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장윤정 차장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8

추천

‘숫자’ 너머의 사람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yunjung@donga.com

취재분야

2026-05-25~2026-06-24
칼럼63%
경제일반17%
기업7%
산업7%
인사일반3%
사고3%
  • [광화문에서/장윤정]젠슨 황 방한 열풍 뒤 한국 피지컬AI에 남은 질문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방한에 온 산업계가 들썩였다. 홍익대 인근의 삼겹살집부터 PC방, 야구장, 각 기업의 사옥들까지 방문지마다 그의 사진을 담으려는 2030세대가 몰리고 관련 기업의 주가가 올랐다. 오죽하면 그의 동선을 추적하는 홈페이지 ‘젠슨 황의 발자취’까지 문을 열었다.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다. 한국보다 더 잘 준비된 나라는 없다”, “한국은 중공업, 제조업, 전자, 소프트웨어, AI 연구 역량을 모두 갖춘 매우 독특한 나라다”와 같은 젠슨 황의 평가에 장밋빛 전망도 쏟아졌다. 젠슨 황의 엔비디아가 한국을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것. 서울대 학생들은 그에게 ‘K 젠슨’이라는 별칭까지 붙여줬다고 한다. 분명 한국은 반도체에서부터 조선, 자동차와 같은 전통 제조업 기반과 게임, 로봇, AI 산업까지 두루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다. 젠슨 황도 그런 면에서 한국을 주목했을 것이다. 엔비디아가 아무리 뛰어난 피지컬 AI의 ‘두뇌’ 격인 소프트웨어를 만든다고 한들 결국 현실에 적용해 보려면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실험해볼 테스트베드가 필요한데 한국만 한 곳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곱씹어볼 필요도 있다. 그는 한국이 피지컬 AI 시대의 ‘승자’라고 칭한 것이 아니라 ‘잘 준비된 나라’라고 말했다. ‘준비’와 ‘승리’는 다르다. 그리고 결국 최종적인 승리는 향후 전반적인 피지컬 AI 공급망을 얼마나 탄탄하게 키우느냐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반도체 강국이자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자랑하는 우리이지만 전반적인 피지컬 AI 공급망에서의 입지는 아직 약하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 같은 로봇을 자랑하지만 정작 한국 로봇 산업의 소재·부품 국산화율은 40%대에 머문다. 로봇의 심장인 감속기와 제어기는 일본에, 모터용 희토류 자석은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다. 그럼 로봇의 몸이 아닌 두뇌는 우리가 장악하고 있을까. 로봇 등 피지컬 AI 구현을 위해서는 현실 세계의 물리적 변화를 예측하고 AI의 학습과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월드모델’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이 월드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월드모델도 아직까지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가장 영향력이 큰 월드모델 플랫폼은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다. 한국은 피지컬 AI 시대의 유망한 시장이자 중요한 실험장이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과 공급망을 주도하는 국가라기보다,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한 플랫폼과 솔루션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가에 더 가깝다. 젠슨 황의 방한이 한국 피지컬 AI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맞다. 하지만 이제 숨 가빴던 방한은 끝났다. 이제 그의 방문을 계기로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차분히 들여다봐야 한다. 한국은 AI 시대 누구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는 나라다. 문제는 우리가 피지컬 AI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아니면 해외 기업들이 만든 플랫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마운 ‘우수 고객’에 머무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젠슨 황의 방한이 남긴 질문은 바로 거기에 있다. 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6-06-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상공인에 배송-홍보비 지원해드려요”

    CJ대한통운은 물류비와 마케팅 부담으로 판로 확대의 어려움을 겪는 식품 소상공인 지원에 나섰다. 단순 배송 지원을 넘어 물류 기반과 콘텐츠 홍보 역량을 결합한 ‘상생 캠페인’을 통해 경쟁력 있는 중소 식품업체의 성장 기반 마련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식품 소상공인을 발굴해 배송지원금과 물류비 할인, 유튜브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하는 상생 캠페인 ‘함께사네, 가치오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제품 경쟁력은 갖췄지만 물류·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소비자 접점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식품업체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판매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CJ대한통운은 제품 경쟁력과 택배 운영 적합성을 중심으로 총 30개 업체를 선정해 물류와 마케팅 전반에 걸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25일까지 접수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제품의 맛과 품질 △가격경쟁력 △배송 적합성 △차별성 및 브랜드 스토리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 업체 가운데 20곳에는 각 100만 원의 배송지원금이 제공된다. 나머지 10곳에는 최대 200만 원의 배송지원금과 함께 제품 홍보 콘텐츠 ‘원픽(O-NE Pick) 리뷰’ 제작 지원 혜택이 주어진다. 해당 콘텐츠는 CJ대한통운 유튜브 채널 ‘이게오네(O-NE)’에 업로드되며 구매 링크도 함께 연동해 제품 홍보가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이번 캠페인을 위해 구독자 83만 명을 보유한 먹방 리뷰 유튜버 ‘흑백리뷰’와 협업한다. 흑백리뷰는 직접 음식을 시식하며 맛과 가격경쟁력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높은 구독자 신뢰도를 확보한 채널이다. CJ대한통운은 선정 업체 가운데 소비자 반응이 우수한 2개 업체의 제품을 흑백리뷰 본 채널 PPL 콘텐츠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해 CJ대한통운이 선보인 유튜브 콘텐츠 ‘만원리뷰’의 후속 프로젝트 성격도 갖는다. ‘만원리뷰’는 1만 원대 제품을 매일 오네(O-NE) 서비스로 무료 배송하는 콘셉트로 진행돼 평균 조회수 30만 회 이상, 누적 조회수 8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1화 ‘메고지고 떡볶이 3900원’ 편은 조회수 34만 회를 기록했으며 업로드 20시간 만에 준비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26-05-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더를 위한 AI… ‘2026 동아 인공지능-혁신 아카데미’ 개강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2026 동아 인공지능·혁신(AI & INNOVATION) 아카데미’가 14일 개강식을 열었다. 동아일보가 국내 산업 및 금융계 리더들의 AI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3회째다.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개강식에는 국내 주요 기업과 금융회사 임직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첫 번째 강의는 ‘AI 상식사전’의 저자인 김지현 SK그룹 AI위원회 부사장이 ‘로봇을 입은 AI, 제조 현장과 공장을 어떻게 바꿀까’를 주제로 진행했다. 원우들은 7월 중순까지 10주에 걸쳐 언바운드랩데브 조용민 대표, 데이터 및 AI 전문가인 차경진 한양대 교수와 김대식 KAIST 교수 등 AI 전문가들의 특강을 듣게 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26-05-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AI 무기화’로 찾아온 또다른 ‘오펜하이머 모멘트’

    “우리는 인공지능(AI)이 인류에게 이로움을 주기를 원하지, 비인도적이거나 극도로 해로운 방식으로 사용되는 건 원치 않는다.” 구글 임직원 600여 명이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국방부와의 AI 협력을 중단해 달라며 이렇게 지난달 말 공개서한을 보냈다.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가 군사·감시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한 반발이었지만, 회사는 흐름을 바꾸지 않았다. 구글은 결국 미 국방부의 기밀 업무 환경에서 자사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8년 전만 해도 선택은 달랐다. 2018년에도 구글은 미 국방부의 AI 드론 영상 분석 사업인 ‘프로젝트 메이븐’을 둘러싼 직원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수천 명의 직원이 “AI를 전쟁에 이용해선 안 된다”고 반발하자, 결국 구글은 계약 갱신을 포기했었다. 한때 군사 프로젝트 참여를 철회했던 기업이 이제는 국가 안보 체계 구축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구글만의 변화가 아니다.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 팔란티어 등의 AI 기업들도 미국 국방부와의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기술 못지않게 ‘가치’를 이야기하고, “인류에게 이로운 AI”를 강조하던 실리콘밸리의 이상주의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생산성과 혁신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AI는 이제 국가 경쟁력과 군사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가 ‘변모’한 원인으로 일각에선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꼽는다. 중국이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밀어붙이는 가운데 ‘딥시크’ 같은 저비용 고성능 모델이 등장하며 빅테크들도 충격을 받았다는 것. 생성형 AI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국가의 군사·정보 우위를 결정할 전략 기술로 인식하기 시작했단 얘기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현실화된 것도 이들 기업의 인식 변화에 속도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팔란티어의 앨릭스 카프 CEO는 “미 해병대원이 더 나은 소총을 원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만들어야 하며,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라며 기술 기업이 국가와 거리를 두던 시대는 끝났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승자독식’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점쳐지는 AI 시장의 무한경쟁도 기업들의 윤리적 망설임을 없앤 요인이다. “우리가 과연 이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에 밀려나고 있다.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금기(禁忌)처럼 여겨졌던 군과의 밀착이 이제는 ‘애국’과 ‘생존 전략’으로 포장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바라보며 불안감도 엄습한다. AI 기업들은 “문제는 AI의 무기화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에만 머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빠르게 국가와 군사 체계 안으로 편입되고 있는 AI가 어떤 전장과 현실을 만들어 낼지 우리는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우리는 AI의 발전 속도에는 감탄해 왔지만, 정작 그 기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충분히 답하지 못해 왔다.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핵무기의 파괴력을 확인한 뒤 깊은 두려움과 후회에 사로잡혔다. 이른바 ‘오펜하이머 모멘트’다. AI의 ‘오펜하이머 모멘트’도 어쩌면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 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6-05-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늘과 내일/장윤정]‘명분’도 ‘연대’도 잃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

    코스피가 처음으로 7,000을 돌파한 6일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TSMC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 쾌거다. 글로벌 AI(인공지능) 공급망을 지탱하는 핵심 기업으로 글로벌 무대에 선 삼성전자지만, 정작 회사는 ‘축포’를 터트리긴커녕 노사, 노노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21일이 성큼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서다.‘현금 나눠 갖기’가 가진 위험 ‘슈퍼 사이클’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일까.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함께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사측은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 경쟁사 수준의 대우를 보장하는 안을 내놓았지만, 노조 측은 성과급 체계 변경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가 성과를 둘러싼 보상을 요구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핵심 인재에게는 통 큰 주식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성과를 구성원과 공유하며, 이는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다. 문제는 지금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보상의 ‘방식과 수준’이 적정한가다. 노조가 현재 요구하는 성과급 재원인 연간 영업이익의 15%는 올해 45조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연구개발(R&D) 비용인 37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액수 자체도 크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실상 ‘고정비’처럼 매년 직원들이 나눠 갖겠다는 발상 자체가 더 부담이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기에는 이익이 폭증하지만, 불황기에는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선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는 ‘위기론’의 중심에 서 있었다. AI 붐을 타고 찾아온 호황기의 이익을 매년 ‘현금 보상’으로 고정화하자는 것은 불황기에 대비한 체력을 스스로 깎아 먹는 선택에 가깝다. 글로벌 기업들의 선택은 다르다. 엔비디아는 폭발적인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자금을 연구개발과 데이터센터 생태계 확장에 재투입하고 있다. 마이크론도 메모리 업황의 등락을 전제로 배당 등을 조절하며 투자 여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호황기의 이익을 어디에 쓰느냐가 다음 사이클의 승패를 가른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노노(勞勞) 갈등 번지며 안팎으로 잡음 쏟아지는 우려에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 지탄받으면 다른 노동자들한테도 피해를 준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모두가 해석했지만, 정작 삼성 노조위원장은 ‘모르쇠’다. “우리가 아니라 다른 기업보고 하는 얘기”라며 도리어 타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며 다른 기업 노조들로부터도 반감을 샀다. 이제 내부 연대마저도 깨져 가는 모습이다. 사업부 간 이해관계 충돌 속에 스마트폰, 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을 중심으로 한 노조가 독자 노선을 걷겠다며 이탈한 것. “노조의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반도체 부문 위주”라는 불만이 끓어오르더니 결국 터져 버린 셈이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요구가 산업의 현실과 괴리되고, 내부에서조차 분열이 이어진다면 그 정당성은 빠르게 약화된다. 게다가 시장은 냉정하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와 비용 증가 가능성을 반영해 삼성의 기업 가치를 낮춰 잡고, 투자 판단을 수정하고 있다. 신뢰도 타격 등 보이지 않는 내상은 말할 것도 없다. 호황은 반복되지만,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이클의 끝에 살아남느냐 여부는 호황기의 이익을 얼마나 미래 경쟁력으로 바꿔 놓았는지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지금 다시 고민해야 할 지점도 바로 그 대목일 것이다.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6-05-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호르무즈가 일깨운 ‘핀치 포인트’ 전쟁

    호르무즈가 막히자 세계 경제가 멈춰 섰다. 사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이를 반복된 ‘위협’으로 여겼다. 과거 이란과 이라크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에도 호르무즈를 막지는 않았었기에 상당수가 흘려들었다. 전 세계 시장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실제로 봉쇄가 이뤄졌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가 마비됐다. 그 순간부터 숫자가 아니라 현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원유 수급이 막히자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원유를 원료로 하는 나프타와 에틸렌, 이른바 ‘산업의 쌀’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석유화학과 플라스틱 산업이 휘청였다. 그 위에 서 있던 자동차와 조선 같은 제조업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하나의 자원이 끊기자 산업 전반이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취약한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에너지에만 있지 않았다. 바닷길 자체가 막히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또 다른 충격에 직면했다. 수출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 항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단순한 경로 변경이 아니었다. 운송 기간은 길어지고 비용은 급증하며, 납기와 계약의 불확실성까지 커졌다. 수출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지금 ‘공급망 무기화’ 시대에 들어섰다는 점 말이다. 지난해 중국은 스마트폰 등 각종 첨단 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어 미국 산업계를 압박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함으로써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미국을 상대로 한 ‘전초전’이었다면, 이번 호르무즈 사태는 전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은 ‘본편’에 가깝다고 할까. 이제 국가는 군사력만이 아니라 공급망을 통해 서로를 압박한다. “나는 언제든 네게 필요한 것을 끊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강력한 무기가 되어버린 셈이다. 더 두려운 건 공급망 무기의 위력을 알아버린 만큼 이번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리는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주요 외신들은 이란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경제적 병목 지점(pinch-points)’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국가 반열에 올라섰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공급망을 인질로 삼아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게다가 문제는 이 게임에서 우리의 위치다. 우리는 원유와 원자재, 그리고 물류망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 누군가가 이를 끊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는 무엇을 쥐고 있을까. 다른 나라가 “한국이 없으면 버티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가. 다행히 지금 우리에게는 다른 나라들이 의존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방산이라는 ‘무기 후보’가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필수 불가결한 위치에 서지 못한다면 다음 위기에서도 우리는 또 흔들릴 것이다. 전쟁은 결국 멈추겠지만 공급망이 무기가 된 시대는 되돌릴 수 없다. 우리는 언제나 외풍에 시달리는 끊길 수 있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 말고 대안이 있느냐”라고 물을 수 있는 ‘맷집’을 가진 나라로 바뀔 것인가. 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6-04-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오-수소 등 첨단산업에 ‘선택과 집중’

    코오롱그룹은 섬유산업에서 출발해 화학소재, 건설, 패션, 수입차 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최근에는 바이오, 첨단 복합소재, 수소 등 다양한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자 애쓰고 있다.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전자소재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340억 원을 투자해 김천 2공장에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modified Poly Phenylene Oxide) 생산시설을 새롭게 조성 중이다. m-PPO는 AI 반도체와 6G 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에 적용되는 고성능 절연 소재로 기존 에폭시 수지 대비 전기 차단 성능이 3∼5배 우수하다. 올해 2분기 완공되면 고성능 절연 소재 시장 선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미래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풍력발전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사업 개발부터 시공,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차별점을 바탕으로 풍력발전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EPC 도급 기준 25% 이상)를 기록 중이다. 2024년 5월 하사미 풍력발전 사업을 통해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SK E&S를 통해 일진그룹에 20년간 공급하는 ‘전력구매계약(PPA)’을 풍력발전단지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체결하기도 했다.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TG-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 환자 투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TG-C 임상 3상은 미국 전역 80개 병원에서 6800여 명의 후보군을 모집,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최종 106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회사는 추적 관찰과 동시에 품목허가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2027년 1분기 내 FDA에 품목허가신청(BLA)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코오롱그룹은 2024년 7월 그룹 내 복합소재 역량을 집결한 ‘코오롱스페이스웍스(KOLON SPACEWORKS)’를 출범하며 육·해·공 및 우주를 아우르는 첨단 소재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산됐던 방산·차량 경량화·수소탱크 관련 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2월 현대자동차·기아와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수소 저장 용기 및 전기차 배터리 커버 등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회사는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우주항공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갈 방침이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26-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율주행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 키운다

    LG이노텍은 광학·패키지·모빌리티 솔루션 사업을 주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2023년 12월 CEO로 취임한 문혁수 사장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과 협력하며 축적해 온 확장성 높은 원천기술을 LG이노텍의 가장 큰 자산으로 보고 이를 적용해 지속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미래 사업 분야를 적극 물색해왔다. 특히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자율주행·로봇용 솔루션 사업을 LG이노텍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낙점하고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 로봇처럼 인공지능이 가상공간을 넘어 실제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며 자율적으로 인지·판단·행동하는 기술을 뜻한다.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은 AIDV(AIDefined Vehicle·인공지능 정의 차량) 시대가 열리며 LG이노텍의 광학·모빌리티 원천기술이 가장 먼저 확대 적용돼 빛을 발한 신사업 분야다. LG이노텍은 안전하고 편안한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싱·커넥티비티·라이팅 솔루션을 두루 갖춘 이른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고성능 라이다 및 레이더 기능을 기존 카메라 모듈에 결합한 제품으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로봇용 부품 사업도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LG이노텍은 지난해 5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LG이노텍의 광학 센싱 기술력이 파트너십 성사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협약에 따라 양사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에 장착될 ‘비전 센싱 모듈’을,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비전 센싱 모듈’에서 인식된 시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문 사장은 CES 2026 현장 인터뷰에서 “로봇용 센싱 부품 사업의 경우 올해부터 양산이 시작됐고 수백억 단위 매출이 본격 발생했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이어 “(로봇 핸즈의 핵심인) 액추에이터·모터·촉각 센서와 같은 신규 분야를 지속 발굴해 사업화 검토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26-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유럽까지 번진 무역장벽… 두 번째 시험대 오른 수출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보호무역은 세계 경제를 망친다”고 비판하던 나라들이 하나둘 태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을 두고 자유무역의 후퇴라던 목소리는 옅어졌다. 그 대신 자국 산업을 지키겠다는 법과 제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미국이 태도를 바꾸자, 계산기를 두드리던 각국 정부도 유사한 무역장벽을 하나둘 세우고 있는 셈이다. 유럽연합(EU)은 대표 주자다. 이미 일종의 ‘탄소 관세’ 성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1일부터 시행했다. EU 지역에 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는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 배출량을 보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산업가속화법(IAA)을 내놓으며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우선’ 원칙을 공식화했다. 탈탄소, 공정 경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유럽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산 제품을 견제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문제는 장벽이 한 국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 중국을 겨냥한 규제의 그물망에 한국 기업들이 줄줄이 걸려들고 있다. 탄소 비용 부담은 현실이 됐고, 현지 전기차 조립 라인 확대 압박도 커지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건 돌아가는 분위기다. 유럽 국가들이 유럽을 밀어줘야 한다는 ‘바이 유러피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끼리 뭉치자는 기조가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무기 수주전에서 한국 기업들이 막판에 유럽 업체에 밀리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8조 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수주전에서도 스웨덴 사브가 돌연 한국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채갔다. 현재 진행 중인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도 ‘팀 코리아’는 ‘나토 연합’ 프레임을 등에 업은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스(TKMS)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능이나 가격 경쟁이 아니라 지역적·정치적 이해관계, 한마디로 ‘같은 진영 안에서의 조달’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준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새어 나온다. 한국 제조업은 이 달라진 통상 전장 한복판에 서 있다. 자동차·배터리·철강·기계뿐 아니라 방산까지 주력 산업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 깊이 연결돼 있다. 기술력, 납기 능력과 같은 과거의 승리 공식은 파기됐다. 결국 기술의 우위를 넘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아예 기술 표준을 주도해 규제의 설계자가 되거나, 핵심 공급망을 쥐고 흔드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지화도 더 영리해져야 한다. 단순한 생산설비 이전이 아니라 생태계 내부로 들어가 그 나라가 진짜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정부도 이제 단순한 협상가가 아닌, 판 자체를 새로 짜는 설계자로 변해야 한다. 정부-기업 ‘원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미국 관세에 이어 유럽의 장벽이라는 두 번째 시험대를 마주한 2026년은 한국 수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유무역 속에 성장해 온 한국 경제는 이제 보호무역의 물살을 거슬러야 한다. 더 이상 기업만의 전장이 아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만들어낼 전략의 깊이를 시험받게 될 것이다. 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6-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길을 잃어버린 ‘국가대표 AI 선발전’

    ‘국가대표 AI(인공지능) 선발전’이 길을 잃은 모양새다. 다섯 곳을 뽑아 출발했지만 주요 후보가 중국산 표절 의혹에 휘말렸고, 결국 당초 계획과 달리 두 곳이 탈락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 곳을 더 뽑겠다며 ‘패자부활전’을 예고했지만 정작 참여하겠다는 기업은 없었다. 네이버, 카카오, KT 등 국내 빅테크가 최종 불참하면서 스타트업 중심의 컨소시엄 두 곳만 제안서를 냈다. 글로벌 수준의 AI를 키우겠다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 혼선은 우연이 아니다. 애초 설계 단계에서 예고된 구조적 문제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고 기업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서바이벌식 선발’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AI’를 가리는 국가 프로젝트 사업에서 탈락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낙인이 됐다. 기업 입장에선 기술 경쟁이 아니라 평판 리스크를 감수하는 게임이 되어 버렸다. 자유롭게 뛰어들기에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판이 된 셈이다. 정부가 평가 잣대로 삼은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완전히 독자적으로 구축한 모델인지를 따지는 기준 역시 논란을 키웠다. ‘타사 모델에 대한 라이선싱 이슈가 없어야 할 것’ ‘해외 모델 미세 조정 등으로 파생된 모델은 국산 모델로 보기 어렵다’란 공지가 제시됐지만, 해외 오픈소스를 어디까지 참고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었다. 국가 사업에서 모호성은 곧 리스크다. 여기에 ‘오락가락’ 룰이 불신을 더했다. 정부는 처음엔 5개 팀 중 1곳만 탈락시킨다고 했지만 2곳을 탈락시켰다. 그러더니 바로 “1곳을 추가 선발해 4개 팀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룰이 흔들리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선발전에서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과연 얼마나 무게를 가질 수 있을까. 물론 정부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국가 차원의 AI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상징적 프로젝트가 필요했을 것이다.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예능과 같은 ‘서바이벌’ 카드를 꺼내 든 이유가 그것일 테다. 우리 AI 모델의 경쟁력을 대중에게 하루빨리 입증하려는 조급함도 이해한다. 하지만 신뢰가 없는 국가대표는 국민의 인정을 받을 수도,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도 없다. 2차 평가를 앞둔 지금이라도 숨 고르기에 나설 때다. 국가대표 AI 선발은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다. 차분하게 지금의 혼선이 빚어지게 된 원인을 복기하며 ‘본궤도’를 되찾기 위한 정교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기존 2차 진출팀과 추가 선발팀 간의 평가 일정과 조건은 어떻게 설정할지, 독자성 이슈가 다시 불거질 때 검증 기준을 어떤 수준으로 통일할지 더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국가대표 AI를 뽑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AI가 진짜 국가대표로 인정받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급함이 아니라 신뢰다.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6-02-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AI-글로벌 팬덤을 새 성장 동력으로”

    카카오그룹이 2026년 ‘응축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방향성 있는 성장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초 CA협의체 정신아 의장 취임 이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면 새해에는 이를 발판 삼아 AI와 글로벌 팬덤을 새 성장 동력으로 그룹의 가치를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정신아 의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는 내실을 다지고 시스템을 정비하며 그룹의 역량을 핵심 중심으로 모아온 응축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하며 “이제는 응축된 에너지를 바탕 삼아 ‘성장’으로 기어를 전환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카카오그룹은 2년여 동안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한때 147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지난해 말 기준 94개까지 줄였고 2025년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6년 성장을 이끌 두 개의 핵심축으로는 △사람 중심의 AI(Human-centric AI)와 △글로벌 팬덤 OS(Global Fandom Operating System)를 제시했다.‘사람 중심의 AI’는 국민 앱 ‘카카오톡’을 통해 5000만 사용자의 일상과 관계 속 맥락을 이해해 온 카카오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정 의장은 “AI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의도와 상황을 먼저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연결해주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그룹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온디바이스 AI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두 번째 성장축은 세계로 뻗어갈 ‘글로벌 팬덤 OS’다. 카카오그룹이 보유한 슈퍼 IP, 플랫폼, 온오프라인 인터페이스 등 ‘풀스택 자산’을 결합해 전 세계 팬들이 소통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팬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두 가지 성장축을 연결해 사용자 가치를 확대할 핵심 인프라는 ‘웹3’가 맡게 된다. 웹3는 AI 에이전트의 예약·결제부터 팬들의 참여에 대한 혜택까지 다양한 활동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연결하는 신뢰망으로 작동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26-0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아틀라스가 던진 미래 향한 ‘불편한’ 질문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막을 내렸지만 누구를 만나든 휴머노이드(인간 형태 로봇) ‘아틀라스’ 이야기로 시작해 아틀라스 이야기로 끝나는 요즘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선보인 아틀라스의 힘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가뿐히 시가총액 100조 원을 뚫었다. 하긴 5일(현지 시간) 공개된 아틀라스의 모습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엎드렸다 일어나는 동작, 자연스러운 걸음걸이, 어깨와 무릎 관절을 180도 이상 회전시키는 모습까지. 단순히 화려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물건을 집어 머리 위로 올리거나 나사를 감는 듯한 동작 등은 공장에서 일하는 아틀라스의 미래를 납득시켰다. 사실 휴머노이드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특히 중국 로봇 기업들이 선보인 휴머노이드는 현란했다. 이들은 ‘쿵후’와 ‘춤’으로 시선을 끌었으나, 공장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아틀라스의 로드맵은 선명했다. 제조 현장에서 반복 가능한 작업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 2028년이라는 실제 투입 시점과 더불어 적용될 현장까지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전용 법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라고 못 박았다. 기술이 곧 ‘노동’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동시에 우리의 미래에 대한 불편한 질문도 던진다. 아틀라스는 쉬지 않고 동일한 품질의 노동을 24시간 제공할 수 있다. 임금 인상도, 성과급 협상도 없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보다 더 강력한 법이 통과되더라도 쟁의 주체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런 로봇과 인간이 이제 같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더 나아가선 경쟁할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팟캐스트 ‘문샷’에 출연해 “3년 안에 휴머노이드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며 “의대에 가지 말라”고까지 했다. 또 “로봇이 육체노동을 담당하고 인류가 AI 사고력과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머스크의 발언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될지는 가늠하기 힘들고 쓸데없이 공포에 휩싸일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역할이 달라져야 함은 분명해 보인다. 휴머노이드의 물결 앞에서 인간 노동의 경쟁력은 속도나 체력에 있지 않을 것이다. 결국 판단, 책임, 그리고 예외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뿐이다. ‘손과 발’의 노동에서 ‘결정과 관리’의 노동으로 이동하지 못한 영역은 빠르게 대체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교육 과정 재설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유다. 노동조합 역시 기로에 서 있다.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춘투 전선 확대를 예고하고 있지만 정말 두려운 건 우리를 닮은 로봇일지 모른다. 게다가 로봇 도입을 막는 전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기술은 저항할수록 더 빠르게 우회하니 말이다. 이미 아마존 물류센터에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이 배치됐고, 벤츠 생산 라인에도 로봇이 투입되지 않았나. 노조의 역할도 인간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 ‘로봇 이후의 노동’을 설계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노동을 지킬 것이며, 무엇을 바꿀 것인가. 2026년 1월, 아틀라스가 던진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6-0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취약계층 아이들 위해 공부방 조성

    금호타이어는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기부, 지역사회 취약계층 지원, 탄소 저감 등 3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부터 서울특별시와 함께 ‘금호타이어 탄소상쇄 숲’을 조성한 것을 기점으로 산림 조성을 통해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해왔다. 또 트리플래닛과 함께 ‘금호타이어 교실숲’ 조성 활동, 초록우산과는 기후 환경 교육(그린 캠페이너)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취약계층 지원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초록우산과 2016년부터 ‘함께 GREEN 희망의 공부방’ 지원 사업을 진행하며 현재까지 총 38곳의 희망의 공부방을 오픈한 것이 대표적이다. 학습 환경이 열악한 저소득 계층의 청소년들에게 개선된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아동이 안전하고 청결한 상태에서 정서적 안정을 얻고 성실한 학습 습관을 형성하며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의 활동이다. 이 밖에도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을 비롯해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교육, 자동차사고 유자녀 미래 역량 강화 멘토링 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 기부사업과 후원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함께 진행한 자동차사고 피해가정 유자녀 미래역량강화 멘토링 지원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4년간 200여 명의 아동 및 청소년이 혜택을 받았다. 강진구 금호타이어 경영지원팀장은 “더 가치 있는 삶이 영위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책임 있는 사회공헌 미션을 수립하고 적극적인 실천에 나서고 있다”며 “금호타이어는 지속적으로 업(業)과 연계된 사회공헌 사업을 실시함으로써 미래 세대의 삶에 가치 있는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25-12-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1500원 위협하는 환율… 되살아나는 ‘키코 악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환시장이 얼어붙고 달러가 귀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다. 그 충격은 고스란히 가계와 기업의 몫이었다. 특히 경제부 은행 담당 기자로 현장을 뛰며 만났던 ‘키코(KIKO)’ 피해 중소기업들의 절망적인 표정은 지금도 선명하다. ‘녹인, 녹아웃(Knock In, Knock Out)’의 약자인 키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출기업들이 대거 가입한 파생상품이었다. 일정 범위 안에서 환율이 움직이면 기업으로서는 약정한 환율에 달러를 팔 수 있는 권리가 생겨 리스크를 덜 수 있다. 그러나 환율이 일정 상한선 이상으로 올라가면 시장 환율과는 무관하게 낮은 약정 환율로 달러를 은행에 넘겨야 했다. 결과적으로 키코로 인해 700여 개 기업이 3조 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2025년 12월, 그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80원에 육박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 온 1500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통상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기업에는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 공식은 더 이상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오늘날 기업들은 ‘국산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분업 구조 속에서 ‘조립된 결과물’을 수출하는 까닭이다. 원자재와 중간재, 부품 상당수를 달러로 수입하는 구조에서 환율 상승은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제조업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연구원은 환율이 10% 오를 경우 우리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0.29%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산한다. 대기업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기초 체력, 협상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의 부담은 말할 것도 없다. ‘제2의 키코’ 사태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키코 사태 이후 환 헤지 상품의 구조는 분명 개선됐다. 손실 한도를 제한하거나, 기업에 불리한 조건을 완화한 상품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환율 급등은 상당수 기업의 예측 범위를 벗어난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환 위험 대응 여력이 제한적인 수출 중소기업 가운데 1500원 선까지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을 전제로 전략을 짠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 키코 사태처럼 대규모는 아니어도 상당수 기업이 키코 유사 상품에 발이 묶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환율이 장기화되자, 대통령실과 정부는 대기업과 대형 증권사를 잇달아 소집하며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긴급 처방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과 증권사를 동원해 환율을 억누르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해외 투자계획을 가진 기업들로 하여금 달러를 억지로 풀게 할 수도, 해서도 안 되며, 수익을 좇는 서학 개미를 멈춰 세울 수도 없다. 환율은 시장의 수급이 만들어내는 결과다. 지금의 고환율은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한국 시장과 원화에 대한 신뢰와 매력도가 구조적으로 약화됐다는 신호다. 성장 둔화,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면 이를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원화의 신뢰를 회복할 전략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고환율은 일상이 되고 기업들의 ‘키코 트라우마’는 또 다른 이름으로 반복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섣부른 압박이 아니라 냉정한 진단과 대응이다.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5-1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AI 시대의 그림자, 구조조정 쓰나미 몰려온다

    “디자이너들 밥줄이 끊기게 생겼다.” 20일(현지 시간) 구글이 출시한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 ‘나노 바나나 프로’의 무서운 성능을 실감한 이들의 댓글이다. 실제로 사용해 본 나노 바나나 프로의 기능은 놀라웠다. 텅 빈 식당의 사진을 주고 사람을 채워 보라고 하니, 순식간에 북적이는 ‘맛집’으로 탈바꿈시켰고, 제미나이 3을 기반으로 인포그래픽도 척척 만들어냈다. 이제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할지 헷갈리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런 이미지들을 만드는 데 더 이상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아졌다는 것 말이다. 창작의 영역도 이런데 나머지 노동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 거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AI)발 구조조정 쓰나미에 아우성이다. 업종도, 기업 규모도 가리지 않는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1만30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도 1만4000명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글로벌 물류 업체 UPS 역시 올해에만 4만4000명을 내보냈다. 구직·고용 컨설팅 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이미 95만 개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이후 ‘구인 대란’에 시달리던 미국 노동시장이 불과 2∼3년 만에 정반대의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경기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 한가운데는 AI가 자리한다. AI는 사무, 지원, 고객 응대 등 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이 하던 일’을 더 적은 비용과 더 빠른 속도로 자동화할 수 있게 된 것. 미국 기업 경영진들은 “AI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며 너도나도 인력 다이어트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 흐름이 결코 미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 같은 파도는 별다른 경력이 없는 청년들부터 덮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AI 확산과 청년 고용 위축: 연공 편향 기술 변화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에서 청년 고용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기초적·반복적 업무가 주니어 직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예고된 결과다. ‘경험을 쌓으면서 배우던’ 신입 직원들인데, 이제는 그 ‘경험의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셈이다. 지금도 AI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단순히 업무를 돕는 보조 도구가 아니라 업무 방식 전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노동시장 변화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가파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리의 과제는 명확하다. AI 대전환의 파도가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전에 청년층의 직업 역량과 산업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고 대학 교육과 직업훈련 체계를 AI 시대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정부는 산업별 일자리 전환을 지원하는 안전망을 촘촘히 만들고, 재교육·재배치에 실질적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AI가 불러온 도도한 변화의 물결을 우리만 피해갈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충격을 어떻게 흡수하고, 어떤 기회로 전환하느냐는 결국 사회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 있다. 더 늦기 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AI 시대에 우리의 청년들은 어떤 일자리에서, 어떤 역량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그리고 사회는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5-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늦은 밤에도 소리 없이…카톡 ‘조용히 보내기’ 기능 생겼다

    카카오톡에 진동 또는 소리 없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조용히 보내기’ 기능이 추가됐다. 18일 카카오톡은 이러한 기능을 추가한 최신 버전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조용히 보내기’는 수신자의 알림 설정 여부와 상관 없이 푸시 알림과 소리·진동 없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으로, 늦은 시간대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채팅방 입력창에 메시지를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길게 누른 뒤 ‘조용히 보내기’를 선택하면 된다. 한편 이날 업데이트로 자주 사용하는 채팅방만 모아볼 수 있는 ‘즐겨찾기’ 폴더도 추가됐다. 보이스톡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하도록 설정하는 기능도 신설됐다. 또 페이스톡에 원하는 사진을 골라 ‘나만의 배경’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25-11-18
    • 좋아요
    • 코멘트
  • [오늘과 내일/장윤정]젠슨 황의 26만 장 선물이 남긴 숙제

    “(GPU 보유 기준으로) 전 세계 3등이 됐습니다.” 10월 31일 미국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확보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던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의 브리핑장.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의 목소리는 잔뜩 들떠 있었다. “GPU 26만 장을 추가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시드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AI 깐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GPU 26만 장 공급이란 통 큰 선물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GPU 공급난이 심각한 가운데 26만 장의 최첨단 GPU가 풀리는 것은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 분명 호재다.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들다는 GPU를 확보함으로써 반도체, 자동차 분야 등에서 AI 전환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브리핑장의 낙관과 달리, 산업 현장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장밋빛 기대에 취해 있기에는 정작 GPU를 돌릴 인재 확보 등 만만치 않은 숙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GPU 구했지만 이를 돌릴 ‘두뇌’는 부재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시장에서는 ‘S(최상위)’급 AI 인재 영입을 위한 ‘쩐의 전쟁’이 한창이다. 거액이 들더라도 S급 인재를 영입해야 AI 서비스 개발 경쟁에서 한발 더 앞서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 빅테크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인재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메타는 마크 저커버그 CEO까지 나서 오픈AI 출신 연구원 자오성자를 ‘메타 초지능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로 스카우트했다. 메타는 애플에서 AI 모델 개발을 총괄했던 뤄밍 팡에게 2억 달러 이상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우리 산업계는 AI 인재 영입은 꿈도 못 꿀 형편이다. 하긴 한국에 남아있는 인재들마저 다들 떠날 생각들인데 해외 인재 스카우트는 ‘턱없는 꿈’일지 모르겠다. 한국은행이 국내 석박사급 이공계 인력 2700여 명을 설문 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43%가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 중이었다. 2030세대의 해외 이직 의향은 70%에 달했다.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20개 내외 대학을 제외하고는 아예 이공계 대학원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진단도 나왔다. 열악한 처우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단기 실적 위주의 평가 등 원인은 복합적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과학자에 대한 처우가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게 첫 번째, 국가에서 과학기술인에 대한 사기를 더 올려주지 못하는 게 두 번째”라고 인재 유출의 원인을 짚었다.AI 경쟁은 결국 사람 싸움 정부는 부랴부랴 석학 지원제도와 청년 연구자 안정 지원책 등을 담은 종합 대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공계 인재들의 처우 개선과 더불어 과학기술 인재가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연봉도 중요하지만, 고액 연봉만으로는 인재를 붙잡을 수 없다. 자유로운 연구,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장기적 R&D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실제로 한은의 설문 조사에서 석박사 인재들의 해외 이직 희망 사유는 단순히 임금 수준 격차만은 아니었다. ‘금전적 요인’(66.7%·중복 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연구생태계 및 네트워크’(61.1%), ‘경력 기회 보장’(48.8%) 등 비금전적 요인도 상당했다. AI 경쟁은 결국 ‘사람의 싸움’이다. GPU 26만 장은 교두보일 뿐이다. 결국 이를 구동해 남다른 서비스를 만들고 새 경쟁력을 확보하는 건 사람의 몫이다. 젠슨 황의 GPU 선물을 한국 제조업 혁신의 모멘텀으로 삼기 위해서는 그 칩을 움직일 두뇌부터 지켜야 한다. 인재 확보 없이는 어렵게 들여온 GPU는 아주 비싼 ‘고철’에 그칠지 모른다. 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5-1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10월에만 과학과 노벨상을 말하는 나라

    10월은 한국 과학계가 가장 괴로운 달이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이 시기마다 “한국이 언제쯤 ‘과학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왜 우리는 안 되나” 하는 해묵은 질문이 반복된다. 이웃 일본의 수상자를 언급하며 자조 섞인 비교가 돌아다니고, 과학 뉴스가 잠시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이 ‘10월 한 달의 반짝 관심’이야말로 우리가 노벨상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가장 잘 보여준다. 노벨상은 한 과학자 개인의 영광이자, 한 사회가 얼마나 묵묵히 오랜 세월 기초과학을 존중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다. 성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연구의 토양을 다져온 나라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해마다 10월만 되면 과학을 말하고, 나머지 11개월 동안은 연구 현장을 잊는다. 그나마 과학을 말할 때조차도 늘 단기성과에 조급해하며, 연구는 ‘성과관리 프로젝트’처럼 취급한다. 최근 국감에서 다시 도마에 오른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논란은 그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2024년도 국가 R&D 예산은 전년 대비 16.6% 줄어든 25조9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1991년 이후 33년 만의 첫 대규모 감액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비효율과 카르텔을 걷어내야 한다”고 지시하자, ‘제로베이스’식 개편이 추진된 결과였다. 대통령실 주도로 급하게 진행된 예산 삭감은 절차적으로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과학계에 큰 상처를 남겼다. 수많은 연구 과제가 감액 또는 중단됐고, 인건비가 삭감된 연구실은 연구원을 떠나보냈다. 올해 만난 한 과학인은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R&D 예산은 삭감되지 않았다”라며 “많은 청년 연구자들이 ‘예산 효율화’에 떠밀려 갈 곳을 잃었다”며 한탄했다. 가뜩이나 글로벌 과학인재 스카우트 전쟁이 한창인데 한국에선 거꾸로 R&D 예산마저 삭감되니, 인재 이탈은 가속화됐다. 실제로 올 5월 본보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진행한 공동 설문조사에서 국내 이공계 석학 200명 중 61.5%가 최근 5년 사이 해외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고, 그중 42%가 실제로 수락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더 나은 연구 환경과 장기 지원, 그리고 ‘실패를 기다려주는 제도’가 있다는 이유였다. 최근에도 국내 유명 석학들의 중국행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을 19% 늘어난 35조3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국내 과학자들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고 이공계 인재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끊겼던 연구를 다시 본궤도에 올리고, 인재를 되찾는 데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나아가 과학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과학자들은 장기 연구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한국을 ‘머물기 힘든 나라’로 여기고 있다. 연구비를 줄이고, 인재를 지키지 못한 채 “언제쯤 우리도 노벨상을 받을까”를 묻는 건 공허할 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노벨상을 원한다면, 10월이 아닌 나머지 11개월 동안 과학을 이야기해야 한다. 긴 호흡으로 실패를 견디는 시스템, 연구자를 신뢰하는 사회를 조성하고 과학을 정치의 도구가 아닌 ‘국가의 언어’로 삼아야 한다. ‘반짝 관심’이 아닌 축적의 시간, 그게 한국 과학을 세계 중심으로 끌어올릴 길이다.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5-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K콘텐츠는 훨훨 나는데… 설 자리 잃어버린 K-OTT

    “우리가 만들 수는 없었을까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이 뜨겁다. 넷플릭스 누적 시청 수 1위를 차지하더니, ‘골든’ 등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빌보드 차트까지 휩쓸고 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많은 이들이 환호하고 있지만 마냥 웃으며 바라보기엔 뒷맛이 씁쓸하다. K팝을 테마로 했지만 정작 이 영화를 제작한 것은 소니픽처스이고, 투자와 배급을 맡고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간 것은 넷플릭스여서다. 지난달 부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개최된 ‘글로벌 스트리밍 페스티벌’ 현장에서도 아쉬움의 발언이 쏟아졌다. 류제명 과기부 2차관이 우리가 만들 순 없었냐고 운을 띄우자 김정한 CJ ENM 부사장, 최주희 티빙 대표 등도 같은 아쉬움을 토로한 것. 저승사자, 무당 등 한국적 소재가 전 세계를 사로잡은 성과는 반갑지만, ‘우리 손으로 만들었더라면, 우리 플랫폼에서 터뜨렸더라면’ 하는 뼈아픈 목소리다. 그러나 사실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은 ‘케데헌’ 같은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힘든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케데헌은 제작비만 약 1억 달러(약 1390억 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OTT는 생존 자체를 걱정한다. 1세대 OTT 왓챠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티빙은 연간 영업손실이 1000억 원대를 오간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추진하며 ‘국가대표 OTT’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논의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사이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넷플릭스는 흥행 리스크를 짊어지며 제작비를 책임지는 대신 IP를 독점한다. 콘텐츠가 흥행하면 굿즈, 팝업스토어 수익은 모두 넷플릭스로 돌아간다. 국내 제작사들이 이를 알면서도 넷플릭스를 향하는 건 늘어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가진 곳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유일한 창구도 넷플릭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좋은 제작 아이디어와 실력 있는 창작자들이 넷플릭스로만 몰리고, 그 결과 또 좋은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만 나오며, 다시금 넷플릭스의 자금력과 지배력이 강화되는 ‘순환구조’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 구조가 더 고착화되면, 한국은 K콘텐츠라는 황금알을 낳고도 넷플릭스에만 좋은 일 시키는 ‘하청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국내 OTT의 분발과 새로운 대안이 절실하다. 당장 합병 논의부터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물론 티빙과 웨이브를 합친다고 모든 문제가 당장 해결되진 않겠지만 합병으로 중복 비용을 절감하면 콘텐츠 투자 폭을 키울 수 있다. 또 불어난 몸집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지렛대로 협상력을 키워 넷플릭스에 버텨낼, 또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유망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에 제작비를 공동으로 투입하되 IP를 공유하는 ‘IP 주권 펀드’ 조성도 고려해볼 만하다. 대한상의도 최근 글로벌 50대 IP 가운데 한국 IP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조사 결과와 함께 “제2의 케데헌 신화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며 IP 주권 펀드 조성과 제작사-플랫폼 간 공동 투자 및 권리 공유 체제를 제안했다. ‘제2의 케데헌’을 한국 제작사와 토종 OTT가 직접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K콘텐츠의 화려한 성공은 언제까지나 남의 잔치로만 끝날 수 있다.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5-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장윤정]소버린 AI도 중요하지만 ‘살아남는’ AI가 필요하다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서바이벌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4일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착수할 5개 정예팀이 선발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지원하고, 대국민 콘테스트 방식의 경쟁 평가를 거쳐 최종 2개 팀만을 남겨 최신 글로벌 AI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의 ‘소버린 AI’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챗GPT 같은 글로벌 모델에 의존하면서 생길 수 있는 기술 종속과 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방·보건 등 민감한 사안 등을 글로벌 AI에 맡길 수 없다는 논리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AI 모델의 성능에 100%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국가대표 AI를 가지고 있는 것과 안 가지고 있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일 수 있다. 실제로 프랑스 등도 비슷한 이유에서 소버린 AI를 추진해왔다. AI 산업의 변방으로 밀려나기 전에 정부 주도로 AI 3대 강국을 향해 드라이브를 거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불안감이 채 가시지 않는 건, ‘국가대표 AI’라는 결과물 자체보다 사실 그 결과물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미 수억 명의 이용자가 매일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 숙제하고 보고서를 쓰며, 개인 비서로 활용하며, 누군가는 심리상담을 하며 대화 기록을 쌓고 생태계를 경험하고 있다. 한번 익숙해진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쉽게 바꾸지 않듯, AI 시장에도 습관의 힘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성능 지표보다 더 무서운 장벽이다. 게다가 엄청난 자금력의 빅테크들은 소비자들을 자신들의 AI 모델에 ‘록인(lock-in·소비자 묶어두기)’시켜 놓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구글이 국내 대학생,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원래 유료인 제미나이 기반 ‘구글 AI 프로’ 멤버십을 1년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어렵게 한국판 챗GPT를 만들더라도 이용자와 기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국내 전용 AI, 공공기관용 AI로 전락할 수 있다. 이미 닻을 올린 AI 선발전이지만 진행 양상도 다소 아쉽다. AI 산업은 협업과 네트워크 효과가 핵심인데,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한 팀씩 탈락시키는 방식이 과연 최선일까. ‘대국민 콘테스트’가 보여주기 경쟁으로 흐르지는 않을까. 벌써부터 5개 정예팀 사이에는 첫 탈락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이 감지된다. 더 우려되는 건 논의가 소버린 AI에 매몰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소버린 AI 만들기’ 자체는 아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AI 생태계를 육성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AI 트렌드를 따라잡고, 무엇보다 한국만의 경쟁 우위를 찾아내는 일이다. 소버린 AI가 하나의 이정표는 될 수 있지만, 종착지는 아니다. 더 넓은 길을 내고 여러 갈래의 트랙을 준비해야 한다. AI 인재는 물론 버티컬 AI(특정 산업에 특화된 AI)를 만들어 낼 스타트업 등을 더 풍성하게 키워내고 대학·기업·연구소를 연결하는 개방형 플랫폼도 조성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국가대표 AI’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받고 ‘살아남는 AI’다. 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 2025-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