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중단할 수도”…자궁암 4기 아티스트 울린 ‘신포괄수가제’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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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9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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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4기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현대미술작가 ‘김쎌’(36). 유튜브 김쎌KimCell 채널 캡쳐
자궁경부암 4기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현대미술작가 ‘김쎌’(36). 유튜브 김쎌KimCell 채널 캡쳐
항암제 등이 신포괄수가제에서 제외되어 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궁경부암 4기 환자인 현대미술 작가 ‘김쎌’ 씨(36)가 제도 변경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구독자 6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이기도 한 김 작가는 7일 ‘뼈 전이 4기 암/신포괄수가제, 키트루다 약값 폭탄, 저 치료 중단할 수도 있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영상에서 김 작가는 “일주일 전 항암치료를 하고 왔는데, 병원에 갔다가 의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라며 “내년부터 ‘신포괄수가제’가 변경된다고 한다. 너무 놀랍고, 당황스럽다”라고 했다.

‘신포괄수가제’는 입원 기간 발생한 입원료, 처치료, 검사비, 약제비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는 포괄 수가로 묶어 미리 정해진 금액대로만 지불하고, 의사의 수술, 시술 등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하는 복합 수가제도다.

김 작가는 “현재 ‘키트루다’라는 항암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신포괄수가제’ 제도 변경으로 인해 3주에 30만 원이던 이 항암제를 570만 원을 내면서 치료받게 됐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저는 뼈 전이도 있고 뇌 전이도 있고 몸 곳곳에 암이 퍼져있어도 키트루다라는 항암제 덕분에 생명을 연장하면서 보통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 수 있었다”라며 “(제도 변경으로 인해 이 항암제가 570만 원이 되면) 3주마다 그렇게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영상의 댓글에 “신포괄수가제 항암 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려 동의를 요청했다.

해당 국민청원에는 9일 10시 40분 기준 7만 5493명이 동의한 상태이다.

지난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신포괄수가제 항암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청원’ 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캡처
지난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신포괄수가제 항암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청원’ 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캡처

한편 지난달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병원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적용 신포괄수가제 관련 변경사항 사전 안내’ 공문에 따르면, 최근 심평원은 각 의료기관에 “희귀 및 중증 질환 등에 사용돼 남용 여지가 없는 항목 등을 전액 비포괄 대상 항목으로 결정했다”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희귀의약품뿐만 아니라 2군 항암제 및 기타 약재, 사전승인 약재, 초고가 약제 및 치료재료, 일부 선별급여 치료재료 등이 전액 비포괄 대상 항목으로 분류된다. 특히 키트루다 등 고가 면역 항암제가 포함되어 말기 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강 의원은 “암 환자의 목숨이 달린 항암제를 줬다 뺏는 꼴”이라며 “환자가 돈 때문에 제대로 치료 못 받는 비극은 우리 시대에 끝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결단을 촉구한다”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보건복지부는 신포괄수가제 개선으로 일부 항암제 급여가 멈추는 일이 없도록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환우 단체는 신포괄수가제 폐지 반대 집회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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