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넘은 담배공장, 예술작품을 품다…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27일 개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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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공장 2년간 정비해 재탄생… 현대미술관 소장품 1300점 이전
수장고-보조과학실 일부 상시개방

27일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개방 수장고 전경. 한국의 근현대 조각 작품과 공예 작품이 보관된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7일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개방 수장고 전경. 한국의 근현대 조각 작품과 공예 작품이 보관된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세기 충북 청주 인근의 지역경제를 견인했던 연초제조창(담배공장)이 이제는 예술 작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 담배공장을 재건축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청주관)가 27일 문을 연다.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에 위치한 청주관은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이다. 약 577억 원을 들여 2년 동안 재건축했다. 지상 5층 규모로 수장 공간(10개)과 보존 과학 공간(15개), 기획전시실(1개), 교육 공간(2개), 조사 연구를 위한 라키비움(도서와 자료를 수집, 정리하는 공간),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새롭게 선보이는 청주관은 국립미술품보존센터를 겸한다는 특징을 지녔다. ‘수장형 미술관’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1300여 점이 이곳으로 이전된다. 지역 주민들이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수장고와 보존과학실 일부를 개방한다. 특히 유화 보존 처리실, 유기·무기 분석실 등을 공개해 보존 처리 과정을 일반인들도 볼 수 있도록 만든다. 청주관은 또 타 공공·민간 미술관 소장품 보존 처리 서비스를 확대해 ‘미술품 종합병원’ 성격도 지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청주관 1층 개방 수장고에서는 백남준의 ‘데카르트’와 이불의 ‘사이보그 W5’, 서도호의 ‘바닥’ 등 한국 근현대 조각 작품과 공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유리창 너머로 작품을 볼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에는 이중섭의 ‘호박’과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 박래현의 ‘영광’ 등을 전시한다.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설립돼 58년 동안 가동됐다. 한때 3000여 명이 근무하며 연간 담배 100억 개비를 생산했고, 세계 17개국으로 수출한 국내 최대 담배 생산 공장이었다. 하지만 2004년 경영난으로 폐쇄된 뒤 방치돼 오다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청주관은 이번 개관을 맞아 특별전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5층 기획전시실에서 내년 6월 16일까지 연다. 강익중 김수자 김을 임흥순 정연두 등 국내 작가 15명의 회화 및 조각, 영상 등 소장품 23점을 공개한다. 전시 작품 가운데 ‘바늘여인’(1999∼2001)은 김수자 작가가 세계 8개 도시에서 촬영한 대표작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청주#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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