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發 확진자 증가, KTX 타고 출퇴근도…세종청사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3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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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공무원이 20명을 넘어서며 집단 감염이 크게 번지고 있다. 이들 중에는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거나 KTX를 타고 출퇴근한 확진자들도 있어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세종청사를 거점으로 국회까지

세종시에 따르면 13일 공개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모두 7명이다. 6명은 해수부 공무원이며, 나머지 1명은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해수부 공무원의 부인이다. 이로써 코로나19에 감염된 해수부 공무원은 모두 25명으로 늘어났다. 해수부 직원에게 감염된 가족도 3명으로 늘었다.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해수부 공무원 A 씨는 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도 방문했다. 13일 국회안전상황실에 따르면 A 씨는 당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국회에서 ‘본관 면회실, 엘리베이터, 5층 상임위 회의장 앞, 회의장’등에서 머물렀다. 안전상황실은 13일 해당 회의에 참석한 명단을 확인하고 모두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했다.

농해수위 전체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33분부터 11시 6분까지 열렸다. 황주홍 위원장(민생당)을 포함해 여야 의원들이 참석해 56개 안건을 처리했다. 정부 측에서도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했다. 국회는 13일 오후부터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국회의 긴급 방역은 지난달 19일에 이어 두 번째다.

동작구 확진자로 분류됐던 B 씨도 해수부 공무원이었다. 동작구에 따르면 B 씨는 서울에서 KTX를 타고 세종시로 출퇴근했다. 구 관계자는 “12일 오전 동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고 13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B 씨는 발열 등 특별한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12일 확진받은 해수부 공무원의 부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추가 확진된 해수부 공무원들은 세종청사 인근에 거주해 세종시가 동선 파악에 나섰다. 대전 유성구와 동구에 살고 있는 해수부 직원들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확산, 행정 공백으로 이어지나

13일까지 정부세종청사에 확진 판정을 받은 공무원은 해수부 25명을 포함해 모두 30명이다. 하지만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보건복지부 직원의 경우 ‘천안 줌바댄스’와 연관성이 밝혀졌으나, 해수부는 뚜렷한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는 해수부에서 특히 확진자가 계속 나오자 해수부 직원 570여 명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13일 오전 해수부 인근 주차장에는 차에 탄 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승차 진료)’ 선별진료소도 마련됐다. 현재까지 검사한 직원은 309명이다.

감염자가 속출하며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찬권 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은 “공무원사회의 집단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상황은 당연히 행정 공백이다”며 “특히 공무원들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보호수칙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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