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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주택 임대사업자 김모 씨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8채를 임대했다. 여기서 받은 전세보증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로 소득 약 8억 원을 얻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김 씨는 또 주택임대업 법인을 설립해 가족 해외여행 경비와 명품 구입비 등 수억 원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국세청이 서울 강남구 등 주요 지역에 아파트 수십, 수백 채를 보유한 다주택 임대사업자와 분양업체 15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대사업자로서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으면서 임대수입 누락, 비용 부풀리기 등의 방식으로 2800억 원 규모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30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한강벨트(마포·용산·성동·강동·광진·동작구) 등 서울 아파트 5채 이상 소유 다주택 임대업자(7개) △아파트 100채 이상 기업형 임대업자(5개) △허위 광고를 통한 아파트 임대 후 고가 분양 업체(3개) 등이다. 법인 5곳, 개인 10명 등 총 15개 업자가 보유한 아파트는 총 3141채(공시가격 9558억 원) 규모다. 국세청은 이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과세 배제 등 혜택을 누리면서도 임대수입을 축소 신고하거나 사적 비용을 사업 경비로 처리하는 등 세금을 빼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764채를 소유한 한 건설업체는 할인 분양을 앞세워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실제로는 분양가를 깎아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얻은 수익 중 20억 원은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건설용역 명목으로 부당 지원했다. 국세청은 사주 일가의 별장 공사비 50억 원을 비롯해 탈루 혐의 액수만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 아파트 200여 채를 보유한 이모 씨는 아파트 40여 채 임대수입 8억 원 이상을 누락한 것으로 판단됐다. 인테리어 공사비 20억 원대 비용을 본인 소유 컨설팅 업체 매입으로 부당 신고하는가 하면, 보유 아파트를 회사 직원에게 팔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하는 방식으로 양도 차익 20억 원을 축소 신고했다. 국세청은 ‘다운 계약서 작성’을 의심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서울 강남 3구·한강벨트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분양한 사업자 위주로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며 “여러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에 따르는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안들을 혐의 분석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한국 경제의 급소를 겨누면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중동 바닷길이 막히자 단순한 물류 지연이나 가격 상승을 넘어, 석유화학 원료 및 기초 소재 생산이 멈추고 국내 유통부터 수출까지 연쇄 차질을 빚는 등 에너지-공급망 ‘트윈 쇼크’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수입처 다변화와 비축유 확대, 기저발전 활용 등의 중단기 대응을 모색해야겠지만, 자원 빈국이자 대외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공업 국가인 한국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근본적인 한계다.● 에너지발(發) 리스크에 산업계 ‘전방위 타격’국내 산업계는 이란 전쟁 이후 원유 수급 차질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산업 전반의 공급망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다. 정유·석유화학을 시작으로 조선, 철강, 건설, 바이오, 화장품, 농업까지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 어떤 분야의 산업이든 석유화학 제품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동시다발적인 소재 수급난이 실물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다. 국내 최대 나프타분해시설(NCC)인 여천NCC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은 연쇄 충격의 시작이 됐다. 여천NCC는 4일 고객사에 서한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 나프타 수급에 문제가 생겼고, 모든 생산 시설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가항력이란 전쟁 등 예측 불가의 외부 변수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공급 불이행에 따른 배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이다. 화학 산업은 ‘원유→나프타→화학 기초소재→전방산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핵심이다. 이 고리가 흔들리자 제조업 전반이 동시다발적 타격을 받았다. 조선업계는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드는 철판 절단 가스 재고가 떨어져 협회 차원에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철강업계는 그에 따른 조선소의 후판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화장품과 식음료 업계는 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 수급 불안이 커져 제품을 내놓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업체 100여 곳에 플라스틱 용기를 납품하는 한 유통업체는 “공장에서 원료가 없어 생산 자체가 안 되다 보니 매입 물량이 평소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들어오는 즉시 바로 거래처로 나가는 ‘제로(0) 재고’ 상태이고, 가격도 최소 15∼20%는 오르는 게 불가피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합성수지 등 석화업체로부터 공급받던 원료비는 전쟁 3주 만에 50% 넘게 뛰었다. 건설업은 공사비와 운송비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50% 오를 경우 건설업 전체 생산비용은 1.0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행 지름길’ 홍해 봉쇄 시 수출 타격 불가피 설상가상으로 중동 전쟁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홍해와 지중해(유럽)를 잇는 수에즈 운하마저 봉쇄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석유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더해, 수에즈 운하를 지나 유럽으로 통하는 물류 지름길까지 막힐 경우 해상 운임이 급등한다. 대외 의존도가 높으면서 수출입 화물의 99% 이상을 선박으로 운송하는 한국은 경제에 막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동 사태가 길어질수록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고 운임과 보험료 부담도 커진다. 비축해 둔 재고도 한두 달 치밖에 없어 당장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중동산 원자재를 대체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석유 관련 공급망에 얽힌 곳들은 앞으로 길어야 한 달 버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보이지 않는 공급망 위기: 한국 공급망의 착시와 조기경보’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의 구조적 위험을 방치할 경우 다음 충격은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급처 다변화, 기술 대체, 전략적 비축 등 구조 개선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가스 중심의 에너지 구조와 특정 해상 경로 의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유사한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 산업의 근간이 석유라는 게 이번 중동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만큼, 석유 대체 원료를 모색하는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로서는 단순히 기름값 안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안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중동 확전 공포는 아시아 주요 증시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7% 하락한 5,277.3으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79%), 대만 자취안지수(―1.80%)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개인 주택 임대사업자 김모 씨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8채를 임대했다. 여기서 받은 전세보증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로 소득 약 8억 원을 얻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김 씨는 또 주택임대업 법인을 설립해 가족 해외여행 경비와 명품 구입비 등 수억 원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국세청이 서울 강남구 등 주요 지역에 아파트 수십, 수백 채를 보유한 다주택 임대사업자와 분양업체 15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대사업자로서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으면서 임대수입 누락, 비용 부풀리기 등의 방식으로 2800억 원 규모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30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한강벨트(마포·용산·성동·강동·광진·동작구) 등 서울 아파트 5채 이상 소유 다주택 임대업자(7개) △아파트 100채 이상 기업형 임대업자(5개) △허위 광고를 통한 아파트 임대 후 고가 분양 업체(3개) 등이다. 법인 5곳, 개인 10명 등 총 15개 업자가 보유한 아파트는 총 3141채(공시가격 9558억 원) 규모다.국세청은 이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과세 배제 등 혜택을 누리면서도 임대수입을 축소 신고하거나 사적 비용을 사업 경비로 처리하는 등 세금을 빼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아파트 764채를 소유한 한 건설업체는 할인 분양을 앞세워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실제로는 분양가를 깎아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얻은 수익 중 20억 원은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건설용역 명목으로 부당 지원했다. 국세청은 사주 일가의 별장 공사비 50억 원을 비롯해 탈루 혐의 액수만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서울·경기 지역 아파트 200여 채를 보유한 이모 씨는 아파트 40여 채 임대수입 8억 원 이상을 누락한 것으로 판단됐다. 인테리어 공사비 20억 원대 비용을 본인 소유 컨설팅 업체 매입으로 부당 신고하는가 하면, 보유 아파트를 회사 직원에게 팔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하는 방식으로 양도 차익 20억 원을 축소 신고했다. 국세청은 ‘다운 계약서 작성’을 의심하고 있다.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서울 강남 3구·한강벨트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분양한 사업자 위주로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며 “여러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에 따르는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안들을 혐의 분석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제인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라 2차 최고가격이 시행된 첫날인 27일 전국 주유소 3700여 곳이 기름값을 올렸다.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20원 가까이 상승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라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며칠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주유소가 가격 인상을 서두르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국제 유가도 2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 향후 국내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농민 사료값 지원 및 면세유 보조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주유소 3700여 곳 2차 최고가 선반영 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휘발유가 L당 1838.79원, 경유는 1834.56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19.44원, 18.76원 올랐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처음 실시된 이달 13일에는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1864.07원)이 전날보다 34.71원 내려간 바 있다. 이날 0시 시행된 2차 보통 휘발유 최고가격 상한은 L당 1934원으로 2주 전 1차 때보다 210원 인상됐다.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며칠 걸린다. 주유소는 통상 5일에서 최대 2주 치 재고를 보유하는데, 2차 최고가격은 새로 들어오는 물량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차 최고가격 시행 첫날부터 가격이 오른 건 일부 주유소가 정유사 공급가 인상분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기름값을 전날보다 올린 주유소는 전체(1만646개)의 약 35%인 3674개로 조사됐다. 이 중 13%(1366곳)는 L당 60원 이상 급격히 올렸다. 정부는 2차 최고가격 시행 직후 가격을 곧바로 인상하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행태로 판단하여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 3일 정도 뒤에 조금씩 오를 수 있어 보이지만 당장 가격을 올린다면 문제가 있는 의심스러운 주유소”라고 말했다. 다만 1차 고시 때도 전국 주유소 44%가 비싸게 들어온 재고가 소진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값을 내렸던 만큼, 최고가 변동 직후 값을 내리거나 올리는 걸 무조건 문제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5.8% 상승한 데 이어 이날 3%가량 올라 배럴당 11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산업의 쌀’ 나프타 수출 전면 제한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 인상과 산업계 부담 확대로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복합 충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해 이날부터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섬유는 물론이고,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널리 사용돼 ‘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기름값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질 농가를 위해 정부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재식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유가와 환율 상승이 이어질 경우 사료 가격 인상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료 구매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면세유 가격 연동 보조 지원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날인 27일 전국에서 주유소 800여 곳이 기름값을 올리면서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 판매가격이 전날보다 20원 가까이 상승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의 공급가 기준이라,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며칠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주유소가 가격 인상을 서두르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국제 유가도 2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향후 국내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과 산업계 부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에 나섰다.●주유소 800곳 2차 최고가 선반영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가 L당 1838.79원, 경유는 1834.56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각각 19.44원, 18.76원 올랐다. 정부는 정유사 주유소 공급가격 상한제인 석유 최고가격제를 이달 13일 처음 실시했고, 2주가 지난 이날 0시부터 2차 최고가를 적용했다. 보통 휘발유 최고가격 상한은 L당 1934원으로 1차 대비 210원 인상됐다. 주유소는 여기에 100원 안팎 마진을 붙여 판다.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 주유소는 통상 5일에서 최대 2주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2차 최고가격은 새로 들어오는 물량에 반영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2차 최고가격 시행 첫날부터 가격이 오른 건 일부 주유소가 정유사 공급가 인상분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843개, 경유는 821개로 조사됐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재고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2차 최고가격 시행 즉시 (주유소 판매가격이) 올라가는 건 부당하지 않나 판단한다”며 “2, 3일 정도 뒤에 조금씩 오를 수 있어 보이지만 당장 가격을 올린다면 문제가 있는 의심스러운 주유소”라고 말했다.더 큰 문제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6일(현지시간)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8.01달러로 5.8% 오르며 최근 2주 동안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협상 진전 기대가 약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가가 반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4월 6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에 원유 시장 불안정성은 커지고 있다. ●‘산업의 쌀’ 나프타 수출 전면 제한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 인상과 산업계 부담 확대로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복합 충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해 이날부터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섬유는 물론이고,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널리 사용돼 ‘산업의 쌀’로도 불린다.국내 나프타 수요의 45%는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 생산분 역시 수입 원유로 만들기 때문에 이번 중동 사태에 따른 수급 불안이 크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0시를 기해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나프타의 수출을 제한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가 700억 달러를 넘기며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글로벌 증시 회복으로 해외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세금 절감 목적의 자금 이동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27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5년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는 718억8000만 달러(약 108조6000억 원)로 전년(661억3000만 달러) 대비 8.7% 증가했다. 2022년 역대 최대 연간 투자액(834억8000만 달러)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던 수치가 3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재경부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조와 세계 증시 호조 등 국제금융시장 흐름 변화와 함께 글로벌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국가별로는 미국(252억7000만 달러)이 가장 큰 투자처였다. 전년 대비 12.9% 증가하면서 전체 투자액의 35.2%에 달했다. 제조업 투자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금융·보험업 투자가 늘면서 2022년 이후 처음 증가세로 전환됐다.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히는 케이만군도와 룩셈부르크로의 투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케이만군도 투자는 84억4000만 달러, 룩셈부르크는 63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3.5%, 2.9% 증가했다. 두 지역 합산 투자액은 147억8000만 달러로 전년(129억9000만 달러)보다 13.8% 늘었다. 전체 해외투자 증가율 대비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케이만군도는 법인세와 증여·상속세를 면제하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글로벌 자금이 경유하는 금융 허브 역할을 한다. 룩셈부르크 역시 다국적 기업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유럽 내 투자 거점으로 활용된다. 이들 지역으로의 투자 확대는 실물 투자보다는 세금 부담을 줄이고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자금 이동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및 국제통상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직접투자의 추세와 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해외로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애로사항을 지속 점검하고, 주요 투자 대상 국가·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동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며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에너지 비용발(發) 복합 충격’의 시험대에 올랐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1990년 걸프전, 2008년 유가 급등기마다 반복됐던 ‘비용 급등→물가 상승→성장 둔화’의 전형적인 흐름이 이번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축 물량 활용과 수입처 다변화 등 단기 대응과 함께 산업 전반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중장기 ‘탈석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일쇼크 때마다 동시다발 경제 충격과거 에너지 위기는 대부분 중동발 공급 부족이 원인이 됐다. 특히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경제 전반을 뒤흔들었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국제유가는 짧은 기간에 배럴당 3달러 수준에서 12달러 안팎으로 4배 가까이 올랐다. 한국의 원유 수입액도 단기간 급증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곧바로 비료·농자재·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지며 생활물가가 크게 올랐다. 경제성장률은 7.7%로 전년(14.9%)에 비해 반 토막 났다. 한국은 중화학공업 육성에 막 나설 때라 타격이 컸다. 다만 이후 중동 건설에 적극 진출하면서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는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1978년 말 시작된 2차 오일쇼크는 충격이 더 컸다. 이란 혁명으로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약 1년 만에 2배로 뛰었고,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현실화했다. 1979년 7월 17일 자 동아일보에는 오일쇼크 대책으로 종이를 아끼기 위해 시험지 없이 교사가 문제를 불러주며 시험을 보고, 전동 방앗간 기계 대신 물레방아를 돌렸다는 믿기 힘든 사례가 소개됐다. 2차 오일쇼크가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다. 경기 침체, 수출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가발업체 YH무역이 직원을 대량 해고했고,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1979년 8월 신민당사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난입해 파장이 벌어진 게 ‘YH 사건’이다. 197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나 되고 경기가 침체해 민심이 흉흉해졌는데 정부는 부마 민주항쟁 등을 강경 진압으로 일관하다 끝내 10·26사태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1990년 걸프전 당시에도 충격은 작지 않았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중동 원유 공급이 불안해지자 국제유가는 약 4개월 만에 배럴당 15달러에서 40달러로 뛰었다. 수입 물가 상승과 함께 제조업 원가 부담이 빠르게 확대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국제유가 급등은 공급보다는 수요와 금융 요인이 결합한 사례였다. 중국 등 신흥국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제 자금이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147달러까지 치솟았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기업의 생산비 부담이 급격히 커졌고, 소비자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가 맞물리며 내수가 위축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과 유통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동시에 악화하는 한편 생산재 가격 증가로 수출 역시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전기·가스요금·산업 비용 상승 ‘복합 위기’이번 중동 사태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이번엔 LNG까지 충격이 확대되면서 전력·난방·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위험의 위치와 파급 정도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국내에서 LNG는 전력 생산과 난방, 산업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LNG 화력으로 생산하는 전력 비중만 30%로 석탄화력, 원자력발전과 함께 3대 전력 생산 연료로 여겨진다. LNG 가격 상승은 일정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 압력으로 전이된다는 점에서 생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직접적이다. 날씨가 더워져 난방은 줄지만, 온수와 산업용 수요는 유지되는 만큼 에너지 절약을 통한 충격 완화 노력에도 한계가 뚜렷하다.산업계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LNG와 원유 가격 상승은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원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나프타 가격 상승과 맞물리면서 석화 산업 전반에 압박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등 LNG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첨단 산업까지 영향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처 다변화를 통한 중동산 석유 의존도 낮추기와 함께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탈석유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 상태라면 유가 급등기마다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흔들리는 ‘에너지 리스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 A 씨는 최근 서울 강남권 50억 원대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로 활용했다. 관련 이자 비용 수억 원을 경비로 부당 계상하는가 하면, 수십억 원의 사업 관련 수입금액을 신고 누락한 사실도 밝혀졌다. 국세청은 A 씨로부터 이자 비용과 수입금액 누락 금액에 대해 5억 원 상당의 소득세를 추징했다. 국세청이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사업자 대출로 주택 구입 자금을 조달하는 ‘꼼수’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다만 오는 6월까지 관련 대출금을 상환하고, 탈루 사항을 스스로 신고할 경우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26일 국세청은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로 활용해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택을 구입할 때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와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사업자 대출을 유용한 의심 사례를 선별하고, 탈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사할 예정이다. 검증 절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 지난해 주택 취득 분을 포함해 자료가 확보된 이전 거래분도 확인 대상이다. 다만 전수 검증에 앞서 용도 외 유용한 대출금을 자발적으로 상환하고, 탈루 사항에 대해 수정신고 하는 경우 검증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수정 신고를 빨리할수록 가산세 감면 등 세제상 혜택이 부여될 수 있다. 법정 신고 기한 후 1개월 이내에 수정 신고를 한다면 가산세 90%를 감면받을 수 있지만, 1년 초과 2년 이내에 신고한 경우 감면율이 10%에 그친다.국세청 관계자는 “이번이 스스로 바로 잡을 기회라는 점을 유념해 달라”며 “자진 시정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검증과 수사기관 고발 등 엄정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5년 만에 국채 순상환에 나선다. 예상을 뛰어넘는 초과 세수 일부를 나라빚 갚는데 써서, 빚을 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하기 위해서다. 채권 시장을 안정화시켜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도 있다. 26일 재정경제부는 추경 편성을 계기로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채 순상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추경을 통한 국채 순상환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향후 국무회의 및 국회 심의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총 5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에도 나선다. 이달 27일과 다음 달 1일에 각각 2조5000억 원씩 국채를 사들인다. 매입 대상 종목은 별도 공고를 통해 공개된다.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크게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2.953%에서 이달 25일 3.558%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3.385%에서 3.859%로 뛰었다.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기업대출 금리가 줄줄이 상승할 여지가 커진다. 특히 변동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이자 부담이 커져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다음달 1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맞춰 ‘WGBI 자금 유입 상시 점검반’도 가동한다. 재경부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참여해 외국인 자금 유입 상황을 상시 점검한다. WGBI 편입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뤄지는 올해 11월까지 수시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유입 촉진 방안 등을 강구하는 등 대응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카타르가 한국과의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면서 한국은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중동 전쟁 개전 이후 국제 LNG 가격이 60% 넘게 뛴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하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전력 생산과 난방, 산업 공정의 핵심 에너지원인 LNG 가격이 계속 치솟을 경우 물가를 자극하게 된다. 정부는 국내 에너지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중동 사태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27일 석유 최고가격제 2차 조정을 앞두고 유류세 인하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에 대해서는 이번 주에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 “수급보다는 가격 상승이 문제”LNG 수급 안정을 위한 대응 전략은 카타르산 LNG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제로(0) 물량’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다. 지난해 기준 한국이 수입한 총 4672만 t의 LNG 중 카타르의 비중은 14.9% 수준이었다. 이를 호주나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장기 공급 계약 추가 체결이나, 단기 현물 시장 활용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는 LNG가 대체로 10∼20년 초장기 계약으로 들어오고 호주, 말레이시아 등 비중동 국가에서 도입하는 물량이 많아 향후 3∼5년간은 물리적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수급보다 더 우려되는 점은 급격한 가격 변동이다. 카타르는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국이라, 공급 차질은 전 세계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동 사태로 단기간 급등한 국제 LNG 가격이 추가로 뛸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대표 지표인 네덜란드 TTF 가격은 중동 사태 직전인 지난달 27일 100만 Btu(열량 단위)당 11.06달러에서 이달 24일 18.08달러로 63.5% 뛰었다. LNG 가격 상승은 가스·난방 요금 등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고, 기업 생산 비용 증가를 통해 경기 둔화 압력을 키운다. ● 반도체, 철강업계 등 타격 우려 ↑산업계는 비용 상승과 더불어 공급망 압박 증가를 문제로 꼽는다. 헬륨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이다. 헬륨은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LNG 생산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 헬륨 생산도 중단된다. 한국은 지난해 헬륨의 약 65%를 카타르에서 들여왔다.헬륨 공급량이 줄어들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AI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열전도율이 높은 헬륨은 웨이퍼 냉각,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냉각 등 열 관리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 전반에 두루 쓰인다.수개월분의 헬륨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사태의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카타르산 헬륨의 생산량 회복이 늦어질수록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다른 공급처로 수요가 몰리면 헬륨 가격이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달이 사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도 카타르 LNG 수급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로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고열 스팀을 공급하거나 전기로 가동을 위해 LNG 자가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이런 흐름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재활용 원료를 활용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생산을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일각에서 ‘쓰레기 봉투 대란’ 우려가 나오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원유 수입 때문에 문제가 되면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서 쓰레기 봉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어 “현재 쓰레기 봉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울은 몇 달 치 정도 여유 분량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전국 지자체에 평균 3개월 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재고가 있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일부에서 쓰레기 봉투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자 ‘기후부 핵심 관리 품목’에 봉투를 포함해 수급 상황을 감시하기로 했다.정부는 이날부터 경제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하고, 정부에는 국무총리가 총괄하는 범부처 차원의 비상경제본부, 청와대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중심이 된 비상경제상황실이 설치돼 운영된다. 더불어민주당도 비상경제대응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응 체계’ 관련 브리핑에서 “중동 전쟁이 3주 넘게 지속되면서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 등 중동발 경제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제는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최악의 상황까지 포함해 범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상경제본부는 당분간 주 2회 회의 체제로 운영된다.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최소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원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수급 동향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4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한편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와 국제공동비축 사업으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을 공사의 여수 석유 비축기지에 입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18일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인 강 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해 합의한 원유 2400만 배럴 중 첫 물량이 한국에 도착한 것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번 200만 배럴을 시작으로 나머지 물량도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400만 배럴은 3월 말과 4월 1일 두 번에 걸쳐 들어온다. 나머지 1800만 배럴도 4월 초중순부터 입항이 시작될 예정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카타르가 한국과의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한국은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중동 전쟁 개전 이후 국제 LNG 가격이 50% 넘게 뛴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하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전력 생산과 난방, 산업 공정의 핵심 에너지원인 LNG 가격이 계속 치솟을 경우 물가를 자극하게 된다. 원유와 가스의 동반 수급 불안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는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급보다는 가격 상승이 문제”정부는 카타르산 LNG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제로(0) 물량’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이 수입한 총 4672만 t의 LNG 중 카타르의 비중은 14.9% 수준이었다. 이를 호주나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장기 공급 계약 추가 체결이나, 단기 현물 시장 활용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는 LNG가 대체로 10~20년 초장기 계약으로 들어오고 호주, 말레이시아 등 비중동 국가에서 도입하는 물량이 많아 향후 3~5년간 물리적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카타르 물량은 이미 올해 물량 계산에 넣고 있지 않아서 불가항력 자체가 우리 수급 상황에 추가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핵심은 가격이 크게 널뛸 수 있다는 점이다. 카타르는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국이라, 공급 차질은 전 세계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동 사태로 단기간 급등한 국제 LNG 가격이 추가로 뛸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부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대표 지표인 네덜란드 TTF 가격은 중동 사태 직전인 지난달 27일 100만 Btu(열량 단위)당 11.06달러에서 이달 24일 18.08달러로 63.5% 뛰었다. LNG 가격 상승은 가스·난방 요금 등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고, 기업 생산 비용 증가를 통해 경기 둔화 압력을 키운다. 전기료에도 직격탄이다. 국제 LNG 가격은 약 2, 3개월의 시차를 두고 한전이 구매하는 전기 원가에 반영된다. ● 반도체, 철강업계 등 수급 우려 ↑산업계는 비용 상승과 더불어 공급망 압박 증가를 문제로 꼽는다. 헬륨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이다. 헬륨은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LNG 생산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 헬륨 생산도 중단된다.헬륨 공급량이 줄어들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AI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열전도율이 높은 헬륨은 웨이퍼 냉각,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냉각 등 열 관리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 전반에 두루 쓰인다. 특히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초미세 공정일수록 EUV 의존도가 높아 헬륨 활용도가 더욱 커진다.한국은 지난해 헬륨의 약 65%를 카타르에서 들여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헬륨 부족 사태가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협력사 재고를 포함해 수개월 분의 헬륨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타르산 헬륨의 생산량 회복이 늦어질수록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다른 공급처로 수요가 몰리면 헬륨 가격이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달이 사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헬륨 공급 쇼크가 단순한 산업가스 가격 상승을 넘어 첨단 반도체 및 AI 인프라 구축의 병목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도 카타르 LNG 수급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로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고열 스팀을 공급하거나 전기로 가동을 위해 LNG 자가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대부분 LNG 공급망을 다변화한 상황이어서 당장 수급에 차질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때 LNG 가격이 올라 비용이 치솟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재활용 원료를 활용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생산을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일각에서 ‘쓰레기 봉투 대란’ 우려가 나오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원유 수입 때문에 문제가 되면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서 쓰레기봉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어 “현재 쓰레기 봉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울은 몇 달 치 정도 여유 분량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전국 지자체에 평균 3개월 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재고가 있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일부에서 쓰레기 봉투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자 ‘기후부 핵심 관리 품목’에 봉투를 포함해 수급 상황을 감시하기로 했다.정부는 이날부터 경제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정부에는 국무총리가 총괄하는 범부처 차원의 비상경제본부, 청와대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중심이 된 비상경제상황실이 설치돼 운영된다. 더불어민주당도 비상경제대응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응 체계’ 관련 브리핑에서 “중동전쟁이 3주 넘게 지속되면서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 등 중동발 경제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제는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최악의 상황까지 포함해 범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상경제본부는 당분간 주 2회 회의 체제로 운영된다.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최소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원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수급 동향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4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한편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와 국제공동비축 사업으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을 공사의 여수 석유 비축기지에 입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18일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인 강 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해 합의한 원유 2400만 배럴 중 첫 물량이 한국에 도착한 것이다.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번 200만 배럴을 시작으로 나머지 물량도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400만 배럴은 3월 말과 4월 1일 두 번에 걸쳐 들어온다. 나머지 1800만 배럴도 4월 초중순부터 입항이 시작될 예정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수출 제한과 매점매석 금지 등 강도 높은 시장 개입에 나선다. 2주마다 조정되는 석유 최고가격제 변동 충격을 조정하기 위해 유류세 추가 인하도 검토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브리핑에서 “나프타에 대한 생산·도입 보고 의무화, 매점매석 금지, 수출 제한 등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주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며 국내 석화 업계의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초강수를 두겠다고 밝힌 셈이다. 플라스틱과 비닐 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국내 나프타 수요의 약 55%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 제한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수급난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정부는 18일 나프타를 경제 안보 품목으로 한시 지정하면서 △생산·도입과 출하량 보고 의무화 △매점매석 금지 △수출 제한 등 행정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양 실장은 “이런 조치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긴급 수급 조정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정부가 생산·공급·수출입을 직접 통제해 물량을 산업별로 배분하는 등 더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진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13일 지정한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27일 조정해야 되는데 (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제품 최고 가격이 일부 올라갈 수 있다”며 “유류세도 인하해서 국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동 사태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승용차 5부제를 실시한다. 공공 부문 차량 5부제는 중동발 석유 수급 위기가 불거졌던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24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에너지 절약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5일 0시부터 공공기관과 소속 임직원이 보유한 차량 150만 대를 대상으로 요일별 운행 제한이 의무화된다. 다만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장애인과 임산부 등의 이용 차량, 전기차와 수소차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거리 출근자나 대중교통으로 출근이 어려운 지역 거주자도 기관장의 판단에 따라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민간은 자율 참여 방식이지만, 원유·천연가스 관련 자원 안보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의 출퇴근 시간 조정도 독려하기로 했다. 대중교통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석유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재가동해 이용률을 73%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탈석유’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의 확대, 장기화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 시간)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가 일부 장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고, 여기에는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 등의 고객들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19일 이란으로부터 LNG 시설을 공격받은 뒤 일부 공급 계약에 대한 불가항력을 선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15년 만에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전격 시행한 건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라”고 지시한 만큼 민간 승용차 운행 제한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간까지 확대된다면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의 강제 조치가 된다. 정부는 공공부문 승용차 운행을 요일별로 제한하고, 여러 차례 정책을 어긴 직원에 대해선 소속 기관에 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다. 석탄 발전과 원전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15년 만에 시행된 공공부문 5부제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공공부문에 대해 25일 0시부터 차량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자동차 5부제가 의무화된다. 공공기관 관용차와 직원의 개인 차량이 적용 대상이다. 월요일은 번호판 끝자리 1·6번, 화요일은 2·7번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식이다. 정부는 5부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경고하고, 4차례 이상 반복해서 이를 어긴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5부제 대상 차량은 해당 요일에 출퇴근을 포함해 개인적으로도 운행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다만 공공기관 밖에서 5부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먼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가족이 쇼핑할 때 쓰는 걸 막는 건 힘들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자동차 5부제가 시행되는 건 중동발 석유 수급 우려가 커졌던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전국이 아닌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홀짝제(2부제)를 시행했고, 2008년에도 공공부문 차량 2부제를 운영했다. 과거 시행된 승용차 운행 제한 조치는 인구 30만 명 미만인 지역 등 교통 취약지에 대해 예외를 두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전국 모든 공공부문 승용차 약 150만 대가 적용 대상이다. 다만 전기·수소차, 경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와 유아 동승 차량 등은 적용에서 제외된다. 관공서를 찾는 민원인도 5부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하루 약 3000배럴의 석유 사용을 감축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280만 배럴)의 약 0.1% 수준으로 효과는 미미하다. 기후부 관계자는 “절감 규모 자체보다 공공부문이 먼저 참여해 민간의 자발적 절약을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통 수요를 최대한 분산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에 출퇴근 시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차량 부제 민간 참여는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사는 25일부터 차량 5부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자체적으로 10부제 운영에 나섰다. ● LNG 줄이고 석탄-원전 이용률 높인다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발전소 운영을 조절한다.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에는 석탄 발전 운전 상한 기준(80%)을 완화한다.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5월까지 재가동해 현재 73% 수준인 원전 이용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동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연 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주 1회 이상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가 총괄하는 TF에는 외교부,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기후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참여하고 각 부처 장관들이 회의에 직접 참석한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정부가 15년 만에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시행한 건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라”고 지시한 만큼 민간 승용차 운행 제한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민간까지 확대된다면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의 강제 조치가 된다. 정부는 공공부문 승용차 운행을 요일별로 제한하고, 상습적으로 정책을 어긴 직원에 대해선 소속 기관에 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다. 석탄 발전과 원전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 15년 만에 시행된 공공부문 5부제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공공부문에 대해 25일 0시부터 차량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자동차 5부제가 의무화된다. 주말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닷새간 차량 번호 끝자리 숫자 10개를 2개씩 묶어 특정 요일에 해당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는 끝자리가 1, 6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자동차 5부제가 시행되는 건 중동발 석유 수급 우려가 커졌던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정부는 과거 자원 수급이나 경제 위기 등의 상황에서 승용차 운행 제한 정책을 추진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전국이 아닌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홀짝제(2부제)를 시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에도 공공부문 자동차를 대상으로 2부제를 추진했다.정부는 4회 이상 상습적으로 위반한 경우 징계를 내리도록 소속기관에 요청하기로 했다. 차량 5부제는 인구 30만 미만인 지역 등 교통 취약지에 대해선 일부 예외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든 공공기관에 자동차 5부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기·수소차, 경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와 유아 동승 차량 등은 적용에서 제외된다. 만약 장거리 출근자 등 차량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 기관장의 허락을 맡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공공부문 승용차 약 150만 대다. 정부는 하루 약 3000배럴의 석유 사용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이 280만 t에 달하는 걸 고려하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절감 규모 자체보다 공공부문이 먼저 참여해 민간의 자발적 절약을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통 수요를 최대한 분산하기 위한 계획으로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민간의 참여는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HD현대가 차량 10부제를 도입하는 등 일부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정부 에너지 제한 조치에 동참하고 있다. ● 석유 사용 줄이고, 석탄-원전 이용률 높인다정부는 차량 운행 제한과 함께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에는 석탄 발전 운전 상한 기준(80%)을 완화한다. 또,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5월까지 재가동해 현재 73% 수준인 원전 이용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후부는 석유화학업계 등 석유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기업에 대해선 자체적인 에너지 절감 계획 수립을 요청했다. 절감 목표를 달성할 경우 정부 융자 사업 등을 먼저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7GW 이상 신속히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추진한다. 수송과 발전 부문을 동시에 관리하는 ‘종합 대응’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중동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는 26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연 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주 1회 이상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가 총괄하는 TF에는 외교부,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참여하고 각 부처 장관들이 회의에 직접 참석한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중동 사태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승용차 5부제를 실시한다. 공공부문 차량 5부제는 중동발 석유 수급 위기가 불거졌던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24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에너지절약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5일 0시부터 공공기관과 소속 임직원이 보유한 차량 150만 대를 대상으로 요일별 운행 제한이 의무화된다.다만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장애인과 임산부 등의 이용 차량, 전기차와 수소차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거리 출근자나 대중교통으로 출근이 어려운 지역 거주자도 기관장의 판단에 따라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민간은 자율 참여 방식이지만, 원유·천연가스 관련 자원 안보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의 출퇴근 시간 조정도 독려하기로 했다. 대중교통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석유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재가동해 이용률을 73%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탈석유’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의 확대, 장기화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 용기부터 의료 도구까지 일상에서 석유화학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며 “각 부처는 수급 우려 품목을 포괄적이고 꼼꼼하게 점검하고, 대체 공급선 등을 세밀히 파악해달라.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비책을 철저히 수립해달라”고 지시했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수출 제한과 매점매석 금지 등 강도 높은 시장 개입에 나선다. 2주마다 조정되는 석유 최고가격제 변동 충격을 조정하기 위해 유류세 추가 인하도 검토한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브리핑에서 “나프타에 대한 생산·도입 보고 의무화, 매점 매석 금지, 수출 제한 등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며 국내 석화 업계의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초강수를 두겠다고 밝힌 셈이다.플라스틱과 비닐 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국내 나프타 수요의 약 55%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 제한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수급난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정부는 18일 나프타를 경제 안보 품목으로 한시 지정하면서 △생산·도입과 출하량 보고 의무화 △매점매석 금지 △수출 제한 등 행정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양 실장은 “이런 조치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긴급 수급 조정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경우 정부가 생산·공급·수출입을 직접 통제해 물량을 산업별로 배분하는 등 더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진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13일 지정한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27일 조정해야 되는데 (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제품 최고 가격이 일부 올라 갈 수 있다”며 “유류세도 인하해서 국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미국과 이란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유가와 환율 쇼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범부처 비상대응 체제로의 전환에 나섰다. 전쟁 장기화가 에너지·물가·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25조 원 규모의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차량 5·10부제 등의 에너지 소비 감축 등 총력 위기 대응 태세에 나서는 것이다. 23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준비하고 있다. 김 총리 지휘하에 산업통상부, 외교부,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들이 에너지 수급과 물가 대응, 금융 등 분야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가 가동된 바 있다. 당초 예정된 방중 일정을 취소한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K-국정설명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걱정이 있고 참으로 비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범국가적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중동상황 경제대응 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황 악화에 대비한 범국가적 에너지 소비 절약 대책들을 폭넓게 추진키로 했다”며 “정부는 국민 참여형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전개하고, 석유 다소비 산업체에 대해서는 효율 개선과 절감 이행을 내일 국무회의에서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승용차 5부제를 시행하고, 당원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며 “멀티탭 끄기를 포함한 대기 전력 줄이기, 회사와 가정에서 5층 이하 이동 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석유화학 제품 수급 불안에 대비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등 에너지 행동 계획을 마련해서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유가 인상에 따른 교통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퇴근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집중 배치 시간을 오전 7∼10시와 오후 6∼9시로 각각 1시간씩 늘리는 한편 공영주차장 1546개소에 차량 5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해진 석유화학공업 핵심 원료 나프타 수출 물량을 내수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TF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제품의 40%에 해당하는 수출 물량을 단계적으로 국내 공급으로 전환하고, 석유화학단지가 모인 여수 서산 울산 지역을 산업위기 특별대응지역으로 지정해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이달 말 꾸려질 25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예산을 확대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에 대해선 진화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물량을 확보하고, 다음 달 중순 비축유 방출까지 병행하면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바이유가 배럴당 158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국제유가 상승 속도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더 가파른, 유례없는 수준”이라면서도 “대체 물량을 확보 중이고, 다음 달 중순 비축유 방출 계획도 있는 만큼 전체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