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3개 지자체 ‘남도의병 역사공원’ 유치전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보성-함평-해남군 등 유적지 부각… 역사공원 조성 최적지로 내세워
여수-영암 등서도 유치 활동 나서

전남도가 건립을 추진하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유치전이 치열하다. 이달 말 사업 대상지 선정을 앞두고 현재까지 13개 시군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저마다 조선시대, 구한말, 일제강점기 의병 활동의 중심지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공원이 들어설 최적지임을 내세우고 있다.

보성군은 9일 의병 후손들로부터 유물 79점을 기증받았다. 이날 유물 기증·기탁식에는 박광전(1526∼1597), 임계영(1528∼1597), 선거이1550∼1598), 전방삭(1545∼1598), 정사제(1556∼1592), 안규홍 의병장(1879∼1910) 후손들이 참석했다. 이들이 기증한 유물은 편지와 교지, 문집, 족보, 유고집, 목판 등 문서류와 의병 활동에서 사용했던 칼, 화살 등이다.

정사제 의병장의 후손 정상호 씨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유치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의병 후손들이 뜻을 함께했다”며 “많은 사람이 유물을 보고 남도의병의 저력과 용기를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성군은 3월 남도의병 역사공원 유치를 위한 민·관 합동추진단을 구성한 데 이어 최근 군청에서 유치 결의대회를 열었다. 보성군은 용산서원, 대계서원, 오충사 등에 소장된 각종 의병 관련 사료와 김구 선생 은거지, 채동선음악당, 나철기념관, 방진관 등 다수의 유적을 보유해 의병 역사공원 콘텐츠를 개발하기에 적합한 곳임을 내세우고 있다.

함평군은 최근 남도의병 역사공원 유치를 위한 의병역사 보고 및 군민 한마음 다짐대회를 열었다. 함평군은 심수택, 김태원, 김율 형제 등 구한말 호남 의병장 6거두(巨頭) 중 3거두가 속한 항일 의병 중심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3·1운동과 상하이 임시정부를 이끈 김철, 김석, 안후덕 등의 독립투사가 모두 함평 출신이고, 상하이 임정 청사를 그대로 재현한 기념관을 상시 운영 중이라는 것도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강진군은 강진읍 남포마을의 4·4 독립만세운동 등 일제강점기 전남에서 가장 먼저 만세운동을 펼쳤던 지역임을 내세우고 있다. 항일 민족시인이었던 영랑 김윤식의 생가가 있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활약한 김억추, 염걸 장군이 강진 출신임을 강조한다. 수많은 의병이 봉기했던 곳이자 조선시대 500년간 전남·북과 제주도 등 호남의 53주 6진을 총괄했던 전라병영성이 자리해 역사공원 조성의 최적지라는 논리다.

해남군은 임진왜란 당시 대승을 거둔 명량대첩의 현장이자 조선 말기 항일 의병투쟁의 마지막 격전지인 심적암이 있고, 호남 최대 항일운동 단체인 전남운동협의회의 중심지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역사공원 선정을 앞두고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으로 옥중에서 순국한 해남 출신 지강 양한묵 선생의 생가와 기념관을 최근 개장하기도 했다.

나주시는 임진왜란 최초의 구국 의병에서 정유재란 최후의 의병 활동까지 근왕 의병, 해상 의병, 향보 의병 등 구국 활동이 공존했던 지역임을 내세우고 있다. 또 나주 금성산 동쪽에 위치한 정렬사에 문열공 김천일 장군(1537∼1593) 등 의병장 5명의 위패를 모신 사당과 1626년에 세워진 정렬사비(전남도 기념물 제48호)가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수시, 영암군, 담양군, 장흥군, 진도군, 장성군, 구례군, 곡성군 등이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전남도는 호남지역 의병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2022년까지 총사업비 480억 원을 들여 33만 m² 부지에 기념관과 전시실, 테마파크, 상징 조형물, 학예실, 교육관, 편의시설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사료나 유물 기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한 기증자 전시실, 각종 행사 등과 연계한 기획 전시실, 남도역사 북카페, 미니어처 전시실, 어린이 전용 체험관 등도 갖춘다. 역사기념관이라는 무겁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누구나 찾아와 보고, 듣고, 체험하며 쉴 수 있는 친근한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남도의병 역사공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