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상 부수러 왔다” 박정희기념관서 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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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남성 “고문 피해자” 주장, 표지석 훼손 시도… 직원 위협

70대 남성이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을 찾아가 낫으로 안내표지석 훼손을 시도하고 기념관 직원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이 남성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한 남성이 지난달 29일 오후 2시 10분경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관으로 찾아와 1층의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나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고문 피해자다. 박정희 동상이 어디 있느냐. 동상을 부수러 왔다”고 말했다.

직원이 “여기엔 박정희 대통령 동상이 없다”고 하자 A 씨는 기념관 건물 밖에 세워져 있던 자신의 차량에서 낫을 꺼내들고 기념관 앞에 있던 안내표지석을 훼손하려고 했다. A 씨는 자신을 제지하려는 기념관 보안요원을 향해서도 낫을 휘둘러대다 타고 왔던 차량을 몰고 달아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A 씨의 차량번호를 파악하고 A 씨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기념관 직원들에게 “박정희 아들을 2개월간 찾아다녔는데 만나지 못했다. 박근혜는 감옥에 있어 만날 수가 없다”는 등의 말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기념관 안내데스크 담당자와 보안요원 등 A 씨로부터 위협을 당한 기념관 직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가 정부 지원금과 민간 기부금을 모아 2012년 2월 건립했다. 기념사업회는 기념관 앞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해 1월 마포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동상 설립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념관 부지는 서울시 소유다. 서울시는 박 전 대통령 동상 설립안을 심의하고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박정희기념관#고문 피해자#표지석 훼손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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