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대교 위 왔다갔다…극단적 선택 직전 AI가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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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3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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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11시 17분경 경남 통영시 미수동 충무대교에서 40대 여성 A 씨가 난간에 오르는 모습 (통영시 제공) 뉴스1
지난 1일 오후 11시 17분경 경남 통영시 미수동 충무대교에서 40대 여성 A 씨가 난간에 오르는 모습 (통영시 제공) 뉴스1
경남 통영에서 세상과 등지려 한 40대 여성을 ‘인공지능(AI) 자살 예방 시스템’이 포착해 구조했다.

3일 통영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1시 17분경 A 씨(44)가 통영시 충무대교를 한차례 배회한 후 현장을 떠났다가 20여 분이 지난 뒤 돌아와 대교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고 시도했다.

이때 AI 시스템이 A 씨를 발견해 즉시 재난안전상황실에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경보를 확인한 당직 공무원은 곧바로 112와 119, 해경에 신고했다.

사건 접수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 씨를 설득해 무사히 귀가할 수 있게 했다. 구조된 A 씨는 지역 보건센터가 운영하는 정신상담 프로그램도 안내받았다.

통영시는 지난해 3월부터 AI 자살 예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리 주변을 오랜 시간 떠돌거나 보호 난간에 올라가는 등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행동 패턴을 학습하고, 이런 의심 행동을 인식하면 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이다.

시는 극단 선택을 예방하고자 통영대교와 충무대교 폐쇄회로(CC)TV 영상 배경 노이즈를 제거하고, AI에 사람의 기본 행동 특성과 위험 행위 데이터를 꾸준히 학습시켰다. 올해에는 사량면 사량대교에도 해당 시스템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CCTV 영상 분석과 컴파일링(컴퓨터 언어 코드 변환) 속도 향상을 위해 딥러닝 기법을 확장 적용해 객체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정확도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이 24시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없어 시스템 경보가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와 자살자 가족의 불행을 막을 수 있도록 융복합 AI 기술을 활용해 자살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자살 시도자 행동 특성 등 다양한 패턴 분석 적용을 통한 시스템 고도화로 자살 예방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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