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윤서인 씨가 ‘대충 살았다’며 비하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허름한 시골집을 가지고 그 사람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씨는 12일 친일파 후손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을 비교한 사진과 함께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사는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 걸까. 1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 올렸다.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윤 씨는 해당 글을 지우고 “너무 짧게 쓴 게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윤 씨가 올린 사진 속 허름한 독립운동가 집은 조병진 선생 가족의 집으로 파악됐다.
독립운동가 조병진 선생의 증손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지난 20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제에 부역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조그마한 힘이라도 함께 한 할아버지의 인생을 대충 살았다고 폄하한 윤서인 씨에게 묻고 싶다. 과연 잘 살고 있는 친일파 후손들은 그 조상들이 자랑스러울까”라고 올렸다.
이어 “경제적으로는 여유로운 생활을 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가슴 한 구석에는 부끄러움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꼭 그렇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A 씨는 “3·1절이나 광복절 기념식에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초대되어 다녀오시며 자랑스러워하셨던 아버지 모습이 떠오른다”며 “약주 한잔하시면 독립운동을 하셨던 할아버지를 자랑하시던 아버지를 저는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이해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윤 씨를 향해 “잘못된 시선을 가진 사람들에게 말하려 한다. 독립운동을 한 할아버지나 그 후손들은 결코 이 시대를 대충 살지 않았으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이 시대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경제적으로 친일파 후손들보다 어려울지라도 정서적으로 자랑스러운 할아버지를 둔 후손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윤 씨가 올린 집과 관련해 “조병진 할아버지의 따님, 저에게는 고모 할머니 댁”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조병진 선생이 생활했던 시골 생가는 A 씨의 어머니가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조병진 선생과 후손분들께 존경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는 격려의 댓글을 잇따라 남기고 있다.
한편,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윤 씨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했다. 윤 씨는 해당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저에 대해 ‘진지하게 갈아 마셔버리겠다’, ‘금융 사형을 시키겠다’ 등의 험악한 말로 저의 신변을 협박했다. 모욕·명예훼손·협박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