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드 발사대 분리해 전진 배치 검토…軍 “논의 없어”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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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4일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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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4일 경북 칠곡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사드용 요격 미사일(예비탄)을 살펴보고 있다. (주한미군 페이스북) 2018.4.13/뉴스1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4일 경북 칠곡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사드용 요격 미사일(예비탄)을 살펴보고 있다. (주한미군 페이스북) 2018.4.13/뉴스1

미국이 경북 성주의 사드 발사대를 레이더와 분리해 전진 배치시키는 방식을 언급하면서 수도권 사드 배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방부는 현재까지 성주 이외 다른 지역 배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존 힐 미 미사일방어국장(해군 중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내년 예산안에 대해 브리핑하며 ‘주한미군 연합긴급작전요구’(JEON) 완료 시 사드·패트리엇을 이용한 주한미군의 전력이 어떤 식으로 강화되는지 3단계로 설명했다.

JEON(United States Forces Korea Joint Emergent Operational Need)은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를 위해 가용 자원인 사드, 패트리엇 등 레이더와 발사 시스템 등을 통합·관리하겠다는 미군의 계획이다.

힐 국장은 “1단계는 사드의 발사대를 원격조종하거나 (방어 범위를) 늘리기 위한 역량을 시험하고 입증하는 것”이라며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사드 운용의) 유연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대를 뒤에 놓거나 레이더를 뒤로 옮길 수 있고, 발사대를 앞에 놓거나 추가 발사대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드 포대는 6기의 발사대와 지휘통제소, 레이더, 발전시설 등으로 구성되며 한 대의 발사대에는 8발의 요격미사일이 장착돼 있다.

힐 국장은 “2단계는 사드 레이더를 활용해 패트리엇 미사일을 원격조정해 발사하는 것이고, 마지막 3단계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사드 발사대에 통합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주 기지에 배치된 사드는 포대 시스템이 유선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라 발사대가 포대와 연동돼 움직여야 하는데 힐 국장의 발언대로라면 사드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 운영하면서 패트리엇 미사일까지 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지상에서 24㎞까지 상승해 목표물 요격이 가능하며 유효사거리는 70∼80㎞이다. 사드와 패트리엇을 통합하면 고도 150㎞ 이하는 사드가, 40㎞ 이하부터는 패트리엇이 놓치지 않고 방어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계산이다.

앞서 미국은 2018년에도 사드·패트리엇 통합 체계가 “한국에 가장 필요한 시스템”이라며 통합을 추진하려 했지만 우리 국방부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도입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4월 주한미군은 평택 미군기지에서 비활성화탄을 사드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했다고 밝혔는데 당시 미국이 훈련용 모의탄을 발사대에 장착해 발사 전 단계까지 과정을 숙달하는 목적이 있어던 것으로 평가됐다.

주한미군이 굳이 공개하지 않아도 될 민감한 사드 훈련 장면을 공개한 것은 미 국방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었는데, 힐 국장의 발언을 보면 이같은 계획하에 진행된 훈련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힐 국장은 “올해 테스트가 예정돼 있고 2021년에도 또 다른 테스트 일정이 잡혀 있다”고 공지했다. 다만 테스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주한미군이 1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추가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사대를 이동 배치하고 있다. 지난 7일 주한미군은 주민과 단체들의 저지속에서 사드 4기를 추가 반입해 총 6개 발사대, 1개 포대가 들어와 있다. 2017.9.10/뉴스1 © News1
주한미군이 1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추가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사대를 이동 배치하고 있다. 지난 7일 주한미군은 주민과 단체들의 저지속에서 사드 4기를 추가 반입해 총 6개 발사대, 1개 포대가 들어와 있다. 2017.9.10/뉴스1 © News1

만약 미군의 계획이 성주기지의 사드 발사대를 평택 등 수도권으로 이동시키려 하는 것이라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하면서 사드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북한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 국방부는 이에 대해 사드 포대의 수도권 배치를 내다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로부터 사드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성능 업그레이드에 대한 얘기는 있었지만 다른 지역 배치 문제가 논의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드 포대 배치에 대한 부분은 현재까지 성주 이외에 추가로 논의되는 지역은 없다”며 “사드 성능에 대한 기술적 진전이 있는 다음에 진전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주한미군이 비활성화탄을 사드 발사대에 장착했다는 테스트를 성공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수년 내에 바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플랜은 있지만 그것이 실체화되는 시기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고 섣부른 판단의 자제를 당부했다.

사드 발사대가 성주 내 이동이 있을지, 성주 이남 또는 이북으로 추가 배치가 될지 등에 대해선 현 시점에서 미리 판단해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사드 체계를 패트리엇미사일과 연동하는 것과 관련한 성능 개량에 대한 미측의 설명은 들었지만 그것이 추가 배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만약 추가 배치가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한미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미국이 성주 사드부대 운용에 필요한 건설 비용 등을 한국이 분담할 가능성을 밝힌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 국방부가 이달 초 의회에 제출한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미 육군은 탄약 보관시설, 상하수도·전기시설 등 성주 부지 개발 비용으로 4900만 달러를 배정했다. 미 육군은 이 예산에 대해 “주둔국이 자금을 댈 가능성이 다뤄져 왔다”며 “주둔국 프로그램의 자금이 이 요구사항을 지원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 비용의 경우 미국이 부담한다는 원칙을 수차례 확인했는데 미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관련 비용 분담을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한미 간 사드 기지 개발과 관련해서 방위비 관련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된 다음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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