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둘러싸고 전선 갈린 여당 당권 레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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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갑자기 시비 거는 건 성급”… 김진표의 ‘탈당 결단’ 요구 비판
이해찬은 “全大와 상관없어” 선그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폭력조직 유착 의혹이)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되고 우리 당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29일, 김진표 의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라고 하셨는데 왜 갑자기 (이 문제를) 꺼내셨을까. 현역 도지사에게 시비를 거는 건 성급하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당 대표가 되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30일, 송영길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거취 논란으로 초반부터 뜨겁다. 한 방송 시사 프로그램이 제기한 이 지사 관련 의혹은 25일 이 지사가 검찰 수사를 공개 요청하며 다소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이 컷오프(예비경선) 통과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다시 꺼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에게 비판적인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흡수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온라인 권리당원 사이에서 이 지사 관련 언급이 꽤 큰 호응을 얻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반면 원조 친노(친노무현)인 이해찬 의원은 김 의원의 발언 하루 전인 28일 간담회에서 이 지사 스캔들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잘 모르겠다. 전당대회와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이 최근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임명되는 등 이 지사 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송 의원은 김 의원과 이 지사 양측을 동시에 공격하고 나섰다. 김 의원을 향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야당 대표가 해야 할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지사 문제는) 당 차원에서 윤리위원회를 통해 엄정하게 조치할 일”이라고 했다.

본선을 앞두고 지지세력 ‘줄 세우기’ 등 물밑 기세 싸움도 벌써 시작됐다. 송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예비경선에서 떨어진) 이인영 의원을 만났더니 ‘내 몫까지 해달라’고 하더라. 우상호 의원은 대의원대회에서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이 자신을 밀고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경선에 불출마한 전해철 의원과 손을 잡은 데 이어 친문 대표 후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컷오프에서 탈락한 최재성 의원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막판에 선거에 뛰어들고도 컷오프를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준 이 의원도 측근 의원들을 동원해 빠른 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후보들은 다음 달 3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가질 예정이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 / 유근형 기자
#이재명#탈당#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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