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화성 연쇄살인 진범 얼굴, 32년 만에 봤을 때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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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9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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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동아닷컴DB.
봉준호 감독. 동아닷컴DB.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특정됐을 때 기분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27일(현지시각)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출했던 ‘살인의 추억’(2003)을 언급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특정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신문에서 그의 얼굴을 접했을 때는 너무 이상했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1986∼1991년 경기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영화로 만들면서 형사, 기자, 피해자 가족들 등 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을 만났지만 막상 범인의 인터뷰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제사건의 범인이 32년 만에 공개됐을 때 봉준호 감독의 기분은 남달랐을 수 밖에 없었다.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고, 농담과 모욕의 경계를 걷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모든 것이 모호하다며 그의 실제 성격에 대한 질문에 그는 “수줍음이 많고 우유부단하다”라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가 가진 이런 영구적인 난제가 내 영화 속에도 투영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타격을 받은 영화 산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때때로 내가 얼마나 낙관적인지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우리가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그건 과장이다”라며 “나는 친구들에게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영화가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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