들이 그대로 방치됐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이 낡은 저택을 사들여 깨끗하게 수선하고 에어비앤비로 운영하면서 도시가 훨씬 깨끗해졌다는 의견이다. 2008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2013년 1월 한국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시가총액 110조 원을 돌파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영국 왕실과 결별한 뒤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해리 왕손(37·사진)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임원으로 변신한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 왕손이 진로 맞춤 서비스 및 정신건강 분야 스타트업인 ‘베터업(BetterUp)’의 임원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리 왕손은 베터업에서 최고영향력책임자(Chief Impact Officer)란 직책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WSJ에 보낸 e메일에서 “나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력을 미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며 “한발 앞선 진로 맞춤 서비스는 개인의 발전과 인식의 향상, 더 나은 삶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WSJ는 해리 왕손이 베터업 서비스의 전략 결정, 사회공헌 활동 등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해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터업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리 왕손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알렉시 로비쇼 베터업 최고경영자(CEO)는 해리 왕손에 대해 “의미 있고 알찬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해리 왕손의 영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손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해리 왕손은 지난해 1월 영국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후 배우자 메건 마클 왕손빈(40)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거주 중이다. 영국 왕실은 해리 왕손 부부에 대한 모든 재정 지원을 끊었다. 이들 부부는 이달 7일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이 아기 피부색을 우려해 왕자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폭로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마클 왕손빈은 흑백 혼혈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영국 왕실과 결별한 뒤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해리 왕손(37·사진)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임원으로 변신한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 왕손이 진로 맞춤 서비스 및 정신건강 분야 스타트업인 ‘배터업(BetterUp)’의 임원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리 왕손은 배터업에서 최고영향력책임자(Chief Impact Officer)란 직책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WSJ에 보낸 e메일에서 “나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력을 미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며 “한발 앞 선 진로 맞춤 서비스는 개인의 발전과 인식의 향상, 더 나은 삶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WSJ는 해리 왕손이 배터업 서비스의 전략 결정, 사회공헌 활동 등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배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해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배터업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리 왕손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알렉시 로비쇼 배터업 최고경영자(CEO)는 해리 왕손에 대해 “의미 있고 알찬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해리 왕손의 영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손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해리 왕손은 지난해 1월 영국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후 배우자 메건 마클 왕손빈(40)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거주 중이다. 영국 왕실은 해리 왕손 부부에 대한 모든 재정 지원을 끊었다. 이들 부부는 이달 7일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이 아기 피부색을 우려해 왕자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폭로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마클 왕손빈은 흑백 혼혈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전쟁을 피해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온 난민 가족의 아들, 손주 볼 예정이었던 할아버지, 30년 간 마트서 일한 매력적인 미소의 직원, 그리고 총기 소지를 열렬히 지지했던 20살 청년…. 22일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식료품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절절한 사연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들은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어머니, 자식이자 할아버지였다. 희생자들 사이에는 인종이나 출신, 배경, 나이, 성별에 공통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이번 범죄가 ‘무차별 난사’라는 분석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사진과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숨진 이들은 경찰관 에릭 탤리(51), 데니 스통(20), 네븐 스태니식(23), 리키 올즈(25), 트라로나 바크코위악(49), 수전 포츈(59), 테리 레이커(51), 케빈 마호니(61), 린 머레이(62), 그리고 조디 워터스(65) 등 10명이다. 올해 23세인 네븐 스태니식은 참사가 일어난 슈퍼마켓 ‘킹 수퍼스’ 매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머신을 고친 후 주차장을 나서려던 참에 총을 맞고 숨졌다. 그는 세르비아 난민의 아들이다. 그의 가족들은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고 스태니식을 낳았다. 그는 고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아버지와 함께 커피머신 수리 일을 시작했다. 스태니식의 가족과 가까운 페트로빅 신부는 “난민들은 희망을 품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며 “그들의 가족은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망쳤지만, 여기서 끔찍한 비극을 당했다. 납득할 수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25세 리키 올즈는 킹 수퍼스의 프론트 매니저였다. 그는 최근 7, 8년간 이 곳에서 일을 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올즈는 생전 에너지가 넘쳤고 명량했으며 낙천적인 사람이었다. 3남매 중 첫째 딸이었던 그는 7살 때 엄마로부터 버려졌다. 올즈의 엄마는 어느 날 갑자기 라파예트에 있는 올즈의 할머니집 문 앞에 올즈를 놔두고 떠났다. 엄마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랐지만 그는 활달했고 하이킹과 캠핑을 즐겼다. 가족들과 야구하는 것을 몹시 좋아했다고 NYT는 전했다. 테리 레이커는 참극이 일어난 킹 수퍼스에서 30년 간 근무한 ‘베테랑 점원’이었다. 그와 가깝게 지낸 알렉시스 크누선 씨(22)는 콜로라도 보더대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알게 됐다고 인연을 말했다. 크누선 씨는 숨진 레이커 씨가 스포츠 경기에서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것을 매우 즐겼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났지만 끈끈한 사이였다. 크누선 씨는 “나는 잠이 워낙 많아서 아침 9시 전에는 전화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레이커는 짓궂게 6시에 전화해 깨우곤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참혹한 일이다. 어디선가 여전히 그가 일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한 단골 손님은 “레이커 씨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화가 가라앉았다”며 “그의 미소에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고 말한 뒤 울었다. 케빈 마호니 씨는 호텔 개발 및 접객 매니지먼트 회사인 스톤브릿지의 임원으로 근무하다 2014년 퇴직했다. 그의 딸에 따르면 마호니는 곧 손주를 볼 예정이었다. 현재 임신 중인 그의 딸 에리카 마호니는 “아버지를 영원히 사랑한다”고 했다. 최근 몇 년 간 킹 수퍼스에서 일해 온 데니 스통 씨는 총기소지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에서 총기 소지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의 지지자였다. 최근 자신의 생일에도 그는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을 향해 총기소지 권리 옹호재단에 기부하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총기 범죄로 목숨을 잃었다. 그의 고교 친구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친절했던 아이”라고 말했다. 스통 씨는 파일럿이 되고 싶어했으며 파일럿 자격증을 따기 위해 파트 타임으로 킹 수퍼스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잡지사에서 사진 디렉터로 일했던 린 머레이 씨는 23살 올리비아, 22살 피어스의 엄마다. 은퇴한 뒤에도 남을 돕는 것을 즐겼던 그는 사건 당일에도 인스타카트(미국의 장바구니 주문 어플) 주문을 채우기 위해 킹 수퍼스에 들러 장을 보다가 변을 당했다. 그의 남편 존 멕킨지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친절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들 부부는 뉴욕에서 살다 2002년 스튜어드로 이사했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다시 콜로라도로 옮겼다. 그는 생전 아이들을 위해 할로윈 의상을 디자인하는 것을 즐겼으며 예술적 감각이 풍부했다. 트라로나 바크코위악은 볼더에서 요가복 상점을 운영했다. 그의 남동생은 누나를 “한 줄기 빛 같은 놀라운 사람”이라고 전했다. 바크코위악은 최근 뒤늦게 약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늘 건강하게 지내려 애 썼으며 약 한 달 전에 남동생을 마지막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수전 포츈 씨는 1990년대 초 배우로도 활동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집 정원을 가꾸는 것을 좋아했고 그의 정원에는 토마토, 상추, 바질 등이 가득 자랐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그는 정원에서 수확한 것들을 옆집에 자주 나눠줬다. 최근에는 자신이 심은 복숭아 나무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의 이웃들은 초저녁이면 포츈 씨가 마당에 나와 노을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 나다니엘을 기르며 20년 간 한 집에서 살았다. 앞서 사연이 알려진 11년차 베테랑 경찰 탤리는 참사 현장에 맨 먼저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마리스 해롤드 볼더 경찰서장은 그를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7살 막내와 20살 맏이를 포함해 7자녀를 둔 아버지였다. 그는 클라우드 통신 분야에서 일하다 40세에 뒤늦게 경찰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는 “모든 아이들이 경찰이 되고 싶어하지만 텔리는 특히 더 그랬다”고 말했다. 또 “이 세상은 위대한 영혼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그의 누이 크리스틴은 트위터에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아이었는지, 이 상실은 얼마나 슬픈지 형언할 수 없다”며 “나의 어여쁜 동생아, 늘 파일럿이 되고 싶어했잖니. 이제 훨훨 날아가렴”이라고 애도했다.조디 워터스의 사연도 알려졌다. 미 지역 언론 덴버포스트에 따르면 아리조나대를 졸업한 그는 볼더에 오랫동안 살았으며, 볼더 펄 스트리트 쇼핑몰에서 가죽옷을 판매하는 ‘엠브라지오’를 운영했다. 그는 일리노이 출신으로 두 딸이 있다. 주디 엠바일 콜로라도주 의원(민주당)은 “예전에 쇼핑을 하다가 워터스 씨의 상점에 들러 그를 알게 됐다”며 “당시 매우 활기차고 유머러스했다”고 전했다. 워터스의 지인들은 그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아름다운 영혼이었다”, “내가 아는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등으로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