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서 고급차 받고 특허넘긴 前교수 법정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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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로 개발한 기술 등 업체에 넘겨… 법원 “뇌물 인정” 3년6개월형 선고

고급 승용차를 기업으로부터 제공받고 대신 정부 연구비를 타내 공동 개발한 기술과 특허를 넘긴 전직 대학교수가 법정 구속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태호)는 뇌물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국립대 교수 나모 씨(60)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벌금 8000만 원과 추징금 7800만 원도 부과했다.

나 씨는 1심에서 학생 5명의 인건비 6000만 원을 가로채고 가짜 연구비로 수억 원을 신청한 혐의(업무상 횡령·사기)만 인정받아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나 씨가 사기 피해액 2억1000만 원을 변제했고 뇌물 혐의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나 씨는 2006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공동으로 건강식품을 개발하던 중소기업 대표 정모 씨로부터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승용차 대여료와 보험비 등은 7800만 원에 달한다. 나 씨는 법정에서 “제공받은 차량은 법인 업무용 차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나 씨가 개인 차량에서 쓰던 하이패스 선불카드를 가져와 고급 승용차에 부착해 사용하고 차량 수리비(51차례)와 주차비를 직접 납부하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나 씨와 정 씨는 2004년 국립대 산학협력단 산하 공동연구소를 설립해 6년 동안 국비 11억5900만 원을 받고 정부 연구과제 4건을 수행했다. 재판부는 나 씨가 국비로 개발한 특허 기술 등을 산학협력단 소유로 등록하지 않고 정 씨에게 넘겨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허등록, 기술이전 등을 해주는 대가로 고급 승용차를 제공한 만큼 뇌물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고급 승용차#정부 연구비#뇌물혐의#전직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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