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치사 돼지열병 국내 첫 발생… 일주일이 고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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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서 확진, 연천서도 의심신고… 감염경로 파악 못한채 도살처분
위기경보 ‘심각’… 이동중지명령, 돼지고기 경매가 30~40% 급등

비상 걸린 방역당국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국내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ASF는 치사율이 100%이고 치료제가 없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방역당국이 17일 ASF 발병 농가에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파주=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비상 걸린 방역당국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국내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ASF는 치사율이 100%이고 치료제가 없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방역당국이 17일 ASF 발병 농가에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파주=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내에서 처음 치사율 100%의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조기 방역의 성패를 가름하는 향후 일주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ASF가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농장 관리인은 고열 증상을 보이던 어미 돼지 5마리가 16일 오후 6시쯤 숨진 것을 발견하고 신고했으며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던 돼지 2450마리와 농장주 가족이 인근에서 운영 중인 다른 돼지농장 2곳에서 키우던 1500마리 등 총 3950마리가 모두 도살 처분됐다. 인근 농장 2곳에서 9일 이후 수도권 도축장으로 출하된 돼지 198마리는 가공단계에서 전부 수거해 폐기하기로 했다.

이날 경기 연천군에서도 ASF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정밀 검사에 나섰다. 약 4700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인 이 농가는 어미 돼지 1마리가 폐사하자 오후 2시경 당국에 신고했다. 이 농가는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가와는 왕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날 ASF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오전 6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과 출입차량 등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일주일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까지 ASF가 어떻게 파주 양돈농가로 퍼졌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농장 주인과 농장 내 외국인 근로자 4명 모두 최근 외국에 다녀온 일이 없어 해외에서 바이러스를 묻혀 왔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주다가 ASF가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당 농장에서는 잔반이 아닌 사료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ASF는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뒤 몽골과 베트남 등으로 번졌고 올 5월 북한으로 확산됐다. ASF는 약이 없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고 섭씨 70도에서 30분간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죽는다.

ASF 발생 소식이 알려지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17일 오후 6시 기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집계한 1kg당 경매 평균가격은 5975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1417원(31.1%) 뛰었다. ASF가 발생한 수도권 경매가는 40% 이상 치솟았다.

? 아프리카돼지열병(ASF·African Swine Fever)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다. 이 병에 걸린 돼지나 바이러스가 묻은 차량, 농기구 등을 통해 확산되며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양돈농가#돼지고기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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