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잘했다면” 캡틴 김연경의 자책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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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7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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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 스포츠동아DB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 스포츠동아DB
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31)은 눈앞에서 2020도쿄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는 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여정에서 ‘발전’의 자양분이 될 감정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5일(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끝난 러시아와의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 최종전에서 세트스코어 2-3의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조 1위 자리를 내줬다. 1·2세트를 먼저 손에 쥐고 3세트 역시 22-18로 앞섰지만 막판 집중력을 잃었다. 6일 늦은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귀국한 김연경은 “강팀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할 기회를 잡고도 패배해 아쉽다”며 “내가 더 잘했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패인은 단 한 명에게 있지 않았다. 선수단 전원의 마음에 피어난 작은 방심이 큰일을 그르쳤다. “우리가 미리 ‘이겼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러시아전 3세트에 흔들렸다”고 짚은 김연경은 “아직도 우리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다음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아예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 세터 2명 모두 부상으로 긴급히 교체됐지만 캐나다와 멕시코를 차례로 꺾었고 강호 러시아와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엔트리에 속한 14명 전원을 경기에 투입하며 개개인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김연경은 “감독님께서 워낙 체계적으로 준비를 잘해주셨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짧은 기간에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는 희망뿐만 아니라 결과적인 면도 보여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나간 실수에 매달려 있을 시간이 없다. 곧장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대륙간예선을 통해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중국과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선수권대회 상위 여덟 팀에게 2020년 1월 열리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출전권이 주어진다. 김연경도 “체력, 전술적으로 힘든 상태다. 하지만 잊을 것은 빨리 털어 버리고 새로운 대회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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