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되자 돌변? 이재갑 “양심과 정치성향 혼동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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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8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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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뉴스1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뉴스1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을 옹호해오다 최근 정권교체가 되면서 입장을 바꿨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방역 정책이 어긋날 때마다 여러 차례 현 정권을 비판해왔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을 환기하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끔은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저도 내상을 입기 마련”이라면서 “요새 많이 아프다. 정부의 정책에 비판자로 설 수밖에 없어서. 그만큼이나 의료 현장은 나날이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별 이야기를 다 듣고 있다. 정권교체기에 뭐라도 한 자리 차지하려고 현 정권 방역 정책을 비판하냐는 사람들도 있다”며 “저를 잘 아는 분들이야 제가 정부의 방역 정책이 어긋날 때마다 여러 차례 현 정권을 비판한 적도 있고, 백신 정책처럼 꼭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강하게 옹호하기도 했던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문가는 정권의 취향에 따라 자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양심을 가지고 올바른 정책이 실현되도록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고 옹호할 수도 있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에 문제가 있으면 강하게 비판할 것이고 올바른 정책은 옹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주로 질병관리청의 의견에 힘을 실어 주는 방향으로 자문하고 비판하고 있다”며 “전문가의 양심과 정치적 성향을 혼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한때 질병관리청에서 어떤 역할을 해보는 것이 어떤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지만 여러 이유로 외부에서 전문가로서 자문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하기로 마음을 결정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정권이 저한테 어떠한 자리를 요청할 리도 없고 제가 무언가 역할을 꿈꾸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모든 세상의 현상을 정치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저를 기회주의자라고 한다”면서 “전문가의 양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게 됐으나 정부가 ‘방역을 완화하면 안 된다’는 전문가들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면서 지난달 자문위원직을 내려놨다.

이후 그는 정부의 방역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하루 4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15일엔 페이스북을 통해 “독감도 하루에 40만 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면서 “정부는 독감의 치명률과 비교하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은 이제 그만두라”고 쏘아붙였다.

이튿날인 16일엔 CBS라디오에 나와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하는 데 대해 “의료체계가 붕괴돼도, 하루에 500명씩 죽어도 정부는 ‘그냥 한 몇 주 지나면 지나간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는데 정점이 될 거니까 거리두기를 완화시켜도 된다고 얘기한 국가는 한 국가도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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