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마켓프로 이정열 대표, "영수증 속에서 찾은 고객 데이터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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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9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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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켓프로는 작년 3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최근 청정원, 종가집, 아모레퍼시픽 등 소비재 제조업체가 자사 제품 구매고객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머니야(MONEYA)' 앱을 출시했다. 현재 청정원과 종가집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뒤 머니야 앱을 이용해 영수증을 촬영하면, 구매금액의 3%를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구매금액의 1%를 포인트로 받는다.

마켓프로 이정열 대표는 "머니야 앱을 이용하면 소비자가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구매한 뒤 손쉽게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라며, "제조사는 자사 제품 소비자를 확인해 포인트를 제공, 재구매를 유도하고 고정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한다.

마켓프로 이정열 대표. 나이 27의 젊은 청년이다
마켓프로 이정열 대표. 나이 27의 젊은 청년이다

맞다. 모든 기업은 자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알고 싶어한다. 때문에 영업, 판매,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관리, 고객관계관리, 고객접점관리 등으로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기업 활동에서 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다. 때문에 기업은 어떤 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은 무엇이고, 어느 지역에서 많이 판매되는지 등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추적한다. 아니, 원한다.

하지만, 제조사는 최종 소비자 정보를 얻는 과정이 까다롭다. 제조사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접점은 많지 않기 때문. 대부분의 제조사는 제품을 만들고, 생산하는데 집중한다. 제품 판매는? 제조사가 아닌 유통사가 담당한다. 우유를 생각해보자. 소비자는 우유를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한다. 우유를 사겠다고, 우유 공장이나 목장을 찾아가지 않는 것. 즉, 정작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는 자사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 정보는 자세하게 알기가 어렵다.

마켓프로는 여기에 집중했다. 제조사도 소비자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마켓프로 이정열 대표는 이를 '영수증 포인트 서비스'라고 말한다. 이에 직접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포인트 마케팅, 제조사도 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마켓프로는 어떤 회사 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이정열 대표(이하 이 대표): 마켓프로는 제조사가 포인트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이다. (포인트 마케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음… 유통사 또는 카드사 제공하는 적립 포인트를 생각하면 된다. 현대카드의 M포인트, 네이버의 N포인트를 생각하면 된다. 요즘 동네 대형마트에 가면 자체적으로 적립해주는 포인트도 많지 않은가. 이처럼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고, 구매가격만큼 일정 비율로 얻는 포인트를 생각하면 된다.

다만, 이 포인트는, 제조사가 제공하기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제조사는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기 대문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동네 슈퍼,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제품을 구매한다. 이 정보를 가장 잘 아는 곳은 유통사와 카드사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최종 단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어렵다. 직접 운영하는 직영매장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고객 접점이 부족한 제조사, 출처: 마켓프로
고객 접점이 부족한 제조사, 출처: 마켓프로

IT동아: 음…. 맞다. 생각해보면 제조사는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직영매장 등도 일부 대기업이 제공할 뿐, 중소업체는 제공하기 어렵지 않은가. 비용과 인력이 워낙 많이 들어가는 영역이기도 하고.

이 대표: 맞다. 그것에 집중했다. 제조사가 정확한 구매고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라고. 그리고 떠올린 것이 포인트 적립 마케팅이다. 제조사는 고객 충성도를 높여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고,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고, 고객은 포인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객과 제조사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마켓프로 영수증 포인트 서비스 구조, 출처: 마켓프로
마켓프로 영수증 포인트 서비스 구조, 출처: 마켓프로

영수증만 촬영하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IT동아: 고객과 제조사를 연결하는 시스템, 솔루션을 개발한 셈이다.

이 대표: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했고, 찾은 답이 '영수증'이다. 영수증은 고객이 제품을 구매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어디서 구매했는지, 어떤 제품을 구매했는지, 얼마나 구매했는지 등 필요한 정보도 다 나온다.

이에 고객이 소유한 영수증을 제조사와 연결하는 것에 집중했고, 그래서 개발한 것이 머니야 앱이다. 고객이 머니야 앱으로 영수증만 촬영하면 된다. 그럼 고객이 촬영한 영수증 사진은 우리에게 전송되고, 영수증을 스캔해 자동으로 정보를 파악한다. 이후 제조사에게 영수증 판독 결과를 제공하고,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제조사는 이를 통해 고객 정보와 구매 정보, 채널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곧 제조사의 마케팅 능력 강화로 이어진다. 영수증 정보를 활용한 DB 마케팅을 할 수 있고, 다양한 포인트 이벤트를 실행할 수도 있다. 또한 실제 구매자와 수혜자가 일치하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 할 수 있다.

영수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 출처: 마켓프로
영수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 출처: 마켓프로

IT동아: 핵심은 영수증 분석인 듯하다.

이 대표: 정확히는 영수증 이미지 처리 기술이다. 오인식 결과를 자동으로 수정할 수 있으며, 유사 OCR 기술 대비 인식률은 50%이상 정확하다. OCR 속도 역시 2배 빠르다. 자체 테스트한 결과 정확도는 97%이상이다. OCR 처리 과정에서 오인식된 상품명과 상호 등을 마스터 DB와 매칭시키는 과정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중이다.

마켓프로의 영수증 처리 기술 예시, 출처: 마켓프로
마켓프로의 영수증 처리 기술 예시, 출처: 마켓프로

첫 시작은 대학졸업 작품 '스마트 가계부'였습니다

IT동아: 창업 과정이 궁금하다.

이 대표: 2018년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결심했다. 당시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영수증에 있는 텍스트를 가계부에 자동으로 정리할 수 있는 '스마트 가계부'를 기획했다. 당시 팀원의 아이디어였고, OCR 엔진을 개발하면서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앞서 설명한 영수증 포인트와 크게 상관없었다. 그저 '쉽고 빠르게 가계부를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했던 셈이다.

그렇게 완성한 스마트 가계부를 활용하며 발전한 것이 지금의 마켓프로다. 스마트 가계부를 더 확산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영수증을 활용한 포인트 마케팅을 떠올렸고, 제조사와 유통사, 고객간의 구조를 파악했다. 자연스러운 수익구조의 BM을 찾은 셈이다.

실제로 제조사들도 영수증 포인트를 활용한 마케팅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자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크게 보면 온/오프라인 유통 비용도 절감할 수 있지 않은가. 고객 확보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머니야 앱 내 영수증 처리 결과, 출처: 마켓프로
머니야 앱 내 영수증 처리 결과, 출처: 마켓프로

IT동아: 영수증 포인트를 파악하는 스마트 가계부가 얼마 전 출시한 '머니야' 앱인 것인가.

이 대표: 맞다. 머니야는 처음에 기획한 스마트 가계부 기능을 그대로 탑재했다. 영수증만 촬영하면, 자동으로 영수증 정보가 입력된다. 날짜별 지출 내역도 확인할 수 있고, 차트 통계 화면도 파악할 수 있다. 명함을 촬영하면 연락처를 기입해주는 리멤버와 비슷한 서비스하고 이해하면 되는데, 구겨진 영수증이나 짖어진 영수증 등의 경우 아직 사람의 힘이 필요하다(웃음).

고객이 머니야 앱을 사용하면, 가계부 기능뿐만 아니라, 포인트도 통합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만약 이마트에서 20여 개의 제품을 구매한 영수증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이중 영수증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업체의 제품이 몇 개 섞여 있어도 한번만 촬영하면 개별적으로 자동 적립해준다. 쉽게 말해, 청정원, 종가집, 아모레퍼시픽 포인트를 받기 위해 매번 따로 촬영할 필요가 없다.

머니야 앱 화면, 출처: 마켓프로
머니야 앱 화면, 출처: 마켓프로

IT동아: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이전에 촬영했던 영수증을 다시 찍어 포인트를 받을 수는 없을까(웃음).

이 대표: 하하.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큰일난다(웃음). 각 영수증을 촬영한 데이터는 우리 마켓프로가 통합 관리하고, 포인트를 적립하는 제조사 역시 확인절차를 거친다. 경우에 따라 특정 기간 동안 포인트를 추가 적립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이에 영수증에 기입되어 있는 날짜, 매장명, 매장 전화번호, 지역, 상품명, 상품 가격, 상품 종류 등을 모두 분류해 기록한다.

세분화된 통계를 바탕으로 고객이 합리적인 지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추가적으로 제조사로부터 포인트로 얻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것이 마켓프로의 목표다. 추후 포인트를 제공하는 제조사의 참여가 늘어날수록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더욱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IT동아: 제조사와 고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보인다.

이 대표: 마켓프로가 추구하는 바다. 고객에게 불편하지 않고, 제조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연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비용적인 면에서도 저렴하다. 만약 제조사가 고객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 조사, 패널 조사 등을 진행하는 비용보다 싸다. 제조사가 새로운 신제품을 개발하고 상품을 판매한 뒤 시장조사에 나설 경우, 머니야를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수증을 찍어서 올렸다는 것은, 실제 구매자라는 것 아닌가. 실 구매자를 대상으로 포인트와 함께 간단한 설문조사 등을 진행하는 연계 마케팅도 가능하다. 참여 제조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언급할 수 없지만, 우유 업체와 식품 업체 몇 곳이 조율 중이다.

이정열 대표(우)와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민호 실장(좌)
이정열 대표(우)와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민호 실장(좌)

IT동아: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것인가.

이 대표: 6월초부터 머니야 가계부 앱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턴을 포함해 총 7명이 열심히 개발하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행히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몇몇 제조사는 '이건 우리가 꼭 해야 하는 것'이라거나 '안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한다. 고마울 따름이다.

이제 시작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제조사와 고객, 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라고 감히 자부한다. 앞으로 마켓프로, 머니야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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