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큰 그림자 빨리 지워야죠” 불타는 朴 의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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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안방마님 박세혁의 각오

양의지 이적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두산 포수 박세혁은 최근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을 늘렸다. 그는 “출전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몸이 단단하게 채워져야 한다. 웨이트트레이닝과 기술훈련까지 하루에 4∼5시간 운동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양의지 이적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두산 포수 박세혁은 최근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을 늘렸다. 그는 “출전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몸이 단단하게 채워져야 한다. 웨이트트레이닝과 기술훈련까지 하루에 4∼5시간 운동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주전급 백업’이라는 말에는 모순이 있다. 주전만큼의 실력을 갖췄다면 주전으로 나서는 게 당연하다. 성적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프로 세계에서 ‘…급’은 의미 없는 수식어처럼 들린다.

하지만 주전 포수가 양의지(32·NC)라면 얘기가 다르다. 공격과 수비, 투수 리드까지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포수가 주전 마스크를 썼다면 이를 넘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주전급 백업’이라는 말을 수년째 듣고 있는 선수가 있다. 2017시즌 포수 WAR(대체 선수 대비 기여 승수)에서 4위, 2018시즌에는 6위에 올라 “타 구단이라면 주전감”이라는 말을 스스로 증명했다. 두산 포수 박세혁(29) 얘기다.

3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박세혁은 “의지 형이 두산에 큰 존재였다는 걸 안다. 의지 형의 존재감을 지우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믿어주시면 좋겠다”며 눈을 반짝거렸다. 양의지는 NC 입단이 확정되고 가장 먼저 박세혁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박세혁은 “‘네 생각이 제일 먼저 났다. 같이 있는 동안 고마웠다. 앞으로 네가 잘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감사하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2012년 드래프트로 박세혁이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두산 포수진에는 양의지와 최재훈(30·한화)이 버티고 있었다. 2010년 20홈런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양의지가 리그 정상의 포수로 자리매김했고 경찰청에서 전역한 최재훈도 백업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당시 두 선수 모두 20대 초중반의 선수였기에 박세혁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인 타격 능력을 갈고닦았다.

주전 양의지와 반대로 좌타자라는 점과 장타력을 갖췄다는 점이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양의지가 손등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진 2017시즌 박세혁은 97경기에 나서 타율 0.284, OPS(장타력+출루율) 0.752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박세혁은 “‘양의지의 그늘에 가렸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성장이 느린 선수다. 처음부터 관심을 받았다면 일찍 무너졌을 것이다. 의지 형이 있었기 때문에 내 가치를 인정받고 경쟁력을 갖출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5일부터 괌에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포수 아베 신노스케(40)와 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요미우리 간판 스타인 아베는 일본 국가대표로도 오랫동안 활약한 스타플레이어다. 아베에게 박세혁을 소개한 것은 두산 조인성 코치(44)다. 조 코치는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 때부터 아베와 친분을 쌓아왔다. 조 코치는 “세혁이는 기술적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지만 아직 경험과 데이터가 부족한 선수다. 노련한 선수에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하기에 아베를 소개해줬다. 아베는 잘못된 부분을 직설적으로 얘기하고 채찍질해 주는 스타일이다. 볼 배합 등 포수로서의 노하우를 많이 배우고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두산 베어스#두산 포수#양의지#박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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