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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다 자전거 택한 ‘BMW의 도시’… 녹색교통 수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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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다 자전거 택한 ‘BMW의 도시’… 녹색교통 수도 꿈꾼다

뮌헨=윤다빈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19-10-25 03:00수정 2019-10-2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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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운전 1000명을 살린다]<18>獨뮌헨의 자전거 우선 정책
독일 뮌헨시의 도심 곳곳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인 노면전차(트램)와 자전거 도로를 볼 수 있다(왼쪽 사진). 뮌헨시의 교통안전 정책을 담당하는 마르틴 슈라이너 씨는 4일(현지 시간) 시 교통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시민들의 교통수단 이용률에서 자전거가 20%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오른쪽 사진). 뮌헨=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뮌헨은 ‘독일의 자전거 수도’를 꿈꾼다. 자전거를 타는 건 뮌헨에 사는 시민의 의무가 돼 가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의 중앙역 앞 거리. 수백 대의 자전거가 이곳에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기차를 타려는 승객들이 중앙역까지 이동하면서 이용한 자전거들이었다. 뮌헨시에서 교통안전 정책을 담당하는 마르틴 슈라이너 씨는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자전거들을 가리키며 “뮌헨이 자전거 중심 도시로 변해 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남부 독일의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이자 바이에른주의 주도인 뮌헨은 1940년대부터 자동차 산업으로 부흥한 도시다.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 BMW 본사가 이곳에 있다. 뮌헨이 속한 바이에른주는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독일의 경제 발전을 견인했지만 이 과정에서 교통이 혼잡해졌다.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대기오염도 심해져 국제도시로서 뮌헨의 경쟁력도 떨어졌는데 이는 뮌헨시가 2011년부터 도심 교통체계를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친환경 녹색교통’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뮌헨 시내 도로 곳곳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차로 폭을 줄이는 대신 보행자 통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히는 공사였다. 주거지역에 있는 주차장은 외지인 차량의 주차를 막고 있었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도심 도로에서는 차량의 최고 제한속도도 낮춰 차를 직접 몰고 다니면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불편하다는 것을 시민들이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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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에서는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시민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올해 7월 ‘자전거 도로를 늘려 달라’는 청원에 뮌헨 인구(약 157만 명)의 10%가 넘는 16만 명이 서명했다. 시민들의 이 같은 반응을 확인한 뮌헨시는 ‘친자전거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뮌헨시는 이동 시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자전거 벼룩시장’을 만들었다. 시민들이 자전거를 싼값에 사고팔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전거를 고칠 수 있는 수리점도 운영 중이다. 뮌헨의 초등학교에서는 3∼6학년 학생들에게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는 방법과 자전거 수리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이민자들을 위한 강좌도 개설해 놓았다. 슈라이너 박사는 “개인 차량 운행을 줄이라고 하기보다는 자전거를 편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뮌헨시의 노력으로 ‘자동차 도시’로 불리는 뮌헨에서도 개인 차량을 소유한 시민은 56%(2017년 기준)뿐이다. 뮌헨 시민들의 이동수단(도보 제외)에서도 2008년엔 ‘개인 소유 자동차’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2017년에는 대중교통과 개인 소유 차량 비율이 각각 24%로 같아졌다. 같은 기간 자전거 이용률은 14%에서 18%로 높아졌다. 전용 주차장을 갖추는 등 편의성 강화를 위한 뮌헨시의 노력으로 차량 공유(카 셰어링) 서비스 이용자도 20만 명이나 된다. 하지만 2016년 2506건이던 자전거 교통사고가 지난해 2823건으로 13%가량 증가한 것은 뮌헨시의 새로운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뮌헨시는 자전거를 타기 힘든 고령층과 장애인 등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를 이용하는 노면전차(트램)가 도시 구석구석을 훑고 있다. 지난해 주의회 선거에서 트램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녹색당은 직전 선거보다 약 9%포인트 증가한 17.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기독민주당에 이어 원내 제2당이 돼 정책 현실화를 위한 동력도 확보했다. 슈라이너 씨는 “해마다 약 4만3000명이 다른 지역에서 뮌헨으로 거주지를 옮긴다”며 “이들의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이주 후 첫 1주일간은 대중교통을 무료로 탈 수 있게 하고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 조사와 어린이를 위한 버스 탑승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 탑승 교육은 올해 7월부터 뮌헨의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됐다. 뮌헨시는 앞으로 지하철, 광역철도, 트램, 자전거, 공유 킥보드 등을 하나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차량 운행을 억제하려는 정책이 뮌헨시의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한다. 슈라이너 씨는 “자동차 업계는 일자리 감소 등을 걱정하고 있는데, 친환경 교통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녹색 이동수단을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뮌헨시와 시민사회, 자동차 업계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도로 다이어트와 함께 친환경 교통망 확충” ▼

코펜하겐 자전거 수송분담률 49% … 서울시, 도로공간 재편 벤치마킹

2년 뒤인 2021년 서울 도심의 주요 간선도로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왕복 10∼12차로인 세종대로는 차로 수가 6∼8개로, 왕복 6차로인 을지로는 4차로로 줄어든다. 차로가 없어진 자리에서는 보행자를 위한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만들기 위한 공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시가 이달 9일 내놓은 ‘도로공간 재편’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서울 도심의 교통체계는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모습으로 바뀐다. 서울시가 구상 중인 세종대로와 을지로의 공간 재편 계획은 독일 뮌헨과 덴마크 코펜하겐 등에서 이미 효과가 입증된 방식이다. 도시에서 인구와 차량이 증가하면 도로는 더 이상 확장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보행자들의 통행 안전이 위협받고 악화되는 대기 오염은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도심의 교통 체계를 보행자와 자전거,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세계 대도시들의 노력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코펜하겐 시민들의 수송 분담률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율은 49%나 됐다. 이는 1990년대부터 차로를 줄이고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차근차근 늘려온 정책이 성과를 낸 덕분이다. 이런 정책이 시행되자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시민들이 증가했다. 코펜하겐시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공간을 넓히고, 신호체계 개선과 대중교통 확충으로 시민들의 이동 불편을 줄였다. 직접 차를 몰고 집을 나서지 않더라도 시내 곳곳으로 이동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한 것이다.

코펜하겐시가 2017년 시민들에게 ‘왜 자전거를 타는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복수응답)의 53%가 ‘빨라서’라고 대답했다. ‘교통비를 절약하기 위해’라는 대답(27%)의 2배에 가까웠다. 코펜하겐은 2000년 31명이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지난해에는 7명까지 줄어들면서 교통 안전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스테펜 라스무센 코펜하겐시 기술환경국장은 “도로에서 차로를 줄여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것을 시민들이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보행과 자전거 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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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독일 뮌헨#자전거#대중교통 인프라 확충#녹색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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