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8억달러 방위비 명세… 볼턴 “트럼프 뜻” 제시

한상준 기자 , 신나리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19-08-09 03:00수정 2019-08-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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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靑 방문때 정의용 등 만나… 올 분담금의 5배 적힌 총비용 제시
“언젠간 한국이 다 부담해야” 압박… 방한한 에스퍼 美국방 언급할 듯
동아일보DB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방한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나 주한미군 운용을 위해 미 정부가 1년 동안 쓴 돈이 48억 달러(약 5조8000억 원)라면서 관련 명세서까지 제시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 신임 국방장관은 9일 강경화 외교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4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 실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1, 2장 분량의 명세서를 제시했다. 주한미군 훈련 및 전력 전개 비용, 해외 파병 수당 등 항목에 따른 지출 비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종이였다. 명세표에 적힌 비용을 다 합하면 48억 달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합의한 올해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은 1조389억 원(지난해는 9602억 원)이었다. 이 돈은 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 인건비, 군사건설비 등으로 사용된다.

볼턴 보좌관은 명세서를 보여주며 “미국이 1년간 쓰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48억 달러”라며 “언젠가 이 비용을 한국이 다 부담해야 될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는 트럼프 대통령 생각이며 협상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방위비를 대폭 더 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은 방위비 문제는 한미 정상이 정리해야 될 차원의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장 내년부터 6조 원에 가까운 돈을 내라는 건 아니었고 방위비를 계속 증액해 장기적으로 이 돈을 다 받아내겠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한 건 볼턴 보좌관의 명세서 제시를 곧 협상 개시로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문 대통령은 때때로 훌륭한 협상가(sometimes better negotiator)”라며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중재자 행보를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방위비 협상에서도 유연한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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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부는 ‘주한미군 지원에 들어가는 우리 정부의 간접비용이 1년에 3조 원이 넘는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협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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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존 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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