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민준

명민준 기자

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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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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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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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지서 찍은 사진이 영정사진으로…전국 곳곳서 눈물의 발인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안부전화를 하던 아들이었는데….” 2일 오전 11시 반 광주 광산구 우산동의 한 장례식장.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A 씨(43·변호사)의 발인이 시작되자 70대 노모 B 씨는 흐느낌을 감추지 못했다. A 씨는 고교생 시절 혈액암에 걸린 형에게 골수이식을 세 번이나 해줄 정도로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아들이었다고 한다. 올 9월 부모가 광주 동구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도 상당부분 비용을 낸 효자이기도 했다. B 씨는 “아들은 ‘가정을 지탱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호사가 됐다. 항상 책읽기를 좋아하는 착한 아들이었다”고 울먹였다. 참사 발생 닷새째를 맞으며 희생자 상당수의 발인이 이날 전국 곳곳에서 마무리됐다.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이제 가정으로 돌아가 고인의 빈자리를 느껴야 하는, 눈물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하루였다.● 함께 참변당한 친구, 같은 곳서 영면 이번 참사에선 친구와 이태원을 찾았다가 같이 참변을 당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친구 사이인 희생자들의 발인식이 열리기도 했고, 같은 곳에 안장되기도 했다. 부산에선 참사 당시 함께 이태원에 갔다가 숨진 두 친구가 이날 나란히 기장군의 한 추모공원에 안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20대인 이들은 사고 후 각각 부산과 경기에서 화장이 진행된 뒤 같은 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젊은 희생자가 많다 보니 영정사진도 일반적인 장례식과는 다른 경우가 많았다. 이날 광주 서구에서 열린 대학생 C 씨(25)의 발인에선 최근 여행지에서 찍어 가족에게 보낸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사용됐다. 대학 졸업을 앞둔 C 씨는 사진 속에서 밝게 미소 짓고 있었다. 이날 대구 수성구 명복공원에서 화장을 진행한 D 씨(24·여)의 영정사진도 환한 표정을 짓고 있어 추모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영정사진을 바라보던 D 씨의 한 지인은 말없이 수차례 주먹을 쥐었다 폈다.● 관 끌어안고 통곡, 지켜보던 이들도 눈물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치러진 20대 여성 희생자의 화장장은 유가족들의 오열로 가득찼다. 장례식장 관계자가 “화장 전 마지막 인사를 하라”고 안내하자 유가족들은 관을 끌어안고 통곡했다. 다른 장례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인가보다. 너무 딱하다”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슬픔에 침묵만 이어지는 빈소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에 차려진 20대 여성 희생자의 빈소에는 침묵이 가득했다. 발인을 앞둔 유가족들은 고개를 숙이고 멍하니 바닥을 응시할 뿐, 서로에게 말도 걸지 않았다. ‘○○이를 사랑하는 친구 ○○○‘이라고 적힌 근조화환가 지인들의 슬픔을 대변했다. 희생자의 어머니는 딸의 영정이 빈소를 나가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대구 동구에서 열린 또 다른 20대 여성의 발인에선 관 위에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포스트잇이 가득 붙어 있었다.● 해외에 있는 유가족 못와 적적한 빈소외국인 희생자의 발인도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에서 진행된 중국인 E 씨(33·여)의 발인은 유가족이나 추모객보다 외교부 및 서울시 공무원 등이 더 많았다. E 씨의 부모는 중국에 있는데, 모친 건강이 좋지 않아 한국에 올 수 없었다고 한다. 근조화환도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E 씨의 자녀는 아직 엄마의 사망 소식을 모른다고 한다. E 씨의 고모는 “조카는 2012년에 한국에 와 아이를 낳고 잘 살았다”면서 “6살 난 아이는 어떻게 하느냐”고 가슴을 쳤다. 외국인의 경우 유가족들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한국인 희생자보다 비교적 늦게 장례가 치러지다 보니, 상당수가 아직 빈소를 차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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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고문에 탈진한 ‘봉화 광산매몰’ 가족들 [기자의 눈/명민준]

    “구조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잖아요! 제발 언제쯤 구조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1일 오전 10시경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 구조당국의 브리핑이 끝나자 고립 작업자 2명 가족들의 절규가 이어졌다. 이 현장에선 매몰 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가 지났지만 노동자들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경 발생했다. 제1수직갱도에서 모래와 흙 900t이 쏟아져 내렸고, 지하 190m 지점에서 작업하던 조장 A 씨(62)와 보조 작업자 B 씨(56)가 고립됐다. 업체 측은 자체 구조를 시도하다가 14시간이 지난 뒤에야 119에 신고하고 가족들에게 알렸다. 당초 이르면 ‘10월 29일경’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구조 시점은 ‘10월 31일’ ‘11월 1일’ 등으로 계속 밀렸다. 희망고문에 시달리다가 탈진한 가족들에게 1일 구조당국은 “최소 8일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구조대원들이 하루 10m가량 접근하고 있는데,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까지 70m 이상 남았기 때문이다. 구조당국도 할 말은 있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갱도라 쉽게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 변형이 심하게 온 상태”라고 했다. 이 광산에선 올 8월에도 붕괴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1명이 사망했다. 설상가상으로 생사를 확인하고 식량과 물을 공급하기 위한 천공을 뚫으려던 계획도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달 30일 지름 76mm, 98mm 크기 구멍을 작업자들이 있을 곳으로 예상되는 지하 170m까지 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1일 오후 다시 천공기 5대를 투입해 동시 다발적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기자와 만난 B 씨의 조카(32·여)는 “사고 발생 후 180시간 넘게 지나도록 생사조차 모른다. 더 이상 구조당국과 업체 측을 신뢰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부는 유족들의 불신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현 상황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구조작업을 서둘러 진행해 소중한 목숨을 구해야 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처럼 다시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명민준·사회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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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 광산사고 6일째… 매몰자 생사확인 실패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31일 고립된 작업자들의 생사를 확인할 시추 작업이 실패하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구조당국은 전날 오전부터 천공기 2대로 지름 76mm, 98mm 크기의 구멍 2개를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하 170m까지 내는 시추 작업을 시도했다. 빠르면 31일 오후 10시경 뚫릴 것으로 예상했던 76mm 시추 작업이, 예상 지점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하면서 결국 작업자들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목표지점인 170m보다 15m 정도 더 들어갔지만 암석 등 변수가 많아 실패했다. 오차범위 없이 정확히 수직으로 뚫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98mm 시추 작업도 예상보다 진행이 더디다. 이날 오후까지 목표지점의 44% 수준인 수직으로 76m 지점까지 접근하는 데 그쳤다. 가족들은 이날 작업자들의 생존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추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울분을 토해냈다. 현장에 있던 한 가족은 “한시가 급한데 구조는커녕 살아있는지 확인조차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추) 업체 측 말만 듣지 말고 지질 전문가를 빨리 투입시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당국은 1일 오전부터 장소를 옮겨 76mm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천공기 1대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제2 수직갱도에서 수평으로 진행되는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까지 약 91m 남겨 놓은 상황이다. 전날보다 겨우 9m 정도 다가가는 데 그쳤다. 구조당국은 “작업자 구조가 앞으로 2, 3일 정도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작업자 가족은 “골든타임만 지나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는 26일 오후 6시경 제1 수직갱도에서 모래와 흙 약 900t이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작업자 가운데 조장 A 씨(62)와 보조작업자 B 씨(56)가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으며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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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 광산 고립자 생사확인 실패…76㎜ 시추작업 잘못된 곳 향해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31일 고립 작업자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할 시추 작업이 실패하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구조당국은 전날 오전부터 천공기 2대로 지름 76㎜, 98㎜ 크기의 구멍 2개를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하 170m까지 내는 시추 작업을 시도했다. 빠르면 31일 오후 10시경 뚫릴 것으로 예상했던 76㎜ 시추 작업이, 예상 지점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하면서 결국 작업자들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목표지점인 170m보다 15m 정도 더 들어갔지만 암석 등 변수가 많아 실패했다. 오차범위 없이 정확히 수직으로 뚫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98㎜ 시추 작업도 예상보다 진행이 더디다. 이날 오후까지 목표지점의 44% 수준인 수직으로 76m 지점까지 접근하는데 그쳤다. 가족들은 이날 작업자들의 생존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추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울분을 토해냈다. 현장에 있던 한 가족은 “한시가 급한데 구조는커녕 살아있는지 확인조차 못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시추) 업체측 말만 듣지말고 지질 전문가를 빨리 투입시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당국은 1일 오전부터 장소를 옮겨 76㎜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천공기 1대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제2 수직갱도에서 수평으로 진행되는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까지 약 91m 남겨놓은 상황이다. 전날보다 겨우 9m 정도 다가가는데 그쳤다. 구조당국은 “작업자 구조가 앞으로 2, 3일 정도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작업자 가족은 “골든타임만 지나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는 26일 오후 6시경 제 1수직갱도에서 모래와 흙 약 900t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작업자 가운데 조장 A 씨(62)와 보조작업자 B 씨(56)가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으며 아직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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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 광산 매몰사고 5일째… “구조작업 늦어 억장 무너져”

    “구조 작업이 좀 더 속도를 냈으면 좋겠는데….” 30일 낮 12시경 경북 봉화군 재산면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A 씨(62)의 매형은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그는 “소방당국이 구조 시점을 밝힐 때마다 ‘사흘 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벌써 100시간가량 지났는데 이러다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이날은 광산 매몰 사고로 A 씨 등 작업자 2명이 갱도에 고립된 지 닷새째 되는 날이다. 하지만 구조 작업이 늦어지면서 가족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3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경 광산 제1수직갱도 아래 30여 m 지점 폐갱도에 채워져 있던 모래와 흙 약 900t이 아래로 쏟아졌다. 이 사고로 지하 190m 갱도에서 작업 중이던 조장 A 씨와 보조작업자 B 씨(56)가 고립됐다. 두 사람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광산 운영업체 측의 늑장 대응 때문에 구조 작업이 지체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업체는 사고 후 자체 구조 작업을 벌이다 14시간이 지난 27일 오전 8시 반경에야 119에 구조를 신청했다. A 씨의 매형은 “신고가 늦어 골든타임을 놓쳤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업체 측은 “필요한 법적 책임은 지겠다”는 입장이다. 소방당국은 제2갱도 지하 140m까지 내려간 뒤 A, B 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1 갱도 쪽으로 진입로를 뚫고 있다. 구조 지점까지 거리는 145m가량으로 예상하는데 이날 오후 45m 지점까지 진입로를 확보했다. 소방 관계자는 “45m 구간에 단단한 암석이 있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남은 100m 구간은 7년 전까지 갱도로 이용하던 곳이라 구조 작업이 빨라질 것”이라며 “31일 오후나 다음 달 1일 오전에 구조 예상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방당국은 작업자들이 고립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갱도 안이 가로세로 각각 4.5m로 넓고 산소와 지하수도 있는 만큼 이들의 생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조만간 지름 76mm, 98mm 크기의 관을 넣어 무전기와 식품, 의약품 등도 전달할 계획이다.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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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랜드 사태’에 지자체 화들짝… 지방채 발행 줄이고 업무비 삭감

    “만기일(26일)이 최악의 타이밍에 돌아와 각오는 했는데 금융사 측에서 연 18%를 달라고 할 줄은 몰랐습니다.” 강원 춘천시 관계자는 2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나마 끈질기게 협상해 연 15%로 낮췄다가, 마지막 순간에 연 13%로 낮추며 간신히 상환기일을 3개월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동춘천산업단지 관련 보증 채무 금리는 원래 연 5.6%였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3개월 동안 시가 더 내야 하는 금액은 3억 원에 달한다. 한 차례 홍역을 겪은 춘천시는 이후 육동한 시장 긴급 지시로 자금 경색 상황에 대비한 대응반을 만들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 중이다. 레고랜드발 후폭풍이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과 금리 인상을 불러오면서 그동안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각종 사업을 추진해 온 지방자치단체로 불똥이 튀고 있다. 지자체들은 금리가 오른 지방채 발행을 중단하고, 시급하지 않은 사업 예산을 줄이는 등 긴축재정에 나서며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대구시는 내년 신규 지방채 발행을 안 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매년 2000억 원가량을 발행해 왔는데 긴축재정 기조에 따라 신규 지방채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지방채 발행을 안 하는 것은 역대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전시도 지방채 발행을 감축하는 대신 불필요한 사업을 줄이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주민 참여 예산을 당초 계획했던 20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줄여 지방채 상환에 사용하는 등 강도 높은 지방채 관리 및 사업예산 감축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지방채 이자 폭탄에… 대구 신규발행 중단, 울산 “1000억 상환” 지자체 ‘레고랜드 후폭풍’ 경산 “이자 1%P 뛰면 18억 더 부담”… 대전-충남, 지방채 발행 규모 줄여업무비-수당 삭감 등 경비 절감도… 충주 드림파크-경산 지식지구 등개발비 조달 부담 늘어 차질 우려… 광주 도시철도는 공사비 걱정 지방자치단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금리가 부담이다. 충북 충주시와 현대산업개발 등은 올 6월 드림파크 산업단지를 개발하면서 3개월 변동금리로 570억 원을 금융권에서 빌렸다. 최근까지 연 4.7%의 금리를 부담했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달 말부터 연 5.5%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충주시는 “산업단지를 분양해 돈을 받으면 빚을 갚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분양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기초지자체 중 가장 보증액수가 큰 경북 경산시의 경우 지식산업지구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2370억 원을 지급보증했는데, 아직 남은 보증금액이 1850억 원에 달한다. 이자가 1%포인트만 올라도 연간 18억500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경산시 관계자는 “고금리 영향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 금리가 높아져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 지자체, 이자 부담에 지방채 발행 줄여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 부담을 우려해 지방채 발행을 줄이는 곳도 적지 않다. 충남도는 올해 지방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1380억 원에서 가능한 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빚이 1조 원 이상인 상황에서 고금리 지방채 발행 확대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종시도 올해 지방채 차입금 300억 원을 상환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조기 상환을 통해 6년간 40억 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자로만 151억 원을 지출했던 대전시도 올해 차입 규모를 600억∼700억 원 줄였다.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긴축재정에 들어간 것이다. 울산시도 내년 예산에서 1000억 원가량의 빚을 갚기로 했다.○ 업무추진비 줄이고, 경상경비 삭감지자체가 지방채 발행이나 대출을 줄이면 그만큼 쓸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선제적으로 경비 절감에 돌입한 지자체도 있다. 대구시는 내년 예산에서 국장급(3급) 이상 간부들의 업무추진비를 10∼30% 줄였다. 또 직원들의 시간외근무 수당과 경상경비를 10% 삭감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재정 건전화 추진 방안’ 추진 방침을 밝힌 울산시도 “부서 경상경비 인상을 억제하는 등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할 것”이란 입장이다.○ 대규모 사업 추진 차질 우려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각 지자체가 추진하던 대규모 사업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전시는 역세권 재개발사업에 필요한 약 1조 원의 예산을 제때 조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상업 복합용지 3만 m²를 개발하는 복합 2-1구역에 이미 2700억 원을 투입한 상태라 사업에 속도를 낼 단계지만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한 정부 대책이 이어지는 만큼 조급하게 판단하기보다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시는 도시철도 공사비 확보가 큰 부담이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총공사비는 2011년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1조7394억 원이었지만 지금은 2조2214억 원으로 늘었다. 또 최근 확정된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 나들목 구간 확장 사업의 경우 사업비 7000억 원 중 광주시가 절반인 35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충남도는 내년 상반기(1∼6월)에 숙원사업이던 안면도 관광지구 조성사업이 착공하는데, 일각에선 금융시장 불안으로 사업의 안정적 추진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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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엑스포대공원 상설공연 ‘플라잉’ 日에 진출한다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의 대표적 상설공연인 ‘플라잉’이 일본에 진출한다.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에 따르면 플라잉 공연팀은 30일 일본 오이타(大分)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4일까지 후쿠오카(福岡)와 도쿄(東京) 등 19개 도시 투어공연을 펼친다. 플라잉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비언어 퍼포먼스 공연이다. 주인공인 신라시대 화랑이 도망간 도깨비를 잡기 위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설정이다.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비보잉, 치어리딩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이번 일본 투어에서는 현지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태권도 등 볼거리를 추가했다. 2011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주제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플라잉은 민관이 합작한 공연 콘텐츠로 11년째 장기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경주에서 펼치는 상설공연을 포함해 그동안 튀르키예와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해외 7개국과 국내 59개 도시를 순회하며 20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다. 누적 관람객은 90만 명에 이른다. 플라잉을 연출한 최철기 총감독은 난타와 점프, 셰프 등 유명 공연을 연출해 대한민국 최정상 비언어 퍼포먼스 연출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달 중순 경주에서 열린 제49회 신라문화제 총감독을 맡아 지역 문화 발전에도 기여했다. 일본 투어 기간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상설공연장에서도 기존과 동일하게 공연이 이어진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플라잉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현지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을 만큼 수준 높은 공연”이라며 “세계적인 공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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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도시철도 3호선 ‘하늘열차’타고 도심 구석구석 누벼요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을 타면 도심 풍경을 즐기며 하늘길을 달릴 수 있다. 약 10m 높이의 철길에 매달려 움직이는 모노레일이 마치 저공비행하는 새처럼 대구 도심 구석구석을 누빈다. 모노레일이 지날 때마다 대구는 깊숙이 숨겨뒀던 속살을 내보이듯 다양한 비경을 선사한다. ‘달리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광은 밤낮으로 다채롭고 역동적이다. 대구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꼭 도시철도 3호선을 타볼 것을 권하는 이유다.○ 하늘열차 타고 만나는 다이내믹 대구 국내 처음으로 모노레일로 건설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2015년 개통했다. 대구 북구 동호동에서 시작해 서구, 중구를 지나 수성구 범물동까지 23.95km(영업거리 23.1km) 거리로 환승역 2개 역을 포함해 모두 30개 역사를 통과한다. 현재 도시철도 체계로 모노레일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서 대구가 유일하다. 개통 당시 기대보다 염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며 현재 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달리는 전망대’ 혹은 ‘하늘열차’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10m 상공에 레일을 따라 대구 도심을 남북으로 내달리며 다채로운 풍경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어른 기준 운임 1400원을 지불하면 편도 48분 동안 시내 구경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출발한 모노레일이 매천시장역을 지나 금호강 횡단교에 다다르면 첫 번째 명소와 만난다. 강철줄로 만들어진 현수 케이블은 비상하는 대구의 생동감을 상징한다. 야간에는 횡단교에 푸른빛과 흰빛의 경관조명이 켜져 환상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달성공원역에서는 대구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달성공원의 관풍루를 조망할 수 있다. 옛 경상감영의 정문격인 관풍루는 매일 오전 5시와 오후 10시 풍악을 울리며 열고 닫혔던 관문이다. 대봉교역을 지나 신천횡단교를 건널때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모노레일 양 옆 바깥 아래로 신천을 조망할 수 있다. 야간에는 경관조명을 밝혀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밤에 즐길 수 있는 신천 야경도 매력적이다.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수성못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모노레일 아래로 펼쳐진 역동적인 대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대구에서 차량통행이 많은 대표적인 곳으로 밤낮으로 역동감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역마다 걷고 싶은 길도 다양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곳곳에는 볼거리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길도 많다. 칠곡경대병원역 인근 칠곡 서리못은 낚시꾼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둘레길이 잘 갖춰져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학정역 인근 함지근린공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정서적인 휴식공간과 다양한 행사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공원 외곽에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있다. 칠곡운암역 인근 운암지 수변공원은 저수지를 자연 그대로 보존한 환경친화적인 공간이다.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나무를 비롯해 각종 경험과 놀이를 할 수 있는 체험시설도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문시장도 3호선 모노레일 역과 바로 연결된다.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다음 역사 아래에 있는 달성공원은 대구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동물원과 수목원도 자리 잡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찾기에 제격이다. 수성못역에서 내리면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수성유원지로 갈 수 있다. 산책로와 놀이공원 등이 있고 핫플로 유명한 카페들이 즐비해 대구시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하늘열차에서 하는 특별한 프러포즈 대구도시철도 3호선을 운영하는 대구교통공사는 모노레일을 통째로 빌려주는 ‘이벤트 열차’도 운행한다. 지역 관광산업 발전과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마련한 이벤트다. 기본 운임은 편도 33만 원, 왕복 66만 원이다.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용지역까지 48분 30초 동안 빌릴 수 있다. 기업이나 학교, 유치원 등에서 이벤트로 이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프로포즈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대구 지역의 한 청년이 사귀는 여성에게 프러포즈를 하고자 열차 한 편을 통째로 빌린 일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특별한 나들이 추억을 마련해주기 위해 열차를 통째로 빌려 마술쇼와 간식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출퇴근 시간은 제외하고 주말 공휴일 등도 열차 운행에 제한이 없는 범위 내에서 빌릴 수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부서에 문의하면 된다. “통합교통서비스 도입해 편의성 높일 것”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 인터뷰 “대구 시민과 관광객들이 훨씬 편리하게 이용하는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사진)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 무척 떨린다.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민선 8기 공공기관 혁신정책에 따라 대구시의 도시철도 운영과 건설 기능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대구교통공사의 초대 사장으로 이달 초 취임했다. 그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교통전문가로 통한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비수도권 대학 교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교통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당시에는 도시철도 중심의 환승 체계라는 버스 노선 개편의 틀도 김 사장의 손을 거쳤다. 김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고강도 경영 혁신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조직 개편을 통해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최대한 줄이는 등 내년 2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요즘 공사가 쓰는 비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그는 “불필요한 지출을 막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돈을 어디 쓰는지 꼼꼼히 살펴보면 업무 파악도 잘 된다”며 “도시철도 3호선 교각을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등 수입 증대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대구 대중교통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다. 김 사장은 “지금은 집에서 도시철도역까지, 또 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매우 불편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다. 환승 체계가 여전히 미흡하고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도시철도를 연계하는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버스와 도시철도뿐만 아니라 수요 응답형버스와 마을버스, 자전거, 개인형이동장치까지 연계하는 통합교통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기존의 해외 사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 사장은 “싱가포르 육상교육청(LTA)이 발주한 전동차 품질 검사 사업을 수주했고 파나마 진출 사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시장 확장이 쉽지 않겠지만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도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과 장학회 등을 통해 공사만의 특징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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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달서구에서 선사시대로 시간여행 떠나요”

    “아파트와 상가, 공장이 가득한 전형적인 현대 도시.” 대구 달서구 길 한복판에 처음 섰을 때 느낄 수 있는 이 도시의 첫인상이다. 대구의 대표적인 산업지역인 달서구는 전체 면적의 5분의 1가량이 산업공단으로 이뤄졌다. 대구 전체 아파트의 4분의 1인 14만8000여 채가 빽빽이 들어찬 대표적인 주거지역이기도 하다. 현대화된 익숙한 풍경에 실망하기엔 이르다. 부지런히 걸어 도시 곳곳을 누비다 보면 기대 이상인 ‘시간 여행길’에 오를 수 있다. 달서구는 알고 보면 과거 선사시대 옛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흔적이 가득한 마을이다. 현대 문명과 선사시대가 소통하는 달서구 길 곳곳을 걸어본다.○ 2만 년 역사가 잠든 길 인구 53만 명의 거대 자치구인 달서구는 대구의 급성장 과정에서 탄생했다. 1980년대 급격한 산업 발달로 산업단지가 들어섰고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 이후 도심 인구가 외곽으로 분산되면서 차세대 주거지로 급부상했다. 대규모 택지개발이 한창 이뤄지던 2006년은 잠들어 있던 2만 년의 역사가 깨어난 해다. 당시 월성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유물 1만3000여 점이 발견됐다. 이런 무더기 유적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당시까지 대구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한 역사가 5000년 전쯤이라는 학계 연구 결과가 있었다. 선사시대 유물 출토는 대구 삶터의 시작점을 2만 년 전까지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발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유물이 출토된 월배지역 일대는 구석기부터 시작해 신석기, 청동기 유적이 고루 분포하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이 거주하기 좋은 환경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구청장은 “해발 500m 이상의 남부산지와 하천인 진천천과 대명천으로 인해 생겨난 넓고 평탄한 지형이 과거부터 인간이 거주하기 적합한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추게 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서구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은 차로 30∼40분 거리의 수성구 국립대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선사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달서구는 선사시대 유적을 관광 콘텐츠로 만든 역사 문화 탐방길인 선사시대로(路)를 운영하고 있다. 5명 이상 단체 관광객이 신청하면 문화해설사가 동행하며 옛이야기를 아주 상세히 들려준다. 2014년 시작한 이 관광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5만여 명의 탐방객이 다녀갔다. 선사시대 유적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당시 시대상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교육적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자세한 사항은 달서구 홈페이지(dalseo.daegu.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사시대로는 모두 3개 코스로 이뤄져있다. 먼저 A코스는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입석에서 출발해 고인돌과 돌널무덤 유적지 구간까지 이어진다. 약 800m 거리이며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걸으면 왕복 1시간 정도 걸린다. 출발지인 선사유적공원에서는 고인돌 등 1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B코스는 월암로 청동기유적에서 출발해 조암로6길 구석기 유적지로 이어진다. 2.5km 거리이며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관광객이 원하는 코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C코스도 운영한다. 상인로 월곡역사박물관을 비롯해 진천 상인 월성동 일대 선사시대 유적 가운데 원하는 장소를 골라 둘러볼 수 있다. 선사시대로에는 문화해설사를 대동하지 않고도 옛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볼거리가 여기저기에 있다. 길 자체가 말 그대로 거리박물관이다. 선사유적공원 입구 왕복 6차로 도로 한편에는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자아내는 이색 도로 안내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천 조각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털북숭이 남성 원시인 조형물이 도로안내판 위에 걸터앉아 돌도끼로 안내판을 내리찍는 모습이다. 멀리서 보면 정말로 과거에서 온 듯한 원시인이 도로 안내판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같이 보일 정도로 사실적이다. 이 조형물은 대구가 낳은 세계적인 광고 제작자 이제석 씨가 디자인했다. 진천동 대구수목원 입구 삼거리에서도 탄성을 유발하는 대형 조형물이 있다. 길이 20m, 높이 6m 크기로 깊이 잠든 원시인을 형상화했다. 반쯤 땅에 묻힌 얼굴이 눈에 띄는 이 작품은 2018년 설치한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곳’이라는 명칭의 조형물이다. 달서구가 2020년 이색 캠페인에 활용하면서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조형물에 초대형 마스크를 씌운 것이다. 이후에도 여름 휴가철에는 밀짚모자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서는 산타클로스 모자 등을 씌우며 지역의 명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도 빠뜨리지 않고 찾아봐야 할 포인트다. 역 3번 출입구에 설치된 대형 붉은간토기는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하게 지붕에 박힌 모습이다. 역 내부 벽면에는 유물 발굴 장면을 재현한 트릭아트가 그려져 있어 색다른 포토존 역할을 한다. 매년 10월경 열리는 선사문화체험축제 때는 훨씬 재밌는 구경거리가 많다. 축제 기간 유물 발굴체험을 비롯해 석기 제작, 사냥체험 등을 할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선사시대 OX 퀴즈와 미션 스탬프 투어 등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선사패션쇼는 선사시대 의상을 손수 제작해 나만의 개성 있는 복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다. 마임 퍼포먼스와 마술쇼, 가수 공연 등도 매년 준비해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24시간이 모자란 달서구의 매력 선사시대로 이외에도 달서구에는 보물 같은 장소들이 여러 곳이다. 도원동 대구보훈병원 남쪽에 있는 월광수변공원은 호수인 도원지 수변에 조성된 근린호수공원이다. 2020년 9월 멸종위기 1급으로 분류돼 있는 아기수달 2마리가 발견됐을 만큼 호수 물이 맑다. 호수 주변에는 복숭아나무 등 40종 2만1992본의 향토 수종이 식재돼 있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공원 내 주요 시설은 음악분수와 월광교, 산책로, 장미길, 다목적운동장 등이 있는데, 주로 산책과 데이트를 즐기는 방문객이 많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오르기도 했다. 공원 주변에는 대구에서도 내로라하는 맛집이 즐비해 허기를 채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대곡동 대구수목원은 전국 처음으로 쓰레기 매립장을 생태적인 식물공간으로 복원한 곳이다. 환경부가 전국 자연생태 우수 사례지로 선정했다. 약초원과 활엽수원, 침엽수원, 야생초화원, 화목원, 방향식물원, 괴석원, 죽림원 등 21개 테마로 다양한 식물을 전시하고 있어 걸으면서 힐링하기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여기서 차로 20여 분 거리의 이곡동 장미공원은 그리 크지 않지만 매년 5월 다양한 모습의 장미들이 꽃을 활짝 피우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달서별빛캠핑장은 카메라만 들면 그림이 되는 그야말로 도심 ‘뷰 맛집’이다. 송현동 앞산 자락 옛 예비군훈련장 자리에 조성됐다. 도심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만큼 급히 짐을 풀지 않아도 여유롭게 베이스 캠프를 꾸리고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카라반 14대가 있고 오토캠핑장 14개 사이트, 데크캠핑장 15개 사이트, 숲속캠핑장 11개 사이트로 구성돼 있다. 부대시설로는 물놀이장과 취사장, 샤워장 등을 갖췄다. 일몰 이후 밤이 되면 앞산 자락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도심 야경이 압권이다. 입소문이 여기저기 퍼져 캠핑장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이 구청장은 “달서구를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미 ‘도심 속에서도 여유와 치유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칭찬이 자자하다”며 “24시간 이상 충분한 계획을 세워서 달서구의 가을 정취와 매력에 흠뻑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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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로동을 막걸리 메카로…” 대구 동구, 도시재생 본격화

    대구 동구가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불로동의 도시재생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역 특화 자원인 막걸리와 각종 역사 자원을 활용해 전국적 관광명소로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불로동은 대구 전체에서도 특히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동구에 따르면 불로동 전체 건물 가운데 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물이 68%를 차지하며, 30년 이상 된 건물이 34%에 달한다. 젊은 세대도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2010년 이후 65세 이상 인구가 36% 증가하는 동안 14세 이하는 40% 감소했다. 동구는 지난해 선정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불로동 일대 14만7834m²에 총 사업비 301억 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동구는 우선 불로동을 대표하는 ‘불로막걸리’ 제조사 대구탁주합동과 협업해 도시재생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대구탁주합동은 1970년 전국 막걸리 공장 통폐합에 의해 탄생했다. 현재 56개 회원사가 있다. 동구는 예비 창업자들을 모아 막걸리 제조법과 로컬푸드 조리 기술 등을 전수하는 등 각종 교육을 한 뒤 불로동에서 막걸리 카페나 주점, 판매장 등을 창업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올해 8월 예비 창업자들을 모아 개강한 ‘불로탁주아카데미’는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20명 모집에 지원자 60여 명이 몰렸다. 대구탁주합동이 막걸리 제조법을 전수하고 있으며, 불로동 내 노포 상인들이 술과 곁들일 수 있는 각종 음식 조리법을 알려주고 있다. 15주 동안의 교육이 다음 달 22일까지 진행된다. 2025년까지 사업비 16억 원을 투입해 불로동에 예비 창업자를 위한 전수소를 짓고 수제 막걸리 제조법 전수 및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방침이다. 창업 시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시험 운영 매장을 조성해 예비 창업자들이 3개월 동안 실습하도록 할 예정이다. 원상용 불로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은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창업 지원책을 통해 전국적 관심을 끄는 막걸리 골목을 만드는 것이 1차적 목표”라며 “낙후한 불로동 거리를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명소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했다. 동구는 불로동에서 매년 막걸리 축제를 열어 국제적 관광명소로 키워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사전 준비 차원에서 지난달 연 ‘막걸리문화축제 인 불로동’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축제 기간 주최 측이 준비한 막걸리 수천 병이 순식간에 동나는 등 정기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동구는 불로동 내 역사 자원 활용에도 나선다. 불로동에는 4∼7세기 삼국시대 고분 214개가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신라 토기와 말 장식품 등이 출토됐다. 동구는 팔공로와 고분로 마을 진입 관문, 골목상권을 연결하는 가로를 정비해 걷고 싶은 관광명소를 만들 계획이다. 가까운 불로천로에는 관광객들이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다양한 산책 코스를 만들 예정이다. 새로 이사 온 주민들의 정착도 돕는다. 낡은 주택을 수리해 주는 ‘불봉이네 수리소’를 지상 2층 규모로 짓고 주민들의 집을 수리할 예정이다.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 파는 사회적 기업도 구상하고 있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불로동을 막걸리와 역사 자원이 어우러진 창업 거점으로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전국적 관광명소로 도약시킬 방침”이라며 “막걸리 및 역사 관광의 메카로 성장하는 불로동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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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매천시장 스프링클러 작동 안해… 노후화로 예견된 사고”

    “우리 아들 가게 다 (불에) 타서 우짜노….” 26일 오전 10시경 대구 북구 농수산물도매시장(매천시장) 농산A동 앞. 고령의 여성이 폴리스라인 밖에서 불에 탄 건물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아들이 코피를 쏟으며 고생해 꾸린 가게가 잿더미가 됐다”며 “아들은 괜찮다면서 달래지만 마음이 찢어져 눈물만 난다”고 했다. 전날 화마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었다. 불에 타 나뒹구는 과일에선 진액이 흘러나왔고, 인근에는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 시장 상인들은 불에 탄 시장 건물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예견된 사고” 상인들 울분1988년 문을 연 이 시장은 농산A·B동 등 6개의 건물로 구성된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이다. 25일 오후 8시 27분경 발생한 화재는 이 시장의 6개 건물 중 2번째로 큰 농산A동(연면적 1만6504m²)을 40%가량 태운 뒤 3시간 23분 만에 진화됐다. 목격자들은 소방당국에 “화재 당시 가스통이 터지는 듯한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렸다”고 진술했다. 시장 상인들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이명수 씨(63)는 “스프링클러가 천장에 달려 있으면 무엇하느냐”며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해 확인하니 작동도 하지 않았더라”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와 화재탐지기는 있었다. 작동 여부는 조사해 봐야 한다”고 했다. 상당수의 상인들은 시장 시설이 노후화된 상태라며 이번 화재가 ‘예견된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에선 2013년 8월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상점 32곳을 태우고 1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후 시장 이전 및 신축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지만 지지부진한 채로 시간이 흘렀다. 9년 전 문제로 지적됐던 샌드위치 패널(가연성 내장재) 구조도 그대로였다. 샌드위치 패널은 작은 불꽃에도 쉽게 불이 붙고 유독가스를 다량으로 내뿜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소방 관계자는 “이번 화재도 샌드위치 패널 구조에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5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샌드위치 패널 사용을 규제하고 있지만, 1988년 지어진 시장 건물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한 상인은 “요즘 시대에 34년 전 지어진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 말이 되느냐. 이전을 하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을 통해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개선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시장은 1년에 2차례씩 소방점검을 받았다고 한다. 올 하반기(7∼12월) 점검은 지난달 있었는데 일부 미흡한 부분이 발견돼 다음 달 20일까지 보완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합동감식을 진행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은 반영구적인 시설로 다시 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삶의 터전 잃은 상인들화재가 난 건물에서 영업을 하던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김모 씨(62)는 “어제 경매를 마친 과일 수천만 원어치가 냉장고에 있었고, 금고에 현금 다발과 각종 상품권이 가득 있었다”며 “다들 수천만∼수억 원씩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조사 결과 농산A동 152개 점포 가운데 69곳(약 45.4%)이 화재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의 연간 거래 물량은 52만7000t, 거래금액은 9280억 원으로 수도권을 제외하곤 가장 크다. 이에 따라 영남지역 농산물 유통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농민 박모 씨(70)는 “수확한 작물을 유통할 수 있을지 걱정돼 나왔는데 생각보다 피해가 커 놀랐다. 시장 운영이 어려워지면 농민들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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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프링클러 있지만 작동 안했다”… 삶의 터전 잃은 매천시장 상인들

    “우리 아들 가게 다 (불에) 타서 우짜노….” 26일 오전 10시경 대구 북구 농수산물도매시장(매천시장) 농산A동 앞. 고령의 여성이 폴리스라인 밖에서 불에 탄 건물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아들이 코피를 쏟으며 고생해 꾸린 가게가 잿더미가 됐다”며 “아들은 괜찮다면서 달래지만 마음이 찢어져 눈물만 난다”고 했다. 전날 화마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었다. 불에 타 나뒹구는 과일에선 진액이 흘러나왔고, 인근에는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 시장 상인들은 불에 탄 시장 건물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걱정스런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예견된 사고” 상인들 울분1988년 문을 연 이 시장은 농산 A·B동 등 6개의 건물로 구성된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이다. 25일 오후 8시 27분경 발생한 화재는 이 시장의 6개 건물 중 2번째로 큰 농산A동(연면적 1만6504㎡)을 40%가량 태운 뒤 3시간 23분 만에 진화됐다. 목격자들은 소방당국에 “화재 당시 가스통이 터지는 듯한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렸다”고 진술했다. 시장 상인들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이명수 씨(63)는 “스프링클러가 천장에 달려있으면 무엇하느냐”며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해 확인하니 작동도 하지 않았더라”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와 화재탐지기는 있었다. 작동 여부는 조사해봐야 한다”고 했다. 상당수의 상인들은 1988년 지어진 시장 시설이 노후화된 상태라며 이번 화재가 ‘예견된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에선 2013년 8월에도 대형화재가 발생해 상점 32곳을 태우고 1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시장 이전 및 신축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지만 지지부진한 채로 시간이 흘렀다. 9년 전 문제로 지적됐던 샌드위치 패널(가연성 내장재) 구조도 그대로였다. 샌드위치 패널은 작은 불꽃에도 쉽게 불이 붙고 유독가스를 다량으로 내뿜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소방 관계자는 “이번 화재도 샌드위치 패널 구조에 점포가 다닥다다가 붙어 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2015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샌드위치 패널 사용을 규제하고 있지만, 1988년 지어진 시장 건물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한 상인은 “요즘 시대에 34년 전 지어진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 말이 되느냐. 이전을 하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을 통해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개선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시장은 1년에 2차례씩 소방점검을 받았다고 한다. 올 하반기(7~12월) 점검은 지난 달 있었는데 일부 미흡한 부분이 발견돼 다음달 20일까지 보완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합동감식을 진행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은 반영구적인 시설로 다시 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삶의 터전 잃은 상인들화재가 난 건물에서 영업을 하던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김모 씨(62)는 “어제 경매를 마친 과일 수천만 원어치가 냉장고에 있었고, 금고에 현금다발과 각종 상품권이 가득 있었다”며 “다들 수천만 원~수억 원씩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조사 결과 농산 A동 152개 점포 가운데 69곳(약 45.4%)이 화재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의 연간 거래 물량은 52만7000t, 거래금액은 9280억 원으로 수도권을 제외하곤 가장 크다. 이에 따라 영남 지역 농산물 유통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농민 박모 씨(70)는 “수확한 작물을 유통할 수 있을지 걱정돼 나왔는데 생각보다 피해가 커 놀랐다. 시장 운영이 어려워지면 농민들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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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첨단모빌리티 기업 총집결… 대구서 미래차 행사 잇따라

    현대자동차·기아, 테슬라,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한화시스템, 스카이포츠, 벨텍스트론 등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업들이 대구에 총출동한다. 대구시는 27∼29일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국제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를 개최한다. 시는 올해 6회째를 맞아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환경에 맞춰 행사명을 기존 미래자동차 엑스포에서 ‘미래모빌리티엑스포’로 바꿨다. 전시 영역도 전기·자율주행차에서 모터·배터리 부품, 충전기, UAM 등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장했다. 이번 DIFA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참가가 늘었다는 점이다. 개최 첫해인 2017년부터 참가한 현대차·기아, 테슬라 외에 제너럴모터스(GM)와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아우디 등이 처음으로 전시관을 선보인다. 영국의 스카이포츠와 미국의 벨텍스트론도 눈에 띈다. 스카이포츠는 2019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에어택시용 시범 도심공항을 건설했다. 벨텍스트론은 항공우주 선도기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은 “올해는 171개사, 바이어 80여 명이 참여해 행사 규모가 기존보다 확대됐다. 국내 최대 모빌리티 산업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 기업들이 선보이는 완성차는 관람객들을 매료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 3.5초를 자랑하는 ‘EV6 GT’와 캠핑카·택시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니로플러스’를 선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마을버스 시장의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 저상버스 모델인 ‘일렉시티 타운’을 전시한다. 아우디는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된 야심작 ‘e-tron’ 시리즈를 소개한다. 특히 GM은 아직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픽업트럭 모델인 ‘허머 EV’를 공개할 것으로 보여 자동차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품 회사로는 기존 참여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를 비롯해 유라, 효성전기, 한국닛또덴꼬 등이 찾는다. 니켈 함량 90%의 하이니켈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양극재 개발에 성공한 지역 기업 엘앤에프가 처음으로 전시관을 선보인다. 대구시와 한국자동차공학회,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이 마련하는 포럼은 27, 28일 열린다. 올해는 UAM 세션을 신설하는 등 미래모빌리티 최신 기술 공유에 초점을 맞췄다. 26일에는 달성군 구지면 대구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차 미래 주역들이 자웅을 겨루는 ‘전국 대학생 자율주행 경진대회’가 열린다. 예선을 거친 계명대와 성균관대, 순천향대, 숭실대, 울산과학기술대(UNIST), 인하대, 충북대, 포스텍, KAIST, 홍익대 등 10개 대학이 본선 무대에 올라 치열한 레이스를 벌인다. 무인 자율주행차가 앞서 달리고 팀장과 평가자가 바로 뒤에서 별도 차량을 타고 달리며 비상 시 원격제어 장치를 조종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가상 승객이 승하차하는 도심로 미션과 목적지까지 가장 빨리 도착하는 고속주행로 미션 등 2가지 방식으로 겨룬다. 우승 팀에는 국무총리상과 상금 5000만 원을 수여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미래모빌리티 산업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과 K2군공항 후적지 개발 등 대구의 미래 50년 도시 발전 계획과 연계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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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첨단도시로 도약하는 대구 달서구… 국토부 ‘스마트 도시’ 인증

    “버스정류장이 참 똑똑합니다.” 최근 대구 달서구 도시철도 1호선 용산역 스마트(지능형) 버스정류장을 매일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 정류장은 한쪽 사방이 유리벽으로 만들어져 일반 정류장의 모습과 다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할 때 추위를 잠깐 피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냉방 시설도 갖췄다. 여름에는 무더위 쉼터 역할을 한다. 공기정화장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까지 해소한다. 윤경득 대구 달서구 기획조정실장은 “자동심장충격기와 비상벨, 폐쇄회로(CC)TV 등 여러 안전시설도 함께 설치해 주민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가 미래 첨단 도시 모델을 하나씩 만들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 31곳 가운데 처음으로 국토교통부의 ‘스마트 도시’ 인증을 획득하고 다양한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도시 인증은 정부가 전국 우수 모델을 발굴하고 사업 인프라 확산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 달서구는 이번 평가에서 지능형 시설과 정보통신망, 도시통합운영센터 등 곳곳에 스마트 기술을 잘 활용한 점을 인정받았다. 민관뿐만 아니라 산학연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성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4년 7월 문을 연 달서구 통합관제센터는 스마트 도시의 핵심이다. 이곳에는 직원 32명이 관내 CCTV 2595대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각종 범죄 및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경찰과 소방당국에 실시간 동영상을 송출해 신속한 범인 검거나 화재 진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달서구는 주민 생활편의시설에도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계명대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호산동 원룸촌 거리에는 스마트 폴을 설치했다. 지자체의 각종 정책이나 정보를 소개하는 전광판과 CCTV, 비상벨, 공공와이파이 기능을 모두 더한 첨단 가로등이다. 홀몸 어르신 등 취약 계층 지원에도 스마트 인프라를 접목하고 있다. 만약 돌봄 대상이 24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지정된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달서안심복지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지적장애인 실종을 차단하기 위해 신발 안에 특수 추적 장치를 장착한 스마트 깔창도 보급하고 있다. 홀몸 어르신이나 환자에게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 약 상자도 지원한다. 독도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 미래학습관은 올해 12월 장기동 달서아트센터 3층에 개관한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기 등 최신 시스템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달서구는 내년부터 체육시설과 복지관, 청소년시설, 어린이집 등에도 VR와 AR 등을 활용한 기초 체력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달서구는 2020년 9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스마트 도시 전담부서를 구성했다. 최근까지 정부의 공모 사업 32개에 선정돼 국·시비 230억 원을 확보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첨단 기술 분야 전문가와 함께 스마트도시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사업 파급 효과를 높이고 있다. 2026년까지 스마트 도시 단계별 계획을 추진해 미래 선도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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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청근로자 추락사… 원청 대표 ‘중대재해’ 첫 기소

    산업현장 사망 사고에 대해 검찰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가 나왔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부장 서영배)는 19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A건설사 대표이사 B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올 3월 대구 달성군의 한 공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A사의 하도급 업체 소속 C 씨가 11m 높이 작업대에서 작업하던 중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A사와 하도급 업체 측은 작업대에 안전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원도급사인 A사가 안전 미비 사항을 사전 점검하지 않아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대표이사를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올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사망 사고에 대해 처음 적용해 기소한 사례이며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과 관련해 원청업체 대표를 기소한 것 역시 처음”이라고 밝혔다. A사와 하도급 업체 현장소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한편 19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하청근로자 A 씨(66)가 조선소 내 도로에서 자재를 운반하던 지게차 뒷바퀴에 끼여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 조치를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중대재해법상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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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차원 가상세계를 잡아라” 경북도, 메타버스산업 선점 잰걸음

    경북도는 18일 안동시 풍천면 도청 접견실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시와 국제 메타버스 영화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케빈 멀둔 뉴포트비치 시장, 김정중 영화감독 등이 참석했다. 도와 뉴포트비치시는 메타버스를 연계한 다양한 협업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미국 남부에 있는 뉴포트비치시는 세계적인 부촌으로 유명 영화배우와 작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매년 10월 열리는 뉴포트비치 국제영화제도 유명하다. 경북도는 이처럼 메타버스산업 관련 세계시장이 지금보다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혹은 추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경북도는 다양한 콘텐츠를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하고 대규모 개발 전문기업을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경북도와 뉴포트비치시는 영화제를 운영할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 뉴포트비치시 시빅센터와 해상의 대형 요트 선상에서 제1회 국제 메타버스 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관객들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후 영화제 콘텐츠를 관람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장을 찾지 못해도 개인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메타버스에서 주요 출품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도는 행사장에 경북관을 별도로 설치해 세계 각국의 관객들에게 경북 관광 명소나 특산품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뉴포트비치시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향후 양국 도시 간 지역민들이 메타버스에서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정우 경북도 메타버스정책관은 “유동 인구가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듯 이용자가 메타버스에 많이 몰릴수록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며 “경북도가 일찌감치 메타버스 세계무대로 발걸음을 확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도는 최근 관련 산업 육성 종합대책인 ‘메타버스 수도 경북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해 메타버스 육성 거점 5곳을 구축하고 콘텐츠 150건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전문 개발 인력 6260명을 양성하고 메타버스 가상 도민 1000만 명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도는 생산 유발 6889억 원과 부가가치 유발 3275억 원, 취업 유발 5353명 등의 경제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항과 의성 영덕에서는 메타버스 노마드(시간 및 공간 제약 없이 소통)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도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메타버스 노마드 시범사업에 운영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다른 지역의 중소기업과 비영리 사단법인 직원들이 포항이나 의성, 영덕에 머무르면서 요트와 서핑, 맥주양조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메타버스 근무 공간에서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다. 희망 업체는 올 연말까지 포항테크노파크 홈페이지(www.ptp.or.kr)에 신청하면 된다. 이 지사는 “인문 과학과 디지털을 융합한 경북형 메타버스는 지역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경북을 미래 디지털 인재가 몰려오는 기회의 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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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 ‘경상감영 풍속재연행사’ 22, 29일 개최

    대구시는 이달 22일과 29일 중구 경상감영공원 일원에서 풍속재연행사를 연다. 경상감영(慶尙監營)은 조선시대 경상도 지역을 관할하던 관청으로 현대의 도청과 같은 역할을 했다. 선조 34년(1601년) 대구로 이전돼 1910년까지 영남권 중심 감영 기능을 맡았다. 경상감영 풍속재연행사는 2006년부터 대구시 관광협회 주관으로 매년 개최하고 있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2시간 동안 열리는 풍속재연행사는 조선시대 백성들에게 종이나 북을 이용해 시간을 알려주던 경점시보의식(타종행사)과 감영 수문장 근무교대의식, 군사들의 교열의식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군사들이 펼치는 전통무예 시범과 경상도관찰사 부임 및 행차를 축하하는 전통 민속공연이 주요 볼거리다. 대구음악협회와 취타대가 출연하는 야외공연은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해 경상감영공원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성 대구시 관광과장은 “가까운 도심 공원에서 가을 정취와 전통문화를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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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의 가을, 3년 만에 온몸으로 느껴보세요

    ‘천년고도’ 경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2022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이 16일 오전 9시에 열린다. 경주국제마라톤이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대회로 열렸다. 올해 대회는 경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코스, 5km 코스로 진행된다. 5개국 초청 선수 24명 등 61명의 엘리트 선수와 9000여 명의 마스터스 러너 등 참가자들은 ‘가을 경주’의 명물이 된 핑크뮬리 군락지,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 첨성대, 오릉, 동궁과 월지 등 신라 유적지를 모두 지난다. 참가자들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3년 만에 국제 대회로 열리는 엘리트 부문에서는 2019년 대회까지 2연패를 거둔 케네디 키프로프 체보로르(32·케냐)가 이번엔 참가하지 않는다. 그 대신 2016, 2017년 대회 2연패를 거뒀던 필렉스 킵치르치르 키프로티치(34·케냐)가 5년 만에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경주국제마라톤에서 3차례 이상 우승한 선수는 2018년에 한국으로 귀화한 오주한(2011, 2012, 2015년 우승)뿐이다. 키프로티치는 2012년 오주환이 대회 최고기록(2시간6분46초)을 세운 뒤 유일하게 2시간6분대 기록으로 2016년과 2017년에 우승했다. 올 시즌 풀코스 출전 기록이 없는 키프로티치는 가장 최근에 풀코스로 뛰었던 2021년 보스턴마라톤에서 2시간15분3초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는 키프로티치의 최고기록인 2시간5분33초보다 빠른 2시간4분대 선수 두 명이 나선다. 아세파 멩스투 네게오(34·에티오피아)는 참가 선수 중 개인 최고기록(2시간4분06초)이 가장 빠르다. 2010년 에티오피아의 데제느 이르다웨(2시간9분13초) 이후 12년 만에 에티오피아 선수로서 우승에 도전한다.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외국 선수를 초청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3년 동안 케냐 선수가 우승하지 못한 경우는 두 번(2009, 2010년)이었다. 두 번 모두 에티오피아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네게오는 올 시즌 기록에서 딕슨 킵톨로 춤바(36·케냐·최고기록 2시간4분32초)에 밀린다. 춤바는 마라톤 메이저 대회에서 3차례(2014, 2018년 도쿄, 2015년 시카고) 우승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세계적 문화관광도시 방문을 환영합니다”“경주국제마라톤에서 세계적인 문화 관광 도시를 달리면서 경주의 가을 정취를 흠뻑 느끼시길 바랍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사진)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포츠 명품도시 경주를 찾아주신 각국의 마라토너와 국내외 마라톤 마니아 여러분을 우리 시민들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최근 경주 도로 곳곳은 황금꽃길로 변신했다. 경주시가 가을을 맞아 주요 관광지마다 형형색색의 국화꽃을 심은 것. 주 시장은 “참가자들이 경주에 머무는 동안 완연한 가을을 맞은 문화 유적지 곳곳을 둘러보고 소중한 추억을 남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경주국제마라톤은 지난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레이스로 개최되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는 예년과 같은 규모로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내 최고의 마라톤 대회라는 명성을 이어 나가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주 시장은 “1300여 곳의 자동차 부품 연관기업이 있는 경주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프라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마라톤 메카 도시이자 세계적 관광 도시로 성장한 경주가 차세대 과학 혁신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인수 경주경찰서장 “모의훈련 직접 지휘해 참가자 안전 확보” “참가 선수 보호와 교통 관리에 철저히 임해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대회를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변인수 경주경찰서장(사진)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주국제마라톤대회가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만큼 반가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경주경찰서는 16일 대회 현장에 경찰과 공무원, 모범운전자 등 593명을 투입하고 사이카(순찰 오토바이) 등 관련 장비 24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모의 훈련도 변 서장이 직접 지휘했고, 안전 취약지역 184곳을 확인해 대비 태세를 보완했다. 변 서장은 “경주를 찾은 마라토너들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국제 대회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경주경찰서는 행사 당일 오전 6시부터 인력 및 장비를 현장에 배치하는 한편 대회가 끝나는 시간까지 교통을 종합 관리하는 상황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구급차 12대에 의사 14명과 간호사 14명, 응급구조사 11명을 배치해 긴급 상황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변 서장은 “선수들이 땀 흘려 연습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경주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통을 잘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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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바이오생명 엑스포’ 16일까지 개최

    경북 바이오생명 엑스포가 14∼16일 3일간 경북도청 동락관과 새마을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경북도와 안동시, 경북테크노파크가 처음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바이오생명산업 활성화 전략을 모색하고 산학연 발전의 장을 만들기 위해 마련했다. 학술행사와 신제품발표회, 기업상담회, 전시장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14일 열리는 개막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경북도와 안동시, 경북대, 안동대, 포항공대가 바이오캠퍼스 전자 협약식을 갖는다. 이번 협약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지정에 따른 대응안 공동모색을 위해 마련했다.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구축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인재양성교육 과정 등을 공동 개발할 방침이다. 학술행사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백신과 의약, 의료헬스케어, 뷰티 분야 등에 대한 다양한 주제 발표와 토론으로 이뤄진다. 기업상담회에는 180여 개 글로벌사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홍콩 비엠 인텔리젠스의 루화웨이 회장을 비롯한 많은 해외투자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전시장에서는 경북 주요 바이오산업의 육성 방향을 소개하는 경북·안동 주제관과 SK바이오사이언스 홍보관 등 바이오 관련 기업 54개사가 참여해 신기술과 제품을 소개한다. 이 지사는 “올해 처음 개최하는 행사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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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우리 지역이 대구 軍부대 이전 최적지”… 경북 지자체 ‘유치 4파전’

    대구시가 도심 군부대의 통합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유치하려는 경북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는 이달 말까지 지자체별 최적 후보지 1곳씩을 선정해 올해 말 국방부에 군부대 이전 요청서를 송부할 계획이다. 시는 중구와 남구 북구 수성구 등 도심에 주둔한 국군부대 4곳과 주한미군 부대 3곳의 통합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구에서 옮겨가는 군부대 전체를 이전 지자체 내 특정한 곳으로 밀집시켜 민군 상생 복합타운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군부대의 문화체육시설과 상업시설 등을 지역민이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지역 상권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경북 지자체들이 앞다퉈 군부대 유치에 나선 이유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칠곡군과 군위군 영천시 상주시 등 4개 지자체가 공식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도 의성군 등 일부 지자체가 유치에 나섰다고 알려졌지만 대구시는 현재까지 4개 지자체 외에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13일까지 4개 지자체로부터 군사시설 이전 후보지 제안 요청서를 받는다. 요청서를 바탕으로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지역별 지형 및 정주 여건을 따져본다. 또 대구시 군사시설이전단 소속 군 출신자들이 작전적합성을 검토한다. 시는 이를 통해 이달 말까지 지자체별로 최적 후보지 1곳씩을 선정할 계획이다. 유치전에 나선 4개 지자체는 지역 안에서 적게는 3곳에서 많게는 6곳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대 대구시 군사시설이전단장은 “지자체별 최적 후보지 1곳씩을 정한 뒤 올해 말까지 국방부에 군부대 이전 요청서를 제출해 최종 판단을 맡길 계획”이라며 “합동참모본부도 참여해 작전성과 정주 여건 등을 보다 면밀히 살펴 이전할 지자체를 최종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자체 강점을 내세우며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치전에 가장 먼저 뛰어든 칠곡군은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다부동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호국도시 이미지가 강한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다부동전적기념관과 호국평화기념관 등 호국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군 장병 정신 전력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대구와 가깝고 경부선철도와 경부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보유한 점도 강점이다. 칠곡군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유치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 특히 이달 말 고 백선엽 장군의 딸인 백남희 여사가 칠곡을 찾아 군부대 유치 지지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위군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를 통해 각종 사회간접자본이 유입되는 점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예정대로 대구시로 편입되면 군사 시설을 옮기더라도 군부대 입장에서는 관할 내 이동인 점도 유리하다. 중앙고속도로와 상주∼영천고속도로 등 교통 여건과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영천시는 육군3사관학교 등 현재 지역 내 군부대 여러 곳에 330만5500m² 규모의 국방부 소유 부지가 있는 점이 장점이다. 시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으로 접근성이 좋아지는 것이 정주 여건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본다. 여기다 가까운 곳에 대학이 밀집해 있어 교육 환경도 좋은 편이다. 상주시는 국토 중심에 위치한 점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시간 내 접근이 가능한 사통팔달 중심지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공시지가가 경쟁 지자체들보다 낮아 사업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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