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최대 격전지 칠곡군 ‘호국보훈의 성지’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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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유엔 전승 기념관 건립 계획
북한군에 대항한 ‘다부동 전투’ 기념
추모 공간-휴게 광장 등 조성하고
영화 세트장 세워 K콘텐츠와 연계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고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호국 성지 조성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경북도 제공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고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호국 성지 조성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칠곡군에 대한민국 호국 성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다부동 전투가 벌어졌던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일대에 호국메모리얼파크(추모공원)인 유엔 전승 기념관을 건립해 국제적인 호국 안보 기념 시설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5일 한국전쟁 영웅 고 백선엽 장군(1920∼2020년) 3주기를 맞아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추모식 및 백 장군 동상 제막식에 참석해 이 같은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6·25전쟁에 대해 바로 알릴 수 있는 국제적인 호국 안보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북한 3개 사단을 물리치고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칠곡군 다부동 일대가 이 같은 안보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최적지”라고 말했다.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옛 다부동) 일대는 6·25전쟁의 흐름을 뒤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다부동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칠곡군은 당시 우리나라 주요 도시 가운데 한 곳이었던 대구시의 북방 22km 지점에 위치해 대구 방어에 요충지로 꼽혔다.

북한군은 2만1500여 명의 병력과 전차 20여 대를 투입해 필사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맞선 국군은 병력 7600여 명에 불과한 열세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의 총공세를 저지했다. 이를 통해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경북도에 따르면 향후 칠곡군에 들어설 유엔 전승 기념관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국 캐나다 에티오피아 터키 등 16개 참전국의 전몰자 합동 추모 공간을 비롯해 참전 국가별 독립 전시 시설, 낙동강 방어선 승전 기념 시설, 전몰자 추모를 위한 국립현충시설, 후세를 위한 역사 교육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북도는 유엔 전승 기념관이 외교적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참전국 인사들이 우리나라를 찾을 때 이곳을 필수 방문하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다. 또 기념관을 구심점으로 참전국들과 영구적 회의체를 만들어 매년 회의를 개최하는 등 유대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유엔과 함께하는 국제적 행사를 개최할 경우에는 세계적 호국보훈의 성지라는 명성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는 유엔 전승 기념관이 조성되면 영화 제작 등 ‘K콘텐츠’ 생산과 부흥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념관 주변에 영화 세트장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북도는 내년부터 3년 동안 450억 원을 투입해 이곳에 백 장군 기념관 증축과 다부동 전투 스포츠 센터, 피란 땅굴, 휴게 광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는 이와 별도로 현재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에 호국 메모리얼 파크를 만드는 작업에도 돌입했다. 국비 등 모두 300억 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 다부동 등 칠곡 낙동강 방어선과 영덕 장사상륙작전지, 안동 독립운동기념관 등 경북을 대표하는 호국 관련 명소도 조성한다.

이 지사는 “6·25전쟁의 흐름을 바꾸고 승리의 전환점을 마련한 칠곡군 옛 다부동 일대를 세계적인 ‘다크 투어’(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여행)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며 “국제적 규모의 보훈 시설과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국가보훈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6·25전쟁#호국보훈의 성지#유엔 전승 기념관#건립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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